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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곳이 모두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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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1187756571
ISBN-13 : 9791187756576
아픈 곳이 모두 기억난다 중고
저자 허진석 | 출판사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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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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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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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저자의 다양한 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함축된 언어의 미학을 엿볼 수 있으며, 그 속에 담긴 깊은 사색이 독자를 문학의 세계로 이끈다. 새로운 시선이 돋보이며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시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허진석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타이프라이터의 죽음으로부터 불법적인 섹스까지〉 〈X-레이 필름 속의 어둠〉 〈아픈 곳이 모두 기억난다〉를 썼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브레슬라우 여행 ? 11
슈바르츠발트 - 12
성층권의 황혼 - 14
보덴제 1 - 16
보덴제 2 - 18
Foreign Correspondent - 21
오로라 - 22
옆구리에 대한 궁금증 - 24
키르기스스탄에서 자전거 타기 - 26
어머니의 죽음 - 28
KLM으로 귀국하다 - 29
착륙 - 30
집으로 가는 길에 소설책 읽기 - 32
월식 - 34

제2부
무성영화 - 37
아침마다 - 38
주일 목욕 - 39
연안 부두에서 - 40
중년 1 - 41
중년 2 - 42
집 안의 집 ? 43
영안실 - 44
정전 1 - 45
정전 2 - 46
부고 - 47
스승의 날 - 48
중년의 귀가 - 50
셧다운 - 52
사이보그 - 53

제3부
정오의 달 - 57
좌대 요금 삼만 원 - 58
인왕시장 - 59
루시 - 60
전단지 속 고개 숙인 돼지 - 62
멈춘 시간 위에서 새가 울다 - 64
죄 - 66
고열 - 67
레테 - 68
신경통 - 69
은하수 - 70

제4부
대파?김포 시편 21 - 73
자전거 타는 법?김포 시편 22 - 74
삼성역에서 돌아오다?김포 시편 23 ? 75
들에서 잠을 깨어?김포 시편 24 - 76
공항?김포 시편 25 - 77
문수산 오르기?김포 시편 26 - 79
이제 막 내리는 어둠?김포 시편 27 - 80
가을 논에 나가서?김포 시편 28 - 82
송년?김포 시편 29 - 83
밥?김포 시편 30 - 84
경로당 가는 길?김포 시편 31 - 86
나의 비겁?김포 시편 32 - 87

제5부
극지(極地) - 91
백 년 동안의 고독 - 92
수화 - 96
시카고 블루스 - 98
커다란 방 이야기 - 100
추행 - 102
문밖의 일기예보 - 103
산정의 호수 - 104
류블라니아행(行) - 106
멍투성이 - 108
머리말 - 110
체온을 재다 - 111

해설 이찬 노스탤지어, 탈향과 귀향의 변주곡 - 113

책 속으로

■ 시집 속의 시 세 편 성층권의 황혼 인천에서 이륙해서 석양을 맞으면 태양계의 행성들이 반대편 창에 줄을 선다. 한 겁에 딱 한 번 일렬로 서서 모세의 바닷길처럼 바짝 마른 길을 낸다. 명왕성까지 간다. 오후 일곱 시발 에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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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속의 시 세 편

성층권의 황혼

인천에서 이륙해서 석양을 맞으면
태양계의 행성들이 반대편 창에 줄을 선다.
한 겁에 딱 한 번 일렬로 서서
모세의 바닷길처럼 바짝 마른 길을 낸다.
명왕성까지 간다.

오후 일곱 시발 에어버스,
흑인 승무원이 적포도주를 따라 주는 복도 끝
캄캄한 저곳에서 선명한 그림자 속에서
내려갈 수 없다, 돌아갈 수 없다고 누군가 고함을 친다.
아버지다, 어머니다,

명왕성이다.

가장 먼 그곳에 가 보지는 못했어도
본 사람은 있다.
새벽별 눈에 담은 싯다르타나
저 아래 중앙아시아의 산맥 위를 나는 독수리
얼음과 붉은 대지와 콸콸 흐르는 강산(强酸)의 하천을 노래한다.

아버지가 어머니가 그곳에 살아
나 모르게 죄를 지었다면 인연의 새 사슬을 끌며
아들과 딸과 미처 보지 못한 기억마저 기다리리라.
젊은 부모, 거듭 신혼이 되어
다시 나를 낳을 것이다.

“이봐요, 거긴 사람이 살지 못해.”

바보.
석양 반대편에서 바라보면 저 시퍼런 지구도
숨 붙일 곳
사람이 살 별이 아닌 걸.
죄다 죽어 나가잖아! ***

옆구리에 대한 궁금증

마야 부인의 잠은 아주 얕았으리.
여섯 개 상아를 문 흰 코끼리
오른쪽 옆구리에 드는 것을 보셨네.
룸비니 사라수 그늘 아래
가지를 잡아 고타마를 낳았으니
코끼리가 든 바로 그 자리
오른쪽 옆구리였다니.
그곳이 어디인가,
하느님 아담을 지은 후
배필을 마련하느라 슬쩍
갈빗대 한 자루 떼어 내신 곳
카우카소스에 묶인 프로메테우스가
독수리에게 간을 찢기느라 헐린 곳
거룩한 아드님 십자가 높은 곳에서
창에 찔리어 물과 피를 흘린 자리일세.
토마스는 그 구멍에
손을 넣어 보고야 믿었노라 했으나
애석하여라,
본디 제 옆구리에 새겨진
찰나의 터널을 나중에야 지났을 뿐.
방콕의 황금 부처는 오른쪽으로 누워
이제 막 긴 잠에 드시려는데
비로소 인연이 지상에 흘러
대지를 연 향기로 적시려는가. ***

류블라니아행(行)

내 안에
네가 가득 차
넘치기 직전이다.

나는 외출하고 없다,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네가 책상다리하고 앉아
없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라면을 끓여 먹고 밥 말아 먹고
물도 한 컵 들이킨다.

내 안을 온통 차지하고
언제 떠날지 모르는 네가
싫지 않다.

내 안에 없는 내가
오로지 너를 생각하며
네가 없는 어디에선가
뚫어지게 바라보며
라면을 끓여 먹고 밥 말아 먹고
물도 한 컵 들이킨다.

나는 나의 주민등록지,
내가 없는 내 안의 네가
나일 리 없지만
네가 모로 누워
TV를 보고 졸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이
나는 나고 너도 너고
너와 내가 뒤섞여
퉁퉁 불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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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픈 곳은 언제나 기억 속이다 “허진석의 〈아픈 곳이 모두 기억난다〉는 나날의 삶을 영위하는 일상의 터전 바깥으로 떠났다가 되돌아오는 귀로의 이미지들을 예술적 지력선의 중추로 삼는다. 또한 이 여정의 편린들에는 제 실존의 참된 얼굴을 정직하게 되...

[출판사서평 더 보기]

아픈 곳은 언제나 기억 속이다

“허진석의 〈아픈 곳이 모두 기억난다〉는 나날의 삶을 영위하는 일상의 터전 바깥으로 떠났다가 되돌아오는 귀로의 이미지들을 예술적 지력선의 중추로 삼는다. 또한 이 여정의 편린들에는 제 실존의 참된 얼굴을 정직하게 되돌아보려는 내면적 성찰성의 벡터가 곳곳에서 휘황한 빛으로 번쩍인다. 이는 시집의 앞머리를 장식하는 첫 시편에 나타난 “횡단하는 여행은/매 순간 과거가 되어/풀썩 쓰러지거나/내려놓는다”(?브레슬라우 여행?)에서부터, 시집 뒷자리에 드리워진 “나는 외출하고 없다,/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네가 책상다리하고 앉아/없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라면을 끓여 먹고 밥 말아 먹고/물도 한 컵 들이킨다.//내 안을 온통 차지하고/언제 떠날지 모르는 네가/싫지 않다”(?류블라니아행?)에 이르기까지 수미일관한 짜임새를 이룬다.
그렇다. 저 성찰의 움직임은 “마음이 헤매고 다녀/거리도 크기도 잴 수 없다”(?월식?)라는 도드라진 형세의 제유(提喩) 이미지에 응집된 것처럼, 시인의 타고난 체질로 짐작되는 역마의 감각 또는 이국취향(exoticism)의 감수성에서 기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두서없는 방랑자의 정서나 무책임한 방임 상태를 만끽하려는 자리로 나아가지 않는다. 도리어 우리들 모두의 나날의 삶에 들러붙은 권태와 타성을 바닥까지 훑어보려는 실존적 고뇌의 깊이를 에두른다. 또한 시인이 제 삶을 지탱하는 정주지를 떠났다가 되돌아오는 여로의 과정에서든, 혹은 일상적 삶의 한복판에서 존재론적 비의를 그윽하게 감수하는 경우든, 매한가지의 자취와 흔적을 남긴다. 어쩌면 시인은 시간 여행자의 시선과 감각을 제 삶에서 고스란히 살아 낼 수밖에 없는, 이른바 역마라고 일컬어지는 원초적 기질과 숙명에서 달아날 수 없는 자인지도 모른다.”(이상 이찬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허진석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타이프라이터의 죽음으로부터 불법적인 섹스까지〉 〈X-레이 필름 속의 어둠〉을 썼다. 〈아픈 곳이 모두 기억난다〉는 허진석 시인의 세 번째 신작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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