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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
464쪽 | A5
ISBN-10 : 8920009945
ISBN-13 : 9788920009945
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 중고
저자 켄지 요시노 | 역자 김수림 | 출판사 지식의날개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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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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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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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공정 사회를 말한다! 셰익스피어 희곡에서 배우는 정의『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 뉴욕대학교 로스쿨 헌법학 교수 켄지 요시노가 정의 사회를 실현을 위해 법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통해 밝힌 책이다. <티투스 안드로니쿠스>와 미국의 아프간전쟁을 연결시키는가 하면,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곤란한 상황을 능숙하게 피해가는 변호사 포샤를 재조명한다. 그 외에도 지혜로운 판사의 자질, 모든 증거를 압도해 버리는 시각적 증거, 자발적으로 권력을 포기하는 지도자 등의 주제를 흥미로운 셰익스피어 희곡과 함께 특유의 재치 있는 문체로 풀어내어 정의에 대하여 유쾌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저자소개

저자 : 켄지 요시노
저자 켄지 요시노는 뉴욕대학교 로스쿨 헌법학 교수.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예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전공 분야는 헌법, 차별금지법, 법과 문학 등이다. 그리고 2011년 하버드대학교의 최고의사결정기구 중 하나인 하버드 감시이사회(Harvard Board of Overseers)의 멤버로 선출되었다. 그리고 〈컬럼비아 로 리뷰The Columbia Law Review〉, 〈스탠퍼드 로 리뷰The Stanford Law Review〉 등 저명한 학술지에 연구물을 발표했고, 유력지에 칼럼을 게재하는 등 활발한 연구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2006년 랜덤하우스에서 출간된 《커버링Covering: The Hidden Assault on Our Civil Rights》이 있다. 세련된 문체와 특유의 유머가 담긴 이 책은 출간 당시 〈뉴욕 타임스〉, 〈오프라 매거진〉 등에서 찬사를 받았다.

역자 : 김수림
역자 김수림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전)법무법인 새빛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현재 두산 매거진 산하 GQ의 에디토리얼과 그 외 다수의 광고 사진을 진행하고 있는 R2 studio의 Creative Director로 재직하고 있다. 또한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예술 및 인문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 《아이폰 사진스쿨》, 《로맨틱 여행지 100곳》, 《달라이라마 평전》 등 다수가 있다.

목차

프롤로그

제1장 아프간전쟁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진실
- 티투스 안드로니쿠스 Titus Andronikus
제2장 스캔들에 대처하는 변호사의 자세
- 베니스의 상인 The Merchant of Venice
제3장 지혜로운 판사의 자질을 논하다
- 자에는 자로 Measure for Measure
제4장 피가 묻은 장갑은 심슨의 손에 맞지 않았다
- 오셀로 Othello
제5장 헨리 5세와 조지 W. 부시
- 헨리아드 The Henriad
제6장 권선징악은 현실에 존재하는가
- 맥베스 Macbeth
제7장 완벽한 정의 실현을 꿈꾼 지식인
- 햄릿 Hamlet
제8장 정의의 한계와 죽음
- 리어 왕 King Lear
제9장 권력의 정점에서 은퇴를 선언하다
- 폭풍우 The Tempest

에필로그

책 속으로

<티투스>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눈에 대영 제국 절정기라 할 수 있다는 빅토리아 시대보다는 파란만장한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 딱 어울리는 연극으로 보이기도 한다. 우리가 어수선한 시대에나 어울리는 연극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자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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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투스>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눈에 대영 제국 절정기라 할 수 있다는 빅토리아 시대보다는 파란만장한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 딱 어울리는 연극으로 보이기도 한다. 우리가 어수선한 시대에나 어울리는 연극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자명하다. 우리 시대의 모습이 결정적인 면에서 셰익스피어의 시대, 바로 엘리자베스 1세가 영국을 다스리던 때의 모습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허울뿐인 법치주의. 그것이 바로 엘리자베스 1세 시대와 우리 시대가 공유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강력한 정부 없이 시작된 세계화의 물결은 우리를 셰익스피어 시대의 사람들과 같은 처지로 만들어 버렸다. 테러리스트가 탄 비행기가 도심의 마천루로 돌진한다고 생각해 보자. 나약한 국제사법기구의 결정에 복종할 것인가, 자력 구제에 나설 것인가? 선택은 고스란히 우리 몫이다. 이미 말했다시피, 본능에 충실한 선택은 일제히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본능에 쉽게 굴복한 자에게 남는 것은 재앙뿐이다.
-p.19-20 ‘제1장 아프간전쟁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진실’ 중에서

<베니스의 상인>은 법에 통달한 자는 이를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했다. 우리는 사사로운 복수의 충동을 잠재우기 위해, 모든 무력행사에 대한 독점권을 국가에 이양하는 법치주의에 순응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국가가 권력을 남용할 때는 자기 자신을 제 힘으로 지켜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여 우리는 성문법 원칙을 고수하고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법 적용을 빙자한 국가의 권력 남용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말 그대로 ‘사람에 의한 통치가 아닌, 법에 의한 통치’를 지향하는 것이다. 하지만 강물 전체를 흐리는 미꾸라지 같은 작자는 언제나 있는 법이다. 놀라울 정도로 능수능란한 궤변으로 법리를 조작해 자신의 배만 불리는 약삭빠른 자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변호사는 바라보는 사람들의 불신 가득한 눈초리에는 말만 번지르르한 이런 협잡꾼들을 저어하는 마음이 묻어 있다.
-p.64-65 ‘제2장 스캔들에 대처하는 변호사의 자세’ 중에서

<자에는 자로>에서 셰익스피어는 ‘중용’이야말로 이상적인 잣대라는 자신의 철학을 은근히 내비친다. 셰익스피어는 이 희곡에서 기준 없는 관용만 있는 사회와, 법문을 자구에만 충실하게 해석한 나머지 관용의 여지가 전혀 없는 사회의 예를 차례로 보여 준다.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살고 싶지 않을 사회를 가감 없이 그려 낸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 역사에 길이 남은 대문호는 지혜로운 판결을 내리는 비결을 이미 알고 있었다. 판사의 자질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자에는 자로>에 드러난 그의 철학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관용’과 ‘법치주의’란 상행의 가치 중 어느 하나만을 극단적으로 신봉하는 ‘잣대’로는 우리 사회를 통치할 수 없다. 지혜로운 판결에는 직감에서 나오는 판단의 유혹을 뿌리치고 중용의 도를 걸어가겠다는 단호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p.117 ‘제3장 지혜로운 판사의 자질을 논하다’ 중에서

우리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더 이상 사실을 확정해 주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거의 모든 사실 규명이 인간의 손으로 이루어지고 있단 말이다. 우리는 더 이상 뜨거운 석탄을 옮겨 결백을 증명하거나 우리를 고소한 사람과 결투를 벌여 시비를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판사나 배심원들이 사실관계를 명쾌하게 밝혀 줄 것이라 굳게 믿는다. 하지만 우리의 이 믿음은 과연 온당한 것일까? 혹 이성의 상아탑을 쌓았다 자부하는 금세기에도 <오셀로>에서와 같은 비극이 빚어질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닌 게 아니라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이를 실증하기 위해 나는 이 장에서 <오셀로>와 1995년에 열린 한 재판을 비교해 보기로 했다.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O. J. 심슨 재판 말이다. 오셀로와 O. J. 심슨이 둘 다 흑인이란 단편적인 공통점이 이런 조합의 선택 이유는 아니다. 그보다는 두 재판 모두 물적 증거가 다른 모든 증거를 압도해 버린 재판이란 점 때문에 이 둘을 연관 지은 것이다. 심슨 재판에서 모든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물적 증거는 ‘피로 얼룩진 검은 장갑’이었다. ‘딸기 무늬’가 있는 흰 손수건 대신이랄까. 배심원들은 심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진상조사위원들이 한데 모여 진실을 규명하는 방식이 ‘시각적 증거’가 불러일으키는 편견에 얼마나 취약한지 몸소 보여 주었다.
-p.167-168 ‘제4장 피가 묻은 장갑은 심슨의 손에 맞지 않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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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세계가 사랑하는 최고의 작가 셰익스피어 그의 희곡에서 공정한 사회의 답을 찾다! 2012년 대한민국은 ‘정의’에 목말라 있다. TV 드라마의 소재 역시 공정함을 부르짖고, SNS에서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폭로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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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사랑하는 최고의 작가 셰익스피어
그의 희곡에서 공정한 사회의 답을 찾다!


2012년 대한민국은 ‘정의’에 목말라 있다. TV 드라마의 소재 역시 공정함을 부르짖고, SNS에서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폭로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공정 사회, 정의라는 개념이 절실해진 것은 아마도 현재 우리나라에 공정함이 부족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렇다면 모두가 염원하는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이미 정의에 대해 다루었지만 그렇게 심오하고 어려운 철학적 논쟁을 통해서는 보통 사람들이 정의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켄지 요시노의 이 책은 바로 이런 문제를 멋지게 해결하고 있다.

시대의 화두 “정의”, 셰익스피어 무대에 서다!

세계가 사랑하는 작가 셰익스피어 역시 그 당시에 현대에도 풀지 못하는 수많은 정의에 관한 담론들에 대해 고민했고, 그의 희곡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온 세상에 널리 퍼뜨렸다. 《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의 저자인 뉴욕대학교 로스쿨 헌법학 교수 켄지 요시노는 셰익스피어 희곡에 나타난 사건들과 현대사회의 난제를 연결시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도발적인 담론을 제시한다.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한 도발적인 담론!

테러리스트가 탄 비행기가 도심의 마천루로 돌진한다고 생각해 보자. 나약한 국제사법기구의 결정에 복종할 것인가, 자력 구제에 나설 것인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세계인의 머리에 각인된 9?11테러가 떠오를 것이다. 켄지 요시노는 철저한 개인의 복수를 다룬 셰익스피어의 비극 <티투스 안드로니쿠스>와 미국의 아프간전쟁을 연결시킨다. 이 장에서 법치주의가 확립되기 이전 개인들이 사사로운 복수를 해야만 했던 엘리자베스 1세 때와 현대 사회가 공유하는 불편한 진실이 ‘허울뿐인 법치주의’라고 꼬집어 이야기한다. 그리고 개인의 본능에 따라 복수극을 펼친다면 남는 건 (희곡에서처럼) 피와 먼지뿐이라고 경고한다.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곤란한 상황을 능숙하게 피해가는 (위장) 변호사 포샤를 재조명한다. 포샤는 지금까지 바람직한 변호사의 전형으로 비춰졌으나 법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로 만들어 버린 오점을 남겼다. 이처럼 세 치 혀로 법치주의라는 강물을 흐리게 만드는 미꾸라지 같은 변호사로 미국의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을 언급한다. 세기의 스캔들에 휘말렸을 때 전직 변호사 출신답게 오로지 자기에게 유리하게 법률 해석을 했던, 부끄러운 줄도 몰랐던 대통령 말이다.
그 외에도 지혜로운 판사의 자질, 모든 증거를 압도해 버리는 시각적 증거, 자발적으로 권력을 포기하는 지도자 등의 주제를 흥미로운 셰익스피어 희곡과 함께 특유의 재치 있는 문체로 풀어내면서 독자를 정의에 대한 유쾌한 담론에 합류시킨다.

그렇다면 셰익스피어 희곡에서 배우는 정의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복잡한 세상만사가 다 담겨 있다. 물론 아무리 셰익스피어라도 우리의 ‘모든 딜레마’에 답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꽃송이’ 하나의 항변이라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셰익스피어의 가르침을 ‘방향키’로 삼아 공정 사회를 향해 꾸준히 ‘항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는 흥미로우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앞서 살펴보았듯이 헨리 4세는 병상에서 “그러니까 해리야, 불안한 민심을 외정에 돌려 여념이 없도록 하여라.”란 유언을 아들에게 남겼다. <뉴욕 데일리 뉴스>는 2003년에 실은 기사에서 헨리 4세의 이 의미심장한 조언을 인용하며 부시 대통령을 풍자했다. “올해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셰익스피어 공연은 어물쩍 왕위를 계승한 가문의 대한 의혹의 눈길을 해외로 돌리기 위해 애먼 타국을 침공한 한 나라의 지도자에 대한 이야기다. 조지 W. 부시 이야기냐고? 아니다. 헨리 5세 이야기다.” 런던 <옵서버>지도 부시의 포퓰리즘을 겨냥해 따끔한 한마디를 던졌다. “셰익스피어 연극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바로 <헨리 5세>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전투 전날 밤 광경이다. 이 밤에 현대에도 시사성 있는 화두를 던진 한 촌부가 있었다. 미덥지 않은 명분을 내세워 해외 원정에 나섰다는 자격지심 때문이었을까? 변장을 하고 병사들 틈에 섞여 든 일국의 국왕은 일개 별사의 한마디에 진땀을 흘리며 구구절절 변명을 한다. 병사의 일갈은 이랬다. ‘원정의 동기가 옳지 못하다면, 왕은 굉장한 청산을 해야 할 게야.’”
-p.272-273 ‘제5장 헨리 5세와 조지 W. 부시’ 중에서

<햄릿>을 통해 우리는 왜 현실 사회의 정의 구현에 매진하는 사람들이 때로 지식인들을 탐탁지 않아 하는지 그 이유를 깨닫게 된다. 현실 사회를 관조하는 지식인들 덕에 이상적인 정의에 대해 숙도해 볼 기회가 생기는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상에만 얽매인 사고로는 현실을 담보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맥베스>에서 ‘몽상적 정의’가 자연의 이치에 따라 절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는 논의를 살펴보았다. 셰익스피어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햄릿>에서는 ‘몽상적 정의’에 대한 한층 더 고차원적인 시각을 피력한다. 바로 완벽한 정의만을 고집하는 반대자가 사회에 막대한 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역설 말이다. 서정적인 복수 비극 <햄릿>의 이면에는 현실과 유리된 몽상가들의 위험성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숨어 있다.
-p.321 ‘제7장 완벽한 정의 실현을 꿈꾼 지식인’ 중에서

자, 이제 케케묵은 역사 이야기는 그만두고 오늘날을 돌아보자. 과연 우리 시대에 킨킨나투스, 프로스페로, 워싱턴의 현신이라고 이를 만한 사람이 존재하는가? 슬프게도 딱히 떠오르는 이가 없다. <폭풍우>가 제국주의를 풍자한 우화라는 전제하에, 나는 식민지에서 독립한 나라들을 연구하고 있는 동료 학자들에게, 식민지 개척자가 자발적으로 식민지 통치권을 포기한 사례가 있는지 물었다. 독립 전쟁이나 조약 때문에 독립을 허여한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단 한 건도 없다는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미국 국내 상황만 놓고 본다면, 헌법상의 제약이 대통령의 야망을 억제하는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제심을 발휘할 필요도 기회도 없다. 하지만 그러한 제약이 없는 영역에서, 진정으로 이타적인 포기나 단념의 사례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요즘 세상에 권력자가 내뱉은 ‘이제 물러나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습니다.’란 발언은 ‘직위를 위협하는 스캔들에 휘말렸습니다.’란 말의 에두른 표현일 공산이 크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초라한 단상이다.
-p.428-429 ‘제9장 권력의 정점에서 은퇴를 선언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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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셰익스피어. 그가 만들어낸 작품 속의 다채로운 인물을 통해서 정의를 말한다.어떤 행위가&n...
    셰익스피어그가 만들어낸 작품 속의 다채로운 인물을 통해서 정의를 말한다.어떤 행위가 올바른 행위인지에 대해 고민한다이것이 바로 문학의 힘이다알랭 드 보통이 설교보다도 못하다고 했었던 문학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라가 아닌 이것이 인생이다를 발견한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의 필연적인 복선을 따라가지 않겠다고 약속한다셰익스피어 희곡 속. 그들이 느꼈을 고뇌를 오롯이 받아내도록 노력한다희곡은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다저번에 읽었던 아서 밀러의 희곡그리고 프리드리히 실러의 희곡괴테의 희곡. 이들은 인간에 대한 많은 생각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켄지 요시노의 <셰익스피어정의를 말하다>는 현실 공간을 이루고 있는 사회에 걸쳐서까지 희곡에서 이야기하는 교훈들의 적용을 시도한다특히법을 전공한 저자의 프레임을 통해 정제된 이야기는 기존에 셰익스피어의 문학론에 대한 반론까지 제기할 수 있을 만큼 논리가 튼튼하다.
     
    햄릿에 대한 몽상적 정의라는 이론완벽한 정의완벽한 복수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들어보면 햄릿이 지금껏 니힐리즘에 빠져있다거나. 극단을 회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상황을 미루었던 것이 아니라 좀 더 결정적인 증거를 잡아내고그리고 아버지가 겪은 고통을 확실히 되돌려주기 위한 복수의 방법을 위한 고의적이면서도 아주 치밀한 과정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 외에도 여러 장에 걸쳐 각 작품에 대한 해설에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그리고 그것을 표현해낸 문학작품의 제목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연상되었다. 어두운 상황 속에서도 중용을 추구하자는 셰익스피어의 가르침 덕분에 장정일의 책에서 배웠던 가르침이 살짝 흔들리기도 했다.
     
    사람이라면 자신이 추구하는 성향을 명확히 설정해야만 한다는 장정일의 가르침은 단호해서 좋았었다물론이것의 속뜻은 정치성향은 명확하게 하되 사람을 대할 때 중용을 생각하며 대하자는 이야기겠지만, 거기에서 더 나아가 정치성향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중용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다면 훨씬 유연한 모습이 아닐까 상상해봤다.
     
    한편클린턴의 성 추문 사건의 진행 과정과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는 그의 말장난 식의 변명을 보고 있으니지난 대선 시기 불거졌던 BBK사건을 무사히 빠져나갔던 방법주어가 없다.”는 문장이 자연스럽게 뇌리에 떠올랐다
     
    그리고 올림픽 여자 펜싱 에페 4강전에서 신아람 선수에게 내려진 영겁의 1초에 대한 안타까운 심판판정그리고 협회의 권위 때문에 번복되지 않는 판정을 보면서 법치의 모순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무어인 오셀로에 대한 편견을 비판한다. 왜냐하면, 손수건에 내포된 속뜻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무어인처럼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수건이라는 시각적인 증거는 무어인만을 미치게 한다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적인 설정은 앵무새 죽이기의 폴 로빈슨에게 부과된 억지스런 누명을 생각나게 했다.
     
    템페스트의 마법사 프로스페로가 인지하지 못했던 식민주의 시각도 섬뜩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자유롭게 살았던 원주민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 작은 섬을 지배한 프로스테로는 그에게서 자유를 뺏은 침략자가 틀림없이 때문이다.
     
    그나저나 리어왕의 셋째 딸. 코델리아는 참으로 마음에 드는 여인네다.
  •     어렸을 때 참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만, 사실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 제가 고른 책이라기 보다는 ...
     
     
    어렸을 때 참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만, 사실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 제가 고른 책이라기 보다는 물주(?)이신 엄마의 취향이 백분 반영된 레퍼토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하면 청소년들이 보통 읽지 않을 법한 책들을 주로 읽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동화책을 읽은 기억보다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고전문학집이 떠오르는데요, 그래서 (도대체 어째서 어린이들에게 "권장하는지" 잘 모르겠는) "테스"라던가 "죄와 벌" 혹은 단테의 "신곡"이나 "분노의 포도" 등을 너무 어린 나이에 읽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대단히 간소화된 에디션이었지만 그래도 확실히 이해하기는 무리더라고요.
    아마도 이러한 이유 때문인가, 어렸을 때 가장 재미있었던 책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역시 청소년을 위한 (셰익스피어의 원작처럼 극 형식이 아닌 소설처럼 풀어쓴) 에디션이었는데, 아직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희곡은 "말괄량이 길들이기"랍니다. 책장이 너덜너덜해질때까지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출생부터 죽음까지 베일에 싸인 신비한 존재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는지는 수 많은 미스테리에 둘러싸여 있지만, 문학 역사에 있어서 그만큼이나 독보적인 존재로서 한 획을 그은 사람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백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끊임없이 연구되며 회자되는 것이겠지요.
     
    오늘 소개할 책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법과 문학"이라는 서로 상극의 관계에 서 있는 두 분야를 연결하고자 하는 대단한 시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를 함께 만나보시죠.
     
     
     
     
     
    셰익스피어 매니아가 소개하는 셰익스피어의 정의
     
    이 책의 저자 켄지 요시노 교수는 스스로를 "셰익스피어의 광팬"이라고 선언합니다 (8 페이지). 영문학을 전공한 뒤 로스쿨로 진학한 뒤에도 문학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못하고 고민하던 그는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단지 하나의 "문학"이 아니라 심오한 법적 체계를 가지고 있음을 직감하고 논문 주제로 채택하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스팩터클" 주제는 문제도 많고 탈도 많은지라 그가 가야할 길은 상당히 어렵고 무모해보일 수 밖에 없었지만, 마침내 그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해보일 수 있었고, 그 결과가 바로 "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이 그의 논문과 어느정도 관련이 있는지는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잘 알 수 없지만, 정확한 인용구와 형식, 그리고 색인 등을 참고할 때 아마도 상당수 논문의 내용과 일치할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는 총 9장동안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현대의 주요 사건 혹은 논제들을 연결시켜 소개합니다. 오제이 심슨 재판이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지난 몇 십년 동안의 스캔들과 셰익스피어의 작품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하는 것은 처음에는 의아한 일입니다만, 저자가 제시하는 퍼즐을 하나하나 맞추어나가다 보면 정확하게 맞물려가는 두 개의 스토리에 깜짝 놀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셰익스피어는 마치 세상의 이치를 꿰뚫어본 사람처럼 사람들의 심리와 갈등 그리고 그로 인한 사건을 묘사하고 있는데, "세상의 모든 것은 순환한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그의 작품은 실제 사건들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통찰력과 날카로운 관찰력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또 다른 가치 반열에 올려두는 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즐거운 것은 역시 셰익스피어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입니다. 스스로를 셰익스피어의 광팬이라고 부를 정도로 셰익스피어 작품세계에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열정을 투자한 그는 (작품이 잘 알려진 것에 비해 대부분) 미궁에 빠져있는 셰익스피어 문학에 대한 다양한 증거와 의견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각 장마다 친절하게 작품의 줄거리와 골격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셰익스피어 작품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무리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습니다. 특히 "티투스 안드로니쿠스"나 "자에는 자로"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보다 자세하게 그 줄거리와 등장인물이 설명되어 있어 원작을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충분히 실제 사건과의 연계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In a parallel world
     
    "지금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어딘가에 이 세계과 똑같은, 하지만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라는 주장은 이미 수많은 미스테리와 사이언스 픽션 영화 혹은 소설 등에 즐겨 등장하는 테마입니다. 심지어는 나와 같은 사람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며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도플갱어 미신 역시 유럽 등지에서는 널리 퍼져 있을 정도니까요.
     
     
     
     
    흔히 셰익스피어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그의 과장섞인 문체와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들, 공감하기 힘든 줄거리라던가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지 못한 전개를 주로 이유로 꼽으시는데요, 이 책을 읽다보면 셰익스피어의 작품 가운데 가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추악한 장면들이 등장하는 것이 결코 과장도, 거짓도 아닌 것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셰익스피어야 말로 프로이트 이전 이미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보던 대단한 심리학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저자는 효과적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의 등장인물들과 현존하는 인물들의 상관관계를 설명합니다. 우리가 연극 속에서만 만나던 다소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우리의 삶에서 쉽게 발견될 수 있는 "실존하는 인물"들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평행세계"를 통해 우리는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판단의 오류와 잘못된 전개가 어디 있었느냐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명쾌한 해석과 열린 질문
     
    프로이트가 다소 도발적인 이론과 발언으로 인간의 추악한 본질에 대해서 설명하려 했다면, 셰익스피어는 상당히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프로이트는 엄청난 반대와 비판 그리고 질타를 평생 짊어지고 가야 했지만, 셰익스피어는 그와는 상반되게 제대로 신분이 밝혀지지도 않은채로 전 세계 인류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요.
     
    그 진위가 어떻던지간에 자신이 결국은 추악한 괴물이며,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을 즐겁게 듣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막장드라마"들은 그 수위가 높을 수록 더욱 더 큰 관심을 받게 됩니다. 결국 사람은 "공감하는 것"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보이게 되기 마련인데, 말하기도 거북한 막장 드라마의 내용에 몰입한다는 것은, 그것을 공감하고 있다고 바꾸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간교한 하인의 술책에 넘어가 무고한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한 오셀로나 마녀들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맥베스 부부가 흥미로운 것은 강도의 차이가 있지만 그것이 어느정도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성격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책은 "확실히 이렇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읽은 뒤 그 내용을 다시한번 되짚어보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줍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저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증거제시와 연구 발표를 토대로 한 풀 (Pool) 안에서 우리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것이죠.
     
     
     
    논문 주제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도발적인 주제 "셰익스피어와 정의의 상관관계"는 이 책을 통해 충분히 검증되고 독자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짐으로서 다른 사람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근래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제본이나 종이의 품질이 뛰어난 책이랍니다. 중요하지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임에는 분명하니까요. 권말에는 저자가 제시한 문헌들이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어 조금 더 심도있는 분석을 원한다면 참고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러한 문헌 리스트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영문으로 되어있어 우리나라에 해당 문헌이 번역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는 것이네요.
     
    책을 읽는 내내 어렸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어릴 때라 그런가 셰익스피어의 작품 안에서의 권선징악이 실제 생활에도 통용되는 것이라고 믿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악의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살해하면 분명 자신의 죗값을 치루게 된다는 확신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무법이 활개를 치고 억울한 사람들이 감옥에 들어가는가 하면 천인공노할 악당이라도 돈이나 연줄로 죽는 날까지 호위호식하며 살기도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셰익스피어의 세계에 열광하는 것은, 어쩌면 그의 작품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게 제시할 수 있는 법학적인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 아닐까요.
     
  • 흔히 셰익스피어를 이야기할 때 인용되는 문구가 바로 "우리는 그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영국인의 자부심이 담긴 한 문장...
    흔히 셰익스피어를 이야기할 때 인용되는 문구가 바로 "우리는 그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영국인의 자부심이 담긴 한 문장이다.
    이 말이 전혀 과장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어느 정도는 진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세계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읽혔고, 읽히고 있고, 또 읽히게 될 것이란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에 얽힌 스캔들, 의혹들이 끊이지 않는 점만 보아도 그가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한 때 그는 자신에 차다못해 오만하게 보일 만큼 스스로의 재능과 문장,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지녔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생전에 그만큼 크게 성공한 작가가 적었을 뿐 아니라, 그가 일으키는 풍운의 바람이 오래, 강력하게 지속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의 자신감을 크게 드러내는 것이 <소네트>집에 담긴 글에서 엿볼 수 있는 태도다.
    "인간이 숨을 쉬고 볼 수 있는 눈이 있는 한, 이 시는 살고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
    인간이 존재하는 한, 자신의 작품이 영원할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한다.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밖에 이야기 할 수 없는 자신감이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큰 변화를 보였던 모양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 조금 의미가 다른 것 같기는 하지만 셰익스피어는 그런 겸손함도 배웠던 것으로 보인다.
    후기의 작품인 '템페스트'에서 셰익스피어의 투영으로 보이는 프로스페로의 태도는 대범하며, 겸손하고 또 때를 알고 높은 자리에서 내려올 줄 아는 현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의 천재적인 재능 뿐 아니라 그러한 태도와 지혜, 그리고 결단과 실천에서 매력을 발견했던 것이 아닐까.
     
    이 책에는 9개의 희곡이 담겨 있다.
    낯익은 작품도 보이고, 티투트 안드로니쿠스나, 자에는 자로, 헨리아드와 같이 낯선 작품도 있다.
    특이한 점은 작품에 대해 문학적인 해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법'과 '정의'의 적용이라는 기준을 적용해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학 작품이 선례가 되어 인간의 법과 정의에 대한 판단에 기준이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책이 시작된 셈이다.
     
    단순히 아름다운 문장과 매력적인 표현, 놀라운 묘사만을 셰익스피어 작품의 가치로 알고 있던 내게는 조금 충격적이기도 했던 책이다.
    그가 이야기 속에 담고 있는 또다른 이야기들.
    정의와, 아름다움, 인간의 가치에 대한 고심과 고뇌를 엿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시대가 셰익스피어를 낳았고, 셰익스피어는 시대를 낳았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물론 이 책에 담긴 해석들이 정말 셰익스피어가 그렇게 생각하고 또 의도했던 바대로 해석된 것이라는 확언을 하기는 어렵다.
    어쩌면 그보다 더 깊은 의미가 담겨있을지도 모른다.
    세계와 시대를 매료시키는 그의 문장, 그의 작품이 풍기는 묘한 힘.
    이 책을 읽기 전에 '티투스 안드로니쿠스'와 '자에는 자로', '헨리아드'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은 마침 가지고 있어 읽어볼 수 있었다.
    다른 책들은 최근에는 출간도 되지 않고 '헨리 아드'는 책을 읽어보고서야 '헨리 5세'라는 것을 알았다.
     
    읽어보지 않았던 세 작품을 찾아 읽어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저자가 발견했던 것을 나 역시 발견할 수 있을지 다시 확인해봐야겠다.
    훌륭한 작품을 바르게 읽어내지 못하는 것이 참 부끄럽다.
    수박 겉핥기식에 그치는 읽기란 얼마나 비참한가.
     
    다음에야 말로 그저 놀람에 그치지 않는 그런 자신에 찬 태도로 셰익스피어와 마주하겠다.
  • 셰익스피어에 관심은 많은데 사실 그의 작품이나 공연을 본 기억은 몇 번 안 된다. 더군다나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회자...
    셰익스피어에 관심은 많은데 사실 그의 작품이나 공연을 본 기억은 몇 번 안 된다. 더군다나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정의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고 해서 셰익스피어와 정의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리고 그의 작품 속에서 정의를 어떻게 풀어내고 있을지가 무척 궁금했던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다. 비록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실제로 마치 공연을 관람하는 듯 무대가 연상되며 그 무대위에서 배우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하는 장면이 머리 속에 연상된다. 배우들이 내뱉는 말들이 정말 실감이 날 정도이다. 정의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제쳐두고라도 그의 작품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이 생겼다. 그의 작품들을 하나 하나 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이 책을 통해서 들게 된 것 같다. 뜻밖의 수확이라고나 할까.
     
    전혀 연관이 없었던 것처럼 보였던 그의 작품들과 정의의 관계, 처음엔 그저 정의에만 초점을 맞춰 그의 작품안에서 정의가 어떻게 표현되고 있나만 들여다볼 생각으로 읽게 된 책인데 예상치못한 매력에 빠져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소 딱딱하고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흥미를 느끼며 금새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정의란 도대체 어떤 걸까? 그의 작품 안에서는 자비는 자비로 갚아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똑같이 보복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식의 보복 장면은 역사에서도 종종 살펴볼 수 있다. 이럴 때 정의가 살아있었다면 과연 그런 피비린내나는 살육이 존재했을까? 법치를 통해 이런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은데, 과연 그런지 한편으로는 의심스럽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는 법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을텐데 오늘날 우리 사회를 보면 법치주의이지만 그 속에 정의가 살아숨쉬지 못하고 있음을 느낄 때가 많다. 과거 시대에서 법으로 정의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했다면 현대 사회에서는 정의를 위한 새로운 것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지간에 그것으로 정의가 지켜질 수 있었으면 한다.
     
    아무튼 공정한 사회와 정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던 동시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한발 더 다가간 듯하여 그의 작품들을 얼른 더 만나봐야겠다는 생각뿐이다.


  • 인문학이 우리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 중에, 목전의 현상을 해석하는 다양한 프래임의 제공을 들 수 있을 터인데, 우리의 삶을 개연성 있는 허구로 구성하여 삶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는 것이 문학이라면, 법원리와 법철학이라는 도구로 문학과 같은 가공된 사실 속에서 삶의 보편적 진리에 수렴할 수 있는 지 의문을 갖게 된다. 만약, 이를 긍정한다면 셰익스피어 작품을 관통하는 법철학적 주제들을 찾게 될 터인데, 고전급 텍스트에서 항상 언급하는 보편적 주제인 법 현실이 자연법적 정의를 충족하는지의 문제가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취급됨을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서 현실의 사안과 대비하여 흥미로운 법적 문제들이 발견되기에 살펴보려 한다.   ...
    인문학이 우리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 중에, 목전의 현상을 해석하는 다양한 프래임의 제공을 들 수 있을 터인데, 우리의 삶을 개연성 있는 허구로 구성하여 삶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는 것이 문학이라면, 법원리와 법철학이라는 도구로 문학과 같은 가공된 사실 속에서 삶의 보편적 진리에 수렴할 수 있는 지 의문을 갖게 된다. 만약, 이를 긍정한다면 셰익스피어 작품을 관통하는 법철학적 주제들을 찾게 될 터인데, 고전급 텍스트에서 항상 언급하는 보편적 주제인 법 현실이 자연법적 정의를 충족하는지의 문제가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취급됨을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서 현실의 사안과 대비하여 흥미로운 법적 문제들이 발견되기에 살펴보려 한다.
     
    우리는 흔히 일정한 현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있다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우리가 현상을 통하여 얻게 되는 경험은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사고와 자세를 형성해온 일정한 틀을 전제로 한다. 즉 우리에게 인식되는 정보와 인식의 틀이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이 동원할 수 있는 프래임이 많을수록 보다 입체적으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으며 반성과 오류의 수정가능성도 증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는데, 인문학의 효용과 가치가 중요한 이유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본서에서 시도하는 법학이라는 틀이 우리 삶의 개연성 있는 대체물이라 할 만한 문학의 신뢰할 수 있는 해석의 프래임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묻게 되는데, 견해에 따라 “문학의 내용을 원용하여 법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은, 농장 운영에 참고하겠다며 <동물농장>을 숙독하는 것”에 비유하여 꽤 설득력 있는 부정적인 입장도 존재하지만, “법학 또한 하나의 이야기를 다루는 학문”으로 인생이란 무대에서 입법자, 판사, 원고, 피고들이 배우가 되어 상연하는 일종의 희곡이라고 할 수 있고, 서양의 헌법과 같은 경우 특정조문은 모세의 십계명과 같은 “거대서사에 편입되어 일정한 형식과 의미를” 갖게 되기에 올바른 해석을 위해서는 그 연혁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법학과 문학의 유기적 관련성은 물론 삶의 의미를 성찰할 수 있는 유용한 틀로서 법학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진리와 관련한 법학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삶을 관통할 수 있는 법 원리를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인데, 시공을 초월하여 제기되는 주제가 자연법과 실정법의 관계, 즉 현실과 자연적 정의와의 간극의 문제이다. <맥베스>에서 사악한 맥베스와 그 부인의 몰락을 통하여 실정법(세속권력)의 지도, 교정 원리로서의 자연법이라는 목적론적 세계관을 전제로 한 “자연 정화하는 순리적 정의”를 선포한다. 인과율이 지배하는 자연과 달리 인간사회는 당위의 요청에 따라 법과 윤리에 의해 지배되는데, 그 내용이 자연의 원리와 유사한 ‘순리적 정의’라 하여도, 존재론적 사실에 불과한 현실의 권력은 끊임없이 자신을 당위로 정당화하여 기존의 질서를 재편코자 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자연법적 정의와 현실의 간극을 낳게 되는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리어왕>과 같이 현실에서는 완벽한 정의를 구현할 수 없기에, 현실과의 결별을 의미하는 광인이 되어 완벽한 정의가 구현되는 몽상의 세계로 갈 수는 없는 것이고, 오바마의 연설처럼 정의가 구현되는 도덕의 세계를 목표로 하되 “물리학의 법칙과 같은 절대불변의 도덕법칙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기에 현실의 간극을 인정하면서 하늘의 정의를 현실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변수를 고려하여 적절히 적용하는 것이다. <햄릿>의 완벽한 정의에의 집착과 현실에의 기계적 적용은 개인의 편집증적 한계로 인한 총체적 시야의 결여에서 기인한 실패인 것이다.
     
    저자가 작품을 통하여 거듭거듭 연계시켜 언급하는 주제가 자연적 정의와 현실적합성의 문제이지만, 이외에도 책을 읽어가면서 재미있는 내용들을 발견하게 된다. <오셀로>와 <햄릿>을 비교하며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오셀로와 “말도 행동도 하지 않는” 햄릿이 서로 주인공을 바꿔 작품이 쓰여 졌다면 위대한 두 비극은 탄생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론가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대체로 햄릿의 우유부단한 성정을 지적하면서 지연되는 정의에 대한 답답함을 말하는 것인데, 저자의 적절한 지적처럼 손수건이라는 시각적 단서에 매몰되어 적절한 이성의 규칙을 생략한 채, 악마 같은 이아고의 계략에 넘어가 죄 없는 아내를 살해하는 오셀로의 성급함은 결코 햄릿의 유약함보다 가볍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흔히 ‘부적절한 관계’라는 표현으로 유명한 클링턴과 그 여비서의 스캔들을 <베니스의 상인>과 비교하여 서술한 부분이 흥미롭다. 작품이 주는 교훈은 당시 유럽전역에서 당연시 되던 유대인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더불어 샤일록 일방에게만 강요되는 정의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다. 현실의 힘의 역학관계가 언제든지 법규범의 해석을 통하여 정의로 둔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법이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것이다. 탄핵소추에 직면한 전직 변호사 클링턴이 법의 흠결을 파고들어 스캔들에 대처하는 방식도 이와 유사하게 소개되어 있다.
     
    본서를 통하여 셰익스피어의 다양한 작품들을 관통하는 법철학적 주제는 자연적 정의와 현실의 간극을 확인하면서 어떻게 하면 그 간극을 메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비단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국한된 주제가 아니라 그리스의 유명한 비극 <안티고네>를 비롯한 유수한 고전 급 텍스트들이 한결같이 던지고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것의 개인적 함의는 hubris 에 대한 경고임은 물론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대한 법철학적 틀을 마련하게 된 것이 본서를 통한 소득이지만, 셰익스피어 작품들에 대한 보다 깊고 입체적인 이해를 위하여 정신분석학이나 정치학적인 분석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숙제가 생긴 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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