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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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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쪽 | | 128*190*29mm
ISBN-10 : 1187295310
ISBN-13 : 9791187295310
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 중고
저자 조지 스타이너 | 역자 윤지관 | 출판사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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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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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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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에 관한 내용을 담은 전문서적입니다.

저자소개

저자 : 조지 스타이너
비평의 개념을 바꿨다고 평가받는 20세기 최대의 비평가 중 한 명이자 철학자, 소설가, 시인. 유대계 오스트리아인 부모 밑에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6세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호메로스의 원전을 읽으며 문학 수업을 시작했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를 모국어처럼 자유롭게 구사한다. 1940년 나치의 박해를 피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시카고대와 하버드대를 다녔고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9년 프린스턴대 가우스 교수로 임명되었고, 이후 제네바대에서 70년대부터 은퇴할 때까지 20여 년간 영문학과 비교문학을 가르쳤다. 예일대, 뉴욕대, 옥스퍼드대의 방문교수를 지냈다. 저명한 잡지에 칼럼도 활발히 발표했는데 특히 1960년대 중반부터 약 30년간 <뉴요커>에 기고한 130편이 넘는 문학, 예술, 역사, 언어와 관련된 전방위적 글들은 <뉴요커>의 문예 비평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다. 펜/맥밀런상, 트루먼 카포티 평생공로상 등 수많은 상과 세계 십여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40여 권의 책을 썼으며 주요 저서로 『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 『비극의 죽음』 『호머』 『언어와 침묵』 『푸른 수염의 성에서』 『바벨 이후』 『생각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 열 가지 이유』 『왜 영어인가?』 『히틀러의 변명』 『비교문학이란 무엇인가?』 『창조의 문법』 『거장들의 가르침』 『나의 쓰지 않은 책들』 등이 있다. 현재는 1969년 케임브리지대 처칠 칼리지의 ‘탁월한 연구원’으로 선임된 이래 살고 있는 케임브리지의 배로우로드에서 은퇴한 역사학자인 부인과 함께 살고 있다.

역자 : 윤지관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교양 이념의 현재적 의미: 매슈 아놀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버클리대 초빙교수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방문펠로를 지냈으며 한국문학번역원장을 역임했다. 덕성여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한국대학학회 회장으로 대학문제를 연구하고 실천을 모색하고 있다. 저서로는 『민족현실과 문학비평』, 『리얼리즘의 옹호』, 『놋쇠 하늘 아래서』, 『근대사회의 교양과 비평』 『세계문학을 향하여』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제인 오스틴의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공역), 프레드릭 제임슨의 『언어의 감옥』, 빌 레딩스의 『폐허의 대학』 등 다수의 이론서가 있다.

목차

제2판 서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참고문헌
색인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우리의 의식을 풍부하게 하거나 생명의 원천이 되지 못하는 책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를 용이하고 천박하며 일시적 위안을 주는 세계로 끌어들이려 한다. 그러나 이런 책들을 다루는 일은 서평가의 몫이지 명상하고 재창조하는 비평가의 기술이 관여할 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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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의식을 풍부하게 하거나 생명의 원천이 되지 못하는 책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를 용이하고 천박하며 일시적 위안을 주는 세계로 끌어들이려 한다. 그러나 이런 책들을 다루는 일은 서평가의 몫이지 명상하고 재창조하는 비평가의 기술이 관여할 바는 아니다. “명작 100선” 아니 천 권 이상의 명작이 있다. 그러나 그 숫자가 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평가나 문학사가와는 달리, 비평가는 걸작에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의 일차적 기능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는 일이 아니라 좋은 것과 최상의 것을 구별하는 일이다.

구비평은 경탄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가끔 텍스트에서 물러나 도덕적 목적을 살피기도 한다. 또한 그것은 문학을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역사적, 정치적 힘의 작용 한가운데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무엇보다 구비평은 그 범위와 성격이 철학적이다. 이 생각을 일반화하면 사르트르가 포크너론에서 토로한 믿음으로 이어진다. 즉 “소설의 기법은 항상 소설가의 형이상학으로 안내한다”는 것이다. 예술 작품에는 사상의 신화 체계가 모여 있으며, 무질서한 경험에 질서와 해석을 부여하려는 인간 영혼의 영웅적인 노력이 결집되어 있다.

19세기 러시아 소설의 개화는 서구 문학사의 3대 승리기 중의 하나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나머지 둘은 아테네의 희곡 작가 및 플라톤 시대와 셰익스피어 시대라 할 수 있다. 이 세 시기에 서구 정신은 시적 직관에 의해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고, 또한 인간 본성이 갖고 있는 빛이 한꺼번에 응집되었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는 창작 이외에도 정치 이론, 신학, 역사 연구에도 개입했는데, 이 외도는 천재의 괴벽스러운 취미라거나 위대한 정신이 흔히 물려받는 기이한 맹목성의 본보기쯤으로 간과되기 일쑤다. 진지한 관심의 대상이 된 경우에도 철학은 철학대로 소설은 소설대로였다. 그러나 원숙한 예술에서 기법과 형이상학은 종합체의 앙면이다. 단테와 마찬가지로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에 있어 시와 형이상학, 즉 창조에의 충동과 체계적 인식에의 충동은 경험의 압력에 번갈아서 반응했는데, 이 양자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서구와 러시아의 19세기 소설이 근본적으로 구별된다. 발자크, 디킨스, 플로베르의 전통은 세속적이었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예술은 종교적이었다. 그것은 종교적 경험이 속속들이 밴 풍토와 러시아가 임박한 종말에서 탁월한 역할을 하도록 운명 지어졌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는 아이스킬로스나 밀턴에 못지않게 그들의 천재가 살아 있는 신의 손에 맡겨졌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는 키르케고르가 그러했듯이 인간의 운명이란 『이것이냐 저것이냐』였다.

톨스토이는 교훈주의가 다른 어느 것보다 앞서야 한다는 신념하에 자신의 소설들을 부정했다. 그러나 그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기타 위대한 중편들이 여전히 당당하게 건재하리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톨스토이는 명백히 도덕에 치중한 자신의 연극에서 위안을 찾고, 셰익스피어가 희곡의 올바른 기능을 왜곡하고 배신했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도덕성과 “삶의 지침”을 주는 일이 왜 유독 극작가의 책무인가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톨스토이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자신의 삶에 일관된 원칙을 부여하려는, 자신이 늘 한 마리의 고슴도치였음을 주장하려는 고집스러운 노력에 그야말로 엄청난 판돈을 걸었던 것이다.

19세기가 숭고함과 일관성에 있어 고전 및 르네상스 희곡에 비할 만한 비극 형식을 창조하려 한 꿈은 바로 음악에서 이루어졌다. 베토벤 4중주의 엄숙함과 비탄, 슈베르트의 C장조 5중주, 베르디의 <오텔로>, 그리고 무엇보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완벽하게 이룩된 것이다. 시적 비극을 “부활시키려는” 위대한 야망은 낭만주의 운동을 사로잡았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었다. 입센, 체호프와 더불어 연극이 다시 활기를 찾자, 그 영웅주의의 낡은 양식은 회복할 수 없게 변해 버렸다. 하지만 19세기는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인물 속에서 위대한 비극의 대가를 배출해냈다. 연대를 따라 『리어 왕』과 『페드르』에서부터 앞으로 나가가던 우리의 정신은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이르자, 아니 오직 이때서야 갑작스럽게 깨달은 듯 멈추어 선다. 브야체슬라프 이바노프가 결정적인 이미지를 찾던 끝에 말했듯이 도스토예프스키는 “러시아의 셰익스피어”이다.

즉 도스토예프스키에 필적할 만한 규모를 가진 어떤 소설가보다도, 그의 감수성, 상상력의 양식, 언어 사용법 등은 희곡에 접맥되어 있다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희곡의 관계는 그 중심성에서 보나 영향에서 보나 톨스토이와 서사시의 관계와 유사하다. 이것이 그 특유의 천재성을 톨스토이의 천재성과 비교하게 할 정도로 강하게 특징짓는다. 그는 마치 디킨스처럼 글을 쓰면서 등장인물들의 몸짓을 따라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희곡 작가적인 기질이 밖으로 드러나는 몸짓이었다.

『오레스테이아』, 『오이디푸스』, 『햄릿』, 『맥베스』를 보면 명백하듯이, 살인과 비극 형식은 예로부터 서로 부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인류학자들이 말해왔다시피, 희곡의 기원 자체에 희생제의에 대한 희미하지만 지울 수 없는 기억이 스며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살인에서 징벌로의 진자 운동은 무질서한 행위에서 화해와 균형 상태로 나아가는 것, 바로 우리의 비극에 대한 생각들을 바로 연상시키는 그런 진전을 독특하게 표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욱이 살인은 프라이버시를 종결시킨다. 다시 말해 암살자의 집에서는 문이 언제라도 열어젖혀질 수 있다. 그에게는 벽이 셋뿐인데, 이는 곧 그가 “무대 위에서” 살고 있다는 말과 마찬가지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극작가의 관점에서 시간을 인식했다. 그는 『죄와 벌』을 위한 메모에서 “시간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고는 이렇게 대답했다.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이란 일련의 숫자다. 시간은 존재자가 비존재자와 가지는 관계이다.” 얽혀 있는 무수한 행동을 최소한의 시간 속에 집중시켜 근사하게 조화시키는 일이란 그에게는 하나의 본능이었다. 이 집중은 악몽의 느낌을 자아낸다. 즉 완화해주고 지연시키는 모든 것을 제거해버린 후의 언어와 몸짓이 주는 느낌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오랫동안 어떤 식으로 『백치』를 끝맺을 것인가 고심했다. 어떤 구상에서는 나스타샤가 미슈킨과 결혼하며, 다른 구상에서는 그녀가 결혼 초야(初夜)에 매음굴로 달아나 버리는가 하면, 세 번째 구상에서는 로고진과 결혼한다. 그러나 또 다른 변형을 보면 나스타샤가 아글라야의 친구가 되어 공작과의 결혼을 주선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심지어는 아글라야가 미슈킨의 정부가 될 가능성까지 고려해 본 흔적이 엿보인다. 이처럼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것 자체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상상력이 얼마나 심원하고 자유분방한지를 말해준다. 톨스토이가 마치 신이 인간을 다스리듯 전지전능하게 등장인물들을 가차 없이 다룬 데 비해서, 도스토예프스키는 모든 진정한 극작가들이 그러하듯이 독립적이고 예견할 수 없는 행동의 역학에 내면의 귀를 기울인 듯하다.

『백치』의 메모를 보면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모티프 및 테마는 늘 되풀이하여 나타난다는 점을 알 수 있다(프루스트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은 모두 『죄와 벌』이라고 제목 붙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처음에 구상되기로는 “백치”는 스타브로긴의 성질을 많이 담고 있을 뿐 아니라, 비밀리에 결혼하고 공공연하게 모욕을 당한다는 점도 『악령』의 주인공과 빈틈없이 일치한다. 후기의 구상을 보아도 미슈킨이 “일단의” 아이들에 의해 받들어지고 있다. 이들은 플롯 전개상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미슈킨의 본성이 드러나게끔 해준다. 이것은 다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에필로그에 나오는 알료샤의 이야기가 된다. 질량 보존의 법칙은 자연뿐 아니라 창작의 시학에도 존재하는 듯하다.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자전적 경향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과장되어서도 안 된다. 1869년 2월 스트라호프에게 쓴 편지에서 소설가는 단언한다. “내 나름의 예술관을 말해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즉 대개의 사람들이 환상적이고 보편성이 없다고 보는 것을, 나는 진리의 가장 깊숙한 본질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나의 환상적인 ‘백치’가 사실 가장 일상적 진리가 아니겠습니까?” 도스토예프스키는 극단의 형이상학자였다.

톨스토이의 일생을 세 국면?문학 창작기와 그 시기를 전후한 철학 및 종교 활동을 벌인 수십 년?으로 구분하는 것도 잘못일 것이다. 톨스토이에 있어 두 개의 형성력을 분리할 수 없으니, 도덕가와 시인은 서로 근접하여 공존하면서 고통스러운 창조의 길을 열어 나갔다. 종교적 충동과 예술적 충동은 그의 온 경력을 통해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갈등을 벌였다. 이 갈등은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를 집필하던 무렵에 가장 첨예했다. 그의 큼직한 영혼이 한순간에는 상상력의 삶으로 기우는가 하면 다음 순간에는 입센이 지칭한 소위 “이상의 요구”에 굴복했다. 육체적 활동 그리고 육체 에너지를 난폭하게 발산하는 것만이 톨스토이에게 평온과 균형을 주었다는 인상을 우리는 받게 된다. 신체를 소모함으로써만 마음속에서 들끓는 저 논쟁을 잠시나마 가라앉힐 수 있었던 것이다.

1855년 3월, 톨스토이는 죽음의 순간까지 그를 지배하게 된 명백한 사상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는 인류의 현 상태에 부합하는 새로운 종교를 건설한다는 “어마어마한 이상”을 품게 되었다. 그것은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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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두 위대한 거인을 다룬 20세기 서구 비평사의 유례없는 걸작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 ‘박식가 중에서도 박식가’ ‘르네상스맨’ ‘소크라테스 이전 시대부터 포스트모던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화에 통달한 사람’ ‘비평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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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두 위대한 거인을 다룬 20세기 서구 비평사의 유례없는 걸작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 ‘박식가 중에서도 박식가’ ‘르네상스맨’ ‘소크라테스 이전 시대부터 포스트모던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화에 통달한 사람’ ‘비평의 개념을 바꾼 20세기 최고의 비평가’.
조지 스타이너를 형용하는 말들을 모아 보면 모두 한 인간의 지성이 도달한 어떤 지점을 향한 경외가 드러난다. 서구 지성의 전통 속에서 조지 스타이너만큼 서양 문학의 전통과 그 성취에 통달했으며 그것을 비타협적으로 고집스럽게 옹호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여섯 살 때 호메로스를 원전으로 읽으며 시작된 문학예술에 대한 경탄은 인류가 남긴 정전들에 대한 그의 끊임없는 경외로 평생 이어지게 된다.
<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는 조지 스타이너가 1960년 프린스턴대 고등연구원으로 있던 시절 발표한 첫 비평서이자 그를 일약 대서양 양쪽의 문학계에서 주목받게 한 대표작이다. 이후 스타이너는 40년에 걸쳐 문학과 언어, 철학에 대해 40여 권의 밀도 높은 책들을 발표했지만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 자신이 밝히듯이 “내 작업과 가르침의 전부는 <톨스토이냐 도스토예스키냐>의 첫 문장, ‘문학 비평은 사랑을 빚진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말에서 솟아났다”고 밝혔듯이 스타이너의 향후 집필 활동의 이정표를 제시한 작품이자 비평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작품이다.
<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는 서구 문학사상 산문 소설에서 최고봉을 이룬 두 러시아 작가가 문학과 철학, 신학에서 이룬 성취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스타이너는 두 러시아 거인의 작품들은 서양 소설의 최고봉들 가운데서도 단연 우뚝 솟아 있으며 발자크나 디킨스, 플로베르의 걸작들을 가공할 만큼 능가한다고 단언한다. 톨스토이는 호머와 연관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서사시’적이고 가정적인 면에서든 영웅적인 면에서든 인간의 삶을 그만큼 완벽하게 그린 사람은 없다. 그리고 도스토예스키는 셰익스피어 이후로 극작가 가운데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다성악적인 극작가이며 그만큼 인간 영혼을 깊이 파헤친 사람은 없다. 톨스토이 소설의 서사시적 웅대함과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환상적이고 계시적인 강렬함은 산문 소설이 낳은 최고의 성취다. 스타이너는 서양 문학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에서 벌어진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이 서양 문학의 전통과 맺은 관계를 호머부터 단테, 셰익스피어, 라신, 코르네유, 실러, 발자크, 디킨스, 플로베르, 고딕소설 대가들의 영향과 연관 짓고 문학과 역사와 신학을 종횡으로 오가면서 두 거인의 문학의 성취를 살펴본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라는 두 거인은 누구나 비교하고 싶게 만든다고 저자인 스타이너는 말하지만 그가 단순히 호기심만으로 이 대저를 집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 이 책의 집필 동기에는 두 소설가의 문학적 성취를 밝히는 것 외에도 저자가 체험한 20세기의 참혹한 세계사라는 실존적인 동기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스타이너는 두 소설가를 모든 소설가들을 능가하게 만든 탁월성의 핵심에 있는 것이 그들의 신학이라고 파악한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두 거인은, 서양 문학사에서 플라톤과 그리스 비극 작가의 시대와 셰익스피어 시대에 이어 ‘인간 본성이 갖고 있는 빛이 한꺼번에 응집된’ 세 번째 위대한 승리의 시기를 이룩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동시대에 러시아라는 한공간에서 살면서 생전에 결코 만난 적이 없고 여기에는 결코 화해할 수 없는 대립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의 신학이 배경에 있다. 도그마와 신비주의가 일소된 지상에서의 지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그리스도 종교를 세우려 한 톨스토이의 신학과 이단자로 몰릴지라도 그리스도를 따르겠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신학은 저 유명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대심문관 장면에서 정면으로 부딪친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신학적 대립은 20세기에 벌어진 세속적 유토피아 운동-나치즘, 파시즘, 러시아 공산주의-이 불러온 참극을 바라보는 데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준다. 거만한 지방의 호족인 톨스토이 백작은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들에 의해 프롤레타리아 민족주의의 대변자로 혁명의 판테온에 모셔졌지만, 단죄받은 급진주의자, 시베리아 유형의 생존자인 도스토예프스키는 ‘프롤레타리아의 고국’에서 추방되었다. 이러한 역설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신학에 대한 스타이너의 탐구는, 지상에서 유토피아를 실현하려는 인류의 오래된 상상이 왜 20세기의 실제적 유토피아 운동을 통해 악몽으로 구현되었는가, 하는 무거운 질문을 남긴다.

조지 스타이너는 ‘신비평’이 각광을 받던 시절에 ‘구비평’을 내세우며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이 책의 부제가 ‘구비평적 관점에서의 논고’이다) 신비평이 텍스트의 자율성과 해체, 시적 언어라는 개념, ‘저자의 죽음’ 등을 내세웠다면 구비평은 경탄에서 출발하며 문학을 고립된 존재로 보지 않고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의 작가의 실존적, 시간적 정체성을 중요시한다. 취향과 유행이 지배하는 상대주의적인 시대에 절대적인 정전Canon의 기준을 새롭게 세운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닐까라는 질문에 스타이너는 하지만 상대주의란 결국 무질서를 배태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리고 스타이너에게, 서양 문학에서 정전이라는 개념을 부여해온 형이상학적-신학적 차원에 대한 탐구는 소설의 핵심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조지 스타이너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이 주는 감동과 위대함을 이전의 어느 누구보다도 총체적으로 밝혀준다. 비평이 경탄의 대상을 넘어 감동까지 안겨주는 드문 체험을 독자들은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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