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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양장본 HardCover)
440쪽 | B6
ISBN-10 : 8937487926
ISBN-13 : 9788937487927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 역자 양억관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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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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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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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야 할 곳에 돌아가기 위해, 되찾아야 할 것을 찾아내기 위해, 오늘 시작되는 특별한 여행! 전 세계가 기다려 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철도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남자가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 위해 떠나는 순례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개인 간의 거리, 과거와 현재의 관계, 상실과 회복의 과정을 담아냈다. 한 사람이 삶에서 겪은 상실을 돌아보는 여정, 고통스럽고 지난하지만 한편으로 그립고 소중한 그 시간을 다자키 쓰쿠루와 함께하며 다시 삶을 향해 나아갈 희망을 얻게 된다.

서른여섯 살, 다자키 쓰쿠루는 철도 회사에서 역을 설계한다. 역을 만든다는 행위는 그에게 세상과의 연결을 뜻한다. 과거의 상실을 덮어 두고 묵묵히 살아가는 그에게 어느 날, 처음으로 사랑이 찾아온다. 그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은 두 살 연상의 여행사 직원 기모토 사라는 고등학교 시절, 다자키 쓰쿠루가 속한 완벽한 공동체와 그 결말에 대해 듣고 불현듯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한 순례의 여정을 제안하는데….

저자소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 일본 교토 시에서 태어나 효고 현 아시야 시에서 자랐다. 1968년 와세다 대학교 제1문학부에 입학했다. 재즈 카페를 운영하던 중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제81회 군조 신인 문학상을 수상하며 29세에 데뷔했다. 1982년 『양을 쫓는 모험』으로 제4회 노마 문예 신인상을, 1985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제21회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했다. 미국 문학에서 영향을 받은 간결하고 세련된 문체와 현대인이 느끼는 고독과 허무의 감성은 당시 젊은이들로부터 큰 공감을 불러일으켜 작가의 이름을 문단과 대중에게 널리 알렸다. 1987년 발표한 『노르웨이의 숲』은 일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후,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붐’을 일으켰다. 1995년 『태엽 감는 새』로 제47회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2002년 『해변의 카프카』를 발표하여 2005년 영어 번역본이 《뉴욕 타임스》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한층 높였다. 2008년 프란츠 카프카 상을 수상하고, 2009년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예루살렘 상을, 2011년에는 카탈로니아 국제상을 수상하여 문학적 성과를 다시 한 번 평가받았다.『댄스 댄스 댄스』, 『언더그라운드』, 『스푸트니크의 연인』,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어둠의 저편』, 『도쿄 기담집』, 『1Q84』 등 수많은 장편소설, 단편소설, 에세이, 번역서를 발표했다. 현재 그의 작품은 4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역자 : 양억관
역자 양억관은 경희대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아시아 대학교 경제학부 박사 과정을 중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마쓰모토 세이초, 미야베 미유키, 시바 료타로, 히가시노 게이고, 야마다 에이미 등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다수 번역하였다. 옮긴 책으로 『언더그라운드』, 『모방범』, 『탐정 클럽』, 『중력 삐에로』, 『69』, 『120% COOOL』,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메멘토 모리』, 『남자의 후반생』, 『패왕의 가문』, 『제로의 초점』, 『나는 모조인간』 등이 있다.

목차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책 속으로

대학교 2학년 7월부터 다음 해 1월에 걸쳐 다자키 쓰쿠루(多崎つくる)는 거의 죽음만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사이 스무 살 생일을 맞이했지만 그 기념일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그런 나날 속에서 그는 스스로 생명을 끊는 것이 무엇보다 자연스럽고 합리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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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 7월부터 다음 해 1월에 걸쳐 다자키 쓰쿠루(多崎つくる)는 거의 죽음만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사이 스무 살 생일을 맞이했지만 그 기념일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그런 나날 속에서 그는 스스로 생명을 끊는 것이 무엇보다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지 못했는지, 지금도 그는 이유를 잘 모른다. 그때라면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지방을 넘어서는 일 따위 날달걀 하나 들이켜는 것보다 간단했는데.
쓰쿠루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죽음에 대한 마음이 너무도 순수하고 강렬하여 거기에 걸맞은 구체적인 죽음의 수단을 마음속에 떠올릴 수 없어서였을지도 모른다. 구체성은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였다. 만일 그때 손이 닿는 곳에 죽음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었다면 그는 거침없이 열어젖혔을 것이다.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말하자면 일상의 연속으로서.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는 가까운 곳에서 그런 문을 발견하지 못했다. ? 7~8쪽에서

그녀의 집 거실에 있던 야마하의 그랜드 피아노. 시로의 꼼꼼한 성격에 맞게 늘 조율이 잘되어 있었다. 티 하나 없이 맑게 윤기를 띤 표면에는 손가락 자국도 없었다. 창으로 비쳐 드는 오후의 햇살. 정원의 사이프러스가 늘어뜨리는 그림자. 바람에 흔들리는 레이스 커튼. 테이블 위의 찻잔. 뒤로 단정하게 묶은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과 악보를 바라보는 진지한 눈길. 건반 위에 놓인 열 개의 길고 아름다운 손가락. 페달을 밟는 두 발은 평상시 시로를 생각하면 상상이 안 될 만큼 힘차면서도 적확했다. 그리고 종아리는 유약을 바른 도자기처럼 하얗고 매끈했다. 연주를 부탁하면 그녀는 곧잘 그 곡을 쳤다. 「르 말 뒤 페이」. 전원 풍경이 마음에 불러일으키는 영문 모를 슬픔. 향수 또는 멜랑콜리. ? 80~81쪽에서

“역을 만드는 일하고 마찬가지야. 그게, 예를 들어 아주 중요한 의미나 목적이 있는 것이라면 약간의 잘못으로 전부 망쳐져 버리거나 허공으로 사라져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어. 설령 완전하지 않다 하더라도 어떻게든 역은 완성되어야 해. 그렇지? 역이 없으면 전차는 거기 멈출 수 없으니까.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맞이할 수도 없으니까. 만일 뭔가 잘못된 부분이 발견되면 필요에 따라 나중에 고치면 되는 거야. 먼저 역을 만들어. 그 여자를 위한 특별한 역을. 볼일이 없어도 전차가 저도 모르게 멈추고 싶어 할 만한 역을. 그런 역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거기에 구체적인 색과 형태를 주는 거야. 그리고 못으로 네 이름을 토대에 새기고 생명을 불어넣는 거야. 너한테는 그런 힘이 있어. 생각해 봐. 차가운 밤바다를 혼자서 헤엄쳐 건넜잖아.” ? 382~383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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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지금, 당신은 어느 역에 서 있습니까? 출간 7일 만에 100만 부 돌파 전 세계가 기다려 온 초대형 베스트셀러 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일본 에...

[출판사서평 더 보기]

지금, 당신은 어느 역에 서 있습니까?
출간 7일 만에 100만 부 돌파
전 세계가 기다려 온 초대형 베스트셀러

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일본 에서 50만 부라는 파격적인 초판 부수로 기대를 모으고, 출간 이후에는 7일 만에 100만 부를 돌파하는 등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다 시 쓴 세계적 화제작이다.

철도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남자 다자키 쓰쿠루가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 위해 떠나는 순례의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개인 간의 거리, 과거와 현재의 관계, 상실과 회복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프란츠 리스트 「순례의 해」(라자르 베르만)의 간명하고 명상적인 음률을 배경으로 인파가 밀려드는 도쿄의 역에서 과거가 살아 숨 쉬는 나고야, 핀란드의 호반 도시 헤멘린나를 거쳐 다시 도쿄에 이르기까지, 망각된 시간과 장소를 찾아 다자키 쓰쿠루는 운명적인 여행을 떠난다. ‘색채’와 ‘순례’라는 소재를 통해 ‘반드시 되찾아야 하는 것’을 되돌아보게 하는 이 작품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솔직하고 성찰적인 이야기로, “『노르웨이의 숲』 이래 무라카미 하루키가 선보인 최초의 리얼리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적 귀환’이다.

출간되기까지, 내용이나 배경 등 작품에 관련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화제가 되었으며 출간 당일 자정에 도쿄 시내 유명 서점 에 책을 사려는 독자의 행렬이 늘어서면서 팬들의 기대를 증명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출간이 결정되자마자 언론과 대중의 관심 이 집중되었으며 초판 부수 20만 부, 출간 전 선주문 18만 부, 예판 기간 중 각 서점 베스트셀러 1위 기록 등 강력한 이슈와 함께 ‘무라카미 하루키 파워’를 여실히 입증했다.

이 작품은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히가시노 게이고 등을 번역한 전문 번역가 양억관이 옮겼다. 그는 단어 하나하나에 실린 철학적인 상징과 입체적인 인물의 심리를 선명하게 포착하여 충실하고 유려하게 번역함으로써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을 손꼽아 기다려 온 한국 팬들에게 잊지 못할 순례의 여정을 경험하게 한다.

한 사람의 성인이 삶에서 겪은 상실을 돌아보는 여정, 고통스럽고 지난하지만 한편으로 그립고 소중한 그 시간을 다자키 쓰쿠루와 함께하며, 우리는 ‘다시’ 삶을 향해 나아갈 희망을 얻게 될 것이다.

■ 모든 것이 완벽했던 스무 살 여름으로, 다자키 쓰쿠루는 순례를 시작했다
“그 일이 일어난 것은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이었다. 그리고 그 여름을 경계로 다자키 쓰쿠루의 인생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지고 말았다.”
스무 살 다자키 쓰쿠루는 가장 친한 네 명의 친구들로부터 갑작스럽게 절교당한다. 이유도 알지 못한 채. 따라서 변명도 할 수 없었다. 완벽한 공동체에서 단절되는 절망을 겪은 다자키 쓰쿠루는 7월부터 다음 해 1월에 걸쳐 거의 죽음만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혼자서 밤바다 속에 떠밀린 것만 같은 고독하고 가혹한 시간을 견뎌 낸 뒤, 그는 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 버린다.

서른여섯 살, 다자키 쓰쿠루는 철도 회사에서 역을 설계한다. 역을 만든다는 행위는 그에게 세상과의 연결을 뜻한다. 과거의 상실을 덮어 두고 묵묵히 살아가는 그에게 어느 날, 뜻하지 않을 사랑이 찾아온다. 그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은 두 살 연상의 여행사 직원 기모토 사라는 고등학교 시절, 다자키 쓰쿠루가 속한 완벽한 공동체와 그 결말에 대해 듣고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한 순례의 여정을 제안한다.

그리고 자신의 ‘색채’를, 한순간 속했던 ‘완전함’을 기억하기 위한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처럼 사람들로 붐비는 역에서 시작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중에서도 눈에 띠게 단순하고 간결한 스토리이다. 그러나 교차하는 시간, 미스터리적 요소, 몰입하게 하는 빠른 호흡 등이 첫 페이지를 연 순간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닫을 때까지 독자의 시선을 한순간도 놓지 않는다. 이야기는 여러 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찾아가며 진행된다. 왜 다자키 쓰쿠루는 네 친구로부터 갑자기 소외되었을까? 다자키 쓰쿠루가 간직한 자기 자신도 정체를 모르는 내면의 비밀은 무엇일까? 연인 기모토 사라의 진심은 무엇일까? 그리고 도대체 왜 한때 완벽했던 모든 것이 예고도 없이 무너진 것일까?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는 동안, 이야기는 단순하고 고요한 초반에서 시간이 여러 겹으로 나뉘며 복잡성을 띠는 중반, 그리고 모든 것이 밝혀지며 강렬하고 우수 어린 감상을 전하는 결말로 향한다.

출간 후 최초 언론 리뷰를 맡은 요네미쓰 가즈나리 교수(리쓰메이칸 대학교)는 이 작품의 솔직한 매력과 읽는 즐거움에 대해 “무라카미 하루키 최초의 미스터리 소설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팬들은 물론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그리고 스트레이트하고 알기 쉽다는 의미에서, 지금까지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라는 평을 남겼다.

이 작품은 “짧은 소설을 쓰려고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길어졌습니다. 저는 별로 그런 경우가 없는데, 그러고 보면 『노르웨이의 숲』 이후 처음입니다.”라는 작가의 언급대로,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을 연상시키는 지극히 꾸밈없는 색조가 돋보인다. 읽는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흡인력 강한 구성, 한층 깊어진 진한 향수와 고독의 감성, 그리고 생의 일면을 관통하는 깊은 내면의 울림까지.
전 세계 4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한 시대의 사랑을 받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 어느 때보다 삶을 진솔한 시선으로 관조하며 책장 너머 독자에게 자신의 목소리로 말을 거는 듯한 이번 신작은 우리로 하여금 거장의 문학적 ‘정점’을 함께하는 한층 특별한 기쁨을 맛보게 할 것이다.

■ 줄거리
다자키 쓰쿠루는 한때 흐트러짐 없이 친밀하고 완벽한 공동체에 속해 있었다. 아카(赤), 아오(靑), 시로(白), 구로(黑). 색채 풍성한 네 명의 친구들 곁은 다자키 쓰쿠루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장소였다. 그러나 고향 나고야를 떠나 도쿄로 올라온 그는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 친구들로부터 제대로 된 이유조차 듣지 못하고 갑작스러운 절교를 당한다. 그다음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다자키 쓰쿠루는 죽음만을 생각하며 시간을 보낸다. 친구 하나 없는 도쿄에서 혼자서 죽음에 가까운 절망을 느끼고, ‘돌아갈 장소’가 없는 절대적인 고독을 겪는다. 그리고 그 고통을 견뎌 낸 후 쓰쿠루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친구들에게 입은 단절의 상처로 남에게 마음을 순수하게 터놓지 않는, 어른이 되어 버린 것이다.

서른여섯 살이 된 쓰쿠루는 도쿄의 철도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런 그에게 16년 전 입은 상처는 언제나 안에서 피를 흘리는 ‘덮어 둔’ 역사로 남아 있다. 쓰쿠루는 여자 친구 기모토 사라에게 ‘네 명의 완벽한 공동체’와 그곳에서 소외당한 경험을 이야기했다가 마음에 걸려 소화되지 않은 무엇인가를 풀기 위해서라도 다시 그 친구들을 찾아보라는 권유를 받는다. 그는 사라의 말대로 그간 잊고 지내 온 것들을 되찾기 위하여 인파가 붐비는 도쿄 역에서 순례의 여정을 시작한다. 돌아가야 할 곳, 되찾아야 할 것을 찾아……. 다자키 쓰쿠루는 그 여정 가운데 무엇을 찾아내고 또 어디로 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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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하루키는 완벽 | sj**58 | 2019.09.0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하루키는 읽을때마다 정말 즐겁게 읽는 책인거같다. 매번 읽을때마다 지루하지 않으며 언제 읽어도 재밌다. 뭐 호불호가 많이 갈리...

    하루키는 읽을때마다 정말 즐겁게 읽는 책인거같다. 매번 읽을때마다 지루하지 않으며 언제 읽어도 재밌다. 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가이고 요새 반일감정 때문에 왜 읽냐는 사람들이 있지만 하루키는 일본 문학가들중에 과거를 되돌아보고 반성해야한다면 말하는 몇안돼는 지식인이다. 그래서 더 호감이 가는 작가인지 모르겠다. 책은 정말 재미있다. 하루키는 읽을때마다 정말 즐겁게 읽는 책인거같다. 매번 읽을때마다 지루하지 않으며 언제 읽어도 재밌다. 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가이고 요새 반일감정 때문에 왜 읽냐는 사람들이 있지만 하루키는 일본 문학가들중에 과거를 되돌아보고 반성해야한다면 말하는 몇안돼는 지식인이다. 그래서 더 호감이 가는 작가인지 모르겠다. 책은 정말 재미있다. 하루키는 읽을때마다 정말 즐겁게 읽는 책인거같다. 매번 읽을때마다 지루하지 않으며 언제 읽어도 재밌다. 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가이고 요새 반일감정 때문에 왜 읽냐는 사람들이 있지만 하루키는 일본 문학가들중에 과거를 되돌아보고 반성해야한다면 말하는 몇안돼는 지식인이다. 그래서 더 호감이 가는 작가인지 모르겠다. 책은 정말 재미있다.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뭔 책 제목이 이래, 마우스는 깜빡이는 커서를 몇 번이나 그냥 지나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뭔 책 제목이 이래,

    마우스는 깜빡이는 커서를 몇 번이나 그냥 지나치게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선택을 배신하지 않고, 다른 데 눈을 팔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읽어도 되는가, 시작에서 늘 갈등한다.

    며칠을 눈으로만 익힌 책을 기어코 몇 번의 클릭으로 책장에 넣으며 하룻밤은 아무 것도 못하겠군, 생각했다.

    중세시대 마녀사냥에서 지목받아 사라진 이들처럼 어느 날 그 대상이 되었던 스무살로부터 떠나오기 위해

    길을 떠나는 서른 여섯의 다자키 쓰쿠루.

    하루키는 그 길 떠남을 순례라 말하고, 주제음악을 리스트의 '순례의 해'로 정했다.

    어떤 이유인지도 모른 채 널 만나고 싶지 않아,라는 통고 외에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고,

    묻지도 못했던 스무 살의 그가 언젠가의 내 모습으로 퍼뜩 다가와  2쪽에서 읽기를 멈췄다,

    이미 슬프기로 한 이야기는 읽고 싶지 않다는 변명과 함께.

    다시 책장을 넘기기엔 용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다 읽어냈다.

    아오를 만나 시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장면에서는 더 나가야 하나 또 망설였다.

    구로를 만나러 핀란드까지 가야하는 쓰쿠루와 엉덩이 톡톡 치며 갔다와야 해, 간빠레 쓰쿠루, 하는

    사라가 만들어 갈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테지만, 역시 하루키는 딱 거기서 멈췄다.

    내줄 수 있는 것을, 그것이 무엇이든, 몽땅 내밀자, 깊은 숲에서 길을 잃고 나쁜 난쟁이들에게 붙잡히기 전에...

    쓰쿠루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확인하고 간절히 사라를 원하는 것에서.

    노르웨이 숲에서 애타게 미도리를 부르는 와타나베로 끝낸 것처럼, 하루키스럽다.

    아오(파랑), 아카(빨강), 시로(흰색), 구로(검은색)에게 절교 당하고 아무 것도 못한 채 한없이 떨어진 나락에서

    어느 순간 맑게 깨어나 만나게 된, 쓰쿠루의 아린 기억을 희석 시켜준 하이다(회색).

    하이다는 시로와 구로를 섞어 만든다.

    시로와 구로 그리고 하이다를 동시에 꿈 꾸고난 후 쓰쿠루는 이유도 모르고 하이다로부터 버려졌다.

    그는 그냥 떠나버렸다. 올거야, 잠시 다녀올께, 그렇게 말하고.

    수수께끼 같은 인물 미도리카와(초록)와 리스트의 'Le Mal du Pays'를 남기고.

    시로가 치던 아름다운 곡. 나중 구로는 딱 그만큼이 시로가 소화할 수 있었던 거라 했다.

    6분 조금 넘는 길이의 아련한 피아노곡, 리스트의 '순례자의 해'는 시를 읽는 속도로 피아노가 연주된다.

    시로는 유연하게 손가락을 놀리며 리스트를 읽었을 것이다.

    이 책은 참 용감하다. 아직 얼굴도 익히기 전인데 덜컥 사건부터 시작했다. 머뭇거리지 않고 던져버렸다.

    그게 안타든 홈런이든 해석은 독자 몫이야, 하루키의 자신감이다.

    아무 색깔이 없어서 모든 색이 다 녹아들 수 있지만, 어느 색과도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쓰쿠루는

    죽을 듯 힘든 스무 살을 살아냈고, 이십대를 보냈다.

    이십대로부터의 상처는 다 아물었고 실처럼 가늘기에 왜 그 자국이 남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그는 평범하고 성실하고 역을 좋아해 역 만드는 일을 하는 서른 여섯살의 남자다.

    지난 것은 잊고 간신히 치유된 상처를 건들여 막 딱지 앉은 상처를 다시 벌리고 싶지 않다는 그에게

    그건 그냥 표면만 아문 것이고  그 안쪽에선 계속 피가 흐르고 있다고,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쳐 왜 상처가 났는지 알아야 비로소 아물 거라고 사라가 토닥이고 부추긴다.

    현명한 여자다.

    그 부분은 데미안의 알을 깨는 아픔을 읽는 기분이 들게 했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쓰쿠루는 아픈 이십대 그 스무살을 깨고 나와야만 온전히 서른 여섯의 그가 될 수 있다.

    아픔에 대해 덮어두는 것은 미봉일 뿐이다.

    어떤 것이든 다시 그것을 꺼내는 것이 두렵기에 괜찮다고 덮어두는 것 뿐이다.

    쓰쿠루가 사라의 세계로 가기 위해선 스무살의 아픈 상처를 다시 들여다봐야만 한다.

    보통 사람의 심리를 잘 그려냈다.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읽게 만든다.

    너니까, 너는 잘 이겨낼거야, 어떤 식으로든 너는 잘 헤져나갈거야, 과거를 마주하자 그들은 그렇게 말했다.

    16년이란 긴 시간을 왜 그랬을까에 대해 쓰쿠루를 고뇌하게 한 것에 대하여

    너는 스스로를 보호하며 잘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는

    다소 무책임한 그러나 당시엔 그렇게 선택해야만 했던 그들의 사정이 진실이었다.

    이미 지난 오랜 시간은 용서를 구한다거나 용서를 해준다는 구차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다시 그들과 만나지 않다도 된다. 이미 그들은 과거에 머무는 기억일 뿐이다.

    말하는 이들은 담담했고, 듣는 그는 건조했다. 재회가 질척이지 않고 산뜻해서 좋았다.

    쓰쿠루는 앞으로 나가기 위해 그들을 만났을 뿐이다.

    상처를 다시 열어 피가 멈췄음을 확인해야 자신 속의 벽을 허물고 사라에게 갈 수 있기에. 

    단절은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세상으로 가는 통로를 만드는 거라고 하루키는 말한다.

    이렇게 또 하루키를 만났다.

    임경선의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 때문에 다시 읽기 시작한 하루키는

    자꾸 다른 이야기도 있다고 나를 꼬시고 나는 모르는 척 그 꼬임에 넘어가고 있다.

  • 하루키 소설.. | c3**6c | 2019.01.1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들이 있습니다. 아주 최근에 읽었다면 1Q84 정도려나 싶은데요. 무척이나 오래되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들이 있습니다.
    아주 최근에 읽었다면 1Q84 정도려나 싶은데요. 무척이나 오래되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보통 저는 신작보다도 중고서점에서 평소 읽고 싶던 책들을 뒤져서 보다 보니,
    남들보다는 시간이 조금 걸리는데요.
    아무튼! 1Q84를 비교하여 말씀드리자면, 이 책의 경우에는 인내를 조금 요구하는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책의 시작 부분에서는 '죽음'에 대해 슬쩍슬쩍 언급해주면서 이 이야기의 시간인 인물들에 대한 설명들이 나옵니다. 조금은 흥미롭죠.
    하지만, 흥미는 조금조금 오르다가, 평범하게 흘러가고, 재미없는,
    말 그대로 색채 없는 쓰쿠루의 목소리를 빌려 서술되는 부분은 졸리기까지 합니다.
    (쓰쿠루가 읽다 보면 정말 재미없는 인물이라는걸, 알아요. 뒤에 말씀드릴게요.)
    하지만, 중반쯤으로 가면, 아니- 이럴 수가, 궁금하다, 이 책의 방향은 어떻게?!!!!
    라는 느낌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습니다.
  • 스스로는 자신을 특정짓는 색채가 없어 괴롭기만 한데, 남들은 그를 '냉정하면서 언제나 쿨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스스로는 자신을 특정짓는 색채가 없어 괴롭기만 한데, 남들은 그를 '냉정하면서 언제나 쿨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지킬수 있는 인물'로 생각하여 억울하게 버림받았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순례를 떠나는 다자키 쓰쿠루의 이야기이다. 상실, 클래식 음악, 청명성 등 전형적인 하루키 요소를 다분히 품고 있는 소설로, 기존 작품들과는 달리 판타지적 요소가 상당부분 배제되어 있고 상실된 연인과 새롭게 시작하려는 연인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마무리 부분의 전개에서 다분히 <노르웨의 숲>을 떠올리게 한다. 동성애 코드가 등장하여 일순간 이질성 강한 긴장감이 감돌기도 하지만, 표현 그대로의 동성애 묘사라기 보다는 미스 블랙과 미스 화이트가 뒤섞인 '그레이'의 존재를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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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립적인 목소리로 그들이 집에 없다는 사실을 쓰쿠루에게 알렸다.


    벌거벗고 서면 갈비뼈가 불거져 나와 싸구려 새장처럼 보였다.


    질투란, 쓰쿠루가 꿈속에서 이해한 바로는, 세상에서 가장 절망적인 감옥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죄인이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기 ˖문ㅇ니다. 누군가가 힘으로 제압하여 집어 넣은 것이 아니다. 스스로 거기에 들어가 안에서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철창 바깥으로 던져 버린 것이다. 게다가 그가 그곳에 유폐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물론 나가려고 자기가 결심만 한다면 거기서 나올 수 있다. 감옥은 그의 마음속에 있기 때문에. 그러나 그런 결심이 서지 않는다. 그의 마음은 돌벽처럼 딱딱하게 굳어 버렸다. 그것이야말로 질투의 본질인 것이다.


    * 프란츠 리스트 <순례의 해> 제1년 스위스 中 '르 말 뒤 페이' - 라자르 베르만(Lazar Berman) 연주


    그녀는 곧잘 그 곡을 쳤다. <르 말 뒤 페이>. 전원 풍경이 마음에 불러일으키는 영문 모를 슬픔. 향수 또는 멜랑콜리.


    한동안 그녀를 만나지 않고 있자니 자신이 무슨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가슴에서 아련한 아픔이 일었다.


    "그럴지도 몰라. 당신은 나밖에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그 말을 믿어. 그랬더라도 그 머릿속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자리를 잡고 있어. 적어도 그런 거리감 같은 느낌이 들었어. 그건 여자만이 알 수 있는 걸지도 몰라.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난 그런 관계를 결코 오래 가져갈 수 없다는 거야. 설령 자기를 내가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난 보기보다는 욕심이 많고 솔직한 성격이야. 만일 나랑 앞으로 진지하게 만날 생각이라면 그 어떤 것을 우리 사이에 끼워 넣어서는 안 돼. 정체 모를 뭔가를. 내 말뜻 알겠어?"


    "고마워." 그리고 그녀는 페이지 끝에 작은 글씨로 각주를 다는 듯한 느낌으로 덧붙였다. "언젠가 자기랑 만날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


    "렉서스란 게, 대체 무슨 뜻이지?"

    "자주 듣는 말인데, 의미는 애당초 없어. 그냥 만든 말이야. 뉴욕의 광고 회사가 도요타의 의뢰를 받아 만들어 냈지. 아주 고급스럽고 의미가 깊은 듯한 울림이 좋은 말을 만들어 달라고 한 거야. 참 묘한 세상이야. 한편에서는 부지런히 철도역을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한편에서는 거액을 받고 그럴듯해 보이는 말을 만들어 내는 사람도 있으니."


    물론 다자키 쓰쿠루는 지금까지 인생에서 부족함 없이 누리며 살았다.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해 괴로워한 경험은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정말로 원하는 것을 고생해서 손에 넣는 기쁨을 맛본 적도 기억하는 한 단 한번도 없었다.


    낮잠을 잤다. 의식이 완전히 끊어져 버린 농도 짙은 잠이었다.


    1990년대 초, 아직 일본 경제의 거품이 이어지던 시절, 미국의 한 유력지가 겨울 아침 러시아워에 신주쿠 역 계단을 내려가는 사람들 모습을 찍은 사진을 실었다.(어쩌면 도쿄 역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어느 역이든 마찬가지다.) 거기에 찍힌 통근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같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통조림에 든 생선처럼 생기 없이 어두운 표정이었다. 기사는 '일본은 분명 유복할지 모른다. 그러나 많은 일본인은 이처럼 고개를 숙인 불행한 모습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 사진은 유명해졌다.


    냉정하면서 언제나 쿨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는 다자키 쓰쿠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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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자키 쓰쿠루(이름에 색채가 없는 인물) / 기모토 사라(쓰쿠루의 연인) / 하이다 후미아키(미스터 그레이) / 다자키 도시오(쓰쿠루의 부친) / 아카마쓰 게이(미스터 레드) / 오우미 요시오(미스터 블루) / 시라네 유즈키(미스 화이트) / 구로노 에리(미스 블랙)

  •           사랑하던 사람에게 내팽개쳐진 기억이 있나...

     

     

     

     

     

    사랑하던 사람에게 내팽개쳐진 기억이 있나요?_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된 건 1~2년 전 부터였다. 누구든 만남과 동시에 이별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별이라는 끝을 떠올리면 더이상 깊어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  

    내가 이렇게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된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도저히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데에 익숙해져가고 있을 때, 우연히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다자키 쓰쿠루가 마치 나와 같았기에. 그동안 뒤죽박죽인 채 정리가 되지 않던 생각들을 쓰쿠루가 그동안 마음 한켠에 애써 묻어둔 채로 잊고 있었던, 자신이 받은 상처를 꺼내 치유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정리해나갈 수 있었다.

    1~2년 전의 난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나에게 다가와주거나 우연한 기회로 가까워진 사람들에게는 진심으로 마음을 내주곤 했다. 하지만 내가 마음을 닫게 되는 계기가 연타로 찾아왔더랬다.

    중학생때부터 서로 모든 걸 공유했을 정도로 가까웠던 친구가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연락을 끊고, 연락을 받지않아 그 이후 지금까지도 쭉 연락을 하지 못한 게 첫번째 계기였다. 둘 다 대학생이 되면 같이 해보고 싶은 일들을 밤새도록 이야기하곤 했었는데 대학생이 되고 얼마 지나지않아 나에게 뭐가 서운했는지 남보다 못 한 사이가 되어버렸고, 같이 카페도 가보지 못한 채, 같이 술을 마셔보지도 못한 채, 같이 쇼핑도 해보지 못한 채로 우린 각자의 위치에서 벌써 23살이 되었다. ​

    이후에도 평생 가자 약속한 친구들과 줄줄이 멀어지는 일이 잇달아 일어났고 그 시기에 꽤 오래 사귀었던 전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일이 일어나자마자 해결을 했어야맞는데 그땐 당장 힘든 마음을 추스린다는 생각으로 '너희가 싫다면 싫은거겠지.' 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버렸던 게 화근이었나보다. 괜찮은줄로만 알았던 나는 어느새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겠지. 그때 상처받으면 아프니까 미리 밀어내자' 라는 생각으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가까워지면 한 걸음 물러서며 더이상 깊어지지 않는 관계들.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난 행복하지 않았다. 더 아팠고 더 상처받았고 더 힘들었다. 다자키 쓰쿠루처럼 애써 외면해두었던 상처를 꺼내서 왜 이런 상처를 입어야만 했는지, 묻고 또 물어 다시 사람들에게 따스하게 폭 안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와 올 겨울은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마음이 따스해지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들도 사람으로 인해 내팽개쳐져 받은 상처가 있다면 묻어두지 말고 꺼내어 흉이라도 남기기를.

     

     

     

     

     

     

     

     

     

    "한정된 목적은 인생을 간결하게 한다." -p, 32

     

     

    "기억을 어딘가에 잘 감추었다 해도, 깊은 곳에 잘 가라앉혔다 해도, 거기서 비롯한 역사를 지울 수는 없어." 사라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것만은 기억해 두는 게 좋아. 역사는 지울 수도 다시 만들어 낼 수도 없는 거야. 그건 당신이라는 존재를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p, 51~52

     

     

    "그리고 현실적인 삶으로 돌아갈 거야. 견실하게 그 삶을 살아야 해. 아무리 밋밋하고 평범하더라도 삶에는 살 만한 가치가 있지. 그건 내가 보장하지. 아이러니나 역설 같은 건 빼고 하는 말이야. 다만 나에게는 그 가치라는 게 좀 부담스러웠을 뿐이야. 그놈을 제대로 짊어지고 나아갈 수가 없어. 아마 나면서부터 거기에 맞지 않는 것 같아. 그래서 죽어 가는 고양이처럼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 숨어들어 그때가 오기만을 묵묵히 기다리는 거야. 그것도 나름대로 나쁘진 않아. 그러나 자네는 달라. 자네는 그놈을 짊어지고 나아갈 수 있어. 논리의 실을 활용하여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자기 몸에 잘 맞게 바느질로 붙여 가는 거야." -p, 116

     

     

    "정말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으면, 말 같은 건 나오지 않는 거야." -p, 194

     

     

    "내가 신입 사원 연수 세미나에서 처음에 늘 내뱉는 말이야. 나는 먼저 세미나실 안을 휘익 둘러보고 적당히 한 수강생을 지목해서 일어서게 해. 그리고 이렇게 말하지. '자, 여기 자네한테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하나씩 있어. 먼저 나쁜 뉴스. 지금 자네의 손톱 또는 발톱을 펜치로 뽑으려 한다. 안됐지만 이미 결정 난 일이다. 절대 뒤집을 수 없다.' 그런 다음 나는 가방에서 아주 무섭게 생긴 커다란 펜치를 꺼내 보여 줘.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그놈을 보여주지. 그리고 말해. '다음은 좋은 뉴스. 좋은 뉴스란, 손톱을 뽑을 건지 발톱을 뽑을 건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거야. 자, 어느 쪽으로 할 텐가. 10초 내에 결정해야 해. 만일 스스로 어느 한쪽을 정하지 않으면 손과 발 두 쪽을 다 뽑아 버릴 거야.' 나는 펜치를 손에 든 채 10초를 카운터해. '발로 하겠습니다.' 거의 8초가 지나서 그 친구가 말해. '좋아, 그럼 발로 정해졌어. 지금부터 이놈으로 자네 발톱을 뽑도록 하지. 그 전에 한 가지 알고 싶은 게 있어. 왜 손톱이 아니라 발톱을 선택했지?' 내가 물어봐. 상대는 이렇게 대답해. '모르겠습니다. 어느 쪽이든 아픈 건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니까 할 수 없이 발톱으로 한 겁니다.' 난 그 친구와 따스한 악수를 나누고 이렇게 말해. '진짜 인생에 온 걸 환영해.'라고. 웰컴 투 리얼 라이프.(Welcome to real life.)"

     

    쓰쿠루는 옛 친구의 홀쭉한 얼굴을 아무 말 없이 잠시 바라보았다.

     

    "우리에게는 모두 나름대로 자유가 있어." 그 말을 하고 아카는 한쪽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그게 이 이야기의 포인트야." -p, 245~146

     

     

    "자기 안에서 뭔가가 아직도 소화되지 않은 채 걸려 있고, 그 탓에 본래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막혀 버린 거야." -p, 274

     

     

    「르 말 뒤 페이」. 조용한 멜랑콜리가 어린 그 곡은 그의 마음을 감싼 형체 없는 슬픔에 조금씩 윤곽을 그려 준다. 마치 허공에 잠겨 든 투명한 생명체의 표면에 수없이 많은 가느다란 꽃가루가 달라붙어 전체 형상을 눈앞에 조용히 떠오르게 하는 것처럼. 이번에는 이윽고 사라의 형상으로 나타났다. 민트 그린의 반소매 원피스를 입은 사라.

     

    가슴의 동통이 다시 살아났다. 격렬한 통증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격렬한 통증의 기억이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쓰쿠루는 자신을 향해 말했다. 애당초 텅 비었던 것이 다시 텅 빌 따름이 아닌가. 누구에게 불평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들은 그에게 다가와 그가 얼마나 텅 빈 존재인가를 확인하고, 다 확인한 다음에는 어딘가로 가 버린다. 그다음에는 텅 빈, 또는 더욱더 텅 비어 버린 다자키 쓰쿠루가 다시금 혼자 남는다. 그뿐이지 않은가.

     

    (중략)

     

    그들은 둘 다 어느 시점에서 쓰쿠루의 인생에서 사라져갔다. 이유도 말하지 않고 참으로 갑작스럽게. 아니, 사라져 간 것이 아니다. 그를 잘라 버리고 내팽개쳤다는 쪽이 맞을 것이다. 그것은 말할 나위도 없이 쓰쿠루의 가슴이 상처를 남겼고, 그 생채기는 지금도 남아 있다. 그렇지만 결국 진정한 의미에서 상처를 입은 것은, 또는 부서진 것은 쓰쿠루가 아니라 그들 두 사람이 아니었을까. 쓰쿠루는 최근에 이르러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내용 없는 텅 빈 인간일지도 모른다. 쓰쿠루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내용이 없기에 설령 일시적이라 해도, 거기서 쉴 자리를 찾아내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밤에 활동하는 고독한 새가 사람이 살지 않는 어느 집 지붕 뒤편에서 한낮의 안전한 휴식처를 구하듯이. 새들은 아마도 그 텅 비고 어두컴컴하고 조용한 공간을 마음에 들어한 것이다. 그렇다면 쓰쿠루는 자신이 공허하다는 것을 오히려 기뻐해야 할지도 모른다. -p, 289~291

     

     

    "누구든 무거운 짐은 싫어하죠. 그렇지만 어쩌다 보면 무거운 짐을 가득 끌어안게 됩니다. 그게 인생이니까. 세 라 비.(C'est la vie.)" -p, 294

     

     

    "우리네 인생에는 어떤 언어로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게 있는 법이죠." 올가는 그렇게 말했다.

     

    과연 맞는 말이라고 쓰쿠루는 와인을 마시면서 생각했다. 남에게 설명하는 것만이 아니다. 스스로에게 설명하는 것 역시 너무 어렵다. 억지로 설명하려 하면 어딘가에 거짓말이 생겨난다. 아무튼 내일이 되면 여러 가지 일들이 지금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그걸 기다리면 된다. 만일 명확해지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지 않을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색채 없는 다자키 쓰쿠루는 색채 없이 그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누군가를 힘들게 하는 건 아니다. -p, 308

     

     

    "우리 모두는 온갖 것들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 이윽고 에리가 입을 열었다. "하나의 일은 다른 여러 가지 일들과 연결되어 있어. 하나를 정리하려 하면 어쩔 수 없이 다른 것들이 따라와. 그렇게 간단하게는 해방될 수 없을지도 몰라. 너든, 나든."

     

    "물론 간단히 해방될 수 없을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해서 문제를 얼렁뚱땅 내버려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기억에 뚜껑을 덮어씌울 수는 있다. 그러나 역사를 숨길 수는 없다. 내 여자 친구가 한 말이야."

     

    에리는 일어서서 창가로 다가가 창을 들어 올려 열었다. 그런 다음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다. 바람이 커튼을 흔들고 탁, 탁, 보트 부딪히는 소리가 불규칙적으로 들려왔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앞머리를 옆으로 쓸고 테이블 위에 두 손을 올려놓고서 쓰쿠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그 가운데는 완전히 굳어 버려서 벗겨 낼 수 없는 뚜껑도 있을지 몰라."

     

    "억지로 벗겨 낼 필요는 없어. 거기까지 바라는 건 아냐. 하지만 그게 어떤 뚜껑인지 정도는 내 눈으로 보고 싶어." -p, 340~341

     

     

    쓰쿠루는 말을 계속했다.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마치 항해하는 배의 갑판에서 밤바다 속으로 갑자기 혼자만 떠밀려 빠져 버린 듯한 기분이었어."

     

    그렇게 말하고 쓰쿠루는 그 말이 얼마 전 아카가 입에 담은 표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한 호흡을 두었다가 말을 이었다.

     

    "누군가에게 떠밀린 건지, 아니면 제멋대로 떨어져 버린 건지. 그건 잘 몰라. 아무튼 배는 항해를 계속하고 나는 어둡고 차가운 물속에서 갑판의 불빛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봐. 배 위에서 아무도, 승객도 선원도 내가 바다에 빠졌다는 것을 몰라. 주위에는 붙잡을 것도 없어. 그때의 공포를 난 지금도 품고 있어. 자신의 존재가 느닷없이 부정당하고, 영문도 모른 채 홀로 밤바다 속에 내팽개쳐지는 공포. 아마 그 때문에 나는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되었을 거야. 다른 사람과 나 사이에 늘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되었지."

     

    그는 테이블 위에서 두 손을 좌우로 벌리고 30센티미터 정도의 폭을 만들었다.

     

    "물론 그런 것도 타고난 성향일지 몰라. 남과의 사이에 본능적으로 완충 공간을 두게 되는 경향이 원래 내 속에 있었을지도 몰라.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너희하고 같이 있을 때에는 그런 거리 같은 건 생각해 보지도 않았어. 적어도 나는 그렇게 기억해. 벌써 아주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지지만." -p, 342~343

     

     

    가 버린 시간이 날카롭고 긴 꼬챙이가 되어 그의 심장을 꿰뚫었다. 소리 없는 은색 고통이 다가와 등골을 차갑고 딱딱한 얼음 기둥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 아픔은 언제까지고 같은 강도로 거기 머물렀다. 그는 숨을 멈추고 눈을 꼭 감은 채 가만히 아픔을 견뎌 냈다. 알프레트 브렌델은 단정한 연주를 이어 갔다. 소곡집은 제1년 스위스에서 제2년 이탈리아로 옮겨 갔다.

     

    그때 그는 비로소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영혼의 맨 밑바닥에서 다자키 쓰쿠루는 이해했다.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은 조화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와 상처로 깊이 연결된 것이다. 아픔과 아픔으로 나약함과 나약함으로 이어진다. 비통한 절규를 내포하지 않은 고요는 없으며 땅 위에 피 흘리지 않는 용서는 없고, 가슴 아픈 상실을 통과하지 않는 수용은 없다. 그것이 진정한 조화의 근저에 있는 것이다. -p, 363~364

     

     

    "난 두려워. 내가 잘못된 행동을 해서, 또는 무슨 잘못된 말을 해서 모든 것이 무너지고 그냥 허공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게."

     

    에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역을 만드는 일하고 마찬가지야. 그게, 예를 들어 아주 중요한 의미나 목적이 있는 것이라면 약간의 잘못으로 전부 망쳐져 버리거나 허공으로 사라져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어. 설령 완전하지 않다 하더라도 어떻게든 역은 완성되어야 해. 그렇지? 역이 없으면 전차는 거기 멈출 수 없으니까.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맞이할 수도 없으니까. 만일 뭔가 잘못된 부분이 발견되면 필요에 따라 나중에 고치면 되는 거야. 먼저 역을 만들어. 그 여자를 위한 특별한 역을. 볼일이 없어도 전차가 저도 모르게 멈추고 싶어 할 만한 역을. 그런 역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거기에 구체적인 색과 형태를 주는 거야. 그리고 못으로 네 이름을 토대에 새기고 생명을 불어넣는 거야. 너한테는 그런 힘이 있어. 생각해 봐. 차가운 밤바다를 혼자서 헤엄쳐 건넜잖아." -p, 382~383

     

     

    적절한 말은 왠지 항상 뒤늦게 찾아온다. -p, 386

     

     

    아마도 다시는 이 장소에 오지 않을 것이다. 다시 에리를 만날 일도 없을지 모른다. 두 사람은 제각기 정해진 장소에서 각자의 길을 앞으로 걸어 나갈 것이다. 아오가 말했듯이 이제 돌아갈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하니 어딘가에서 물처럼 소리도 없이 슬픔이 밀려왔다. 그것은 형태가 없는 투명한 슬픔이었다. 자신의 슬픔이면서 손이 닿지 않는 먼곳에 있는 슬픔이었다. 가슴이 헤집은 듯 아프고 숨이 막혔다.

     

    포장도로에 나서자마자 갓길에 차를 대고 시동을 끄고 핸들에 엎드린 채 눈을 감았다. 심장의 고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시간을 들여 천천히 심호흡을 해야만 했다. 그러는 사이에 몸의 중심 가까이에 차갑고 딱딱한 것이, 1년 내내 녹지 않는 동토의 중심부 같은 것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그것이 가슴의 통증과 숨 막힘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자기 안에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여태 그는 몰랐다.

     

    그렇지만 그것은 올바른 가슴 아픔이며 올바른 숨 막힘이었다. 그것은 그가 확실히 느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앞으로 그 차가운 중심부를 스스로의 힘으로 조금씩 녹여 내야 한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동토를 녹이기 위해서 쓰쿠루는 다른 누군가의 온기를 필요로 했다. 자신의 체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p, 387~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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