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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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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쪽 | 규격外
ISBN-10 : 8954641911
ISBN-13 : 9788954641913
벌거벗은 철학자 중고
저자 알렉상드르 졸리앵 | 역자 임희근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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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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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60822, 판형 140x210, 쪽수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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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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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철학자』는 졸리앵이 철학의 힘으로 앞으로 전진하고 삶의 진실과 의미, 기쁨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가장 극복하기 어려웠던 자신의 내밀한 정념에 대해 쓴 일기 형식의 글이다.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을, 강박관념과 약점과 혼돈과 상처, 그리고 숱한 삶의 모순 속에서 온몸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기록이다. 당신이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이고, 삶에서 바라는 기쁨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에 대해 성찰해볼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알렉상드르 졸리앵
저자 알렉상드르 졸리앵은 1975년 스위스 시에르에서 트럭운전사 아버지와 가정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탯줄이 목에 감겨 질식사 직전에 기적적으로 태어나 뇌성마비를 갖게 되었고, 3살 때부터 17년간 요양 시설에서 지냈다. 장애로 인해 불편과 고통, 난관에 수없이 부딪히면서 그는 내면에 잠자고 있는 인식에 대한 강렬한 갈증을 느껴 철학에 빠졌다. 스위스 프리부르 문과대학에서 공부하고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고대그리스어를 배우면서 본격적으로 철학과 저술 활동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첫 책 『약자의 찬가』(1999)는 2000년 몽티용 문학철학상과 아카데미프랑세즈에서 수여하는 모타르 상(문학창작 부문)을 수상했으며, 2002년 출간된 『인간이라는 직업』 역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저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중 한 명이다.
졸리앵은 태어나 지금껏 하루도 어려움이나 문제에 부딪히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없었다. 이런 현실에서 졸리앵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즉, 자신의 조건과 상태를 무조건 수용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집착을 없애는 것을 통해 장애를 가지고 있든 아니든 그와는 무관하게 펼쳐져 있는 삶의 진실과 의미, 행복을 찾아가는 수행을 계속하고 있다. 6년 전 유럽에서 우연히 ‘선’에 대한 라디오 방송을 들은 것을 계기로 그 방송에 출연한 예수회 신부이자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인 서명원을 스승으로 삼아 부인 및 세 자녀와 함께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불교와 가톨릭의 수행을 함께 하고 2016년 8월 10일 고국으로 돌아갔다. 한국에서는 『약자의 찬가』 『고마워요 철학 부인』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인간이라는 직업』 『왜냐고 묻지 않는 삶』 『상처받지 않는 삶』(공저) 등이 출간되어 있다.

역자 : 임희근
역자 임희근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3대학교에서 불문학 석사, 박사과정을 마쳤다. 번역한 책으로 『살림』 『고리오 영감』 『독재자와 해먹』 『에콜로지카』 『D에게 보내는 편지』 『불행의 놀라운 치유력』 『쇼팽, 그 삶과 음악』 『달라이 라마, 나는 미소를 전합니다』 『정신의 진보를 위하여』 『분노하라』 등 다수가 있다. 여러 출판사에서 해외 도서 기획 및 저작권 분야를 맡아 일했고, 2003년 출판 기획 · 번역 네트워크 ‘사이에’를 창립하여 동료들과 함께 해외 도서를 찾고 번역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목차

한국의 독자에게
헌사
머리말

1~100


역자후기

책 속으로

“책 읽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예컨대 내가 세네카의 『화에 대하여』라는 글을 읽고 또 읽었어도 소용이 없는 것이, 이 불길한 정념 때문에 나를 고정해둔 돌쩌귀에서 여러 차례 떨어져 나오게 되니까. 그리고 나는 밤마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전집을 곁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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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예컨대 내가 세네카의 『화에 대하여』라는 글을 읽고 또 읽었어도 소용이 없는 것이, 이 불길한 정념 때문에 나를 고정해둔 돌쩌귀에서 여러 차례 떨어져 나오게 되니까. 그리고 나는 밤마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전집을 곁에 두고 잠을 자지만 언제나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그의 가르침을 읽는다 해도 내 행복이 한 명의 친구에게 달려 있는 이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기쁨 속에서 나아가려면, 나라는 인간을 통째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살아 있으면서 제 정념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지? ‘전 존재’로 철학을 진정 실천하려면 어떻게 하지?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바이며, 내가 첫걸음을 내딛는 길이다.”(30쪽)

“정념(passion)의 어원은 명확하다. 그리스어 파토스는 고통, 질병, 괴로움이라는 개념과 관련된다. 프랑스어 파티르란 ‘……을 당하다’라는 뜻의 동사다. 지금 나로 하여금 정념에 대한 의견 조사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이 파멸적 질투심은 분명 내가 택한 것이 아니다. (중략) 그리스 사람들이 볼 때, ‘정념에 휘둘리는 사람’은 일을 ‘당한다’. 그는 소외되고, 가진 것을 빼앗기고 자기 행동의 제어력을 상실했다. 그러니 그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힘을 온전히 행사할 수가 없다. 화, 두려움, 우울, 인색, 오만, 욕망, 야망, 허영, 탐욕, 절망, 증오, 사랑, 기쁨이 늘 이성의 우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정념을 이렇게 정의하련다. ‘내 안에 있는데,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 만큼 힘이 센 그 무엇’이라고. 현재 이 말은 축소적인 의미에서 우선 ‘취미’와 동의어이며, 열중, 활동성,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참여, 대략 이런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이 말을 옛 형태로 생각해보고 싶다. 파토스란 우리로 하여금 틀을 고정하는 돌쩌귀에서 빠져나오게 만드는 것, 그래서 우리 자유를 소외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라고.
지나친 것, 피동적인 것, 내 생각으로는 이런 것으로 대충 정념이라는 것의 윤곽이 그려진다!”(33-34쪽)

“만약 내가 나를 건강하게 긍정하는 마음―스피노자의 표현으로 하자면 ‘자기 긍정’―을 마음속에서 키워가고 있다면, 그러면서 매혹을 체험할 수도 있을까? 자기로 산다는 것, 자기가 된다는 것, 내면의 카오스를 감당하려 애쓴다는 것, 이것이 대단한 일이다!
역설적으로, 사랑의 매혹에 빠진 상태에서도 언제나 첫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건 나다. 타인은 그저 모든 욕망을 충족시켜야 하는 도구, 꼭두각시, 장난감일 뿐이다. 노예 중에서도 노예다.
불행하게도 나는 나를 지우기는커녕 확실히 드러내고, 투쟁하고, 소유하고 싶어한다. 나는 고통을 덜 받으려고 신의 권좌에 앉기를 원하고, 세상의 중심이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이미 누군가 앉아 있고 내가 내 자리를 고마워하지 않는 한, 기쁨은 계속 미뤄지기만 할 것이다. 설령 오가다 처음 마주친 꽃미남의 몸이 내 것이 된다 할지라고, 이 올바른 ‘자기 긍정’이 없다면 모든 것은 쓰디쓰거나 김빠진 맛이리라.”(44-45쪽)

“아이들의 입에서는 가끔 신탁과도 같은 말이 튀어나온다. 아이들이 내게 걸핏하면, 철학자들 얘기 좀 제발 그만하라고 종용할 때―내가 스피노자를 입에 올리면 바로 딸아이가 짓궂은 표정으로 “스피노자 지겨워!” 한다―, 아니면 내 질문에 아이들이 힘을 돋워주는 순박한 대답을 할 때 그렇다. 오늘 아침엔 내가 묻는 말에 두 아이가 망설이고만 있었다. “학교는 왜 가지?”라는 질문이었다. 나는 기어이 아이들에게 나 나름의 답변을 알려주고야 말았다. “기쁘게 살려고 가는 거야.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은 선물이란다.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거든.” …… 그래도 아이들 반응이 없어서 나는 한술 더 떴다. “너희, 기쁨이 뭔지 아니?” 활짝 웃으며 한창 항문기 연령인 아들이 대답했다. “똥 잘 싸는 거.” 옆에서 딸은 정확히 말한다. “기쁨, 그건 만족하는 거야.”
만족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이 말은 내 안에 거의 일상적으로 살고 있는 스피노자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하는 일 잘하고, 기쁨을 유지할 것.” 만약 내가 스피노자가 말한 ‘자기 긍정’, 만족을 지니고 산다면, 잘생긴 외모를 타고난 녀석들의 팔자가 부럽지도 않을 것이며, Z에게 매혹되는 마음도 아무 노력 없이 저절로 수그러들 것이다.”(50-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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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나를 사랑하는 것은 왜 이리 힘든가? “가장 아픈 상처가 우리의 절대적인 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쓰디쓴 패착, 슬픔, 서글픔, 전혀 즐겁지 않은 마음 같은 것이 사정없이 몰려들 때가 삶을 바꿀 기회라면 어떨까요?” _‘한국의 독자에게’에...

[출판사서평 더 보기]

나를 사랑하는 것은 왜 이리 힘든가?

“가장 아픈 상처가 우리의 절대적인 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쓰디쓴 패착, 슬픔, 서글픔, 전혀 즐겁지 않은 마음 같은 것이 사정없이 몰려들 때가 삶을 바꿀 기회라면 어떨까요?”
_‘한국의 독자에게’에서

“다시, 졸리앵이다. 『인간이라는 직업』이 그의 인간론이자 고통론이었다면, 『벌거벗은 철학자』는 정념론이자 수련론이고 초탈론이다. 철학적 일기의 형식을 통해 졸리앵은 나날의 일상에서 겪는 고통과 행복, 굴욕과 기쁨을 기술하고 성찰한다. 그게 우리에게 매우 실감나게 와 닿는 건 그가 여느 철학자가 아니라 ‘장애인 철학자’여서일까? 우리 자신의 모습이 철학자나 현자보다는 장애인을 더 많이 닮아서일까? 아니, 어쩌면 인간이라는 직업의 조건 자체가 장애인의 그것과 매우 흡사해서인지도 모른다. 그의 마음과 그를 읽는 우리의 마음이 다르지 않다. 벌거벗은 우리의 몸이 그의 몸과 다르지 않듯이.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모두 졸리앵이다’. ‘우리는 모두 벌거벗은 철학자다!’”
_이현우(『로쟈의 인문학 서재』 저자)

“자기 안에 카오스를 지녀야만
춤추는 별 하나를 낳을 수 있다.“
_프리드리히 니체

당신은 당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가? 당신의 삶에서 당신을 괴롭히는 것들이 있는가? 당신은 이성적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휩쓸리듯 어떤 감정에 사로잡혀 후회할 일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당신을 노예상태로 만드는 그 감정이 너무 커서 억누를 수도 없지만 한편으론 그 감정에 사로잡혀 버리지도 못하는 상태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
당신은 지금의 당신 모습에 만족하고 있는가? 지금의 당신 모습을 사랑하고 있는가? 혹 지금의 당신 모습을 남과 비교하며 괴로워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은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을 부끄러워하고 있는가? 당신은 진정 자유롭게 자신 스스로를 긍정하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만약 당신이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당신을 스스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면, 만족하고 사랑할 수 있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당신은 당신의 삶에서 기쁨을 느끼고 있는가? 당신의 삶에서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아니, 당신이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이고, 삶에서 바라는 기쁨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성찰하고 답을 내린 적은 있는가?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당신의 답은 무엇인가?
『벌거벗은 철학자』는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을, 강박관념과 약점과 혼돈과 상처, 그리고 숱한 삶의 모순 속에서 온몸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기록이다.
저자 알렉상드르 졸리앵은 뇌성마비로 인한 장애를 평생 안고 살아온 철학자다. 졸리앵은 태어나 지금껏 하루도 어려움이나 문제에 부딪히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없었다. 이 책은 졸리앵이 철학의 힘으로 앞으로 전진하고 삶의 진실과 의미, 기쁨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가장 극복하기 어려웠던 자신의 내밀한 정념에 대해 쓴 일기 형식의 글이다. 그가 쓴 모든 책들 중에서 가장 쓰기 어려웠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는, 가장 개인적인 글이며 그렇기에 이 책은 기만과 가식 없이, “말과 담론과 일상 사이에” 있는 “심연에서” 나온 글이고, 그 심연에서 이뤄진 자신의 정념(passion)과의 전투 기록이다.

얼마 전부터 나는 내 친구 Z에게 눈독을 들였다. 나는 그 친구가 되는 꿈을 꾸고, 지금 이 몸을 벗어버리고 아주 그의 몸속에 깃들여 살았으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았으면 하고 꿈꾼다. 그의 손, 그의 발, 그의 몸통, 그의 몸매, 이 모든 것을 내것으로 하여 멋지고 자랑스럽고 훌륭한 모습으로 길을 걸어다녔으면. 또한 끊임없이 그와 함께 있고 싶다. 그의 힘, 그의 남성성을 나도 좀 받을 수 있게 말이다. 나 혼자서는 기쁨을 찾기가 힘들다. 혼자서는, 텅 빈 느낌이 든다. 어렸을 때 ‘넌 남들과 다르구나’라는 말, 내 몸이 문제라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 Z 곁에 있다 헤어지면 바로 그가 보고 싶다. 나를 위해 그를 원하고, 그가 나만의 존재이길 원한다. 마음속 깊이 나는 그를 신처럼 여기고 있다. 이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난 지나치게 다른 사람들을 우상화했고, 그로 인해 지나치게 고통받았다. 청소년 시절부터 V, P, E, S 등의 친구들이 있었다. 모두 힘센 사내들이어서 약해빠진 나는 그 친구들 그늘에 있으면 왠지 기가 사는 것처럼 느껴졌다. 여자애들 바로 코앞에서 퇴짜 맞는 경험을 하면서 나는 내가 아니고 누군가 다른 사람이었으면 하고 원하기 시작했다. 이 젊은이들이 바로 나의 만신전을 가득 채운 아폴론 신들이었다. 이 일기를 쓰기 시작한 나라는 자는 매혹에 쉽게 푹 빠져 자신을 잃어버리기까지 한다. 그는 이 괴상스러운 ‘결함’에서 치유되기를, 그리고 잘생긴 남자애를 보기만 하면 단박에 부러워 어쩔 줄 모르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무게, 이 안절부절못함, 이 번민, 이제 그는 이런 것을 원치 않는다! 노예상태로 너무 오래 끌었다!(19-20쪽)

졸리앵은 정념이란 “내 안에 있는데,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 만큼 힘이 센 그 무엇”이고 “지나친 것, 피동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Z가 되고 싶다는 욕망, 그의 잘빠진 몸매와 정상의 몸을 갖고 싶다는 욕망, 그 욕망은 졸리앵의 마음속에서 자라나 어찌할 수 없을 만큼 힘이 세져 괴롭힌다. 결국 ‘무슨 약물 치료법이라도 얻어걸리면 그것으로 어떤 잔인한 질투 같은 것을 아예 마음에서 떨쳐버릴 수 있겠지’라는 희망을 내심 품고서 찾아간 그에게 의사는 “정념에 대해 논하는 글을 한 편 써갖고 오십시오!”라고 말한다. 주치의가 이렇게 ‘정념에 관한 논술’을 써 오라는 처방까지 내린 이유는 Z에 빠진 그의 마음이 노예상태로 선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꼭두각시 인형과 아주 비슷합니다. 외부 상황에 원격조정당하는 그 연약한 장난감 말이죠. 그렇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우리는 자기가 진심으로 바라는 그 상태가 아니라는, 자기 이상과 맞는 높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자기 가치를 은연중에 드러내버리며, 자유를 열망하면서도 어느새 의존에 빠져 있습니다. 남들의 평판에 볼트로 조인 것처럼 꽉 매여 있는 삶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기어코 자기를 남들과 비교하고야 맙니다.(9쪽)

그는 정념에 대한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Z로부터의 이유(離乳)를 하기로 결심하고, 그 이유의 길에 그의 삶을 이끌어오던 세네카, 성 아우구스티누스, 스피노자, 니체, 그리고 플로티노스 등의 철학자와 새로이 시작한 선(禪) 수행의 ‘놓아버림’ 혹은 ‘벗어버림’의 길을 알려주는 혜능 선사의 가르침이 동행한다. 졸리앵은 그들을 따라 자신의 정념을 응시하고, 정념이 자신을 내몰아가는 위험과 정념이 자신에게 열어주는 기쁨을 성찰함으로써 삶의 진실과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의 기쁨과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로 전진한다. 또한 졸리앵은 정념에 대한 길거리 설문 조사와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귀중한 성찰을 얻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신을 장애인이라고 놀리는 아이들을 대면하거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마주하는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곤란 속에서 또다른 성찰의 방향을 얻으면서 일상에서 겪는 고통과 굴욕에 무너지지 않고 행복과 기쁨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졸리앵의 이 전투의 기록, 이 일기가 “우리에게 매우 실감나게 와 닿는 건 그가 여느 철학자가 아니라 ‘장애인 철학자’여서일까? 우리 자신의 모습이 철학자나 현자보다는 장애인을 더 많이 닮아서일까? 아니, 어쩌면 인간이라는 직업의 조건 자체가 장애인의 그것과 매우 흡사해서인지도 모른다. 그의 마음과 그를 읽는 우리의 마음이 다르지 않다. 벌거벗은 우리의 몸이 그의 몸과 다르지 않듯이.” 그렇다. 당신과 우리 모두에게는, 졸리앵의 정념이, 마음속의 혼돈과 카오스가 있고, 그것이 우리의 삶을 질곡한다.
졸리앵은 “자기 안에 카오스를 지녀야만 춤추는 별 하나를 낳을 수 있다”는 니체의 경구를 빌려 “가장 아픈 상처가 우리의 절대적인 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쓰디쓴 패착, 슬픔, 서글픔, 전혀 즐겁지 않은 것이 사정없이 몰려들 때가 삶을 바꿀 기회”가 됨을 우리에게 온몸으로 알려준다. 그리고 그 길에서 필요한 삶의 기술로서의 철학 역시 알려준다. 졸리앵의 이 책을 통해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와 자신을 긍정하고 사랑하기 위한 방법을 독자들은 배우게 될 것이다. 자신을 온전히 제대로 사랑하고 기쁨 속에서 살기 위한 수련의 도정에서 우리는 저자 알렉상드르 졸리앵과 한 팀이고 동지다.

날마다 우리는 방어기제, 남을 모방하고 싶어하는 마음, 불가능한 기대, 우리 스스로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라는 권유를 받습니다. 삶은 벌거숭이입니다. 우리는 편견, 환상, 환영을 지닌 채 이 삶을 건너갑니다.
이 책은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기쁨을 나침반 삼아 살아가려 애를 쓰는 인생수습생이 쓴 책입니다. 저는 이 길을 가면서,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더 이상 맞서지 않기 위해 놓아버림 속에서 용기 있게 아주 소소한 도약을 시도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도구들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중략)
머뭇거리지 말고 당장 길을 떠납시다. 어떤 목표나 이득을 보겠다는 마음 같은 것은 제쳐두고! 산다는 것은 끝없는 실험실 같은 겁니다. 이 모험의 길에서는 모든 것이 가르침이며 사람들 하나하나가 다 우리와 한 팀인 것입니다.(13쪽)

{ 책속으로 추가 }

“스피노자가 보기에 지극한 행복은 시작이 없다. 지극한 행복, 지극한 기쁨이란 마음이 먼저 만족하는 것, 신을 아는 것이다.
스피노자의 발걸음에 같이 발맞추어 걷고, 마음의 만족에 이르는 관건은 실존을 감당하기 위해 자신이 전체의 일부분임을 스스로 아는 것임을 깨우치는 일…… 그러나 그 일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만약 지극한 행복엔 시작이 없는 것이라면, 그리고 내가 지극한 행복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면, 나는 분명코 뭔가 잘못된 것이다! 어마어마한 골칫거리같이 보인다. 지극한 기쁨에는 시작이 없기 때문에 어쩌면 지극한 기쁨은 우리 안에, 저 밑바닥의 밑바닥에 이미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입은 옷 속에서 이미 알몸인 것처럼, 기쁨은 슬픈 정념, 인위적 욕망, 두려움으로 이뤄진 두터운 안개 속에 숨겨진 채로 거기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일단 Z에게 매혹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야 무조건의 기쁨을 맛볼 것이라는 생각은 틀렸다. 정의상 무조건의 기쁨이란 당장 아무 조건 없이 느끼는 기쁨이다! (중략)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이 망할 놈의 장애만 아니라면 인생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라고 말하는 내가 얼마나 헤매고 있는 것인지를 가늠한다.”(54-56쪽)

“일찍이, 나는 상처받아 엉망이 된 마음을 지닌 사람들 안에서 기쁨을 만났다. 만났을 때 그걸 이해하고 붙잡으려 했다. 기쁨은 붙잡을 수 없는 일이고, 실상에 동참하는 일이다. 기쁨 안에 있으면 현실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언가를 바꾸겠다는 의도에서 놓여난다면, 현실에 저항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나는 숙명론자로, 결국은 포기한 자로 여겨지는 것이 두렵다. 그렇지만 나는 확신한다. 나는 실상을 온통 감내할 때 가장 활발하게 고통과 싸우게 된다고. 게다가 삶에 가담하는 사람은, 진정 순간마다 가담하는 사람은―여기서 가담한다 함은 어떤 짐을 떠맡는다는 것이 아니다―앞으로 나아갈 힘을 받는다. 지금 내게서 기쁨을 빼앗아가는 것, 그건 다른 청년들에 대한 질투심이 아니라 바로 그 질투를 거부하는 마음이다. 나의 일부분은 질투에 저항하고 있으며, 그 질투심을 부수어 없앴으면 하고, 실상과 단절되고 싶어한다. 그래서 수많은 번민이 시작되는 것이다.
요컨대 실상과 하나가 된다 함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내치지도 억지로 받아들이지도 않으면서 그것과 한몸이 된다는 것이다.”(58-59쪽)

“내가 내 안에서 발견하는 것을 모두 감당하려면 너무 토를 달지 말고, 내가 만나는 카오스―과도한 매혹, 말도 안 되는 강박관념, 남을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 두려움, 질투……―를 잘 응시해야 한다.
물론, 원한다고 누구나 강박관념을 떨칠 수는 없다! 하지만 만약 일을 다루는 데 약간의 여백이 존재한다면 그건 이와 같다. 다른 곳을 좀 바라보기. 삶에서 아마도 진정 자유로운 선택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기쁨의 원천을 알아내 거기서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다! 이 전투에서 기운이 다 빠지지 않으려면 나는 나를 다시 만들고 내 힘을 새롭게 할 장소가 어디인지 알아야만 한다. 나는 시련과 맞서고 낙담을 몰아내기 위해 자주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유용하고 꼭 필요한 앎은 이것이다. 진정 우리를 쇄신시키는 게 무엇인지를 분간하기.”(64쪽)

“나는 삶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그걸 밑바닥까지 생각할 시간을 진짜로 내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문제에서 우유부단함의 대가는 매우 크다. 내가 삶에서 근본적으로 기대하는 것이 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만족한다는 말인가? 그런데도 내 입으로 아직도 나의 ‘만성적 불만’에 깜짝 놀란다고 말하다니!”(65-66쪽)

“어떤 길에 들어서서 결단을 내리는 일로 말하자면, 이때 분명 길잡이 노릇은 기쁨이 한다. 기쁨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종종 나에게 역행하는 일, 표면에 드러난 변덕과 욕망에 역행하는 일이다. 젖 떼는 쪽으로 나를 이끈 것은 기쁨이여, 그 일이 내게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신 말고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두려움과 피상적 욕망들이 한사코 내게 쉽게 하라고 부추길 때에도, 기쁨은 내게 더 노력하라고 깨우치고, 늘 그러하듯이 좀더 진솔한 선(善)을 목표로 삼는다. 좀더 근본적으로 보면, 기쁨이 부르는 소리를 듣는 것은 두려움에 저항하는 것, 영혼 없는 기계적 행위에 저항하는 것, 때로는 쾌락이 유혹하는 소리에 저항하는 것이다. 슬픔은 사람을 소진시키지만 기쁨은 날개를 달아주며, 그 질서를 존중할 힘을 부여한다. (중략)
그렇지만 기쁨 없이는 어떤 해방도 불가능하다! 기쁨은 풍성한 열매를 맺으며 무상(無償)이고, 굳이 자기가 쓸모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일 필요도 물론 없다.”(67-68쪽)

“정념, 그것은 정말 열정, 비교, 끌림, 소유, 매혹, 두려움, 분노, 수치, 질투의 장소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사랑의 장소, 경쟁, 우정의 장소 그리고…… 기쁨의 장소다.”(87-88쪽)

“‘경행’ 후, 혹은 경행하는 동안 몽테뉴를 생각했다. “춤을 출 때는 춤만 춘다. 잠을 잘 때는, 잠만 잔다. 아름다운 과수원에서 홀로 거닐 때 잠시라도 어떤 특이한 상황에 자꾸 생각이 매여 그 생각을 하게 되면, 곧 생각을 되잡아 그 산책으로, 과수원으로, 이 고독의 감미로움으로, 그리고 나 자신으로 돌려놓는다. 필요에 맞춰 자연이 지시한 행동을 하는 우리에게, 그 행동을 하면 그렇게도 쾌락이 느껴지게끔, 자연이 마치 어머니처럼 그렇게 정해놓았다. 그리고 자연은 우리를 그렇게 하도록 이끄는데, 그건 단지 이성으로만 이끄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입맛이 당기에 함으로써 이끄는 것이다. 그러니 자연의 규칙을 어기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순수한 현존을 연습하기, 아마 더없이 어려운 일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냅다 최종 결과만, 목표만 겨냥하기 일쑤이니까. 지혜를 향한 길을 가는 것과, 마침내 기쁨 속에 있기 위해 열에 들뜬 사람처럼 지혜를 기다리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어째서 수련 그 자체에서 기쁨을 얻지 못하는가? 온전한 사람은 자기가 좋아서 기꺼이 중도(中道)의 미덕을 실천할 때 온건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보여주었다. 어떤 희생도 어떤 서글픈 포기도 기쁨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내가 보기에는, 해방은 언제나 즐거워야만 하는 것이다.”(129-130쪽)

“나는 점진주의 철학을 예찬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의사를 만나고 헤어지면서 종종 이렇게 묻곤 한다. “좀 나아지려면 오늘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요?” 아무리 미미하더라도 어느 정도 앞으로 나아가는 일은 언제나 가능하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나는 지금 여기에서 어떤 행위를 내보일 수 있는가?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디디며, 자기멸시와 자포자기, 이 두 가지를 다 멀리하면서 나는 짐승을 길들인다. 내일 나는 그 짐승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다. 오늘은 그 짐승을 그저 억누르기만 했다.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에게는 결정적인 자세도, 어떤 신통한 비법도 주어지지 않는다. 어딜 가든 번민과 장애가 그를 따라다닌다. 이러한 결점에 대항한 투쟁은 그야말로 실존의 커다란 작업장 중 하나가 된다. 그 결점들을 대강, 섣불리 정복했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오류일 터다.”(205-206쪽)

“나는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나를 보며, 크고 작은, 좋고 나쁜 여러 습관들, 나를 조건짓거나 나를 자유롭게 풀어주는 습관들을 관찰한다.
이유도 모르면서 달리고, 또 달린다. 그러니까 내가 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이며 나를 움직이는 깊은 갈망은 무엇인지를 천천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루 일과에서 나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분명 이것이야말로 본질로 데려다주는 질문이며, 삶이 베풀어주는 모든 것을 수확하도록 도움을 주는 질문이다. 바삐 서둘 때는 결코 이러한 삶의 선물을 제대로 느끼고 감사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일체의 판단과 죄의식을 떠나서, 나는 이렇게 나의 헛걸음을 점검하기에 이른다. 어째서 나는 이 지경으로 참을성을 잃어버렸는가? 이렇게도 하찮은 일로? 괜히 스스로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고, 좀더 멋지게 새 기운으로 새 출발 하려면 ‘지금 여기’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자문하는 것이 최고다. 오늘 하루 기쁨 속에서 계속 해나가려면 나는 무슨 작업을 할 수 있을까?”(225쪽)

“아마도 실상에서 출발하는 길, 예를 들자면 아들 오귀스탱과 딸 빅토린의 시선에서 출발하는 거다. 얼마 전, 난 옥스퍼드에서 잠시 마주친 예수회 신부님에게 속을 털어놓았다. 신부님은 내게 단순한 이런 질문을 했다. “당신에게 하느님에 대해 가장 많은 말을 해주는 것은 어떤 시선인가요? 대중교통을 탔을 때 당신을 피하는 눈길들? 아니면 자녀들의 시선?” 내 아이들, 내 아내, 친구들은 그저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충분한 사랑을 못 받은 존재라는 망상을 부드럽게 떨쳐준다. 남들이 나를 인정하고 나를 각별하게 여겨주기를 요구하다보니 내가 ‘실제로’ 받고 있는 무한한 애정을 스스로 박탈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니 상상 속의 왕국을 떠나고 완전한 만족이라는 환상을 조금씩 버리고, 삶이 정말 더 가벼워지도록, 내가 기뻐할 숱한 기회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다. 그래, 이렇게 훌훌 벗어버리면 내 기쁨이 다시 태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내 기쁨은 이 모든 비현실적 기대를 완화해줄 것이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꿀을 만들어낼 것이다.”(253-254쪽)

“나는 논리적 궁지에 빠져 꼼짝 못 하고 있다. 길거리 설문 조사의 응답에서는 충분히 예측할 수 없었던 논리적 궁지다.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정념은 머문다. (중략) 이 모든 설문 조사에서 단 한 가지만 간직하라면, 그건 ‘고착되지 않음’이다. 그 어떤 생각에도 머물지 않고 흘러가게 놓아두기, 이것이 초탈이다!
나는 혜능과 그의 방법을 내 길잡이로 삼자고 마음을 정했다. 날마다 정념이 일으킨 숱한 변덕이 나를 꿰뚫고 지나간다. (증략)
‘지금 여기’라는 초탈로 넘어서기, 고착 없음을 감행하기. 무겁게 가라앉지도 머뭇거리지도 않고, 붙잡지도 거부하지도 말고, 매 순간을 바닥까지 살아내는 것, 이 원칙에 모든 게 들어 있음을 그 어느 때보다도 명료하게 알아차린다. 어떤 역할을 할 필요가 없고, 그저 되어가는 대로 놓아두는 것.”(299-300쪽)

“이 일기를 마치면서 다시 한 번, 혜능은 나를 깨우친다. “안에도 밖에도 머물 곳을 갖지 말라.” 온전히 자유롭게 오고가라! 그대의 마음이 집착하는 바를 마음에서 보내버리기만 하라!”(3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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