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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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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쪽 | A5
ISBN-10 : 8994343644
ISBN-13 : 9788994343648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양장] 중고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 역자 권남희 | 출판사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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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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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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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하루키의 에세이!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상미학을 엿볼 수 있는 정갈한 에세이집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십 년 만에 재개한 잡지 <앙앙>의 인기 연재 ‘무라카미 라디오’의 1년 치 글을 한데 묶은 것으로, 기존에 출간된 <무라카미 라디오>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다. ‘무라카미 라디오’는 하루키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은 대표 에세이로 꼽히는데, 2001년 중단했던 연재를 2009년 오랜 휴식을 끝내고 다시 시작했다. 이 책에는 하루키 특유의 사색과 위트가 잘 어우러지는 에세이들과 함께,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오하시 아유미의 여백이 돋보이는 동판화를 실었다. 다양한 에피소드 곳곳에서 ‘에세이스트’로서의 모습은 물론, 솔직한 ‘인간’으로서의 하루키를 만날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났고, 1968년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연극과에 입학하여 전공투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학시절을 보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1982년 첫 장편소설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에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하였다. 1987년에 발표한 '상실의 시대'는 일본에서만 약 430만 부가 팔려 하루키 신드롬을 낳았다. 그외에도 '태엽 감는 새', '해변의 카프카', '어둠의 저편', '렉싱턴의 유령', '도쿄 기담집', '먼 북소리', '슬픈 외국어' 등 많은 소설과 에세이로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외국문학에 대해 배타적인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세계 40여 개 나라에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05년 <뉴욕타임스>는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해변의 카프카'를 '올해의 책'에 선정했다. 또 2006년에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해럴드 핀터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받은 체코의 '프란츠 카프카상'을, 2009년에는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를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목차

첫머리에_십 년 만에 돌아와서

채소의기분
햄버거
로마 시에 감사해야 해
파티는 괴로워
체형에 대해
에세이는 어려워
의사 없는 국경회
호텔의 금붕어
앵거 매니지먼트
시저스 샐러드
이른바 미트 굿바이
올림픽은 시시하다?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궁극의 조깅코스
꿈을 꿀 필요가 업삳
편지를 쓸 수 없다
오피스 아워
생각 없는 난쟁이
여어, 어둠, 나의 옛 친구
서른 살이 넘은 녀석들
오키프의 파인애플
마치 표범처럼
이제 그만둬버릴까
악마와 깊고 푸른 바다 사이에서
택시 지붕이라든가
딱 좋다
신문이란 무엇?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달밤의 여우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합니까?
타인의 섹스를 비웃을 수 없다
책을 좋아했다
휴대전화라든가 병따개라든가
캐러멜마키아토를
맛있는 칵테일을 만드는 법
바다표범의 키스
장어집 고양이
유리집에 사는 사람은
그리스의 유령
일 인분의 굴튀김
자유롭고 고독하고, 실용적이지 않다
커다란 순무
이쪽 문으로 들어와서
아보카도는 어렵다
슈트를 입어야지
뛰어난 두뇌
<스키타이 조곡>을 아십니까?
결투와 버찌
까마귀에게 도전하는 새끼고양이
남성작가와 여성작가
준 문 송
베네치아의 고이즈미 교코

후기_삽화를 부탁받고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사사하고 소소한 일상을 특별함으로 채우는 하루키만의 에스프리! 영원한 청년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전하는 ‘지금/여기/우리’를 위한 52편의 에피소드 “나의 본업은 소설가요, 내가 쓰는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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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하고 소소한 일상을 특별함으로 채우는 하루키만의 에스프리!
영원한 청년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전하는 ‘지금/여기/우리’를 위한 52편의 에피소드


“나의 본업은 소설가요, 내가 쓰는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나는 맥주를 못 마셔서 우롱차밖에 안 마셔’ 하는 사람도 많으니, 이왕 그렇다면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우롱차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_무라카미 하루키

이름만으로 전세계 독자를 설레게 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돌아왔다. 제2의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장편소설 <1Q84>, 꾸준히 달려온 30년 작가생활을 스스로 되돌아본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에 이어, 또 한번 미려하면서도 정갈한 에세이를 선보인다. 제목은 작가 특유의 리듬이 느껴지는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주간 「앙앙」의 인기 연재 ‘무라카미 라디오’의 일 년 치 글을 묶은 것이다. 2009년, 작가가 오랜 휴식을 끝내고 10년 만에 연재를 재개하면서 더불어 추진된 ‘무라카미 라디오 단행본 프로젝트’ 제2탄인 셈이다. 진지한 사색과 넘치는 위트의 환상적인 앙상블에, 에피소드마다 곁들인 오하시 아유미의 여백이 있는 동판화 컬래버레이션이 이 책의 매력을 더한다.

일상을 이화하는 빛나는 시선!
인생을 한 뼘 더 즐겁게 사는 법! 유쾌한 에세이로 떠나는 하루키 월드


발표하는 작품마다 경이적인 판매고를 기록하며 전세계 독자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는 곧잘 스스로를 가리켜 ‘평범한 소설가’라 소개하지만, 소설 못지않게 완성도 있는 에세이로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일본의 유력 패션지 「앙앙」의 권두 연재 ‘무라카미 라디오’는 작가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은 대표 에세이로 꼽히는데, 2001년 봄을 끝으로 중단했던 연재를 실로 오랜만에 다시 시작했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는 십 년 만에 재개한 전설의 연재 ‘무라카미 라디오’의 일 년 치 글을 한데 묶은 것이다. 2000년 출간된 《무라카미 라디오》의 후속편인 셈인데, 전작과 달리 반갑게도 원작의 일러스트까지 그대로 실어 완성되었다. 52컷의 동판화와 함께 풀어놓는 다양한 에피소드 구석구석에서 ‘비범한 에세이스트’로서의 모습은 물론, 솔직 담백한 ‘인간 하루키’를 만날 수 있다.

'세계가 열광하는 작가'의 감성에 '취향 좋은 남자'의 감각을 더했다!
하루키의 일상미학을 담은 전설의 신작 에세이!


「무라카미 스타일로 에세이 쓰기」
첫째, 남의 악담을 구체적으로 쓰지 않기.
(귀찮은 일을 늘리고 싶지 않다.)
둘째, 변명과 자랑을 되도록 쓰지 않기.
(뭐가 자랑에 해당하는지 정의를 내리긴 꽤 복잡하지만.)
셋째, 시사적인 화제는 피하기.
(물론 내게도 개인적인 의견은 있지만, 그걸 쓰기 시작하면 얘기가 길어진다.)

소설 쓰기보다 번역하기보다 에세이 쓰기가 가장 어렵다는 작가는 이상과 같은 세 가지 원칙 아래 에세이를 써내려가는데, 그러다보면 화제가 상당히 한정되면서 결과적으로는 한없이 ‘쓸데없는 이야기’에 가까워진다고 겸손을 표한다. 작가가 평소 어떤 취미를 즐기며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몇몇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귀띔하기도 하고, 학창시절의 추억이나 낯선 이국땅에서의 깜찍한 실수담을 털어놓기도 한다. 한편, 올림픽 중계나 신문 휴간일 그리고 일본 프로야구에 대해서 거침없는 쓴소리를 던지는 등, 그의 솔직한 삶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놓는다. 작가의 부탁처럼 그야말로 편안히 어깨 힘을 빼고, 라디오를 청취하듯 읽기를 권한다. 이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문학계의 ‘영원한 오빠’인 하루키는 여전히 감각적이고 누구보다 트렌디한 감성으로 분명한 취향을 제시하며 매력을 어필한다. 시선은 더욱 깊어지고 사고의 폭은 한층 넓어졌다. 환갑이 넘은 작가의 삶에 대한 여유와 인생의 관조, 독자들은 책장을 넘기는 내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의 에스프리를 한껏 느낄 것이다.

일상을 이화하는 빛나는 시선! 지금 그리고 여기를 음미하며 신선하게 사는 그만의 비법이 오롯이 담겨 있다. _ 마이니치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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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묘약을 바른 에세이 | cl**erbo | 2014.04.2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잡지에 에세이를 연재하면서 새삼 이런 말을 하긴 뭣하지만, 에세이 쓰기는 어렵다. ...
        잡지에 에세이를 연재하면서 새삼 이런 말을 하긴 뭣하지만, 에세이 쓰기는 어렵다.
       나는 원래 소설가여서 소설 쓰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간단한 건 절대 아니지만, 소설 쓰기는 내 본업이니 묵묵히 해내는 것이 당연하므로 일일이 어렵네 어쩌네 하는 말은 할 수 없다. 
       (……) 그렇긴 하지만 내게도 에세이를 쓸 때의 원칙, 방침 같은 건 일단 있다. 첫째, 남의 악담을 구체적으로 쓰지 않기(귀찮은 일을 늘리고 싶지 않다). 둘째, 병명과 자랑을 되도록 쓰지 않기(뭐가 사랑에 해당하는지 정의를 내리긴 꽤 복잡하지만). 셋째, 시사적인 화제는 피하기(물론 내게도 개인적인 의견은 있지만, 그걸 쓰기 시작하면 얘기가 길어진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조건을 지키며 에세이를 연재하려고 하니 결과적으로 화제는 상당히 한정된다. 요컨대 ‘쓸데없는 이야기’에 한없이 가까워지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쓸데없는 이야기’를 비교적 좋아하니 그건 그것대로 상관없지만, 때로 “당신 에세이에는 아무런 메시지도 없다. 흐물거리기나 하고 사상성도 없고 종이 낭비다”같은 비판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그런가?’ 싶어 반성하기도 한다. 소설에 관해서는 어떤 비판을 받아도 ‘흥, 알 게 뭐야’ 하고 툭툭 털어내버리는데 에세이의 경우만큼은 그렇게까지 뻔뻔스러워지지 못한다. (32~34)
     <에세이는 어려워 중 中>
     
       에세이를 좋아하는 터라 이런저런 사람들의 에세이를 많이 읽어보았지만 그중 손꼽는 사람은 한 세 네 명 될까나. 읽기에는 굉장히 쉬운데 잘 쓴다고 여겨지는 글은 많지 않다. 소설보다 안이하게 생각했는데 의외로 어려운 것이 에세이였던 거다. 언젠가부터 아무리 작가의 개인적 이야기라 하지만 독자와의 공감대가 없다면 그 사람의 끄적임에 불과하다고 느껴졌다. 대중엔 그런 에세이들이 더 많다는 게 매력 없는 요인이기도 하고.
       이런 사실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 작가로 하루키는 소중한 사람이다. 이상하게도 하루키가 토로하는 글들에는 사랑의 묘약을 바른 듯 공감을 일으킨다. 너무 강렬해 마약이라 느낄 정도로(마약을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중독되고 만다.
       그러나 그가 말한다. 에세이 쓰기는 어렵다고. 에세이에 관해 일상의 재미를 극락의 글솜씨마냥 풀어내는 줄 알았는데 고충이 있었다. 늘 속 편하게 하루키의 에세이를 찾아다녔는데 앞으론 조금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어야할 일이다. 갑자기 어렵다며 어렵다는 이유로 에세이를 중단해버리면 정말 곤란하니깐요.
       정말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에 중독되어있다. 사람들이 속어로 말하는 빠순이에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그의 에세이를 읽으면 행복해진다. 좋은 문구들로 도배된 책이 아님에도 일상이 소중해지는 것만 같다. 일상이 늘 바르고, 예쁘고, 올바른 것이 아니여도 살아가는 재미가 쏟아 오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인회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한 것으로, 두 시간 가까이 사인했는데도 사람이 많아서 시간이 부족했다. 게다가 여자아이들이 책에 사인을 받은 뒤 “무라카미 씨, 키스해주세요”라고 하는 사람에 나는 어쩔 수 없이(거짓말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뺨에 키스를 했다. 계속 그렇게 하니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출판사 사람은 “시간 없으니 키스까지는 하지 마세요”라고 했지만, 그런 기회는 흔치 않으므로 “아뇨, 작가로서 마지막까지 의무를 다하겠습니다”라고 주장하며 원하는 대로 키스해주었다.
       사진하고 악수를 청하는 일은 흔히 있지만, 키스를 원한 것은 스페인뿐이다. 게다가 멋진 아가씨들이 많아서……아, 이 얘기는 이제 그만해야지. 세상의 미움을 한몸에 살 것 같다.(108~110)
      <택시 지붕이라든가 中>
     
       은밀한 욕망을 공유한 것 같은 이 기분. 굉장히 나쁘지 않다. 핀잔을 줄만도 한데 오히려 자족감이 드는 것이 콩깍지가 씌었나? 이런 은밀함에 하루키의 에세이를 좋다. 하루키는 누구에게 떳떳하게 말 못하는 숨겨진 욕망을 공유하게 만든다(나도 저런 상황이라면 아닌 척 좋아할 것 같은니깐). 그래서 그를 향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응원하게 된다. 그래서 그의 에세이는 내게 빛이 되는 거다. 마음속 응어리(?)의 빛. 이 재미에 살기도 하고 책을 사기도 하고.
     
        어쨌든 내게는 ‘딱 좋다’가 인생에서 하나의 키워드가 되었다. 잘생기지도 않고 다리도 길지 않고, 음치에 천재도 아니고 생각해보 면 괜찮은 구석이라곤 눈곱만치도 없지만, 그래도 나는 ‘이 정도면 그냥 딱 좋지 않은가’ 하고 생각한다.
       사실 여성에게 인기가 많으면 인생이 여러모로 시끄러워질 테고, 다리가 길어봐야 비행기에서 불편할 뿐이고, 노래를 잘하면 노래방에서 목을 너무 많이 써서 목에 용종이 생길 뿐이고, 섣부른 천재였다가는 재능이 언제 다할까 안절부절못할 테고……생각하기 시작하면,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 자신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특별히 이렇다 할 불편함도 없으니.
    그런 경우는 ‘이쯤이 딱 좋네’ 하고 여유롭게 생각하면, 자신이 아저씨(아줌마)든 어떻든 상관없다. 나이 같은 건 그저 ‘딱 좋은’ 사람일 뿐이다.
       나이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이 많은 분은 되도록 이렇게 생각해보시길, 경우에 따라서는 간단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뭐 피차 애써봅니다. (114~115)
     <딱 좋다 中>
     
       이 정도면 그냥 딱 좋지 않다고 살고는 있지만 하루키의 글을 읽을 때만큼은 이정도면 딱 행복하지 않을까 최면에 걸린다. 사는 게 이런 거지. 맞아요, 맞아 라며 맞장구를 쳐준다. 하루키가 정의한 쓸데없는 이야기는 쓸데없음의 구원을 불러온다. 다른 에세이 작가들에게 없는 게 분명 하루키에겐 있다. 오래오래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고 싶다. 수많은 에세이 속에 편력들에 공감하고 싶다. 그만큼 나도 쓸데없음을 충분히 만들어야 이 재미가 오래 유지될 것 같다. 조금은 엉뚱하고 조금은 은밀하고 조금은 무심하게 살아보기도 하면서.
       그런데 어쩐지 처음부터 끝까지 좋다는 것만 쓴 것 같네.
  • 하루키 아저씨의 수필을 읽는 일은 언제나 설렌다. 재작년 3월이었던가. 늦은 나이에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 활...
    하루키 아저씨의 수필을 읽는 일은 언제나 설렌다. 재작년 3월이었던가. 늦은 나이에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 활동중이었을 때 교보문고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수필 모음집을 처음으로 읽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은 그 전에도 <상실의 시대>를 비롯해 <태엽 감는 새>, <댄스 댄스 댄스>, <양을 좇는 모험> 등을 읽었지만 수필은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교보 신간 코너에 서서 몇 장을 읽었는데 이게 생각 외로 재미가 있었다. 소설은 미안하지만 그다지 재미가 있다고는 할 수 없었기 때문에(장편은 그래도 좋은데 단편 소설은 정말 내 취향과는 동떨어져 있다) 수필도 비슷한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가볍고, 시시하고, 아날로그 냄새가 폴폴 나고, 겸손하고, 위트있는 글로 꽉 채워져 있었다. 집에 와서 단숨에 읽고는 그 길로 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집을 알라딘 중고서점을 통해 사 모았다. 그런데 읽다 보니 중복되는 게 너무 많았고, 삽화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안 되겠다 싶어 아예 원서를 사 모으기로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이라는 수필은 다 사서 읽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일본어 독해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리고 팬페이지도 만들었지. 별로 이름을 정할 생각은 없었는데 네이버에 등록하려면 이름이 있어야 되니까 <대사막>으로 했다. 수필을 읽어본 분이라면 이 이름의 유래를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으리라.
     
    무라카미 하루키가 오랜만에 수필로 돌아왔다. 원서로 사서 읽은 건 당연하고, 이미 독후감을 간단하게 올린 바 있다. 번역서도 나오자 마자 사서 읽었는데, 모처럼 다음 권이 나온 김에 다시 읽고 싶어져서 처음부터 읽어 봤다. 몇 번을 읽어도 역시 제일 기억에 남는 글은 <악마와 깊고 푸른 바다 사이에서>이다. <체형에 대해>라는 글도 좋아한다. 이 두 글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지만, 각자 다른 이유로 좋다. 글이라는 건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 상황과 비교 대조하게 되고, 특히 수필은 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읽을 때마다 그때 그때 인상 깊은 글이라는 게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이 두 에피소드는 언제 읽어도 참 좋다. 어제는 새벽녘에 이 책을 읽었는데, 시저스 샐러드가 먹고 싶어서 혼났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은근히 음식을 맛깔나게 묘사한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쓰는 건 아닌데, 어쩐지 읽고 있노라면 배가 고프다. 여성 작가 중에서 음식 묘사를 잘 하는 작가는 의외로 애거서 크리스티였다. 물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복숭아찜이라든가(아, 이건 앨러리 퀸이었던가?), 비둘기 요리 같은 건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지만.
  •   하루키의 「잡문집」을 사러 교보에 들렀을 때 무라카미 라디오가 진열되어 ...

     
    하루키의 「잡문집」을 사러 교보에 들렀을 때 무라카미 라디오가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일단 한쪽 벽에 쌓여있는 책들부터 먼저 보고 무라카미 라디오도 보자. 그러나 여지없이 결심은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바로 하루키의 신간이 나와 버린 것. 그래 그럼, 빨리 무라카미 라디오를 먼저 읽고 신간을 사는 거야.
     
     
    어제 본 기사 타이틀이 기억난다. 하루키를 읽는가, 하루키 열풍을 읽는가.
    그리고 하루키는 장편보다는 단편, 단편보다는 에세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고. 소설에서 모호했던 부분들이 에세이로 오면서 좀 더 선명하고 명료해지는 부분이 있어 그것을 즐기는 것이라고.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나도 그의 에세이에 한 번 더 손이 간다. 일상을 그만의 언어로 담담하게 풀어내는 방식에 익숙해진걸까, 길들여진걸까.
     
     
    서른 살이 넘은 녀석들 : Don't trust over thirty
    하루키는 스무 살이던 시절에는 분명 자신이 서른을 넘으면 지금의 어른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어른이 될 거라고 굳게 믿었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 세상은 확실히 좋아질 거라고. 이렇게 의식수준이 ‘높고’ 이상에 불타는 우리가 어른이 되니 세상이 나빠질 리 없다고. 다만 나쁜 것은 저기 있는 어른이라고 말이다.
    지금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예의 하루키만의 마이 페이스로 건강 면에서나 지극히 내밀한 사생활적인 면에서나 담담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것.
     
     
    프로라는 것은 그런 것, 나도 배워야지
    끝없이 투덜거리면서도 매일 밤 텔레비전 앞에 앉아 야구를 보고 스포츠 뉴스를 체크하고 틈이 나면 진구 구장에 가 완두콩을 안주 삼아 생맥주를 마신다는 하루키. 어째서냐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투성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야구라는 스포츠에 멋있는 구석 또한 엄청나게 많아서_
     
    처음 소설가가 되려고 결심했던 것도 야구장이었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스턴의 펜웨이 구장에서 레드삭스 대 양키스의 시합을 보던 하루키. 3루측 뒷자리여서 3루수가 수비하는 모습을 코앞에서 보던 그는 양키스의 3루수만 관찰했다고 한다. 그 움직임이 아름다울 만치 훌륭해서. 공 하나하나에 미묘하게 위치를 이동하여 자세를 가다듬고 한 시합에 150번의 피칭이 있었다면 정확히 150번의 까치발을 했고, 마치 표범처럼 온몸에 힘이 넘쳐났고, 리듬은 훌륭했고, 어느 공 하나 힘을 빼지 않았다고 말이다.
     
     
    딱 좋다는 것,
    사람이란 나이에 걸맞게 자연스럽게 살면 되지 애써 더 젊게 꾸밀 필요는 없다. 마찬가지로 애써 자신을 아저씨나 아줌마로 만들 필요도 없다. 나이에 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되도록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것. 평소에는 잊고 지내다가 꼭 필요할 때 혼자서 살짝 머리끝쯤에서 떠올리면 되는 것이라고.
    그리고 마음을 쏟는 대상 혹은 수집할 것이 있다면 문제는 양적인 면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얼마나 그것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가, 그런 기억이 당신 안에 얼마나 선명히 머물러 있는가 하는 것. 날마다 중고 레코드 가게에서 곰팡내 나는 레코드 재킷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며, 세상에는 다양한 인생이 있음을 절감하면서.
     
     
    하루키는 말한다.
    자신의 본업은 소설가이고, 자신이 쓰는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맥주회사가 만드는 우롱차’같은 것이라고. 세상에는 맥주를 못 마시고 우롱차밖에 안 마셔 하는 사람도 많으니 이왕 그렇다면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우롱차를 목표로 써봐야겠다고.
     
    적당한 찻물의 온도에서 차가 우려지고 찬찬히 음미하는 여유를 가져봐야겠는데 늘 그렇듯 그의 책은 손에서 놓기 쉽지 않다. 출근하는 전철역에서 완독했을 때의 황망함과 아쉬움을 남겨두면서_
  • 오묘한 무라카미 | ko**ejin77 | 2013.07.0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 중 빠르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첫번째(저녁무렵에 면도하기) 보다는 조금은 그만의 색깔...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 중
    빠르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첫번째(저녁무렵에 면도하기) 보다는 조금은
    그만의 색깔이 두드러지면서도
    심심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
  •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제목때문이었다. '채소의 기분'이라는 문장을 보았을 때, 나는 지금껏 채소의 기분에 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제목때문이었다. '채소의 기분'이라는 문장을 보았을 때, 나는 지금껏 채소의 기분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 의문이 생겼다. 그저 식물도 감정이 있다, 혹은 없다의 논쟁을 보며 어느 쪽이 옳은지에 대해 살짝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 정도이다. 그냥 일단 채소에도 감정이 있고, 채소의 종류별로 다양한 기분을 느낀다는 정도의 상상에 충분히 빠져볼 법도 했는데, 이 책을 읽고서야 그렇게 해도 내 상상의 자유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이 책의 제목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는 각각 하나의 에세이 제목이다. 저자는 상상의 세계를 넓혀주는 데에 도움을 준다. 그냥 스쳐지나가거나 넘겨버리는 사소한 일들을 짚어주며 이야기를 펼쳐나가니,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하고 공감하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쓸 때의 원칙
    첫째, 남의 악담을 구체적으로 쓰지 않기(귀찮은 일을 늘리고 싶지 않다).
    둘째, 변명과 자랑을 되도록 쓰지 않기(뭐가 자랑에 해당하는지 정의를 내리긴 꽤 복잡하지만),
    셋째, 시사적인 화제는 피하기(물론 내게도 개인적인 의견은 있지만, 그걸 쓰기 시작하면 얘기가 길어진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中 에세이는 어려워에서 밝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쓸 때의 원칙, 방침 같은 것 세 가지 /33~34쪽)
     
     이 글들은 그 원칙에 맞는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아주 사소한 것 같기도 하고, 무겁지 않으면서 생각할만한 소재가 되기도 하고, 나의 사소한 일상과 비교되어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 등 이 책을 보며 일치하는 일상의 생각들을 짚어보는 시간이 재미있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는 이야기 또한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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