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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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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쪽 | A5
ISBN-10 : 8946413409
ISBN-13 : 9788946413405
영혼의 모음 중고
저자 법정 | 출판사 샘터(샘터사)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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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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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새책인듯한데 보관이 잘못되어 구김이 많네요. 그래도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4점 enoch*** 20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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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보관 상태는 별로지만 잘 보겠습니다. 5점 만점에 3점 khr5*** 20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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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 5점 만점에 5점 audw*** 2019.12.07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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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의 첫 수상집. '마른 바람소리' '영혼의 모음' 등 70여편을 실었다. <개정판>

저자소개

목차

.개정판을 내며...6
.맑은 하늘에서 울리는 영혼의 소리...9
-달하 노피곰 도다샤
살아남은 자 17 문제아 20 너무 일찍 나왔군 23
神市 서울 26 함께 있고 싶어서 28 나무아미타불 31
달하 노피곰 도다샤 34 밤의 질서 37 본래 무일물 39
아득한 모음 41 종점에서 조명을 43 순수한 모순 46

-雪害木
오시는 날 67 방황하는 나무들 70
선지식 73 국력의 비애 75 응원단 77
6.25전쟁과 권투 79 역사여, 되풀이하지 말라 81
만남 84 부처님은 좌불이 아니었다 86
굴신운동 88 해제一味 90 인간의 소리 92
雪害木 94 거리의 약장수 96
제3의 독소 98 검은 대륙 100
주말 인심 102 또 봄이 오는가 104

-마른 바람소리
무소유 109 나그네길에서 114 조조 할인 119
아름다움 122 진리는 하나인데 127 나의 과외 독서 134
일상의 심화 139 눈으로 하는 대화 144 새해에는 눈을 떴으면 147
탁상시계 이야기 150 마른 바람소리 153 그 여름 읽은 책 156
소음 기행 159 진흙 속의 연꽃 164 나의 애송시 166

-悲의 윤리
불교의 평화관 171 불전과 우화 176
불전에 나타난 모성애 186 불교의식에 스며든 샤머니즘 195
부처님 오신 날에 부치는 글 200 종지부 211
무엇을 개혁할 것인가 216 悲의 윤리 222

-영혼의 모음
효봉 선사 일대기 231 부재중 250 그림자 253
잊을 수 없는 사람 257 미리 쓰는 유서 266 영혼의 모음 271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서 있는 사람들], [버리고 떠나기], [물소리 바람소리], [산방한담], [텅빈 충만]에 이어 샘터에서 나온 법정 스님의 전집 중 여섯 번째 책이다. 자그만치 30∼4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1960∼70년대에 법정 스님이 서울 봉은사 다래헌에 머...

[출판사서평 더 보기]

[서 있는 사람들], [버리고 떠나기], [물소리 바람소리], [산방한담], [텅빈 충만]에 이어 샘터에서 나온 법정 스님의 전집 중 여섯 번째 책이다.
자그만치 30∼4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1960∼70년대에 법정 스님이 서울 봉은사 다래헌에 머물던 시절에 썼던 글들을 모았다. 스님은 말머리를 통해 이 책이 [무소유]에 인용된 원문인 점도 밝혀 놓았다.
특히 책을 좋아하던 스님의 초창기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특히 책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으며 그 중에서도 어린왕자와의 대화가 일품이다. 평소 애송하던 시를 읽다보면 스님의 담백한 성품을 곁에서 느끼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할 것이다.

▶법정스님의 '미리 쓰는 유서'
다른 부분도 그렇지만 이 책에서 가장 감명 깊은 부분은 5장이다.
법정 스님의 은사 스님이신 효봉선사의 이야기는 효봉선사가 태어나서 열반에 들기까지의 일대기를 고스란히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정 스님이 효봉선사에게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스승의 삶을 담담하게 적는 마음길에서 법정 스님이 살아갈 날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최근에 쓰여진 스님의 글에는 비교적 사람들의 이야기가 적다. 북적이는 도심의 소음이 싫어 강원도 오도막에 독거하시는 스님은 사람보다는 새와 바람 나무와 친구하기를 즐겨하는 일상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특별히 스님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조용한 도반이었던 수연 스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잊을 수 없는 사람'에서는 스님이 원하고 지향하는 수도자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스님은 흔치 않게 이 책에 '미리 쓰는 유서'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철저하게 혼자였으므로 부를 사람 또한 없다는 스님의 말씀에서 인간 본연의 고독을 체험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스님의 인간적인 참회가 가슴을 친다. 스님이 중학교 1학년이었던 시절,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팔 하나가 없는 말더듬이 장애인 엿장수의 엿을 슬쩍슬쩍 빼돌렸던 일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 자책이라는 고백은 그보다 더 큰 죄악을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던지는 참회의 큰 메시지다. 또 죽는 순간까지 아무것도 가질 것 없다는 말씀 아래 '그래도 혹시 평생에 즐겨 읽던 책이 머리맡에 남는다면 아침저녁으로 "신문이요!"하고 찾아오는 그 꼬마에게 주고 싶다'는 유서의 내용은 스님의 곧은 성품 뒤에 숨은 잔잔한 여백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자신이 죽게 되면 제사나 장례, 무덤은커녕 사리를 남겨 이웃을 귀찮게 하는 일조차 하지 않겠다는 스님의 곧은 말씀은 스님께서 젊은 날부터 어떤 삶의 귀향을 바라왔는지를 한눈에 깨닫게 한다. 다시 태어나도 한반도에 태어나고 싶다. 그 이유가 모국어에 대한 애착 때문이며 다시 태어나도 출가 사문이 되고 싶다는 스님은 천상 범상치 않는 우리 시대 큰 어른의 모습이다.

▶어린 왕자를 노래하는 순수한 마음
한편 스님이 가장 좋아하는 친구를 꼽으라면 단연 자연과 더불어 어린왕자를 들 수 있다. 스님은 어린 왕자를 통해 아름다운 영혼의 깨달음을 얻었노라고 고백하며 어린왕자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눈빛을 주고 받는다.

순수한 영혼과 곧은 언어로 새겨진 우리 시대의 영혼의 목소리.
세월과 그 세월의 향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도 한 구도자의 눈과 입을 통해 아름답게 되살리고 있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스님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과 변하지 않는 진실되고 맑은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소개
새봄의 흙냄새를 맡으면 생명의 환희 같은 것이 가슴 가득 부풀어오른다. 맨발로 밟는 밭흙의 촉감, 그것은 푸근한 모성이다. 거름을 묻으려고 흙을 파다가 문득 살아남은 자임을 의식한다. 나는 아직 묻히지 않고 살아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영원한 이별이기에 앞서 단 하나뿐인 목숨을 여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명은 그 자체가 존귀한 목적이다. 생명을 수단으로 다룰 때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악이다. - 살아남은 자 중에서

고집은 개성의 밀도와 정비례한다. 사소한 일을 가지고 지나치게 문제시할 때 아이들은 문제아가 되게 마련이다. 오히려 문제성이 전혀 없는 아이야말로 문제아가 아닐까. 인류 역사상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들은 누구누구 할 것 없이 대개가 문제아였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부모들은 '자라나는' 아이들을 두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호랑이는 우리 인간에 비해 얼마나 개성을 존중하는 동물인가. - 문제아 중에서

좋아하는 사람끼리 함께 있을 수 없을 때 인간사에는 그늘이 진다. 우수의 그늘이 진다. 늘 함께 있고 싶은 희망사항이 지속되려면 들여다보려고만 하는 시선을 같은 방향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서로 얽어매기보다는 혼자 있게 할 일이다. 거문고가 한 가락에 울리면서도 그 줄은 따로따로이듯이, 그러한 떨어짐이 있어야 할 것이다. - 함께 있고 싶어서 중에서

사형수에게는 일분 일 초가 생명 그 자체로 실감된다고 한다. 그에게는 내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오늘을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에 살고 있으면서도 곧잘 다음날로 미루며 내일을 살려고 한다. 생명의 한 도막인 하루하루를 소홀히 낭비하면서도 뉘우칠 줄을 모른다. 일상이 지겨운 사람들은 때로는 종점에서 자신의 생을 조명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반복의 심화를 위해서. - 종점에서 조명을 중에서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가 아니라 상상의 날개에 편승한 찬란한 오해다. '나는 당신을 죽도록 사랑합니다'라는 말의 정체는 '나는 당신을 죽도록 오해합니다'일 것이다. 누가 나를 추켜세운다고 해서 우쭐댈 것도 없고 헐뜯는다고 해서 화낼 일도 못된다. 그건 모두가 한쪽만을 보고 성급하게 판단한 오해이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젠장, 그건 말짱 오해라니까" - 오해 중에서

세상을 내가 하직하기 전에 내가 할 일은 먼저 인간의 선의지를 저버린 일에 대한 참회다. 이웃의 선의지에 대해서 내가 어리석은 탓으로 저지른 허물을 참회하지 않고는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다.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동무들과 어울려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서였다. 엿장수가 엿판을 내려놓고 땀을 들이고 있었다. 그 엿장수는 교문 밖에서도 가끔 볼 수 있으리만큼 낯익은 사람인데, 그는 팔 하나와 말을 더듬는 장애자였다. 대여섯 된 우리는 그 엿장수를 둘러싸고 엿가락을 고르는 체하면서 적지 않은 엿을 슬쩍슬쩍 빼돌렸다. 돈은 서너 가락치밖에 내지 않았다. 이 일이, 돌이킬 수 없는 이 일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그가 만약 넉살 좋고 건강한 엿장수였더라면 나는 벌써 그런 일을 잊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 미리 쓰는 유서 중에서

생명의 기능이 나가버린 육신은 보기 흉하고 이웃에게 짐이 될 것이므로 조금도 지체할 것 없이 없애주었으면 고맙겠다. 그것은 내가 벗어버린 헌옷이니까. 물론 옮기기 편리하고 이웃에게 방해되지 않는 곳이라면 아무 데서나 다비해도 무방하다. 사리 같은 걸 남겨 이웃을 귀찮게 하는 일을 나는 절대로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내생에도 다시 한반도에 태어나고 싶다. 누가 뭐라 해도 모국어에 대한 애착 때문에 나는 이 나라를 버릴 수 없다. 다시 출가 사문이 되어 금생에 못다한 일들을 하고 싶다. - 미리 쓰는 유서 중에서

어린 왕자! 지금 밖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 창호에 번지는 오후의 햇살이 지극히 선하다. 이런 시각에 나는 티없이 맑은 네 목소리를 듣는다. 구슬 같은 눈매를 본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해지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을 그 눈매를 그린다. 그리고 이런 메아리가 들려온다. "나하고 친하자, 나는 외롭다." 어린 왕자! 이제 너는 내게서 무연한 남이 아니다. - 영혼의 모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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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김형근 님 2011.10.08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기보다는, 흐트러지려는 나를 내 자신이 거두어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 김형근 님 2011.10.08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인 것을.

  • 김형근 님 2011.10.08

    사위 성의 온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던 살인귀 앙굴리말라를 귀의시킨 것은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신통력이 아니었다. 위엄도 권위도 아니었다. 그것은 오로지 끝없는 자비였다. 아무리 흉악무도한 살인귀라 할지라도 차별 없는 훈훈한 사랑 앞에서는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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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혼의 모음(母音)』은 법정 스님의 첫 수상록이라고 한다. 서문에 보면 『영혼의 모음(母音)』에 있는 글들을 가려 뽑아 『무...
    『영혼의 모음(母音)』은 법정 스님의 첫 수상록이라고 한다. 서문에 보면 『영혼의 모음(母音)』에 있는 글들을 가려 뽑아 『무소유』에 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무소유』를 먼저 읽은 나에게는 새로운 글들은 많지 않았다.
    『영혼의 모음(母音)』은 19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에 시대적 상황이나 그 당시에 느낀 경험들을 위주로 적은 글들이다.
    이 글에서 많이 기억에 남는 부분은 크게 4~5가지 글이다.
     첫째는 <달하 노피곰 도다샤>에서의 「함께 있고 싶어서」라는 글이다.
    「함께 있고 싶어서」라는 글은 고교 시절 언어영역 문제집에서 본 글이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그 때 읽고 느낀 감동 때문인지 잘 잊혀지지 않는다. 당시 문제집에 박경리의 「조화」라는 수필가 대비되는 글로 나왔다.
    「함께 있고 싶어서」서는 가을에 많은 결혼이 이루어진다는 글로 시작한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던 Z양이 여름철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 가을에 불쑥 나타나 결혼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스님이 이유가 뭐냐고 물어 보았더니 함께 있고 싶어서라고 대답한다.
    Z양의 함께 있고 싶어서라는 말로 화두를 삼아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좋아하는 사람끼리 함께 있을 수 없을 때 인간사에는 그늘이 진다. 우수의 그늘이 진다.
    그런데 함께 있고 싶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일 뿐, 인간은 본질적으로 혼자일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존재가 아닐까. 사람은 분명히 홀로 태어난다. 그리고 죽을 때에도 혼자서 죽어간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도 혼자서 살 수밖에 없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페이지 : 29
    이렇게 인간은 본질적으로 혼자일 수 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그 이유에 대해 이런 글이 있다.
    사람은 저마다 업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을 따로 해야 되고 행동도 같이할 수 없다. 인연에 따라 모였다가 그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게 마련이다. 물론 인연의 주재자는 그 누구도 아닌 자기자신이다. 이것은 어떤 종교의 도그마이기에 앞서 무량겁을 두고 되풀이될 우주 질서 같은 것이다.
    페이지 : 29
    불교용어를 풀어서 이렇게 얘기한다.
    모든 현상은 고정해 있지 않고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페이지 : 29
    이를 삼법인 중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한다.
    그리고 늘 함께 있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라고 얘기한다.
    늘 함께 있고 싶은 희망 사항이 지속되려면, 들여다보려고만하는 시선을 같은 방향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서로 얽매이기 보다는 혼자 잇게 할 일이다. 거문고가 한 가락에 울리면서도 그 줄은 따로따로이듯이, 그러한 떨어짐이 있어야 할 것이다.
    페이지 : 29~30
     그러면서도 다른 글을 보면 인간은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두번째 글은 「雪害木」이다. 설해목(雪害木)이란 직역하자면 눈이 나무를 해친다는 의미이다.
    이 글은 어느 겨울 어떤 노승에게 친분이 있는 사람이 망나니 같은 자기 자식(더벅머리)을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노승은 몸소 저녁을 지어 먹이고 발을 씻으라고 대야에 따뜻한 물을 떠다 주었는데, 더벅머리는 눈물을 흘린다.
    법정 스님은 이 이야기를 보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훈계를 많이 받아서 진저리가 났던 더벅머리가 따뜻한 손길이 그리웠을거라고.
    그래서 이를 이렇게 비유한다.
    산에서 살다 보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겨울철이면 나무들이 많이 꺾이고 만다.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 않던 아름드리 나무들이, 꿋꿋하게 고집스럽기만 하던 그 소나무들이 눈이 내려 덮이면 꺾이게 된다. 가지 끝에 사뿐사뿐 내려 쌓이는 그 하얀 눈에 어처구니없이 꺾이고 만다.
    페이지 : 95
     다시 말해서 설해목(雪害木)이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랑 즉, 자비라고 말씀하신다.
    사위 성의 온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던 살인귀 앙굴리말라를 귀의시킨 것은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신통력이 아니었다. 위엄도 권위도 아니었다. 그것은 오로지 끝없는 자비였다. 아무리 흉악무도한 살인귀라 할지라도 차별 없는 훈훈한 사랑 앞에서는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페이지 : 95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인 것을.
    페이지 : 95
    세 번째 이야기는 「탁상시계 이야기」이다. 「무소유」도 너무나 좋은 글이지만 「무소유」는 이전에 리뷰를 썼기에 넘어가고 안 썼던 이야기를 한 번 써보자.
    「탁상시계 이야기」는 스님이 거처에 물건을 도둑맞았는데 그 중 제일 필요한 물건인 탁상시계였다. 그 시계를 찾기보다는 다른 시계를 싸게 구입하기 위해서 청계천에 갔는데 잃어버린 탁상시계를 시계를 팔기 위해 흥정하고 있는 도(盜)선생에게 돈을 주고 샀다는 이야기이다.
    스님은 시계를 잃어버리면서 「무소유」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그래도 가진 것이 많아서 잃어버릴게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스님은 도(盜)선생에게 시계를 사면서 그에게 대한 용서에 대해 이렇게 깨우침을 얻는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기보다는, 흐트러지려는 나를 내 자신이 거두어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페이지 : 152
     
    그 외에도 「미리 쓰는 유서」에서 스님이 얘기하신데로 검소하게 장례를 치르셨고, 신문배달하던 꼬마였던 분에게 책 한 권을 선물로 주신다.
    또 이 책의 제목이자 마지막 글인 「영혼의 모음」은 『어린왕자』에게 부치는 편지이다.
    『어린왕자』를 좋아하셔서 그 에 대한 일화와 생각에 관한 글들이다.
     
    이 외에도 불교 설화나 시대적 배경에 관한 글들도 많이 있고 불교 용어나 사상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주고 계신다.
    그리고 또한 불교 정화 운동에 관한 의견도 피력하고 계신다.
    인간과 인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 있을 때 읽어보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   눈 내리는 3월, 광화문에서였다. 선배와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고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접한 소식은 바...

     
    눈 내리는 3월, 광화문에서였다. 선배와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고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접한 소식은 바로 법정 스님의 입적 소식이었다. 뭔가 툭 하고 가슴 한쪽에서 무너져내리던 그 느낌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나신 스님의 초기의 글을 읽는 것은 한겨울 스산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따스한 손길 그 자체였다.
     
     
    그 여름에 읽은 책
     저녁 공양 한 시간쯤 앞두고 가사 장삼에 땀이 흠뻑 배고 깔았던 방석이 축축할 정도로 <십회향품>을 그 여름에 읽으셨다는 부분을 읽었다. 어렸을 적 나만의 책장에는 가끔 음주하고 귀가하시면서 한두 권씩 사오시던 아버지의 책 선물과 내가 목록을 지워가며 샀던 책들로 가득했었는데_ 그때는 책을 한 번 읽고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몇 번이고 읽어 책 내용이 외워졌지만, 그럼에도 나를 잡아당기는 그런 책이 있어서 행복했던 때가 있었다. 누가 시켜서 읽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스스로 우러나서 한 일이었기에 환희로 가득했고 읽는다는 의미는 다른 목소리를 통해 내 근원적인 음성을 듣는 일이라는 스님의 말씀이 훅 내게 다가온다.
     
     광화문점 리모델링 후 교보에 가서 10년 돼서 비닐이 벗겨져 나달해진 멤버십 카드도 바꾸고, 개설한 지 5년이 훌쩍 넘은 북로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북로그를 개설한 후부터 연초에 올해는 어떤 책을 읽어야지 무엇하나에 편중되지 않으려고 고심하고 그랬었다. 북로그를 통해서 만나는 이웃들과의 관계에서도 인터넷 공간이라는 특유의 낯섦이 아니라 책으로 공통된 키워드가 있어서 오히려 매일 만나지 않아도 정다운 이웃으로 다가왔었는데, 앞으로 이 공간을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 지는 여전히 내게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책에 관해서 만큼은 나름의 욕심이 있는 나이기에, 스님의 최초의 분서 사건을 읽고 이후에 보고 싶은 단행본이 헐값에 나와 실컷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망에 나도 동감해보았다. 그랬더니 동생이 안 된단다. 좋은 책이 있기에는 저자와 출판 관계자와 그 외에 많은 분의 수고가 더해져서 나오는 것인데, 무조건 싸게! 이러면 좋은 책은 나올 수 없단다. 그 말에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책을 읽고 북글 쓰는 일 그 자체에만 급급했던 것은 아닐까, 잠시 잠깐 이기적인 생각에 부끄러웠다.
     
     
    잊을 수 없는 사람 수연 스님: 사람은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초발심 한 풋내기 시절, 어느 겨울에 만난 스님의 소중한 인연을 읽었다. 스님의 독감, 산에서 내려가 장장 80리를 걸어서 탁발을 하고 약을 지어왔던 수연 스님의 정성에 어린애처럼 울어버리고 말았다는 말. 자비가 무엇인지, 도반의 정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느꼈다고 하셨다. 같이 버스를 타고 갈 때 호주머니에서 주머니칼을 꺼내어 창틀에서 빠지려는 나사못 두 개를 말없이 죄어놓은 사람, 사소한 일로 스님을 흔들어놓았다는 그분이야 말로 실로 세상의 주인이 될 만한 사람이었다는 말이 내 마음을 울린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인간의 계절은 어디서 오는 걸까
     그것은 어디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마련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비극은 있어도 절망은 없다.
     새날을 비상하는 의지의 날개가 꺾이지 않는 한 좌절이란 있을 수 없다.
     어제를 딛고 오늘은 일어서야 한다.
     이 봄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지 말자.
     어떤 봄을 마련할 것인가를, 이른 새벽에라도 생각해보자.
     그래서 겨울의 그늘진 잔해를 우리들의 영토로부터 말끔히 씻어내야겠다.
     
    새해에 읽은 책이라 새해에 대한 여러 가지 계획, 다짐들이 늘 생각이 닿는 곳이라면 어느 곳에서건 남아 있었다. 얼마 전 받은 메일에서도 12월 31일과 1월 1일의 경계란 참 오묘한 것인데 그것에 시간의 개념으로 싹둑 잘라버린 사람은 누굴까? 란 문장이 있었다. 그게 누구인지는 몰라도 새해, 새로운 시작은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기분 좋은 긴장감을 준다. 올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새해를 맞으며 다짐한 것은 좀 더 단단해지는 것과 좀 더 관대해지는 것!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인 것을, 나의 하루하루가 나를 형성한다. 올해도 나를 연소해서 따듯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 잊을 수 없는 사람 | mi**oo67 | 2007.09.27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또 한 마디의 시간이 지나갔다. 한 철이 지날 때마다 규칙처럼 법정 스님의 책을 읽는다. 특별한 동기나 목적이 있어서...

    또 한 마디의 시간이 지나갔다.

    한 철이 지날 때마다

    규칙처럼 법정 스님의 책을

    읽는다.

    특별한 동기나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이다.

    이번에도 다름없이 스님의 책을 읽는다.

     

    수필집 <영혼의 모음>은

    법정 스님의 첫 수필집이란다.

    책에 담긴 글들은 대개

    60년대 말과 70년대 초에 쓰여 졌다.

     

    책을 읽으며

    근래에 쓰여 진 스님의 글과

    몇몇 다른 면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이 스님의 전체적인

    사고와 행동의 방향의 변화를 뜻하는지는 모르겠으나

    30여년 세월의

    어떤 변모를 볼 수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 다른 몇몇 이라는 것은

    첫째, 시정에 참여적인 글들이 적지 않다는 것.

    둘째, 현실 참여적인 태도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으신 듯 하다는 것.

    셋째, 불교에 대한 비판적인 글들도 종종 볼 수 있다는 것.

     

    세 가지 점에서,

    스님이 이 책에 담은 글을 쓸 때는

    다분히 구체적인 현실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고,

    참여의 목소리 또한, 지니고 계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뿐 아니라

    현재의 스님의 생활에 대한

    생각을 마련하고 있음도 찾아 볼 수 있었다.

     

    근래의 스님의 글은

    자연 가까이 살며

    자연 친화적이고 인간 삶의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는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때

    그런 변화와 바탕에 주의를 기울여 본다.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단어는 '심화(深化)'이다.

    요즘 내가 생각하고 있는 <심화>의 의미와는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스님이 생각하시는 심화의 의미도

    내 생각에 일부 포함되어 있고,

    내 생각에 덧붙여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제일 기억에 남는 글은

    <잊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수필이다.

    이 글 또한 현재의 내 생활과 관련해

    더욱 값지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과거에,

    나는 선(善)하게 사는 것의 힘을 믿는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막상 실제 생활에서는

    많이 분별하고, 재고, 계산하며,

    나의 부분을 할애하기를 꺼린다.

    <잊을 수 없는 사람>에 나오는

    주인공의 삶은

    '자비'와 '함께 사는 삶'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생활에 변화를 가져야 할 것 같다.

     

    과거에 대해 현재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되어 왔다.

    그것은

    다른 어떤 개인의 변화만이 아니라

    현재 내가 생활하는 공간의 모습도 변했다.

    앞선 세대들의 생활 양태와

    우리의 생활 양태는 많이 달라졌다.

    그런 점을 생각하며 부끄러운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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