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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2(세계문학전집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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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쪽 | A5
ISBN-10 : 8937460963
ISBN-13 : 9788937460968
적과 흑 2(세계문학전집 96) 중고
저자 스탕달 | 역자 이동렬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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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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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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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 문학의 거장 스탕달의 대표작. 왕정복고 시대의 혼란한 프랑스 사회를 풍자한 작품으로, 나폴레옹 제정 이후 들어선 반동적 왕정복고 체제하에서 불굴의 사회적 상향 의지를 가진 젊은이가 사회와 부딪히는 이야기기를 담고 있다. 1830년 7월 혁명기를 무대로 평민 청년 쥘리엥 소렐의 야심을 통해 귀족과 승려, 대부르주아지 세 계급이 벌이는 격전과 당시 사회의 반동상을 철저하게 비판한 고전명작이다.

저자소개

저자 : 스탕달
저자 스탕달은 프랑스의 그르노블에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일곱 살 때 어머니를 잃고 인문주의자이자 계몽주의자인 외할아버지에게서 교양과 계몽사상의 가르침을 받았다. 혁명정부가 설립한 그르노블 중앙학교에 다니면서 미술의 세계에 눈을 떴고, 후에 나폴레옹 박물관에서 세계의 걸작들과 함께 지내면서 미술에 대한 지식과 심미안을 심화시켰다. 파리의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1800년 육군에 들어가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원정군을 따라 밀라노에 입성했던 그는 1811년에 다시 이탈리아로 향했다. 찬란한 예술을 꽃피웠던 나라를 제대로 보고 느끼고 알기 위해서였다. 이때부터 『스탕달의 이탈리아 미술 편력 Histoire de la peinture en Italie』을 쓰기 시작했으나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때 원고를 잃어버리게 되고, 1814년 이탈리아에서 이 원고를 다시 쓰기 시작해 1817년에 출간했다. 1842년 요양을 위해 돌아온 파리에서 59세의 나이로 거리에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목차

제2부(하)
제6장 발음법
제7장 신경통
제8장 이채를 띠는 장식이란?
제9장 무도회
제10장 마르그리트 여왕
제11장 한 처녀의 세력
제12장 그는 당통 같은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제13장 음모
제14장 한 처녀의 생각
제15장 이것은 음모인가?
제16장 새벽 1시
제17장 옛 검
제18장 비참한 한때
제19장 희가극
제20장 일본 꽃병
제21장 비밀 각서
제22장 토론
제23장 성직 계급, 삼림, 자유
제24장 스트라스부르
제25장 덕성의 직분
제26장 도덕적 사랑
제27장 교회의 가장 좋은 자리
제28장 마농 레스코
제29장 권태
제30장 희가극 극장의 칸막이 좌석
제31장 그녀에게 두려움을 주라
제32장 호랑이
제33장 무력함의 지옥
제34장 재사
제35장 폭풍우
제36장 슬픈 내역
제37장 높은 감옥
제38장 세력가
제39장 계략
제40장 평온
제41장 재판
제42장
제43장
제44장
제45장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스탕달은 나폴레옹 추종자였고 왕당파를 몰아낸 대혁명을 옹호했다. 그는 경리관으로 모스크바 원정에 동참하나 나폴레옹의 몰락과 함...

    스탕달은 나폴레옹 추종자였고 왕당파를 몰아낸 대혁명을 옹호했다. 그는 경리관으로 모스크바 원정에 동참하나 나폴레옹의 몰락과 함께 몰락했다가 7월혁명으로 복권, 오스트리아 트리에스테의 영사가 되나 오스트리아 정부의 아그레망을 못 얻고 치비타베키아의 영사로 전임되어 평생을 거기서 머물다 죽는다.

    赤과 黑......

    적은 군복, 공화국의 정신, 타오르는 불꽃, 대혁명후 공화정부의 활기찬 정신을 의미하고

    흑은 성직복, 승려계급, 반동적 사회계급, 부정과 침체, 승려와 귀족들의 권모술수, 왕정복고등을 상징적으로 의미한다.

    프랑스는 왕정시대 귀족층의 부패와 성적 문란, 사롱문화, 사교문화 등으로 부패했다.(고리오 영감을 보라. 그 딸들을 귀족적 허영심을 만족시키려다 영감은 죽고만다) 그러니 대혁명이 일어났던 것이다. 신분차별도 심했고 하층민이 귀족이 되기는 더더욱 어려웠다.

    주인공 쥘리엥은 시골 목재상의 아들로 나폴레옹을 숭배하며 야심을 키운다. 겉으로는 성직자의 길을 가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지성과 야망이 가득찬 반항적 젊은이다. 나폴레옹 시대에는 빈민도 재능이 있으면 출세할 수 있었지만, 왕정복고 시대에는 성직만이 유일한 출세의 길이었다.

    주인공은 市長의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되고 시장부인 레날부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녀의 밀고와 연적(발르노 남작, 전에는 같은 마을의 빈민시설소장이었으나, 출세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다해왔던 그는 레날부인을 사랑한다) 의 밀서가 시장인 남편에게 전해지는 바람에 그는 다시 수도사의 길을 간다. 그러나 그의 총기와 영민함은 감출 수 없었고(낭중지추) 수도원장은 그를 총애하여 파리의 궁중 출입 대귀족의 비서로 소개한다. 역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여 신임을 얻게 되고, 귀족의 딸(마틸드)로부터 사랑을 받게 된다. 그러나 신분 차이는 엄연한 것. 아버지의 분노와 반발로 헤어지게 된다. 아버지는 레날부인의 편지로부터 쥘리엥의 모든 면을 파악하지만 그 편지는 레날부인의 입장에서만 씌여진 비난의 편지였다. 인간 쓰레기로 묘사된 것이다. 이를 안 쥘리엥은 레날부인을 찾아가 총으로 쏴 버린다. 살인죄로 기소되고 결국 사형이 언도되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물질, 도시, 미녀, 귀족, 허영, 명성에 대한 동경으로부터 시작된 쥘리엥의 욕망은 결국 허망한 죽음으로 끝나고 만다.

    안분지족.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있는 그대로 살자. 욕심을 버리고.....

  • 적과흑 2 | y0**21man | 2016.07.2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프랑스 대혁명이후 엄청난 프랑스 사회의 격변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았으며 특히 하층민의 신분상승에 대한 열망과 좌절을 잘 표현...
    프랑스 대혁명이후 엄청난 프랑스 사회의 격변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았으며 특히 하층민의 신분상승에 대한 열망과 좌절을 잘 표현해낸거 같습니다. 언듯 보면 2권으로 이뤄진 이책은 제법 두꺼운 분량 때문에 지루하겠단 인상을 받을수도 있겠지만 일단 책을 펼치고 읽다보면 이책만큼 그시대 프랑스 사람들의 삶의 모습 그리고 열망을 잘 담아낸 책은 없는거 같습니다, 주인공 쥘리엥은 그 시대를 살았던 재능은 있지만 신분이 발목을 잡아 좌절하는 청년들을 대변했다고 볼수 있네요. 그리고 단순한 소설의 주인공을 뛰어넘어 작가 자신의 분신이라고 볼수도 있겠지요. 이렇듯 적과 흑은 프랑스 시대를 담아낸 역사의 현장이자 그시절 청춘들의 사랑을 담아낸 멜로드라마이자 이야기 전반을 걸쳐 다루는 큰 사건을 다루는 추리소설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 스탕달 <적과 흑> | co**l90 | 2010.06.1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중학교 3학년, 친하게 지내던 학원 언어선생님께서 어느 날 내게 추천해 주셨...

     중학교 3학년, 친하게 지내던 학원 언어선생님께서 어느 날 내게 추천해 주셨던 적과 흑이라는 서양의 고전 책을 대학 교양수업의 과제를 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접하게 되었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페이지를 넘기기가 어려울 정도로 재미없고 따분하기만 해서 읽다가 도중에 포기했지만 이번에는 오래 걸리긴 했어도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쥘리엥은 가난한 목재상집에서 자란 호리호리 하지만 소녀 같은 얼굴에 지성을 겸비한 청년이다. 그는 책읽기를 좋아하고 겉으로 드러내려고 하지는 않지만 속은 야심으로 가득 차 있는 청년이었다. 그는 낮은 계급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속에 꾹꾹 눌러 숨겨둔 야망을 실현화 시키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그가 야망을 실현시키고자 할 때, 나로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들이 너무 많았다. 너무나도 계산적인 행동을 하고, 야망을 위해 사랑하는 척 하면서 여자들을 이용하기도 했다.

     무엇이 그를 이처럼 야망에 얽매이게 한 것일까? 만약 그가 지금과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면 그렇게 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천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많은 것이 억압되었던 시절이었기에 사회와 높은 계급층에 대한 반감과 오기로 더욱 그가 야망을 키워 나간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소설의 재미있는 점은 내가 읽기에는 벅찰 정도로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세밀하게 나타났는데 특히 주인공 쥘리엥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하루에도 수 십 번, 수 백 번 변하는 그의 심리상태 때문에 당황스럽기도 했고, 독자들이 그렇게 느낄 만큼 작가 스탕달은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를 정말 세밀하게 잘 표현해 냈다. 이런 기막힌 심리묘사는 독자에게 재미를 더해 딱딱하기만 해서 긴장이 될 것만 같은 고전 속에서 찾은 마음의 안정제, 우황청심환 같은 존재가 되었다.

     소설 자체가 러브스토리 위주로 진행되어져 가지만, 보통의 연애소설과는 달리 나폴레옹 몰락이후 프랑스의 사회적 배경과 연관되어져 있었기 때문에 가볍기 보다는 오히려 읽기 어려울 정도로 약간 무거웠다. 특히 쥘리엥과 드 레날 부인의 사랑에서는 자유주의와 왕당파간의 갈등, 계급간의 갈등과 같이 그 시대가 안고 있던 여러 갈등들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런 갈등이 있음에도 그들은 사랑을 키워 나갔다. 가끔은 시장 앞에서 부인 손등에 키스를 하는 대범한 행동도 하고, 시장이 잠든 틈에 부인 방에 들어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도 하는 모습이 독자들에게는 외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위태롭고 짜릿하게 느껴지고 그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것 같다.

     부인과의 관계를 시장이 알게 되고 쥘리엥은 브장송의 신학교로 갔다가 교장에게 신임을 받아 파리의 라 몰 후작의 비서로 들어가게 된다. 이곳에서부터 다시 내용은 흥미진진해진다. 쥘리엥과 후작의 딸인 마틸드 사이의 사랑이야기에서 드 레날 부인과의 사랑이야기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마틸드와의 사랑은 조금 더 역동적인 사랑처럼 묘사되었는데, 둘 사이의 갈등이 독자의 흥미를 이끌기 충분했다. 마틸다를 이용해 출세를 눈앞에 둔 쥘리엥은 그 직전에 드 레날 부인의 편지 한 통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었고, 그는 드 레날 부인을 총살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부인은 어깨에 총을 맞아 목숨을 건졌고, 쥘리엥은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다. 부인은 감옥으로 쥘리엥을 만나러 오고 쥘리엥은 부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단두대에서 삶을 마감한다. 생을 다하기 전에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 쥘리엥이 다행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정말 몇 달만을 남겨두고 부인에 대한 지난날의 마음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쥘리엥이 너무 안쓰럽게 느껴졌다.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비극적 결말이어서 약간 아쉬웠지만, 막상 이 소설이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면 이 책은 지금과 같은 좋은 평판을 듣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3학년, 국어시간에 한창 이론적인 내용을 배울 때 언어 선생님께서 이 책 제목을 알려주셨을 때 가장먼저 떠오른 것이 '적과 흑'에서 느껴지는 색의 대비였다. 하지만 그때는 다 읽지 못해서 적과 흑이 내포하는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책을 다 읽고 나서 제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적과 흑', 빨강과 검정 두 가지 색의 대비는 이 소설 안에서 계층 간의 갈등과, 자유주의와 왕당파 간의 갈등을 나타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보편적으로 빨간색은 파워나 열정, 검정색은 어둠이나 우울 침체 같은 것을 상징하기 때문에, 적은 주인공인 쥘리엥의 야망, 출세에 대한 열망을 의미하고 흑은 쥘리엥의 야망을 펼치기엔 턱없이 부족한 그 시대의 암울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비춰졌다.

     연애소설을 읽는 느낌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 책은 꼭 한번 읽어 볼만한 책인 것 같다.

  • 적과 흑 2 | bg**80 | 2006.06.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번에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동화나 우화를 읽었다면 이해하기 쉬운 한 문장의 교훈...

    이번에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동화나 우화를 읽었다면 이해하기 쉬운 한 문장의 교훈을 도출하는 게 당연하다는 식의 교훈을 받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된 이후에도 소설이든 뭐든, 하여간 뭘 읽었으면 한 문장, 아니면 나이도 들었으니 인심 써서 몇 문장으로 그 글이 지닌 의미를 집약해야 한다고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적과 흑은 '리얼리즘 문학의 선구자 격인 존재' 라던가, '반동체제인 왕정복고기의 개인적 우월성과 사회적 기득권 사이의 갈등' 등등등 하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들 더 할 말이 있는 법이에요.

     

    내가 적과 흑을 좋아하는 건 그냥 너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에 와서 읽기에도 줄거리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해리포터 좋아하며 읽듯이 읽을 수 있어요.(난 해리포터 안 읽었지만, 주위 사람 이야기를 듣고 짐작했을 때) 기본적으로 연애심리소설이지만, 주인공 캐릭터가 만만하게 연애가 걸릴 사람이 아니라서,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드 레날 부인이 남편을 속이기 위해 소렐과 짜고 익명의 편지를 조작하는 내용이나, 코라소프 공작이 50편으로 이루어진 성격별 완전 공력 연애 편지 메뉴얼을 빌려주며 마틸드를 어디 한 번 제대로 꼬셔보라고 격려하는 부분등은 현대의 통속소설에도 뒤지지 않는 대중적인 유머가 있어요. 작가가 불쑥불쑥 끼어들어 그 재치있는 말투로 코멘트를 붙이는 것은 지금 봐도 세련되었고, 하여간 이 소설은 현대적인 재미가 있기 때문에 그 점이 제일 좋습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한 명 한 명 모두 생생해서 이런 식으로 저런 식으로 계속 감정이입할 수 있는 면도 훌륭합니다. 사실은 훌륭하다는 말 만으로는 부족하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코라소프 공작으로 기분파에 다정하고 유쾌하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면서 동경이 있고 컴플렉스도 있는 그런 멋진 사람입니다. 그가 나오는 2부의 24장 스트라스부르는 자주 보려고 접어 두었습니다.

    물론 쥘리엥 소렐(내가 국민학생 때 읽었던 책에서는 줄리앙 소렐이었는데, 세월이 가니 발음이 세련되졌군요)의 매력은 무시할 수 없지만요.

    이 모든 것이 감상적인 면이라고는 전혀 없는 짧고 명쾌한 문장으로 씌여졌다는 것도 아주 중요해요.

     

    뭐.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낭만주의가 판을 치던 시기에 등장한 리얼리즘문학이라는 것은 그대로입니다. 반동적인 체제에 염증을 느끼던 작가 성향이 그대로 들어나 문장과 표현 모두 경제적입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결코 민중에 동화될 수 없었던 나약한 부르주아라는 일면도 어쩔 수 없이 드러나고 있어요. 사르트르는 이 시기의 작가들(플로베르, 발자크, 졸라, 스탕달)을 완전 격하게 공격하며, 기득권을 비웃으면서도 반민중적, 귀족적이었기에, 결국 그들을 먹여 살리는 것은 스스로가 비난하는 기득권층이었고, 그렇기 때문에야말로 그들의 문학은 아름다우나 현실에 발효하는 힘은 전혀 없었다 라고 이야기했는데, 저는 웃기시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양대전간 세대의 작가로서는 그렇게 말했을 수밖에는 없었을 거라고 이해하기도 해요.

    리얼리즘은 일종의 판단의 포기라고 비난하지만,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적과 흑만을 두고 본다고 해도, 이 작품의 특징은 그 연애 이야기, 사랑과 야망(..이라고 하니 이덕화가 생각나서 좀 웃기지만)으로 인한 작중인물의 심리가, 인물이 처한 시대 현실과 뗄레야 뗄 수가 없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적 현실은 배경으로서만이 아닌, 인물들의 몸과 마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영향을 끼치는 정도가 아니고, 그냥 완전 얽히고 섥혀 있어요. 리얼리즘은 그냥 보여주기만 한다고 하지만, 제시된 상황은 작자의 세계관에 의해 보여지기로 선택된 상황입니다.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스탕달 자신, 소설은 큰길가를 돌아다니는 거울과 같은 것으로, 때로는 푸른 창공을, 때로는 도로에 파인 수렁의 진흙을 보이기도 한다고 소설 속에서 이야기했지만, 창공을 보일지 수렁을 보일지 결정하는 것은 거울을 들고 있는 작가 자신입니다. 판단유보라니. 오히려 리얼리즘이야말로 당파에 가담한 자가 아닌, 예술가로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향소설만으로 문단을 도배하자는 의도의 비평인 건지 의심이 될 정도입니다.

         

    ...윗 문단을 너무 흥분해서 쓰는 바람에 원래 무슨 이야기를 더 적으려고 했는지 잊고 말았습니다...

     

    음. 또 인상에 남는 것은. 사실 이 소설은 당시 실제 프랑스에서 있었던 두 가지 형사 재판을 모티브로 해서 씌여졌다고 합니다. 민음사판 적과 흑의 해설에 두 사건이 소개가 되어 읽어봤는데, 그런 관점으로 사건을 봤을 때, 이만한 소설이 될 수 있을 최근의 뉴스는 무엇일까하고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는 사실 거짓말이고. 사실대로 말하자면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입니다. 나는 뉴스는 통 안 봐서..

     

    또 하나는 제목의 의미인데, 여러가지 해석 중에,  각각의 색은 주인공의 출세수단으로 고려된 군인과 사제를 상징한다는 게 대세라는데, 그냥 드 레날 부인과 마틸드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지도 않을까요?

     

    <본문소개를 오늘은 좀 여러부분>

     

     "당신은 수도승 같은 얼굴을 하고 계시는군요. 런던에서 제가 말씀드린 근엄의 원리를 너무 과장하고 계십니다. 슬픈 태도는 좋지 않아요. 권태로운 모습을 보여야지요. 당신이 슬픈 모습을 짓고 있으면 그건 뭔가 결핍된 것이 있거나 무슨 실패를 했다는 표시지요.

     그건 자신의 열등함을 보이는 거예요. 반대로 권태로운 표정을 짓고 있으면, 그건 당신보다 열등한 사람이 당신을 기쁘게 하려고 애썼으나 소용없다는 표시지요. 당신은 지금 중대한 착각을 하고 계신 겁니다."

     쥘리엥은 입을 헤벌리고 그들의 얘기를 듣고 있는 농부에게 1에퀴의 동전을 던졌다.

     "좋습니다. 지금의 태도에는 매력이 있어요. 고상한 경멸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주 좋았습니다!" 공작이 말했다.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 코라소프 공작님.

     

    의장은 조끼를 서너 벌이나 껴입은 온화한 모습의 인물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발언권을 드리겠습니다." 쥘리엥은 그 사람을 조끼의 신사라고 명명하는 편이 그럴듯할 거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저자는 한 페이지쯤을 점선으로 메워버리고 싶었다. 그러자 발행자가 나섰다. "그러면 흉해질 것입니다. 이처럼 경박한 책에 맵시마저 없다면 그건 치명적입니다." 저자가 응수했다. "정치란 문학의 목에 매단 돌과 같아서 육 개월도 안 돼 문학을 침몰시키고 맙니다. 상상력의 흥미 가운데 끼어드는 정치는 연주회 도중에 들리는 권총 소리와도 같습니다. 그 소리는 힘차지도 못하면서 찢어지듯 시끄러운 소립니다. 그 소리는 어떤 악기의 소리와도 화음을 이루지 못합니다. 이 정치라는 것은 반쯤의 독자에게는 극히 불쾌감을 일으킬 것이고, 아침 신문에서 훨씬 전문적이고 활기찬 정치 기사를 읽은 다른 반수의 독자에게는 지루함을 줄 것입니다......" 이때 발행자가 다시 응수했다. "만약 당신의 인물들이 정치 얘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1830년의 프랑스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의 책은 당신이 주장하듯이 거울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쥘리엥이 작성한 기록은 26페이지에 달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추악하거나 사실 같아 보이지 않는 지나치게 우스꽝스러운 부분을 삭제해야 했기 때문에, 다음에 아주 간략한 요약만을 기록하기로 하겠다. (<법정 신문>을 참고할 것)

     

    ↑ 저런 식으로 끼어드는 게 좋아서. 말은 저렇게 해도, 이 에피소드에서의 정치 이야기는 아주 두리뭉실했습니다. '그것은 뭐랄까 하여간에 캡 중요한 정치 모임이었다.' ←뭐 이런 식으로요.

     

    기독교도들의 신을 만나는 날엔 나는 파멸이다. 그 신은 폭군이며 폭군답게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그 성경이란 것도 잔인한 징벌 얘기만 늘어놓고 있거든. 나는 그 신을 사랑한 적도 없거니와 사람들이 그 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믿지도 않았어. 기독교의 신은 무자비하단 말이야.

     

    ↑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면서도

     

    "저는 사제님이 뵙고 싶었어요! 돈은 그것 말고도 있어요."

     

    ↑ 라고 셸랑 사제에게 눈물을 글썽이며 외치는 소렐에게 누구든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쥘리엥은 마틸드에게 멸시받고 있다고 생각하던 기간 동안 파리에서도 가장 멋진 차림을 하는 남자 중 하나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종류의 멋쟁이들보다 뛰어난 점이 하나 더 있었다. 일단 옷차림을 하고 나면 다시는 그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 이런 걸 보면 참 그 때나 지금이나 여기나 거기나 똑같은 것 같아요. 훗훗.

     

     

  • ('적과 흑' 레포트) | co**fl | 2004.11.1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1
    들어가며 한 소설책을 읽으면서 그와 관련된 비평서들을 네 권이나 뒤적거린 것은 처음이었다. 한 권의 소설이라면 많아야 4...
    들어가며 한 소설책을 읽으면서 그와 관련된 비평서들을 네 권이나 뒤적거린 것은 처음이었다. 한 권의 소설이라면 많아야 4,50여 페이지 정도의 서평을 읽은 것이 고작인 나로서는 ‘스탕달’ 이라는 한 사람을 두고 20세기의 어떤 한국 사람은 평생을 바쳤다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적과 흑’의 역자인 이동렬 씨는 대학 3학년 때 ‘적과 흑’을 읽고 빠져 들었고, 불문학을 공부하면서 끊임없이 관심을 쏟아와 지금 봐도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시 들어갔을 듯한 ‘스탕달 소설연구’라는 책을 쓰셨다. 아직도 나에게로 함몰되어 나 이외의 것을 잘 돌아보지 못하는 나로서는 자신의 것도 아닌 다른 이의 작품에 자신의 평생을 바쳤고, 이 책이 내가 태어난 해에 출판되어 나와 나와 같은 나이를 가졌다는 것을 확인하며 감상적인 느낌이 들었다. 누렇게 버석버석 마른 종이를 넘기며 세월의 더께를 실감하며, 귀중한 책이기는 하나 이제는 더 이상 이 책을 출판하지 않는 그만큼, 어쩌면 세월에 묻혀 흘러가버릴 책 중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약간의 안타까움도 느꼈다. 그럼에도 참으로 놀라운 것은 ‘적과 흑’이라는 작품은 계속 읽혀지는 고전이라는 것이다. 이 또한 100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으나, 분명 이 소설에서 수많은 이들에게 (어쩌면 소수일지도 모르나) 지금, 현재를 돌아보게 하면서, 재미와 울림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속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사회의 갈등관계에 관하여 ‘論'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감상적인 글을 써버린 듯 한데, 꼭 소설 속의 강등관계에서 드러나는 재미보다 스탕달이 인간에 대해 군데군데 늘어놓은 경구와 한마디씩 콕 찌르는 문장들이 근 200년이라는 시간 간격을 넘어서 나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다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스탕달의 어린 시절의 기억은 끈질겨 보인다. 스탕달은 7살에 어머니를 잃고 그 이후로 자신이 어머니를 잃었기에 불행했다고 생각한다. 스탕달이 계속 가지고 있던 기억 중의 하나는 어머니가 자신이 누워있는 침대를 사슴처럼 가볍게 뛰어넘었다는 것인데 이 기억 자체보다는(근친상간적인 요소가 있는 기억이더라도) 스탕달에게 이러한 기억을 강박적으로 숙고하게끔 한 그의 어린 시절의 총체적인 분위기가 어땠을 지를 이 기억이 추측할 수 있게 한다. 반항아 쥘리엥의 의식 구조와 고동은 역사 사회적 상황에 의해서보다 그의 개성에 의해서 더 많이 흔적지어져 있다 이동렬, 스탕달 소설연구, 문학과 지성사, 1982, p. 273.는 분석이 있듯이 스탕달이 자신의 위치를 차갑게 바라보고 관찰하게끔 만든 욕망에는 어린 시절의 혹독한 상실감과 분노 때문이리라고 짐작된다. ‘적과 흑’은 ‘개인적 우월성과 사회적 특권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과 모순의 드라마’ Ibid. p. 273.이며 그 갈등과 모순에는 목수의 아들에게 부과하는 사회적 지위와 자신의 가치 사이의 엄청난 간극이 주요한 원인이다. 그러나 한 개인이 사회적 신분 상승을 위한 욕망이 스탕달의 소설에서는 그냥 성공하고자 하는 돈 없는 젊은이의 이야기로 그려지기보다 어린 시절의 지속성인 불만과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전의 충격적 사건에 대한 무의식적인 천착이 이 개인으로 하여금 그가 생각하는 악과 대립되는 극도의 선을 추구하도록 만들었다는 심리학적 추측을 행간에서 해보았다. 아름다움과 비세속을 추구하는 경향, 위선과 허위 거짓을 경멸하고 거부하는 것이 남들보다 강한 쥘리엥의 태도와 소설 속 저자의 날카로운 평가는 상당부분 그 개인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쥘리엥의 아버지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악독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부모가 감히 그렇게 악독했을 리는 없다. 스탕달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이다. 누벨 엘로이즈를 읽고 감동할 정도로 감수성이 풍부하며 변호사로서 책임감도 강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줄리엥과 스탕달)에게 받아들여진 부모는 소설 속에 그려지는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악독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처음 맞부닥치며 일생동안 피하고자 한 가장 근원적인 죄악이다. 원윤수 씨의 스탕달 분석이나, 다른 이들의 스탕달 분석에서 볼 수 있는 태도는 어린 시절에 대한 스탕달의 강박적인 집착을 잠시 분석하고 나서 스탕달에게 위대한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정열적이고 모든 고난과 실패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에 대해서 극도로 성실한 사람1) 원윤수, 스탕달, 건국대학교 출판부, p. 15.이라는 평가가 주이다. 물론 집착에 함몰되지 않고, 스탕달은 자신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데에는 성공한 사람이나 그 시선이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는 자가 행복을 갈구하는 냉소적인 시선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함에도 그 냉소가 위대해진 데에는, 지금까지도 영향력을 전파시키는 소름끼치는 정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그가 자유로운 영혼이라고는 말하기 힘들다. 그는 결코 몽상가처럼 한 세상을 즐겁게 행복하게 살다간 사람이 아니라, 결핍과 불행의 상황에서 그러한 것을 야기시킨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평생토록 지니고 산, 인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루이 16세가 처형되었을 때 즐거워하면서 ‘독자는 아마 내가 잔인하다고 생각할 테지만 52세인 지금도 나는 그때와 같다.’ 원윤수, 스탕달과 낭만주의, 민음사, 1998. p. 43.라고 말한다. 루이 16세가 처형되었을 때의 나이인 만 10세이다. 그에게 잊혀지지 못할 내밀한 슬픔이 가득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어서 오히려 그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어릴 때부터 따뜻함보다는 아픈 충격을 주었을 아버지로 인하여 갖게 된 반항심은,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그의 이모와 자신을 담당한 사제와 부딪히면서 확고히 자신을 지키려는 정체성의 표현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강렬하게 지켜나가면서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게 되었을 것이다. 개인과 사회의 갈등 스탕달의 성장과정에 대한 분석과 스탕달이 쓴 저작들에서 볼 수 있는 어린시절에 대한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은 스탕달의 작품을 분석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그가 가정에서 가지고 있는 시선을 밖으로 돌리면서, 그가 그리고 있는 주인공과 사회와의 갈등관계는 단지 사회를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라기 보다 개인의 특성이 사회에 작용하는 영향들과 사회의 특성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들이 의미있게 다가온다. 적과 흑이라는 소설은 1830년대의 프랑스의 역사라고 불릴 만큼, ‘스탕달이 사회로부터의 탈출과 해방을 가장 절실히 꿈꾸었던 왕정 복고기에 쓰여진 소설’ 원윤수, 스탕달, 건국대학교 출판부, p. 89. 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베리에르라는 작은 도시를 그려가며 시작하는 소설에서 스탕달이 이 아름다운 도시를 느릿느릿한 어조로 결국 ‘수입을 가져온다는 것’이 베리에르에서 모든 것을 결정짓는 위대한 말이라고 표현한다. 돈을 추구하는 욕망들과 그 욕망들이 어울리지도 않게 잘 어울리는 시골에서 습관이 되어버렸음을 보인다. 이미 이 사회가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 차 스탕달에게는 감내하기 힘들고 그 곳에서 벗어나야만 할 이유로 받아들여짐을 볼 수 있다. 그러한 시골 소도시에서 소렐영감이 돈에 대한 지독한 집착을 보이는 평민으로 등장하여 드 레날 시장과 협상을 한다. 공교롭게도 이 영감은 주인공의 아버지이며, 스탕달은 쥘리엥을 그리면서 자전적인 요소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아버지에 대한 그의 변함없는 시각을 여지없이 드러내는데 마지막 부분에서까지 쥘리엥이 사형을 기다리느라고 지하감옥에 있을 때 소렐 영감은 아들의 안위에 대해서는 늘 전혀 궁금하지 않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에게 아들은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나 돈을 쥐여 줄 수 있는 대상이 되자 조금은 자랑거리가 될 만해진다. 이러한 가정에서 자라난 쥘리엥이 가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길로서는 사제가 되는 일이었다. 그는 종교에 대한 철저한 경멸로 신앙심도 없으면서 그의 천재성을 사용하여 라틴어에 능통하게 되고 셸랑 사제의 인정을 받는다. 쥘리엥을 둘러싼 종교는 모두 부정적인 것이다. 그는 종교에 대해서 철저히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사제들에 대해서 신앙심이 아닌 인간적인 풍모만을 본다. 때문에 그는 셸랑 사제와 피라르 사제는 가슴으로부터 우러나는 존경심을 가지고 이들을 찬미한다. 인간적인 헌신과 고귀함을 추구하는 그 장세니스트 사제들과는 달리 제쥐이트 사제들은 모두 악역을 맡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릴레르 사제 ‘왕정복고하 성직 계급의 무서운 세력과 그것의 악역을 상징해 주고 있으며 민중에 반대하여 음모를 꾸미고, 재산과 권력에 유혹당하며, 진지하게 신앙을 생각하’ 이동렬, 스탕달 소설연구, 문학과 지성사, 1982, pp. 235-237.지 않는다. 다른 사회현상들과 마찬가지로 종교도 그에게는 암투가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곳이다. 드 레날 부인은 스탕달이 이상형으로 삼는 여성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소박하면서 고귀한 영혼을 가지고 있기에 그녀는 쥘리엥이 잔뜩 움츠리고 있을 때 솔직한 순박함과 수줍음의 매력을 발견한다. ‘너그러움, 영혼의 고귀성, 인간미 같은 것이 그녀에게는 점차로 이 젊은 사제에게만 존재하는 듯이 보였다. 이러한 미덕이 고상하게 타고난 영혼에 불러일으키는 모든 공감과 찬탄을 그녀는 오직 그 한사람에게서만 느꼈다.’ 스탕달, 이동렬 역, 적과 흑 1, 민음사, 2004, p. 66.라고 저자가 분석하듯이 드 레날 부인은 쥘리엥에게서 완전성을 찾는다. 쥘리엥은 그녀에게서 ‘계급의 모랄로부터 완전히 이탈하게 된’ 이동렬, 스탕달 소설연구, 문학과 지성사, 1982, p. 196. 것을 발견하고 처음에는 그녀를 자신의 출세의 수단으로 생각하며 그녀의 사랑을 획득하려는 자세에서 ‘무엇보다도 희생이 따르는 사랑을 필요로 해온 쥘리엥의 번민에 찬 자존심과 의심도, 이처럼 크고 이처럼 확실하며 시시각각으로 행해지는 희생을 보고서는 굴복하’게 된다. 그는 진심으로 드 레날 부인을 사모했다.’ 스탕달, 이동렬 역, 적과 흑 1, 민음사, 2004, p. 193.라고 결론을 내리며 소설의 끝까지 쥘리엥과 드 레날 부인은 숭고하고 정열적인 사랑과 헌신을 경험하게 된다. 이 관계는 사회의 모든 계급간의 갈등과 인간과 인간 사이의 단절된 벽을 넘어 매우 숭고하고 정열적이며 이상적인 관계로 나타난다. 드 레날 부인과는 계급적 차이를 넘어서지만, 그 외의 대부분의 귀족과의 관계에서는 갈등을 빚게된다. 드 레날 씨의 집의 가정교사로 들어가면서 상류사회를 직접 접할 때 그는 증오감 혐오감을 억제하기 힘들어하여 자신에 대한 고귀함을 지키려는 그의 노력은 저자인 스탕달에게서조차 역설적인 비웃음을 사게 된다. ‘대국의 생활양식 전체를 개조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자기 자신은 손톱만 한 흠도 지니고 싶어 하지 않는, 저 노란 장갑을 낀 음모가들의 동아리가 되기에나 어울릴 인물로 보이는 것이다’ 스탕달, 이동렬 역, 적과 흑 1, 민음사, 2004, p. 234 라고 저자는 언급하면서, 소설의 결말에 대한 암시를 전하고 있다. 순박해 보이는 시골 소도시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는 것은 돈문제 말고도 서로 신뢰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익명의 편지이다. 이 편지가 돌아다니는 것이 어울리지 않게도 예사인 소도시에서 그것으로 인해 쥘리엥과 드 레날 부인은 위험에 처한다. 그럼에도 드 레날 씨는 부인이 브장송에서 가져올 유산을 염두에 두고, 자신이 놀림감이 되어도 자신의 적밖에 없음을 인식하면서, 그 또한 소렐 영감 못지않은 금전문제에 대한 천박함으로 아내의 부정을 눈감아주게 된다. 그러나 드 레날 씨가 이후 입찰 사건에서 겪게 되는 난관이나 시장으로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그의 성품은 완전히 그 사회의 바닥에서부터 출발하여 성공한 발르노 씨와는 매우 대조되면서 드 레날 씨는 상대적으로 고귀하게 나타난다. ‘스탕달의 소설에 그려진 사회는 대단히 제한된 상승의 기회만을 제공할 뿐인 데다가, 이 기회도 성공할 가치가 있는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것이 아니라, 부정한 수단에 호소하는 발르노 같은 음모자들에 할애 되어 있는 셈이다.’ 이동렬, 스탕달 소설연구, 문학과 지성사, 1982, p. 148. 라는 분석과 같은 사회의 모순을 줄리엥은 점차 느끼기 시작하게 된다. 발르노는 그러한 모순의 대표인 셈이다. ‘귀족을 모방하고자 하는 발르노의 속물 근성은 부르조아지의 뛰어난 한 특징이며 이 천한 인간의 계속적인 성공은 그 자체가 정당하지 않은 사회에 대한 비판‘ Ibid. p. 207.이라는 분석에서도 발르노의 대표성을 볼 수 있다. 프랑스가 다른 유럽의 나라들과 다른 점은, 이러한 부르조아지의 특성에 있다. 독일이나 영국보다 늦게 산업화에 접어들고 왕정복고시대를 전 유럽에서 가장 혹독하게 겪은 프랑스는 아무 원칙이 없는 기회주의자들이 절대왕정시기의 귀족들의 특권에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군주정치는 거부하면서 그 동경을 누리려고 했기에 우리는 사회의 모순을 더욱 강렬하게 볼 수 있다. 쥘리엥에게서도, 그가 고결한 면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어떠한 면에서는 그도 발르노와 같은 기회주의자의 측면을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사회의 다양한 욕망이 한 개인에게 모두 들어있어, 예측할 수 없는 결말의 파국으로 치달아가는데 한 원인이 된다. 왕정복고시기의 귀족계급은 진정한 귀족이 아니다. 드 라 몰 집안의 살롱에서 보게 되는 나태한 젊은 귀족들과 그들의 권태에 대한 쥘리엥의 멸시가 그것을 보여준다. '귀족다움을 더 이상 간직하지 못한 계급으로서, 귀족 계급의 원래의 성격에서 멀어진 하나의 세습적 사회 그룹을 나타낼 뿐' Ibid. p. 199.이다. 지라르가 “스탕달의 눈에는 귀족이란 자기 자신으로부터 자신의 욕망을 끌어내며, 최상의 에네르기를 가지고 그 욕망을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정신적인 의미로서의 귀족성이란 바로 정열과 동의어이다. 귀족적 존재는 자신의 욕망의 힘에 의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존재이다.”라고 스탕달의 귀족에 대한 궁극적 이상을 분석하고 있는데, 스탕달이 예리하게 관찰했듯 그 당시의 귀족들은 무기력과 허위, 권태로 둘러싸여 있었다. ‘우리는 귀족들에게서보다 하층민들에게서 그 욕망의 힘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된다.’ Ibid. 스탕달에게 그의 치밀한 관찰과 더불어 더욱더 찬사를 보낼 수 있는 점은 모든 개인에게 내재해 있을 이중성을 그려냈다는 점이다. 스탕달 자신도 '완벽한 공화주의적 신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스탕달은 귀족적 취미에 이끌리는 작가라는 사실' Ibid. p. 280.이기에 그것을 숨기지 않고, 그가 경멸해 마지않는 귀족적인 것에서 그의 일상을 찾아내고 있다. 쥘리엥도 마찬가지이다. 전 인류에 대해서는 박애적인 정신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개개인의 인물들, 특히 교육적 수준이 낮고, 예의를 갖추지 못한 하층민에 대해서는 그들의 존재에 경멸을 품고 그들을 피한다. 그는 사회에서 모순을 느끼기는 하나 그 사회를 개혁할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 사회에서 출세하고자 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며, 심지어는 ‘이런 일쯤 아무것도 아니지. 출세하려면 앞으로 더 많은 부정을 저지르지 않을 수 없을 텐데. ⋯ ⋯ 감상적인 번지르르한 말로 그런 부정을 감출 줄 알아야만 할 거야.’ 스탕달, 이동렬 역, 적과 흑 2, 민음사, 2004, p. 31. 라며 독백을 한다. 그가 가지고 있는 모순의 탈출구는 그 사회의 모순의 틈새를 파고들어 기존의 성공한 사회 세력에 끼어드는데 있다. 다른 이에게는 완벽한 일관성의 잣대를 들이대며 평가하면서 자기 자신에게는 이중의 잣대를 내세우고 있다. 그의 내면에서는 이 이중성으로 혼란을 느끼고, 스스로 감수성이 풍부하며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틸드와의 사랑은 이러한 이중성에서 비롯되었다. 적과 흑의 내용 절반을 차지하는 이들 둘의 관계의 양태는 지독한 머리싸움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연극을 하고, 위선을 내세우며, 상대방 자체를 보기보다는 그 상대방의 처지에서 비롯되는 환상을 좇고있다. 결국 쥘리엥이 승리를 거두게 되기는 하나, 이 사랑의 결과는 둘 다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것만을 보여줄 뿐이다. 스탕달이 소설에서 인용한 바르나브 이것이 바로 당신네 문명의 훌륭한 기적이란 것이다. 당신네는 사랑을 평범한 일상적 일로 만들어버렸다. 의 짧은 경구에서 말하듯이 과다공급된 문명의 효과는 마틸드에게 영웅적인 사랑의 감정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영웅적인 사랑의 감정을 흉내 내는데 급급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마틸드와 비교되는 드 레날 부인은 노쇠의 운명에 처한 귀족계급에서 예외적인 존재로서 진실로 정열적인 사랑을 구현한다. 이러한 사랑 때문에 쥘리엥은 그녀에게 권총을 조준하고, 이중성에서 해방된다. 그는 마치 광기에 휩싸인 듯, 드 레날 부인을 죽이려고 하고, 그것은 쥘리엥에게는 완전한 패배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나 궁극적으로 쥘리엥은 드 레날 부인과 함께 마지막을 맞으므로써, 그녀에게 용서을 빌고, 화해를 함으로써 행복에 다다른다. ‘쥘리엥은 더 이상 야망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기 자신 , 본질과 화해하고, 마지막 삶의 순간을 오만한 태도로 순수한 고독속에서 보내면서 행복을 찾고, 그 행복을 찾음으로 모든 갈등관계에 역설적인 비웃음을 보낸다.’ 이동렬, 스탕달 소설연구, 문학과 지성사, 1982, p. 305. 왜, 쥘리엥이 갑자기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권총을 조준했는지는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다. 드 레날 부인의 편지가 그의 모든 것을 잃게하는 것이었다고 할 지라도, 쥘리엥은 다시 위선과 허위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이 있는 자이고 소설의 결말도 그런 식으로 극적인 반전으로 맺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리적으로 설명 불가함 때문에, 스탕달의 이 소설이 미래에도 고전으로 남겨질 수 있을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스탕달은 인간의 우연적인 요소를, 광기에 휩싸여 뛰어드는 요소를 그의 결말부분에 위치시킴으로써 한 인간에게서 복잡하고 다양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 맺으며 21세기의 지금도 이 모순은 계속 되고 있기에 19세기의 격동기의 이 소설이 의미를 갖는 것일 것이다. 쥘리엥이 맞닥뜨리는 여러 모순과 위선, 쥘리엥이 행하는 위선들을 보면서 21세기에도 여전히 우리의 삶을 씁쓸하게 하는 것임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드 레날 부인과 마틸드와의 정열적이며 평범하지 않은 감정의 흐름들은 소설을 읽는 쏠쏠한 재미를 배가시켜 고전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 가끔 그가 19세기에 대한 한탄을 하는데에 그러한 한탄은 인간사가 계속되는 동안 계속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싶으며, 인간사는 극의 내용과 무대는 바뀌지 않으나 연극을 하는 사람들만 바뀌는 것이라는, 이 점 때문에 고전을 읽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참고 도서> 원윤수, 스탕달과 낭만주의, 민음사, 1998. 원윤수, 문학의 이해와 감상 - 스탕달, 건국대학교출판부, 1997. 이동렬, 스탕달 소설연구, 문학과 지성사, 1982. 네를리히, 김미선 역, 스탕달, 한길사, 1999. 랑송, 정기수 역, 불문학사 (상) (하), 을유문화사, 1989. 불같은 영혼의 소유자인 쥘리엥은 흔히 어리석음과 연결되어 있기가 십상인 놀라운 기억력을 지니고 있었다. 37 그는 교회에 들르는 것이 그의 위선에 유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위선이란 이 단어가 여러분에게 놀라운가? 이 끔찍한 말에 다다르기 전에 시골 청년의 영혼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41 출세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골백번이고 죽음을 택하겠노라는 불굴의 결심이 그처럼 창백하고 부드러운 소녀 같은 얼굴에 감추어져 있다는 것을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43 그 숙명적인 가정교사에게서 소녀처럼 수줍은 모습을 발견한 부인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49 그녀는 수줍은 듯 뒤따라 들어오던 쥘리엥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렇듯 훌륭한 집을 보고 놀라는 그의 모습이 드 레날 부인의 눈에는 또 하나의 매력으로 비쳤다. 50 어쩔 줄 몰라 하는 태도가 그 자신이 몹시 부끄럼을 많이 타는 부인에게는 전혀 우스꽝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51 그는 자기가 받아들여진 상류 사회에 대해 증오감과 혐오감밖에는 느끼지 않았다. ... 때로 화려한 만찬회가 열리곤 했는데 그럴 때면 그는 주위의 모든 것에 대한 증오를 억제하기 힘들었다. 60 너그러움, 영혼의 고귀성, 인간미 같은 것이 그녀에게는 점차로 이 젊은 사제에게만 존재하는 듯이 보였다. 이러한 미덕이 고상하게 타고난 영혼에 불러일으키는 모든 공감과 찬탄을 그녀는 오직 그 한사람에게서만 느꼈다. 66 시골에서는 모든 것이 천천히 진행되고 모든 것이 조금씩 조금씩 이루어진다. 거기에는 더 많은 자연스러움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67 더욱더 한심한 것은, 그가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아차리고는 그것을 과장해 생각하는 것이었다. 74 자네 성격의 밑바탕에는 어두운 격정이 엿보이는 것 같아 걱정이네. 그것은 성직자에게는 꼭 필요한 절제라든가 세속적 이득의 완전한 포기 같은 것을 보여주지 않는단 말이야..... 그분이 말씀하신 그 은밀한 격정이란 바로 출세하고자 하는 내 계획인 것이다. ... 그분은 내가 성직자로서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신 것이다. 78-79 고양된 감정이 그녀에게 재치와 결단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84 난생 처음 그는 주위에서 적을 볼 수 없었다. 88 자신과 타인에 대해 모두 지나친 의심을 품고 있는 그는 자기의 마음 상태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90 그는 드 레날 부인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만약 부인이 그 사실을 알았다면 마음이 쓰라렸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의무, 영웅적인 의무’를 수행했을 따름이었다. 이런 느낌으로 행복에 찬 그는 방을 안으로 걸어 잠그고 자기가 숭배하는 영웅의 무훈담을 새로운 즐거움을 가지고 탐독했다. 94 그러나 이 감동은 즐거움이었지 정열은 아니었다. 자기 방으로 들어오면서 그는 좋아하는 책을 다시 읽는다는 한 가지 행복밖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스무 살의 나이에는 세상과 그 세상에 일으켜놓아야 할 효과에 대한 관념이 모든 것을 능가하는 법이다. 112 줄리엥과 같은 상상력을 지녔다고 가정하더라도 파리 사교계의 씁쓸한 진실 가운데서 자라난 젊은이라면, 냉정한 아이러니에 의해 그 정도에서 공상으로부터 깨어났을 것이다. 위대한 행위는 그런 행위에 도달하려는 희망과 더불어 사라지고, 대신 ‘정부와 헤어지면 슬프게도 하루에 두세번씩 속을 위험이 있다.’라는 잘 알려진 속담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젊은 시골뜨기는 자기와 가장 영웅적인 행위 사이에는 오직 기회가 결여되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121-122 그는 헤라클레스처럼 선과 악 사이가 아니라, 확실한 안락의 비속성과 청춘의 모든 영웅적 꿈 사이에 끼어 있었다. 그는 혼자 중얼거렸다. 나는 진정한 단호함은 없는 모양이구나. 그것이 그를 가장 괴롭히는 의혹이었다. 밥벌이를 하느라고 팔 년쯤 보내고 나면 비범한 일을 수행케 하는 그 숭고한 정력이 내게서 빠져나갈까 봐 두려워하고 있으니, 나는 아무래도 위대한 인물이 될 재목은 못 되는가 보다. 125 쥘리엥은 드 레날 부인의 시선과 꺼질 듯한 목소리에 몹시 놀랐다. 이 여자는 나를 사랑하는구나,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의 오만을 후회하며 이처럼 일시적으로 약해진 순간이 지나가고 내가 떠날 것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되면, 이 여자는 금방 자존심을 회복하겠지. 서로의 처지에 대한 이런 생각이 번개처럼 재빨리 쥘리엥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128 그는 부인의 아름다움과 우아함과 신선함에도 거의 무감각했다. 마음이 순결하고 가슴에 품은 원한이 없어야만 청춘이 오래 지속되는 모양이다. 대부분의 아름다운 여인에게서 맨 먼저 늙어가는 것은 얼굴의 모습이다. 130 슬프도다! 이것이 과도한 문명의 불행인 것이다! 약간의 교육을 받은 자라면, 스무 살의 나이에 벌써 젊은이의 영혼이 자유방임과는 천리만리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 자유방임이 없으면 사랑도 흔히 권태롭기 짝이 없는 의무에 지나지 않는데. 줄리엥의 하찮은 허영심은 독백을 계속했다. 어느날 내가 입신양명하게 되었을 때 가정교사라는 천한 직분에 있었다고 누가 비난이라도 한다면 나는 사랑 때문에 그랬노라고 말할 수 있을 테니, 더욱더 이 여자를 사로잡아야겠다. 132 무엇보다도 희생이 따르는 사랑을 필요로 해온 쥘리엥의 번민에 찬 자존심과 의심도, 이처럼 크고 이처럼 확실하며 시시각각으로 행해지는 희생을 보고서는 굴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진심으로 드 레날 부인을 사모했다. 193 부인에게 계획을 물어보기에는 그는 너무 자존심이 강했다. 하지만 부인이 이처럼 그의 마음에 든 적은 일찍이 없었던 듯했다. 205 이 지방에서 실질적인 지혜의 전부로 여기고 있는 메마른 감정의 당연한 보상이겠지만, 드 레날 씨가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두 남자도 전에는 그의 가장 친밀한 친구였다. 207 나는 루이즈와의 생활에 익숙해 있다. 아내는 내 일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다. 209 또 다른 순간에는 드 레날 씨는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내게는 딸이 없다. 그러니 어미를 어떻게 벌해도 아이들의 장래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209 그는 아내에게 상스러운 욕설을 퍼부을 뻔했으나 브장송에서 올 아내의 유산을 생각하고 가까스로 참았다. 215 진짜 정열이란 이기적인 것이다. 223 쥘리엥이 이 독백에서 보인 나약함 때문에 나는 그에 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게 되었음을 고백해 두는 바이다. . 234 정치의 이면을 환히 꿰뚫어 보고 있는 드 레날 부인 244 19세기의 결혼이 그렇듯이 결혼의 결과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결혼에 앞서 사랑이 싹텄을 경우 결혼 생활의 권태가 그 사랑을 송두리째 뽑아버린다. 일하지 않아도 될만큼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결혼이 온갖 조용한 기쁨에 대한 깊은 권태를 불러오게 마련이라고 철학자는 얘기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새로운 사랑에 대한 갈구로 기울어지지 않는 여자는 메마른 넋의 소유자뿐이라고. 258 카운터를 맡아보는 여자다운 상상력으로 많은 거짓말을 꾸며대면서 275 동료들이 보기에 그는 ‘권위’와 모범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대신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한다’는 엄청난 죄악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298 인간의 의지는 강력한 것이다. 나는 도처에서 그것을 본다. 하지만 그 의지가 이러한 혐오감을 뛰어넘을 만큼 충분히 강한 것일까? 위인들의 임무는 수월한 것이었다. 닥쳐오는 위험이 아무리 끔찍하다 해도 그들은 그 위험을 아름다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나 말고는, 누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추잡함을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309 셸랑 사제는 자기 자신에게 그랬듯 쥘리엥에 대해서도 경솔했던 셈이었다. 쥘리엥에게 올바르게 사고하고 헛된 소리를 하지 않는 습관을 길러준 여후에, 보잘것없는 사람에게는 그런 습관이 죄가 된다는 것을 마해 주지 않았던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훌륭한 논법이란 사람들의 기분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313 쥘리엥의 성격이 갖고 있는 남점은 그런 상스러운 자들의 오만불손에는 몹시 괴로움을 당하는 반면에, 그런 자들이 비굴하게 굴면 즐겁기는커녕 구역질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346 돈에 대한 애착으로 눈이 먼 천박한 인간들이 피라르 사제가 육 년 동안이나 마리 알라코크며 예수 성심회며 예수회원들이며 자기 주교 등에 대항하여 혼자 투쟁하는 데 필요한 힘을 오직 자신의 성실성에서 찾았다는 사실을 이해할 리 만무했다.348 그런 거드름이란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 349 아무런 악의 없는 마흔 살의 정직한 남자가 오십만 프랑을 갖고서도 시골에 정주하여 평화를 발견할 수는 없단 말일세. 그 작자의 사제들과 귀족들이 나를 시골에서 쫓아내는 셈이지. 384 아들은 열아홉살 난 멋쟁이 청년으로 정오까지는 자기가 오후 2시에 무슨일을 할지 전혀 모르는 좀 얼빠진 친구지. 389 드라몰 후작 부인: 신앙심이 깊고 거만하고 완벽한 예절을 갖추고 있으나 무가치한 여자라네. 391 자네에게는 중용이라는 게 없어. 자네의 성격에는 상공을 못하면 남의 박해를 받을 소지가 있는 듯하네. 392 사실인 즉 파리의 신문사들이 가까이 있는 곳에서는 소폭군들도 겁을 먹는다네.400 그 살롱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쥘리엥에게는 어딘가 우울하고 어색한 듯이 보였다. 파리에서는 사람들이 나지막이 얘기하고, 사소한 일을 과장하지 않는 것이다. 403 신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그는 인간의 나쁜 면들만 경험한 터라 사람들에게 쉽사리 겁먹지 않았다. .... 그의 대답은 재치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표현의 우아함과 정확함은 없었을망정 그는 새로운 생각을 제시해 보였다. 406 열아홉 살 난 이 처녀는 벌서부터 소설에 흥미를 가질 만큼 정신적인 자극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410 부르주아 가정에서는 늘 화제의 대상이 되는 현실 정치 얘기가, 후작과 같은 계층의 가정에서는 얘깃거리가 몹시 궁할 때 말고는 운위되지 않는다는 사실. 417. 권태 권태. 귀족의 권태. 고결한 정신을 지닌 부자들은 사업에서 결과가 아니라 재밋거리를 찾는 법이다. 439 민감한 감수성이 일으키는 의외의 반응이란 귀부인들이 몹시 싫어하는 것이다. 그것은 예절과는 정반대의 현상이기 때문이다. 440 후작의 생각 : 다른 시골뜨기들은 파리에 오면 모든 것에 감탄하게 마련인데 이 청년은 모든 것을 증오한단 말이야. 다른 시골뜨기들은 허식을 부리기에 바쁜데 이 사람은 별로 그렇지도 않아서 바보들은 오히려 이 사람을 바보로 여기거든. 22 이런 일쯤 아무것도 아니지. 출세하려면 앞으로 더 많은 부정을 저지르지 않을 수 없을 텐데. 그리고 ‘가련한 그로 씨여! 훈장을 탈 사람은 그대인데 내가 그것을 탔으니 나는 훈장을 준 정부의 의사대로 움직여야만 하겠노라.’ 하는 식의 감상적인 번지르르한 말로 그런 부정을 감출 줄 알아야만 할 거야. 31 마틸드 : 그러나 그리 된들 무얼 한단 말인가.... ? 마틸드는 그런 기대에도 싫증이 나 있었다. 41. 남자를 뛰어나게 만드는 것은 사형선고 뿐이야. 그것만이 돈으로 살 수 없는 유일한 것이거든.. 41 그런데 성공하지 못한 급진주의자보다 추한 것이 또 어디있겠는가? 44 좋은 가문이란 사형 선고를 불러올 만한 영혼의 특성을 퇴색하게 한단 말이야. 45 알타미라 백작: 당신네 살롱에서는 사상을 미워합니다... 생각하는 사람이 날카로운 기지 속에 정력과 독창성을 보이면 당신네는 그를 시니컬하다고 말하지요... 당신네 나라에서는 정신적으로 가치 있는 사람은 모두 수도회에 의해 경범 재판소로 넘겨지지요. 상류 사회는 박수갈채를 보내고요. .. 58 그런데 그처럼 문벌 좋은 베네치아의 귀족들 가운데 후세가 기억하는 사람은 이스라엘 베르투치오 뿐인 것이다. 60 그녀가 보기에 그들의 편지는 모두 비슷비슷한 것이었다. 한결같이 극히 심각하고 우울한 정열을 토로하고 있을 뿐이었다. 82 강렬한 감정을 격발하는 공포심이 아니라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역겨움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83 그녀 같은 나이와 그녀 같은 가문의 처녀에게 가벼운 사랑이란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녀는 앙리 3세와 바송피에르 시대의 프랑스에서 볼수 있던 영웅적 감정만을 사랑이라고 불렀다. 그런 사랑은 어떠한 장애에도 비굴하게 굴하지 않는 사랑이었다. 그것은 장애에 굴복하기는커녕 위대한 행위를 촉발하는 사랑이었다. 85 위대한 행동치고 시초에 극단적이지 않은 것이 어디 있었던가? 범인의 눈에 그런 행동이 가능해 보이는 것은 행동이 완료된 후일 뿐이다. 85 그런 사랑은 위대한 정열을 특징짓는 것, 즉 극복해야 할 엄청난 난관이나 사태의 암울한 불안이 없거든. 88 그처럼 대담한 성격으로 미루어보아 사랑을 고백하지 않을 리 없는데. 93 자기는 다른 여자보다 월등히 행복해야 마땅하다는 믿음을 사람들은 그녀에게 불어넣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귀공자들의 권태와 그들의 모든 광기의 원천이기도 한다. 94 그녀는 무엇보다도 개성이 없는 것을 싫어했다. 112 몹시 솔직하지만 어리석기 짝이 없는 그의 말은 순식간에 모든 것을 일변시키고 말았다. 사랑받는 것을 확인하자 마틸드는 그를 철저히 경멸했다. 155 그녀의 생각은 쥘리엥을 일종의 하급자로 자기가 원할 때면 어제나 자기를 사랑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으로 취급하고 잇었다. 157 드 페르바크 부인. 이것이 바로 당신네 문명의 훌륭한 기적이란 것이다. 당신네는 사랑을 평범한 일상적 일로 만들어버렸다. - 바르나브 274 그는 마틸드가 다시 허영심을 회복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 두려웠다. 사랑과 욕망에 도취해 있으면서도 쥘리엥은 자신을 억제하고 마틸드에게 말을 건네지 않았다. 275 그녀에게 두려움을 주라. 276 마틸드는 아마 밤새도록 울었나보다. 그러나 어느 날엔가는 이 기억이 그녀에게 얼마나 수치스러울 것인가! 철없는 시절에 어느 하층민의 천한 사고방식에 이끌려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하겠지. 382 큰 뜻을 품은 확고한 정신이 갖는 속물들의 야비한 정신에 대한 권리. 383 그것은 이제 사랑의 도취가 아니라 뜨거운 감사의 느낌이었다. 그는 부인이 자기에게 바치는 가없는 희생을 처음으로 분명히 보았던 것이다. 392 인간은 인간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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