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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 --- 깨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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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쪽 | 규격外
ISBN-10 : 1195434006
ISBN-13 : 9791195434008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 --- 깨끗 중고
저자 데이비드 에드먼즈 | 역자 석기용 | 출판사 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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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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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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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는 영국의 대중 철학자이자『비트겐슈타인과 포퍼의 기막힌 10분』의 저자이며 책으로도 출간된 유명 팟캐스트인《철학 한입》의 운영자인 데이비드 에드먼즈(David Edmonds)는 이 책에서 이 질문이 윤리철학적 공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일상은 물론 역사적으로 중요한 선택에도 적용되었음을 보여 준다. 철학(윤리학) 말고도 각종 심리 실험과 인지과학 연구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연구하는 다른 분야의 학문(인식론, 윤리학, 형이상학 등 철학의 하위 분과와 심리학, 경제학, 인지과학, 신경생리학 등 자연과학 분야)에서 최근에 거둔 성과들을 한데 모아 한 권의 책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저자소개

저자 : 데이비드 에드먼즈
저자 데이비드 에드먼즈(David Edmonds)는 철학 박사이며, 존 에이디노(John Eidinow)와 공저한『비트겐슈타인과 포퍼의 기막힌 10분Wittgenstein’s Poker』,『루소의 개Rousseau’s Dog』,『바비 피셔 전쟁에 나가다Bobby Fischer Goes to War』(국내 미출간)의 저자이고, 책으로도 출간된 유명 팟캐스트 시리즈인 [철학 한입Philosophy Bites]의 공동 운영자이다.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 우에히로 실천윤리센터Uehiro Centre for Practical Ethics 선임 연구원이며, BBC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역자 : 석기용
역자 석기용은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언어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러 권의 철학 및 인문학 서적을 우리말로 옮겼다. 현재 서강대 철학과 대우교수로 있으면서 언어분석철학과 논리학 관련 과목들을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비트겐슈타인과 세기말 빈』,『철학 한입』,『스피노자는 왜 라이프니츠를 몰래 만났나』,『철학, 더 나은 삶을 위한 사유의 기술』(공역),『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공역)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감사의 글

1부 철학과 트롤리
1장 처칠의 딜레마
2장 얼떨결에 지선으로
3장 창시자들
4장 란둘프 백작의 일곱째 아들
5장 뚱보, 루프선, 그리고 회전판
6장 똑딱똑딱 시계와 쾨니히스베르크의 현자
7장 지옥행 도로를 닦다
8장 숫자가 결정하는 도덕

2부 실험과 트롤리
9장 안락의자에서 일어서다
10장 그냥 뭔가 잘못된 것처럼 느껴지다
11장 더들리의 선택과 도덕 본능

3부 마음과 뇌와 트롤리
12장 비합리적인 동물
13장 뉴런과 씨름하기
14장 생체공학 트롤리

4부 트롤리와 그 비판자들
15장 ‘맞불’이라는 이름의 전차
16장 종착역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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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필리파 풋이 되는) 필리파 보즌켓은 몇몇 사람들끼리만 돌려 보는 정기 간행물에 14쪽짜리 논문으로 출판했던 자신의 수수께끼가 아예 소규모 학술 산업 분야를 개척하고,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논쟁의 출발 신호가 되리라고는 아마 짐작조차 못했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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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필리파 풋이 되는) 필리파 보즌켓은 몇몇 사람들끼리만 돌려 보는 정기 간행물에 14쪽짜리 논문으로 출판했던 자신의 수수께끼가 아예 소규모 학술 산업 분야를 개척하고,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논쟁의 출발 신호가 되리라고는 아마 짐작조차 못했을 것이다.
그 논쟁은 철학 성자(聖者)들의 명단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도덕 사상가들을 끌어들이고(토마스 아퀴나스에서 칸트까지, 흄에서 벤담까지), 우리의 도덕적인 시각 안에 들어 있는 근본적인 긴장들을 포착해 낸다. 우리의 도덕적 직관을 시험하기 위해 철학자들은 폭주 기관차뿐만 아니라 때로는 기괴한 보강 장치들까지 등장하는 훨씬 더 기상천외한 시나리오들을 들고 나왔다. 함정문, 거대한 회전판, 트랙터, 도개교 등등. 보통 기차는 다섯 명의 불행한 사람들을 향해 질주하고 있으며, 독자에게는 그들을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제시된다. 비록 또 다른 사람의 목숨을 대가로 하는 것이지만. _29~30쪽

철학자들은 트롤리의 시나리오들이 실제로 그런 차이를 온전히 담아내고 있는지 논쟁을 벌인다. 하지만 안락의자 철학자들이 고안해 낸 트롤리학은 이제 더 이상 그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윤리학의 이 하위 분과는 여러 학문 분야를 품에 안았다. 그중에는 심리학, 법학, 언어학, 인류학, 신경과학, 진화생물학이 포함된다. 그리고 가장 유행하는 철학 분과인 이른바 실험철학experimental philosophy 또한 선로 위로 뛰어들었다. 트롤리에 관한 연구는 이스라엘에서 인도를 거쳐 이란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에서 이루어졌다.…… 외부인의 눈에는 선로 위의 기차가 연출하는 별난 사건들이 그저 악의 없는 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다. 상아탑의 장기 거주자들을 위한 십자말풀이 퍼즐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실제로 그 사례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들이다. 도대체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_32~33쪽

우리가 기차의 진로를 바꿀 때 엄밀히 말해서 그 뚱보를 죽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의 의도는 단지 그를 기차에 치이게 해서 기차를 멈추게 만드는 것이다. 만일 그 기차가 사람을 친 뒤 정지했는데, 그 사람이 기적적으로 살아서 엄지손가락을 조금 삔 정도 말고는 크게 다치지 않은 채로 어슬렁어슬렁 선로에서 빠져나온다면, 그를 다시 때려죽이려 몽둥이를 들고 쫓아갈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 남자가 기차를 막아 주기를 바랐을 뿐이지 죽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필리파 풋이 지적한 바와 같이, 실제로 기차에 치이는 것은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다. 기차가 어떤 사람과 충돌하게 만드는 것과 그 사람을 죽이는 것을 구분하겠다는 것은 궤변처럼 느껴진다.…… 토머스 네이글Thomas Nagel은 특정 유형의 행위는 “악이 인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점을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반(反)사실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즉, “만일 이러면 어쩔 건가what if” 식으로 물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일 그 루프선 위에 있던 남자가 도망을 쳐 버린다면 어쩔 건가? 네이글은 만일 악한 목적이 인도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이 목표했던 효과가 반드시 뒤따라야 하며, 상황이 바뀌어서 목표했던 바에서 비껴갈 때는 그 일의 수행을 조정할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_103~104쪽

도덕은 예절보다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며, 대개 보편적인 성질을 담고 있다고 여겨진다. 여성 할례, 요즘 불리는 방식대로 말하자면, 여성 생식기 절단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 일이 어디에서 벌어지건 무조건 부도덕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설령 세계의 일부 지역에 아직도 그 관습이 널리 퍼져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비록 우리가 도덕적인 표현을 할 때 보편적인 적용을 의도하기는 하지만, 도덕 관습 역시 예의범절의 관습과 마찬가지로 서로 크게 다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덴마크는 몰타보다 낙태를 불명예스러운 것으로 낙인찍는 경향이 덜하다. 보통의 텍사스 거주자는 사형 제도에 찬성하지만, 메인 주에서는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사형 제도에 반대한다. 동성애는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완벽하게 합법적인 것이지만,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혐오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이상한 쪽은 일부 학자들이 인간은 보편적인 도덕감각을 갖고 태어난다고 주장하면서, 그런 주장을 떠받치기 위해 트롤리학에서 나온 증거들을 인용하곤 한다는 사실이다. _160~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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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 ◈ 트롤리 사유 실험은 왜 중요한가 다섯 사람이 철로에 꽁꽁 묶여 있고 제동장치가 고장 난 폭주 기관차가 돌진해 오고 있다. 신호 조종기를 돌려 기차를 지선으로 보내려는 찰나 뚱뚱한 남자가 지선의 선로에 묶여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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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

◈ 트롤리 사유 실험은 왜 중요한가

다섯 사람이 철로에 꽁꽁 묶여 있고 제동장치가 고장 난 폭주 기관차가 돌진해 오고 있다. 신호 조종기를 돌려 기차를 지선으로 보내려는 찰나 뚱뚱한 남자가 지선의 선로에 묶여 있는 것이 보인다. 다섯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기차의 진로를 바꾸면 그는 죽는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낙태와 태아의 도덕적 지위를 다룬 14쪽짜리 논문(필리파 풋,「낙태 문제와 이중 효과의 원리」)에서 시작된 이 트롤리 사유 실험은 딜레마로 가득한 현실에서 도덕적 직관과 윤리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를 알려 준다.『비트겐슈타인과 포퍼의 기막힌 10분』 등의 철학서와 팟캐스트〈철학 한입〉으로 유명한 영국의 대중 철학자 데이비드 에드먼즈(David Edmonds)는 이 사유 실험이 윤리철학적 공상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일상은 물론 역사적으로 중요한 선택에도 적용되었음을 보여 준다. 윈스턴 처칠, 미국 24대 대통령 클리블랜드, 독일의 유괴범, 인육을 먹은 19세기의 선원 등 이 책에 나오는 흥미로운 일화가 그 사례다. 또한 철학(윤리학) 말고도 인간의 본성을 연구하는 다른 분야의 학문(인식론, 윤리학, 형이상학 등 철학의 하위 분과와 심리학, 경제학, 인지과학, 신경생리학 등)에서 최근에 거둔 성과들을 한데 모아 한 권의 책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이 책은 트롤리 실험의 다양한 변주를 제시하고 중요한 연구 결과와 관점을 적용하여 삶과 죽음, 개인과 집단, 의도와 선택, 공공성과 정의 등의 윤리적 문제들을 쉽게 풀어 나간다.

◈ 철학의 종과 횡, 안과 밖을 꿰뚫다: 아퀴나스부터 실험철학까지, 윤리학에서 신경과학까지

◆ 선로에 묶인 한 남자, 윤리와 정의의 방아쇠를 당기다

‘트롤리학(trolleyology)’이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유명해진 이 사유 실험은 철학자들의 관념적 유희라거나 인위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여전히 철학적 난제로 남아 있다. 예를 들어, 한 명을 살릴지 다섯 명을 살릴지 선택을 하는 것과 다섯 명을 살리기 위해 한 명을 죽이는 선택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와 같이 복잡하고도 미묘한 요소를 지닌 트롤리 문제는 아래와 같은 다양한 윤리적 관점과 방법론을 포괄한다.

?의도적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나 타인의 목숨을 뺏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기방어가 목적이라면 살인이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이중 효과의 원리, 토마스 아퀴나스로부터 출발하여 전쟁 옹호의 주요 논리로도 사용됨).
?인격체는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대우받아서는 안 되며 살인이나 고문 등은 어떤 상황에서도 금지되어야 한다는 절대적인 도덕이 존재한다(이마누엘 칸트).
?‘숫자’가 최우선의 조건이므로 행위의 의도는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벤담의 공리주의).
?어떤 행위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차이가 있는가(피터 싱어).
?행위의 의도는 도덕적으로 의미가 있는가,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가(프랜시스 캠, 토머스 네이글).
?선택을 결정짓는 다양한 변인(성별, 인종, 종교, 인구통계학적 요인 등)에 따른 실험 데이터를 수집하여 일상적 직관을 해체한다(실험철학X-phi).

◆ 도덕 본능은 타고나는 것인가: 트롤리 사유 실험의 놀라운 확장
트롤리 문제에 대한 철학 외부의 관점과 방법론을 차용한 여러 분과의 연구는 인간의 도덕 본능의 근원과 행위를 결정하는 요인을 밝혀내고 있다. 인간의 행위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감정이며(조너선 하이트), 도덕적 딜레마를 처리할 때는 계산이 앞서야 한다거나(조슈아 그린)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나 도덕적 행위를 가져오는 요인이 이성이 아니라 상황이다(콰메 앤서니 애피아) 등의 사회심리학/인지심리학적 관점이 있다. 한편으로는 인간이 도덕적 판단을 내릴 때 뇌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에 착안하여 이를 작동시키고 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연구(신경생리학 등)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인간의 이타성이나 정의감을 어느 정도는 본유적인 것으로 보고 있고, 나쁜 선택을 회피하려는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도 다소 인정하는 것이다. 뇌의 관련 부위를 조작하는 특정한 신경생리학적 실험이나 관련 호르몬을 투여 또는 제거하는 연구 등 윤리학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연구들도 트롤리 사유 실험이 확장된 것이다. 따라서 자연과학 등에서 밝혀내고 있는, 윤리적인 판단과 행위를 결정하거나 제어하는 기제들은 (과학 기술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는 한에서) 도덕적 개선을 위해서도 더 진전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 현실 세계의 트롤리,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사례 1 1944년 6월 13일 새벽 4시 13분, 런던 남동쪽 양상추 밭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이미 5년간 전쟁을 치러 온 영국의 처칠 행정부는 이를 기점으로 인구 밀집 지역 대신 거주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런던 남부 지역에 폭탄이 떨어지도록 독일군 로켓의 오인 폭격을 유도하기 위해 이중간첩들을 동원하여 공작을 벌였다. 이를 통해 인명, 재산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사례 2 1884년 7월 25일 더들리 선장은 선실 보이를 칼로 찔러 살해했다가 나중에는 먹기 시작했다. 몇 달 후 그는 계획적인 살인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폭풍우를 만나 표류하다 식량이 떨어지자 다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몸이 가장 약한 선실 보이를 살해해서 먹었다는 점이 참작되어 동료와 함께 6개월 징역형으로 감형되었다.

첫 번째 사례에서 처칠 행정부의 선택은 최소 1만 명 이상의 인명을 구한 것으로 추정된다.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죽일 것인가를 정치인이 결정하는 이 같은 사례는 전시 상황이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두 번째 사례는 자기방어를 위해 살인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다수를 위해 소수는 희생되어도 좋은가 등의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현실 세계로 나온 트롤리 문제는 개인이 자신의 도덕적 직관에 의해 또는 여러 비합리적 요인에 의해 결정하는 수많은 일상적 선택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의 필수 요소로 인식되는 다수결의 원칙이나 목적과 수단의 상관관계, 개인과 집단의 문제, 사회 정의와 정책 결정의 공정성 문제까지 흔히 부딪히는 도덕적 딜레마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추천사
명료하고, 재치 있고, 아름답게 쓰인 이 책은 읽는 기쁨을 준다. 도덕철학의 입문적인 내용을 제공하면서, 또한 토마스 아퀴나스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위대한 몇몇 도덕철학자들에 대한 매력적인 초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이 책은 윤리학과 새로운 실험적 도덕심리학의 관련성을 주장한다. 대단한 역작이다. _콰메 앤소니 애피아(Kwame Anthony Appiah,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윤리학의 배신』,『세계시민주의』저자)

이 책은 훌륭한 작품이다. 이 책이‘트롤리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서는 안 되지만, 이 책에는 멋진 유머, 호기심 나는 일화들, 그리고 탄탄한 논증이 왁자지껄하게 뒤섞여 있다는 사실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도 좋다. 굉장한 독서의 기쁨을 준다. _필립 페팃(Philip Pettit,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

데이비드 에드먼즈는 여러 가닥의 철학적인 논쟁거리들을 하나의 매력적인 이야기로 엮어 내는 놀라운 솜씨를 지녔다. 이 책은 몇 가지 핵심적인 윤리적 이슈와 철학자들을 다룬 흥미진진한 입문서이다. _피터 싱어(Peter Singer,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죽음의 밥상』저자)

-책속으로 추가-
우리는 정보에 근거한 합당한 반성을 거쳐 자유롭게 결정을 내린다고 믿게끔 스스로를 속이고 싶어 하지만, 점점 늘어나는 실험적 증거들은 대체로 이성은 무의식적인 영향력에 밀려 뒷전으로 물러나 있음을 보여 준다. 확실히 우리의 행동은 이전까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상황주의’에 좌우된다. 즉, 다양한 상황의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 연구 결과는, 성격의 특징은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 즉 용감한 사람은 언제나 용감하고, 인색한 사람은 언제나 인색하고, 동정심이 많은 사람은 언제나 동정심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격을 가한다. 그 점은 정부와 교육 정책에 대해 여러 가지 함의를 갖는다. 아마도 우리는 품성의 함양보다는 조건 형성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앤서니 애피아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을 좀 더 협조적으로 만들거나 혹은 그 반대로 만들고 싶은가요? 사람들의 성격을 좋게 고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느니, 그들 주변에서 기분 좋은 작은 일들이 일어나게 만드는 편이 그들을 협조적으로 만드는 데 훨씬 더 나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_187쪽

사람들이 뚱보를 죽이는 문제를 깊이 생각할 때 전형적으로 일어나는 감정적인 망설임은 두 가지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그린Joshua Greene은 말한다. 첫 번째는 밀착 효과up-close-and-personal effect다. 밀기라는 신체 작용, 즉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근육으로 직접 강한 충격을 가한다는 사실에는 우리를 움찔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요소는 이중 효과의 원리와 멋지게 동조를 이룬다고 그린은 말한다. 우리는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어떤 사람을 의도적으로 해치는 경우를 단지 부수적인 효과로서 그 사람을 해치게 되는 경우보다 더 꺼린다. 이 두 가지 요소는(신체 접촉과 해치려는 의도) “따로따로는 전혀 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것들이 결합되었을 때에는 개별 효과들의 합보다 훨씬 더 커다란 효과를 산출합니다. 약물의 상승 작용과 비슷한 것이죠. 만일 A라는 약물을 복용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B라는 약물을 복용해서 기분이 좋아졌다면, 그 둘을 한꺼번에 복용했을 때에는 그야말로 BAM(진정제와 흥분제를 섞어서 만든 혼합 각성제를 가리키는 속어?옮긴이)이 되는 겁니다!” 신체 접촉 행위와 해치고자 하는 의도가 결합된 뚱보 밀기는 그렇게 감정의 BAM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_199~201쪽

지난 반세기 동안 트롤리학은 윤리학의 근본 쟁점들, 이를테면 우리가 타인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에 관한 결정적인 질문들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탈것’을 제공했다. 필리파 풋이 트롤리 문제를 소개했을 때의 목적은 낙태에 관한 논쟁에 개입하려는 것이었다. 오늘날 트롤리와 비슷한 문제 제기는 전쟁에서 일어나는 행위 유형들의 적법성에 관한 깊은 생각에서 더 많이 등장한다. 처칠의 딜레마, 즉 인구가 덜 밀집된 지역으로 미사일의 방향을 이끌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딜레마는 다른 다양한 형태로 여전히 다시 태어나고 있다. [뚱보]의 진퇴유곡은 의무론적 윤리학과 공리주의 윤리학의 극명한 충돌을 드러낸다.……철학자들은 여전히 합의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그 답이 무엇이건 간에, 육교 위의 뚱보가 처한 이상한 상황이 열쇠인 것만은 틀림없다. 나는 그 뚱보를 죽이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_256~2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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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멀리서 기적소리가 들려온다. 더는 지체할 수 없다. 당신은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날씬한 다섯 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뚱...

    저 멀리서 기적소리가 들려온다. 더는 지체할 수 없다. 당신은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날씬한 다섯 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뚱뚱한 한 명을 희생시키겠는가. 차마 그럴 수 없다면, 당신의 그런 결정이 다섯 명의 삶을 앗아간다면? 눈으로 보지 않아도 당신이 떨고 있다는 걸 난 안다. 스위치를 작동하는 일은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쉽지만 제 아무리 강심장일지라도 떨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열차와 철로, 약간의 사람만 있으면 되는 간단한 설정이 이토록 큰 논란을 낳으리라고 어느 누가 예측이나 했겠는가. 1967년 옥스퍼드 리뷰 지에 처음 <지선spur>의 딜레마가 등장했을 때 눈여겨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 같다. 불과 14쪽의 짧은 분량을 자랑(?)하는 논문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간단한 설정은 다양한 변주를 낳았다. 처음에는 그저 스위치를 눌러 제동장치가 고장 난 열차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이었다. 물론 여기에서도 어떠한 관점을 취하느냐에 따라 선택은 달라지며, 특정 선택이 다른 선택보다 우월하다는 판단은 결코 성립하지가 않는다. 하지만 이후 가정들은 더욱 우리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었다. 사람을 적극적으로 떠밀어 기차 앞에 떨군 경우, 밀지는 않았으나 떨어지려는 사람을 막지 않아 기차 앞에 떨어진 경우, 후자라면 떨어지려는 걸 알았음에도 떨어지게끔 그냥 놔둔 경우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는데 사람이 떨어진 경우 등. 이 다양한 경우들을 정당화하기 위헤 이름만으로도 고개를 끄덕일 법한 사상가들이 거론됐다. 토마스 아퀴나스에서부터 칸트, 벤담, 밀 등이 바로 그들이다. 과연 그들이 살아 있었더라면 이 문제에 엮이길 원했을까. 논쟁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야 할 이론적 토대들은 그러나 서로 너무도 다른 나머지 또 다른 논쟁을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숱한 세월이 흐른 후인 지금까지도 우리는 어떠한 결정이 더 옳다는 식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으니, 어쩌면 이는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트롤리학trolleyology’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을 정도로 격렬했던 논쟁이 일어났던 이유는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설정이 실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한다. 철도에 매인 사람의 예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물론 없을 것이다. 허나 우리가 언제나 최선과 최악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진 않다는 점만큼은 어떠한 가치에 중요도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트롤리학과 닮은꼴이다. 대부분의 경우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라며 차악을 선택하는데, 트롤리학의 설정에서도 그런 경우가 잦다. 결국 선택은 개개인이 어느 가치에 더 중점을 두는가에 의해 다분히 달라진다. 예외적으로 악이 허용되는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는 토마스 아퀴나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칸트,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선택이 최고의 선택이라는 공리주의적 관점, 의도와 결과 사이의 어긋남을 주목하는 학자 등 학문적인 용어까지 떠올려가며 고심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겠지만 대학자들의 주장 중 하나를 택하듯 우린 심오하게 고르고 또 고른다.

    과연 우리는 도덕적으로 떳떳할 수 있을까! 트롤리학의 설정을 고스란히 따를 경우 한 사람을 살리면 다른 한 사람은 죽는 운명의 장난을 피할 수가 없게 된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하나를 택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만 하는데, 내가 택한 것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할 것이고 내가 버린 패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전히 정답이 무어라 나는 말하지 못하겠다. 왠지 이 경우에는 모르는 게 약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존재하는 경우의 수를 아예 인지하지 못한다거나 내가 택한 안에 내포된 부정적인 측면을 전혀 보지 못한다면 시름시름 앓는 일도 없을 거 같다. 물론 몰랐다는 설명이 나의 비도덕적인 선택을 정당화시켜주진 않을 것이다. 사람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만 한다. 물론 알고 적극적으로 행한 경우와 의도치 않았고 몰랐음에도 하다보니 그리 된 경우 간의 가중치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다시금 철로 위에 서 본다. 어린 시절 갖고 놀았던 열차 장난감처럼 세상 일이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 본능적으로 ‘이거다’ 싶은 게 있어 택하고, 그 선택이 언제나 옳다면, 아니 언제나 옳을 순 없겠지만 적어도 그로 인해 누군가가 감당해야만 하는 희생의 무게가 치명적이지만 않았으면 싶다. 지나치게 겁을 먹은 것일 수도 있으나 지금 난 삶이 두렵다. 이제까지 별 생각 없이 해온 선택들이 앞으로 어떻게 나의 발목을 잡을지 걱정이고, 앞으로 해야만 하는 선택 앞에서 망설이다 적기를 놓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우리나라에 마이클샌델 열풍이 불었을 때 <정의란 무엇인가?>를 열심히 읽었었다. 그 가운데 기차의 기관사에 관련된 ...

    우리나라에 마이클샌델 열풍이 불었을 때 <정의란 무엇인가?>를 열심히 읽었었다. 그 가운데 기차의 기관사에 관련된 딜레마가 나온다. 얼마전 인터넷에서 <누구를 구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책을 보고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궁금했지만 읽어보진 않았는데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란 제목을 다시 보면서 후속편인지 궁금했는데 이 책도 같은 문제를 소재로 다루고 있는 책이란 걸 알게 되었다.

    단순히 이 한 사건의 딜레마를 다루고 있는 책인지 알았지만 방대한 철학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철학자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들이나 사상가들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가면서 한데 모였다가 흩어지는 느낌이었다.

    도덕적 딜레마를 보면 그 해답을 내놓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뚱뚱한 남자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공리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 명을 희생해서라도 다섯 명을 살리는 것이 좀 더 그럴싸하게 들린다. 하지만 그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나는 칸트의 의무론적 입장을 좀 더 지지하는 편이다. 정말 칸트가 없었다면 오늘날 인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어떤 근거로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었을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런 딜레마는 해답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어떤 것이 옳은가 기준을 정해보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란 어려운 것 같다. 주관주의처럼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답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뚱뚱한 남자를 죽여도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유 실험들을 통해 우리의 사고를 좀 더 다양하고 단단하게 할 수 있는지는 알게 된 것 같다. 도덕적 딜레마들을 접하면서 일관성 있는 나만의 기준을 만들고 그 해답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는데 이 책은 오히려 생각할 거리 들을 던져주면서도 다양한 도덕 철학들을 알려주고 있어 좋았던 것 같다.

  •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 을 읽고 난 후의 나의 감상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 을 읽고 난 후의 나의 감상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철학 교과서가 이 책이었다면 나의 인생은 달라졌을 것이다!

     

    국사 같이 실존 인물, 역사를 다루는 과목을 좋아하면서도 철학에 흥미를 잃었던 이유는 단 다섯줄을 읽는데 사람 이름(그것도 아주 긴 이름)만 여덟 명이 나오는데 질려서다. 나는 원래 사람 이름에 약하다. 물론 얼굴도 약하다. 얼굴과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해서 이런 사람을 요즘엔 ‘얼굴맨’이라고 부르는 명칭이 있는 걸 보면 나 같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데 위로를 삼는다. 그 이후 나이가 들어 하나둘 철학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나름 기본 수준의 상식을 갖추긴 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철학교과서가 내 스타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국사 교과서처럼 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이 ‘이야기’에 담긴 반면 철학은 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이 똑같이 등장하지만 사상의 ‘나열’이었던 것이다. 원래 이야기를 좋아하는 내게 철학교과서는 재미없는 것이었다.

    반면에 아주 재미있는 제목의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 란 이 책은 아주 묘하다.

    예전에 아주 감명 깊게 읽었던 <정의란 무엇인가>, <왜 도덕인가>를 생각나게 하는 책이면서 그보다 훨씬 재밌다가 어렵고, 그보다 훨씬 가볍다가 무겁고, 반대로 어렵다가 재밌고 무겁다가 가볍기도 하다.

    무고한 다섯 명의 목숨과 뚱뚱한 한 남자의 목숨을 비교하는 문제가 여러 가지 스타일로 제시되며 독자에게 도덕적인 기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처음에는 그저 가볍게 답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어려웠다. 그리고 어느 순간 트롤리학이라고 한 분야가 되어버린 이 문제가 지난 세월만큼 앞으로도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게 하는 수학시험보다 한 문제를 고찰하는 능력을 키워야 제대로 된 수학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철학교과서에서 학파와 철학자들 이름을 줄줄이 나열하는 것보다 수업 시간에 이런 책을 교재로 채택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기에 이런 책으로 부족한 우리의 토론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 ​ 이 책을 읽는 내내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해야했다.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끊임...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해야했다.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끊임없이 사고하고 다시 반문하고, 직관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만 답은 단순하지 않다.


    "당신은 지금 철로 옆에 서 있다. 저 앞에 당신 쪽으로 요란스레 돌진해오는 폭주기관차가 보인다. 제동장치가 고장난 것이 틀림없다. 저 앞쪽으로는 다섯 명의 사람들이 철오에 꽁꽁 묶여 있다. 만일 당신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그 다섯 사람은 기차에 치여 죽을 것이다. 운 좋게도 당신은 신호조종기 바로 옆에 서 있다. 조종기를 돌리면 통제불능의 기차를 당신 바로 앞쪽으로 나 있는 대피선로, 즉 지선으로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젠장,뜻하지 않은 난관이 있었다. 지선 위에도 한사람이 묶여 있는 것이 아닌가? 기차의 진로를 바꾸면 어쩔 수 없이 그 한사람이 죽는다. 자,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트롤리학을 소개한다. 트롤리는 위 질문의 기차-트롤리-이다.

    트롤리학은 윤리학의 한 분야라고 한다.

    트롤리학의 목표는 우리의 강력한 반응을 이해하고 도덕성의 본성에 관해 무언가를 드러내 주는 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고약한 분야이기 하지만, 우리에게 곁가지는 빼고 직선적으로 사고를 요구한다.

    현실세계는 생활 소음과 윤리적 잡음으로 가득 차 있다. 현실 세계의 복잡성은 적합한 도덕적 추론의 특징을 밝혀내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 트롤리 사례는 원리를 뽑아내 적절한 차이를 찾아내고자 고안된 것인데, 그런 작업은 혼란스럽고 왜곡된 음향을 지워 낼 때만 비로소 가능하다.

    위 질문에 대해 우리는 조종기를 조정하여 다섯명을 구하기 위해 한명을 희생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답을 유추할 것이다. 하지만 그 선택은 사람마다 다르다.

    '일반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다분히 공리주의적인 것이다.

    공리주의자가 관심을 갖는 것은 무엇이 최선의 결과를 만드느냐이다. 그 결과를 누가 만드는가, 또는 그 결과가 어떻게 일어난 것인가 등에는 관심이 없다. -127쪽-


    공리주의로 인해 우리가 가진 신념이 위협받을 때는 어찌해야하는가?

    칸트의 견해에 따른면, 인격체는 결코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대우받아서는 안된다. 이것은 그의 '정언명법定言命法'가운데 한 가지 공식으로 가장 분명하게 표현되었다.

    뚱보의 진퇴유곡은 의무론적 윤리학과 공리주의 윤리학의 극명한 충돌을 드러낸다.

    트롤리학은 사유 실험(thought experiment)을 통해 우리의 윤리에 질문을 던진다.


    질문은 여러가지 형태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책에 나온 몇가지 그림을 보자.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불행을 강요할 수 있을까.

    우리사회가 너무도 당연시 여기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트롤리의 사유실험 문제는 마이클 센델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인용하고 있는 사례이다.

    그 책을 마저 읽지 못했는데,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를 읽었으니 다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어봐야겠다.​


    곁가지로...

    이 책의 제목으로 뽑은 뚱보(Fat man)는 트롤리를 멈출만한 거구라는 의미이지 별다른 인격 모독적인 의도는 전혀 없다.

    그래서 어떤 트롤리 사유실험에서는 뚱보 대신에 무거운 가방을 짊어진 사람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   책의 제목을 보면서 왜 이런 제목을 지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데이비드 에드먼즈의 ...

      책의 제목을 보면서 왜 이런 제목을 지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데이비드 에드먼즈의 책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 (이마)는 그런 궁금증과 부제로 나온 '당신이 피할 수 없는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질문'이란 문구에 호기심이 발동해 읽기 시작했다. 머리말에서부터 접하게 되는 처음 듣는 말 '트롤리' 그게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에 대해 궁금증의 크기는 커져갔다. 하지만 1장과 2장을 읽으며 이 책에 전반적인 딜레마에 대해 감이 왔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냐 소수를 위한 다수의 희생이냐에 대한 딜레마...영화에서 본다면 지구 종말 즈음 소수의 특권층만 자신들이 살아갈 공간을 마련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들의 희소성에 때문이기에 이 문제들은 어떻게 그 문제를 다루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고장나 질주하는 전차(트롤리)로 인해 다섯 사람과 한 사람의 사이에서 누구를 살릴지에 대한 문제들은 난감함을 가져온다. 왜 제목이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인지는 책을 읽다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섯을 살리기 위해 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이 올바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하기 어렵다. 그와 관련하여 현실에서 있었던 문제들을 가져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중 효과의 원리', '삼중 효과의 원리' 등의 이론 또한 접하게 된다.

      만약 묶인 사람들 중 내가 아는 사람이 있다면 선택이 과감하며 다른 것을 생각 못하게 될지 모르나 모두 모르는 상태에서 다섯 사람과 한 사람의 목숨은 부담감을 준다.

      <지선> 문제에서는 다섯 사람과 한 사람 중 택하게 된다면 나 또한 소수를 희생할 것이다. 멀리 떨어져 있다면 말이다. 눈에 보일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다면 그 결론은 바뀔지도 모른다. 내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를 살리고 다섯명을 희생시킬지 모르겠다(어떻게 보면 아는 사람 축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책에서 나오는 <뚱보> 문제라면 나 또한 '뚱보'를 다리에서 밀지는 못한다. 그것은 정말 한 사람에게 내가 직접적인 해를 끼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보며 정말 다양한 트롤리 사례가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하나도 고민인데 그곳에서 파생된 상당수의 트롤리 사례들은 골치가 아프다. 하지만 현실에서 마주하게 된다면 아마도 소를 희생시키는 방법으로 실천을 하고 있지 않을까?

      책은 질문으로 끝을 맺는다.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저자와 같다. 트롤리학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리고 갈수록 골머리를 썩게 됐다. 왜 이 문제에 대해 나 또한 놔버리고 싶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책은 역시나 이것저것 고민하게 만든다. 그런데 그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나 또한 장담하긴 어렵다. 리뷰를 마무리 하며 트롤리학이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우리가 알 것 같지만 또 다른 도덕적 딜레마로 가득한 책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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