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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 클럽
| 양장
ISBN-10 : 8937420538
ISBN-13 : 9788937420535
라이팅 클럽 [양장] 중고
저자 강영숙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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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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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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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발하는 오늘의 작가 총서 시리즈
한국문학의 정수를 새로 잇고, 다시 읽다! ■ 한국문학의 새로운 고전, 오늘의 작가 총서 5종 동시 출간!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가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오늘의 작가 총서〉 시리즈는 김동리의 『무녀도ㆍ황토기』를 비롯해 손창섭의 『잉여인간』, 이문구의 『우리 동네』, 박완서의 『나목ㆍ도둑맞은 가난』, 한수산의 『부초』, 선우휘의 『불꽃』, 조성기의 『라하트 하헤렙』 등의 작품을 통해 해방 이후 한국 소설사를 대표하는 작가의 초상을 그려 왔다. 이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가늠하려는 문학의 현재적 질문이기도 한바, 2020년인 오늘날에도 그 질문의 무게는 유효할 것이다. 오늘의 독자와 끊임없이 재회해야 할 한국문학의 정수를 모은 〈오늘의 작가 총서〉가 갱신할 질문들에 기대가 모인다.
2000년대 이후 출간작 중, 문학적 가치와 소설적 재미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정으로 독자를 만나기 어려웠거나, 다시 단장할 필요가 있는 5종의 소설을 동시에 선보임으로써 오늘의 독자에게 한국문학의 새로운 고전을 소개한다. 또한 새로 잇고 다시 읽어야 할 한국문학 작품을 꾸준하고 면밀하게 찾아 시리즈의 다음 자리에 초대할 예정이다. 예측 불가능의 시대, 기존의 관습과 가치관이 수정되는 시대에 고전은 더욱 빛을 발한다. 지난 시대를 살았던 구체적 인간과 다음 세대에 스몄던 총체적 세계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작가 총서〉는 먼 곳의 언어가 아닌, 지금 여기의 언어로 된 한국문학의 고전이다. 〈오늘의 작가 총서〉는 질문의 결을 다양하게 하고, 응답의 몸피를 두텁게 할 한국문학의 근간이자 좌표가 될 것이다.

[줄거리]

『라이팅 클럽』은 삶이 곧 글쓰기인 두 모녀, 김 작가와 영인의 이야기다. 서울시 종로구 계동의 작은 글짓기 교실은 문학을 한다는 김 작가의 친구들이 모여 밤새 술을 마시는 친목 도모의 장이자, 동네 주부들이 글쓰기를 핑계로 모여 수다를 떠는 동네 사랑방이다. 무엇보다, 김 작가와 영인이 읽고 쓰는 공간이다. 평생 작가 지망생으로 살아온 김 작가와 함께 가난과 외로움을 견디며 자란 영인은 늘 글을 쓰고 있다. 그것이 일기든 연애편지든 소설이든. 영인은 글쓰기의 방법론 ‘설명하기와 묘사하기’를 통해 세상을 달리 보고, 글쓰기 교실의 사람들을 통해 위로를 얻는다.

저자소개

저자 : 강영숙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8월의 식사」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흔들리다』 『날마다 축제』 『아령 하는 밤』 『빨강 속의 검정에 대하여』 『회색문헌』, 장편소설 『리나』 『라이팅 클럽』 『슬프고 유쾌한 텔레토비 소녀』 『부림지구 벙커X』가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백신애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글짓기 교실 7
글쓰기 모드 41
설명하기와 묘사하기 73
너의 라이프 스토리를 말해 줄래 115
두 마리 토끼 139
세상에, 이런 쓰레기들을 보았나! 179
현실과 환상 201
돈키호테 북 그룹 219
해컨색의 라이팅 클럽 263
처음 다섯 페이지 287
계동의 겨울 317

작품 해설 328
개정판 작가의 말 351
초판 작가의 말 353

책 속으로

왠지 내 주변에는 그 흔한 사촌 형제도, 만만해서 방심해도 되는 이모나 고모, 거들먹거리는 삼촌도 한 명 없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도무지 나라는 유전자의 기원을 알 수 없었다. 나 혼자 떠받치고 있는 무겁고 불가해한 지구라는 행성과 도무지 사회성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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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내 주변에는 그 흔한 사촌 형제도, 만만해서 방심해도 되는 이모나 고모, 거들먹거리는 삼촌도 한 명 없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도무지 나라는 유전자의 기원을 알 수 없었다. 나 혼자 떠받치고 있는 무겁고 불가해한 지구라는 행성과 도무지 사회성이라고는 없는 철부지 김 작가, 그 두 가지가 나를 감싼 세상의 전부였다.
-11~12쪽

아무 대책 없는 청춘 남녀에겐 사랑을 나눌 방이 필요했다. ‘8요일’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날인 동시에 그들이 사랑할 수 있는 날인 것이다. 두 사람이 바르샤바의 이곳저곳을 떠돌며 그려 내는 며칠 동안의 사랑 이야기, 세상과의 싸움에서 진 청춘 남녀의 이야기였다.
난 아직 어려서 그와 동침할 방까지는 생각할 처지가 아니었다. 단지 내 방, 나만의 공간, 그게 아니라면 안전한 금고나 열쇠가 달린 책상 서랍이라도 있다면 감지덕지할 판이었다. 아니면 급할 때 일기장을 넣어 허공에 띄어 보낼 수 있는 애드벌룬이라도 있었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았다. 사랑은 언제든지 감추고 싶을 때 감출 수 있어야 했다. 꺼내 보고 싶을 때 꺼내 볼 수 있게.
-53쪽

‘설명을 하려 들지 말고 묘사를 하라.’ J작가가 나에게 한 문학 수업 제1강의 내용은 바로 그것이었다.
다음 날부터 미친 사람처럼 길거리를 싸돌아다녔다. J 작가가 말한 소설 쓰기의 기본인 묘사라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는,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소설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제일 비슷하기 때문이야. 설명하려 들지 말고 보여 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라구.” 그러니까 어떻게 보여 주냐구요, 정말 답답하네!
-102쪽

어느 날 나는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고 있는 나에게 그만두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눈이 많이 내리던 지난겨울의 일이었다.(……) 신기하게도 연재하는 동안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얘기를 글로 쓰고 싶어 한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로 출발했기 때문에 쓰기를 멈추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초판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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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누구에게나 이야기는 있다! 세대와 공간을 넘나드는 글쓰기의 공동체, 당신을 위로할 라이팅 클럽으로의 초대 오늘의 작가 총서 32번은 2010년 출간된 강영숙의 두 번째 장편소설 『라이팅 클럽』이다. 『라이팅 클럽』은 누구든 글을 쓰고 발표할...

[출판사서평 더 보기]

누구에게나 이야기는 있다!
세대와 공간을 넘나드는 글쓰기의 공동체,
당신을 위로할 라이팅 클럽으로의 초대

오늘의 작가 총서 32번은 2010년 출간된 강영숙의 두 번째 장편소설 『라이팅 클럽』이다. 『라이팅 클럽』은 누구든 글을 쓰고 발표할 수 있게 된 시대에 ‘글쓰기’에 덧입혀진 환상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글 쓰는 삶의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그려 낸다. 2011년 『라이팅 클럽』은 “글 쓰는 행위가 궁극적으로 자기 존재와 삶에 대한 근원적 사유의 한 방법임을 새삼 일깨워 주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백신애문학상을 수상했다. 2017년 일본어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글쓰기’를 둘러싼 현실과 환상을 다루는 강영숙의 시선과 특유의 블랙 유머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끊임없이 실패하더라도 글로써 용기 내는 마음, 헤어졌다가도 쓰기의 공동체로 재차 만나는 마음, 글쓰기에 대해서만은 한없이 순정한 낡지 않는 마음 들이 이 소설에는 있다. 재출간된 『라이팅 클럽』에는 《일간 이슬아》발행인이자 작가인 이슬아의 해설이 실렸다. 소설 속에 “누구나 이야기를 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단순한 진실이 담겨 있다는 그의 말처럼, 써야만 사는 이들의 이야기는 세대를 뛰어넘어 독자들에게 오롯이 가닿을 것이다. 우습고 슬프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라이팅 클럽’에, 다시 한번 독자들을 초대한다.

■ 쓰는 존재, 이전에 읽는 존재

영인은 쓰는 존재이기 이전에 읽는 존재다. 연애를 하고 일을 시작하며 이민을 가는 삶의 굵직한 국면에는 언제나 책이 등장한다. 영인은 그 자신만의 독법으로 시몬 베유의 ‘노동 일기’부터 잭 런던의 ‘강철 군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까지 독파한다. 영인의 글쓰기를 촉발시킨 것이 바로 이 책들이고, 삶의 지지대가 되어 주는 것 역시 책 속의 인물들이다. 대학에 가지 못한 영인에게 글쓰기 선생이었던 J작가는 종이 하나를 내민다. J작가의 독서 리스트를 담은 일명 ‘J칙령’은 영인의 보물이다. 영인을 어디에라도 데려다주는 마법의 리스트. 영인의 삶은 자신만의 독서 리스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 현실과 환상

춥고 좁은 글짓기 교실과 가난하고 비루한 현실은 종종 소설적 환상으로 뒤덮인다. 글을 쓸 ‘자기만의 방’은커녕 일기장 하나 안전하게 보관할 서랍도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영인과 김 작가는 글을 쓴다. 그들에게 글쓰기란 “영혼의 생존 조건”이기 때문이다. 살기 위해 돈벌이를 할 때도 영인의 현실에는 한 겹의 환상이 덮여 있다. 공장에서 일할 때는 ‘국수 아닌 밥을 달라’며 공장주와 장렬히 맞서는 여자들의 소설을 써 낸다. 엉망인 얼굴로 네일 숍을 찾아온 손님의 손톱을 다듬으며 ‘엑스 파일’의 스컬리가 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가난한 계동의 글짓기 교실에서 시작해 해컨섹의 네일숍을 거쳐 다시 계동으로 돌아오기까지, 영인이 현실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환상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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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라이팅 클럽』 ** 영혼의 쌍둥이 같은 모녀 ...

    『라이팅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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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혼의 쌍둥이 같은 모녀
    글쓰기와 삶
    모성과 근원에 대한 공허함
    화해하듯 하나로 합쳐지는 두 사람의 인생 이야기


    누구의 삶이든 이야기는 존재하고 그 이야기를 뱉어내고 싶은 욕구가 존재할 것이다. 영인은 그런 욕구를 글쓰기를 통해 실천에 옮긴 사람이었고, 좌절하고 절망했지만 그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진정 이야기를 마무리하여 세상 밖에 내놓은 사람은 김 작가였고, 그런 김 작가는 영인과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자신을 잃어버렸다 다시 되찾아 작가로서의 사명을 다한 느낌을 준다. 잃어버린 영혼을 되찾은 느낌. 그래서 엄마가 주는 사랑이나 보통의 애정, 즉 모성을 느껴본 적이 없는 영인은 사실 어느 누구보다 더 김 작가와 가까운, 그의 영혼과 같은 존재였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종종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끄적일 때도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건 오늘도 쓰레기 같은 걸을 배설해내었구나, 하고 모두 지워버려야겠다는 다짐뿐이다. 작가라는 자아와 직업적인 부분에서의 작가의 얼굴을 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김 작가라는 인물은 영인의 눈으로 볼 땐 엄마로서 마땅히 가졌을 법한 모성도 없고, 책임감도 없는 사람이다. 말 그대로 낳기만 했을 뿐, 모성은 여자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그로 인해 깨닿게 하는 인물인 것이다.어머니의 다정한 애정 혹은 관심어린 잔소리를 바랐던 영인은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있는 책과 소설 쓰기에 파고든다. 
     
     
    실존 인물에게 바랐던 온정을 책 속의 인물에게 갈구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다소 격한 소문의 중심지에 있는 인물에게 매혹되고 휩쓸리길 자청하지만 그 시도조차 좌절되며, 같은 동급생 동성 친구와의 관계에서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호한 관계성을 통해 보상받고자 하지만 이것도 역시 지지부진하게 끝이 난다. 그리고 마침내 사랑방 손님마냥 등장하는 선생님이란 인물은 이미 살림을 차린 유부남이었고, 모녀가 경쟁하듯 관심을 두던 싸움에서 영인은 또 참패한다. 김 작가는 서로를 작가라 칭하는 인물들과 술을 마시거나, 지금으로 치면 방과후 교실과 같은 글 쓰기 교실을 운영해 아이들을 모아두며 생계를 유지하는 게 맞는지 의문스러운 생활을 지속한다. 그러나 신통하게도 글쓰기 교실은 그 명맥을 유지해 종래에는 동네 엄마들을 모아두고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게끔 하여 문집까지 만들어낸다. 영인은 계속해서 그때마다 접한 책 속에 파고들며, 지리멸렬한 인연을 만들지만 그가 원하는 이상으로는 나아가질 못한다. 

    끝까지 글 쓰기에 몰두하는 영인의 열정은 식지 않고, 그런 와중에도 밥벌이는 무사히 해내니 김작가와는 다른 양상으로 생의 의지가 돋보이는 인물로 보인다. 그는 결단과 실천력이 있는 인물이지만, 그 적극성에 반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내기까지 수많은 좌절과 실패가 비루한 생에 맞물려 서글프고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돌파구였던 결혼은 제대로 성사되지 못했고, 그와중에 네일 아트로 열심히 일을 했던 영인은 매일 쓰레기를 써내려 가면서도 글 쓰기 모임을 개설하기도 한다. 


    그렇게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김 작가 곁으로 돌아온 영인은 미친 사람은 한 번 미치면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오기 힘들 거라는 세상의 편견과는 다르게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내고 정신의 끈을 다잡은 김 작가의 작품 발표를 기쁜 마음으로 축하할 수 있다. 그를 어머니이자 작가로서 인정하게 된 것이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였고, 각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었다. 영인이란 투박하지만 무척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수많은 시도들에 절망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고만 있을 것 같은, 쓰레기라 불리며 좌절할지라도 다시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인물은 영인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렇다면 영인 역시 작가가 아닐까. 세상이 인정해주지 않았더라도. 그는 계속 써왔고, 지금도 쓰고 있고, 앞으로도 쓸 것이기 때문에. 
     
     
     
    **
     


    모성이라는 것이 자연법칙이 아니라는 것, 아이를 낳고 젖을 물리는 순간 저절로 여성의 신체 안에 부여되는 선천적 기질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성인이 되어 만난 내 가까운 친구들 중에도 모성이 없는 애들이 꽤 여러 명 있었다. 모성은 없지만 그들도 결혼은 해야 했고 아이는 낳아야 했다. 82쪽
     

    어디서 제대로 된 샘플을 얻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어떤 것이 진짜 글일까, 어떤 것이 진짜 소설일까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103쪽


    소설이고 뭐고 자정이 되어 한순간에 호박 덩굴로 만든 마차에서 굴러떨어진 공주 꼴이 된 기분이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현실, 현실이 문제였다. 106쪽
     
     
    여의도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강에 빠져 죽을까 잠깐 고민했다. 강이 거기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있는 건 나더러 안심하고 뛰어들라는 의미 같았다. 125쪽
     

    평생 시장 골목을 방황할 것 같은 느낌, 더럽고 냄새나는 물고기 내장 속 같은 현실에서 빠져나갈 수 없을 것처럼 불안했다. 생선 가게에서 뭉툭한 칼로 잘려 나가는 고등어 몸뚱이를 내려다보면서 나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159쪽
     

    그럼 이제 와서 결론을 말해 볼까. 생활과 글쓰기는 절대로 병행할 수 없다. 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늘 한쪽이 부서지고 깨졌다. 162쪽


    쓰레기 쓰레기 쓰레기……. 김 작가의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 쓰레기들만 잔뜩 썼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지금까지 쓰레기들이나 잔뜩 써 왔지. 내가 쓴 게 쓰레기가 아님 뭐겠어. 그렇게 인정해 버리자 어깨에서 힘이 빠지고 입술이 저절로 열리며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내가 좇던 것들이 다 우습고 시시했다.  197쪽
     
     
     
    K와 나는 작가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었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심심풀이 땅콩으로 끼적인 글을 가지고 피를 흘리며 싸운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었다.   207쪽


    나는 무한히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도 존중하지만 중간에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도 존중한다.   214쪽


    글을 쓰겠다는 열망을 품는 순간부터 그 사람은 환자가 되어 버리고 만다. 그 일 외에 다른 일에서 정신줄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임신 초기의 울렁증처럼 평생 구역질이 날 것 같은 기분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거기서 정도가 심해지면 바보가 된다.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그저 병을 앓는다. 어떻게 보면 내가 더 심각한 환자였다. 그러나 K가 나보다 더 중증이었고 훨씬 순수했다.  214-215쪽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들여다보던 순간의 감정이란 참으로 미묘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아에이오우를 그리며 찢어져라 웃고 있는데 눈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힘들지만, 내가 여기에 지금 살아 있다는 실감, 뭔가 해 보자는 기운이 마구 솟아나면서도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어느 순간부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던 때의 얼굴이 지금도 기억난다.  229쪽
     
     
     
    그래서 뭐든지 버릴 때는 단번에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게 그 순간의 교훈이었다. 집 안에 버리는 것도 꺼려져서 손으로 접고 발로 구겨 큰길 버스 정류장에 있는 커다란 쓰레기통 속에 넣었을 때만 해도 손뼉을 칠 만큼 속이 시원했었다. 솔직히 전체적으로 개구리 빛깔이 진하게 돌았던 그 야외용 튜브 따위가 내 마음속에서 풍선 부풀듯 다시 떠오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쨌든 튜브에 바람이 빠질 때마다 수시로 채워 넣기 위해 전용 펌프까지 구입하고야 말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게 내가 원해서 저지른 일인걸. 254쪽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고 착각하면서 사랑을 확인하는 아름다운 말들을 미친 듯이 쏟아 내곤 했었다. 어릴 때의 그 놀이 습관이 지금의 글쓰기 습관으로 옮겨 온 게 맞다면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글을 써 온 셈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어린 시절에 오로지 나만 그런 특별한 능력을 가졌던 게 아니라는 건 분명했다.  258쪽
     
     
    아, 미쳐 가는 불쌍한 여자들을 어쩌나! 311쪽
     
     
    여전히 나라는 사람에게 사계절의 중심은 겨울이었고 계동의 겨울은 지구상에서 제일 춥고 길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해에 눈이 많이 내려 좁은 골목길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니기도 어려울 정도로 얼음판이 많았다. 332쪽


    미쳤던 사람이 멀쩡한 정신으로 돌아오면 죽는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돈키호테도 미쳤고 김 작가도 미쳤지만 김 작가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김 작가는 너무나 글이 쓰고 싶어서 죽을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어느 면으로 보나 김 작가는 나보다 한 수 위였다. 335쪽
     
     
     
     
    ( 너는 오후 3시에 태어났어. 오후 3시는 누구나 후줄근해지는 시간이지.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진한 커피를 한 잔 마셔. 그리고 '난 지금 막 세상에 태어난 신삥이다.' 생각하며 살아. 뭘 하든 우울해하지 말고. 너는 오후 3시에 태어났어. 그걸 어떻게 아냐고? 내가 널 낳았으니까. 하루에 한 번씩 그걸 생각해야 한다. ) 336쪽
     
     
    ■ 작품 속 언급되는 영인의 독서목록
    - 잉게보르크 바흐만 <삼십세>
    - 토마스 만 <마의 산>
    - 시몬 베유 <노동 일기>(노동 일지)
    - 앙리 포시옹 <형태의 삶>
    - 로제 마르탱, <티보 가의 사람들>
    - 잭 런던 <강철군화>
    - 시몬 드 보부아르 <인간은 모두가 죽는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 이사벨 아옌데 <파울라>
    -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 '그럼에도 써야만 하는' | wi**936 | 2020.07.1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https://blog.naver.com/rlawlstjr56/222032138584

     

    연애와 글쓰기는 닮았다. 두 행위 모두 배타적이어서, 쉽사리 주체가 다른 작업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몰두와 집착을 양식으로 하는 연애와 글쓰기는 과정에서 얻는 기쁨만큼의 공동(空洞)을 삶 속에 생성시킨다. 그러나 공동으로 인해 삶의 근간이 흔들리더라도, 혹은 그 과정이 너무 지난하더라도 쉽사리 연애나 글쓰기를 멈추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리하여 우리는 기필코 떠나겠다는 결심과 그럴 수 없으리라는 예감 사이에서 반목한다. 삶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의지와 끝말잇기처럼 부재 뒤에 재회가 따라붙으리라는 불안의 진자운동 속에서 삶은 흘러간다.               

    <p> </p> <p class="se-component se-text se-l-default" id="SE-5ed10857-2e04-4c41-81e2-eb4930ddf14f">연애의 계기가 그렇듯 글쓰기의 계기 역시 그리 대단치는 않다. 주인공이자 서술자인 ‘영인’의 경우도 그렇다. 무명 잡지에 산문 한편을 발표한 경력이 전부인, 자신이 ‘김 작가’라고 부르는 엄마와 계동에서 살아가던 영인은 욕지거리를 담은 편지를 엄마와 엄마의 친구 부부에게 발견 당하고 만다. 영인은 그때 들었던 질책이 아닌 “야, 너 글 잘 쓰더라. 어떻게 그렇게 편지를 길게 쓸 수 있지?”(52p)란 칭찬을 “내 운명을 이 지경으로 만든 최초의 칭찬”(52p)이라고 회상한다.                </p> <div class="se-component-content">
    사랑의 발단과 지속시간, 그리고 더께는 서로 무관하다. 엉겁결에 시작된 연애라 한들, 그것에 대한 열망의 연료가 언제 사그라들지는 아무도 쉬이 짐작하지 못한다. 영인의 글쓰기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언제나 그렇지만 현실, 현실이 문제”(106p)인 세계에서 글쓰기는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을 약속해 주지 못했다. 그러나 가난은 때때로 글쓰기와 연애 앞에 숭고함이라는 수식을 붙여줌으로써, 그것에 대한 열망의 불꽃을 더욱 크고 세게 키우는 매개로 작동한다. “영감을 얻기 위해 꿈조차도 가만 내버려 두지 못”(146p)하는 상태에서, 쓰고자 하는 욕구는 현실 원칙을 땔감으로 몸피를 키워나간다.
    </div> <p> </p> <p> </p> <p> 라이팅.jpg </p> <div class="se-component-content se-component-content-normal">어쩌면 불이 잦아들었다고 느낄 때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의 내 인생은 책 때문에 우그러졌다”(148p)라는 회한 섞인 말을 내뱉게 될지도 모르겠다. 혹은 “내가 쓴 게 쓰레기가 아님 뭐겠어”(197p)라며 자책하는 순간을 마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회한과 자책의 순간조차도 영인이 희구하는 열망의 범주 내에 속해있다. 사랑과 증오의 양가적 감정, 그러니까 애증은 사랑보다 더 큰 집착과 결속력을 지니기도 한다. “글을 쓰겠다는 열망을 품은 순간부터 그 사람은 환자가 되어 버”(214p)린다는 걸 인지하고 있음에도 글쓰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분명 순수한 사랑의 감정 외에 수다한 감정이 동반되어야 가능하리라.                </div> <div class="se-component-content">

    그러니까 영인에게 글쓰기란 삶을 망가뜨리는 망치이자 동시에 삶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의자인 셈이다. “내가 좇던 것들이 다 우습고 시시”(197p)하게 느껴지는 순간과 “이야기만이 시간을 이길 수 있”(258p)게 느껴지는 순간의 진자운동 속에서 삶은 흘러가고, 우리는 성장한다.

    연애와 글쓰기만큼 삶의 일부가 전부를 집어삼키는 행위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정말 아무것도 아니면서도 어쩌면 전부인, “나를 견딜 수 있게 하는 것들이 나를 견딜 수 없게”1)만드는 데칼코마니 같은 그 두 가지.               

    글쓰기를 함께한다는 연대감이 여자들을 그토록 강하게 결속시켰던 걸까.(191p

    『라이팅 클럽』이 다루는 또 다른 주제는 여성에게 가해진 폭력의 상흔과 가장자리의 존재들이 이뤄내는 연대의 현장이다. 자신을 현직 교사라고 소개한 ‘장’의 등장으로 영인의 엄마인 김 작가가 운영하는 글짓기 교실은 “혁명적인 사건”(44p)을 맞이한다. 영인은 장을 흠모하며 마음을 담은 편지를 주지만, 장의 목표는 김 작가였다. 장과 김 작가는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같이 살기로 약속까지 했으나, 장은 “교사도 아니고 문학도도 아닌 그냥 동네 건달”(96p)이었다. 실체 없는 사랑을 미끼로 사람의 삶이 유린당한 셈이다.사랑은 실체가 없건만 때때로 흔적을 남긴다. 그리워하는 사랑은 편지를 남기고 헌신적인 사랑은 선물을 남긴다. 그리고 폭력적인 사랑(혹은 사랑의 탈을 쓴 폭력)은 “총천연색 멍”(164p)을 남기기도 한다. 영인의 친구인 R의 경우가 그렇다.

    폭력은 사랑에 대한 표현이 아니라 사랑으로 인해 촉발된 비인간적 행태일 뿐이다. 연인을 향한 손은 펼쳐져야 하지 쥐어져서는 안 된다. 주먹을 뻗음으로써 이미 사랑이라고 명명할 수 없는 모종의 감정적 덩어리는 언제나 그렇듯 뻔뻔스럽게 다시 사랑이란 호칭을 뒤집어쓴다.“오빠가 미안하다고 사과했어. 사실 우리는 너무 사랑하거든.”(165p)

     폭력으로 인한 상흔을 수습하기 위한 부단한 손들은 또 다른 손들과 스치게 되고 결국에는 서로를 맞잡게 된다. 그렇게 연대는 탄생한다. 김 작가가 결성한 “글쓰기를 사랑하는 계동 여성들의 모임”은 영인의 눈에는 그저 “종이컵을 든 동네 아줌마들의 결연한 수다방”같은 하잘것없는 소모임에 불과하다.(143p) 그러나 그 모임은 “자식을 위해 많은 걸 포기하고 살던”(81p)세태 속에서 “자식과 남편 얘기”가 아닌 “자기 이야기”를 씀으로써 객체화되어버린 자아를 돌려놓기 위한 투쟁의 장이다.(187p) 그러한 맥락에서 김 작가의 글쓰기 모임은 버지니아 울프가 제시한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한 필요조건, “자기만의 방”의 다른 이름이다.2)      
    짧은 리뷰의 마침표를 찍으면서 『라이팅 클럽』 전달하고 자는 바를 모두 말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든다. 그러나 글이 길어졌더라도 전부 담아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랑이 인간의 총천연색 감정을 모두 포함하고 있듯이, 글쓰기 역시 사람의 삶을 모두 담아내고 있으니까. 그 광륜을 헤아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테니까. 그럼에도 불가해 함에 다가가고자 한다면, 오늘부터 ‘라이팅 클럽’의 일원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연애가 끝나도 다시 다른 이의 손을 잡듯이, 그렇게 당신도 펜을 잡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1) 김경주, 「비정성시(非情聖市)」,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문학과지성, 2006

    2)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이미애 옮김, 민음사, 2020

     
     
     

     

     
    </div> <p> </p>

      

  • 라이팅 클럽 | 0p**1i0 | 2020.07.1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젊은 작가 수상 작품집은 늦더라도 챙겨 읽는다. 한국 문화의 최근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놓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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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작가 수상 작품집은 늦더라도 챙겨 읽는다. 한국 문화의 최근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놓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젊은 작가에게서만 찾을 수 있는 도전 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이 가끔씩 숨어 있기 때문이다. 작가 지망생인 친구들이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부분 마찬가지이다. 반면 고전은 그에 비해 독자가 적다. 아주 유명한 고전은 다들 읽는 듯하지만, 마니아층이 아니고서는 섭렵이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하루에도 몇십 권씩 책이 출간되는 세상에서 새로운 책을 따라가느라 바쁜 심정을 이해한다. 그렇다면 고전과 젊은 작가의 중간에 있는 책은 어떻게 되는 걸까.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시리즈는 과거 출간된 바 있으나, 큰 조명을 받지 못했던 작품을 모아 재출간한 것이다. 오늘의 작가 서포터즈로 다섯 권 중 한 권이 랜덤 배송되었는데, 나에게 온 책은 강영숙의 『라이팅 클럽』이었다.

      영인에게 불쑥 엄마라는 사람이 찾아온다. 두 사람은 그때부터 함께 살게 된다. 영인은 자신의 엄마를 다른 사람들이 칭하듯이 김 작가라고 부른다. 그리 가깝지 않기 때문이다. 김 작가에게도 딱히 모성애는 없다. 책임감 있게 딸을 키우기보다는 마음 맞는 남자가 생기면 남자와 연애를 하고, 글 짓기 모임에 아무리 영인이 불만을 제기해도 꿋꿋이 활동을 이어나간다. 다소 자유로운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듯 보인다. R과 K, 장 등 주변을 거쳐가는 사람들의 영향을 받으며 영인은 글을 쓴다. 나아가 카페에서 글을 쓰는 유명 작가 J에게 자신의 원고를 보여 준다. 생생하고 구수한 묘사를 읽는 내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글맛이 담뿍 느껴지고, 그들의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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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팅 클럽』은 영인의 성장 이야기라고 보아도 좋다. 그리고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어 왔을 법한 흔적이다. 뚜렷한 야망 없이 어렸을 적부터 책과 가까이 지내며 자연스레 글쓰기를 꿈꾸게 된 영인과 그녀를 둘러싼 환경이 눈앞에 세세히 그려졌다. 나름의 프레임을 씌워 좋아했던 R, K와의 연애, 글은 잘 몰라도 표현력에 쏙 빠져들게 만들었던 그녀의 편지, 책의 전체적인 줄거리와 관계없이 예쁜 문장에만 잔뜩 그었던 밑줄, 잘못되면 애인과 한강에 뛰어들겠다는 다소 낭만적인 발상. 나 역시 한 번쯤 겪어 온 이야기라 친근하면서도 머쓱하고 수치스러웠다. J의 조언도 영인의 글쓰기 스타일에 일정 수준의 영향을 미치지만, 헤세의 말처럼 결국 마지막 한 걸음은 영인 본인이 떼게 된다.



    럼에도 불구하고 성장 서사에서 그치지는 않는다. 때로는 김 작가로, 때로는 영인으로, 때로는 K로, 계동 여성들 혹은 뉴저지 라이팅 클럽 회원으로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글쓰기’를 열망한다. 『라이팅 클럽』 속 글쓰기는 그리 대단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소설은 타오르는 감정을 쏟아 붓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을 목적 삼아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보다는 『노동 일기』처럼 일이 전부인 생활에서도 끊임없이 묘사하고 기록하라고 말한다. 글쓰기를 특별한 행위로 치부하는 순간, 쓰기는 힘들어지고 평가는 쉬워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글을 평가할 때는 왜 이렇게 박해지는 걸까. K의 글에 상대를 고려하지 않는 혹평만 남기고, 계동 글 짓기 모임의 문집을 그저 레시피북으로 치부하는 영인의 모습에서 나의 지난날이 보였다. 영인은 성장의 한 단계를 이룩했다. 자연스레 나의 현 주소를 묻는다. 4.jpg

     

      별것 아닌 글을 쓰면서도 주춤거리는 순간이 많다. 스스로 정한 ‘남에게 보여 주어도 부끄럽지 않을 글을 쓰자’는 다짐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매 순간 의심한다. 나의 너절한 생각을 전시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닌지 되묻는다. 『라이팅 클럽』은 이런 순간에 멈춰 있는 사람들에게 힘을 북돋아 준다. 쓰기가 겁나서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무언가를 쓰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재료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한층 더 세세히 물색하게 된다. 과연 나 자신의 내면뿐만 아니라 깊은 애정의 골을 채워 주는 행위라고 할 만하다. 레시피북과 경험담에 그칠지언정 꿋꿋이 쓰는 사람들이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수다로 속내를 털어내고, 누구보다 서로에게 공감할 줄 아는 계동 여성들의 모임도 좋았다. 벌써 십 년 전 출간된 이 책은 그 세월을 넘어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종내 글쓰기 인생의 이정표로 우뚝 섰다. 5.jpg
  •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정겨운 공간 계동을 비추며 시작하는 <라이팅 클럽>은 글을 쓰는 두 모녀의 이야기이다. 골방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는 '김 작가'를 엄마로 둔 소설의 화자 '나'. '나'는 엄마라고 부리기보다 '김 작가'로 부르며 글쓰기 방 이외의 일에서는 무심한 그녀 대신 집안일을 해가며 살아가는 여성이다. 두 사람의 삶을 부정적으로 그려가지도 궁핍하게도 그려가지도 않는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김 작가에게 찾아오는 이들은 대단한 글쓰기를 기대하며 오는 이들이 아니었다. 동네 아주머니들, 김 작가를 꼬시기 위한 건달 등. '나'는 김 작가의 딸 아니라고 할까 글쓰기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하다.

    이렇게 한두 시간은 복수심으로,

    또 한두 시간은 슬픔을 이기기 위해,

    또 한두 시간은 다른 사람이

    글 쓰는 나를 보고 있다는 걸 자각하면서

    세 날의 칼을 교대로 갈아내면 글은 써진다.

    써지긴 개뿔!

    누군가 거짓말 말라고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글쓰기 모드 59p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글쓰기에 대한 할머니네 집 마루에서 뜨거운 보리차에 혀를 데었을 때 하나의 문장이 저절로 떠오르는 기쁨을 맛보면서 고통이 스스로 변화를 일으켜 다른 감정으로 전이된 것 같은 경험을 한다.

    글을 쓰리라! 글을 쓰리라!

    죽어도 쓰리라. 그 문장이 좋은 문장인지

    나쁜 문장인지 알 수 없었지만

    글이 저절로 떠오르는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한 기쁨은 매우 컸다.

    글쓰기 모드 59p

    화자인 '나'와 J 작가와의 수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묘사한 '설명하기와 묘사하기'에서 재미있는 발견을 하게 된다. J 작가와 만나기 전에 한참 동안 실제 묘사의 묘미를 보여주는 작가의 솜씨. 그 몇 장면을 곰곰이 보며 묘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독자들에게 힌트를 준다.

    지금이나 그때나

    창덕궁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늘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는 느낌.

    나무들이 뿜어내는 기가 너무 강해

    궁 안을 걷기가 무서웠다는 느낌,

    정작 계동에 살 때는 못 가 보고

    몇 년 전에 들어가 몇 시간 둘러보고 난

    창덕궁의 인상은 그랬다.

    설명하기와 묘사, 76p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화자인 나는 마을에서 소설로 유명 인사가 된 J 작가에게 글을 보여준다. 그와의 글쓰기 과정은 '글쓰기 모드, '설명하기와 묘사하기', '너의 라이프 스토리를 말해 줄래', '두 마리의 토끼'를 통해 실감 나게 진행이 된다. 글쓰기가 무엇인지 글을 쓰는 자가 가져야 할 태도 구체적 기술까지 생생하게 그려진다. 강영숙 작가가 J 작가의 입을 빌려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것으로 들려온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재밌게도 친구들을 빌어 모성에 대한 묘사를 하는 '나'를 보며 마치 모성 이데올로기와는 전혀 관계없는 김 작가를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엄마가 아니라 함께 사는 제3자로 여기며 살아가는 딸인 화자는 요란할 것은 없지만 덤덤히 자기 생을 만들어가는 힘을 보여준다.

    \\B098눔명조", nanummyeongjo, serif, simsun;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모성이라는 것이 자연법칙이 아니라는 것,

    아이를 낳고 물리는 순간 저절로

    여성의 신체 안에 부여되는 선천적 기질이 아니라는 걸

    알에 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성인이 되어 만난 내 가까운 친구들 중에도

    모성 없는 애들이 되어 만난 내 가까운 친구들 중에도

    모성이 없는 애들이 꽤 여러 명 있었다.

    모성은 없지만 그들도 결혼해야 했고

    아이는 낳아야 했다.

    설명하기와 묘사하기 p.83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는,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소설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제일 비슷하기 때문이야.

    설명하려 들지 말고 보여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라고"

    그러니까 어떻게 보여주냐구요.

    정말 답답하네!

    설명하기와 묘사하기 102p

    \\B098눔명조", nanummyeongjo, serif, simsun;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묘사, 묘사, 묘사를 해라.

    나는 사실 그 말 때문에 일대 혼란을 겪었다.

    그런데 J 작가는

    묘사가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내 말을 잘 모를 거야.

    하지만 간결하고 분명한 묘사 뒤에

    반드시 작가의 사고 과정이 드러나야 해.

    그런 건 묘사가 아니라 진술이지.

    작가의 사고, 작가의 판단에서 오는

    힘이 있는 진술이 반드시 들어가야 해.

    이렇게 주인공이 기차 타고 갔다가

    기차 타고 오는 과정을 보여 주는 게

    소설의 다는 아니라구.

    묘사와 진술 그 두 가지가 적절히 섞여야 해.

    좋은 문장이란, 좋은 소설이란 그런 거야.

    하지만 학생은 아직 묘사를 잘하기에도 바쁘지.

    그래도 지난번보다는 나아졌어.

    두 마리 토끼 P.173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화자 '나'가 미국에 가서 자신을 놓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바로 글쓰기였다. 주 중은 네일숍에서 일을 하고 주말은 글을 쓰고. 또한 김 작가를 보고 배운 대로 글쓰기 공동체인 '라이팅 클럽'을 만들어 함께 삶을 나누며 살아간다. 희한하게도 몸은 미국에 있었지만 그녀가 쓰는 글들은 계동 어느 골목길을 배경으로 써 내려갔다. 이국땅에서 별 볼일 없는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팍팍한 인생 속에서 그녀의 문장은 술술 쓰였다.

    서울에서도 뉴저지에도 나는

    늘 밥벌이하기 바빴고 뭔가를 쓴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돈키호테 북 그룹 p. 228

    또한 겨우 네일 아티스트로 살면서 주말마다 글을 쓰는 화자인 '나'를 놀린 N에게 "한번 써 봐. 인생이 얼마나 깊어지는데."(p.255)라고 말한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김작가와 나. 두 모녀는 작가로서 멋진 책을 내고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해픈 엔딩은 나타나지 않았다. 글에 메인 삶도 아니요. 삶을 이겨내는 힘을 글로부터 얻어 가려한 두 모녀였다. 글을 쓰려고 찾아 오는 사람들이 있기에 써야할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거창하지 않아서 좋다. 어떠한 이유든 어떤 환경이든 오늘도 쓰고 있는 두 모녀. 그냥 쓰는거네. 별 거 쓰려하지 않고 오늘 만나는 일상을 그려나가는 힘을 보여준 그녀들을 보며 그냥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대단한거 쓰려 하지 말자고.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강영숙 클럽의 회원이 될것이라고 박민규 작가가 했던말을 두 손들고 환영한다. 일상공간을 살아움직이게 하는 힘이 최고다. 글쓰기에 과한 욕망을 부여했던 약간의 허영을 내려놓게 하는 친구의 조언같은 책을 만났다.

    Helvetica Neue", helvetica, AppleSDGothicNeo, arial, "malgun gothic", "맑은 고딕",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666666;">

    Helvetica Neue", helvetica, AppleSDGothicNeo, arial, "malgun gothic", "맑은 고딕",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666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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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정겨운 공간 계동을 비추며 시작하는 <라이팅 클럽>은 글을 쓰는 두 모녀의 이야기이다. 골방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는 '김 작가'를 엄마로 둔 소설의 화자 '나'. '나'는 엄마라고 부리기보다 '김 작가'로 부르며 글쓰기 방 이외의 일에서는 무심한 그녀 대신 집안일을 해가며 살아가는 여성이다. 두 사람의 삶을 부정적으로 그려가지도 궁핍하게도 그려가지도 않는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김 작가에게 찾아오는 이들은 대단한 글쓰기를 기대하며 오는 이들이 아니었다. 동네 아주머니들, 김 작가를 꼬시기 위한 건달 등. '나'는 김 작가의 딸 아니라고 할까 글쓰기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하다.

    이렇게 한두 시간은 복수심으로,

    또 한두 시간은 슬픔을 이기기 위해,

    또 한두 시간은 다른 사람이

    글 쓰는 나를 보고 있다는 걸 자각하면서

    세 날의 칼을 교대로 갈아내면 글은 써진다.

    써지긴 개뿔!

    누군가 거짓말 말라고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글쓰기 모드 59p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글쓰기에 대한 할머니네 집 마루에서 뜨거운 보리차에 혀를 데었을 때 하나의 문장이 저절로 떠오르는 기쁨을 맛보면서 고통이 스스로 변화를 일으켜 다른 감정으로 전이된 것 같은 경험을 한다.

    글을 쓰리라! 글을 쓰리라!

    죽어도 쓰리라. 그 문장이 좋은 문장인지

    나쁜 문장인지 알 수 없었지만

    글이 저절로 떠오르는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한 기쁨은 매우 컸다.

    글쓰기 모드 59p

    화자인 '나'와 J 작가와의 수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묘사한 '설명하기와 묘사하기'에서 재미있는 발견을 하게 된다. J 작가와 만나기 전에 한참 동안 실제 묘사의 묘미를 보여주는 작가의 솜씨. 그 몇 장면을 곰곰이 보며 묘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독자들에게 힌트를 준다.

    지금이나 그때나

    창덕궁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늘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는 느낌.

    나무들이 뿜어내는 기가 너무 강해

    궁 안을 걷기가 무서웠다는 느낌,

    정작 계동에 살 때는 못 가 보고

    몇 년 전에 들어가 몇 시간 둘러보고 난

    창덕궁의 인상은 그랬다.

    설명하기와 묘사, 76p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화자인 나는 마을에서 소설로 유명 인사가 된 J 작가에게 글을 보여준다. 그와의 글쓰기 과정은 '글쓰기 모드, '설명하기와 묘사하기', '너의 라이프 스토리를 말해 줄래', '두 마리의 토끼'를 통해 실감 나게 진행이 된다. 글쓰기가 무엇인지 글을 쓰는 자가 가져야 할 태도 구체적 기술까지 생생하게 그려진다. 강영숙 작가가 J 작가의 입을 빌려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것으로 들려온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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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재밌게도 친구들을 빌어 모성에 대한 묘사를 하는 '나'를 보며 마치 모성 이데올로기와는 전혀 관계없는 김 작가를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엄마가 아니라 함께 사는 제3자로 여기며 살아가는 딸인 화자는 요란할 것은 없지만 덤덤히 자기 생을 만들어가는 힘을 보여준다.

    \\B098눔명조", nanummyeongjo, serif, simsun;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모성이라는 것이 자연법칙이 아니라는 것,

    아이를 낳고 물리는 순간 저절로

    여성의 신체 안에 부여되는 선천적 기질이 아니라는 걸

    알에 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성인이 되어 만난 내 가까운 친구들 중에도

    모성 없는 애들이 되어 만난 내 가까운 친구들 중에도

    모성이 없는 애들이 꽤 여러 명 있었다.

    모성은 없지만 그들도 결혼해야 했고

    아이는 낳아야 했다.

    설명하기와 묘사하기 p.83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는,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소설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제일 비슷하기 때문이야.

    설명하려 들지 말고 보여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라고"

    그러니까 어떻게 보여주냐구요.

    정말 답답하네!

    설명하기와 묘사하기 102p

    \\B098눔명조", nanummyeongjo, serif, simsun;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묘사, 묘사, 묘사를 해라.

    나는 사실 그 말 때문에 일대 혼란을 겪었다.

    그런데 J 작가는

    묘사가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내 말을 잘 모를 거야.

    하지만 간결하고 분명한 묘사 뒤에

    반드시 작가의 사고 과정이 드러나야 해.

    그런 건 묘사가 아니라 진술이지.

    작가의 사고, 작가의 판단에서 오는

    힘이 있는 진술이 반드시 들어가야 해.

    이렇게 주인공이 기차 타고 갔다가

    기차 타고 오는 과정을 보여 주는 게

    소설의 다는 아니라구.

    묘사와 진술 그 두 가지가 적절히 섞여야 해.

    좋은 문장이란, 좋은 소설이란 그런 거야.

    하지만 학생은 아직 묘사를 잘하기에도 바쁘지.

    그래도 지난번보다는 나아졌어.

    두 마리 토끼 P.173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화자 '나'가 미국에 가서 자신을 놓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바로 글쓰기였다. 주 중은 네일숍에서 일을 하고 주말은 글을 쓰고. 또한 김 작가를 보고 배운 대로 글쓰기 공동체인 '라이팅 클럽'을 만들어 함께 삶을 나누며 살아간다. 희한하게도 몸은 미국에 있었지만 그녀가 쓰는 글들은 계동 어느 골목길을 배경으로 써 내려갔다. 이국땅에서 별 볼일 없는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팍팍한 인생 속에서 그녀의 문장은 술술 쓰였다.

    서울에서도 뉴저지에도 나는

    늘 밥벌이하기 바빴고 뭔가를 쓴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돈키호테 북 그룹 p. 228

    또한 겨우 네일 아티스트로 살면서 주말마다 글을 쓰는 화자인 '나'를 놀린 N에게 "한번 써 봐. 인생이 얼마나 깊어지는데."(p.255)라고 말한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김작가와 나. 두 모녀는 작가로서 멋진 책을 내고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해픈 엔딩은 나타나지 않았다. 글에 메인 삶도 아니요. 삶을 이겨내는 힘을 글로부터 얻어 가려한 두 모녀였다. 글을 쓰려고 찾아 오는 사람들이 있기에 써야할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거창하지 않아서 좋다. 어떠한 이유든 어떤 환경이든 오늘도 쓰고 있는 두 모녀. 그냥 쓰는거네. 별 거 쓰려하지 않고 오늘 만나는 일상을 그려나가는 힘을 보여준 그녀들을 보며 그냥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대단한거 쓰려 하지 말자고.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141414;">강영숙 클럽의 회원이 될것이라고 박민규 작가가 했던말을 두 손들고 환영한다. 일상공간을 살아움직이게 하는 힘이 최고다. 글쓰기에 과한 욕망을 부여했던 약간의 허영을 내려놓게 하는 친구의 조언같은 책을 만났다.

    Helvetica Neue", helvetica, AppleSDGothicNeo, arial, "malgun gothic", "맑은 고딕",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666666;">

    Helvetica Neue", helvetica, AppleSDGothicNeo, arial, "malgun gothic", "맑은 고딕",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color: #666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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