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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극과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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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쪽 | A5
ISBN-10 : 8956251150
ISBN-13 : 9788956251158
디자인 극과극 중고
저자 현시원 | 출판사 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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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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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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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것들에 숨겨져 있는 뻔하지 않음! 『디자인 극과극』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사물을 짝지어 그것의 디자인을 비교ㆍ분석한 책이다. 특히 우리 삶과 함께하는 일상용품에 주목하고 있는 이 책은 저자가 좋아하는 영화감독 고다르의 영화 제목을 붙인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리에서 흔히 보는 공공 디자인과 물건들을 짝지어 놓고 차이점과 상반되는 점을 견주어 보기도 하고,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볼펜, 시계, 텔레비전 등에 적용된 디자이너의 포부와 꿈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이러한 양 극단을 대비하는 시도는 '발상과 표현'의 주요한 방법으로, 이 책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예기치 않은 발견을 가능하게 하고 또 간과하기 쉬운 특성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소개

저자 : 현시원
저자 현시원은 이화여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이론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여러 전시와 프로젝트에 필자 및 기획자로 참여했고 2008~9년 『한겨레』 신문 esc 팀에서 기자로 일했다. 2009년부터 한예종, 계원대, 원광대 등에서 디자인과 현대미술을 강의하고 있다. 2006년부터 황사라, 안인용과 함께 인디 잡지 『워킹 매거진』을 만들어왔다(www.walking-magazine.com). 보고 싶은 책을 직접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작가 남화연과 출판사 스노우맨북스를 만들었다. 웃음, 사이키델릭, 아가동산, 사과, 할머니 등 궁금한 것이 많다.

목차

프롤로그 06

거리의 탐정
집 앞부터 전 세계 거리까지.
길에서 만나는 생동감 넘치는 공공 디자인의 속살


환경미화원 근무복 vs 아폴로 11호 우주복 12
중국집 철가방 vs 야쿠르트 아줌마 가방 20
빨간 우체통 vs 네이버 이메일함 30
광장의 애드벌룬 vs 서랍 속 콘돔 42
토스트 리어카 vs 백화점 푸드코트 52
‘바르게 살자’ 바위 표석 vs 맥아더 동상 58

미치광이 피에로
질서를 만드는 기준이 되면서도 오락가락 세상을 혼동시키는 디자인들.
세상의 질서를 흔드는 디자인에게 자유를!


비상구 사인 속 사람 vs 이집트 벽화 속 사람 70
육군 군모 vs 아줌마용 선캡 80
앙드레 김의 체크 목도리 vs 이명박 대통령의 푸른 목도리 88
매스게임 vs 에어로빅 96

미녀 갱 카르멘
미의 차원을 보여주는 미인 같은 디자인.
남녀노소를 매혹시킨 멋쟁이 디자인들


명품 에르메네질도 제냐 안경 vs 조선시대 선비의 안경 106
독일군화의 재탄생 아디다스 운동화 vs 검투사 신발의 부활 글래디에이터 114
몸빼바지 vs 청바지 120
루이 레아르의 최초 비키니 vs 비비드 비치의 후드 비키니 130
육영수 여사의 올림머리 스타일 vs 지 드래곤의 모히칸 스타일 138

만사형통
예술가가 개입한 미묘한 디자인의 세계.
예술가가 제멋대로 그은 디자인과 예술의 엉뚱한 경계


명품 달력 피렐리 vs 스타스 아키의 냅킨 달력 150
코리아나 <손에 손잡고> vs 비틀스 <서전 페퍼스 론리 하트 클럽 밴드> 158
알약 vs 츄파춥스 166
소주병 vs 보드카 병 176
칼이 솟는 헬멧 vs 위로를 주는 의자 186

비브르 사 비, 가정용 유토피아
가정으로 들어온 혁신적인 디자인 사물과
유토피아를 꿈꾸는 디자인 아이디어


금성사 국내 1호 선풍기 D-301 vs 트랜스포머 선풍기 에디슨 하우스 2.0 198
레트로 티브이 vs 내비게이션 206
이탈리아 주방용품 자니 앤 자니 vs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와인 병따개 214
숫자 없는 시계 vs 19세기 야경꾼의 시계 224
모나미 볼펜 vs 비스콘티 볼펜 232

에필로그 240

TIP
첫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51
맹사성의 피리 소리 67
호돌이, 넌 누구냐 79
오세훈 서울 시장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모자 맞대결 95
그 남자 그 여자의 옷 129
파마머리 공동구매 147
로저 딘의 앨범 커버 디자인 165
약 간판과 약사법 175
숫자로 보는 의자 195
부채는 알고 있네 205
이케아 현상 223

책 속으로

움베르토 에코는 “생각하는 인간에게 있어서 일상의 어떤 경험도 지나치게 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뻔한 것들에 숨겨져 있는 뻔하지 않음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나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 사물을 다루면 서 두 개의 짝, 또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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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는 “생각하는 인간에게 있어서 일상의 어떤 경험도 지나치게 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뻔한 것들에 숨겨져 있는 뻔하지 않음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나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 사물을 다루면 서 두 개의 짝, 또는 대극적 상황을 만드는 방식을 택했다. 실제로 양 극단을 대비하는 시도는 ‘발상과 표현’의 주요한 방법이다. 비록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써야 하지만 과감히 극단을 설정해보는 일은 예기치 않은 발견을 가능하게 하고 또 간과하기 쉬운 특성을 돌아보게 만든다. 마치 만화가의 과장된 캐리커처가 한 인물을 더욱 실감나게 드러냄으로써 ‘슈퍼 초상화’로 불리듯 말이다.(6∼7쪽, 프롤로그)

요즘 야쿠르트 카트는 냉장 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제품이 상할까 도로를 질주하듯 종종 걸음으로 걷지 않아도 된다. 이런 편리함 때문에 야쿠르트 가방은 2007년 한국 산업디자인상에서 ‘여성 사용자를 배려한 디자인상’을 받았다. 빠르게 이동하는 속도감의 철가방과는 정반대로 야쿠르트 가방은 느릿느릿 걷는 데 어울린다. 살굿빛 야쿠르트 카트와 철가방은 거리에 널려 있다는 점에서 비밀스러운 매력은 부족하다. 어찌 보면 너무나 평범하다 못해 어중간하기까지 하다. 공항에서 고소영이 들고, 투표장에서 심은하가 들었던 가방만큼 대중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휴일 점심 달그락 소리와 함께 배달돼 오는 철가방만큼 간절한 가방은 없다. 낯선 동네에 가도 살굿빛 야쿠르트 가방을 보면 괜히 안심이 된다.(26∼27쪽, 중국집 철가방 vs 야쿠르트 아줌마 가방)

하지만 영구 삭제한 이메일들은 완벽히 사라졌을까? 2007년 큐레이터 신정아 씨의 이메일이 검찰 조사에서 ‘복구’되어 언론에 대서특필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검찰은 무슨 근거로 남의 이메일을 열어본 것일까? 1993년 처음 제정된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하면 수사기관은 신정아 씨의 이메일을 열 근거가 충분하다고 한다. 통신 중인 내용, 즉 송수신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에만 통신비밀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뿐, 송수신이 완료된 이메일 등은 전기 통신에서 제외되어 일반 물건의 취급을 받아 광범위한 압수 및 수색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수신자가 클릭하는 순간 이메일의 사연이 물건이 되는 조화라니. 수년간 나눈 이메일이 통째로 압수되어 까발려질 위험성이 있다는 현실은 이메일함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무색하게 만든다. 안심하고 이메일을 쓸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우선이다. 정부는 낡은 ‘통신비밀 보호법’을 새로 디자인하라!(39∼40쪽, 빨간 우체통 vs 네이버 이메일함)

녹색 비상구 속 남자처럼 얼굴은 정면에서 본 듯, 몸은 측면에서 본 듯 그려졌다. 네바문의 얼굴이 옆면이라고? 자세히 그의 큰 눈동자를 들여다보자. 이렇게 동그란 눈동자가 완벽하게 중심에 있는 건 정면에서 봤을 때다. 네바문의 눈이 사시여서가 아니라 이집트 화가들이 인물을 ‘아는 대로’ 그렸기 때문이다. 이집트 무덤의 벽화는 보는 대로 인물을 기록하기보다 우리가 그를 알았던 대로 네바문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미술사가 곰브리치는 이집트 사람들의 이러한 관념적 회화가 서양 미술사 내내 출몰을 거듭했다고 지적하고 그런 이집트인들의 초상 기법을 ‘숨어 있는 이집트인’이라고 불렀다. 어쩌면 비상구 속 남자에게서 우리는 이집트의 유산을 만나고 있는 셈이다.(74∼76쪽, 비상구 사인 속 사람 vs 이집트 벽화 속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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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 많던 애드벌룬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시인 이상이 살던 경성 하늘에는 회충약을 광고하는 애드벌룬도 떠 있었다고 하는데……. 거리에서 강렬한 붉은색 타이포그래피로 눈길을 끄는 약국 간판에는 왜 단 한 글자 ‘약’ 자만 박혀 있을까? 디자인 ...

[출판사서평 더 보기]

그 많던 애드벌룬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시인 이상이 살던 경성 하늘에는 회충약을 광고하는 애드벌룬도 떠 있었다고 하는데……. 거리에서 강렬한 붉은색 타이포그래피로 눈길을 끄는 약국 간판에는 왜 단 한 글자 ‘약’ 자만 박혀 있을까?
디자인 칼럼니스트 현시원은 이렇게 설명한다. 요즘 애드벌룬이 보기 어려워진 것은 전광판의 보급 등 대중매체의 발전이 애드벌룬의 광고효과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또 약국 간판에 약 자만 쓰이는 것은 약사법에 특정 질병에 관련된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함을 나타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어서다. 병원 간판에 항문이나 척추 등 전문 분야를 암시하는 ‘학문 외과’ ‘척 외과’ 같은 특이한 명칭이 (법망을 피해) 쓰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커다란 디자인 담론은 가라!
좌충우돌 인터뷰와 유머가 있는 작은 디자인 이야기

『디자인 극과 극』은 거리의 공공 디자인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사물을 주인공 삼아 각자의 디자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극과 극’의 두 사물을 짝지어 비교함으로써 간과하기 쉬운 특성을 흥미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디자인 서울’ 정책을 대표 치적으로 내세우는 서울시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오늘날 디자인은 산업 전반과 일상생활에 걸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다. 또한 약 간판에 관련한 이야기에서 보듯 디자인은 법적 제도를 비롯한 가치관 및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저자는 사회 전반에 퍼진 디자인의 중요성이 정책과 상업적 슬로건 속에서 제 색깔을 잃어가고 있다고 본다. 그리하여 부풀어 오를 대로 오른 디자인의 거품을 걷어내고 작은 호기심으로 일상의 사물이 주인공이 되는 디자인 이야기를 펼친다.
토스트 리어카와 백화점 푸드코트, 비상구 사인 속 사람과 이집트 벽화 속 남자, 육영수 여사의 올림머리와 지 드래곤의 반삭머리, 앙드레 김의 체크 목도리와 MB의 블루 스카이 색 목도리 등 저자가 참신한 시각으로 건져 올린 일상적 소재들은 공공 디자인과 상품 디자인, 패션과 미술 및 정치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생각하는 인간에게 있어서 일상의 어떤 경험도 지나치게 뻔한 것은 없다’는 움베르토 에코의 말(6쪽, 프롤로그)처럼 일상은 디자인의 황금광맥인 것이다.
이렇듯 저자는 지금 당장 책상 위나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온갖 물건들이 의외로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역사를 담고 있음을 발랄하게 때론 엉뚱하게 들려준다. 또 우체통에서 편지를 꺼내는 우편 배달원에게 질문 공세를 퍼붓고((36~37쪽, 빨간 우체통 vs 네이버 이메일함) ‘바르게 살자’ 바위 표석을 세운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측과 인터뷰를 시도하는 등 집요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글쓰기로 흥미진진함과 생생함을 더한다.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 책!
법과 역사, 그리고 미술로 읽는 일상 디자인

기존의 디자인 관련서는 공공 디자인이나 산업 디자인에 치중한 비평이나 디자인사(史)를 참조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비상구 사인, ‘바르게 살자’ 바위 표석 등 지나치기 쉬운 거리의 사물과 선풍기, 콘돔, 몸빼바지 등 평범한 일상용품에 주목한다. 이는 일찍이 발터 벤야민이 ‘작은 것에 대한 열정’으로 파리의 아케이드를 거닐며 상점의 간판, 광고, 유행 등을 분석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아케이드 프로젝트). 벤야민은 그런 역사의 허섭스레기들을 모아 현대 유럽의 본질을 규명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커다란 목표에는 관심도 없거니와 그것이 실제로 가능하지도 않다고 본다. 오히려 거리를 거닐며 만나는 풍경, 책상 위에 놓인 사물 등이 불러일으키는 강력하고 구체적인 감정에 방점을 둔다. ‘왜 이렇게 생겼지’ 하는 호기심을 풀어가며 그 과정을 가뜬하고 유희적인 필치로 드러낸다. 저자는 독자와 함께 새롭게 사물을 발견하는 기쁨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즐기고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저자가 법과 제도, 역사, 미술사 및 현대미술 등 다양한 이야기를 동원하고 팁으로 흥미진진한 에피소드 꼭지를 덧붙인 것도 결국 더욱 풍성하게 일상의 디자인을 맛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고 발랄하고 가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비상구 사인 픽토그램에서 이집트 초상화 기법을 떠올리거나(74~75쪽, 비상구 사인 속 사람 vs 이집트 벽화 속 남자) 비키니의 원형을 2,000년 전 로마 벽화의 여인상에서 찾고(135쪽, 루이 레아르의 최초 비키니 vs 비비드 키치의 후드 비키니), 츄파춥스 사탕 봉지가 스페인 화가 달리의 작품임을 언급하는 대목 등에서는 미술이론을 전공한 저자의 전문성이 돋보인다. 또한 동상 디자인의 변화를 논한 대목에서는 전직 대통령들의 일상을 새긴 동상을 두고 ‘탈권위주의를 경험하게 만든 새로운 시대정신과 어정쩡하게 만난 모습’이라고 비판적으로 읽어내기도 한다(65쪽, ‘바르게 살자’ 바위 표석 vs 맥아더 동상)

거리에서 안방까지,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와인 병따개까지
이 세상 온갖 물건들의 디자인 히스토리

이 책은 2009년 6월부터 『한겨레』신문 주말 섹션 esc에 연재한 칼럼 <디자인 극과 극>을 다듬고 대폭 보강한 것이다. 이름 높은 디자이너들의 명품과 디자인 이론을 동원하지 않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이끌어냄으로써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책은 장 뤽 고다르의 영화 제목을 붙인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거리의 탐정’과 2장 ‘미치광이 피에로’는 거리에서 흔히 보는 공공 디자인과 물건들을 짝지어 놓고 차이점과 상반되는 점을 견주어본 꼭지들이다. 야쿠르트 아줌마 가방과 중국집 철가방, 환경미화원 근무복과 아폴로 11호 우주복, 서랍에 숨겨둔 콘돔과 서울광장 애드벌룬 등이 탐구 대상이다.
3장 ‘미녀 갱 카르멘’에서는 남녀노소를 누구나 멋쟁이로 만들어주는 패션과 헤어스타일 등을 살폈고 4장 ‘만사형통’에서는 일상용품에 깊숙이 개입해 새로운 디자인 세계를 펼친 미술가들의 흔적을 담았다. 저자는 주재환, 안규철, 남화연 등 미술가들의 작업이 디자인에 끼친 영향을 강조하며 미술과 디자인의 행복한 결합을 상상한다.
5장 ‘비브르 사 비, 가정용 유토피아’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볼펜, 시계, 텔레비전 등에 적용된 디자이너의 포부와 꿈을 들여다본 꼭지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 엘지전자의 냉장고를 디자인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멘디니, 최초의 선풍기 모델을 디자인한 산업 디자이너 페터 베렌스 등을 소개하며, 늘 함께하기에 지나치기 쉬운 물건들의 아름다움을 나누고자 한다.

<책속으로 추가>
앙드레 김처럼 정치인들은 목도리를 매우 사랑한다. 참여정부 시절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보랏빛 스카프’도 있다. 그녀는 “붉은색과 푸른색을 한데 아우르는 보라색 정치”로 경계를 허물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강금실 후보의 보라색 캠페인은 컬러 마케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당시만 해도 보라색은 낯설고 튀며 고급스러운 특수층의 색상으로 이미지화돼 있었던 것이다.(93쪽, 앙드레 김의 체크 목도리 vs 이명박 대통령의 푸른 목도리)

솔밭에서 활쏘기, 느티나무 아래 그네 타기, 솔바람 불어오는 집에서 투호 놀이하기,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숲 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비오는 날 한시 짓기, 달밤에 발 씻기. 다산 정약용의 여름 더위 식히는 여덟 가지 방법(소서팔사, 消暑八事)이다.
이 귀엽고 풍류 넘치는 피서법에는 빠져 있지만 정약용도 여름이면 부채를 선물로 주고받았을 것이다. 조선의 왕은 여름마다 도화서 화원들이 그림을 그려넣은 부채를 선비들에게 선물했다. 『디자인, 일상의 경이(Humble Masterpieces)』의 저자인 뉴욕 현대미술관의 건축, 디자인 분야 큐레이터 파올라 안토넬리는 접는 부채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유럽에 접는 부채가 소개된 것은 18세기 초반이었다. 이후 다양한 그림과 자수가 더해지고 희롱과 소통의 기능까지 포괄하게 되면서 부채는 제작과 사용의 측면에서 예술의 경지로 도약했다.”
제작의 측면은 쉬 알아듣겠는데, 사용의 측면에서 예술의 경지에 도약했다는 건 무슨 뜻일까? 그 사례가 재밌다. 19세기 영국의 수상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부채가 초래하는 계급의식과 질투의 감정이 칼보다 더 위험하다”며 부채의 해악에 목소리를 높였다. 19세기 유럽의 상류층 젊은이들은 비밀스러운 쾌락의 수단으로 부채를 사용했고, 부채를 통해 사랑의 밀어를 전했다. 어설픈 프러포즈에는 부채로 손바닥을 확 밀며 한마디 했을 것이다. “넌 아웃이야!”(205쪽, TIP 부채는 알고 있네)

제 장난감이 삑삑 소리를 내며 고장 날 때까지 놀아야 성미가 풀리는 어린아이처럼, 나는 얌전빼는 디자인들을 꼬치꼬치 따져보고 싶었다. 왜 공원 벤치는 무릎에서 딱 꺾이는 길이로 만들어져 있을까? 혹시 사람들이 오래 눕기 어렵도록 만든 것은 아닐까? 어렸을 적 하늘을 날던 그 많던 애드벌룬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시인 이상이 살았던 경성 하늘에는 회충약을 광고하는 애드벌룬도 있었다는데……. 그렇게 디자인 탐정을 자처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눈과 멋진 솜씨로 멋쟁이 디자인 월드를 펼쳐가고 있다는 게 이 책의 결 론이다. 하나 덧붙인다면 좋은 작품들을 즐기고 멋진 디자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아름답지 못하고 불의한 세상을 참아내기 어려우리라는 것!(241∼242쪽,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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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극은 극으로 통한다 | dr**true | 2011.01.0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책 제목 : 디자인 극과극 저 자 : 현시원   ...
    책 제목 : 디자인 극과극
    저 자 : 현시원
     
    2010년은 디자인 때문에 고민하였던 한 해이다. 신발을 수입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무척 부족했음을 절실하게 느낀 해이다. 양말을 하면서 필맥스의 발가락양말은 기능성 양말이라기 보다는 패션양말이라고 자부하면서, 독일.핀란드에서 양말 패션쇼도 했었기 때문에 내 나름대로는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신발을 국내에서 판매를 하다보니 ‘아, 내가 너무 단순했구나!’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필맥스 신발의 색상을 기본적인 색상이라고 하는 백색과 흑색위주로 구성했었다. 등산용 내지는 워킹용이니까 지나치게 화려함보다는 남의 눈에 덜 띠면서 기능이 우수함을 강조하려고 했었다.
     
    막상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하다보니 기능성 신발임에도 불구하고,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디자인’이었다.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패션성이 있어야 했다. 한국사람들의 색상 감각이 굉장하였다. 몇 년전만해도 단색위주의 튀지 않는 점잖은 색사이어야 했는 데, 이제는 단순한 색은 ‘촌스러움’으로 인식된 것이다. 제임스 B 트위첼이 지은 ‘럭셔리 신드롬’에서 말하듯이 ‘사치의 반대는 검소가 아니라 비천함’이라는 말이 어느 새 한국에서도 진실이 되버렸다. 그래서 작정을 하고 도서관에서 디자인에 관한 책을 여러 권 빌렸다.
     
    이 책은 25개의 극단적으로 다른 디자인을 비교하는 내용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생각하는 인간에게 있어서 일상의 어떤 경험도 지나치게 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뻔한 것들에 숨겨져 있는 뻔하지 않음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나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 사물을 다루면서 두 개의 짝 또는 대극적인 상황을 만드는 방식을 택했다. 실제로 양 극단을 대비하는 시도는 ‘발상의 표현’의 주요한 방식이다. 비록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써야 하지만 과감히 극단을 설정해보는 일은 예기치 않은 발견을 가능케 하고 또 간관하기 쉬운 특성을 돌아보게 만든다. 마치 만화가의 과장된 캐리커쳐가 한 인물을 더욱 실감나게 드러냄으로써 ‘슈퍼 초상화라고 불리듯이 말이다.”
     
    환경미화원 근무복 vs 아폴로 11호 우주복, 중국집 철가방 vs 야쿠르트 아줌마, 매스게임 vs 에어로빅
     
    그럼 나는 무엇을 어떻게 비교해야 하나?
    굽이 없는 신발 vs 킬힐, 기능성 신발 vs 패션신발, 맨발신발 vs 온 다리를 감싸는 부츠, 가죽끈으로 발을 감싸면서 야성적인 글래디에이터 vs 신발같지 않은 최대한 겸손한 신발, 화려하고 우아한 마놀로 블라닉 vs 단순하면서 발을 강조하는 신발
     
    극은 극으로 통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또한 필맥스 신발이 대단히 극단적인 디자인임을 실감했다.
    또한 더 많은 극단을 찾아내야 함을 알았다.
     
    난 이런 재미로 책을 읽는다.
    날마다 새로움, 책마다 새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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