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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쪽 | A5
ISBN-10 : 8958620749
ISBN-13 : 9788958620747
대담 중고
저자 도정일 | 출판사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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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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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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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만남을 시도한 대담집. 인문학자 도정일 교수와 자연과학자 최재천 교수가 '생명공학 시대의 인간의 운명'을 테마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벌인 10여 차례의 대담과 4차례의 인터뷰를 엮은 책이다. 생물학적 발견으로 인간에 대한 상이 바뀌고 있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어떤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우리나라 최초로 기획된 지식 사회의 횡적 소통 프로젝트인 이 대담집은 유전자와 문화, 복제와 윤리, 차조와 진화, 신화와 과학 등 인문학과 자연과학에 연관된 13개의 테마를 제시한다. 과학과 생명공학의 성과가 만들어놓은 장에서 인문학의 사유와 과학의 사유가 만나는 일, 인문학자의 삶과 자연과학자의 삶, 연구실 밖에서 사회문화적 실천이 부딪히는 과정 등을 조목조목 짚어내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도정일
도정일, 신화를 품은 인문학자
“이성과 상상력은 함께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도 포기해선 안 돼요. 모순되어 보이는 것이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세상, 그런 복합적인 세상이 좋은 세상인 거죠.”

문학평론가. 경희대 영어학부 교수. 그는 최근 2~3년 동안 대한민국 전역에 세워진 ‘기적의 도서관’을 기획하고 감독한 장본인이다.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상임대표, 문화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사적인 일보다는 공적인 일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시대의 대표적 지식인이다. 잡지 편집장, 동양통신 외신부장, 도미 유학을 거쳐 1983년부터 경희대학교에서 본격적인 비평이론 강의를 시작한 후, 이론교육 분야에 정성을 쏟았고, 1980년대 말부터 문학, 문화, 사회에 관한 명석한 이론적인 글들과 예리한 평문들, 사회문화 칼럼들, 그리고 문학에 관한 내실 있는 담론을 활발히 발표해오고 있다. 책을 내지 않는 것이 그의 주요 장기지만 평론집으로《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가 있고,〈도정일의 신화 읽기〉, 〈쓰잘 데 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만인의 시학〉 같은 이미 준비한 지 오랜 책들을 낼까 말까 생각 중에 있다.

최재천, 개미를 사랑한 생물학자
“알면 사랑하게 되죠. 내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단 하나라도 알리렵니다. 그럼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자연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동물행동학의 세계적 권위자.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그는 과학을 과학자들의 커뮤니티 바깥으로 끌고 나온 귀한 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과학자는 실험실에서 벗어나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과학과 대중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자연과학자와 인문학자의 대화를 강조해온 지식인이다. 개미를 비롯하여 각종 사회성 곤충과 거미는 물론, 까치와 조랑말의 사회 구조 및 성(性)의 생태, 그리고 박쥐를 비롯한 동물의 인지 능력과 인간 두뇌의 진화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곤충과 거미류의 사회 행동의 진화》, 《곤충과 거미류의 짝짓기 구조의 진화》, 《개미 제국의 발견》, 《보전생물학》,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알이 닭을 낳는다》, 《열대예찬》, 《나의 생명 이야기》 등이 있다.

목차

*초대의 글-도정일
인간동물과 동물인간의 만남

*신화를 품은 인문학자, 상상력으로 자본의 벽을 넘다
*개미를 사랑한 생물학자, 생명으로 진화의 예술을 관찰하다

1. 즐거운 몽상과 끔찍한 현실
유전자로 들썩이는 세상
두 먹물, 드디어 보따리를 풀다
인문학적 본성과 자연과학적 본성
과학과 인문학은 빗장을 열수 있을까

2. 생물학적 유전자와 문화적 유전자
유전자 혁명, 그 후 60년
인간의 탄생을 어떻게 설명할까
가슴설레는 프로젝트
인문학 DNA와 자연과학 DNA가 따로 있나

3. 생명복제, 이제 인간만 남은 것인가
누구를 위한 윤리인가
생명의 시작은 배아인가 세포인가
메멘토 모리, 인간의 한계를 긍정하라
기술은 있지만 과학적 사고가 없다

4. 인간 기원을 둘러싼 신화와 과학의 격돌
신화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신, 노동하기 싫어서 인간을 만들다
다윈의 시나리오
DNA 사령부의 비밀 프로젝트

5. DNA는 영혼을 복제할 수 있는가
복제인간과 유전자 클리닉
인문학의 영혼, 생물학의 영혼
영혼의 창조와 진화
"DNA가 영혼입니다" "그건 생물학적 결정론이죠"

6. 인간, 거짓말과 기만의 천재
태초에 이야기가 있었다
"도 선생님! 신화는 '구라'죠?" "그렇다면 과학도 '구라'입니다"
인문학과 생물학의 연결고리
생명은 어떻게든 길을 찾는다

7. 예술과 과학, 진화인가 창조인가
예술은 인간의 본성인가
모든 예술은 구애의 몸짓이다
과학은 진화의 산물이다

8. 동물의 교미와 인간의 섹스
교미와 섹스는 어떻게 다른가
동물들도 피임을 한다?
54초형 인간, 59초형 인간

9. 판도라 속의 암컷, 이데올로기 속의 수컷
생물학에 대한 기소장
다윈의 세계 질서-새끼, 여자, 남자
27세기형 가족 공동체의 출현

10.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
누구나 동성애적 욕망이 있다
'바람기 유전자'가 꿈꾸는 세상
암컷의 섹스는 교환가치인가

11.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소설인가 과학인가
프로이트에 대한 판결문
유혹하는 무의식
인간의 자기 이해 방식을 전복하다

12. 다양한 생명체와 문화가 공존하는 세상
열성유전자를 보호하라
사회진화와 자연진화의 문법
이기적 유전자를 넘어

13. 21세기형 인간, 호모 심비우스의 번식을 위하여
세계화, 숨을 곳 없는 세상
생태계의 윤리, 인간의 윤리
밀실의 고독에서 공생의 축제로

*감사의 글-최재천
인문학의 바다에서 길어올린 생명의 희망

*쟁점 찾아보기

책 속으로

1. 초대의 글, 도정일 인간동물과 동물인간의 만남 생물학자와 인문학자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생물학은 이 지구상의 온갖 생명체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행동하며 어떻게 종의 생명을 대대손손 이어가는지, 그 놀랍고 희한한 재주와 방법...

[책 속으로 더 보기]

1. 초대의 글, 도정일

인간동물과 동물인간의 만남

생물학자와 인문학자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생물학은 이 지구상의 온갖 생명체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행동하며 어떻게 종의 생명을 대대손손 이어가는지, 그 놀랍고 희한한 재주와 방법들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인문학은 그 넓은 생명세계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고 행동하며 어떻게 사랑하고 무슨 생각을 하며, 또 무엇을 이루고 무엇에 실패하는지, 인간과 그의 성취를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생물학 중에서도 동물행동학이 전공인 최재천 교수는 ‘동물을 연구하는 인간’이고 인문학 중에서 문학이 전공인 도정일은 어쭙잖게도 ‘인간을 공부하는 동물’입니다. 그러니까 최재천과 도정일의 만남은 인간과 동물의 만남이네요? 인간과 동물이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 물론 서투른 대화입니다. 서로 하고 싶은 말, 챙겨야 할 사항 같은 걸 다 꺼내놓은 것도 아닙니다. 그렇게 하자면 이 책은 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지금 이런 꼴로라도 책이 과연 나올 수 있을지 없을지 ‘전혀 불투명했던’ 것이 이 대담 프로젝트입니다. 최 교수와 내가 대담이랍시고 말을 트기 시작한 것이 4년 전인데, 왜 4년씩 걸려야 했는지 돌이켜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빨리 내자면 낼 수도 있었을 것을 ‘바쁘다’는 핑계로 한없이 늑장부렸으니까요. 대담 초고를 던져놓고 두어 페이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한 해를 보낸 적도 있습니다. 최재천 교수가 온 세계 동물계에서 이처럼 괴이하게 게으른 동물을 만나본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겁니다. 그가 속 터져 폭발하지 않고 참아낸 것을 보면 인간은 참 대단하구나 싶습니다.
이 대담은 작은 시도에 불과합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더 많은 대화를 자극하자는 것이 대담자들과 출판사의 의도입니다. 당신은 여기서 어떤 위대한 것을 찾지 마시고 동물인간과 인간동물 사이의 소통이 어떤 것일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의 한 장면만을 본다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2005년 11월 도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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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도정일 나는 최재천 교수에게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과학의 발견과 발전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문학의 전통적인 가치나 관심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긴장의 정체를 알아보고 싶습니다.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입니다. 생물학에 대해 인문학이 거들고 비판해야 합니다...

[출판사서평 더 보기]

도정일 나는 최재천 교수에게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과학의 발견과 발전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문학의 전통적인 가치나 관심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긴장의 정체를 알아보고 싶습니다.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입니다. 생물학에 대해 인문학이 거들고 비판해야 합니다. 이번 대담은 모든 가치의 앞자리에 ‘인간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놓고 생각하면서 무한질주의 문명 발달을 냉철히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최재천 도정일 선생님께서 ‘우리 시대 인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 역시 하고 싶은 말이 무척 많습니다. 복제양 돌리, 인간유전자지도 발표, 배아 복제의 성공으로 시대의 화두는 생물학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배아 복제의 성공은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어떤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가? 인문학과의 대화가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2. 이 책의 개요

‘대한민국 지식 사회의 열린 횡적 소통’이라는 개념으로 기획된 휴머니스트의 대담 시리즈(휴먼아이티:HIT, Human Interlogue Terminal) 1차 완결판 《대담―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가 2005년 11월 14일 발간되었다. 이 책은 인문학자 도정일(경희대 영어학부 교수, 비평이론)과 자연과학자 최재천(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생물학)이 ‘생명공학 시대의 인간의 운명’을 테마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벌인 10여 차례의 대담과 4차례의 인터뷰를 책으로 엮어낸 작품이다.

생명공학 시대(BT, biotechnology), 인간의 운명을 말하다
우리 시대의 화두는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에서 생명공학(BT, biotechnology)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1세기 초에 우리 사회에 주요 이슈였던 IT는 불황으로부터 번영을 구가하는 동인을 제공했고, 세계를 바꾸고 있는 거대한 트랜드로 인식되었다. 디지털 시대가 우리에게 던진 화두는 ‘빠름, 느림, 그리고 자연’이었다. 2000년 인간유전자지도가 발표되면서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등장한 분야가 생명공학이다. 특히 2004년 황우석 교수의 인간 배아 복제의 성공은 생명공학이 우리 시대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되었으며, 이 분야의 연구가 전세계적인 핵심 아이템이 되었다. 더구나 이 분야의 선두주자가 한국이라는 점은 우리 모두에게 많은 관심을 갖게 하고 있다.
생명공학은 생물체의 유용한 특성을 이용해서 여러 가지 공업적 공정, 공업적 규모로 이루어지는 생화학적 공정이다. DNA 재조합 기술을 응용한 여러 가지 새로운 과학적 방법 등도 이에 속한다. 생명공학은 생명과학의 전체 분야를 학제간의 구별없이 연구하는 기초적 학문과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목적으로 삼은 응용분야를 포괄한다고 할 수 있다.

인문학자 도정일과 생물학자 최재천의 만남
우리 시대의 가장 화려한 학문은 생물학이다. 모든 가치의 앞자리에 '인간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놓고 생각하는 도정일! 생물학을 연구하는 자연과학자이자만 그들의 모습에서 인간을 보려 하려는 최재천! 이들의 만남은 개인들의 만남을 빌려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만나는 것이었다. 이 두 사람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묻어나는 각각의 세계를 감지할 수 있다.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다면 그곳에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이라는 두 세계는 서로의 빗장을 열 수 있을 것이다.
《대담―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는 생물학적 발견으로 인간에 대한 상이 바뀌고 있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어떤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가? 하는 점을 살피고 있다. 두 세계의 대표적 지식인의 사유와 상상력이 빚어내는 넓고 깊은 대화는 새로운 인간학으로 가는 항해의 돛을 올렸다는 점에서 그 출간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3. 대담자 소개


4.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왜 지금 만나야 하는가

과학기술, 특히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은 우리들에게 ‘생명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전통적인 물음을 다시 던지게 하고 있다. 이 화두는 우리 사회에 ‘생명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과학과 과학기술의 발전이 거듭될수록 ‘그것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하는 점은 반드시 사유되어야 한다. 인문학은 과학 발전에 따라 그 의미가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확장되어야 한다. 인문학의 비판적 사유와 풍부한 상상력이 자연과학에 촉발을 일으키고, 역으로 자연과학의 기술적 상상력이 인문학의 비판적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세계가 서로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을 열어야 하고, 소통해야만 한다. 두 세계의 넓고 깊은 소통이 어느 때보다 절실했기에 서로 하고 싶은 말, 챙겨야 할 사항 같은 걸 다 꺼내놓지는 못했지만, 두 사람은 그 가능성의 한 장면을 위해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생물학자와 인문학자의 대담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기획되었다. 생물학과 인문학이 인간의 미래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서로 다른 두 세계의 대화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특히 우리 사회처럼 인문학과 자연과학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언어를 통역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인문학자가 ‘인간’이라고 발음하는 것을 생물학자도 ‘인간’이라고 발음하지만, 그때 그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인간이 같은 존재일 수 있을까. 두 그림이 쉽게 섞이진 못하겠지만 도정일과 최재천이라는 두 가닥 나선이라면 새로운 생명과 새로운 문화의 탄생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도정일 나는 최재천 교수에게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과학의 발견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문학의 전통적인 가치나 관심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긴장의 정체를 알아보고 싶습니다.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입니다. 생물학에 대해 인문학이 거들고 비판해야 합니다. 이번 대담은 모든 가치의 앞자리에 '인간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놓고 생각하면서 무한질주의 문명 발달을 다시 한 번 냉철히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최재천 도정일 선생님께서 ‘우리 시대 인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 역시 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복제양 돌리, 인간유전자지도 발표, 배아 복제의 성공으로 시대의 화두는 생물학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배아 복제의 성공은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어떤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가? 인문학과의 대화가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5. 이 책의 전체적인 흐름

― 인간의 패러다임 변하고 있다!
‘인간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번 대담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었다. “최근의 생명 공학 기술의 발전이 인문학이 전통적으로 던져왔던 질문, 즉 ‘내가 누구인가’를 다시 던지게 한다”는 도정일 선생의 발언이나, “인간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정말 ‘인간’이 오늘날 인문학에서 말하는 인간으로 계속 되어왔다고는 믿지 않는다. 분명히 복합적 시각이 있었을 것이고, 그런 것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자연과학에서 보자면 다윈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체계적으로 보여준 사람이다”는 최재천 선생의 이야기는 좋은 접점이었다.
‘자연과 인간을 대립시켜 논의를 진행하는 것’보다 ‘인간’을 가운데 놓고, 아주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것에서 출발했다. 우리 시대 ‘인간 패러다임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패러다임 변화를 볼 수 있는 다른 눈은 없을까!
‘인간’을 ‘동물행동학’ 관점에서 접근하자. 인간의 서식지나 군집 생활, 종종 번식 방법, 교미, 유전자, 행위 습성, 정보 전달 방식 등에 대해 ‘동물행동학’(‘생물학’, ‘생명공학’)의 시각을 빌려 검토하고, 인문학자가 이에 대해 다양하게 의견을 개진한다면 흥미로운 ‘인간학’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방식은 우리의 구체적인 일상사들을 소재로 사용할 수 있고, 기존 인문학에서 보여왔던 ‘인간에 대한 도덕적 접근’을 벗어남으로써 ‘인간’을 타자화해서 관찰할 수 있으며 ― 이렇게 되면 지금의 ‘인간관’을 상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자연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에게도 흥미로운 사유의 방법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 방법은 인간중심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을 자연으로 돌렸던 다윈과 관련이 될 수도 있다. 다윈의 작업을 인문학적 해석망으로 한 번 걸러보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대담의 진행 과정
최재천 선생님에게 인간을 철저히 생물학적(동물행동학적) 시각에서 고찰해줄 것을 주문했다. ‘인간-동물 행동학’이다. 개미굴을 파헤쳐서 개미들을 보듯이, 인간이라는 동물을 보자. 그렇게 되면 인간은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동물들과 다를 바 없는 것들도 있을 것이고,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이상한 습성도 있을 것이다. 가령 ‘성’이나 ‘성욕’에 대해 말한다면 ‘교미’ 같은 말을 사용해서, 코끼리나 개미 등의 교미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인간의 ‘교미 행위’의 특징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도정일 선생님께서 인간의 ‘성’이 무엇을 의미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면 된다. 인간의 서식지(도시), 군집생활(사회), 종족번식(가계, 족보, 결혼), 교미(성), 행위 습성(습관, 사회적 습속), 소통(언어), 유전자-DNA(영혼, 정신, 신체) 등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구체적이면서도 많은 재미와 유익함을 제공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또한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그간 성과들을 등장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흐름이었다.


7. 이 책의 특징

특징 1, 대한민국 지성사 최초의 프로젝트 ―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
도정일과 최재천의 대담집 《대담―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기획된 지식 사회의 횡적 소통 프로젝트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만남’은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 신문이나 잡지 등의 미디어에서 매개한 만남, 토론회?학술회의에서의 만남 등 많은 마주침의 가능성들이 있다. 그러나 미디어의 특징에 따라, 누가 어떻게 매개하는가에 따라, 주제의 지속적인 토론과 논의의 완결성,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표현되고 소통되는가? 하는 점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대담―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는 출판 미디어가 매개하여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는 최초의 사건’이다. 우리 시대의 화두를 가슴에 품고 두 세계가 넓고 깊게 만나는 것이 처음 있는 사건이라면, 그 결과를 다듬고 보충하고 정리하여 616쪽의 만만치 않은 두께의 책으로 펴내는 일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이라는 두 세계의 깊이 있는 만남은 세계의 지성사에서도 그 예가 매우 드문 문화적 사건이다. 물론 만남의 조건은 눈부신 과학 발전이었다. 우리는 과학과 생명공학의 성과가 만들어놓은 장(場)에서 인문학의 사유와 과학의 사유가 만나는 일, 인문학자의 삶과 자연과학자의 삶, 연구실 밖에서 사회문화적 실천이 부딪히는 과정을 조목조목 짚어낸 이야기를 담아냈다.

생물학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하고도 놀라운 연구 분야입니다. 현대 생물학과 그 연관 분야들은 그동안 인문학이 ‘인간’에 대해 말하고 생각해왔던 방식들에 일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인문학의 인간 그림이 온통 바뀌어야 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학문으로서만 그런 게 아닙니다. 줄기세포, 복제인간, 맞춤아기, 유전자 지도, 성격 개조, 인간 개량 등 생물학 분야가 내놓고 있는 새로운 가능성들은 지금 당장 우리 눈앞에 놀라운 신세계의 도래를 알리고 있습니다. 먼 미래의 가능성이라고 생각되었던 것들을 생물학이 이처럼 빨리 끌어다 우리의 ‘현재’ 속에 실현하게 될 줄이야, 인문학이 미처 몰랐던 일입니다. 그래서 생물학과 인문학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도정일, 〈초대의 글〉에서


특징 2 ‘생명복제’의 시대, 우리는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인간’에 관한 두 사람의 대담을 듣기 전에, 두 사람이 말하고 있는 ‘인간’이라는 단어 속에 담겨 있는 인문학적 세계와 자연과학적 세계를 느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이 ‘인간’이라고 말할 때, 이들은 어떤 대상을 관찰하고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하는 것이며, 또 인간적인 삶, 좋은 삶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말하는 것이다. 인간에 관한 대담 속에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듣는 것 못지않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도정일 지금 생명공학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매혹하고 있어요. 죽지 않는 인간, 병에 걸리지 않는 인간, 원하는 대로 자기를 개량할 수 있는 인간, 천재 생산, 성격 개조 등등, 생명공학은 지금까지 인간이 운명으로 받아들였던 자연적 한계를 일거에 제거할 수 있다는 기대와 환상을 뿌리고 있습니다. 신과 인간을 갈라놓는 결정적인 차이는 유한성과 불멸성입니다. 지금 생명공학은 인간이 불멸성의 문턱에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습니다.

최재천 생명과학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미래는 모든 사람이 최대수명인 120세까지 질병 없이 행복하게 사는 겁니다. 120세 생일날까지 섹스도 하고 테니스도 하는 등 신나게 잘 살다가 생일잔치를 마치고 잘들 있게나 하고 아무 고통 없이 떠나는 거죠. 이런 세상이 한 사람의 생명과학자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인간의 최대수명이 120세를 넘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선택이 갈고 닦은 결과를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어요?


특징 3, 두 세계의 지식의 만남, 그리고 생성되는 교양 ― 13개의 테마로 보는 새로운 지식 세계
이 책에는 유전자와 문화, 복제와 윤리, 창조와 진화, DNA와 영혼, 육체와 정신, 신화와 과학, 인간과 동물, 아름다움과 과학, 암컷과 수컷, 섹스?젠더?섹슈얼리티, 종교와 진화, 사회생물학과 정신분석학, 등 13개의 창을 마련했다. 우리는 이 13개의 창을 통해 두 세계(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지식과 역사, 그리고 갈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담의 과정에서 나오는 두 세계와 연관된 수많은 이야기들은 우리들에게 새로운 읽을거리를 던지고 있다.
여기에 볼거리가 하나 더 있다. 두 세계를 말하는 그들의 삶의 이야기이다. 두 사람의 생활과 경험 그리고 지식의 탐구, 사회적 실천 과정 속에 녹아 있는 인문학적 소양과 자연과학적 소양의 실체라 할 수 있는 즉 인문적?과학적 가치란 무엇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적?과학적으로 사는 것인가를 알 수 있고, 그것에 대한 바탕으로 두 사람의 삶의 윤리(생태적 인간)가 나타나는 대목이다.
인문적으로 혹은 과학적으로 세계를 본다는 것은 또한 그렇게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학문이기 이전에 삶이다. 소설책을 읽거나 개미를 관찰하기 이전에 우리는 그러한 세계를 살아간다. 인문학적 소양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리고 과학적인 삶의 태도는 어떤 것인가? 우리는 대담에 들어가기 전 대담자들에게 물었다. 인문학자와 자연과학자는 어떻게 사는가? 인문학자는 어떻게 인문학자가 되고 과학자는 어떻게 과학자가 되는가? 인간에 대해 말하기 전에 ‘당신’에 대해 말해 달라. 당신의 세계 속에서 당신은 어떻게 태어났고 성장했는가, 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두터운 세계. 그것이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는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세계를 너무 얇고 투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것, 심지어 대립-모순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공존할 수 있도록 세계를 넉넉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것은 우리가 다시 한 번 던진 물음, 즉 인문학적 소양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답변이기도 했다. 두터운 세계를 위한 윤리학. 그는 그것을 이렇게 설명했다. “타인을 이해한다, 타자를 이해한다. 우리말로 하면 역지사지, 바꿔서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한다는 건데, 기본적으로 타자를 긍정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것은 내가 나의 울타리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울타리를 열어서 타인을 받아들이거나, 내가 나를 버리고 타인의 울타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죠.” “인문학적 삶의 여러 가지 방법 가운데 내가 첫 번째로 말하고 싶은 것이 ?가슴을 여는 사회?입니다. 자기만이 아니라 자기 존재의 울타리를 걷어치울 줄도 알아야 하죠. 그래야 타자가 들어오거나 자기가 자유로울 수 있는 것 아니에요?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인문학적 삶의 제1조예요.”
본문 31~31쪽, 〈신화를 품은 인문학자〉에서

그렇다고 그가 스스로를 대단한 운동가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물론 숲이 망가지고 있는데 무슨 논문이냐며 숲을 먼저 살리자고 운동에 뛰어든 생태학자들을 존경하기는 한다. 그러나 그는 아직 그것을 자기 몫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 귀한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 쓰면서도 자신은 그저 소박한 존재일 뿐이란다. “저는 환경운동을 하시는 분들에게도 생태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해요. 잘 알지 못하면 보호한다는 것이 오히려 파괴하는 것이 되죠. 알아야 제대로 사랑을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자연에 대해 점점 더 알게 되면 저절로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함께 살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 젊은 친구들을 20년 정도만 열심히 가르치면 그들이 우리 사회의 주인이 되었을 때 환경은 저절로 보호될 겁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생각이라고 탓할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엔 그게 그래도 빠르고 현실적일 것 같아요.”
본문 56~57쪽, 〈개미를 사랑한 생물학자〉에서


특징 4, 대담의 주요 쟁점을 일목요연하게 조망하다― 쟁점 찾아보기
이 책 뒤에는 대담의 주요 쟁점이나 주제 등을 일목요연하게 찾을 수 있도록 쟁점 찾아보기를 만들었다. 인문학, 인간, 인간적인 것은 무엇인가 / 자연과학, 기술, 과학적인 것은 무엇인가 / 인문학과 생물학의 기본적인 대립 지점은 어디인가? / 인문학적 소양의 정체란 / 과학적 사고란 무엇인가? / 생명공학 기술은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 최재천의 인문학론 / 도정일의 생물학론 등 250여 개의 항목을 넣어 우리 시대 화두들과 두 세계의 지식이 어떻게 소통되고 있는가를 조망할 수 있게 했다.

특징 5, 지식 사회의 열린 소통, 휴머니스트의 대담집 시리즈 소개
지성들이 벌이는 감성 커뮤니케이션, 지식계의 횡적 소통을 매개하는 역할을 출판 미디어가 깊고 넓게 탐험하기 위해 기획된 휴머니스트의 대담(HIT, Human Interlogue Terminal) 시리즈는 2001년 11월 독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동양철학자 이승환(고려대 철학과 교수)과 서양철학자 김용석(영산대 교양학부 교수)의 대담을 엮은 《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mail을 주고받다》는 출판사가 기획하여 발간한 최초의 본격 철학 대담집으로 우리 토론 문화에 큰 자극제가 되었다.
2003년에 발간된 두 번째 대담집 《오만과 편견》은 해방 이후 한국의 학자와 일본의 학자가 두 나라 학계의 주류 담론인 ‘민족’ 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대담이었다. 임지현(한양대 사학과 교수)과 사카이 나오키(코넬대 아시아연구과 교수)가 ‘민족주의’ 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3년 동안의 말과 글의 성과를 담아냈고, 국민국가에 의해 규정되지 않은 새로운 공간을 모색하는 만남으로 평가받았다.




6. 《대담―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 기획의 경과

― 2001년 12월 10일 오전 10시 휴머니스트 회의실에서 첫 만남을 갖다
도정일과 최재천의 첫 만남은 우리 시대의 화두 속에서 어떤 주제를 정해 대담을 진행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보따리를 푸는 데서 시작했다. “무엇을 위한 대담인가?” 인문학자 도정일과 자연과학자 최재천은 “생명공학 시대의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우리들의 삶의 문제를 넓고 깊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첫 만남의 결실이었다.

최재천 사실 제안을 받았을 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서양은 문과 이과로 나눠져 있지 않은 교육들을 받는데, 우리는 억지로 나눠놓은 것을 이제 겨우 어떻게 붙여볼까 하는 중입니다. 제 생각에는 인문학에서 자연과학으로 이렇게 넘나드실 수 있으실 분이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도정일 선생님과 만나고 싶었던 이유는 도 선생님과는 얘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도정일 대한민국의 교육 커리큘럼을 봤을 때, 인문학 관련학과를 다녔어도 인문학이 무엇이고, 무엇을 하자고 하는 것인지, 인문학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은 어떤 체계를 가지고 짜여있는가?에 대해서는 모를 것입니다. 사회 전체가 인문학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 막연한 상태에서만 ‘인문학이 중요한가보다’ 이런 생각은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인문학이 왜 사회에 필요한가? 한나라의 정치 문화에 인문학적인 고려라는 것이 왜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 2002년 1월 24일 목요일 11:00~17:00 신문로 사랑채, 1차 대담을 시작
대담 전체를 관통하는 관점을 명확히 했다. 최재천 선생은 ‘생물학의 관점’에서 동물과 인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고찰하고 도정일은 ‘인문학’의 관점에서 인간에 대한 방대한 서사를 이야기했다. 두 사람이 말하는 ‘인간’ 이야기에서 입장과 견해의 차이가 드러나기도 하여 긴장과 갈등 상황이 나타나기도 하고, 문제의식이 합쳐지면서 새로운 방향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 2002년 2월 7일 목요일 1:00~4:30 신문로 사랑채, 2차 대담 진행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 등에 대한 대담이었다. 섹스(sex)를 통해 본 인간은 어떤 동물인가? 성욕, 성애 등등. 인간의 것들이라고 주로 많이 말을 해왔고, 동물들도 있는지 모르지만 성욕이라고 하는 것,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면 성애, 거기에는 동성, 이성애, 동성애 이런 문제 등의 문제들에 대해 짚어봤고, 두 번째는 성적 정체성에 대해 토론했다. 넓게는 남성 여성이지만, 게이라든지 레즈비언이라든지, 트렌스젠더 문제도 나타났다. 성적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문제들에 대해 논의했고, 세 번째는 바로 남성과 여성의 차이 내지는 차별이 인간에게서는 크게 문제되는데 이것을 따져보고, 네 번째는 결혼이라든지 가족, 가계 등을 구성한다고 하는 것도 다루었다.


― 2002년 2월 21일 목요일 14:0~17:00 삼청동 진선 북카페, 3차 대담 진행
세 번으로 예정된 대담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3차 대담에서 논의할 주제는 인간의 문명, 사회, 그리고 인간을 둘러싼 환경 등과 관계된 것이었다. 인간, 그리고 근대 문명이 오늘날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인간이 일종의 진화방향인가 그렇다고 한다면―옳은 것인가? 혹은 인류, 인간을 위해서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또 하나의 화두가 있었다. 인간들 사이의 관계 맺음이었다. 인간들 사이에서 군집생활에 대해, 특히 우리 사회에 주목을 많이 하면서 대담을 진행했다. 위기가 도대체 무엇의 위기인지, 그 속에서 우리의 위기는 어떤 것이고, 우리의 관계 맺음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우리고 이것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이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위기를 치유하는 방향이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많은 것 같은데, ‘이것이야말로 위험한 사회가 아닌가?’ 하는 진단들이 진행되었다.

― 2002년 2월 28일 목요일 11:30~14:00 연구공간 ‘수유+너머’, 4차 대담 진행
네 번째 대담은 1차~3차까지의 대담에서 다루지 못했거나, 불충분하게 다루어진 주제들을 보충하는 대담이었다. 대담의 전체상을 잡아보는데 필요한 원론적인 질문들이 던져졌다. 생물학적인 면과 인문학적인 면에서, 인간이란 게 도대체 뭔가? 하는 점이었다. 두 세계의 대표적인 지식인의 대담에서, 이 테마를 그냥 지나친다는 건 직무유기였다. ‘인간은 이런 동물이다’라고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인간상을 모색하고 개념화할 수 있는 전체적인 이미지를 잡아가는 과정이었다. 또 하나, 프로이트에 대한 두 분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고, 이 문제를 더욱 더 심도 있게 다루었다.

― 2002년 3월 27일 경희대학교 연구실, 경희대 앞 커피숍 Old Clock, 도정일 선생님 인터뷰
소위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불리는 것의 정체가 여전히 불분명했다. 인문학적으로 세상을 보고, 인문학적으로 세상을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도정일 교수의 사회 활동과 일상 생활, 인문학자로의 성장기를 취재함으로써 ‘인문학적 소양’의 정체를 아주 ‘살갑게’ 전해보고자 했다. 한편으로는 인문학적 전형을 포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도정일 개인의 특이성을 찾는 어려운 시도가 될 듯하다. 먹고 자고 부부 생활하는 일상에서도, 읽고 쓰고 생각할 때와 같은 인문학적 생활이 발견될 수 있을 것인가?

― 2002년 4월 8일, 서울대학교 연구실, 최재천 선생님 인터뷰
‘과학적 소양’이라 불리는 것은 정체를 밝혀보고자 했다. 세 가지 정도의 큰 줄기로 진행했다. 최재천 선생이 하는 연구활동이나 사회적인 발언, 기고 글 등에 관한 질문과 인터뷰이다. 지금 현재 하는 활동은 생물학적 발언이었고, 생물학자가 된 사연은 생물학자로서의 탄생의 기억이었다. 어떻게 해서 어린 시절부터 지금 여기에 앉아 있게 되었는지, 특별한 사건이나 인물들, 아니면 아주 중요했던 인물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생물학자의 생활의 발견이다. 주로 집, 가정생활이나 혹은 주변인, 제자들과의 생활은 어떻게 하는가? 이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오고갔다.

― 2002년 5~10월, 도정일 선생님의 건강 악화로 입원 및 수술, 수정 및 보완 연기

― 2003년 12월 17일 도정일?최재천 선생님 미팅
두 선생님은 언제나 늘 바빴다. 강의는 기본이고 집필, 토론, 사회활동 등 시간을 쪼개어 가면서 활동하는 분들이어서 함께 만나는 시기와 시간을 확정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잠깐 손을 놓으면서 1년의 시간이 흘렀다. 2003년 2월 21일 도정일 선생은 제천 기적의 도서관 개관을 끝으로 책읽기국민운동본부의 2003년 일이 마감된다고 하고, 그후 2004년 내년 4월까지는 큰 일정을 없다고 한다. 최재천 선생의 스케줄도 가능했다. 4차례 대담과 인터뷰에 대한 평가는 아직 책으로 가기에는 너무 많은 허점이 보인다는 의견이었다. 대담집의 발간을 위해서는 두 선생님을 다시 대담의 장으로 끌어내야 했다. 첫째 전체 플롯을 다시 재구성하고. 그 플롯에 맞게 대담의 내용을 재편집해야 하고, 새로운 주제를 정해 대담의 부실한 내용을 메워나가야 했다.

― 2004년 2월 도정일?최재천 선생님 추가 인터뷰 진행
― 2004년 3월 5일 추가 대담을 위한 예비 만남, 시작 부분을 완결하기 위한 대담 진행
― 2004년 3월 12일 2:00~6:00 인간의 기원 및 본성에 대한 추가 대담 진행
― 2004년 3월 26일 2:00~6:00 인간의 미(美)와 섹스, 문명의 미래에 대한 추가 대담 진행
― 2004년 8월~2005년 9월, 최재천 도정일 대담의 전체 플롯과 내용을 수정 보완하다
― 2005년 11월 14일 《대담-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를 출간하다


8. 이 책의 스태프

편집 주간|선완규(swk2001@hmcv.com)
대담 진행 및 구성|고병권(연구공간 ‘수유+너머’ 대표), 이승원(인천대 강사), 정여울(문학평론가)
책임 편집|김선경, 임미영
교 정|최양순
표지? 본문 디자인|민진기디자인
사진|이상엽(이미지프레스)
녹취 및 원고 정리|이연희
내용 구성에 도움주신 분들|장대익(카이스트 과학철학 강사), 우달님(경희대 영문과 박사과정), 김은정(경희대 영문과 박사과정)
사진 구성에 도움주신 분들|조옥희, 댄 펄만, 동아사이언스, 사이언스북스, 연합포토, 이미지클릭

이 책에는 두 선생님의 대화를 매개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인문학자과 자연과학자의 삶과 지식의 수원지에 물길을 내어 독자들에게 흘러들어가게 하는 역할을 하는 젊은 지식인들이 대담에 참여했다. 2001년부터 2002년까지는 고병권(현재 연구공간 수유+너머 대표) 선생,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이승원(인천대 강사), 정여울(문학평론가) 선생이 참여했다. 도정일과 최재천의 대화 사이에 등장하는 아이콘(▶●◀)은 이들을 가리킨다.


9. 감사의 글, 최재천

인문학의 바다에서 길어올린 생명의 희망
제 걱정은 대충 두 가지였습니다. 자연과학에 비해 본질적으로 ?넓은? 학문인 인문학의 바다에 뛰어들어 앞뒤 좌우도 못 가리고 허우적댈 것 같은 걱정과, 물리?화학?지구과학 등 다른 자연과학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도 없는 생물학자가 무슨 재주로 자연과학을 대변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그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걱정들은 대담의 목적이 무엇보다도 배움에 있다는 걸 깨닫고부터는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지난 4년 동안의 대담을 통해 저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참으로 행복한 자연과학자입니다. …… 대담 내내 저는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이에 쌓여 있는 ?눈?을 녹여보려고 끈질기게 군불을 지폈습니다. 도정일 선생님께 때론 버르장머리 없이 마구 대들었습니다. 심지어는 선생님의 평생 학문을 무참하게 폄하하는 짓도 감행했습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자연과학을 하며 품어왔던 인문학에 대한 온갖 혐의들을 들먹이며 선생님을 심하게 취조하기도 했습니다. 신화, 문학적 상상력, 인문정신, 정신분석학 등에 대한 자연과학자의 거친 판결문을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인문학자 특유의 유연성과 열린 마음으로 저를 품어주셨습니다. 그간의 대담을 통해 거의 반세기 전 스노가 쌓아놓은 눈을 다 녹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도 갈망하는 ?학문의 통섭?에 대한 희망만큼은 확실하게 보았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 소중한 씨앗에 물을 주며 싹 틔우는 일에 제 여생을 바치렵니다. …… 과학자들에게도 타자와 공존하려는 생태학적 성찰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시는 인문학자 도정일의 삶에서 과학자 역시 실험실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저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확신도 얻었습니다. 근거도 없이 주류인 척하는 불의에 대응하는 데 과학만큼 좋은 수단은 없기 때문입니다.…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인간 지성의 가장 위대한 과업이라고 덧붙입니다. 도정일 선생님과 저의 만남이 그 첫 걸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희의 대담에 참여하신 여러분들도 앞으로 통섭의 여정에 함께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그것이 바로 21세기를 사는 방법이니까요.

2005년 11월 최재천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 주선희 님 2010.04.09

    우리가 '휴머니즘'이라고 불러온 것의 밑바닥에는 인간중심주의가 있습니다. 일종의 짝사랑이죠. 과대망상이기도 하고. _p.219

회원리뷰

  • 대담 | su**est | 2011.01.1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예전에 '대화'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거기에는 두 명이 아니라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들 다수가 나와서 대화를 나눈다.&n...
    예전에 '대화'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거기에는 두 명이 아니라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들 다수가 나와서 대화를 나눈다. 
    이메일이건 직접대화건 여튼 그들 각자의 생각들을 들어보는
    책이었는데 그런 책을 읽으니 좋은 점이 하나 더 있다.  대화
    참가자 각자가 평생에 걸쳐 쌓아놓은 업적이랄까 인생지침들을
    다양하게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책 '대담'도 많이 기대가 되었다.
    글로써 내가 만나본 적 없는 인문학자 도정일 선생님과 자연과학자
    최재천 선생님의 대화에서는 어떤 얘기가 오가는걸까?
    사실 처음 부분에서는 몰입이 안됐다.  내가 몰입을 못할만큼
    나오는 단어들과 내용들이 낯설고 어렵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페이지가 지날수록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  딱딱한 대화가 아니라
    어려운 내용일수록 부드럽게 풀어나가는 방식이 내게 먹혔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겠다.  학술서가 아닌 대담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두 분이 그동안 연구하고 강의했던 내용들을
    문외한인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풀어 내놓는 것, 그것이
    잘 이루어져서 나같은 사람도 어느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책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들이 다루는 내용은 광범위하다.  어느 한가지에만 몰입한 사람들은
    다가가지 못할 다방면에 걸쳐있다.  또한 내용이 깊다.
    바로 오늘 이 순간만을 위해서 발버둥치며 사는 내게는 우리가 사는
    사회를 한 번 휘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  사실 두 거장(인문학자, 생물학자)의 대담을 방대하게 기록한 책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인문학과 자...

     사실 두 거장(인문학자, 생물학자)의 대담을 방대하게 기록한 책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만남을 어떤 주제로 풀어 나갈지에 의문이 있었기때문에, 어쩌면 허공에 뜬 구름 잡는 식의 논지가 전개 될 것 같아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책이었다.  그러나 나 자신에게도 개별적인 학문적 접근에 대한 한계를 경험하고 있었으며 이를 뛰어 넘는 무언가를 제시할 수 있는 텍스트가 필요하던 차에 '대담'이라는 책은 가뭄에 단비를 내리는 듯 한 경험이었다.


     대담의 스토리 전개는 우리 독자들이 접근하기에는 매우 쉬운 형식이다. 문어체 식 기록이 아닌 구어체가 우리 귀에는 더욱 잘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 어려운 주제를 학자들의 입장에서 기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로서 쉽게 이해가 가능하였다. 만약, 이들의 내용을 문어체로 기록했다면 상당히 읽기 어렵고 딱딱한 책으로 구성되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러나 이해하는 것이 쉬운 만큼, 우리가 일상의 대화를 할때 논지가 많이 흩어지듯이, 이 책의 구성상 역시 그런 식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그럴까 가끔은 논리 구성상에서 어긋나는 부분들을 엿볼 수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귀중한 교훈이 있다면, 지금 우리 학문적인 흐름에 있어서 다시금 융합의 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고대 시대에서부터 학문은 모든 것이 하나였다. 모든 학문은 철학에서 출발했고 철학이 출발하는 그 시발점은 바로 신화에 대한 의문을 품는 데서 시작된 것임을 감안하면 모든 학문의 기원은 고대 이전 선사시대부터 신화(즉, 스토리 형식)에서 출발했다고 보여진다. 이렇듯 탈레스를 시작으로 철학이 출발하였고, 소크라테스, 플라톤을 거쳐 아리스토텔레스에서는 자연과학, 미학 등의 학문적 원류가 시작되었고 지속적으로 학문적인 분리가 이루어져 왔다. 중세 (히브리 전통과 그리스전통이 융합이 되면서) 와 근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면서 모든 학문적인 분리가 급격히 이루어져 왔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리 현상이 지속되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는 이런 융합의 흐름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면모를 잘 지적하고 있다. 신화에 정통한 영문학자, 다윈에 매료된 동물생물학자간의 대화에서 그러한 내용을 잘 담아내고 있다. 특히 인문학자로서 인문학은 지금까지 생물학에 많은 빛을 졌다고 언급하면서 앞으로 생물학의 중요성은 특히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언급은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인문학자로서, 동물생물학자로서 이 사회를 바라보는 중요한 세계관의 차이를 볼 수 있었다. 인문학자인 도정일 교수는 플라톤의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그대로 받아들여, 우리가 사는 실제적인 세계와 우리의 정신 세계는 분리되어 있다고 보는 반면, 최재천 교수는 유전자, 즉 디엔에이라는 육체적인 요소들이 정신세계까지 지배한다라고 보는 일원론적인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 사실 이러한 차이가 명시적으로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분명한 것은 이 세계관의 차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의 대담 사이에서 미묘한 차이가 나타났다. 어쩌면 대담이라는 자리에서 굳이 서로의 세계관의 차이를 끝까지 고집하거나 자신의 세계관만이 옳다라고 고집을 피울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기에 사실 두 학자간의 그러한 이견에 대한 논의를 깊이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외에도 주목하고 싶은 것은 성에 대한 생물학적인 접근이 매우 진본적이라는 데 있다. 동성애, 근친상간등에 대한 생물학적인 접근은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식적인 도덕관념으로서 잘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접근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식선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인문학이라는 역할이 바로 이러한 생물학적 주장을 견제 혹은 정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한다.


    사실 이들이 바라보는 이 사회상에 있어서, 그 기저에 깔려있는 근본적인 세계관은 차이가 있지만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인문학이든 자연과학이든 서로 협렵하고 견제하고 적극적인 의사소통과 교류를 통해서 다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데에 있는 것 같다.




  • 인간과 이 세상에 대하여 인문학자 도정일 교수와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만난 릴레이 대담을 엮은 책이다. 자연과학을 대표...

    인간과 이 세상에 대하여 인문학자 도정일 교수와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만난 릴레이 대담을 엮은 책이다.

    자연과학을 대표하여 통섭이라는 책을 번역하고 개미 연구로 알려진 최재천 교수가 테이블 한쪽을, 인문학의 대표주자로 문학비평가인 도정일 교수가 그 반대편을 차지하고 앉아 약 4년간 나눈 이야기들을 마치 눈앞에서 이야기하듯 대화체로 담담하게 이끌어 나간다.

    생물학적 영역과 비생물학적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가. 우리는 생물이기 때문에 비생물학적 영역이라는 것 자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두 사람은 때로는 제 3자인 독자가 보기에도 당황스럴 정도로 다투기도 한다.

    우리는 소싯적인 고등학교부터 문과와 이과, 이분법적 나눔으로 분리되어 왔다. 그런데 근래 이러한 분리를 통섭이라는 이름으로 소통하고 통합적인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고 그것은 이 책에도 많이 드러나 있다. 인간과 이 세상에 대해 인문학적이고 과학적인 시각으로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고 전체적인 시각을 가져야 비로소 그나마 그 이해의 첫걸음을 뗄 수 있다는 느낌이다.

    이 두 분의 대화를 읽어 나가며 이미 이 사람들은 학문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연구하고 고민해 온 사람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Melting snow.. 50여년전에 과학과 문학을  융화하기 어려운 두 문화로 규정했던 스노 경을 녹이는, 그리고 두 개의 세계 사이에 쌓여 있었던 눈 녹이기를 시도한 두 분 교수님들에게 일단 지지의 박수를 보낸다.

  • 항상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해놓고 잊고 있다가 이제서야 읽은 책. 만만치 않은 두께이긴 하지만 흥미로운 주제로, 최재천 교수...

    항상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해놓고 잊고 있다가 이제서야 읽은 책.

    만만치 않은 두께이긴 하지만 흥미로운 주제로, 최재천 교수님과 도정일 교수님이 대담을 하신 것을 묶어놓은 책이다.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우리는 이 두 분야를 대립적으로 보지만, 책을 읽다보면 전혀 그런것 같지도 않다.

    결국은 사람이 만든 학문이고 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공부를 한다는 것에는 다를 것도 없다. 단지 접근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두분의 공통적인 의견이 서로 다양성을 인정해주자는 것. 서로 옳다고 다른 한편은 아예 배제해버리는 것,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좋지 않다고 한다.

     

    사실 나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 책 좀 읽어봤으면 좋겠다.

    아마 그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찔리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매일 정당끼리 싸움하고, 항상 자기 의견만 옳고, 내가 하는 것은 괜찮고 남이 하는 것은 안 돼고 이런 태도 등 반성 좀 하고 제대로 정책만들었으면 좋겠다.

  •  책을 사 놓은 지는 일년이 지난 것 같다. 책 두께(600여 페이지)의 압박에 의하여 책을 읽다가   ...
     책을 사 놓은 지는 일년이 지난 것 같다. 책 두께(600여 페이지)의 압박에 의하여 책을 읽다가

     

      말았는데, 이번 주말에 다시 읽기 시작하였다.  처음에 샀을 때 4분이 1인가 읽다가 말았던

     

     걸로 기억이 난다.  책 두께에 비하여 진도는 잘 나갔다.  사실 쉬운 주제는 아닌데, 대담형식

     

     으로 이루어져서 그런지 생각보다 잘 읽혀졌다.

     

     이 책을 다시 읽은 것은 최재천의 인간과 동물 책을 읽은 후 최재천 교수의 다른 책들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생물학자이지만, 인문학자 못지 않게 책을 재미있고

     

    일기 편하게 쓰시는 분이다. 도정일 교수는 사실 잘 모르는 분이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관심을 가져볼 만한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두 고수가 만나서 치열한 논리전개를 기대했지만, 두 분다 열린

     

    분이라 그런지 대가리 터지도록 싸우시지는 않는다.  도정일 교수의 자연과학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에 많이 놀랬다.  책의 큰 줄기를 보자면 최재천 교수는 생물학 관점에서

     

    모든 학문을 통합해서 볼 수 있다는 논지를 전개하는 쪽이고, 도정일 교수는 생물학

     

    또는 자연과학으로 모든 것을 환원시켜서 볼 수 없다는 논지다.  

     

    그동안 우리학계는 분과된 학문 속에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바빴는데, 인문학과 자연과학

     

    ,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석학들의 대담을 보니 이런 좋은 책을 만나게 해 준 두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이러한 작업들(타 학문과의 만남)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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