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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O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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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쪽 | 규격外
ISBN-10 : 8950957779
ISBN-13 : 9788950957773
오리온(Orion) 중고
저자 디온 메이어 | 역자 강주헌 | 출판사 아르테(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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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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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50225, 판형 140x205, 쪽수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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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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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소설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디온 메이어가 창조한, 묵직하고 따뜻한 동시에 로맨틱한 탐정 소설! 『오리온』이 매우 남성적인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이면서도 여타의 단선적인 스릴러 소설들과 차별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신선하고 압도적인 목소리를 갈구해온 국내 스릴러 독자들에게 디온 메이어의 작품은 결코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디온 메이어
저자 디온 메이어(Deon Meyer, 1958~)는 195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턴 케이프의 팔(Paarl)이라는 소도시에서 태어났다. 포체프스트룸 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했고, 미국에서 창조적 글쓰기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군 복무를 마친 후 행정 수도 블룸폰테인에서 아프리칸스어 일간지 《디 폴크스블라트(Die Volksblad)》의 기자로 일했다. 이후 광고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터넷 전략가, 브랜드 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하며 집필을 병행하다가 2009년 전업 스릴러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피닉스(Feniks?Dead Before Dying)』의 출간을 시작으로 2000년 『오리온(Orion?Dead at Daybreak)』, 2003년 『프로테우스(Proteus?Heart of the Hunter)』, 2008년 『피의 사파리(Blood Safari)』, 2011년 『추적자(Trackers)』를 펴냈으며, 2007년부터 올해까지 베니 그리설(Benny Griessel) 시리즈 4권을 출간한 그는 이제 명실공히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30대 초반부터 써왔던 단편들은 남아공에서 영화화되었고, 2006년 『오리온』이 드라마화되었으며, 2009년 텔레비전 드라마 『트란지토(Transito)』를 쓰기도 했다. 또한 베니 그리설 시리즈 중 2권 『13시간(Thirteen Hours)』은 2010년 인터내셔널 영화사에서 판권 계약을 체결하였다. 출간하는 소설들마다 영화화가 거론될 만큼 상업적으로 성공한 디온 메이어는 해외 문단에서 문학적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프로테우스』는 2003년 남아공 ATKV 문학상, 2006년 독일 추리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피닉스』는 2003년 프랑스 그랑프리 문학상, 『오리온』은 2000년 남아공 ATKV 문학상, 2004년 프랑스 미스테르 비평문학상, 『13시간』은 2009년 남아공 ATKV 문학상, 2011년 미국 배리 상, 2011년 남아공 보케 상을 석권했다. 디온 메이어의 작품들은 현재 전 세계 28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고 있다.

역자 : 강주헌
역자 강주헌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 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에서 언어학을 강의했으며, 불어 전공자로서 영어권 학자인 촘스키를 연구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뛰어난 영어와 불어 번역으로 주목받고 있고, 2003년에는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펍헙 번역그룹’을 설립해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가 있고, 역서로는 『권력에 맞선 이성』,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1, 2),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등 촘스키의 저서들과 『습관의 힘』, 『밤의 도서관』, 『지중해의 기억』, 『유럽사 산책』, 『문명의 붕괴』, 『슬럼독 밀리어네어』, 『월든』 등 100여 권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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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내가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켐프가 말하지 않던가요?” 그녀의 손이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그녀는 그에게 뻣뻣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판 헤이르던 씨,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관심 없습니다. 당신의 사생활도 관심 밖이고요. 나는 거래를 제안하는 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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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켐프가 말하지 않던가요?”
그녀의 손이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그녀는 그에게 뻣뻣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판 헤이르던 씨,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관심 없습니다. 당신의 사생활도 관심 밖이고요. 나는 거래를 제안하는 겁니다. 당신에게 전문가급 보수로 임시직을 제안하는 것뿐입니다.”
지독히 깐깐했다. 베네커는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했다. 휴대전화와 학위가 자신을 지켜주는 유일한 무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몇 살이오?”
“서른.” 그녀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판 헤이르던은 그녀의 왼손 세 번째 손가락을 살펴보았다. 반지가 없었다.
“일을 하시겠습니까, 판 헤이르던 씨?”
“당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 본문 15쪽 중에서

경기가 끝난 후, 어머니는 직원들과 후보 선수들 틈에 끼여 밖에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마침내 아버지가 재킷을 입고 넥타이까지 매고 걸어 나왔다. 샤워를 했는지 머리칼이 젖어 있었다. 아버지는 어둠 속에 서 있는 어머니를 보고 그 열정에 감동해 얼굴을 붉혔고 어머니가 자신을 그리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어머니의 손에는 종이가 쥐여 있었다. 아버지가 멈추어 서자 어머니가 말했다. “전화 주세요.”
아버지가 동료들에게 에워싸여 있었던 까닭에 어머니는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곱게 접은 종이를 아버지에게 건네주고는 돌아서서 하숙방이 있던 톰 스트리트의 집으로 돌아갔다.
아버지는 밤늦게 전화했다.
“에밀이오.”
“난 화가예요. 당신을 그리고 싶어요.” 어머니가 말했다.
“아.” 실망이 섞인 목소리였다. “어떤 그림입니까?”
“당신 초상화.”
“왜요?”
“잘생겼으니까요.”
― 본문 17~18쪽 중에서

“이 사진들을 본 적이 있습니까? 고인이 된 요하네스 야코뷔스 스미트의 사진입니다. 부엌 의자에 묶여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도 이해심과 동정심과 연민으로 가슴이 미어집니까? 당신이 세상에 널리 퍼뜨리려는 차별 없는 고매한 마음으로 가슴이 미어집니까? 누군가 그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그를 철사로 묶고 토치램프로 지졌습니다. 그가 제발 자신을 총으로 쏘아 죽여주기를 바랄 때까지 말입니다. 누군가, 인간이 저지른 짓입니다. 당신이 무조건 보호하려는 천사, 빌나 판 아스가 이 소동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뚱뚱보 수사관, 살인강도부의 토니 오그라디는 판 아스가 범행에 가담했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모든 게 앞뒤가 맞지 않으니까요. 살인에 관한 한 통계자료가 그의 의심을 뒷받침합니다. 살인자는 대체로 남편이거나 부인, 정부이거나 연인이니까요. 토니의 판단이 맞을 수 있지만 틀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토니의 추측이 맞는다면 당신의 이상주의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 본문 54쪽 중에서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호프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입술 옆에는 M16의 총구가 바싹 붙어 있었다.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의 눈길이 판 헤이르던을 향했다. 그는 로시 매그넘을 치켜들고, 떨리는 손으로 호프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겨누며 소리쳤다.
“당장 그 총을 치워!”
스페클 펜터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내 계획은 달랐어, 박사. 당신이 혼자 올 거라고 생각했거든. 당신이 수사하던 방법이 그랬잖아. 항상 단독으로 움직였지. 당신이 혼자 왔으면 우리는 협상할 수 있었을 텐데. 호프 베네커와 유언장은 당신이 갖고, 베스터 브리츠와 베르고티니와 달러는 내가 갖는 식으로 말이야. 유언장은 저기에 있어, 보이나?”
돌돌 말린 유언장이 호프의 옷깃에 꽂혀 있었다.
“달러는 트럭에 있지. 보석도 좀 있고. 내 개인용 무기도. 당신이 혼자 왔더라면, 우리는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멋지게 서쪽으로 달려갔을 것이고, 모두가 행복하게 끝났을 텐데…….”
펜터는 침을 뱉고 나서 계속 말했다. “하지만 이 깜둥이를 데려왔어. 그래서 상황이 바뀐 거야.”
― 본문 534~535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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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탐정 장르를 다시 쓴 전위적인 페이지 터너!”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스릴러를 쓰는 작가 디온 메이어 국내 최초 소개 “디온 메이어는 다른 작가들이 결코 가지지 못한 힘과 속도로 아름다움, 야성, 현대 아프리카의 위험을 재현해냈다. 그의 ...

[출판사서평 더 보기]

“탐정 장르를 다시 쓴 전위적인 페이지 터너!”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스릴러를 쓰는 작가
디온 메이어 국내 최초 소개


“디온 메이어는 다른 작가들이 결코 가지지 못한 힘과 속도로 아름다움, 야성, 현대 아프리카의 위험을 재현해냈다. 그의 작품은 명백히 축하해야 할 만한 일이다.”
― 선데이 텔레그래프

“우리는 새롭고 국제적이며 중요한 글쓰기 재능이 부상하는 것을 보고 있다. 아무리 추천해도 부족하다.”
― 빅이슈

작품 소개

전 세계 28개국 스릴러 독자가 열광한 첫 아프리카 소설!
19개 문학상을 석권한 디온 메이어의 대표작


디온 메이어는 1999년 『피닉스(Feniks?Dead Before Dying)』를 시작으로 2000년 『오리온(Orion?Dead at Daybreak)』, 2003년 『프로테우스(Proteus?Heart of the Hunter)』, 2008년 『피의 사파리(Blood Safari)』, 2011년 『추적자(Trackers)』를 펴냈으며, 2007년부터 올해까지 베니 그리설(Benny Griessel) 시리즈를 출간하기도 한 세계적인 스릴러 거장이다. 미국 배리 상, 독일 범죄문학상, 스웨덴 마르틴 베크 상, 프랑스 범죄소설상 등 전 세계 19개 문학상을 석권한 그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스릴러를 쓰는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미국에서 기자, 광고 카피라이터, 브랜드 컨설턴트 등 다양한 직업적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써온 디온 메이어의 대표작 『오리온』과 『프로테우스』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이게 되었다.
디온 메이어의 작품들은 현실성과 사실성을 담보로 한 유려한 문장과 긴장감 넘치는 구성, 흥미로운 스토리라인으로 전 세계 28개국에 번역 출간되며 국제적인 베스트셀러로 우뚝 섰다. 30대 초반부터 써왔던 단편들은 남아공에서 영화화되었고, 『오리온』과 『트란지토』는 각각 2006년과 2008년에 텔레비전 시리즈로 드라마화되었으며, 베니 그리설 시리즈 중 2권인 『13시간』은 2010년 인터내셔널 영화사와 판권 계약을 계약했다. 출간하는 소설들마다 영화화가 거론될 만큼 상업적으로 성공한 디온 메이어의 작품들은 문학적으로도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오리온』은 아프리칸스어라는 소수 언어의 한계를 딛고 전 세계 28개국에 번역 출간된 디온 메이어의 대표작이자, TV 시리즈로 각색되어 최고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한 대중적인 걸작 스릴러이다. 디온 메이어는 『오리온』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복잡한 정치 상황 속에서 종횡무진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스타일리시한 사설탐정을 보여주며, 탐정 장르를 새로 쓴 전위적인 페이지터너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잔혹하게 살해당한 시신, 상상을 초월하는 처형 도구, 그리고 사라진 유언장……
오직 하나의 단서는 30년 전에 일어난 어느 사건!


『오리온』은 사소한 시비에도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주먹질을 해대는 전직 형사 자토펙 판 헤이르던의 엉망진창인 삶을 비추며 시작한다. 마구잡이로 살던 판 헤이르던은 친구 켐프의 소개로 매력적인 여성 변호사 호프 베네커에게 고용되는데, 사설탐정으로서 그가 처음 맡은 일은 앤티크 가구상 얀 스미트의 죽음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얀 스미트는 토치램프로 고문을 당한 뒤 처형되었으며, 살인에 사용된 총기는 미군이 사용하는 M16이었다. 스미트의 거대한 금고는 텅 비어 있었고, 동거녀인 빌나 판 아스에게 유산을 물려준다는 유언장 역시 감쪽같이 사라진 상태였다. 좀처럼 사건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판 헤이르던은 드디어 얀 스미트가 신분을 세탁한 전직 군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호프의 또 다른 고객이자 자산가인 카라 안 루소에게 의뢰해 얀 스미트에 관한 신문 광고를 낸다. 언론이 조금씩 사건에 주목하자, 30년 전 얀 스미트와 함께 무시무시한 사건에 휘말렸던 옛 친구에게 연락이 오고, 범인들 또한 판 헤이르던의 존재를 알아챈다.
『오리온』은 얀 스미트 사건을 조사하는 현재의 판 헤이르던과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엘리트 경찰이었던 과거의 판 헤이르던을 번갈아 보여준다. 첫눈에 반해 신분과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이른 광부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판 헤이르던. 그는 어릴 적 선망하던 이웃집 여인이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한 데 충격을 받아 경찰이 되고, 둘도 없는 파트너이자 스승인 나헬을 만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나헬의 부인 노니에게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긴다. 그와 노니는 나헬의 눈을 피해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이를 눈치챈 나헬은 연쇄살인범을 두고 마치 게임이라도 펼치듯 판 헤이르던과 경쟁 구도를 만들어나간다. 범인과의 총격전에 나선 판 헤이르던이 잠시 주저하는 사이에 나헬은 범인의 총에 맞아 끝끝내 숨을 거두고, 동료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죄책감에 판 헤이르던 역시 벼랑 끝 삶을 살아가게 된다.
경찰 엘리트에서 위기의 사설탐정으로 다시 태어난 판 헤이르던. 그는 얀 스미트 사건을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빌나 판 아스에게 유언장을 되돌려줄 수 있을까. 얀 스미트와 그의 동료들이 30년 전에 맞닥뜨린 무시무시한 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판 헤이르던은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호프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범죄 소설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디온 메이어가 창조한,
묵직하고 따뜻한 동시에 로맨틱한 탐정 소설!


스릴러 독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목소리를 기대해왔다. 그동안 새로운 목소리를 표방하며 국내에 무수히 소개된 ‘북유럽 스릴러’에도 슬슬 지쳐갈 때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 스릴러로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디온 메이어의 소설들은 지금까지 소개된 그 어떤 스릴러 소설보다도 월등히 스타일리시한 매력을 뽐낸다.
디온 메이어의 소설을 읽다 보면 바싹 마른 팔뚝의 난민과 질병, 가난으로 표상되는 얄팍한 아프리카가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 사랑하고 싸우고 용서하며 살아가는 아프리카가 생생히 떠오른다. 또 아프리카의 어지러운 정치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타락과 폭력, 그리고 미국 정보기관의 개입으로 인한 어수선함 등은 한국의 복잡다단한 군사적·정치적 지형과 맞물려 국내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판 헤이르던이라는 캐릭터에 채색된 이지적이고 감성적인 성향은 이 소설의 장르를 연애소설과 성장소설로까지 확장시킨다. 시니컬하고 삐딱한 겉모습 아래 지고지순한 사랑을 갈망하는 순수한 남자의 연애담이자, 자기 반성적인 면모를 지닌 지성인의 성장담으로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오리온』이 매우 남성적인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이면서도 여타의 단선적인 스릴러 소설들과 차별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신선하고 압도적인 목소리를 갈구해온 국내 스릴러 독자들에게 디온 메이어의 작품은 결코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해외 총평

“남아공의 범죄 소설 작가 디온 메이어는 훌륭하게 세공된 『오리온』을 통해 이 장르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라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것은 새로운 재능이 일구어낸 놀라운 성취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아슬아슬한 속도, 심리적 배경에 기댄 심장이 쿵쾅거리는 액션, 그리고 매혹적인 주인공이 이 책을 승자로 만들었다.” ― 라이브러리 저널

“스릴러 무대에서 새로운 목소리보다 더 흥미진진한 것은 없다. 특히 그 목소리가 알지 못하는 커다란 세계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할 때는.” ― 시카고 트리뷴

“디온 메이어는 다른 작가들이 결코 가지지 못한 힘과 속도로 아름다움, 야성, 현대 아프리카의 위험을 재현해냈다. 그의 작품은 명백히 축하해야 할 만한 일이다.”
― 선데이 텔레그래프

“우리는 새롭고 국제적이며 중요한 글쓰기 재능이 부상하는 것을 보고 있다. 아무리 추천해도 부족하다.” ― 빅이슈

“미국적인 사립탐정 장르를 이국적이고 역동적인 설정으로 바꾼 매우 재미있고 전위적인 페이지터너. 엄청나게 훌륭하고 새로운 작가!” ― 아이리시 인디펜던트

“디온 메이어는 우리의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주인공을 창조해냈으며, 신선한 목소리를 지닌 이야기꾼이다.” ― 멘체스터 이브닝 뉴스

디온 메이어 전격 인터뷰

문(소설가 박주현): 당신의 소설에 ‘아프리칸 스릴러’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에 대해 작가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디온 메이어): 스릴러 장르가 하나의 집이라면 거기에는 아메리칸 스릴러, 재패니즈 스릴러 등 많은 방들이 있다. 내가 아프리칸 스릴러라는 방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매우 행복하고 자랑스러울 것이다. 왜냐하면 아프리카라는 대륙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나라는 굉장히 멋진 이야기들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내 나라에 대한 무지를 교정하는 데 내 책이 도움을 준다면 그 이상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모든 방은 광대한 스릴러 장르의 지붕 아래 있다. 그리고 스릴러 독자들에게 편안함과 친숙함을 가져다주는 것이 곧 스릴러 장르라 할 수 있다.

문: 범죄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범죄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었나.
답: 모든 작가들에게는 자연스럽게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장르가 있지 않은가. 나는 열네 살에 범죄 스릴러와 사랑에 빠졌고, 30대 중반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내가 가장 열정을 느낀 이야기를 써 내려갔을 뿐이다. 두 번째 책이 출판된 뒤에야 비평가들이 나를 범죄 스릴러 작가라 부르기 시작했고, 그래서 나는 내가 범죄 스릴러 작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 소설을 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다양한 직업을 거쳐 소설가가 되었는데, 소설을 쓰기 전에도 범죄 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을 즐겨 읽었는지 궁금하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이며 누구의 영향을 받았는가.
답: 내 집필 과정은 매우 본능적이라 설명하기 어렵다. 그걸 묘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아는 독자, 그러니까 나 자신을 위해 책을 쓴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쓴다. 재미, 3차원 캐릭터, 서스펜스, 속도, 신빙성, 탄탄한 구조가 중요하다. 나는 10대 초반에 범죄 스릴러를 읽기 시작했으며, 그 장르를 읽는 것은 나에게 여전히 큰 즐거움을 준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가는 둘 다 미국 작가로, 에드 맥베인과 존 D. 맥도널드이다.

문: 『오리온』은 사설탐정이 한 남자의 죽음을 조사하는 전형적인 범죄 스릴러로 시작해 군 정보국과 미국이 등장하는 정치 스릴러로 끝난다. 한국은 분단국가라는 점 때문에 항상 지리적·정치적 불안감을 안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미군이 가장 많이 주둔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오리온』에서 미국 첩보원이 끼어들어 상황을 살피는 부분이 결코 낯설지 않다. 당신의 소설이 어느 정도로 사실성을 띄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리온』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평소 어디에서 소재를 얻고 어떻게 아이디어를 떠올리는가.
답: 내가 작가 생활을 하면서 배운 교훈은 독자들을 절대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그들은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며, 그 분야의 일부이기도 하다. 독자들에 대한 존경의 표현으로 나는 매우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는데, 왜냐하면 우리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으며 어디에 있는 누구든 팩트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작가로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그 팩트들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내 작업은 픽션이고, 이는 내가 진실과 현실의 질감을 가진 사실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이다(가장 좋은 방법은 허구와 현실을 뒤섞는 것이다). 새로운 소설을 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작가로서 나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사냥하고 채집하는 사람이다. 나는 많은 신문과 잡지, 웹사이트, 소설과 논픽션을 읽고, 내가 마주치는 흥미로운 이들 모두에게 말을 건다. 이 모든 것을 통해 나는 가능성 있는 이야기들의 아이디어 노트를 만든다. 그리고 때때로 두 가지 아이디어가 함께 와서 나를 흥분시킨다. 이렇게 책은 태어난다.

문: 『오리온』은 판 헤이르던이라는 남자의 성장소설로도 읽힌다. 전형적인 탐정 수사물이라면 판 헤이르던의 어린 시절부터 대학 시절까지는 모두 잘라내고 나헬을 만나는 부분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굳이 판 헤이르던이라는 인물을 속속들이 소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당신의 약력을 보면 판 헤이르던처럼 어린 시절을 북서쪽 탄광 지대에서 보냈다는 내용이 있다. 또 아내와 함께 요리 책을 썼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역시 판 헤이르던처럼 요리를 즐기는 것 같다. 판 헤이르던은 당신과 얼마나 닮았나. 소설에 자전적인 내용을 섞는 편인가.
답: 나에게 읽고 쓰는 것은 늘 탐험과 발견의 여행이다. 그 여행의 일부로서 캐릭터를 충분히 연구하고, 그와 그녀의 인간성을 발견한다(나는 내 캐릭터들이 가능한 한 실제 인간 같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만약 거기에 성공한다면, 모든 문화권의 독자들이 그들을 정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판 헤이르던을 디테일하게 묘사한 이유다. 나와 판 헤이르던 사이에는 매우 적은 유사점만이 있다. 나는 주로 나와 다른 인물들을 창조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든 캐릭터가 비슷비슷해 꽤나 지루해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소설에는 언제나 작가의 페르소나가 반영된 부분이 있지만, 작가는 그 요소를 몰라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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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러드 다이아몬드 | fa**t715 | 2015.04.10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블러드 다이아몬드   현재 사건과 과거사의 교차 진행 구성 작품의 시작부터 술에 취해 다섯 명과 싸웠다는 이...

    블러드 다이아몬드

     

    현재 사건과 과거사의 교차 진행 구성

    작품의 시작부터 술에 취해 다섯 명과 싸웠다는 이유로 유치장에 있다가 풀려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의 사설탐정 주인공. 술냄새와 몰골이 장난 아닌 그에게 변호사 친구, 켐프는 이렇게 말한다. “넌 쓰레기야, 판 헤이르던.” 그런 ‘판 헤이르던’에게 켐프는 지인의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의뢰인이 ‘호프 베네커’. 이 서른 살의 여자 변호사는 판 헤이르던의 거친 몰골과 행동에 개의치 않고 훌륭한 조사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판 헤이르던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켐프가 말하지 않던가요?”

    분노조절장애와 공황발작을 겪는, 남과 자신도 인정하는 쓰레기 자토펙 판 헤이르던의 모습은, 능력은 있되 혼자만 끙끙대는 트라우마를 가진 전형적인 터프가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조사 의뢰를 맡기는 여주인공 호프는, ‘눈은 크지만 귀는 작은, 예쁘지도 않고 밉지도 않은 얼굴의 차분하고 영리한 변호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상반된 성격의 전형적인 모습인 두 남녀의 조합... 개인적으로 처음엔 그리 흥미롭지 않았기에 사건의 전개과정과 디테일이 매우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전체적인 사건을 알아보자.

     

    * 홀수장 - 현재의 사건

    약 9개월 전, 앤티크 가구상 스미트라는 남자가 죽었다. 그것도 토치램프로 고문을 당한 뒤 처형당하듯 뒤통수에 M16 소총탄환을 맞았다. 그의 거대한 금고는 비어 있었고, 동거녀 판 아스에게 유산을 물려준다는 예상의 유언장 역시 사라진 상태. 약 9개월이 흐른 후의 이 사건에서 판 헤이르던이 할 일은 실효를 일주일 남긴 유언장을 찾는 것이다. 사라진 유언장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스미트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인맥을 동원해 그가 신분을 세탁한 전직 군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주인공. 그러나 과거의 살인사건 해결에 다시 나선 경찰뿐만 아니라 군 정보국까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끼어든다. 유언장을 찾는데 일주일의 시간만이 주어지고, 빠른 정보 수집을 위해 신문광고를 이용하는 판 헤이르던과 호프. 이런저런 제보전화가 오면서 사건해결에 탄력을 받게 되고 점점 커지는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게 된다.

     

    * 짝수장 - 판 헤이르던의 과거사

    상류층 집안의 화가 어머니와 광부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판 헤이르던. 성적 호기심을 주었던 이웃집 여자가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한데 충격을 받아 유능한 경찰이 된다. 멘토인 나헬을 만나 좋은 콤비를 이루지만 나헬의 부인 노니에게 마음을 빼앗기면서 둘은 불륜을 저지른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일명 ‘빨간 리본’의 연쇄살인. 이미 판 헤이르던의 불륜을 알고 있어 자괴감에 빠진 나헬은 연쇄살인범을 쫓는데 광적인 모습을 보인다. 결국 두 사람은 범인을 찾아내지만 나헬이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판 헤이르던은 죄책감에 망가지기 시작한다.

     

    엘리트 경찰이었던 판 헤이르던. 사설탐정 일을 하면서 망가진 삶을 살아가는 판 헤이르던.

    이야기는 홀수장은 현재의 사건을, 짝수장은 자신의 과거사를 독백하듯 회상하면서 교차 진행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 두 사건(스미트 살해 사건 + 나헬의 죽음)은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판 헤이르던의 성격형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현재 사건의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에 대한 연관적 고찰을 전하고 있다.

     

    정형화된 패턴을 벗어난 연쇄살인범

    [p 267. 연쇄살인범과 대량학살자의 차이다. 연쇄살인범은 테드 번디처럼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한 명씩 살해하는 ‘비참한 인격장애자’다. 연쇄살인범은 예외 없이 남자이며 거의 언제나 여성을 표적으로 삼는다. 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감정을 사회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심리적 장애다...

    반면 대량학살자는 대학의 시계탑에 올라가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하는 사람이다. 대량학살자는 길모퉁이에서 충동적으로 공격하는 반면에, 연쇄는 치밀한 계획 하에 한 명의 무력한 표적을 겨냥한다.

     

    대량학살자는 악의에 휩싸여 죽음의 낫을 휘두르는 백주의 별똥별이어서 대체로 현장에서 체포되지만 궁극적으로는 무수한 의문을 남긴다.

    연쇄살인범은 어두운 창공에서 반복해서 파괴의 행로를 은밀히 따르는 혜성이어서 밤도둑처럼 범행 대상을 찾아 살금살금 돌아다닌다. 그들의 범행은 피해자를 완벽하게 지배하고 욕보이려는 힘의 과시이고, 사회적으로나 성적으로 정상적이거나 건전한 관계를 갖지 못하는 자신의 결함을 복수하려는 애처로운 시도다.]

     

    약 20년 전(1976년), 군인이었던 신분을 고가구상으로 세탁한 남자, 스미트가 죽은 모습은 일반적인 복수살인의 형태를 보였다. 그러나 두 남녀 주인공이 사건에 다가가면서 스미트와 관련된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죽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건 유언장을 찾기 위해서는 왜 스미트가 죽었는가를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그를 죽인 범인이 유언장을 가져갔을 테니 그 범행동기부터 알아야 한다는 건 매우 당연한 얘기인데, 재밌는 건 위 본문내용처럼 범인이 일반적인 ‘연쇄살인범’의 특징을 보이는 게 아니라는 거다. 즉, 이 작품에서의 연쇄살인은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연쇄살인이라는 점. 그건 곧 ‘거의 언제나 여성을 표적으로 삼는 비참한 인격장애자’가 아닌 적어도 자신을 감추기 위해 치밀한 계획 하에 공격적이고 확고한 행동을 할 줄 아는 이성적인 범인이라는 얘기다. 판 헤이르던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범인을 찾는 과정은 연쇄살인범을 찾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정작 범인은 필요에 의한 연쇄살인을 할 뿐 그 정형화된 패턴을 벗어나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실수가 부른 악의, 대량학살자

    위 본문내용을 보면 대량학살자는 ‘악의에 휩싸여 죽음의 낫을 휘두르는’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 작품에서 범인(들)의 대량학살은 결과론적으로 정형화된 패턴에서 벗어난 연쇄살인과는 다른, 일반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첫 번째 대량학살(아군)이 실수에 의해서라면, 두 번째 대량학살(거래)은 실수가 부른 악의에 의해서인데, 그러니까 이 작품의 전개과정이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방식을 차용하고 있지만 그 범인(들)이 과거에 저질렀던 범행 동기는 대량학살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이 스릴러의 형태를 띠면서도 시대상황과 공간배경에 어울리는 정치적 내란의 분위기마저 풍기게 한다. ‘정치적 내란의 분위기’라 함은 공간배경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현재 모습을 말함이다. 작품의 시간배경은 1998년으로 이곳은 인종차별이 여전하며 전투도 벌어지고 있다. 정치상황과 사회는 불안하다. 그런 모습들이 작품 내에서 직간접적으로 보이고, 대량학살이 벌어진다는 것 또한 이해가능하며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모습이다. 더구나 사건의 발단이 된 죽은 스미트는 전직 군인의 신분이 아닌가. 어떤 식으로든 군과 연결된 무엇이 있을 거란, 그리고 이런 시대상황이라면 군과 정치는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정치적 내란의 분위기란 표현을 하는 것이다. 게다가 막판에 또 세 번째 대량학살을 시도하지 않는가. 물론 이번엔 정치와 무관하게, 모든 걸 단번에 해결하려는 범인(들)의 의도지만 말이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공간배경은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이다.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남자주인공은 용병출신으로 다이아몬드 밀수를 하는데, 그 다이아몬드를 캐는 사람들의 참혹한 현실이 잘 그려져 있다. 그렇게 캐낸 다이아몬드이기에 ‘블러드 다이아몬드’라고도 부르는데, 이 작품 또한 다이아몬드가 당연하다시피 등장한다. 이 다이아몬드는 사건의 동기로, 다이아몬드가 최종소비자에게 전달될 때는 최고의 가치를 지니지만 그 전까지는 피를 머금고 있듯 작품 내에서도 그러하다. 대량학살과 연쇄살인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이 빌어먹을 물건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현실을 상징하는 오브제로써 그 역할을 한다. 바로 ‘피의 다이아몬드’로써 말이다.

     

    트라우마

    현재의 사건과 주인공의 과거사가 교차진행 되면서 보이는 주인공의 트라우마는 꽤 무겁게 다가온다. 바로 옆집 여성이 연쇄살인을 당했고 후에 또 다른 연쇄살인범을 파트너 나헬과 함께 잡는 과정에서의 죄책감 등은 그의 어린 시절의 성격형성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능하기 때문이다. 확장시켜 말하면 주인공이 살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현실과도 맞닿아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즉, 자신을 선한 사람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행동하려 했던 판 헤이르던이 지금의 망가진 사설탐정이 된 건 전적은 아니더라도 그런 시대상황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판 헤이르던의 ‘선과 악의 양면성(나헬과 얽힌)’은 범인(들)이 보인 ‘실수가 부른 악의(대량학살)’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판 헤이르던이 스스로를 그렇게 괴롭히는 게 아닌가 싶다.

     

    호프보다는 토벨라

    작가의 다음 작품이 프로테우스인데, 이번 작품에서 판 헤이르던의 보디가드로 나왔던 토벨라 음파이펠리가 주인공이다. 장신의 강인한 체력과 무술실력을 보여주는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전한 인종차별에도 주인공 판 헤이르던과 대등한 관계를 보여주는데, 두 캐릭터의 상반된 모습이 잘 어울린다. 즉 토벨라가 신사다운 전사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면 판 헤이르던은 미완의 터프가이 사설탐정이겠다. ‘미완의 터프가이’이라는 건 부족한 총 솜씨와 한 성질만큼은 안 되는 싸움실력 때문인데, 오히려 이런 점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니까 잘 싸우고 총 잘 쏘는 터프가이 사설탐정은 여러 장르, 작품에서 정말 많이 봐왔다는 거다. 그러나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 경찰출신의 어설픈 터프가이 사설탐정은 흔치 않다. 게다가 클래식을 잘 알고 요리를 할 줄 알며 존경할만한 어머니 옆에 사는 노총각 사설탐정은 말이다.

     

    작품에서 보디가드 토벨라는 후반부에 등장한다.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모습을 보였기에 판 헤이르던과 함께 ‘프로테우스’에서는 버디무비 같은 활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판 헤이르던은 조력자 역할로 나온다.

    반면, 여주인공인 변호사 호프의 캐릭터 자체는 괜찮은 편이지만 판 헤이르던만큼의 특징적 매력이 잘 드러나지 않은 전형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분량을 차지할 만큼의 맹활약도 했고 작품 속 로맨스 재미의 공신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녀보다 오히려 더 기억나는 인물은 매력적인 미녀 ‘카라 안 루소’다. 다음 작품에서 호프가 어떤 형태로든 임펙트 있는 매력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오리온 vs 프로테우스

    ‘오리온’을 본 뒤 ‘프로테우스’를 곧바로 구입했다. 오리온에서 강렬하게 등장했던 토벨라의 모습은 어떨지, [‘남아프리카를 횡단하는 추격자 대 도망자’의 숨 막히는 추격전 『프로테우스』는 이중적인 첩보 세계의 날카로운 초상이자 아파르트헤이트 이후 남아공의 정치적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이다.]라는 책 소개와 첩보물을 좋아하는 개인취향이 맞물려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리뷰는 오리온에 대한 것이니 프로테우스에 대한 감상은 후로 미룬다. 다만 위 책 소개의 구절은 나 또한 동의하는 바다. ‘(하드 디스크를 빼앗기 위한 정보기관) 추격자 대 (빚을 갚기 위한 선의를 행하기 위해 하드 디스크를 끝까지 지키려는 토벨라) 도망자’ 구도는 우리가 익히 봐온 전형적인 형태지만 조금 색다르게 다가온다. 그건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라는 특수한 공간배경 때문으로 보인다. 즉 우린, 사람들이 많은 대도시거나 아니면 그에 준하는 현대적인 도시들, 첨단장비들이 잔뜩 동원되는 추격전에 익숙하다. 그러나 ‘프로테우스’의 장소는 끝도 없이 펼쳐진 광활한 초원, 폭우가 내리면 헬기 무선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낙후된 기반시설, 낡은 차량을 개조해 만든 경찰차를 몰고 다니는 허술한 경찰들이 등장하는 공간이다. 이런 곳에서의 추격전은 익히 봐온 모습들과 대비되어 매우 원시적인 느낌을 준다. 비록 무기를 단 헬기가 등장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특수부대가 매우 성능 좋은 BMW오토바이를 탄 도망자(토벨라)의 뒤를 쫓지만 딱 거기까지다. 추격전의 인물들은 통신 불량에 답답해하며 매우 바쁘게 움직이다가 지루하게 기다리기도, 주인공은 전사부족의 후예이자 서양세계에서 훈련 받은 암살자의 본능으로 포위망을 빠져나가기에 바쁘다. 이런 움직임들이 원시적인 사냥의 느낌을 강하게,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암살자 시절의 암호명이 움징겔리-코사족 언어로 ‘사냥꾼’이었고, 이제는 상황/처지가 바뀌었다.)

     

    그래서 색다르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모습에 일부 독자들은 예상했던 첩보전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프리카라는 공간배경을 염두 해 읽는다면 오히려 또 다른 형태의 첩보전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첩보전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대적하고 있는 쌍방이 서로 간첩을 보내어 상대편의 정보를 탐지하는 일]이라 나와 있다. ‘프로테우스’는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처럼 인공위성이 도망자를 확대해서 보여준다거나, 냉전시절의 고전 첩보영화처럼 암호쪽지를 주고받는 형태의 첩보전이 아니다. 정부기관조차 전자파일을 믿지 못해 종이에 기록된 문서들을 뒤적거리고, 전화번호부를 뒤져 여기저기 전화 걸고, 찾아가서 묻고 확인하고, 이성과 본능에 의해 도망치는 그런 원시적인 첩보전이다. 이곳이 아프리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색다른 첩보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겠다.

     

    ‘프로테우스’에 대해 잠시 언급했는데, ‘오리온’이 우리가 익히 접한 연쇄살인범을 찾는(가장한) 형태의 스릴러라면, ‘프로테우스’는 홀로 도망치는 ‘독주 서스펜스’라고 볼 수 있겠다. 두 작품 모두 시간제한이 걸려 있지만 ‘오리온’이 여러 사람들과 합심해 사건을 해결하려는 팀워크를 보여준다면, ‘프로테우스’는 무리에서 쫓겨난 맹수가 여러 사냥꾼의 포위망을 외롭게 뚫고 나가는 치열한 생존기다. ‘오리온’의 판 헤이르던이 여러 여자에게 한 눈을 팔 때도 있다면, ‘프로테우스’의 토벨라는 오직 한 여자와 그녀의 아이만을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판 헤이르던이 ‘선’하고자 했지만 내면의 ‘악’을 들여다보면서 냉소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면, 토벨라는 ‘선’이라고 믿었던 악한 행동들을 반추하고 반성하며 평화로운 삶을 정착시키려고 노력한다.

     

    각기 다른 작품에서의 두 주인공은 이렇게 상반된 모습들을 보이지만, ‘오리온’에서 토벨라가 판 헤이르던에게 큰 힘이 되었듯, ‘프로테우스’에서는 판 헤이르던이 토벨라의 유일한 지원군이 되기도 한다.

     

    사족 1. 우리의 여 변호사, 호프 베네커는 ‘프로테우스’에서 몇 줄로 언급될 뿐이고, 판 헤이르던은 ‘프로테우스’에서 어떤 여기자와 ‘썸’을 탄다. 대체, 미녀 ‘카라 안 루소’와 강단 있는 ‘호프’는 어디서 또 볼 수 있단 말인가?! 육감몸매를 타고난 빨간머리 여기자도 괜찮지만 위 두 미녀도 보고 싶다(세 명의 스타일이 각기 다르다!).

     

    사족 2. ‘오리온’이란?

    [p 578. 용병들이 조직화돼 있지 않으니 용병을 제공하는 대행사를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오리온 솔루션스.]

    ‘프로테우스’란?

    [프로테우스 p 293. 토끼가 직선으로 도망갈까? 당연히 아니다. 지그재그로 도망치는 것이다. 단, 특정한 패턴 없이 움직인다. 뒤쫓는 사냥개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동작으로 움직인다. 이런 생존본능을 영국의 두 과학자는 변화무쌍하다는 뜻의 ‘프로테우스적인 행동’이라고 명명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 프로테우스는 돌에서 나무로, 나무에서 동물로, 적들이 지속적으로 혼동하도록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다.]

     

    사족 3. CIA가 조사한 토벨라의 과거 자료.

    [프로테우스 p 160. 토벨라 음파이펠리. 일명 ‘타이니’, 일명 ‘움징겔리’. 전직 움콘트 웨시즈웨 요원이자 현재 KGB와 ‘슈타지’ 행동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됨. 활동무대는 유럽과 영국. 흑인, 신장 1미터 95센티미터, 체중 100에서 120킬로그램. 추가정보 없음.]

     

    아프리카 스릴러의 매력

    출판사 리뷰를 보니 ‘북유럽 스릴러’에도 슬슬 지쳐갈 때가 되었다는 구절이 나온다. 스릴러 장르를 많이 접해보지 못한 입문독자이기에 개인적으로 아직 지치지는 않았지만 소위 말하는 ‘북유럽 스타일의 스릴러’가 어떤지는 대략 느낌이 온다. 그러니까 침엽수림의 찌를 듯한 정경이 주는 싸늘한 분위기, 현대적 도시의 차가운 비와 입김, 스산한 어둠이 주는 공포와 하얀 눈이 주는 알 수 없는 두려움 등이 연상된다면, 이 작품에서 느낀 아프리카 스릴러는 열대의 땀과 끈적거림, 청명한 하늘 속에서 느닷없이 쏟아지는 빗줄기의 시원함, 광활한 대지만큼이나 자유로운 영혼들이 느껴진다. 단순히 지리적인 특징이 아니라 그 특징이 주는 느낌들이 설사 스토리가 비슷한 내용이라도(북유럽이든 아프리카든) 다르게 전해진다는 거다. 게다가 그 지리적 특징은 ‘블러드 다이아몬드’같은 오브제 작용을 하니 색다르게 다가온다. 영화에서나 가끔 접하는 배경이고 특징이기에 더욱 반갑다.

     

    작품의 이런 장점들 속에서 어설픈 터프가이 사설탐정 판 헤이르던은, 시작부터 자신을 ‘쓰레기’라 말했던 그는 앞으로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까? 아래의 본문내용으로 그가 주인공일 모습을 잠시 유추한다.

    [p 312. 그때 나는 경찰의 영혼, 사냥 본능을 되찾았다. 먹잇감과 혼연일체가 되는 사냥꾼으로 되돌아온 기분이었다.]

    어설퍼 보였던 판 헤이르던은 ‘프로테우스’에서는 다듬어진 터프가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작품에서 직업이 바뀐 설정으로 나오지만 그는 다듬어지고 이성적인 터프가이, 여전히 냉소적인 터프가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유치장에서 나와 스스로를 ‘쓰레기’라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 속에서 그의 변화된 모습을 보는 것도 꽤 기대가 된다.

    아울러 ‘프로테우스’에서 판 헤이르던은 ‘오리온’의 큰 사건을 겪은 후라 그런지 토벨라를 ‘내 유일한 친구’라 말한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은 정신적으로도 강하게 엮여 있다. 두 주인공의 버디액션을 보고 싶다. 둘은 매우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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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에서 “매혹되었다”라는 표현은 무척이나 진부하다. 이 표현은 읽은 책에 완전히 굴복당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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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에서 “매혹되었다”라는 표현은 무척이나 진부하다. 이 표현은 읽은 책에 완전히 굴복당한 자가 마지막으로 내뱉어 마땅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나는 이 표현을 써야만 할 것 같다. 그렇다. 나는 이 소설에 매혹되었다. 그래서 이 소설을 두 번째 다시 읽고 있다. 그것은 무엇보다 이 스릴러가 단지 결말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소설이 아니라 과정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제트’라고도 불리는 자코펙 판 헤이르던. 우리 주인공 탐정의 이름이다. 이 남아프리카식 이름은 조금 낯설다. 발음도 어렵고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래도 이 이름을 기억해 두자. [오리온]의 주인공이자 사설탐정이며, 앞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탐정 목록에 오르게 될 유력한 인물이니 그만한 노력을 들인다 해서 나쁠 건 없지 않은가.

     

    클래식 음악과 책을 사랑하는 교양 넘치는 미남 형사. 범죄심리학 박사학위 소지자로 한때는 교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연쇄살인자들을 잡는 경찰의 삶에 투신했던 남자. 그러나, 다 옛날 얘기다. 그는 5년 전 파트너이자 멘토였던 나헬 경감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뒤 경찰을 그만두고 알코올에 빠져 살아왔다. 그런 자코펙이 알고 지내던 변호사의 소개로 호프 베네커라는 여변호사에게 조사관으로 고용된다.

     

    드러난 사정은 이렇다. 누군가 고전 가구 취급하는 얀 스미트라는 사내를 토치램프로 음낭, 가슴과 배, 두 팔에 고문한 뒤 M16소총으로 뒤통수에 한 발을 쏘아 살해했다. 범인은 커다란 금고에 들어있던 유언장, 그러니까 동거녀에게 재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장을 그 안에 있던 어떤 것들과 함께 가지고 달아나버렸다. 그리고 자코펙은 일주일 안에 이 유언장을 찾아내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금고에 숨겨져 있던 것이 거대한 과거의 사건과 관련돼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피해자 얀 스미트는 알고 보니 신분을 위장하고 살아온 사람이었으며, 그는 또 어떤 무리와 비밀, 그것도 끔찍한 비밀을 공유한 채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리고 금고에는 들어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불법 달러 뭉치. 이 달러와 얽힌 인간의 추악함은 무엇일까.

     

    디온 메이어는 이 소설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과 1인칭 시점을 번갈아 가며 쓰고 있는데, 이 1인칭 시점을 통해 우리는 자코펙의 개인사와 마주하게 된다. 그러니까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는 현재의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고, 1인칭 시점에서는 자코펙이 과거에서 현재로 달려오는 것이다. 이 시점을 통해 나는 자코펙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태어나고 자랐는지, 그리고 그가 어떻게 그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이런 서술 방식 덕분에 이 소설은 탐정스릴러 장르로서도 뛰어나면서 성장소설로서도 매력이 넘치는, 아주 드문 작품으로 완성되었으리라. 자코펙은 성장 과정에서 자신이 겪었던 성(性)적 편력에 관해 고백하기도 하지만, 여느 남성 작가들의 그것처럼 비릿하지 않다. 이것은 작가가 자코펙의 남다른 성장기를 촘촘하게 구축해 놓았기 때문일 테다.

     

    과거 자코펙은 여러 방황 끝에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빼앗은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 여자 때문에 결국엔 삶의 동력을 잃어버리고 자신을 소진하며 살게 된다. 이 스릴러에서 무척이나 흥미로운 점은 자코펙의 과거가 밝혀지는 순간이 과거의 끔찍한 사건의 진상이 온전히 밝혀지는 순간과 거의 겹쳐진다는 것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말하자면 이중의 비밀을 알게 되는 셈이랄까. 이 소설이 그토록 나를 매혹했던 것도 그 점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공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 심지어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서도 접하기 어려운 나라. 무려 11개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나라. 극심한 인종차별이 일어났다는 나라. 수도만 해도 입법, 사법, 행정 기능으로 나뉘어 3개나 된다는 나라. 정말이지 이질적인 요소들이 뒤섞여 있는 공간을 새로 경험할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그러니까 넬슨 만델라에 관해 주워들었던 내 얕은 지식 이면에 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뿌리 깊은 인종차별에 얽힌 잔혹한 사연이 들어있다는 것도 절감했다.

     

    소설을 덮고 디온 메이어라는 작가가 궁금해 인터넷을 뒤져봤다. [오리온]보다 높은 별점을 받은 작품이 많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작가는 정체가 뭘까. 아직 번역되지 않은 소설을 기다리게 된 건 처음이지 싶다. 디온 메이어 소설이 영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프리칸스어를 배워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프로테우스]를 구입해놓고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리고 [프로테우스]가 더 많은 극찬을 받은 작품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 베스트는 [오리온]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오리온]을 펼칠 때면 디온 메이어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지고 읽고 싶어진다. 남은 디온 메이어 소설들이 빨리 번역되길 바라는 마음에 서툰 서평이나마 보태본다.

  •   소설 <오리온>은 문학이 주는 감수성에 목말라 있던 나에게 찾아온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최근 소설을 이...

      소설 <오리온>은 문학이 주는 감수성에 목말라 있던 나에게 찾아온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최근 소설을 이렇게 스릴감있게 읽었던 적이 없었을 정도로 무던해 있던 나에게 딱 맞는, 그 내용이 현재 나의 취향과 맞아떨어졌다. 번역 또한 완벽한 하모니. 번역된 소설을 접한 적이 흔치 않았는데 읽는데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또한 풍부한 어휘와 이야기의 상황과 문맥에 따라간 정확한 어휘 선정은 객관적으로 완벽하게 원작을 재현해 냈다. 또한 작품을 향해 쏟아진 여러 권위주체들의 찬사와, 작가를 향한 전위적, 개척자라는 표현에서 주는 낯선 인상이 부드럽고 편하게 읽히게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신선함이란 풋사과의 첫 수확을 직접 한 입 베어문 과즙에서 나온 상큼함을 맛보는 듯한 기대감에 설레었다.

     

      소설 <오리온>은 형식으로 2가지 이야기 틀을 사용했다. 이야기 전개의 중심에 놓인 범죄사건과 주인공의 인생 여정, 즉 삶의 궤적이 그것이다. 일단 먼저 범죄는 철저히 제한된 상황과 수사진행이 꽉 막힌 답답한 국면과 주인공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에서 언제, 어디서 등장할지 모를 단서가, 주인공의 인생은 태어나기 이전부터 현재의 새롭게 태어난 그(주인공)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형성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흥미로운 것은 범죄의 수사 진행은 당시 복잡한 형국이었던 현대 아프리카, 그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모순되었다고 평가받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아파르헤이트(인종차별정책)”의 구도 속에서, 그의 삶의 궤적에서는 일반론적이면서 인류 영원의 고민인 “선악 이분법”, 인간 내적 심리라는 구도에서 표현되는 작가 디온 메이어의 “서사에의 의지”였다. 이는 그의 이력, 그 중 대학전공과 기자인 그의 직업을 보면서 느끼는 것인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서 말한 그의 전위적, 실험의, 탐구의 정신이다. 이를 간단히 단어로 나열해보면 현실에의 참여, 시대정신 추구, 법제도안에서의 반동(내지는 반응)이다. 사실 솔직히 디온 메이어의 작품 하나만 읽고서 그를 표현하는 데 주저해진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한 연유는 소설가라고 하는 본질이 행하는 의무로써 캐릭터의 완전한 창조, 이에 살아있는 생명력 부여에서 그가 사명을 다한 것을 주인공의 인생 궤적을 통해 휴머니즘에 기반해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어릴 적 어머니의 정성과 따뜻한 보살핌과 훈육 속에서 무탈하게 성인이 되고, 이 후 자유분방함속에서도 책임감을 감수하는 조건에서 현실의 쾌락을 탐닉하고, 인간적 갈등에 괴로워하며 번민하고, 크나큰 좌절에 삶을 포기 및 허비하기까지 하지만 삶을 다시 되돌아보며 내적으로 자신을 추동하는 원동력으로서 “힘의 의지력”을 형성했고 그래서 <오리온>은 이상적이며 현실적이다.

     

      디온 메이어의 이 작품은 독자에게 메시지를 주고 있다.
    “자기 방어기제와 감춰 두었던 마음 깊숙한 곳에서 분출되는 인간적 내면의 욕구는 인간을 거세게 파괴시킬지 모르나 침몰시킬 수는 없다, 그 속에서 생성되는 뼈저린 경험과 다시 불타오르는 의지는 꺽지 못 한다”

  • 오리온 | in**27 | 2015.03.2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나는 책을 읽기전 표지가 그리 중요하더란 말이지. 그냥 마구잡이로 책을 가득담아 사재낄때도 대충 내용도 ...

    나는 책을 읽기전 표지가 그리 중요하더란 말이지. 그냥 마구잡이로 책을 가득담아 사재낄때도 대충 내용도 모른채, 표지만 보고 담은 경우가 수두룩하더란 말이지. 그래서, 피 본 경우도 많치만 그래도 딱히 후회해 본적은 없다. 결국은 내가 선택해서 본 책이니....... 결국 모든책은 본인이 읽어보고 판단해야 한다는게 내 주의기도 하고........ 그렇다고 내가 이 세상 책을 다 읽어 볼 순 없으니 고나마 내 눈에 좋아보이는 옷을 입은 녀석을 골라보는 것도 나의 또다른 즐거움이리라.

    내가 왜 표지얘기를 하냐면, 이 책은 제목은 꽤나 흔하지만, 표지에 저 총각 (총각이겠지? 설마... 아저씨일까?ㅋㅋ) 이 참 멋지더란 말이지. 저 총각이 범인일까? 아니면 주인공일까? 하는 호기심도 가득했고...... 물론, 51대 49로 주인공일거라는 생각이 더 높았지만..... 설마 범인의 얼굴을 표지로 했을까.. 라는 생각.. 그래도 여튼 저 표지의 주인공이 실존하는건지 그냥 그래픽으로 만든건지.. 여튼 내 눈에 팍 꽂혀버렸다. 그냥 느낌이 있다 느낌이. 그야 말로 "솨라있네!"

    이 책의 구성은 남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어마무시한 스케일을 자랑하지만 한쪽 챕터는 주인공의 현재를 얘기하고 있고, 한쪽챕터는 주인공의 과거를 얘기하고 있는 특이한 구성이었다. 현재의 주인공 시점은 전지적작가시점이고 과거의 얘기는 1인칭 주인공 시점.

    그래서, 왜 주인공인 판 헤이르던(맞나? 아..고새 주인공 이름 까먹어주고..ㅠㅠ)이 지금의 허접스런 인간말종(?) 아니,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버렸는지 이야기 해주고 있다. 하지만, 뭐랄까. 그는 유능한 경찰이었다. 그러니 단 7일간의 시간이 주어지며 살인사건이 난 곳에서 사라진 유언장을 찾으라는 의뢰를 받고 직감적인 느낌으로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물론 완전히 혼자는 아니다. 공권력의 힘보다 조직보스의 힘을 빌리고, 어둠의 세력의 힘을 빌린다. 오히려 공권력은 그를 방해만 할 뿐이다. 그의 수사를 방해하고 뭔가를 음폐하려고만 한다. 뭐가 진실이고,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우리들은 알 권리가 없고 공권력에 조용히 그냥 무릎을 꿇어야하는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 것에 쉽게 무릎을 꿇는다면 우리의 주인공으로 낙찰 될 수 있었을까? 판 헤이르던?

    하나하나 이야기를 파헤쳐 갈수록 스케일은 커지고, 이야기의 규모는 어마무시 해진다. 군부대가 개입되고, CIA가 개입되고, 경찰이 개입되고, 조직이 개입되고 기타등등......

    책을 읽어나가며 이렇게 커져버린 판을 과연 저자는 어찌 정리하려는 걸까? 라는 두려움이 앞설 정도였다. 이렇게 판을 키워버리다니.......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표지 남자 떼샷을 한번 찍어주고..ㅋㅋㅋ>

    그러나, 역시 극찬이 이어지는 작가일만하다. 그냥 한순간에, 한방에 훅 정리되는 이야기. 물론 그 과정은 길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이야기하는 결과도 길다. 그렇치만 그 큰 스케일을 한번에 쓸어버린다. 뭔가 대단한 반전을 선사하는 그런 추리물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냥 읽다보면 나도 모르고 판헤이르던이 되고 호프변호사가 돼서는 어떤게 정의고, 악이고를 떠나 같이 뭔가를 쫓아가고 있다.

    이야기가 재밌고나. 선과악에 대해 고민을 해야하지만 솔직히 이런 규모를 따라가다보니 그런 생각보다는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쉬 책을 덮을 수 없다. 꽤나 두꺼운 두께를 자랑함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근데, 이런 두께의 이야기가 거의 7일간의 이야기라니....

    디온메이어. 이 작가 괴물아님? 대단할쎄. 아무래도 코넬리옹의 해리보슈의 캐릭터 뒤를 이어 판 헤이르던 판이 나올 모양일쎄 그려.

    재미지구나. 해리보슈보다 마초적 느낌은 덜하지만 경찰이지만 클래식을 틀어놓고 음식 요리에 정성을 들이는 그가 괜찮을쎄.

    앞으로 그와 호프의 관계는? 그리고 그가 이제 다시 일어서서 시작하면 어떤 일들이 펼쳐질 것인가.

    무한대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오호호..~~ 이 표지 인물은 판 헤이르던인걸로 막 혼자 결정. ㅋㅋ

    그나저나 아르테는 이제껏 책을 읽어보면서 느끼는건 (비록 아직 많이 읽진 못했지만) 표지가 기가 막히고나..^^

  • 기대감보다는 어딘가 의구심(?)을 자아내는 낯선 첫인상을 준 것이 사실이지만 처음 접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액션스릴러 작가’ ...

    기대감보다는 어딘가 의구심(?)을 자아내는 낯선 첫인상을 준 것이 사실이지만

    처음 접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액션스릴러 작가디온 메이어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과 후속작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제도)가 악명을 떨치고, 독립운동이 불붙었던 70년대 아프리카 상황과

    여전히 흑백 갈등이 상존한 채 과거사에서 자유롭지 못한 90년대 후반의 남아공을 배경으로

    디온 메이어는 수많은 목숨을 거둬갔던 꼬리를 문 참혹한 사건들의 진상 추적과

    한 개인의 상처투성이 성장사 및 연애담 등 다양한 서사를 적잖은 분량 속에 녹여냈습니다.

     

    ● ● ●

     

    장래가 보장된 프로파일러와 교수의 자리를 포기하고 현장 경찰의 길을 택한 판 헤이르던은

    연쇄강간살인범을 체포하던 중 파트너의 죽음을 목격한 뒤 경찰을 그만뒀고,

    지금은 극심한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초보 사립탐정으로 살아가는 중입니다.

    여성 변호사 호프 베네커를 통해 앤티크 가구상 얀 스미트의 피살 사건을 맡은 판 헤이르던은

    유언장과 함께 사라진 대형 금고 속의 물건들의 행방을 찾아 나섭니다.

    주어진 시간은 단 1주일.

    하지만 실타래를 풀수록 사건의 규모는 커져가고, 군 정보국에 미국 정보기관까지 가세하면서

    판 헤이르던은 감당할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하게 됩니다.

     

    ● ● ●

     

    이야기는 두 갈래로 전개되는데, 판 헤이르던이 맡은 유언장 사건 수사가 하나이고,

    유년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판 헤이르던의 성장사와 로맨스가 나머지 하나입니다.

    한 챕터씩 번갈아 진행되는 두 이야기는 언뜻 별도의 서사를 지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성장사 중 경찰이 되고자 마음먹은 지점부터 서서히 교집합을 확장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의 인생을 뒤틀리게 한 파트너 나헬의 죽음의 비밀이 공개되면서

    작가가 두 갈래의 전개를 선택한 이유와 노림수가 독자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사건은 사건대로 롤러코스터를 탄 눈덩이처럼 확장되다가 예상외의 결말을 맞게 되고,

    개인사는 개인사대로 한 인간의 굴곡진 인생경로를 보여주다가 뜻밖의 반전에 도착하는데,

    두 가지 서사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섞어놓은 작가의 필력은 그야말로 기대 이상이었고,

    두 서사의 마무리 역시 재미와 여운을 겸비한 매력적인 모양새를 띠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유언장 찾기에서 시작되어 오래 전 남아공과 아프리카의 정치적, 역사적 비극이 낳은

    뜻하지 않은 참혹한 사건의 실체에 이르는 장대한 스토리도 재미있고,

    장밋빛 미래가 보장됐던 엘리트 경찰이 만신창이의 삶에 이르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유독 눈길이 갔던 부분은 판 헤이르던의 삶에 개입했던 8명의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에 눈 뜨던 청소년기의 판 헤이르던을 헤집어놓았던 세 명의 여인들,

    그의 풍요롭고 안정된 미래에 올라타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벤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지만 판 헤이르던이 모든 것을 걸었던 비련의 여인 노니,

    유언장 사건에 개입한 판 헤이르던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올곧은 여성 변호사 호프 베네커,

    판 헤이르던에게 끝없는 추파를 던지는 부유하고 파괴적인 마조히스트 카라 안,

    그리고 판 헤이르던의 지붕이자 족쇄이며 동시에 멘토이자 존경의 대상인 어머니 조안 등

    그를 둘러싼 8명의 여인들은 긴장감 넘치는 액션 장면 못잖게 매력적인 서사를 제공합니다.

    선과 악에 대한 개념, 도덕적 기준,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가치관, 미래에 대한 기대 등

    현재의 판 헤이르던의 인격은 이 8명에 의해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피도 눈물도 없고, 연애조차 냉정함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로봇 같은 하드보일드 탐정보다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듯한, , 주변의 여자들로 인해 숱하게 삶이 흔들렸던 판 헤이르던이

    더 인간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남아공이라는 곳이 (한국 독자에게는) 스릴러의 변방(?)이다 보니,

    적잖은 작품이 영상화됐다는 작가의 이력을 보고도 처음엔 그다지 호기심이 일지 않았는데,

    오리온을 끝낸 후에는 후속작에 대한 관심은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엔터테인먼트 스릴러 작가임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등장하여 판 헤이르던을 도와줬던 코사족 출신의 흑인 토벨라 음파이펠리가

    후속작 프로테우스의 주인공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감이 들기도 합니다.

    더불어, 그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었다는 4권의 베니 그리설 시리즈 역시

    머잖아 한국에서 출간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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