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KYOBO 교보문고

프라임 세포 찾으러 출발!
[이북]sam7.8 결합상품 판매!
[북모닝] 2021 나를 기록하다
  • 교보인문학석강 민은기 교수
  • 2020 손글쓰기캠페인
  • 제61회 한국출판문학상
  • 세계작가와의대화 - 재단 페이지 연결
  • 교보아트스페이스
  • 북모닝 책강
밀양을 살다
392쪽 | 규격外
ISBN-10 : 8997889354
ISBN-13 : 9788997889358
밀양을 살다 중고
저자 밀양구술프로젝트 | 출판사 오월의봄
정가
16,000원
판매가
1,950원 [88%↓, 14,050원 할인]
배송비
2,600원 (판매자 직접배송)
105,000원 이상 결제 시 무료배송
제주도 추가배송비 : 3,000원
도서산간지역 추가배송비 : 4,000원
배송일정
지금 주문하면 3일 이내 출고 예정
2014년 4월 21일 출간
제품상태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이 상품 최저가
3,000원 다른가격더보기
  • 3,000원 북팩토리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3,500원 예성사랑 특급셀러 상태 중급 외형 중급 내형 중급
  • 6,000원 oondal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6,800원 스떼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10,000원 기린치즈바나나 우수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10,000원 기린치즈바나나 우수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10,000원 오월 새싹셀러 상태 중급 외형 중급 내형 중급
  • 11,200원 달마서점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12,800원 교보할인점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14,390원 레드북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새 상품
14,400원 [10%↓, 1,600원 할인] 새상품 바로가기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시스템만을 제공하는 교보문고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단 제품상태와 하단 상품 상세를 꼭 확인하신 후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교보문고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 시 교보문고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 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시, 교보문고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책 추천 (판매자 다른 상품)

더보기

판매자 상품 소개

※ 해당 상품은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안내하는 상품으로제품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신 후 구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판매자 배송 정책

  •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더보기

구매후기 목록
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138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sg3*** 2021.01.16
137 빠른 배송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ji*** 2020.08.22
136 책 상태 양호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mull*** 2020.07.17
135 배송 빠르고요! 가격이 싼데 새거같아요. 상태 너무 좋아요. 애기 맛있는거 많이 만들어 줄께요 (??°?????°)?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guswjd1*** 2020.05.12
134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4점 yoo*** 2020.04.24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상품구성 목록

오늘의 밀양을 살아가는 17명의 삶과 증언, 밀양의 진실! 밀양에 대한 편파적인 기록『밀양을 살다』. 이 책은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 17명의 구술을 기록한 것이다. ‘밀양구술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기록노동자, 작가, 인권활동가 등이 모여 밀양 주민들을 찾아가 그들의 삶을 기록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그들이 왜 송전탑을 반대하는지, 송전탑으로 인해 어떠한 마을의 피해와 상처를 입었으며 삶의 터전이 어떻게 짓밝혔는가, 돈과 힘을 앞세운 한전과 정부에 대한 분노까지 주민들은 슬픔과 고통을 이야기한다.

이 기록은 그동안 정부, 한전 관계자, 언론이 제대로 물어보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있어 편파적이며 가장 온전한 밀양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17명의 구술가들은 밀양에서 희로애락을 겪으며 살아온 세월을 담담히 이야기 한다. 그들은 ‘분술한 외부 세력에게 휘둘려 국책사업을 가로막는 이기적인 집단’이라는 비난에 대해 강력히 반론한다. 각종 통계수치와 그래프를 수록하여 한전과 정부의 주장이 얼마나 그릇된 것인지 폭로하며 저마다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지켜내고 살아가는 것이 존귀한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밀양구술프로젝트
저자 밀양구술프로젝트는 2013년 12월쯤이었다. 밀양에서 전해오는 소식 너머에 우리가 들어야 할 이야기가 더 있다, 그걸 전해야겠다는 마음들이 모였다. 기록노동자, 작가, 인권활동가, 여성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밀양 구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싸움을 하는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기억을 함께 만드는, 이웃이 되려는 이들이 마음을 보탰다. 영상활동가, 사진작가들이 함께했고, 많은 분들의 소셜펀치 후원 등으로 프로젝트를 진행시킬 재정이 마련되었다. 이렇게 모인 마음들이 모여 열일곱 분의 이야기를 책에 담을 수 있었다.

미류 ㆍ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배경내 ㆍ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활동가
김영옥 ㆍ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유해정 ㆍ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명숙 ㆍ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박이은희 ㆍ 노동자, 학생
변정필 ㆍ 인권활동가
안미선 ㆍ 르포 작가
육성철 ㆍ 전직 기자
박희정 ㆍ 저널리스트, 만화가
희정 ㆍ 기록노동자(르포 작가)
변정윤 ㆍ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사무국장
류현영 ㆍ 출판편집자, 여성노동자글쓰기모임 회원
진주 ㆍ 자유기고가
이묘랑 ㆍ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활동가
서분숙 ㆍ 르포 작가, 문학치료 연구자
이계삼 ㆍ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

목차

들어가는 글_밀양으로 초대합니다 -6

1부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이걸 우째 이고 왔는교?” ? 김말해 -19
“오목조목 살림하며 사는 게 남은 소망이라” ? 김사례 -49
“소인으로 태어나 이만하면 됐다” ? 조계순 -69
“바다처럼 너불이가 있더라구” ? 이사라 -93
“아버님예, 너무너무 힘들어 죽겠심니더” ? 희경 -117
“해보고 싶어. 승리의 만세를 부르던, 안 부르던” ? 곽정섭 -139
“돈한테는 안 되는가봐요. 힘듭니다” ? 이종숙 -159
“정부에서는 전체 거짓말을 하고 있어예” ? 권영길, 박순연 부부 -181

2부 동지섣달 꽃 본 듯이
“세상일에 관심 끊고 무심히 살 수는 없습디다” ? 구미현 -207
“시작한 날이 있으니 끝도 안 있겠습니꺼” ? 김영자 -233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고향은 지킬래예” ? 안영수, 천춘정 부부 -257
“포기할 수 없지예, 우리가 끝은 아닐 테니까” ? 박은숙 -283
“헬기 소리 때문에 없는 병도 생기겠어요” ? 강귀영 -307
“희망이 있다가 없다가, 하루에도 열두 번” ? 성은희 -329
“강에 가면 강이 좋고 산에 오르면 산이 좋고” ? 김옥희 -351

나가는 글_밀양, 그 진실이 드러나길 -386

글쓴이 소개 -386

책 속으로

내 손톱 발톱 뭉개지도록 오만 일 다 하고 그래 살았다. 죽은 거 그거 네 살 묵고 큰 거 그거 여덟 살 묵고 쪼매끔 할 적에, 둘이 데리고 여짜 밑에 옛날에 도랑, 물웅덩이가 하나 있었다 카이. 서이가 죽을라꼬 가가. 내가 먼저 죽어뿌만 아들 둘은 ...

[책 속으로 더 보기]

내 손톱 발톱 뭉개지도록 오만 일 다 하고 그래 살았다. 죽은 거 그거 네 살 묵고 큰 거 그거 여덟 살 묵고 쪼매끔 할 적에, 둘이 데리고 여짜 밑에 옛날에 도랑, 물웅덩이가 하나 있었다 카이. 서이가 죽을라꼬 가가. 내가 먼저 죽어뿌만 아들 둘은 우야노 싶어 먼저 밀어뿌고 나도 죽을라꼬 치마를 덮어쓰는데 우리 작은 게 “엄마 엄마, 물 무섭다 집에 가자. 물 무섭다 집에 가자” 그게 그리 불쌍해가 다시 왔어. -23쪽

이 골짜기 커갖고 이 골짜기서 늙었는데 6·25 전쟁 봤지, 오만 전쟁 다 봐도 이렇지는 안 했다. 이건 전쟁이다. 이 전쟁이 제일 큰 전쟁이다. 내가 대가리 털 나고 처음 봤어. 일본시대 양식 없고 여기 와가 다 쪼아가고, 녹으로 다 쪼아가고 옷 없고 빨개벗고 댕기고 해도 이거 카믄. 대동아전쟁 때도 전쟁 나가 행여 포탄 떨어질까 그것만 걱정했지 이러케는 안 이랬다. 빨갱이 시대도 빨갱이들 밤에 와가 양식 달라 카고 밥 해달라 카고 그기고. 근데 이거는 밤낮도 없고, 시간도 없고. 이건 마 사람을 조지는 거지. 순사들이 지랄병하는 거 보래이. 간이 바짝바짝 마른다. 못 본다 카이, 못 봐. -37쪽

이래서 우리가 그렇게 목숨 걸고 싸웠던 거구나. 내가 싸우지 않다가 이걸 봤으면 얼마나 후회했겠나. 송전탑 안 들어오게 하려고 그리도 오래 싸웠는데 그래도 들어왔구나. 그러나 역시 싸웠으니까. 이제 어쩔 수 없다. 내 힘으로는 되지 않는가 보다.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우리 정말 많이 싸웠다. 밤낮없이. -64쪽

내가 대인도 아니고 소인으로 타고나가지고 이만하면 되지, 내가 욕심낸다고 될 일도 아니고. 욕심내도 되나 안 되지? 마음먹어서 되는 거면 누가 못 살아요? 사람이 사는 것도 한도가 있지, 지가 더 되고 싶다고 더 되는 것도 아니거든요. 우연등 내 갈 때는 남한테 흉이나 안 보이고 한 군데로 가면 그게 되는 거고, 죽으면 아무 여한도 없는데, 그래 나는 아무 걱정도 안 하고 내가 갈 길만 가버리고 나면 끝장인데, 송전탑 저거 하는 데 산도 많고, 전답도 속하니 그게 속상코, 자식들이 여기 오면 집 있겠다, 농사 있겠다, 공기 좋고, 되는 대로 해가지고 살면 얼마나 좋겠나 싶은데 그카 안 되니 그게 제일 마음이 아파가지고 죽어도 끝나는 거 보고 죽어야 할 낀데 그 맘뿐이다. 내 가는 거 뭐 겁나노? 가면 되지. -87쪽

지난 5월 달에 얼매나 힘들었노? 내가 말이 ‘아버님예 너무너무 힘들어 죽겠습니더. 제가 너무너무 힘들어 죽겠습니더. 오늘도 전투 가서 너무너무 힘들어…… 아버님 너무너무 힘들어 죽겠고, 이걸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저로서는 못 막겠습니다’ 하면서 내가 사진을 안고 통곡을 했어예. -131쪽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돈이 전부는 아닙니다. 양심껏 살아야 그기 사람 가치가 있지. 돈이 지금 인자 내 벌어놓은 것만 해도 다 못 쓸 건데. 절대 돈 거는 추접은 돈이고 필요 없는 돈입니다. 돈 모할 낀데? 사람이 살아가는 데 똑바로 살아야 합니다. -185쪽

왜 주민의 뜻을 안 받아들이고, 또 여러 가지 대안이 분명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예 묵살하고 들어와서 공사를 시작하고. 그런 상황에서 정부는 완전히 한전의 편만 들고 경찰력을 동원해서 한전을 비호하니까 공사 시작부터 우리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거예요. 그 바드리 거기 막고 있을 때 경찰이 콱 늘어서는 광경을 아침에 볼 때, 도대체 믿겨지지가 않아요. 이게 생신가 싶을 정도로예. 왜냐면 경찰이 너무 많이 깔리거든예. 진짜 개미떼처럼 들어오거든예. 주민들 몇 명 없거든요. 우리 주민과 경찰력의 비율은 20대 1도 넘었을 겁니다. 아무리 우리가 경찰력을 흩어보자 하지만 할머니들은 몇 걸음 걸어봤자 얼마 안 가잖아예. 금방 고착당하고. 고착 안 당한 할머니는 사지를 들어서 그냥 집어 떤져요. 사람을 손을 딱 잡는 순간 손목을 비틀어버리고. 베라 벨 방법을 다 쓰더라고예. 막 멍멍해요. 바보 같애 우리도. 당하고도 꿈인 거 겉기도 하고. 경찰이 이런 일도 다 하는가 싶고. -225쪽

그 추운 날, 어른들 나와 있는 거 보면 마음이 찢어지지예. 아침 7시가 돼도 춥거든요. 어떻게 하면 나 많은 사람들이 추운 데 안 나오고 이 공사를 어떻게 멈출 수 있겠노. 어떤 방법이 좋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답이 없고. 한 할머니가 그러더라고요. 우리를 이렇게 시들시들 말려죽이지 말고 총으로 쏴서 죽여달라. 내가 그 엄청난 소리를 들으면서도 어떻게 해줄 수 없다는 게 너무 속상해요. -237쪽

이건 용서가 안 될 거 같아요. 누군가의 힘에 의해 억지로 된, 합법적인 공사가 아니잖아요. 우리들 다 죽는다고 했는데, 누군가가 나서서 대화를 했어야죠. 그걸 안 해줬잖아요. 만약에 세워진다면…… 용서가 안 되죠. 권력에 의해서 우리가 짓밟히고 세워진 건데 용서를 할 수 없죠. 사실은…… 며칠 전에, 내가 �

[책 속으로 더 보기 닫기]

출판사 서평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뺏고 짓밟는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요?” 밀양에 대한 아주 편파적인 기록, 그러나 이 아픈 이야기 속에 진실이 있다! 농사지으며 하루하루를 평범하게 살던 이들은 왜 거대 기업과 정부에 맞서게 되었나? 기록...

[출판사서평 더 보기]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뺏고 짓밟는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요?”

밀양에 대한 아주 편파적인 기록,
그러나 이 아픈 이야기 속에 진실이 있다!


농사지으며 하루하루를 평범하게 살던 이들은
왜 거대 기업과 정부에 맞서게 되었나?
기록노동자, 작가, 인권활동가, 여성학자 등이 만난
밀양 주민 17명의 구술기록,
오늘 ‘밀양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과 그들이 증언하는 밀양의 진실

4월, 밀양의 잔인한 봄
따사로운 봄날, 만개한 봄꽃들 너머 밀양에서 들리는 소식이 심상치 않다. 마을에 들어서는 140미터 높이의 거대한 765kV 송전탑을 막기 위해 10년간 싸우고 있는 밀양 주민들은 송전탑 부지에 움막을 짓고 계절을 바꿔가며 농성을 하고 있다. 날이 풀리자 한국전력은 이들 움막에 대해 퇴거 명령을 하고 강제 철거를 예고했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에서는 전국 각지의 사람들에게 밀양으로 달려와 주민들과 함께 움막을 지켜달라고 호소한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밀양을 에워싼다.
농번기를 맞아 한창 씨를 뿌리고 농작물을 가꿔야 할 이들, 평균 연령 70세인 고령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왜 움막에서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까? 무수한 경찰과의 몸싸움, 이루 말할 수 없는 폭력과 모욕 가운데 지금까지 100여 명이 넘게 병원으로 실려 갔다. 2012년 1월과 2013년 12월, 두 분의 어르신이 송전탑을 반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엇이 이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을까? 그럼에도 거대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하는 승산이 보이지 않는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주 편파적인 기록, 그 안에 담긴 진실
이 책은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 17명의 구술기록이다. 2013년 말 기록노동자, 작가, 인권활동가, 여성학자 등이 ‘밀양구술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2014년 2월까지 직접 밀양을 찾아가 주민들의 삶을 기록하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왜 송전탑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 송전탑으로 인해 마을이 어떤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으며, 삶의 터전이 어떻게 짓밟히는지를 주민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야기했다. 돈과 힘을 앞세운 한전과 정부에 대한 분노, 돈 앞에서 쉽게 무너지는 이들을 향한 배신감, 거대한 공권력 앞에서 느낄 수밖에 없는 무력감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지난 10년이 슬픔과 고통만으로 점철된 시간은 아니었다. 싸움 속에서 더욱 돈독해지는 이웃 간의 정, 새롭게 맺어지는 인연들, 더욱 풍요로워진 세계에서 함께 나누며 살아가고픈 의지가 녹아들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밀양에서 살고 있는, 그리고 밀양에서 계속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에 대한 아주 편파적인 기록이다.

삶으로 진실을 드러내다
그동안 정부, 한전 관계자, 그리고 그 어떤 언론도 제대로 묻지 않았던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이 책은 편파적이면서도 가장 온전한 밀양의 기록이다. 그 질문은 바로 “당신은 누구인가?”, “어떤 삶의 굽이굽이를 돌아왔으며, 당신의 삶에서 이 싸움의 의미는 무엇인가?”, “밀양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17명의 구술자들은 자신이 온몸으로 살아낸 시간, 희로애락을 겪으며 지내온 세월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진솔한 이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불순한 외부 세력에게 휘둘려 국책사업을 가로막는 이기적인 집단’이라는 비난과 매도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론이다. 각종 통계수치와 그래프가 동원된 한전과 정부의 주장이 얼마나 그릇된 것인지 폭로하는 가장 명백한 증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들의 목소리, 이들의 삶을 통해 밀양을 산다는 것,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삶의 무게를 감내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존귀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덮는 순간 나의 밀양, 우리의 밀양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또 다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투쟁이기도 하고 삶이기도 한 열일곱 분의 이야기는 모여서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한 분 한 분의 이야기에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도 하다. 어느 이야기든 우리들의 삶으로 밀양을 맞이하는 문이 되기를 바란다. 그 문으로 밀양이 걸어 들어오며 건네는 질문을 함께 품는 세계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전기는 밀양의 눈물을 타고 흐른다”
밀양구술프로젝트가 만난 밀양 주민들 중 80세가 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생애에는 굴곡 많은 한국의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열일곱, 열여덟에 시집와서 대동아전쟁과 한국전쟁을 겪었던 이야기, 극심한 가난과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 아이들을 키웠던 이야기는 자연스레 우리 어머니, 할머니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배우지 못해 군대에서 욕을 많이 봤다는 할아버지는 한 평생 남 좋은 일만 하며 살았다. 그렇게 온갖 풍파를 뒤로 하고 평온한 삶의 마무리를 준비하던 이들에게 날벼락처럼 들이닥친 송전탑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왜 주민의 뜻을 안 받아들이고, 또 여러 가지 대안이 분명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예 묵살하고 들어와서 공사를 시작하고. 그런 상황에서 정부는 완전히 한전의 편만 들고 경찰력을 동원해서 한전을 비호하니까 공사 시작부터 우리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거예요. 경찰이 콱 늘어서는 광경을 아침에 볼 때, 도대체 믿겨지지가 않아요. 이게 생신가 싶을 정도로예. (…) 당하고도 꿈인 거 겉기도 하고. 경찰이 이런 일도 다 하는가 싶고. -225쪽

주민들을 속이는 정부, 계속 말을 바꾸는 한전, 한전을 비호하며 주민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경찰, 자신들의 목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치권과 언론……. 그러나 주민들은 망연자실하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손을 맞잡았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먼저 연대의 손길을 내밀었다. 2차례의 희망버스가 밀양을 찾으면서 밀양은 이제 한국 탈핵 운동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주민들은 싸움 속에서 스스로 깨우치며 ‘고통스런 학습의 터널’을 통과했다. “전기는 밀양 주민들의 피눈물을 타고 흐른다”며 사람을 죽여서 얻는 전기는 필요 없다고 단호히 선언하고 핵발전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 지적하며 정부의 에너지기본계획의 근간을 뒤흔든다.

“포기할 수 없지예, 우리가 끝은 아닐 테니까”
송전탑은 양자택일을 강요했다. 합의냐 반대냐.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될 틈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찬반에 따라 동네가 갈리고 친인척이 등을 졌다. 1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살림살이에도 축이 나고 여기저기 빈자리가 드러난다. 3,000명이 넘는 경찰 병력이 투입되면서 송전탑이 하나 둘 들어섰다. 송전탑은 가까운 미래는 물론 바로 오늘 일상을 위협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 송전탑 건설 부지로 자재를 실어 나르는 헬기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고 가축도 불안하다. 하루에도 열두 번 희망이 있는가, 없는가, 오락가락이다.

이래서 우리가 그렇게 목숨 걸고 싸웠던 거구나. 내가 싸우지 않다가 이걸 봤으면 얼마나 후회했겠나. 송전탑 안 들어오게 하려고 그리도 오래 싸웠는데 그래도 들어왔구나. 그러나 역시 싸웠으니까. 이제 어쩔 수 없다. 내 힘으로는 되지 않는가 보다.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우리 정말 많이 싸웠다. 밤낮없이. -64쪽

그렇게 후회 없이 싸웠다. 그리고 또 싸운다. 포기하지 않고 “우리가 끝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으로 스스로 희망이 되어가는 이들. “조그만 희망이라도 있으면 그 틈을 비집고 가서 어떻게든”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는 이들. 이들은 오늘도 자신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신들과 함께 살아갈 이들을 기다린다.

※ 이 책의 인세는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 후원에 사용됩니다.

책 속으로 추가

그 추운 날, 어른들 나와 있는 거 보면 마음이 찢어지지예. 아침 7시가 돼도 춥거든요. 어떻게 하면 나 많은 사람들이 추운 데 안 나오고 이 공사를 어떻게 멈출 수 있겠노. 어떤 방법이 좋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답이 없고. 한 할머니가 그러더라고요. 우리를 이렇게 시들시들 말려죽이지 말고 총으로 쏴서 죽여달라. 내가 그 엄청난 소리를 들으면서도 어떻게 해줄 수 없다는 게 너무 속상해요. -237쪽

이건 용서가 안 될 거 같아요. 누군가의 힘에 의해 억지로 된, 합법적인 공사가 아니잖아요. 우리들 다 죽는다고 했는데, 누군가가 나서서 대화를 했어야죠. 그걸 안 해줬잖아요. 만약에 세워진다면…… 용서가 안 되죠. 권력에 의해서 우리가 짓밟히고 세워진 건데 용서를 할 수 없죠. 사실은…… 며칠 전에, 내가 베개에다가 수건을 깔고 잤어요. 얼마 전부터는 그냥 베개를 베고 자요. 수건 깔고 잘 때는 그 상황들을 몰랐는데 자고 일어나 가만 보면 눈물자국이 하나둘 있는 거예요. 내가 자면서도 내 말을 지키지 못하는 죄책감 때문에 울고 있었다는 생각에…… 잘 때조차 눈물을 흘릴 정도면 머릿속에 내가 그만큼 슬프다는 이야기인데. 우리가 힘이 없어서 송전이 된다고 했을 때 내가 안고 살아야 하는 슬픔인데…… -252쪽

한전이라 카는 집단은 공기업 아닙니까. 공기업이면 일반 민간기업, 일반 개인들이 운영하는 것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의 윤리성과 도덕성을 가지고 기업을 경영해야 하는데 한전이라는 집단은 양아치 집단이라. 골안마을에서 합의가 안 됐다, 잘못됐다 카면은 골안마을에 와가지고 뭐가 잘못됐는지 살펴보고 그러면 피해가 많이 가는 골안마을 사람들한테 도장을 받고 해야 그게 합의가 되고 하는 거지. -263쪽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을 짓밟는, 힘 있는 사람과 힘없는 사람과의 전쟁 아입니까. 전쟁이라는 말은 제가 만들어낸 말은 아입니더. 여기서 송전탑, 경찰이 와가지고 그래 캅디더. 원래 지금 전쟁 상황입니다 이랬다고예. 주민들보고. 저거가 전쟁이라 캤기 때문에 저도 전쟁이라고 캤는데 전쟁 아입니까. 그래 힘없는 사람 짓밟기가 쉽지 않습니까. 힘 있는 사람은 저거 땅으로는 못 가게 하고. - 266쪽

꿈에서도 막 싸웁니더. 일이 손에 안 잡힙니더. 갔다 오면 사람 몸만 피곤하고. 동네가 얼마나 좋습니까. 공기도 좋고. 예전에는 정부에서 하는 일은 다 잘해주겠지 생각했는데, 진짜로 송전탑 문제 경험 안 했으면 몰랐지예. 데모하시는 분들 이해가 갑니다. 일방통행입니더. 한전 사람들이 나는 참 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집집마다 가서 일부러 받아갈라고 하는데 다 이유가 있을 거거든예. 주민들이 아무 뜻 없이 있는데 저거가 와가지고 댕기면서 거짓말하지예. 그것 때문에 주민들이 나놔지고…… 주민들을 무시하니까. -278쪽

우리가 송전탑을 세운 걸 뽑아낸다거나, 아니면 지금 중단을 시킨다거나 뭐 이런 힘은 없는 거 같에요. 근데 이걸 함으로 해서 많은 사람들한테 송전탑이 얼마나 잘못됐고 뭐 이런 거를 알릴 수 있는 계기는 만들어준 거 같에요. 그래서 우리 밀양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이런 일이 있다면 더 잘 싸우지 않을까, 잘 싸울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기지 않았을까 뭐 이런 생각은 듭니다. 우리가 끝은 아닌 것 같으니까. -300쪽

“송전탑 저거는 못 세운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걸 무슨 신념같이 하늘이 우리를 도와준다고 느끼고 있었고 거기에 많이 의존을 했었던 거 같은데 뭐 경찰이 딱 개입되고 나서는 “아, 이게 들어설 수도 있겠다. 우리가 철탑을 보면서 살아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점점점 더 날이 갈수록 많아지는 거 같애요.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가 없으니까, 산으로 갈 수 있는 입구란 입구는 지금 경찰이 다 막고 있으니까요. 암만 가서 몸으로 부딪쳐도 저그 할 건 다 하더라구예. 그래서 이번에 고답에서 싸우다 연행이 되고 이럴 때 내가 제일 힘들었던 게 우리는 어째 (한전의 시설보호 요청으로 경찰이 들어온 후) 석 달 동안을 한 번을 못 이겨보노, 어떻게 한 번을 못 이겨보고 당하노, 이게 너무 서럽더라구요. -336쪽

우리가 철탑을 막아야 되겠다고 한 번 마음을 먹었으니 끝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평생 자존심만은 지키면서 살았으면 좋겠거든요. 이게 무너지면 살면서도 나는 죽은 거 같거든요. 끝까지 하자. 끝까지 해서 조그만 희망이라도 있으면 그 틈을 비집고 가서 어떻게 해서든 안 세우게 해보자. 희망이 있다가 없다가 하루 열두 번도 더 뒤집히니까, 그래도 희망 가지고 있는 거 같애요. 지난번 희망버스 때도 보니까 할매들이 “뭐를 할랑고? 혹시 쟤네들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잖아요. 크게 그거할 건 아니지만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바라는 것 때문에 희망버스 그지예? 말이, 생각 자체가 희망인 거예요. 그 사람들이 오면 중단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희망, 가고 나면 또 허전하지만 그래도 또 “다음에 오께요, 할머니” 하고 가시는 그 양반들 마음이 희망이죠. -345쪽

밀양 어르신들의 10년의 투쟁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어르신들의 남은 생애에 이 싸움은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 밀양 송전탑은 널리 알려졌지만, 여전히 오해와 몰이해의 문턱에서 서성이고 있다. (…)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업이란, 이 싸움의 진실을 드러내는 일이다. 그것은 어르신들의 생애와 이 싸움의 소회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법과 제도의 모순을 폭로하고, 저들에 의해 저질러진 무간지옥의 폭력을 증언하는 과업일 것이다. 그리하여 여전히 오해와 몰이해의 문턱에서 서성이는 밀양 송전탑의 진실을 분명한 의미의 지평 위로 옮겨놓는 일이 될 것이다. -369쪽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82 바보는 굶겨야 얼을 차린다 ― 밀양을 살다  밀양구술프로젝트 엮음 &nbs...

    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82



    바보는 굶겨야 얼을 차린다

    ― 밀양을 살다

     밀양구술프로젝트 엮음

     오월의봄 펴냄, 2014.4.21.



      전남 고흥군과 해남군은 군청과 군수가 앞장서서 핵발전소를 끌어들이려고 했다가 주민들이 거세게 손사래쳐서 이를 막은 적이 있습니다(1989, 2010∼2011). 그러나 고흥군과 해남군은 군청과 군수가 다시 앞장서서 화력발전소를 끌어들이려고 했어요(2011∼2012). ‘핵’이 아닌 ‘화력(석탄)’이니 괜찮다고 하는 허울을 뒤집어씌웠지요. 그러나 시골사람도 바보가 아닌 터라, 이런 터무니없는 공사계획을 긴 싸움 끝에 물리쳤습니다. 아주 마땅한 일이지만, 커다란 발전소를 시골마을 끝자락 바닷가에 짓는다고 한다면, 우람한 송전탑을 도시까지 수없이 박아야 합니다. 발전소가 들어서는 바닷마을만 무너지지 않아요. 발전소 언저리 바다만 망가지지 않습니다. 송전탑을 박아야 하는 들과 숲이 모조리 망가지거나 무너집니다.


      지난 2012년에 고흥에서 외롭게 ‘화력발전소 반대 싸움’을 할 적에 밀양에서 여러 이웃이 고흥에 찾아와 주었습니다. 중앙언론은 해남과 고흥과 같은 시골마을 이야기는 취재를 하지도 않고 기사로 쓰지도 않습니다. 밀양 송전탑 이야기는 워낙 크게 불거져서 ‘희망버스’가 달려가기도 하지만, 참말 외지고 동떨어진 시골에서 아무리 그악한 일이 터져도, 기자나 작가나 운동가나 활동가나 시민단체가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다른 누구보다도 밀양에서 찾아온 이웃이 크게 힘이 되었습니다. 숫자로 치면 ‘두어 사람’이지만, 밀양에서 송전탑 때문에 아픈 이웃 두어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발전소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하는 대목에서 적잖은 시골사람들 눈을 틔워 주었습니다.



    .. “자식 보내 놓고 밤에 잠도 못 자고. 그땐 백마부대, 매화부대 마이 죽었어. 월남 가 갖고. 그리 보내 놓고 울기도 마이 울고. 밥도 마이 굶고. 그래서 일을 마이 했다 카이. 잠이 안 와 갖고 베를 짰다 카이. 명주, 삼베 잣는다고 그거 짤라ㅏ카믄 밤새도록 짜야 된다. 울어 가며 노래 부르고.” … “참, 나는 이곳이 너무 좋고 아무리 힘든 상황이 벌어져도 내는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잎이 돋아나고 그 예쁘게 단풍 물드는 산이 철탑으로 장식이 되잖아예. 그 철탑이 보고 싶어서 산을 쳐다보겠습니까?” ..  (25, 250쪽)



      발전소를 시골에 지으려고 하는 까닭을 사람들이 잘 알아야 합니다. 왜 발전소를 시골에 지으려고 할까요? 게다가 시골에서도 아주 외진 시골에 지으려고 할까요?


      오직 한 가지 때문입니다. 발전소는 아주 위험하고 무서운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발전소가 터지는 일이 생겨도 시골에서 ‘최소 인명 피해’가 나도록 할 뜻이기 때문입니다. 고흥 바깥나로섬에 ‘우주선 발사 기지’를 지은 까닭도 이 때문입니다. 다른 까닭이 없습니다.


      핵발전소나 핵폐기물처리장이 ‘안전’하다면 도시에 지을 노릇입니다. 도시 한복판에 지어야지요. 그래야 송전탑을 안 놓습니다. 도시에서 쓸 전기 때문에 시골에 발전소를 지어서 송전탑을 끝없이 온갖 시골마을마다 수없이 때려박는 짓은 돈도 자원도 모두 헤프게 쓰는 일이 될 뿐 아니라, 이 나라를 아주 망가뜨리는 바보짓입니다.


      여기에서 더 헤아릴 대목은, 깨끗하고 조용한 시골에 발전소 같은 위해시설을 지으면, 시골에서 거두는 곡식과 열매와 남새는 ‘아주 마땅히 망가집’니다. 도시사람은 밥을 어떻게 먹겠습니까? 모두 시골에서 나는 먹을거리로 밥을 지어서 먹지요. 그러면, 시골이 어떠해야 하겠습니까? 깨끗해야겠지요? 안 깨끗한 시골에서 안 깨끗하게 거둔 곡식과 열매와 남새를 맛있게 먹을 수 있겠어요? 아니, 먹을 수조차 없겠지요.


      시골은 언제나 깨끗하게 지키고 돌보아야 합니다. 시골에는 아무런 위해시설을 지어서는 안 됩니다. 발전소뿐 아니라 공장도 시골에 지으면 안 됩니다. 골프장이나 관광단지나 호텔도 시골에 지으면 안 됩니다. 시골은 깨끗한 삶터가 되도록 지키고 돌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시골과 도시가 함께 즐겁게 잘 살 수 있습니다.



    .. “언제 누가 살아도 여긴 물 좋고 공기 좋고, 손주들 와서 살고 누가 와도 다 잘살 낀데. 자꾸 밑으로 내려오믄 이제 못 산다. 송전탑 저거 보통 것도 아니고 76만 5000볼트 디게 센 게 와가, 저 청도 가서 갈라진다 카이. 밑에 산소도 파내라고 지랄병 하는데 우야겠노.” … “도시 가면 오히려 재밌는 게 없어. 여기 오면 무진장 나를 사랑하게 되고 나를 기쁘게 하고 좋게 해. 자연 사랑해 봐.” … “이 사람들이 10월 달부터 돈을 가지고 꼬시는 기라. 11월 말까지 안 받으면 안 된다, 12월 말까지 안 받으면 마을 공동기금으로 들어간다 카민서. 이런 식으로 보상금 받기 싫다는데도 집집이 다니면서 전화를, 홍보팀에서 계속 전화를 해 가지고 보상금 받아라, 안 받으면 마을 공동기금으로 들어가면 영영 못 받는다 ……” ..  (35, 106, 264쪽)



      밀양 이웃은 고흥에 와서 ‘발전소를 바깥나로섬 끝에 지은 뒤 송전탑을 어디로 어떻게 잇겠느냐?’ 하는 생각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고흥에 있는 시민모임은 ‘송전탑 예상 배치 그림’을 큼직하게 그려서 고흥 읍내에 걸었습니다. 커다란 걸개그림을 본 고흥 여러 면과 읍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고흥 ‘귀퉁이’에 발전소를 짓는 일은 ‘귀퉁이로 끝’이 날 일이 아니었지요. 외통수 반도 모양으로 생긴 고흥에서는 모든 읍과 면이 송전탑으로 피해를 보아야 하는 일이었지요.


      밀양 이웃은 고흥에 화력발전소가 못 들어오게 막는 일에 크게 이바지를 했습니다. 고흥사람도 밀양으로 희망버스를 타고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고흥 이웃이 밀양에 얼마나 이바지를 했는지 잘 모릅니다. 이바지가 될 수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고흥에서는 ‘밀양 송전탑’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것 참 무시무시한 일이로구나!’ 하고 느끼거나 깨달았는데, 밀양에서는 ‘고흥·해남 핵발전소·화력발전소 계획’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이라고 느끼거나 깨닫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작은 시골마을 분들은 잘 느끼시더라도 밀양 시내에서는 얼마나 느낄는지, 살갗으로 느끼거나 ‘우리 모두한테 닥친 일’이라고 뼈저리게 느낄는지 궁금합니다.


      밀양뿐 아니지요. 청도에서도 똑같습니다. 밀양과 청도뿐일까요. 커다란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부터 송전탑을 줄줄이 놓는데, 왜 자꾸 커다란 발전소를 새로 지으면서 우람한 송전탑을 줄줄이 박아야 할까요? 왜 작은 발전소로 바꾸지 않으며, 왜 집과 마을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서 쓰는 틀로는 안 바꾸려고 할까요?



    .. “경찰 가시나들, 저 더러분 놈의 가시나들 때문에 사람이 몇이 다쳤는 줄 아나. 제방 젙에 앉았다고 나이 많은 사람들 밀어내고 안고 나와서 아무 데나 놔버리니까 허리 다친 사람 있제.” … “소 한 마리 30만 원씩 주면 해롭기 때문에 그렇게 주는 거 아이겠습니꺼. 가처분신청 받아 가지고 법원에 갔는데 마지막에 할 말 있으면 하라 카대. 그래 내가 ‘여게 한전 놈들도 있지마는 생각해 보시소. 소 한 마리 30만 원 주면 사람 한 마리는 얼마 주는교?’ 물으니 대답도 안 합디다.” … “경찰들은 웃긴 게 우리가 경찰 코만 건드려도 그게 폭행죄더만요. 조깨만 차 옆에 얼쩡거려도 공무집행방해고. 그러니 우리가 무슨 수로 경찰을 이기겠습니까. 석 달째 경찰들은 오미가미 탱자탱자 놀면서 월급 다 받아 처먹고.” ..  (37, 147, 291쪽)



      밀양구술프로젝트에서 엮은 《밀양을 살다》(오월의봄,2014)를 읽었습니다. 시골마을 사람들을 찾아가서 만나려고 한다면 ‘구술프로젝트’ 같은, 아무래도 시골하고 너무 동떨어진 이름이 아닌, 시골스러우면서 살가운 이름을 지어서 쓰면 좋을 텐데, 도시에서 시골을 찾는 이들 마음자리가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밀양을 살다》를 읽으면, 밀양에서 나고 자랐거나 밀양으로 시집·장가를 들거나 밀양이 좋아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논 한 마지기를 어떻게 일구었고, 밭 한 뙈기를 어떻게 가꾸었는지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집 한 채는 그냥 집 한 채가 아닙니다. 집 한 채는 깊은 사랑이요 너른 꿈입니다. 집 한 채는 강제수용이나 보상금이나 부동산이 아닙니다. 집 한 채는 수많은 사람들 이야기가 깃든 사랑스러운 보금자리입니다.



    .. “사람이 다 울력으로 삽니더. 울력으로예. 참말로 정답게 잘 지내는 동넵니더, 여가.” … “내가 엄청 큰 공부를 했더라구. 농촌 사람들한테 … 내가 왜 청와대에 들락거리는 사람들만이 신사라고 했을까? 그게 아니었네. 그 사람들하고 이 사람들(시골사람)하고 바뀌어야 하네.” … “옛날에도 내가 정치는 쇼인 건 알았거든예. 근데 이걸 하면서 완전히 쇼인 걸 제대로 알았어예. 그니깐 정부에서도 너거는 뒤지 봐라, 뭐 이런 거 같아예.”..  (85, 99, 300쪽)



      나라에서 올바른 일을 한다면 강제수용을 할 턱이 없습니다. 나라에서 아름다운 일을 한다면 경찰과 군대와 전경 따위를 끌어들일 까닭이 없습니다. 강제수용을 하고 강제집행을 하며 강제공사를 벌인다면, 나라에서 하는 일은 하나도 안 올바를 뿐 아니라, 조금도 아름답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나라에서는 올바르지 않거나 아름답지 않아도 밀어붙이기 일쑤입니다. 언제나 말하지요. ‘국익’을 생각한다고.


      핵발전소가 국익일까요? 전쟁과 군대가 국익일까요? 새마을운동과 경제발전이 국익일까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이 국익일까요? 고속도로와 골프장이 국익일까요? 농약과 비료가 국익일까요? 입시지옥과 학력차별이 국익일까요? 시골에는 늙은이만 남도록 모든 어린이와 젊은이를 도시로 보내도록 하는 사회 얼거리가 국익일까요?



    .. “경찰들이 할머니들한테 너무 심하게 하는 거예요, 여경들이. 저그 엄마 즈그 아빠도 그렇게 못하는데 완전 손을 꼬집는 게 멍이 시퍼럴 정도로 팔을 비틀거나 온몸을 다 비트는 거예요. 완전 꼼짝달싹도 못하게. 그거 보고 나서 내가 막 여경한테 얘길 했거든요. ‘너희 할머니들한테 너무 심하게 하는 거 아니냐. 너희도 그렇게 한번 당해 보면, 안 겪어 봐서 모르지, 이때까지 여기서 농사짓고 산 할머니들인데 저희 집 앞에 탑이 들어오면 좋겠냐. 그렇게 싫다는 송전탑 왜 세우냐, 너희 머리 꼭대기에 세워라.’ 듣는 척도 안 하고 입 꼭 다물고 있는 거예요, 여경들은. ‘한번 봐라, 니가 했는 짓 한번 봐라. 할머니 손 이런 식으로 멍 시퍼렇게 하면 되겠느냐.’ 도로가에서 꼼짝달싹도 못하게 다 막고 있는 거예요. 도로에 전부 다 할머니들이 벼농사 해 갖고 나락을 다 널어놨거든요. 경찰들이 밝을라고 하는 거예요. ‘느그 밟지 마라. 이때까지 할머니들이 고생해 가지고 농사지어 놓은 것을 너희가 왜 망칠라 하느냐. 밟지 마라, 다리 안 치우냐!’” ..  (314쪽)



      가을입니다. 가을걷이를 아직 하지도 않았으나 한가위가 지나갑니다. 이제 곧 가을걷이를 합니다. 나는 조그맣게 꿈을 꿉니다. 가을걷이를 앞둔 올가을에 꿈을 꿉니다. 밀양 이웃을 헤아려서, 이 나라 시골사람이 서로 이웃이 될 수 있기를 꿈꿉니다. 이 나라 모든 시골마을에서 올가을에는 ‘가을걷이만 마치’되, 나락을 농협에 팔지 않기를 꿈꿉니다. 이 나라 모든 시골에서 모든 농사꾼이 ‘농협 수매 거부’를 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한미자유무역협정도 엉터리이니, 이런 엉터리 협정 때문에라도 ‘농협 수매 거부’를 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우리 이웃 밀양 할매와 할배와 아지매와 아재가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우악스러운 송전탑 공사 그만둬!’ 하고 함께 외칠 수 있게끔, 모든 시골에서 나락 한 톨조차 ‘농협 수매 거부’를 해서, 청와대와 국회뿐 아니라 서울과 부산과 대구를 비롯한 모든 도시에서 ‘한국 쌀’은 못 먹게 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경제발전과 무역이 그렇게 대단하니,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이건 공무원이건 누구이건, 다 ‘미국 쌀’이나 ‘중국 쌀’이나 ‘베트남 쌀’이나 ‘캐나다 쌀’을 먹으라고 하지요. 경찰과 전경도 모두 ‘한국 쌀’은 입에 대지 말고 수입 쌀만 먹으라고 하지요. 평화로운 시골마을을 군홧발로 짓밟고 온갖 주먹다짐과 거친 말을 일삼는 경찰과 전경한테는 배추 한 쪼가리조차 중국에서 사다가 먹으라고 하지요. 나락뿐 아니라, 배추도 무도 양파도 마늘도 파도 모두 ‘농협 수매 거부’를 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딸기도 수박도 참외도 능금도 배도 포도도 몽땅 ‘농협 수매 거부’를 할 수 있기를 꿈꾸어요.


      몽땅 나라밖에서 사다 먹으라고 해요. 그렇게 이웃을 짓밟고 깔보려고 한다면, 이 나라 시골에서 나는 곡식과 열매와 남새는 아예 손도 못 대게 할 수 있기를 꿈꾸어요. 바보들은 며칠 굶겨야, 아니 석 달쯤 굶겨야 비로소 번쩍 얼을 차리리라 생각합니다. 4347.9.11.나무.ㅎㄲㅅㄱ


    (최종규/숲노래 - 시골에서 책읽기)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들

이 책이 속한 분야 베스트

교환/반품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환/반품안내
반품/교환방법

[판매자 페이지>취소/반품관리>반품요청] 접수
또는 [1:1상담>반품/교환/환불], 고객센터 (1544-1900)

※ 중고도서의 경우 재고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교환이 불가할 수 있으며, 해당 상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으며 교환/반품 접수 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사전 협의를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7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중고도서의 경우 판매자와 사전의 협의하여주신 후 교환/반품 접수가 가능합니다.

반품/교환비용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이므로 단순 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는 판매정가의 20%를 적용

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Max's_Book
판매등급
우수셀러
판매자구분
일반
구매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평균 출고일 안내
2일 이내
품절 통보율 안내
5%

이 책의 e| 오디오

바로가기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