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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면부분 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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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쪽 | 규격外
ISBN-10 : 8936437283
ISBN-13 : 9788936437282
국수 [면부분 직인] 중고
저자 김숨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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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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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관계의 심연을 들추다!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온 김숨의 네 번째 소설집 『국수』.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그 밤의 경숙》을 비롯한 9편의 작품을 모아 엮었다. ‘가족’이라는 관계에 집중해 가족의 의미를 진중하고도 새롭게 그려 보인다. 끊임없이 ‘가족’이라는 주제를 새롭게 보고 관계의 심연까지 집요하게 파고들며 진실과 마주하려 하는 저자의 노력과 우리 사회 곳곳의 내적 붕괴의 조짐을 날카롭게 읽어내는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응급차에 어머니의 주검을 싣고 장례가 치러질 어머니의 고향 옥천으로 향하는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옥천 가는 날》, 가족이라고는 혐오하는 개 한 마리뿐인 노인이 극심한 추위에 정신을 잃자 그를 살리려 사력을 다하고 온기를 나누어주려 이불 속으로 기어드는 개의 이야기를 담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명당’으로 대변되는 허상을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소유하려는 한 부부의 모습을 그린 《명당을 찾아서》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소개

목차

막차
국수
옥천 가는 날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명당을 찾아서
그 밤의 경숙
구덩이
대기자들

발문_ 이병창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대산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을 거머쥐며 뛰어난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는 작가 김숨의 네번째 소설집 『국수』가 출간되었다. 현대문학상 수상작 「그 밤의 경숙」을 비롯 김숨의 탁월한 소설세계를 보여주는 9편의 작품을 실었다. 가족의 의미를 진중하고도 새롭게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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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을 거머쥐며 뛰어난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는 작가 김숨의 네번째 소설집 『국수』가 출간되었다. 현대문학상 수상작 「그 밤의 경숙」을 비롯 김숨의 탁월한 소설세계를 보여주는 9편의 작품을 실었다. 가족의 의미를 진중하고도 새롭게 천착하는 진정성과 더불어 현대인이 앓고 있는 분열적 심리에 대한 성찰과 묘사가 지적 각성과 동시에 깊고 풍부한 울림을 선사한다.

진정한 사랑과 관계에 대한 아름다운 성찰
『국수』는 김숨이 삼년 만에 펴내는 소설집이자 그의 열번째 저작이다. 그는 등단 7년 만에 첫 소설집 『투견』(2005)를 내놓은 후 누구보다 왕성한 창작열로 매해 꾸준히 작품을 발표했다. 발표한 작품들은 호평을 받으며 굵직한 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되었고 지난 2013년, 장편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로 대산문학상을, 「그 밤의 경숙」으로 현대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데뷔 이래 사회의 이면에 짙게 드리운 그림자와 그런 사회에서 망가져가는 관계를 특유의 잔혹한 이미지와 환상적 기법으로 구현한 소설세계로 주목받았다. 또한 주제를 향해 나직하지만 집요하게 나아가는 문장은 그의 작품의 또다른 든든한 축이 되어주었다. 이런 김숨이 이번 소설집에서 더 깊이 집중하는 관계는 ‘가족’이다. 부부의 갈등과 균열을 사회적 층위와 연결 지어 긴장감 있게 그리고(「막차」 「명당을 찾아서」 「그 밤의 경숙」),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불편한 동거를 기묘한 분위기로 드러내며(「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 증오만 남은 부자 관계를 극도의 공포에 휩싸인 집단 살육의 현장과 중첩시켜 표현하기도 한다(「구덩이」). 그중에서도 「국수」와 「옥천 가는 날」은 전통 서사에 기대어 모녀간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결을 함께한다. “삶의 영원한 화두에 대한 아름다운 천착이 돋보인다”(서영은)는 평을 받기도 한 표제작 「국수」는 외롭고 고단했을 계모의 삶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화해를 이루는 주인공의 심리을 국수를 만드는 일련의 조리 과정에 탁월하게 버무려낸다. 리드미컬하게 문장에 문장을 더하며 촘촘한 서사의 밀도를 이루는 이 작품은 진정한 이해와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손님처럼 마루 한쪽에 옹송그리고 앉아 밀가루 반죽을 이겨대던 당신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손바닥 안의 손금이 다 닳아지지나 않을까 염려될 만큼 반죽을 꾹꾹 눌러대던 꾹꾹…… 당신이 반죽에 몰래 섞어넣어 그렇게 꾹 누르고 눌러야만 했던 것…… 그것은 무엇이었을까요.(53면)

「옥천 가는 날」의 두 자매는 응급차에 어머니의 주검을 싣고 장례가 치러질 어머니의 고향 옥천으로 향한다. 자매가 좁은 공간에서 주검을 어루만지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상황은 죽음과 삶이 이질감 없이 한데 섞이는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자매가 회상하는 그들 가족의 드라마는 서로에게 짐이 되기도 하고 유일한 도피처가 되기도 하는 가족이란 관계의 심연을 들추어낸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에는 가족이라고는 혐오하는 개 한마리뿐인 한 노인이 등장한다. 극도의 한파가 들이닥치는 냉골에서 밤을 이겨내야 하는 노인은 부인이 살아생전 데리고 온 개와 함께 있다. 방에 온기를 내뿜는 것이라고는 그 개뿐이지만 노인은 개를 가까이하지 않겠노라 거듭 다짐한다. 그러나 결국 노인이 극심한 추위에 정신을 잃자 그를 살리려 사력을 다하고 온기를 나누어주려 이불 속으로 기어드는 건 바로 그 개다. 가족은 사랑으로 묶이기도 하지만, 증오로도 엮일 수도 있다는 걸 김숨은 간과하지 않는다. 같이 사는 시아버지와 함께 식사하는 것조차 끔찍해하면서도 시아버지가 남편이 날려버린 재산을 돌려달라고 할까봐 불안해하는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의 주인공이나, 오랜 시간 함께한 남편에 대한 경멸과 멸시를 숨기지 않는 「막차」의 주인공, 하루가 멀다 하고 어머니와 이혼하라며 전화로 윽박지르는 아들을 둔 「구덩이」의 주인공은 모두 부조리한 관계 안에서 고통받는다.
이처럼 김숨은 자칫 진부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주제를 끊임없이 새롭게 보고 관계의 심연까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진실과 마주하려 노력한다. 그리고 그 노력은 그가 구사하는 단단한 문장과 독자들의 눈을 한순간도 놓아주지 않는 탄탄한 구성과 만나 진정성의 파장을 획득한다.

미세한 징후에서 포착해내는 현대인들의 불안한 초상
김숨은 우리 사회 곳곳에 틈입한 내적 붕괴의 조짐을 날카롭게 읽어내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작가다. 그는 증상과 징후를 바탕으로 아픈 시대를 진단하는데 특히 「그 밤의 경숙」과 「대기자들」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무너져가는 내면을 절묘하게 포착한다. “현재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폭력에 대한 공포, 감시에 대한 두려움, 상시적인 분노의 노출에 따른 분열의 징후 등을 섬뜩하고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윤대녕)한 「그 밤의 경숙」은 사소한 접촉사고로 얼룩진 하룻밤을 그린다. 주인공 경숙의 남편과 퀵써비스 기사는 사고가 나자 폭력성을 감추지 못하고, 불안하게 사태를 지켜보던 경숙은 신경증적인 헛소리를 계속한다. 콜센터에서 일하며 세상으로부터 고립돼 인간성이 말소된 처지에 이른 경숙,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퀵써비스 기사와 그에게 막무가내로 분노를 표출하는 남편은 모두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초상이다. 그러나 김숨은 한바탕 격렬하게 일어난 한밤의 소동조차 현실이 아닌 것으로 만들고 불안한 기운과 폭력의 잔해만 허공을 떠돌게 함으로써 끊임없이 증상만을 앓는 우리 시대를 절묘하게 형상화한다. 그리고 작품의 마지막에 “전조등도 밝히지 않은 채 자신들의 차가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남편도, 그녀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265면)는 서술을 배치하면서 그 메시지를 극대화한다.
이런 불안과 망상을 동반하는 신경증적인 인물의 내면이 보다 내밀한 차원에서 치밀하게 묘사된 건 「대기자들」이다. 치과에서 진료 차례를 기다리는 주인공은 순서에 대한 강박증적인 불안 증세를 보인다. 자신의 순서만을 거듭 되뇌며 진료를 기다리는 다른 환자들과 간호사를 끊임없이 경계하는 주인공의 병적인 불안감은 무엇을 쫓는지도 모른 채 불안에 떠밀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에 다름 아니다.

처음부터 네번째였지만, 내가 네번째라는 사실에 불쑥 불만이 치밀어올랐다. 나는 세번째가 되었다가 네번째가 된 것이다. 나는 다시 나타난 그 남자에게 참을 수 없는 적의까지 불쑥 치밀어올랐다. 나는 내가 네번째인 것이 몹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지어는 내가 다섯번째나 여섯번째인 것보다도. 내가 네번째인 것이 부당할 뿐만 아니라 납득하기조차 힘들다는 생각까지 들었다.(340면)

그런가 하면 「명당을 찾아서」는 ‘명당’으로 대변되는 허상을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소유하려는 한 부부의 모습을 그리는데, 퇴직금으로 강화도에 땅을 사러 간 부부는 명당을 보여준다는 중개업자를 따라 섬 깊은 곳까지 들어간다. 중개업자가 명당으로 향하는 내내 섬뜩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위협을 일삼는데도 주인공은 “저 고갯길만 넘어가면 명당이라지 않는가. 여기까지 와서 명당인지 아닌지 확인은 하고 돌아가야 할 것 아닌가(229면)”라고 되뇌며 어둡고 불길하기만 한 고개 너머로 스스로 걸어들어간다.
이처럼 김숨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의 미묘한 조짐조차 놓치지 않고 깊이있게 파헤쳐본다. 그의 리얼리즘은 아주 작은 기미로부터 시작하고, 매우 깊은 내면을 경유하며, 손에 잡히지 않는 환상을 그러쥐어 이 땅에 다시 내려놓는다. 그리고 바로 그곳으로부터 현실을 다시 목도해야 한다고 나직하지만 집요하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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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김숨의 얼굴을 좋아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진 속 그녀의 얼굴을 가끔씩 들여다보고 있곤 했을 정도다. 그녀의 표정은 우회로를 생각나게 한다. 어쩌면 김숨의 소설은 표정이라는 사건에 대한 기록일지도 모른다. 아니, 어떻게 표정 하나도 사건이 될 수 있는지 그녀의 소설은 보여준다. 이 사건은 사람을 넘는 법이 없다. 종결되는 법도 없다. 그것은 바닥에 닿지 못하고 떠도는 눈물의 수심 같은 것일까. 아니, 떠도는 게 아니라 더 도는 것일지도. 결국, 멀리 돌아서 가는 길은 핵심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라 그 여정 자체가 핵심이라고 그녀의 소설은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지막하게 그만큼 집요하게. 장승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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