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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모던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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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쪽 | 규격外
ISBN-10 : 8954624138
ISBN-13 : 9788954624138
경성 모던타임스 중고
저자 박윤석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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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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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40314, 판형 153x224, 쪽수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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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경성 모던타임스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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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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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100년 전의 경성 『경성 모던타임스: 1920년 조선의 거리를 걷다』는 ‘한림’이라는 가상 인물을 관찰자이자 서술자로 내세워 1920년대 근대의 중심에 있던 경성을 역사적 사건, 사회, 문화적 측면으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약 1년 동안 [신동아]에 연재된 ‘잃어버린 근대를 찾아서’를 묶은 것으로, 당시의 신문, 잡지, 공문서, 지도 등의 공적 기록과 일기, 회고록 등의 사적 기록을 찾아 상세한 자료조사로 생동감 있게 전한다.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살던 1920년대 경성의 모습을 보여줌과 함께 그때의 삶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짚어본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소개한다. 하나는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일어난 일제에 대한 저항운동을 보여주고, 다른 하나는 일제의 문화정치와 서양에 의해 들어온 새로운 풍속에 대해 소개한다. 한림의 눈과 귀를 통해 당시의 신문기사, 실록 등의 사료를 보여주고, 이 시기를 직접 겪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 일제강점기가 그들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들려준다. 반면, 왕조가 사라지면서 왕과 백성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개인이라는 개념의 등장과 카페문화, 영화 관람 등의 모습을 생생히 묘사해 1920년대 경성의 이질적이고 복합적인 경향과 현상을 그렸다.

저자소개

저자 : 박윤석
저자 박윤석은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한국 신문의 역사에 관해 연구했다. 동아일보에서 20년간 기자로 일했다. 신문기자로 현장 실무에 종사하면서 근대 신문과 잡지의 실사(實査) 작업을 병행했다. 건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한국 근대와 근대 신문에 관하여 강의했고, 서울시립대학교에서 동아시아 근현대와 한국문학에 대하여 강의했다.

목차

프롤로그: 과거는 외국처럼 낯설다 005

1부. 1929년 12월 서울
1장. 낙화유수-청계천에서 013
2장. 재즈가 소용돌이치는 카페-광교에서 053
3장. 망국 대신을 왜 찾아왔소-장교동에서 083
4장. 모모족이 즐겨 찾는 사랑의 아이스커피-황금정에서 107
5장. 그래도 윤전기는 돌아간다-광화문에서 127
6장. 신여성은 넓적다리부터 전진한다-종로에서 148

2부. 1920년 4월 서울
7장. 밀려오는 개조의 물결, 피어나는 자각의 불길-안국동에서 193
8장. 열차는 경성으로 떠나네-경부선에서 217
9장. 죽은 나라님이 백성을 구한다면-덕수궁에서 251
10장. 하느님이 도우사 조선을 자주독립국으로-황금정에서 268
11장. 당내에 당이 있고 파 안에 파가 있어-관철동에서 301
12장. 러시아의 향불-정동에서 338
13장. 꽃향기는 봄바람에 날리고-창경원에서 369

미주 415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살아 숨쉰, 1920년대 경성으로 떠나다 한국 근대의 한복판에 해당하는 1920년대. 나라를 잃은 지 10년이 지난 1919년에서야 고종 승하를 불씨로 3·1운동이 일어난다. 조선인들의 저항에 일제는 그간의 강압적인 ‘무단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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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걸과 모던보이가 살아 숨쉰, 1920년대 경성으로 떠나다

한국 근대의 한복판에 해당하는 1920년대. 나라를 잃은 지 10년이 지난 1919년에서야 고종 승하를 불씨로 3·1운동이 일어난다. 조선인들의 저항에 일제는 그간의 강압적인 ‘무단통치’에서 벗어나 ‘문화정치’라는 이름으로 식민통치 제2기를 시작한다. 이 기간 동안 일본을 경유해 영화, 문학, 음악, 무용 등의 문화가 들어와 조선인들의 여가를 채워주었으며, 커피, 자전거, 전차, 맥주 등의 다양한 문물 또한 조선인들의 일상에 녹아들었다. 이전의 무단통치와 달리 이처럼 생활을 파고들며 교묘히 행해진 문화통치 기간 동안 조선인들은 입으로는 먹고 마시고, 눈과 귀로는 보고 들으며 알게 모르게 문화를 체화하며 근대로 한 발 걸어들어갔다. 『경성 모던타임스』는 바로 이 시기의 이야기다.
2011년 9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약 1년간 『신동아』에 연재된 「잃어버린 근대를 찾아서」를 묶은 이 책은, ‘한림’이라는 가상 인물을 관찰자이자 서술자로 앞세워 근대의 중심기라 할 수 있을 1920년대 조선의 역사적 사건을 비롯하여 사회·문화상을 폭넓게 아우르는 독특한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명확한 문장과 상세한 자료 조사로 역사적 기틀을 다졌고, 사건과 사연의 시공을 넘나들면서 이 시대를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살아간 이들의 목소리를 전함으로써 생동감을 더했다. 단지 1920년대의 사건과 변화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1920년대 경성에서의 삶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짚어본다.

한 시대의 사람과 사연이 있던 자리는 그들의 후손과 그들이 남긴 유산이 숨쉬는 곳이 되었다. 한때의 거주자는 사라지고 새 전입자가 들어온 이곳은 과거와 한 공간이면서 동시에 다른 곳이다. 한곳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꾸는 격이다. 과거는 외국처럼 낯설고 타인처럼 어색하다. 지금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매우 다른 그때의 이곳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기록에 의거하여 기술함을 원칙으로 했다. 당시의 신문, 잡지, 공문서, 지도 등 공적 기록, 일기와 회고 같은 사적 기록을 통해 사건과 인물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중략) 근대는 무엇인가. 한국인은 누구인가. 지난 백 년 동안 어떤 상황을 맞이했고 어떻게 대응해왔는가. 서울이라는 공간이 시간 따라 겪어낸 바를 당대인들의 문헌을 통하여 간접 관찰한 결과가 이 책이다. _프롤로그에서(5~7쪽)

빼앗긴 나라에도 봄은 오는가
『경성 모던타임스』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첫번째 이야기 축은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일어난 일제에 대한 저항운동이다. 을사조약 당시 참정대신이었던 한규설의 인터뷰를 통해 을사조약 전후 열흘간의 긴박한 상황을 전하는 것에서부터 망국 이후 덕수궁에 유폐되어 치욕적인 삶을 살다간 이태왕 고종의 죽음, 그로 인한 3·1운동, 강우규의 사이토 총독 암살 미수 사건, 나석주의 동양척식회사 폭탄 투척 사건, 상하이, 노령露領 등지에 우후죽순 세워진 임시정부에 대한 이야기까지 약 20년간 끊임없이 이어졌던 일제에 대한 저항을 서술한다. 한림의 눈과 귀를 통해 당시 신문기사나 『조선왕조실록』 등의 사료를 기반으로 글은 전개되나 이 시기를 직접 헤쳐나간 사람들의 목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심훈과 이광수, 최재형 등 몇몇 인물들을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일제강점기라는 시대가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었는지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만세 한번 불렀다가 퇴학당하고 출소한 뒤에는 실업자가 된 심훈에게 삶은 녹록지 않았다. 경성고보 재학 시절에는 의사가 되어볼까도 꿈꾸었던 심훈은 소설책을 들추고 극장을 들락거리는 것으로 착잡함을 애써 달래며 방황할 뿐이다. 오랜 모색 끝에 영화감독으로 데뷔하지만 영화 또한 실패하면서 신문사 등을 전전하며 마음잡지 못하고 시대를 부유한다. 순종 이왕과 결혼이 약조되어 있었으나 조선 왕실이 일본 왕실과 혼인을 맺으며 파혼당하고 이후 평생을 죽은 듯 숨죽이며 살아가야 했던 민 규수 또한 시대의 희생양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왕실에 들어갈 날을 앞뒀던 민 규수는 파혼을 당하면서 손에 잡힐 듯한 권력 대신에 파국을 얻는다. 아버지도, 집도, 미래도 모두 잃은 민 규수는 조선 땅에서도 중국 땅에서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부유하듯 떠돌며 살아간다.

미몽의 시대가 열리는가. 작취(昨醉)가 미성(未醒)은 아닌 듯한데 부질없는 생각이 스친다. 언젠가 독립이 된다면 이제 한 해가 지났으니 그만큼 더 그날이 가까워졌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논리적으로는 그럴 것이다. 그런데 독립의 가능성은 점점 멀어져가는 듯하다. 심정적으로는 그렇다. 시절은 점점 혼미해지고 인심은 날로 미혹해진다. 미망(未忘)의 시대로 접어드는가. 이렇게 1930년대가 되는 것인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벌써 20년 동안을 병합된 땅에서 해를 보내고 맞았다. 병합의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묻는다는 것은 여기서의 내 삶의 시간이 얼마 더 남았느냐를 묻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병합이라는 말조차 모르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병합은 어느 날 찾아왔고, 병합이 무엇인지를 비로소 알게 된 사람들은 이제 병합에서 벗어나는 그날이 언제일지 모른 채 살고 있다. _본문에서(188쪽)

전근대에서 근대로 나아간 리틀 도쿄
항일운동이 꾸준히 전개되었지만 한편으로 사람들은 새로운 풍속에 도취되어갔다. 왕조가 사라지면서 왕과 백성의 경계가 허물어졌고, 개인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들어서는 등 사람들의 의식이 변해갔으며, 문물 또한 빠르게 바뀌어갔다. 사람들은 홀린 듯 너나할 것 없이 유행에 동참했다. 도쿄의 생활양식은 불과 몇 달이면 경성에 안착해 경성은 ‘리틀 도쿄’라 불릴 정도였다. 전차와 기차 그리고 자전거와 자동차의 기차에 놀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매일같이 새로운 무언가가 나타났다. 구시대의 통치자인 왕이나 피지배계층 백성이나 이제는 같은 신문을 읽고 같은 정보를 얻었다. 라디오방송국이 개국하면서 소수의 사람만이 명창의 노래를 향유하지 않았다. 신분제는 오래전에 폐지되었지만 문화의 향유는 이 시기에 와서야 비로소 경계가 허물어졌다.
한림 외에도 일본인 카페 여급 하나코 같은 가상 인물 또한 시대상을 생동감 있게 풀어가는 데 일조한다. 저자는 하나코를 통해 카페 문화, 꽃놀이, 영화 관람 등의 조선의 변화상을 읽어간다. 무성영화에 이어 유성영화가 등장하고, 일본이나 미국에서 제작한 영화뿐 아니라 심훈, 나운규, 이경손 등 조선인의 손으로 만든 영화가 속속 개봉하는 등 1920년대는 바야흐로 영화의 시대였다. 우미관, 중앙관, 조선극장 등 열 곳이 넘는 극장은 하나코를 비롯한 관람객으로 언제나 만원이었다. 하나코의 일터인 카페 또한 하나의 생활풍속으로 자리잡았다. 서구의 최신 음악이 흘러나오고, 조선의 전통의상을 벗어던진 웨이트리스가 위스키나 맥주를 따르는 카페. 이곳에서 갈 곳 없는 경성의 지식인들은 시름을 달랬다. 보고 들은 지식은 넘치나 그것을 풀어낼 자리가 없어서 절망과 회한에 사로잡힌 지식인들은 비 피해 처마 밑으로 모여드는 제비들처럼 카페를 피난처 삼아 모여들어 삼삼오오 취해간다. 영화와 카페뿐 아니라 문학으로도 사람들은 도피했다. 이상화의 「나의 침실로」를 비롯해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 임화의 「우리 오빠와 화로」, 홍명희의 『임꺽정』 등의 근대문학사의 한자리를 차지하는 쟁쟁한 작품들이 쏟아져나왔고, 번안소설이 대중화되었으며 카프(KAPF) 내에서 대중화 논쟁으로 이론적인 면에서도 문학은 성숙해졌다. 시대에 대한 도피처로 기능했던 문화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구세군 자선냄비의 등장, 에스페란토의 유행, 어린이날 제정 등의 이야기가 양념처럼 더해져 1920년대를 맛깔나게 안내한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구보씨가 그러했듯 『경성 모던타임스』의 한림은 자연스럽게 독자와 함께 오늘날 종로, 명동 일대를 거닐며 살아 움직인다.

이제 본정은 유행의 최첨단이다. 온갖 진귀한 물건이 한데 모인 백화점, 서양 물건을 전문으로 하는 양품점, 서양의 가죽구두를 파는 양화점, 의류점, 모자점…… 일본인의 거리에 뒤섞인 조선인들은 서구문명의 구체적 결실을 일본 상점의 진열장을 통해 체험하고 있다. 본정은 모양내고 먹고 마시고 놀고 구경하는 유흥뿐만 아니라 서점을 통한 지식의 오아시스도 되어주어 유행에 민감한 청춘들에게 생활의 중심지가 되었다. 일찍이 동경의 긴자 거리를 헤매는 모던보이 모던걸을 ‘긴부라’로 부른 것처럼 이제 경성의 본정(혼마치) 주변을 맴도는 이들을 ‘혼부라’로 빗댔다. 본정과 명치정, 영락정 일대는 ‘리틀 도쿄’라고 불린 지 오래다. 이곳에 들어선 사람들은 일본에 여행 온 느낌이라고들 한다. _본문에서(116쪽)

추천사
이 책은 한국 근대성의 여명을 찾아 나선 한 탐구자의 항해일지이자 그가 편력한 세상에 대한 입체적 보고서이다. 천천히 1920년대 경성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이 산책자의 시선에 의해 당대의 이질적이고 복합적인 경향과 현상이 차례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곳곳에 위험한 시대적 암초가 도사리고 있고 새로운 풍속의 급류가 소용돌이치며 사람들을 휘몰아간다. 제국주의 일본이라는 괴물이 음험하게 숨어서 자신의 폭력성을 관철하고 있는 동안 근대라는 마녀가 사람들을 현혹하는 화려한 마법을 연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를 상실한 마취 상태로 빠지거나 쓸쓸한 조난자가 되어 세계의 변방을 헤매다니게 된다. 저자가 성실한 자료조사와 깊은 성찰, 그리고 ‘최소한의 허구’를 동원해 재구성해낸 1920년대 ‘리틀 도쿄’ 경성의 풍경은 진기하면서도 착잡하고 낯설면서도 어딘지 낯익은 것이다. 그 시절 그렇게 시작된 근대를 향한 거대한 운동이 정오를 지나 한창 절정기를 구가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의 독자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들의 모던타임스, 근대라는 극장에서 상영되는 오디세이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_남진우(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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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트로이카: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을 통해  오늘을 깨우...
     
     트로이카: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을 통해
     오늘을 깨우는 과거로의 귀로 경성 모던타임스

     광화문 앞 사직로를 따라 걷다가 정부중앙청사에서 다시 효자로를 따라 가다보면 주택가 좁은 골목 속 위치한 한국 최초의 사진전문 미술관인 대림미술관이 보인다. 도심 속에서 오랜만에 맛본 경복궁과 인왕산의 호젓하고 한가로운 분위기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도착한 그곳에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얼굴도 정서도 우리와 너무 다른 런던의 현대 미술가 3인의 작품이  ‘트로이카: 소리,빛,시간-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이라는 이름으로 전시중이다. 하지만 이국만리 섬나라 사람들의 작품을 보는 것보다 일제히 하늘을 향해 솟아난 마천루들 속에서 홀로 낮은 자세로 옆으로 뻗어나가는 궁들을 보는 게 더 신기한 시절이다. 더 이상 신기하지 않은 서양의 현대 작가들 작품에서 우리의 생소한 역사를 읽는 힌트를 얻는 것은 신기한 체험일까 아니면 나의 상상력에 불과한 것일까.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야기로 표현된)실제 사건과 실재하는 작품을 같은 날 접하게 되었다는 우연을 필연삼아 과학의 언어로 표현된 예술을 통해 예술의 언어로 역사를 이해하고자 한다. 

    Time only exists so that everything does not happen at once, 2014 

     모든 것이 ‘시간’이라는 세월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건만 새삼 그 사실이 텍스트라는 실물을 통해 눈앞에 나타나 뇌리를 일깨운다. 왜 그동안 과거와 현재가 완벽히 다른 모습으로 존재했을 거라 여겼을까? 현재의 과거가 아닌 현재와 단절된 아득한 역사로 존재하던 1920년대 후반의 경성의 모습은 지금과 크게(적어도 그 세월이 주는 거리감) 다르지 않음에 놀란다. 영화와 노래는 작품성과 흥행성이라는 양단의 사이의 어디쯤엔가 자리잡고 어디에도 자리잡지 못한 예인(藝人)들은 번민한다. “무용으로도 부족해 무용시舞踊時라고 했다. 요사이 문학이 음악과 영상의 위세에 눌리는 듯했는데 오늘은 글자와 소리와 필름 그 모든 것이 무용이라는 육체의 향연 앞에서 굴복해버리는 듯했다. (중략) 예술의 힘으로 드러나는 육체라는 실물의 힘이 아닌가 했다.(하략)”며 당대 최고의 무용수 최승희의 공연을 보며 당시 사회의 용인 범위를 넘어선 노출에도 그것을 예술로 받아들이고 저러한 평을 한 것은 서구적 예술의 개념이 이미 자리잡았고 그것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 역시 상당히 발달했음을 보여준다. 
     한편 신문물의 상징 라디오는 연예라는 문화를 낳고 서구의 자유주의 사상은 연애를 낳았다. 사람들은 전차라는 기계를 통해 옮겨지고 ‘축지법을 쓰는 괴물’로 그 첫인상을 남긴 자전거의 페달을 굴려 생활의 무대를 이동했다. 그리고 ‘일제강점-독립운동-유관순-흰 저고리에 검정치마’로 연결되는 나의 마인드맵은 카페와 바를 드나드는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의 복장에서 잘못된 지도였음이 드러난다. 조선 전통의상을 벗어 던지고 단발머리에 양장을 입은 그네들의 모습을 보자면 나의 마인드맵은 그야말로 나의 마음(mind) 속에서만 존재하던 형상이자 1920년대 후반에는 무효한 연상이다.  
    ​무제
     
       멀리서 보면 복잡다단한 다면체의 조각도 평면의 다각형으로 보인다. 나에게 그 시대가 교과서에 실린 하나의 텍스트로만 존재했던 것처럼. 일본이 무단통치에서 문화정치로 조선에 대해 통치 형태를 바꾼 그 시절을 가까이 들여다봄으로써 평면의 역사가 고개를 들고 일어나 살아 숨쉬던 그 자태 그대로 눈앞에 다가왔다. 그리고 내 삶과 악수한다. 그 시절에도 유학까지 하고 돌아온 조선의 청춘들은 취업이 안 되어 넘치는 시간을 공상과 소망과 불만과 분노와 더불어 보내고 있었다. 그때야 총독부와 산하기관에서 채용하는 조선인 수가 제한적이고 남은 회사도 일본인 위주로 채용하기 때문이라지만 작금은 무엇이 식민하여 젊은이들의 삶을 갉아먹고 있는 것일까. “무력을 앞세워 다스린 무단통치기간 동안에는 투덜대거나 비명을 지르며 끌려갔는데 문화정치기간 동안에는 자신도 모르게 홀린 듯이 끌려왔다.”라고 필자가 회고하는 그 시절을 말 그대로 우리의 생활 그 자체인 문화와 생활로써 이해하자 비로소 역사라는 것이 실재하지만 현실에서는 쉬이 인식하지 못하는 소리요, 빛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Electroprobe, 2014와 Arcades, 2012

     물건들이 말하는 상상을 하며 각종 기계의 전자기장과 전파파의 소리를 마이크를 통해 들을 수 있게 한 ‘Electroprobe’. 1929년에 조선에서 태어난 축음기, 영사기, 윤전기는 어떤 말을 했을까? 축음기와 영사기는 매일 돌아가느라 바쁘다고 투덜대면서도 자기의 인기에 기분좋아 그것을 아름다운 선율과 영상으로 표현했겠지만 신문 검열에 걸려 재인쇄를 반복해야 했던 윤전기는 분주함이 그대로 피곤함으로 전이되는 짜증을 갖은 소음으로 표현해내지는 않았을까. 
     
     책의 <1부 1929년 12월 서울>이 일상과 문화를 중심으로 한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면 책의 <2부 1920년 4월 서울>은 삶에 있어 국운(國運)을 향한 사명을 가진 이들의 투쟁과 좌절의 역사를 다룬다. 책의 앞부분에서 쉽게 정보를 받아들이도록 우리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놓은 작가는 그 마음에 충격과 분노와 슬픔을 연달아 전송한다.
     그중에서 쉬이 나를 당황시킨 한 장면이 있었으니 만세 운동을 도모하던 손병희가 매국노까지 독립을 원한다면 2천만이 다 원한다는 뜻이라며 이완용을 찾아가 거사를 함께 할 것을 청하는 것이다. 이완용은 이를 거절하며 “이번 운동이 성공하여 독립하면 동네 사람들이 먼저 쫓아와 때려죽일 것이요. 손선생의 운동이 성공하여 내가 그렇게 맞아 죽게 되면 다행한 일이겠소.”라 말하고 일본에 고발도 하지 않는다. 문학적으로 각색된 매국노의 한마디에 눈물 머금는 것은 냉정치 못하고 현실의식 없는 감수성의 허비일까. 시절이 흉흉해 독립운동가가 조국으로 돌아오면 욕하고 한 나라의 황제, 황태자가 나라를 지키지 못한 것이 나라를 팔아먹은 것이 되어 손가락질 받던 시대다. 애국과 매국이라는 양단의 말이 이다지도 친밀한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나라를 잃은 때, 나라를 지켜야할 때다.       
        

     Persistent Illusions, 2013 
     원수를 사랑하라는 종교의 말씀이 있고 인간이 인간을 벌할 수 있을까 하는 문학과 철학의 질문이 있다. 예술은 현실은 환상이고 환상은 현실이라 답한다. 형형색색의 밧줄이 분수의 형상을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분수인듯도 아닌듯도 하다. 실체가 불분명한 국가와 권력이라는 개념은 실존하는 민중의 삶을 지배했다. 형상 없는 이념논쟁은 국토를 가르고 사람을 갈랐고 오직 시간만은 가르지 않아 현재까지도 그 위세가 바래지 않았다. 환상이 현실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현실은 환상이고 환상은 현실이다. 그 속의 사람들은 민족투사로, 친일파로, 친러파로 각자의 색을 가진 분수의 한 줄기를 자청하여 현실인지 환상인지 모를 세계의 물줄기를  흩뿌린다. 각자의 색을 띈 밧줄은 떨어진 줄기가 물처럼 하나로 섞이지 못하고 뒤엉켜 어지러운 형국이다. 밧줄은 같은 밧줄이되 결코 한 줄로 연결되지 못하는 색(色)의 분수. 그 중 누구를 용서하고 누구를 욕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은 역사 스스로도 여전히 헤매고 있다.
     35년간의 지배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간 일본, 러일전쟁 후 조선에서 물러난 후 해방 조선의 북으로 다시 찾아온 러시아, 해방 국민 스스로가 일으킨 전쟁. 무엇 하나 불분명함 없는 일본 패망 후의 역사적 사실을 저자는 왜 주인공 ‘한림’의 꿈으로 표현했을까? 이것 역시 꿈이라는 환상과 현실이 곧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한림에게 꿈으로 다가온 해방은 길몽이었을까 악몽이었을까. 말랑해졌던 마음이 딱딱하게 굳은 채 책장을 덮는 내 모습에서 결코 길몽은 아니었음을 추측해본다. 
    ​The Weather Yesterday, 2012
     
     발전, 진보, 미래를 위해 사는 사람들에게 어제는 어떤 의미일까? 시간은 앞을 향해 달려갈 뿐이거늘 깨고 나면 맥주거품처럼 사그라질 꿈같은 지난 시간이 아니라 왜 역사는 역사로서 존재하는가. 내일만을 향한 기술의 발전에 이의를 제기하며 24시간 전의 시간을 보여주는 설치작품 'The Weather Yesterday'는 기술 진보의 무의미함과 지난 시간의 유의미함을 동시에 표현한다. 기술의 방점을 영화를 보고 라디오를 듣는 모던보이와 모던걸이 누릴 행복추구권에 찍어야할지 열강들이 기술을 등에 업고 조선을 침탈하여 조선인들의 삶을 더 후퇴시킨 사실에 찍어야 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우리를 더 나은 세계로만 가게 하지는 않았음은 명백해 보인다.
     그러면 기술을 통해 구현하고 예술로 풀이한 어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제의 날씨, 어제의 사건을 우리는 이미 안다. 하지만 그냥 흘려보냈을 수도 있을 지난 시간을 다시 한번 각인함으로써 오늘이 한순간에 이루어진 시점이 아니라 어제로부터 이어져온 시간임을 깨닫는다. 삶은 앞을 향해서 살아져야 한다. 그러나 뒤를 향해야만 이해될 수 있다. 스러져간 시간을 일으켜 어제만큼 좋은 오늘,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 어제와 다른 오늘을 모색할 수 있다. ‘당내에 당이 있고 파 안에 파가 있어 서로 시기 질투하는 폐단이 조선 역사를 일관한 조선인의 공통적 결함’이라는 경성지방법원장의 직언에 지금도 부끄러워지는 까닭은 오늘을 모색하게 하는 역사의 가치를 지나쳐버린 데서 기인한다고도 할 수 있다.
     
    The Sum of All Possibilities, 2014​
     무한한 듯 변화하는 패턴이 결국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시공간의 유한함을 보여주는 위 설치작품은 다시 한번 지난 시간의 역사가 오늘날 갖는 중요성을 말해주는 듯하다.
     이처럼 실물의 필사(筆寫)로서의 그림이 아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게 하는 작가 정신세계의 구현으로서의 현대미술을 좋아한다. 동시에 시대와 인물의 삶을 총체적으로 연결짓지 못하고 개인주의적 삶의 편린에 집착한 낯설기하기 방식의 현대 문학보다는 그 둘이 견고하게 연결된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런 취향의 인간상에게 이 책이 던진 하나의 물음이 있다. 러시아 국제레닌학교가 공산주의자 박헌영에게 지나치게 도식적이고 관념적이라며 “낮은 수준의 일상적인 대중적 사업과 밀착하라”는 처방을 내린 것이다. 이것이 개인적으로는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예술을 좋아하는 취향이 행동을 형이하학으로 치부하고 관념을 형이상학적인 것으로 오인하여 나태를 방조하는 생활을 한 자신에 대한 비판으로 들렸다. 또 시대와 인물이 밀착한 이야기는 결국 인간이 시대와 사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통해 나의 실패를 사회로 전가하기 위한 비겁함이 취향이라는 기호로 승화한 것은 아닌가 하는 부끄러움이 인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북촌을 둘러보았다. 그 시절 새로운 경성을 맞이했을 모던 보이와 한성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사람들과 더 이상 왕이 아닌 조선의 왕과 그 모든 변화를 가지고 온 일본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트로이카는 보이지 않는 빛, 소리, 시간을 우리 망막에 구현해냈고 책은 지나간 시간을 뇌리에 아로새겼다.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것들을 무엇으로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일지는 우리의 몫이다. 작은 언덕을 따라 옆으로 길게 이어진 북촌의 돌담처럼 지나간 시간은 서울의 중심부에서 여전히 우리를 감싸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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