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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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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쪽 | A5
ISBN-10 : 8954616631
ISBN-13 : 9788954616638
모르는 여인들 중고
저자 신경숙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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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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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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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소외된 존재들에게 보내는 나직한 속삭임!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신경숙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여섯 번째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 세계로부터 단절된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들을 소통시키기 위한 순례기와 같은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익명의 인간관계 사이에서 새롭게 발견해낸 삶의 의미들을 엿볼 수 있다. 각 이야기 속에서는 익명의 ‘모르는 사람들’이 그려내는 풍경들이 펼쳐진다. 이 세계의 주변부를 떠도는, 잘나지도 독특하지도 않은 사람들. 군중 속에 섞여 있으면 잘 보이지도 않을 사람들. 작가는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눈에 띄지 않았던 존재들이 보내는 희미한 발신음을 포착해내고 그들을 향해 말을 건넨다. 그리고 그들이 현대인이 상실한 인간적인 체온과 연민을 지니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소개

저자 : 신경숙
저자 신경숙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스물두 살 되던 해인 1985년 중편 「겨울우화」로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풍금이 있던 자리』 『깊은 슬픔』 『외딴방』 등 한국문학의 주요 작품들을 잇달아 출간하며 신경숙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이 있는 시선, 상징과 은유가 풍부한 울림이 큰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로 작품세계를 넓혀온 그는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출간했다. 31개국에 판권이 팔린 밀리언셀러 『엄마를 부탁해』는 미국의 문학전문 출판사인 크노프사에서 출간되어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이 선정한 ‘올해의 책 베스트 10’(문학 부문)에 선정되었고, 각국 언론의 호평 속에 이례적인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작가의 또다른 책으로는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 『감자 먹는 사람들』 『딸기밭』 『종소리』,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짧은 소설을 모은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네 슬픔아』, 일본 작가 쓰시마 유코와의 서간집인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이 있다. 팔 년 만에 출간되는 여섯번째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은 세계로부터 단절된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들을 소통시키기 위한 일곱 편의 순례기로, 익명의 인간관계 사이에서 새롭 단발견해낸 삶의 의미들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특유의 예민한 시선과 마음을 흔드는 문체로, 소외된 존재 일곱마지막으로 조우절된 삶의 신비는 절망의 극점에서 발견되는 구원의 빛들을 포착해내어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바닥 모를 생의 불가해성을 탐색한다.
한국일보문학상, 동인문학상,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외딴방』이 프랑스의 비평가와 문학기자 들이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Prix de l’aperrCu)’을 수상했다.

목차

세상 끝의 신발
화분이 있는 마당
그가 지금 풀숲에서
어두워진 후에
성문 앞 보리수
숨어 있는 눈
모르는 여인들

해설| 권희철(문학평론가) - 사랑이며 또한 인생인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세상 끝의 신발」 나는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어지면 그 사람 신발에 발을 몰래 넣어보고 싶다. 소녀 시절엔 내 또래 여자아이들의 운동화 속에, 처녀 시절엔 그 남자들의 구두 속에 내 발을 몰래 넣어보았을 것이다. 여자든 남자든 젊은이거나 나이든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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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신발」
나는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어지면 그 사람 신발에 발을 몰래 넣어보고 싶다. 소녀 시절엔 내 또래 여자아이들의 운동화 속에, 처녀 시절엔 그 남자들의 구두 속에 내 발을 몰래 넣어보았을 것이다. 여자든 남자든 젊은이거나 나이든 이거나 가리지 않았다. 그동안 나와 친밀하게 지냈거나 지금 그렇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도 모르게 이미 내가 그들의 신발에 내 발을 가만 집어넣어봤다는 것을 알는지.(26쪽)

「그가 지금 풀숲에서」
아내를 세 번 만나고 그가 청혼했을 때 아내는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인 채 “네” 그랬다. 그로서는 너무나 뜻밖의 대답이었다. 거절당하지는 않을 것 같았으니 청혼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겠다거나 상의해보겠다라는 말도 없이, 아니 잠시 머뭇거리는 기척도 없이 결혼하자는 말에 여자가 바로 네, 하고 나올 줄은 그는 짐작도 못 했다. 손을 잡기도 전이고 영화를 보기도 전이고 약속시간에 늦어보기도 전이니 당연히 술을 같이 마셔보거나 기차를 함께 타보기도 전이었다. 여자가 어떤 영화배우를 좋아하는지, 여자가 싫어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여자가 좋아하는 짐승은 무엇인지 알기도 전이었다. 그런 것들을 알기도 전에 결혼을 했는데 그는 아직도 아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무슨 냄새에 이끌리는지를 알지 못했다. 어둠 속 새의 눈을 응시하고 있는 그의 눈이 흔들렸다. 여태 그 누구도, 어머니마저도 무슨 일에 그렇게 단번에 네, 해주었던 적이 없었다는 것을 그는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 자신 또한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단번에 네, 하고 대답했던 적이 없었다는 것도.(112~113쪽)

「숨어 있는 눈」
귀머거리 고양이들과 지내다보니 이따금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는 귀들을 생각하게 돼요. 어쩌면 A가 길거리의 고양이들을 집으로 들이기 시작한 건 귀머거리 고양이들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귀들을 생각하고 있으면 너무 막막하고 곧 안절부절못하게 됩니다. 적막이 마음 안에 쌓이고 쌓여 비명을 지르고 싶어져요. 어느 때는 귓구멍을 손으로 막고 가만히 있어볼 때도 있죠. 그런데 소리를 듣지 못하는 고양이들은 움직이는 것이나 흔들리는 것에는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더군요. 바람결에 무엇인가 흔들리면 혼절하도록 그 움직임을 따라다녀요. (…) A를 다시 보게 되면 말해주고 싶어요. 저 귀머거리 고양이들이 소리를 못 듣는 대신 움직임에 민감한 것에 대해 말이에요. 매사가 그런 이치라면 좋겠어요. 한구석이 모자란 대신 다른 구석이 풍성하다면 살아 있는 것들의 균형은 저절로 이루어질 텐데.(214~215쪽)

「모르는 여인들」
나는 늘 어제보다는 오늘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60년대보다는 70년대가 나았고 80년대보다는 90년대가 나았고, 그리고 지금이 낫다고. 개인적으로도 이십대보다는 삼십대가 좋았고 삼십대보다는 사십대가 된 지금이 나쁘지 않다. 이유는 단 하나다. 연애감정에서 멀어졌다는 것. 그토록 막연하고 불안하고 죽을 것 같은 고통스런 감정들이 모두 다 연애감정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으련만 마음이 연애감정에서 멀어지자 자유로워졌다. 쓸쓸한 자유. 그 자유가 나쁘지 않다. 연애감정에서 멀어지고 나는 전공과는 상관없이 북 디자이너가 되었다. 일상에 집중했고, 어머니 생일을 챙기기 시작했다. 주변 남자들의 진실과 위선을 과장 없이 바라볼 수 있었으며, 나보다 젊은 여자들이 부러움 없이 아름답게 보였으며, 사람들하고 제법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고, 여행지에서 전화통을 붙잡고 있는 대신 책을 읽을 수 있었으며 옛날 일을 떠올려도 웃을 수 있었다. 내게는 영원히 찾아올 것 같지 않았던 평화가 거기 있었다. 다시 한 사람을 향한 격정 속에 빠져서 매 순간을 휘둘리고 싶지 않다. 한 사람을 욕심내는 일은 격정만 주는 게 아니라 절망을 함께 준다. 그래서 가차없이 그 사람에게 상처를 입혀버리기도 한다. 그 격정과 절망 속에 다시 나를 밀어넣고 싶지 않았다. (231~232쪽)

서른이 되기 전에 나는 서른이 지난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까? 생각했다. 그렇다고 채와 함께 지냈던 이십대가 즐겁기만 했다는 얘긴 아니다. 나는 채가 내 곁에 있었던 이십대를 사랑하지 않는다. 행복하다고 여겼던 적이 별로 없다. 매일매일이 막연했고 불안했고 때로는 절망스러웠다. 그래서 채를 거기에 두고 도망쳤던 것일까. 아침에 눈을 뜨기 싫어 밤에 아예 잠을 자지 않은 날도 많았다.(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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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우울하고 고독한 시대에도 문학이 있다는 것에 나는 아직도 설렌다” 『종소리』 이후 팔 년 만에 여섯번째 단편집을 낸다. 지난 팔 년 동안 나는 장편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쓰는 데 집중했다.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이 우울하고 고독한 시대에도 문학이 있다는 것에 나는 아직도 설렌다”
『종소리』 이후 팔 년 만에 여섯번째 단편집을 낸다.


지난 팔 년 동안 나는 장편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쓰는 데 집중했다. 그 사이사이에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을 쓴 셈이다.

교정을 보기 위해 작품들을 다시 읽는 동안 잠깐씩 아득해지곤 했다. 팔 년이란 시간 때문이었을까. 깨끗한 신발을 신고 집을 나가 부랑아로 떠돌다가 굽이 다 닳은 해진 신발을 끌고 돌아온 기분이랄까.

개인적으로 이 책에 실린 단편소설들이 씌어진 시간들은 특별하다. 청탁을 받아서 썼다기보다 내가 쓰고 싶을 때마다 자발적으로 쓴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여기에 수록된 일곱 편의 작품들은 지난 팔 년 중에 내가 가장 침울했을 때나 내적으로 혼란스러울 때 씌어졌다는 뜻이다. 동시대로부터 혹은 내가 맺고 있는 관계로부터 마음이 훼손되거나 쓰라림으로 얼룩지려고 할 때마다 묵묵히 내 책상 앞으로 가서 이 작품들을 썼던 기억들. 하늘에서 내려온 사다리를 두 손으로 붙잡는 심정이었다고 하면 과장이겠지만 그런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누구에게 읽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때마다 이 작품들을 쓰지 않으면 다른 시간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았기에. 이 불완전한 세계가 발화시키는 슬픔과 분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어쩌든지 완성을 하고 나면 피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이 책에 실린 일곱 편의 단편들 속엔 익명의 ‘모르는 사람’들이 그려내는 성화(聖畵)가 있을 것이다. 주요인물로 등장하든 바람처럼 스쳐가든 이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모르는 사람들을 나는 나의 동시대인들이라고 느낀다. 이 세계의 중심부에 있지 않고 주변부를 떠도는 잘나지도 독특하지도 않은 사람들. 군중 속에 섞여 있으면 잘 보이지도 않을 사람들. 하지만 우리가 현대인이 되는 동안 상실해버린 인간적인 체온과 연민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내가 나의 내적 요구에 의해 이러한 사람들을 비밀스럽게 하나씩 낳아서 세상에 섞어놓은 것은, 이 별스럽지도 않은 사람들의 인생이 한쪽으로 치우친 이 세계의 한 끝을 끌어올려 균형을 이루어주길 원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 팔 년 동안 써놓은 작품들을 모아 읽으며 내가 새삼스럽게 알게 된 것은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르는 채 우리는 서로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따금 나를 행복하게 했던 나의 문장들도 사실은 나 혼자 쓴 게 아니라 나와 연결되어 있는 나의 동시대인들로부터 선물받은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이 우울하고 고독한 시대에도 문학이 있다는 것에 나는 아직도 설렌다.

인간이 저지르는 숱한 오류와 뜻밖의 강인함과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향한 말 걸기이기도 한 나의 작품들이 가능하면 슬픔에 빠진 사람들 곁에 오랫동안 놓여 있기를 바란다. _‘작가의 말’, 전문

8년 만에 출간되는 신경숙 문학의 마스터피스,
일찍이 거기에 있었으나 부름받지 못한 모든 것들에게 보내는 간절한 발신음


다시, 손을 꼽아본다. 2003년 『종소리』 출간 이후 정확하게, 팔 년 하고도 팔 개월 만이다. ‘작가의 말’에 밝힌 대로 그동안 작가는 세 편의 장편소설을 상재했다. 오랜 준비 끝에 2007년 책을 펴낸 『리진』 이후 거의 일 년에 한 편꼴로 장편소설을 선보인 셈이니, 쉴 틈 없는 부지런한 발걸음이었다. 그 잰 발걸음을 놀리는 동안 발표된 일곱 편의 단편들은 작가에게 어떤 숨고르기였을까.
긴 시간을 두고 새로 읽는 그의 단편들은 한 글자 한 글자, 마치 점자를 읽듯 천천히 눈으로, 손끝으로, 마음으로 더듬어 읽어내려가게 된다. 글자 하나 단어 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그 사이사이 행간에, 작가의 낮은 숨결이, 들숨과 날숨이 그대로 살아 있기 때문이다.
해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그 문장의 숨결을 따라, 저절로 심호흡을 하게 된다. 천천히 그리고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가 다시 또 천천히 깊은 숨을 토해내는 사이 그의 숨결과 나의 숨결이 엉키어든다. 작가와 소설 속 인물들, 그리고 독자가 뿜어내는 더운 숨결이 한데 엉키어드는 것. 어떤 독서가 이런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일까.

언젠가 소설가 김훈은 그의 소설을 두고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세상의 낯선 시간과 공간과 관계 속에 하나의 인간 존재가 놓여질 때 그 존재에게 숙명적으로 결핍되어 있는 것들을 향하여 신경숙의 글은 간절한 발신음을 보낸다. 그에 답하는 희미한 수신음들이 신경숙의 글 속에서 매우 정밀하고 단정하게 포착되어, 글의 켜와 글의 결을 이루고, 그 숙명적 결핍에 대한 인간의 교감이 그의 글을 아름답게 긴장시키고 있다.”
팔 년 만에 선보이는 신경숙의 단편들을 앞에 두고 새삼 오래전 그의 말이 떠오르는 것은, 이 일곱 편의 단편이 신경숙 문학의 가장 깊은 곳에서 떠올리는 한 바가지 샘물과도 같아서일 것이다. 늘 그 자리에 그렇게 있었으나 눈에 띄지 않는 것들, 작고 희미하게나마 끊임없이 제 존재를 드러내지만 끝내는 수신되지 못하던 그 목소리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그들이 보내는 희미한 발신음을 포착해내고 불러내어 보듬어주는 작가의 예민하고 섬세한 손길, 눈길, 그리고 숨결……
세상 모든 숨겨진 존재들, 사물들, 풍경들이 뿜어내는 희미한 숨결과 그를 어루만지는 작가의 더운 숨, 그리고 그 하나하나가 어쩌면 이름없는 존재인 동시에 그 순간을 함께 호흡하게 되는 독자들의 깊은 숨이 한데 엉키어드는 일. 이것은 분명 신경숙의 문학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첫 소설을 선보인 지 어느새 이십육 년, 그동안 적지 않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변하지 않았던 것들. 그의 말을 빌려 그대로 독자들에게 되돌려주고 싶다.
“인간이 지닌 숱한 결핍과 오류와 온갖 종류의 고통과 누추함과 간혹 탄식을 내뱉게 하는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향한 말 걸기이기도 한 그의 작품들이 가능하면 슬픔에 빠진 사람들 곁에 오랫동안 놓여 있기를 바란다.”

『모르는 여인들』이 함축하는 것은 우리의 삶이 극단적인 고립 속에서 경화(硬化)되는 것을 막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의 그물로 짜여지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인간적 조건들이다. 타인의 낯섦과 연약함과 누추함을 보듬고 그것과의 관계맺음을 향해 나아가며 서로 함께 존재함으로 세계의 구성방식을 조금씩 바꿔놓기. 그러니까, 그것은 사랑이며 또한 인생이다.
_권희철(문학평론가)

지독한 세속적 일상 속에서 신화적인 체험을 길어올리는 미학적 시선은 여전히 신경숙 문학의 힘이다. _정여울(문학평론가)

신경숙의 소설은 사회에서 가장 멀리 있고도 특수한 지점(개인)에서 출발하지만 그 때문에 일반적인 자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간과 사회에 가장 가깝고도 단독적인 문제를 드러내게 된다. 그녀 소설의 보편성은 개인들의 차이를 최대화하면서도 절대화하지 않는 데 있다.
_김남혁(문학평론가)

<책속으로 추가>

스무 살 적의 남자친구를 마흔에 갑자기 만나서 그의 아내와 아주머니가 주고받은 노트 속에 남긴 글을 읽게 될 줄은 몰랐다. 군복이 아니라 슈트 차림의 그로부터 암에 걸린 아내가 한사코 도망치려 하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말을 그와 함께 다녔던 학교에서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이것이 인생일까? 그것이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말해주고 싶었다.(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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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정재윤 님 2013.11.20

    하지만 그 맨발의 표정에서 놓여나지 못하고 그 연약함을 보듬고 그 누추함에 헌신하려는 것 또한 인간적인 순간이다. 그 가운데 후자를 사랑 이외에 무엇이라 부르겠는가

  • 구희일 님 2011.12.05

    어제 같은 오늘이란 말의 뜻이 권태나 무료가 아니라 별일 없이 무사하다는 뜻이란 것을 실감하는 때

회원리뷰

  • 예전의 내가 떠오른다. | ss**um | 2015.12.1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학창시절, 여름 방학보다 겨울 방학이 늘 기다려지고 좋았다. 모든 이유를 제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였다. 도서관...

    학창시절, 여름 방학보다 겨울 방학이 늘 기다려지고 좋았다. 모든 이유를 제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였다. 도서관이나 지인의 책장에서 빌린 책들을 쌓아 놓고 읽을 때의 그 뿌듯함과 느긋함. 하얀 눈이 내리는 날이라도 되면 세상에 혼자 고립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책이 더 잘 읽히곤 했다. 그런 기억이 희미하게만 남아 있을 뿐, 어떤 책을 읽고 즐거워하고 어떤 문장을 보며 감동 받았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그 당시에 집중하면서 즐겁게 읽었던 추억이 떠올라 무언가 아련한 느낌이 가시질 않는다.

      첫 단편「세상 끝의 신발」때문인지도 모른다.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쌓인 눈, 신발, 그리고 토방위에 놓인 순옥 언니의 신발. 이 소재만으로도 내가 자란 시골의 겨울을 추억해 내기에 충분했다. 흰 눈이 쌓인 날이면 제일 먼저 내 발자국을 남기고 싶어 괜히 마당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고 지금의 시골집으로 변모하기 전 나무 마루에 토방이 있었던 집을 기억하기에 더 옛 추억에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내가 타인에게 이웃집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 같은 착각이 이는 것도 아마 이런 역할이 한 몫 했을 것이다.

      늘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해외문학이라고 말하면서도 곰곰 생각해보면 국내문학이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초등학교 때는 시간이 남아돌아 닥치는 대로 학급도서를 읽었고 중학교 때는 필독서라는 명목 하에 이해하기 힘든 한국명단편들을 읽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닥치는 대로 읽되 서서히 해외 명작으로 손을 넓혔던 것 같다. 그러다 해외문학에 빠져 국내문학을 등한시 하게 되었고(국내 현대문학을 읽으면 도피하고 싶은 현실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 더 피하게 되었던 것 같다.), 가끔 이렇게 괜찮은 소설을 읽으면 국내 문학의 소중함과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일곱 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참 재미있다는 생각은 물론이고, 오랜만에 소설다운 소설을 읽는다는 기분이 들어 반가웠다. 국내문학에 목말라 하면서도 그만큼 등한시 했던 티가 역력히 드러나는 경험이 아닐 수 없는데 그래서인지 더 꼼꼼하고 신중하게 정독했던 것 같다.

      장편소설도 그렇지만 단편집은 한 번 흐름이 끊기면 그대로 묵혀 두는 경우가 많다. 이 소설집도 아껴가면서 읽다 마지막 두 편을 남겨 두고 오랫동안 책장에 묵혀 두었다. 그러다 이 소설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되살아나고 그 감정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 꺼내들었는데 역시나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책장을 덮으면서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우리 주변에 있는 이야기 같지만 말 그대로 소설 같은 이야기들이라고 생각되는 정갈한 글들. 저자의 필력에서 느껴지는 힘이 나에게 온전히 들어온 기분이었다. 이 상태라면 저자의 다른 글들을 얼른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도 했는데 역으로 때를 기다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각기 다른 분위기를 내는 단편들이 한 권의 책에 쌓이기까지의 시간이 8년 만이라고 하니(8년 만의 출간이 정확한 표현이지만) 한 권의 책이라도 쉬이 읽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내가 자라온 배경, 문화, 시대상을 무시하지 못한 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이유도 크지만 같은 정서를 지닌 눈에 드러나지 않는 감정도 결코 지나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옛날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도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이야기들이 더 많은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자잘한 소품과 소재들에서 내가 자라온 환경의 비슷한 면을 들춰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팍팍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옛 추억이 더 진하게 올라오는 이 시점에, 그냥 아무런 생각도 번민도 없이 눈이 내리는 겨울, 고향집 아랫목에 배를 깔고 누워 재미난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잠시나마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간 내가 살아온 시절들이 이상하리만큼 소중하게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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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계 맺으며 사는 삶 | sm**era | 2015.01.2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모르는 여인들   지은이 신경숙 펴낸곳 문학동네 펴낸날 1판 1쇄 2011년 11월 23일  ...

    모르는 여인들

     

    지은이 신경숙

    펴낸곳 문학동네

    펴낸날 1120111123

                  1320111227

     

    신경숙 님의 단편모음이다. 그녀이기에 손에 든 단편이다.

     

    - 세상 끝의 신발

    - 화분이 있는 마당

    - 그가 지금 풀숲에서

    - 어두워진 후에

    - 성문 앞 보리수

    - 숨어 있는 눈

    - 모르는 여인들

     

    여섯 편 단편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감정은 드러냄과 숨김인 것 같다. 작가는 벌거벗은 발과 신발에 대해 집착한다. 아픔과 쓸쓸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신발 속에 발을 감추고 있듯이 자신을 꽁꽁 싸고 살아간다. 누군가 나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관계 맺기를 시도해 올 때, 관계 맺기를 시도할 때, 사람들은 나의 맨발을 보여주듯 마음을 연다.

     

    나는 늘 어제보다는 오늘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60년대보다는 70년대가 나았고 80년대보다는 90년대가 나았고, 그리고 지금이 낫다고. 개인적으로도 이십대보다는 삼십대가 좋았고 삼십대보다는 사십대가 된 지금이 나쁘지 않다. 이유는 단 하나다. 연애감정에서 멀어졌다는 것. 그토록 막연하고 불안하고 죽을 것 같은 고통스런 감정들이 모두 다 연애감정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으련만 마음이 연애감정에서 멀어지자 자유로워졌다. 슬쓸한 자유, 그 자유가 나쁘지 않다. p. 231

     

     

    여행지에서 전화통을 붙잡고 있는 대신 책을 읽을 수 있었으며 옛날 일을 떠올려도 웃을 수 있었다. 내게는 영원히 찾아올 것 같지 않았던 평화가 거기 있었다. 다시 한 사람을 향한 격정 속에 빠져서 매 순간을 휘둘리고 싶지 않다. 한 사람을 욕심내는 일은 격정만 주는 게 아니라 절망을 함께 준다. 그래서 가차없이 그 사람에게 상처를 입혀버리기도 한다. 그 격정과 절망 속에 다시 나를 밀어 넣고 싶지 않았다. p.232

     

     

     

  • 세상 끝의 신발 | ap**t | 2013.11.2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오빠는 내가 무얼 읽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기사가 됐든, 책이 됐든... 내 목소리로 무엇을 읽으면...
     
    오빠는 내가 무얼 읽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기사가 됐든, 책이 됐든...
    내 목소리로 무엇을 읽으면 귀에 쏘옥쏘옥 들어와 박히고, 그림이 그려진단다.
    <모르는 여인들>의 첫 번째 단편인 <세상 끝의 신발>은 다음에 뭐 또 읽어달라고 하면 읽어주고 싶은 내용이었다.
    혼자만 알기엔 아까워서 나누고 싶었기 때문에.
    생각대로 오빠는 또 책을 읽어달랬고, 나는 1시간 반 동안 <세상 끝의 신발>을 읽어내려갔다.
    신경숙 특유의 연민어린 문체, 가슴 먹먹해지는 스토리가 극에 달했을 때 오빠야가 울음을 터뜨렸다.
    37살 먹은 남자가 "순옥이 언니가 숨겨논갑다~" 하면서 애처럼 펑펑 울었다.
    군대도 갔다온, 20년 넘게 사회생활해 온 30대 후반의 남자가...
    나 참...
     
     
    그리스인 청년은 법학을 공부하러 오고 아프카니스탄 남자는 시계를 팔러 왔구나, S는 생각했다.
    p171
     
    나는 편지를 식탁에 두고 개수대에 쌓여 있는 그릇들을 씻고 빨래통에서 남편의 속옷을 꺼내 비누칠해서 빨래판에 대고 초벌을 문지른 다음 세탁기에 넣었다.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비눗물 묻은 손을 수건에 닦고 나와서도 채의 편지를 뜯어보지 못하고 바라만 보았다. 그러는 사이 채와 함께했던 한 시절이 물밀듯이 내 부엌에까지 밀려와 있었다.
    p226
     
    나는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에 부딪힐 때마다 너를 생각하곤 했어. 너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그러면 내가 그 상황에서 어떤 처신을 해야 하는지 답이 나오곤 했지.
    p226
     
    나는 어제보다는 오늘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60년대보다는 70년대가 나았고 80년대보다는 90년대가 나았고, 그리고 지금이 낫다고. 개인적으로도 이십대보다는 삼십대가 좋았고 삼십대보다는 사십대가 된 지금이 나쁘지 않다. 이유는 단 하나다. 연애감정에서 멀어졌다는 것. 그토록 막연하고 불안하고 죽을 것 같은 고통스런 감정들이 모두 다 연애감정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으련만 마음이 연애감정에서 멀어지자 자유로워졌다. 쓸쓸한 자유. 그 자유가 나쁘지 않았다.
    p231
     
    다만 일 끝내고 집에 들어가서 잘 때나 일 나오려고 밥숟갈을 뜰 때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때가 가장 힘들다고 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 네, 하고 듣고 있다가 택시에서 내릴 때 거스롬돈을 챙겨 받지 않는 것. 그것뿐이었답니다. 가끔 이렇게 다른 사람의 기막힌 인생을 듣게 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편하게 기대고 있던 등이 나도 모르게 곧추세워져요. 내가 하루하루 이어지는 일상을 두고 뭐가 이렇게 시시하담, 싶어 권태를 느꼈던 것을 상대가 알까 싶어 미안해지는 때가 그런 때예요. 어제 같은 오늘이란 말의 뜻이 권태나 무료가 아니라 별일 없이 무사하다는 뜻이란 것을 실감하는 때이기도 하구요.
    p248
     
     
    - 신경숙 <모르는 여인들> 중에서
  • 신경숙 - 모르는 여인들 | ii**y77 | 2013.03.0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세상에는 설명 할 수 있는 것보다 설명 할 수 없는 것들이 더욱 많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늘 불안 해 한다. 실체가 없는 불안. 우리는 왜 그토록 두려워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만하다.   ...
    세상에는 설명 할 수 있는 것보다 설명 할 수 없는 것들이 더욱 많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늘 불안 해 한다. 실체가 없는 불안. 우리는 왜 그토록 두려워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만하다.
     
    신경숙 <모르는 여인들>
     
    완전과, 완벽을 추구하는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 내곤 한다. 인간을 만들었다는 신처럼 완전한 존재가 되기 위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은 지금의 놀라운 문명들을 이룩해 냈다. 예전보다 더 많이 가진 인간이다.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계속 탐한다. 아마도 이유는 우리가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서평을 쓰는 도중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를 절망에 빠트리는 것,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 본질은 똑같다는 게 아닐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한 번쯤은 들어 봤을 유명한 명언이다. 플라톤과 함께 서양 철학사에서 중요한 축을 이뤘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은 쉽게 해석한다면,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라고 해석된다. 이 부분을 조금 더 세심히 생각해 보면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살아간다.’여기서 조금 더 깊이 생각하면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인 받아야 살아갈 수 있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겠지만 적어도 난 이렇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상실의 시대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린 것일까라는 물음에 이렇게 답할 수 있을 거 같다.
     
    우리는 상실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바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잃어버린 나의 존재의 이유.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하겠다.’라는 생각에서 오는 것이다. <모르는 여인들>에 나왔던 인물들의 사색. 면접에서 연거푸 떨어진 나는 마치 쓸모없는 인간이 돼버린 듯하다. 사랑하는 아내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 돼버린 듯하다. 모두 같은 말이 아닌가.
    사람들은 존재의 이유를 잃어버렸을 때 공허함을 느낀다. 그리고 마음의 허전함은 다른 것들로 채워 넣으려고 한다. 욕심이란 그런 것들을 말하는 게 아닐까.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우리는 공허한 마음에 그저 소유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때려 붓는 행위. 결국 채울 수 없는 것이다.
    만약 공허함을 채울 수 있다면 결국 사람에게서 받을 수 있는 사랑이 아닐까?
    사랑이란 연인들 간의 통용되는 것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동성 친구의 우정 또한 사랑이고, 부모님이 나를 아껴주는 것 또한 사랑이다. 위하고, 생각하고 가슴 따뜻하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이 사랑이라 생각한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할 때에도, 어머니께서 나를 안을 때도, 길거리를 헤매는 고양이를 불쌍히 여길 때 모든 마음의 시작은 사랑이라 생각한다.
     
    모르는 사이 우리의 가치는 소유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결정되는 것 같다. 이것이 일반적인 흐름이고 방향이라는 말들이 우리에게 알 수 없는 막연한 두려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가치는 그런 것들로 정해지는 게 아닐 텐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 중 몇몇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할 선택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주위에 있는 또 다른 인물들은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어렴풋이 이해한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글로 표현할 수 없지만 이해 가능한 것이다. 인간의 머리로 판단하고 판명할 수 있는 것들은 세상의 극히 일부분이다. 모든 것들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가끔씩 머리로 이해가 안 될 때에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비록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지만, 마음에서 울리는 작은 소리로 어렴풋이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설명 할 수 있는 것보다, 설명 할 수 없는 게 더 많은데 굳이 우리는 모든 것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까?
  • 모르는 여인들 | eu**87 | 2012.11.30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신경숙의 신작이 나왔다고 여기저기서 빵빵 터뜨려 주길래 무슨책일까 탁 봤는데 책표지 보고 그냥 한번에 갔다....
     
    신경숙의 신작이 나왔다고 여기저기서 빵빵 터뜨려 주길래 무슨책일까 탁 봤는데
    책표지 보고 그냥 한번에 갔다. 초록색이 너무 이뻐서. 그래도 고민고민하면서 책 검색을 했는데 유투브 동영상에서
    각각의 사람들이 나와 책의 한구절씩을 읽어주는 장면이 나왔는데 .......... 유지태가 나와서 감정을 실어 구절을 읽는데.......... 또 그냥 한번에 갔다ㅠ
    어느새 장바구니로 들어간 책과 결제를 끝낸 나 ㅠ
    그만큼 기대를 참 많이 했다. 유지태가 읽었던 부분은 어디일까 되뇌이면서도 읽고 각각의 단편은 어떻게 연결이 되있을까 고민도 해보고.
     
    단편집이라고 얼핏 들은것 같은데 막상 목차를 보고 정말 단편이구나 라고 실감한 순간 약간의 실망감 엄습....
    썩 좋아하지 않는다. 네다섯번째 단편을 읽을 쯤이면 첫번째 단편의 내용은 뭐였더라 하면서 생각해내야하고 생각이 안나면 난 도대체 책을 뭘로 읽었나 하는
    나에대한 실망감도 들고. 그래서 장편을 선호함.
     
    신경숙 작품은 처음이다.
    엄마를 부탁해가 너무 유명해져서 읽어봤음도 하는데 이상하게 사람심리가 유명세 탄건 보고싶지도 않고 읽고싶지도 않고 가보고 싶지도 않다.
     
    총 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화분이 있는 마당이랑 성문 앞 보리수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전자는 우리집이랑 비슷해서 기억에 남고 후자는 독일에서의 타지생활이 예전에 내 타지생활을 생각나게 해주어서.
    어두워진후에 라는 단편은 굳이 살인사건 얘기를 글로 써서 remind 시켜줄필요가 있었다 싶고
    밤에 읽는데 무서워서 잠도 못잤다.
    모르는여인들 이라는 단편은 한참 재밌게 읽고 있는데 툭 끊겨서............... 엇 뭐징? 이라며 어리둥절 했었고.
     
    '세속적 일상속에서 신화적인 체험을 길어올리는 미학적 시선'이라고 뒷면에 소개되어 있는데
    다 읽은 후에는 마치 무라카미하루키 책을 다 읽고나서 느껴지는 묘함 또한 엄습했다.
     
     
    엄마 책꽂이에 있는 바이올렛도 한번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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