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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여행을 떠났다
295쪽 | | 153*211*26mm
ISBN-10 : 895596868X
ISBN-13 : 9788955968682
하필, 여행을 떠났다 중고
저자 여병구 | 출판사 노란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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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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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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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지구의 구석구석을 탐험해온
프로 여행자 여병구의 격정 여행기
아프리카 섬나라의 후끈한 공기부터 극지방의 오로라까지
여행지 편집장 10년을 겪으며 깨달은 생애 최고의 여행!

“이유 없이 떠난 줄 알았던 낯선 여행지에서
나는 언제나 내가 떠나온 이유를 알게 됐다!” 10년 동안 전문 여행지 《뚜르드몽드》를 만들어온
여병구 편집장의 첫 번째 여행 에세이

여행지 편집장으로 10년째 살고 있는 여병구 <뚜르드몽드> 편집장이 그동안 잡지 지면에 다 풀어내지 못했던 격정적 여행 이야기와 순간의 이미지들, 그리고 현지에서 맞닥뜨린 여행의 감성에 흠뻑 젖은 시작詩作 메모를 더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차고 넘치는 여행 정보는 최대한 배제했다. 여병구 편집장은 여행을 떠난 이들이 습관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정해진 루트를 답습하는 여정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목격하고 자기만의 언어로 여행을 흡수하기를 바란다. 여행하는 모든 이들이 제각각 여행의 이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그는 자신이 겪은 감동의 순간들에 대해 아주 진솔하게 쏟아내고 있다.

《하필, 여행을 떠났다》에는 노르웨이 시르케네스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곶까지 22개국의 29개 지역에 대한 여병구 저자만의 격정 여행기가 빼곡하게 담겨 있다. 각 지역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가 아니라 어느 막다른 골목 혹은 해질녘의 언덕 위에서, 더러는 느닷없이 만난 어느 누군가를 통해 전혀 다르게 맞닥뜨리게 된 여행지의 분위기를 담고 있다. 부제처럼 낯선 길 위에서 다른 ‘나’를 만나는 즐거움이 빼곡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뷰파인더에 소장했던 사진들과 저자의 감정이 느껴지는 시작 메모는 그의 여행을 감각하게 만드는 반가운 덤이다.

저자소개

저자 : 여병구
10년째 여행지 <뚜르드몽드Tour de Monde> 편집장으로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부터 북극과 남극까지 지구 곳곳을 찾아 취재하고 있다. 10년간의 여행지 편집장을 포함해 23년에 걸쳐 연예, 스포츠, 문화,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경험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주었고, 이는 여병구 편집장이 발 딛는 여정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있다. 그는 오늘도 좋은 여행을 통해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희망을 품게 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하며 지구 어딘가에서 걷고 있다. 인하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뚜르드몽드>와 함께 <요팅 매거진> 편집장도 겸하고 있다. 2016년 한국잡지언론상 우수기자상을 수상했다.

목차

01 喜 여행자의 전율
노르웨이 _ 시르케네스 : 오, 오로라! 015
페루 _ 마추픽추 : 욕심 많은 여행자 025
터키 _ 이스탄불 : 세상의 문 037
사모아 _ 아피아 : 파 사모아 045
스위스 _ 체르마트 : 마터호른의 자비 057
미얀마 _ 바간 : 3000번의 일몰 065
쿠바 _ 아바나 : 자기만의 자화상 075
베트남 _ 냐짱 : 젊음의 해방구 085
미국 _ 로타 섬 : 비밀의 정원 093
카타르 _ 도하 : 아라비안 나이트 101

02 怒 보이지 않았던 것들
모리셔스 _ 모리셔스 : 잊을 수 없는 발견 113
바누아투 _ 포트 빌라 : 시간 속으로 산책 123
일본 _ 아키타 현 : 절망의 지혜 133
스위스 _ 로이커바트 : 부끄러운 오만 141
캄보디아 _ 톤레삽 호수 : 괜찮아요, 우리 삶인 걸요 149

03 哀 낯설고도 익숙한 슬픔
오스트리아 _ 빈 : 중앙묘지 32A 구역 161
일본 _ 아사히카와 : 그리움이 사무치는 169
슬로베니아 _ 피란 : 아드리아 해의 어부 179
베트남 _ 호이안 : 아오자이의 희망 187
스위스 _ 리더알프 : 콜레라 195

04 樂 길을 떠나온 이유
호주 _ 멜버른 : 지친 여행자의 흥겨운 게으름 205
오스트리아 _ 인스부르크 : 외딴 행성에서 노는 법 215
라오스 _ 루앙프라방 : 꿈꾸는 여행 223
쿠바 _ 암보스문도스 호텔 : 511호의 부나방 231
프렌치 폴리네시아 _ 타히티 : 바람을 먼저 맞는 곳 239
노르웨이 _ 알타 : 알타에서 만난 소녀 249
핀란드 _ 헬싱키 : 사치에의 브로콜리 수프 259
미얀마 _ 양곤 : 선량한 도시 267
남아프리카공화국 _ 희망곶 : 내가 떠나온 이유 277

책 속으로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서 돈을 내고 버스에 탔던 어린 시절의 떨리고 불안했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마치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며 내디뎠던 첫발의 무게감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설레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계속 주위를 돌아보느라 식은땀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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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처음으로 혼자서 돈을 내고 버스에 탔던 어린 시절의 떨리고 불안했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마치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며 내디뎠던 첫발의 무게감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설레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계속 주위를 돌아보느라 식은땀이 났다. 나의 여행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그 후 버스를 타거나 기차에 올라 낯선 어딘가로 향하면서 창너머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글을 끄적거리는 것이 나에게는 행복이었다. 늘 마음속으로 더 넓은 곳으로 다가가고 싶었던 어릴 적 소망은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지금 언제든, 세상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여행자로 만들었다. 아직도 나는 어린 시절의 흥분을 잊지 못한다.
_8쪽 ‘프롤로그_여행의 시작’ 중에서

며칠 전 오로라를 관측하기 위해 전문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더니 숙소에서 우연히 오로라를 만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물론 시내에선 인위적인 각종 불빛이 오로라 관측을 방해해서 제대로 관측하려면 외곽의 어두운 지역으로 나가는 것이 좋았으리라. 날씨가 사납고 길이 험해서 당장 차를 몰고 나갈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어쨌든 나는 느닷없이 생애 첫 오로라 헌팅에 성공한 셈이었다. 객실에 올라와서도 나는 창문을 활짝 열고 찬 기온과 상관없이 내내 오로라의 신비한 움직임을 지켜봤다. 어떤 문장으로 그 순간의 감탄을 표현할 수 있을지 난감했다. 그것이 여행지에서 시 같지 않은 시를 적게 된 시작이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 밤, 잠을 푹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_17쪽 ‘노르웨이_시르케네스: 오, 오로라!’ 중에서

시티 투어 후 다시 터키항공 라운지로 복귀하니 환승 대기시간이 4시간으로 줄어 있었다. 몇 시간 동안 진행되는 스톱오버 투어인지라 살짝 감질나기도 했지만, 반드시 이스탄불을 다시 찾아 제대로 여행하고 싶다는 의욕을 북돋아주기도 했다. 나는 몇 시간 동안 고단한 취재로써가 아닌 마냥 즐거운 여행자의 여정으로서 낯선 세상의 문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았다.
_40쪽 ‘터키_이스탄불: 세상의 문’ 중에서

해질녘의 쉐산도 파고다는 바간의 천 년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이곳을 보지 않고 지나친다면 바간을 보지 못한 것이나 진배없다. 붉은 태양을 바라보는 곳은 붉게 물들어 눈부신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태양을 등진 곳은 어두운 실루엣에 잠겨 또 다른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쏟아내고 있었다. 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무언가를 얻어내려 하는 것도 일순간 부질없는 짓처럼 느껴져 그저 멍하니 그렇게 한동안 서있었다. 주위가 점점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암흑이 깊게 깔렸지만 제자리를 차지한 달이 은은한 달빛을 쏘아내는 바간의 풍경도 감탄을 연발하게 했다.
_68쪽 ‘미얀마_바간: 3000번의 일몰’ 중에서

몇 시간을 사막 언덕을 오르내리고 가로지르다 해안이 보이는 모래 언덕에 도착했다. 갑자기 바다가 나타나다니. 바로 페르시아 만이었다. 위용을 자랑하려는 듯 거친 파도를 연신 내보내느라 허연 입김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었다. 베두인의 전통 캠프에 들러 카타르식 바비큐 요리를 먹고 돌아오는 길에도 페르시아 만의 부드러운 해변 모래를 밟는 감촉이 잔잔하게 이어졌다.
_104쪽 ‘카타르_도하: 아라비안 나이트’ 중에서

지하에 있는 사우나 시설이 훌륭하다는 직원의 조언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사우나 문을 열었다. 순간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분명히 표지판을 보고 들어왔는데, 여탕에 잘못 들어왔다는 생각에 후다닥 되돌아나왔던 것이다. 식은땀이 흘렀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여탕이라고 생각한 곳으로 남자들이 계속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_142쪽 ‘스위스_로이커바트: 부끄러운 오만’ 중에서

저녁 10시가 다 되어서야 나는 마음에 차는 야경 사진 한 컷을 겨우 건질 수 있었다. 그런데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훙거부르크에 내려왔을 때 난감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인스부르크 시내로 돌아가는 모노레일이 운행을 끝낸 것이다. 야경과 사진 촬영에 정신이 팔려 시간 체크를 놓쳤던 것. 나는 그렇게 암흑 속에 덩그러니 내던져졌다. 그래도 야경을 카메라에 제대로 담았다는 흥분 덕이었는지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가 생겼다. 드문드문 이어지기는 했지만 역시 자정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있었다. 그리고 이 예기치 않은 상황은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_216쪽 ‘오스트리아_인스부르크: 외딴 행성에서 노는 법’ 중에서

511호로 내려가니 안내원이 반가이 맞았다. 8년간 장기 투숙을 하며 글을 썼을 헤밍웨이의 손때 묻은 타자기가 방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작은 침대와 낚싯대, 《노인과 바다》의 배 모형도 보였다. 열심히 두리번거리며 방 안을 살폈다. 헤밍웨이의 친필 작품들은 대부분 미국 JFK박물관으로 옮겨졌다는 안내원의 말 속에 아쉬움이 느껴졌다. 아바나 시내를 본격적으로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와이파이를 잡아 쓰기 위해 몰려 있는 사람들로 호텔 주변은 북적거렸다.
_232~233쪽 ‘쿠바_암보스문도스 호텔: 511호의 부나방’ 중에서

대서양과 인도양의 물빛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희망봉에서 날씨가 좋으면 남극까지 볼 수 있다는데 마음이 착한 사람만 볼 수 있다는 현지 안내원의 말에 이내 농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눈을 더 크게 뜨면 혹시 보일지 모른다는 희망에 들떠 나는 몇 번이고 바다 너머를 기웃거렸다.
_280쪽 ‘남아프리카공화국_희망곶: 내가 떠나온 이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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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하필, 여행을 떠났다》에서는 단순한 여행지에서 맞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보다 희귀하고 더욱 찬란한 순간들이 넘실댄다. 이를테면 여병구는 노르웨이 시르케네스에서 북극권에 살지 않는 한 평생 한 번도 볼 수 없는 오로라를 ‘헌팅’하고, 아드리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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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여행을 떠났다》에서는 단순한 여행지에서 맞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보다 희귀하고 더욱 찬란한 순간들이 넘실댄다.

이를테면 여병구는 노르웨이 시르케네스에서 북극권에 살지 않는 한 평생 한 번도 볼 수 없는 오로라를 ‘헌팅’하고, 아드리아 해를 마주한 슬로베니아의 피란에서는 방금 잡은 생선 비늘 냄새 속에서 진한 커피를 마신다. 카타르 도하 사막에서 4륜구동 크루저를 타고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다 갑자기 펼쳐진 페르시아 만을 보며 넋을 잃는가 하면, 쿠바 아바나에 가서는 “나의 모히토는 라 보데기타에, 내 다이키리는 엘 플로리디타에 있다”던 헤밍웨이를 회상하며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살았던 집을 방문한다.
눈이 일본에서 가장 많이 내리는 요코테에서 사케를 마시며 있는 그대로의 설국을 흠향한 뒤에는 소설 《달과 6펜스》와 《리턴 투 파라다이스》의 무대인 사모아 해변에서 돗자리를 깔고 열대의 하늘을 쳐다보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한가하게 헤엄친다. 이윽고 인도양 모리셔스에서 쉴 새 없이 고개를 흔드는 사탕수수밭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무인도였던 과거로 그대로 타임슬립하는 것이다.

어떤 장소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눈에 보이는 풍경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잠시 머물렀던 공간을 숙독하고 해체한 다음 자기만의 고유한 스토리로 만드는 상상력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다 보면 방황의 순간마다 나무 이파리의 잎맥까지 내면화시킨 헤르만 헤세의 온기 있는 기록이 가끔 떠오른다. 저자가 여행지에서 보고자 하는 것 역시 단순한 경탄이나 시든 감상이 아니다. 여병구는 미얀마 바간의 쉐산도 파고다에 올라 다른 행성에 뚝 떨어진 것 같은 일몰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희망을 바라는 사람마다 하늘을 향해 탑을 쌓는다면 해가 가리어져 세상은 오히려 어두워지겠지.” 이 책은 어쩌면 여행을 한다는 사실이 선물하는 시와 같다. 왜냐하면 진짜 시는 손닿지 않는 높은 곳에서 깔보는 대신, 우리에게 다른 세상의 뒤편을 보게 하는 안내자이기 때문에.

_ 이충걸(작가, 전 <지큐> 편집장), ‘추천의 글’ 중에서
방송과 영화를 통해 우리와 친숙한 세계 도시들을 여병구 저자의 여정에서 다시 만나는 재미도 특별하다. jtbc 여행 예능 《트레블러》의 쿠바 아바나, tvN 《꽃보다 청춘》에 등장했던 페루 마추픽추와 라오스 루앙프라방, 북유럽의 오로라, 영화 《카모메 식당》의 배경지 핀란드 헬싱키까지 때론 친근하고 때론 더욱 낯설게 펼쳐진다. 물론 바누아투의 포트 빌라를 비롯해 사모아의 아피아, 슬로베니아 피란, 카타르 도하, 미얀마 양곤처럼 좀처럼 여행지로 찾지 않았던 생경한 도시들을 속속들이 탐색하는 재미도 남다르다.

자자는 책 제목 《하필, 여행을 떠났다》에서 ‘하필’을 ‘의도하거나 예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낭패를 보는 경우’를 뜻하는 본래 의미와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여기서 ‘하필’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도리어 더 깊은” 감동의 순간에 대한 저자만의 감탄사에 가깝다. 1996년부터 기자를 시작한 이후 다양한 분야를 거쳐, 10년 전부터 전문 여행지 편집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여병구 편집장이 취재와 무관하게 낯선 이국의 땅에서 ‘하필’ 그 순간 마주했던 지독한 여행의 여운을 더 많은 독자와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프로 여행자 여병구 <뚜르드몽드> 편집장의 10년 여행기
365일 여행과 함께 사는 전문 여행자의 내공이 담긴 격정 여행

우리는 지나치게 많은 여행의 정보에 지쳐 있는 것이 아닐까? 같은 곳을 바라보더라도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여행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나는 이유 없이 떠난 길 위에서 불현듯 떠나온 이유를 찾아 헤매는 구도자가 되기도 했다. 이제부터 내 마음이 정화되던 그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달고 쓴 여행기는 물론 나의 뷰파인더에 들어온 사진들과 부끄럽지만 당시의 감성과 공기를 전달해줄 시작詩作 메모와 노트를 보탰다. 세상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는 소년과 긴 여정을 돌아오는 동안 지쳐버린 이웃까지도 조금은 공감할 수 있는 여행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_ 에필로그 ‘여행의 시작’ 중에서

여행 정보로 가득 채워진 가이드북이 여행의 가치와 의미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까? 바람과 돛만 있다면 어디로든 떠날 수 있던 시대는 지났고, 이제 인터넷과 와이파이만 있다면 세상 이디서든 트렌디한 맛집 정보와 핫플레이스 리스트, 알맞은 산책 코스까지 손아귀에 넣을 수 있는 세월을 우리는 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자유분방한 여행의 시대에 전문 여행지 편집장으로서 10년의 내공을 길러온 프로 여행자 여병구 편집장의 여행 노하우는 어떤 것일까. 그는 차고 넘치는 정보에서 잠시 벗어나길 권한다. 카메라 셔터 대신 자신의 눈으로, 가이드북의 코스 안내 대신 현지에서 만난 친구와 발길 닿는 대로, 패키지 상품의 안락한 투어 버스 대신 현지인들이 즐겨 타는 이동수단을 직접 체험하며 자기만의 방식을 찾기를 바란다. 같은 랜드마크를 둘러보더라도 지극히 개인적인 여정과 추억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사진을 찍든, 시를 쓰든, 낙서를 끄적거리든 자기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담아내는 것이야말로 여행을 온전히 즐기는 방법이라는 것이 프로 여행자의 솔깃한 귀띔이다.

노르웨이의 시르케네스, 페루의 마추픽추, 터키의 이스탄불, 사모아의 아피아, 스위스의 체르마트, 미얀마의 바간, 쿠바의 아바나, 베트남의 냐짱, 미국의 로타 섬, 카타르의 도하… 여병구 편집장이 오래도록 천천히 걸었던 길은 일반 여행자들에게는 일생에 한 번 가볼까 말까 한 귀한 여행지다. 그 귀한 여행지에서 기념사진만 찍고 가이드북의 친절한 해설만 따라 읊고 돌아오는 것은 억울하지 않은가. 수두룩한 여행 정보보다 여행의 여흥과 여운을 자기만의 방식대로 선사하고 싶다는 것이 저자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굳이 인도양의 모리셔스 제도를 찾거나 슬로베니아의 피란에서 하룻밤을 묵고, 헬싱키에서 물어물어 영화 《카모메 식당》 촬영지를 방문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을 다 읽고 보고 느낀 독자라면 서울 북촌의 어느 골목과 부산 자갈치시장, 그리고 여수의 푸른 앞바다에서도 자기만의 내공 있는 여행 방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여병구 편집장의 《하필, 여행을 떠났다》와 함께 올해 떠날 여행지에 대해 골몰해보는 것이 어떨까? 하필, 그 낯선 여행지를 찾은 이유는 무거운 배낭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난 그곳에서 반드시 알게 될 것이다.

추천의 글 (본문 290~293쪽 게재)

여행자의 시

여병구가 쓴 《하필, 여행을 떠났다》는 단순하게는 여행지 편집장이 저널의 관점으로 바라본 관찰기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이나,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라는 식의 강박적 캐치프레이즈에 쫓겼던 사람이라면 저절로 머릿속에 담고 있을 세계의 명승고적이 다채롭게 포진되어 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여행기의 패턴과는 조금 다르다. 오줌으로 영역 표시하는 동물처럼 사진 찍는 것으로 끝나는 유람이나 인문학적이고도 지적인 과시, 참기름 냄새처럼 물씬 풍기는 감상성, 해탈 직전의 심오한 명상을 대하면 여행을 가기도 전에 고단한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데 《하필, 여행을 떠났다》에서는 단순한 여행지에서 맞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보다 희귀하고 더욱 찬란한 순간들이 넘실댄다.

이를테면 여병구는 노르웨이 시르케네스에서 북극권에 살지 않는 한 평생 한 번도 볼 수 없는 오로라를 ‘헌팅’하고, 아드리아 해를 마주한 슬로베니아의 피란에서는 방금 잡은 생선 비늘 냄새 속에서 진한 커피를 마신다. 카타르 도하 사막에서 4륜구동 크루저를 타고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다 갑자기 펼쳐진 페르시아 만을 보며 넋을 잃는가 하면, 쿠바 아바나에 가서는 “나의 모히토는 라 보데기타에, 내 다이키리는 엘 플로리디타에 있다”던 헤밍웨이를 회상하며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살았던 집을 방문한다.
눈이 일본에서 가장 많이 내리는 요코테에서 사케를 마시며 있는 그대로의 설국을 흠향한 뒤에는 소설 《달과 6펜스》와 《리턴 투 파라다이스》의 무대인 사모아 해변에서 돗자리를 깔고 열대의 하늘을 쳐다보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한가하게 헤엄친다. 이윽고 인도양 모리셔스에서 쉴 새 없이 고개를 흔드는 사탕수수밭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무인도였던 과거로 그대로 타임슬립하는 것이다.

어떤 장소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눈에 보이는 풍경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잠시 머물렀던 공간을 숙독하고 해체한 다음 자기만의 고유한 스토리로 만드는 상상력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다 보면 방황의 순간마다 나무 이파리의 잎맥까지 내면화시킨 헤르만 헤세의 온기 있는 기록이 가끔 떠오른다. 저자가 여행지에서 보고자 하는 것 역시 단순한 경탄이나 시든 감상이 아니다. 여병구는 미얀마 바간의 쉐산도 파고다에 올라 다른 행성에 뚝 떨어진 것 같은 일몰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희망을 바라는 사람마다 하늘을 향해 탑을 쌓는다면 해가 가리어져 세상은 오히려 어두워지겠지.” 이 책은 어쩌면 여행을 한다는 사실이 선물하는 시와 같다. 왜냐하면 진짜 시는 손닿지 않는 높은 곳에서 깔보는 대신, 우리에게 다른 세상의 뒤편을 보게 하는 안내자이기 때문에.

_ 이충걸(작가, 전 <지큐> 편집장), ‘추천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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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필, 여행을 떠났다..... 왜 하필 제목에 하필이 들어가는걸까? ...

     


    하필, 여행을 떠났다.....

    왜 하필 제목에 하필이 들어가는걸까? 라는 의구심과 함께 펼쳐본 여행에세이...

    저자의 말마따나 하필은 보통의 그것과는 다르게 사용되었다. 원래 여행도 그런것 아닐까 저마다의 정의가 다르듯이 말이다.

     

    10년 넘게 여행지 편집장을 지낸 여병구 작가의 에세이는 노르웨이에서의 추격(?)으로 시작된다. 

    오랜기간 여행을 다니면서 느꼈던 감상을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그리고 싯구로 장식한다. 

     

    여행에세이라는 것이 조금더 그럴듯 하게 조금더 멋진것만을 혹은 특별한 것들만을 채워넣기에 바쁘겠지만, 저자는 본인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그것도 인생의 4계절처럼 여행의 순간을 희, 노, 애, 락이라는 4가지 감정의 순으로 풀어낸다.

     

    모든 여행은 첫 여행이기 때문일까? 소개하는 글 속에는 같은 나라 임에도 서로 다른 감정을 느낄때가 있다. 

    가령 같은 스위스라도 로이커바트에서는 남녀혼탕으로 곤란을 겪기도 하고 리더알프에서는 콜레라파이를 맛보며 애상에 빠지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에도 같은 눈을 만나지만 아키타현에서는 이눗코마츠리와 함께 눈의 감상을, 홋카이도의 아사히카와에서는 빙점의 무대를 만나기도 한다.

    그 긴 여행의 끝은 희망봉에서 마무리, 아니 다시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은 구성으로 볼때 어느정도 빠르게 읽을 수도 있지만 천천히 나눠서 읽는게 좋을것 같다. 그래야만 저자가 썼던 시의 호흡을 느끼고 사진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다음 여행에서는 사진만 남기지 말고 뭔가 감상을 남겨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하필, 여행을 떠났다 | ol**posnut | 2019.05.2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요즘에는 해외여행이 많이 일반화되어 있어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이나 낯설다는 느낌이 덜 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마치 필...

    요즘에는 해외여행이 많이 일반화되어 있어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이나 낯설다는 느낌이 덜 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마치 필수코스처럼 대학생이 되면 베낭여행은 짧은 기간을 들여서라도 꼭 한 번씩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여행은 자신만의 하나의 도전이며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해외여행이란  편협한 나의 생각을 더 넓은 시야로 키우는 시간이 되며, 나의 자아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며, 내가 어디로 가야할 지 , 어떻게 살아야할 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우리들에게 여행이란 정말 큰 의미와 기회를 주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많은 분들이 세계여행을 많이 떠나고 또한 세계여행을 가보도록 추천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 지,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찾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이 책이 참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혼자만의 여행을 알차게 하는 방법등을 알 수 있기에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면 너무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 하필, 여행을 떠났다 | hy**ju402 | 2019.05.2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요즘 젊은 분들은 여러가지 많은 감성과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들 세대는 바쁘...

    요즘 젊은 분들은 여러가지 많은 감성과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들 세대는 바쁘다는 핑계등으로 인해 그다지 많은 여행을 함께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 하필, 여행을 떠났다 책에서는 그저 어느 장소를 가서 무엇을 배우는 가에 초점이 아닌 어떻게 누구와 여행을 가며 그 가는 동안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경험으로도 단순히 무슨 견학이나 체험관련 약간의 의무감이 존재하는 여행은 많은 의미와 감흥을 덜 주며 기억 또한 많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여행을 그 자체로 즐기면서 주변의 다양한 모습과 사람들과의 감정교류를 통한 여행은 많은 시간이 흘러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며 그 여행을 통해 얻은 감동 또한 참 많이 크게 다가오는 것을 느낍니다. 이렇게 하필, 여행을 떠났다에서 말하는 여행은 단순히 그냥 즐기는 여행이 아닌 많은 감성과 여행의 진정한 참맛을 느끼게 해주는 여행을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하필 여행을 떠났다 | ch**bugy | 2019.05.1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책제목에서 '하...

    책제목에서 '하필'이란 단어가 어쩐지 마음에 콕 박혔다.
    우리는 때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혔을 때 "왜 하필 나야?"
    부당한 속상함을 '하필'이라는 단어에 담아 하소연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부정적인 부사라고만 생각했던 하필이 여행이라는 단어와 만났을 때
    앞으로 '하필 떠나게 될 여행'은 작가의 말처럼 생각지도 못한 감동과 깊이를 전해줄 것 같았다.

     

     

    p.68 "해질녁의 쉐산도 파고다는 바간의 천 년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이 곳을 보지 않고 지나친다면 바간을 보지 못한 것이나 진배없다."
    p.85 "삶의 무게에 눌려 가슴 속 깊이 꾹꾹 담아놓고 사는 사람들이 소유와 존재의
    슬픈 경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이라면 과한 표현일까?
    모두 내려놓고 진짜 쉬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곳이 바로 나짱이다."
    p.223 "세상에서 가장 느긋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보며 휴식의 참맛을
    느끼게 되니 무릉도원이 바로 이곳이겠다." 라고 말한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노르웨이의 알타에서 만난 한국인소녀, 헬싱키의 소박한 <카모메 식당>
    밤이 더 아름다운 호이안의 밤,...

    사진으로 꽉 채우지 않아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여행지를 상상하게 만드는 작가 특유의 여행후기,
    자연풍광과 그 곳의 사람들을 만난 따스한 감동을 생생하게 자신만의 어휘로
    표현한 시는 여행 당시의 기쁨과 감동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오로라 전문투어프로그램에서도 만날 수 없었던 오로라를 시르케네스의 호텔에서
    마주치는 우연, 강풍과 사나운 날씨탓에 제대로 볼 수 없었던 마터호른의 산봉우리처럼
    10년 여행작가에게도 여행은 항상 예기치않은 우연과 행운을 선사하는 것 같았다.

    "이곳에 이민 온 한국분을 만났는데 10년이 지났지만 고산병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고 하니
    최대한 몸을 사리는 것이 최고의 대처법이다."마추픽추 고산병대처법의 실용정보는 물론
    책을 읽은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콜레라를 먹고나니 힘이 났다"^^스위스 산장의 기막힌 이름의 메뉴,
    작가가 기어이 다시 찾아가 두 잔을 더 마셨다는 헤밍웨이의 마지막 칵테일 '다이키리'
    '사모아의 마타비누 산에 올라간 첫번째 한국인은 누구일까?'
    책 속 여기저기 작가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자그만한 단서를 흩뿌려놓은 것 같다는
    생각은 나만 하는 걸까?^^

    요즘 넘쳐나는 여행책은 거의 다 누군가의 앞선 여행기록이자 정보책이었다.
    누군가의 리뷰를 실행하러 가는 거라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가야 할 곳, 먹어야 할 것,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이렇게 숙제로 가득찬
    누군가의 여행후기를 따라가는 관광이 아닌 나를 찾아 오롯이 떠나는 여행으로
    채워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마음이 깃들 때 만난 남다른 여행책이라 더 마음을 뺏겼는지도 모르겠다.

     

    하필, 이 책을 집어 든 나는 2년전 생각지도 못한 어렵고 힘든 시련을 겪었고
    여전히 힘겹게 지나가고 있는 중이며 얼마전 시작한 새로운 직장생활에서
    전공도 전혀 아닌 새로운 분야에 고군분투 적응하느라 내 시간을 가져보지 못하고 있었다.
    다하지 못한 일거리를 가방에 꾸역꾸역 챙겨서 퇴근하는 길,
    그렇게 숨막히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하필, 여행을 떠났다>책이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픈 내 마음을 대신해주는 것 같았다.
    혼밥도 주저하는 내가 홀로 떠나는 여행을 준비하며
    여병구 작가의 글과 사진에서 떠남을 위한 1막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를 얻었다.

     

    p.288 "변화무쌍, 복잡다변했던 여행의 순간에 담았던 느낌을 모아,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더 행복해지거나, 마음이 덜 다치게 해주고 싶었다."

    여행은 누구의 여행도 아닌 자신만의 여정이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렇게 오롯이 나만의 여행을 준비하는 동기가 되어주어 고마운 책이었다.

  • 하필, 여행을 떠났다 | wk**11 | 2019.05.1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남태평양의 멋진 여행과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즐겁고 행복한 나만의 시간을 만들수있는 즐거움을 만낏하고 싶네요. 또다른 나...

    남태평양의 멋진 여행과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즐겁고 행복한

    나만의 시간을 만들수있는 즐거움을 만낏하고 싶네요.

    또다른 나만의 여행하는 즐거움에 모든 잡념이 없어지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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