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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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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쪽 | 양장
ISBN-10 : 8920034362
ISBN-13 : 9788920034367
금융의 역사 [양장] 중고
저자 윌리엄 N. 괴츠만 | 출판사 지식의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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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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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역사를 문명이라는 거대한 주제와 함께 알아보다! 세계적인 금융학자이자 존경받는 고고학자인 윌리엄 N. 괴츠만이 금융이라는 차갑고 딱딱한 주제를 한 편의 다큐영화처럼 흥미롭게 풀어놓은 『금융의 역사』. 저자는 금융이 인류사회를 물질적·사회적·지적으로 진보하게 한 가장 중요한 기술이며, 지난 5,000년의 역사가 이를 입증한다고 주장하면서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에서 금융이 발달하며 밟은 주요 단계를 살펴본다.

문명기술인 금융의 역사를 만들어 온 사람·장소·사물을 자신의 관점에 따라 서술한 이 책에서 저자는 금융과 문명을 잇는 주제들뿐 아니라 금융경제학자로서, 그리고 한때 고고학계와 영화업계에 몸담으며 얻은 특별한 개인적 경험을 녹여냈다. 유물 발굴지를 누비는 열정적인 고고학자들, 믿기 힘들 정도로 고차원적인 수학을 활용한 고대의 은행업자들, 광활한 영토를 정교한 금융제도로 다스린 통일중국의 관료들, ‘바람 장사꾼’이라 불렸던 300년 전 증권 중개인들의 이야기까지 금융의 역사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 윌리엄 N. 괴츠만
예일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예일대 국제금융연구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예일 대학교에서 미술사학과 고고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운영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식, 채권,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미술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 전문가이다. 1967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역사학자 고(故) 윌리엄 H. 괴츠만의 아들로서, 고고학과 금융학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세계적인 학자로 주목받고 있다. 지은 책으로 The Origin of Value(2005), The Great Mirror of Folly(2013), Modern Portfolio Theory and Investment Analysis(2014) 등이 있다.

역자 : 위대선
전문번역가, 공인회계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회계법인, 한국정책금융공사 등을 거쳐 현재 한국산업은행 M&A실에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공유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 《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 등이 있다.

목차

감사의 글
서문

1부 ─ 쐐기문자에서 그리스·로마 문명까지
1장 금융과 문자
2장 금융과 도시
3장 금융구조
4장 메소포타미아의 황혼
5장 아테네 금융
6장 화폐혁명
7장 로마의 금융

2부 ─ 중국이 금융에 남긴 유산
8장 중국 최초의 금융계
9장 통일과 관료제
10장 금융의 분기

3부 ─ 유럽이라는 도가니
11장 성전과 금융
12장 베네치아
13장 피보나치와 금융
14장 불멸하는 채권
15장 확률을 발견하다
16장 효율적 시장
17장 주식회사 유럽
18장 주식회사와 탐험
19장 기획의 시대
20장 프랑스에 인 거품
21장 호일에 따르면
22장 증권화와 부채

4부 ─ 국제금융시장 출현
23장 마르크스와 시장
24장 중국의 금융업자들
25장 러시아라는 곰
26장 케인스가 구조하러 간다
27장 금융의 신세계
28장 미래 재설계
29장 전후 이론

결론
후주
참고문헌
그림 출처
옮긴이의 글

책 속으로

금융의 역사는 흥미진진하다. 예컨대 문자가 고대 서남아시아에서 발명된 목적은 무엇보다도 금융계약을 기록하는 데 있었다. 시간과 위험을 정교하게 다룬 모형이 최초로 출현하는 데도 금융이 핵심 역할을 했다. 아테네가 황금기를 맞은 것은 소크라테스 덕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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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역사는 흥미진진하다. 예컨대 문자가 고대 서남아시아에서 발명된 목적은 무엇보다도 금융계약을 기록하는 데 있었다. 시간과 위험을 정교하게 다룬 모형이 최초로 출현하는 데도 금융이 핵심 역할을 했다. 아테네가 황금기를 맞은 것은 소크라테스 덕분이기도 하지만, 또한 금융소송 덕분이기도 하다. 로마가 정교한 금융조직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 막대한 부를 수백 년 동안 지탱하지 못했으리라. 고대 중국 문명에서는 독자적으로 발달한 금융 전통에 따라 통치자가 광대한 제국을 하나로 묶어 냈다. p.8

금융기술이란 결국 사람이 만들어 낸 타임머신이다. 다만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돈을 시간여행시킬 뿐이다. 그리하여 사람이 현재 처한 경제 상황과 미래에 처할 경제 상황을 바꾸어 놓는다. 또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도 바꾼다. 인간은 금융 덕분에 미래를 상상하고 계산하는 능력을 키웠다. 더불어 과거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계량하는 능력도 키워야 했다. 역사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기본 근거이기 때문이다. 금융 때문에 사람은 점점 더 시간에 매인 존재가 되었다. 금융구조는 시간 차원의 가능성 안에 존재하고 또한 그 가능성을 형성한다. p.10

배심원 여러분, 제 부친은 큰 사업을 하는 제작소 두 개를 남겼습니다. 하나는 병기 제작소인데, 여기서 일하는 노예 서른두세 명은 인당 최소한 3미나, 대부분은 5~6미나 가치가 나갑니다. 부친은 이 제작소에서 매년 30미나를 순이익으로 얻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노예 스무 명이 일하는 소파 제작소인데, 40미나를 빌려주고 담보로 받은 것입니다. 여기 에서 나온 순이익은 12미나였습니다. 돈으로 남긴 유산으로는 한 달에 이자 1드라크마가 나오는 대출채권 1탈란톤이 있었는데, 이자를 모두 합하면 1년에 7미나가 넘었습니다. (중략) 이제 여기에 1드라크마짜리 이자 10년치를 모두 더하면 원금과 이자를 모두 합쳐 8탈란톤에 4,000드라크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p.118-119

그의 가치평가 방식에는 주목할 부분이 둘 있다. 첫째, 당시 아테네의 일반적인 중산층 사업가는 상당히 다양한 대상에 투자했다. 데모스테네스의 부친은 주업에만 투자한 것이 아니라 저축도 했고, 선박저당 대출 같은 다른 사업에도 투자하여 1년에 약 12퍼센트 수익을 올렸다. 그는 노예·장비·재고·대출·예금에 나누어 투자했다. 자본은 생산에 투입되기도 하고, 미래지출을 위해 이연되기도 했다. 아테네에서는 두 가지 기회가 모두 충분했다.
두 번째 사실은 더욱 놀라운데, 아테네에는 금융계산이나 장기계획을 매우 잘 아는 사람이 넘쳐났다. 오늘날 무작위로 뽑힌 사람들 중에 데모스테네스가 제시한 금융논리를 확실히 이해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기원전 4세기 아테네에 살던 보통 남성은 금융을 상당히 잘 이해했다. 앞에서 발췌한 내용을 다시 읽어 본다면 과연 이해하기 쉬운 내용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p.119-120


중국 특유의 금융기술 중 두 번째는 정교한 관료제이다. 광대한 중국제국은 기원전 221년에 처음 통일된 후 2,000년 동안 확장과 축소를 되풀이했다. 중국은 때로 분열하거나 인접한 아시아 국가에 정복당했다. 하지만 중국이 장구한 역사 동안 주로 맞닥뜨린 과제는 다양한 문화가 섞인 거대 국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멀리 떨어진 영토에서 세금을 걷는 단순한 일조차도 중국에는 심각한 문제였는데, 고대에 중국을 제외한 세계에서는 이를 해결하는 조직적 능력이 대체로 불필요했다. 예컨대 앞에서는 헬레니즘 시대 이집트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은행제도가 출현했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는데, 중국이 겪은 문제는 규모가 훨씬 컸다. 지방에서 수도로, 또는 수도에서 지방으로 돈을 옮기는 금융문제는 결코 간단치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국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방대한 관료제를 관리하고 동기부여하며 통제하는 일은 그보다도 더 큰 문제였다. 그러려면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인 부정부패를 직시하고 해결해야 했다. p.191

더 비트는 수학을 이용하여 문제를 푼 후, 죽기 1년 전인 1671년에 기본 해결책을 실은 소책자를 완성했고, 그것이 《상환 가능한 연금과 비교한 종신연금의 가치》이다. 이 책자가 다룬 내용은 피보나치 시절 이후 고도로 발달한 돈의 시간가치 이론과, 책이 쓰일 당시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역시 중요한 과학인 확률론이다. 이 책은 당시 유럽 정부로서는 가장 중요한 재정문제를 다루었다. 종신연금을 발행하여 얻는 수입과 미래에 연금을 지급할 의무의 현재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과제를 논한 것이다.
더 비트는 종신연금의 가치를 계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예상수명의 확률이며, 따라서 연령대가 다양한 연금 수령자에게 평균적으로 현금이 지급될 기간을 추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문제는 본질부터 불확실한 수량을 어떻게 확정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나이에 따른 생존 확률을 추정한 후, 나이에 따라 가격에 차등을 두자고 제안했다.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해결책이었지만 해결책에 상당히 접근한 한 걸음이기도 했다. 그런데 연금가치평가 문제에 대한 더욱 정확한 답은 매우 기묘한 곳에서 출현했다. 바로 도박이었다. p.340

역사는 그 자체로 재미있지만, 또한 현재의 척도로서, 미래의 지침으로서도 중요하다. 세계가 하나의 집단적 세계문명을 향해 움직이고 점점 더 많은 인구가 복잡한 사회에 참여하게 된다면 금융도구도 추세를 따라잡아야 한다. 그리고 금융의 과거를 통째로 살펴보면 적절한 교훈이 드러난다. 역사에는 위험분담과 시점 간 가치이동을 다루는 금융 방식이, 그리고 이러한 도구가 여러 가지로 변형되면서 다양한 사회에 채택되는 과정이 나온다. 과거에 거둔 성공을 목적에 따라 고치고, 과거의 실패를 보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배우는 것은 순전히 우리 자유이다. 하지만 5,000년에 걸쳐 금융을 혁신한 경험에 따르면, 금융과 문명은 앞으로도 영원히 밀접하게 얽힐 것이다. p.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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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저자가 금융을 보는 관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이 금융구조 안에서 금융기술을 이용해 돈을 ...

     

    저자가 금융을 보는 관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이 금융구조 안에서 금융기술을 이용해 돈을 시간적으로 조절하여 그 가치를 조절하는 것이다.” 금융의 기본요소를 현재와 미래를 넘나들며 경제적 가치, 불확실성(위험), 자본을 분배 및 재할당하고 이들을 정교화하는 과정으로 서술한다. 이 틀 안에서 금융은 의도하거나 의도치 않은 사회, 정치, 문화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특히 문화는 금융을 도덕적, 사회적, 법적으로 구속하려는 경향이 있다. 한편 문명의 발달정도는 도시화와 관련이 있으며 발달 정도가 클수록 내부의 관계망은 복잡해진다. 경제적 상호작용도 복잡성을 직간접적으로 반영한다.

    금융은 시간, 계약, 법률, 은행, 기업과 같은 구조적 요소와 수학적, 금융적 사고체계로 구성된다.



    1부(1~10장)

     

    1~4장: 튼튼한 뼈대는 수천년을 간다.

    고대 서남아시아에서 농경을 기반으로 한 도시사회가 발달하였다. 이들은 곡식, 가축을 기르며 발달하였고 청동의 원료인 주석과 구리를 얻기 위해 외부와 교역하였다. 활발한 경제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금융도구인 수학, 계량, 논증이 발달하였고, 계약을 기록하기 위한 문자가 발명되었다. 문자가 발명되기 전에는 계약 시 수를 나타내기 위해 진흙으로 만든 토우를 사용하였다. 초기에는 문자도 추상적 관념이 아닌 단순히 개수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사고가 발달하면서 추상적인 수와 큰 수를 다루었다. ‘복리’ 개념의 발생의 기원이 일상생활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가축이 새끼를 치는 것을 보고 이자를 떠올렸다. 누군가가 돈을 빌려줄때는 돈이 새끼를 칠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것이다.

     고대 바빌로니아의 항구도시였던 우르에서 당시의 유적이 발굴됨으로써 당시의 활발한 경제활동이 베일이 벗겨졌다. 형법, 상법, 민법을 포괄하는 함무라비 법전은 제국 전역에서 집행되었고, 상업과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자신이 쓴 장부에 따르면 두무지가밀은 사업가이자 대부업자였다. (장부의 사용은 서류상의 이익, 무형의 부가 존재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신용체계가 존재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소비를 목적으로 돈을 빌리는 농민, 어부들에게는 단기로 고이자를 받았으며,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대출을 해주거나 제빵소 건설에 투자하였다. 한편, 기원전 1788년에는 칙령에 의해 모든 채권이 무효가 되었다. 우르의 상업은 쇠퇴했고, 재기하지 못하였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금융의 근본적인 사고는 아주 오래 전에 출현하였고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2부 (8~10장)

     

    8~9장 독자적으로 발달한 동양의금융

    바빌로니아의 우르가 발굴을 통해 구체적인 생활상이 밝혀졌듯이, 상나라도 수도 은허가 발굴되며 많은 수수께끼가 풀렸다. 부장품은 청동 제기, 옥, 갑골문, 조개껍데기를 포함한다. 흥미롭게도 고대 서남아시아와 공통점, 차이점이 모두 존재한다. 갑골문은 회계를 위한 것이 아닌 길흉의 예측, 미지의 세계에 대한 중재, 영적 세계를 다루기 위해 발명되었다. 먼 인도양에서 수입된 조개껍데기는 실제 가치를 가지지는 않는 ‘상징적인 교환체계’를 상징한다. 흥미롭게도 화폐의 기본적인 조건인 표준성, 시인성, 휴대성, 희소성을 모두 충족한다. 심지어는 경제가 팽창하며 조개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조개껍데기를 청동으로 주조했다고 한다.

    무왕을 도와 상나라를 멸망시킨 강태공(강상)은 산둥성의 제나라에 분봉받는다. 뛰어난 경제정책으로 제나라는 번영했다고 한다. 기원전 386년, 전국시대에 정변으로 지배자가 강씨에서 전씨로 바뀐다. 경세가 관중이 등장한다. 관중의 구체적인 사상은 후대에 저술된 관자에 서술되어 있다. 관자의 돋보이는 점은 그가 금융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도폐(화폐)는 물길이고 도랑이다.” “물가가높으면 재화가 모이고, 낮으면 흩어진다.” 관자는 정부의 상품 가격 조절을 지지하면서도 시장에 의한 사회적 이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진나라가 중국 전역을 통일하면서 제국에는 여러 문제가 산적한다. 하나였던 적이 없는 다양한 지역을 통합하기 위해 관료제를 조직한다. 하지만 이는 대리인 문제를 일으킨다. 대리인의 부정한 행동을 막기 위해선 적절한 감시와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진나라가 채택한 법가는 통치와 관리에 중점을 둔다. 유가는 인간의 본성에 호소하였다. 관자는 대리인에게 적절한 유인책을 주어 국익과 균형을 맞출 것을 주장하였다. 주나라의 정부조직도라 할 수 있는 <주례>에는 관리를 감독,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는 법이 세세하게 규정되어있다. <주례>는 2,000년간중국 관료제의 기반이 되었기 때문에 중요하다.

    “재산을 모으면 나라도 부강해진다.” 고급예술, 대중예술, 과학, 상업이 모두 번영한 송나라의 교자(지폐)에 적힌 문구이다. 철, 구리도 화폐로 사용되었다. 송나라는 종이를 고도로 활용한 사회로, 인쇄매체로 정보를 저장하였고, (과거제가 책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금융매체로 사용하였다. 교자는 실물화폐를 준비금으로 하여 발행되었다. 소금을 매매할 종이 권리증서는 정부가 발행한 후 시장에서 수요, 기대 이익에 따라 자유롭게 매매되었다. 물자를 징발하고 후에 돈을 돌려주는 종이로 된 무기명 채권을 발행하였다. 이러한 관습은 원, 명대에도 이어졌다.

     

    10장 금융의 분기

    조지프 니덤이 중국에 대한 재평가를 하며 니덤 문제를 제기한 이래, 많은 학자들이 중국과 서양의 ‘분기’를 설명해왔다. 니덤은 우연에 의한 것이라 주장하였다. 린이푸는 과학적 방법론의 차이가 원인이라 하였으며 케네스 포메란츠는 단지 지리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하였다. 저자 괴츠만은 금융을 꼽는다. 실제로 기술격차(산업혁명) 전에 금융격차(산업은행, 증권시장)가 크게 발생하였다. 금융의 분기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중국과 서양의 금융의 발달 정도, 규모의 격차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후술할 보조적인 요소들이 동과 서를 갈랐다.

     

     3부 (11~21장)

    기원후 1,000년 이후 유럽은 파편화된 환경에서 다양한 금융실험이 이루어진다. 이는 투자시장의 발전을 촉진하고 주식회사, 비정부은행제도, 금융수학 등을 만들어냈다.

     

    11~12장

    성전기사단은 1119년에 예루살렘 순례자를 보호하기 위해 세워졌다. 기사들은 모든 재산을 포기하여 가입하며 일생을 헌신하였다. 한편 비정치적이고 중립적인 성향을 가진 성전기사단은 용병활동, 기부, 은행업, 중개를 통해 막대한 재산을 축적하며 번영하였다. 센서스는 영주, 국왕에게 현금을 대출해주는 대신 약정기간동안 봉건적 권리에서 수입을 받아내는 계약이었다. (관세, 지대, 농산물, 통세, 노동력 등 모든 형태가 가능) 비록 기사단은 국왕의 부채를 탕감해주지 않았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사라졌지만 기사단의 활발한 금융활동은 자금이체 체계, 장부기록, 예치기능, 부동산 소유권 계약, 부동산수입배분 등의 기법을 남겼다.

    1164년, 1172년 베네치아는 비잔티움 제국에 맞설 해군을 조직하기 위해 대출을 한다. 1164년의 대출은 센서스 계약이었지만 1172년의 대출은 프레스티티라는 전혀 새로운 대출방식이었다. 베네치아 국민 전체에게 (강제로) 떠넘겨진 채권은 세금과는 다르게 채권자에게 이자를 지급하였다. 원정은 실패하여 베네치아에 정치적인 변동을 가져왔지만 금융기법은 살아남았다. 1262년에는 이 채권을 몬테 베키오라는 기금으로 전환되었다. 정부는 원금상환은 영원히 미루지만 이자는 지급한다. 한편 채권 소유자는 시장에서 자유로운 교환을 통해 사고 팔 수 있다. 채권 소유자는 특출한 안목없이 국가가 생존과 정직성에 의존하기만 하면 되고,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던 수입원을 창출해낸 것이다.

    금융과 상업의 발달로 상인의 시간과 종교의 시간이 충돌하기 시작하였다. 신분 및 사회 변동을 일으킬 우려가 커지자 종교계는 반발했다. 특히 고리대금업이 (로마법에 기반한)법적, 종교적 비판의 표적이 되었다. 생명이 아닌 돈이 이자를 ‘낳는 것’은 자연을 위배하고 신에 도전한다는 점, 시간에 가격을 매기고 판다는 점에 비판이 가해졌다. 반면 도미니코 수도회 수도사 도밍고 데 소토는 대출을 포함한 위험을 지는 모든 투자에는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전자는 금융을 사회적 관습 논리로 비판하였지만 후자는 금융을 금융의 논리로 옹호한 점이 눈에 띈다.

    13~14장 금융도구로써 수학의 발전

    피사의 시민이자 수학자였던 피보나치는 어릴적 북아프리카에 살면서 아랍수학을 접하였다. 온갖 수학지식을 모아서 쓴 수학책 <리베르 아바치>는 실용적인 사업 설명서에 가까웠다. (대부분의 내용은 이자율계산법, 회사이윤 등을 다룬다. 아라비아 숫자를 널리 퍼뜨리는데 기여했다.) 유사한 시기에 중국에서 지중해까지 유사한 문제들이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리베르 아바치>는 유럽에서 큰 영향을 끼쳤다. 주판, 셈판을 대체한 종이와 펜으로 복잡한 계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정확한 계산은 수량화라는 사고방식을 낳았다.

    주사위 도박에서 카르다노는 확률이라는 개념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주사위는 단순한 모델이기 때문에 복잡한 현실에서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통찰력이 있었던 야코프 베르누이는큰 수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충분히 많은 데이터가 있다면 현실에서도 확률을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게되었다. 쥘 르뇨는 1863년, 주가를 분석하여 표준편차를 발견하였다. 앙리 르페브르는 옵션수익 방법(가격은 현재에 정하고 거래 여부는 미래에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을 만들어냈다. 콜옵션(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하고 주식을 요구할수 있는 권리), 풋옵션(주가가 폭락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떠넘길수 있는 권리), 풋-콜 동시 보유로 나타내는데, 이를 이용해 복잡한 파생상품을 분석할 수 있어 투자 포트폴리오의 변동 및 위험을 조절할 수 있다. 바슐리에는 무작위로 진동하는 주식가격을 묘사하는 모형으로 브라운 운동을 도입하였다. 이후에 등장한 여러 금융공학자들은 확률 미적분학을 이용한 모형을 고안하여 큰 성공을 거둔 후 시장 붕괴를 겪기도 하였다.

    반면에 중국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솔직히 서양이 특이해보인다.) 중국에서도 기본적인 확률은 다루었다고 한다. 하지만 수준 높은사고 체계로는 도약하지 못하였다. 저자는 이를 금융시장의 발달이 미비하였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근세의 서양과 중국 모두 많은 전쟁을 겪었지만 양적, 질적인 차이가 있었음을 설명하는 전쟁사 서적들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15~18장 주식회사 이야기

    유럽 최초의 주식회사는 14세기 제노바에서 출현하였다. 제노바 정부의 채무를 모두 인수한 후 (센서스와 같이) 정부 수입원에서 세금을 ‘수확’할 권리를 얻어냈다. 자금은 ‘루오기’라 불리는 채권을 민간에 발행하여 조달하였다. 채권자는 이제 주주가되었고 시민의 손익을 국익과 연관시킬 수 있었다. 배당이 결정되는 시점과 배당이 이루어지는 시점의 시간격차는 배당선물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돈을 시간가치로 할인하여 평가한다는 개념이다.

    700년이 넘게 주식회사로 운영되어 온 프랑스의 기업 오노르 델 바자클의 기원은 11~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하며 가론강을 끼고 있는 톨루즈는 로마법과 서고트족 전통이 융합되는 환경에서 계약, 재산권이 발달하였고 시민들에게는 폭넓은 금융상의 지위가 부여되었다. 중요산업은 곡식 제분이었다. 1372년에 12개의 작은 제분회사를 합쳐 주식회사가 성립되었다. 자금조달은 상당부분 중류층(공무원, 은행업자, 변호사, 방앗간주인)이었다는 점은 눈에 띈다. 회사는 유한책임으로 운영되었고 조직윤리, 사명, 배당, 영업내역의 기록, 이사회, 전문경영인이 있었다. 저자도 이 기업이 세상의 어느 나라보다 오래 존속한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자산과 자산의 축적은 역사 그 자체를 반영한다라는 말을 실감나게 한다.

    17세기에는 아직 세계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항해 자체도 위험했지만 항로, 교역품 발견에 투자하는 것은 더 위험해 보인다. 무역회사에 대한 주식투자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엘리자베스 1세 치하의 영국은 강해보였지만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점에서 취약하였다. 센서스 계약과 같은 방식은 이미 사용하여 남은 대안은 거의 없었다. 남은 대안은 새로 개척된 항로를 나오는 교역에 독점권을 부여하고 이익을 수취하는 방법이었다. 머스커비 회사, 캐세이 회사, 버지니아회사, 허드슨만 회사, 동인도 회사 등 다양한 무역회사가 설립되었다. 이러한 회사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주식회사가 해외교역, 식민지 확장에 적합한 형태였는지도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본을 사업체로 끌어올 수 있는 금융구조를 마련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화승총이 사회적 수평조절기(leveller)라 불렸듯이 채권 역시 금융구조 상에서 신분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평조절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1687년 네덜란드공화국 통령 빌렘 3세가 영국에 상륙, 제임스 2세를 축출한다. 왕권이 축소되고 의회민주주의가 정착했다. 네덜란드에서 건너온 은행업자, 금융업자는 네덜란드 금융을 영국에 이식하였다. 당대인에 의해 기획의 시대라 불린 이 시기에는 주식시장이 성행하였다. 투자자들의 열망으로 돈이 모이고 이는 기술혁신을 촉진하였다. 1720년 남해회사 거품 사건으로 거품방지법이 제정되어 규제되기 전까지 구리광산, 대포주조회사, 잠수기계회사, 펌프회사, 종이회사, 포경회사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회사가 설립되었다.

     

    4부


    22~25장 국제적 투자와 그 양면성

    주식시장이 위축되자 증권화(유동화)라는 개념이 발전한다. 다종 다양한 자산에서 나오는 현금 흐름을 모아 시점을 재조정(미래 수입을 일정화)하거나 투자매력을 높이는기법이다. 고수익, 고위험 채권이 섞여 있더라도 전혀 연관성이없는 다양한 채권(국제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는 이유이다.)들로 구성되어 있으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보장될 수 있다. 단, 투자자들은투자금 보호를 위해 그에 상응하는 담보를 요구한다. (플랜테이션 농장의 투자금에 대한 담보는 노예, 농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의 주장은 국제적인 투자가 활발했던 시대의 양면을 잘 보여준다. 사업가 헨리 로웬펠드는증권화를 통한 분산투자기법을 제시하였다. 그는 일반 저축자의 공개 증권시장으로의 투자가 산업을 발전시키고 고용을 늘리며 저축자 자신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자본가가 생산수단을 장악하고 노동자에게는 생존할 수 있는 소량의 임금만을 제공한다. 축적된 자본으로 이루어진 기계화는 생산성을 높이고 실업자를 양산한다. 이는 이윤을 감소시켜 결국 자본주의의 위기를 일으킨다. 따라서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장악해야 한다.’

    1890~1910년은 자본시장의 개화기였다. 각국에 증권거래소가 생성되었고 모든 국가가 자본의 원천을 원했다. 인베스터 먼슬리 매뉴얼에는 34개국 204종 채권이 실려 있었다. 한편 이는 제국주의 문제를 촉발하였다. 존 홉슨에 따르면, 자본주의적 축적으로 형성된 잉여자본과 투자자들의 욕망으로 타국의 자원을 활용하려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치적 통제력 확장 경쟁이 일어난다. 실제로 이집트와 중국은 운하, 철도건설을 위해 이를 담보로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채무 상환에 실패하여 정치적 영향력까지 침해받아 식민지 또는 반식민지 상태가 되었다. 러시아는 다른 방식을 겪는다. 개발도상국인 제정 러시아는 일련의 정치적 혼란(피의 일요일 사건, 제1차 세계대전, 러시아 혁명)을겪고 붕괴된다. 백군과 외국군을 격퇴하고 건국된 신생국 소련은 외채 상환을 거부하고 산업을 모두 국영화하였다. 금융업자, 주주, 투자자, 저축자가 없는 사회가 만들어졌다.


    26~장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브레턴우즈 체제가 성립되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겪은 후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 그 핵심에는 케인즈의 사상이 중요하다.

    IMF는 외채를 지나치게 많이 진 국가에 대출을 해주고 국제수지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주권을 침해하는 담보 대신 거시경제지표를 대출조건으로 설정하고 체계적인 경제조정을 요구한다. 세계은행은 개도국에 채권금융을 통해 자본, 기술, 법률, 교육제도를전달한다. 불완전하고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이러한 방식을 지지한다.

     (자식과 시간이 부족하여현대 금융 파트는 서평에 싣지 못하였다.)

     

     

    책에서 나오며

    책을 덮었을 때 나는 두 가지에 놀랐다. 저자는 직관적이면서도 논리적인 설명일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점이 있다. 첫번째는 문두에서 소개한 명제 “인간이 금융구조 안에서 금융기술을 이용해 돈을 시간적으로 조절하여 그 가치를 조절하는 것이다.”를 가지고 수천년의 금융의 발달을 설명해낸 것이다. 자본주의, 기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인류의 물질적, 정신적인 발전상을 보면 감탄할 것이다. 두번째는 금융의 역사를 소개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왜 동양과 서양의 격차가 벌어졌는지를 설명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특정한 도식을 정의한 후 초기 인류부터 동서양을 ‘공정하게’ 비교한다는 점에서 <왜서양이 지배하는가>, <권력과 부>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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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의 역사 | c3**6c | 2019.09.15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금융기술이란 결국 사람이 만들어 낸 타임머신이다. 다만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돈을 시간여행시킬 뿐이다. 그리하여 사람이 현재 ...

    금융기술이란 결국 사람이 만들어 낸 타임머신이다. 다만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돈을 시간여행시킬 뿐이다. 그리하여 사람이 현재 처한 경제 상황과 미래에 처할 경제 상황을 바꾸어 놓는다. 또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도 바꾼다. 인간은 금융 덕분에 미래를 상상하고 계산하는 능력을 키웠다. 더불어 과거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계량하는 능력도 키워야 했다. 역사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기본 근거이기 때문이다. 금융 때문에 사람은 점점 더 시간에 매인 존재가 되었다. 금융구조는 시간 차원의 가능성 안에 존재하고 또한 그 가능성을 형성한다. p.10

    배심원 여러분, 제 부친은 큰 사업을 하는 제작소 두 개를 남겼습니다. 하나는 병기 제작소인데, 여기서 일하는 노예 서른두세 명은 인당 최소한 3미나, 대부분은 5~6미나 가치가 나갑니다. 부친은 이 제작소에서 매년 30미나를 순이익으로 얻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노예 스무 명이 일하는 소파 제작소인데, 40미나를 빌려주고 담보로 받은 것입니다. 여기 에서 나온 순이익은 12미나였습니다. 돈으로 남긴 유산으로는 한 달에 이자 1드라크마가 나오는 대출채권 1탈란톤이 있었는데, 이자를 모두 합하면 1년에 7미나가 넘었습니다. (중략) 이제 여기에 1드라크마짜리 이자 10년치를 모두 더하면 원금과 이자를 모두 합쳐 8탈란톤에 4,000드라크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p.118-119

    그의 가치평가 방식에는 주목할 부분이 둘 있다. 첫째, 당시 아테네의 일반적인 중산층 사업가는 상당히 다양한 대상에 투자했다. 데모스테네스의 부친은 주업에만 투자한 것이 아니라 저축도 했고, 선박저당 대출 같은 다른 사업에도 투자하여 1년에 약 12퍼센트 수익을 올렸다. 그는 노예·장비·재고·대출·예금에 나누어 투자했다. 자본은 생산에 투입되기도 하고, 미래지출을 위해 이연되기도 했다. 아테네에서는 두 가지 기회가 모두 충분했다.
    두 번째 사실은 더욱 놀라운데, 아테네에는 금융계산이나 장기계획을 매우 잘 아는 사람이 넘쳐났다. 오늘날 무작위로 뽑힌 사람들 중에 데모스테네스가 제시한 금융논리를 확실히 이해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기원전 4세기 아테네에 살던 보통 남성은 금융을 상당히 잘 이해했다. 앞에서 발췌한 내용을 다시 읽어 본다면 과연 이해하기 쉬운 내용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p.119-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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