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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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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쪽 | 규격外
ISBN-10 : 8997186736
ISBN-13 : 9788997186730
숲은 생각한다 중고
저자 에두아르도 콘 | 역자 차은정 | 출판사 사월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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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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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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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을 횡단하는 소통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캐나다의 인류학 교수이자 코스타리카에서 장기간 생태학을 연구한 저자 에두아르도 콘이 아마존 숲속의 생활상을 4년간 관찰, 사색한 결과물을 고스란히 담아낸 『숲은 생각한다』. 인간 중심의 기존 인식론적 견해를 넘어서 어떻게 문명과 야생 사이에 소통이 가능한가를 묻는 이 책은 미국인류학회에서 수여하는 저명한 학술상인 그레고리 베이트슨 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최근 인문학계의 새로운 이론적 흐름인 존재론적 전회를 이끄는 대표적인 저서로 평가되고 있다.

숲이 생각한다는 말은 비유가 아니다. 나무와 동물은 정말로 생각하고 감정을 느낀다. 다만 우리가 그동안 가져온 사고와 감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너무나 협소했던 것이다. 저자는 언어가 없는 숲의 생물들도 생각하고 세상을 표상하며 그들만의 의미를 만들어낸다고 이야기하면서 재규어에서부터 개미핥기, 대벌레와 솔개, 선인장과 고무나무에 이르기까지 숲속 생물들의 흥미진진한 삶과 생존 전략이 인간들의 역사와 얽히고설키는 풍경을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낸다.

저자소개

저자 : 에두아르도 콘
저자 에두아르도 콘 Eduardo Kohn
캐나다 맥길 대학교의 인류학 교수이다.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코스타리카의 열대학연구원이 주관하는 열대생태학 과정을 수료하면서 생태학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쌓았다. 실제로 그는 아마존 강 유역에서 1,000여 개의 식물 표본, 600여 개의 동물 표본을 수집하였으며 이 표본들은 현재 에콰도르 국립식물원과 자연사박물관에 수장되어 있다.

그의 대표작 『숲은 생각한다』는 아마존 강 유역에서 4년간에 걸친 인류학적 현장연구의 성과로서, 숲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밀착 연구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가져온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의 가장 기초적인 전제에 도전하는 책이다. 그의 작업은 새로운 인문학의 지평을 여는 대표적인 포스트휴머니즘 기획으로 평가받는다. 『숲은 생각한다』는 미국인류학회에서 수여하는 2014년 그레고리 베이트슨 상을 수상하면서 그해 인류학계의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으며, 브뤼노 라투르, 도나 해러웨이, 나카자와 신이치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들로부터 “가장 창조적인 의미에서 사고의 도약을 이뤄낸 책”으로 극찬을 받기도 했다.

역자 : 차은정
역자 차은정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규슈 대학교 한국연구센터 방문연구원과 히토쓰바시 대학교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식민지의 기억과 타자의 정치학』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지구화 시대의 문화정체성』(공역) 『흐름으로 읽는 프랑스 현대사상사』가 있다. 현재 ‘식민지 이후의 식민지’를 주제로 역사의식과 신화세계를 연구하며, 서강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강의한다.

목차

서론: 루나 푸마 1장 열린 전체 세계 안에 있으며 세계에 속해 있는 / 살아있는 기호들 / 부재 / 언어를 지방화하기 / 근본적인 분리의 느낌 / 연속성에서 창발하는 참신함 / 창발하는 실재 / 성장 / 부분에 앞서는 전체 / 열린 전체 2장 살아있는 사고 비인간 자기들 / 기억과 부재 / 생명과 사고 / 자기들의 생태학 / 기호적 농밀함 / 관계성 / 알지 못한 채 알아가기 / 주술화 / 애니미즘 / 퍼스펙티브주의 / 생각의 느낌 / 살아있는 사고 3장 혼맹 피부 너머의 삶 / 죽음을 완결시키다 / 배분되는 자기성 / 자기 자신의 너머를 보다 / 포식 / 인간적인 것을 낯설게 만들기 / 혼맹 4장 종을 횡단하는 피진 너무나 인간적인 / 개-인간의 얽힘 / 꿈꾸기 / 개과동물 명령법 / 종들 간의 발화 / 형식의 제약 / 수수께끼 / 종을 횡단하는 피진 5장 형식의 노고 없는 효력 고무 / 창발하는 형식들 / 숲의 주재자들 / 기호적 위계 / 형식의 놀이 / 수양 / 내부 / 역사의 파편 / 형식의 노고 없는 효력 6장 살아있는 미래(그리고 죽은 자의 가늠할 수 없는 무게) 언제나 이미 루나 / 이름 / 주인 / 미래에 있음 / 사후 / 죽은 자의 가늠할 수 없는 무게 / 자기의 ‘너’ / 살아있는 미래 에필로그: 너머 주 / 참고문헌 /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 찾아보기

책 속으로

생명은 본질적으로 기호적이다. 다시 말해 생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호 과정의 산물이다. 생명이 활기 없는 물리적 세계와 구별되는 것은 생명체들이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세계를 표상한다는 사실 때문이며, 이러한 표상들은 생명체들의 존재에 본질적이다.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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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본질적으로 기호적이다. 다시 말해 생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호 과정의 산물이다. 생명이 활기 없는 물리적 세계와 구별되는 것은 생명체들이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세계를 표상한다는 사실 때문이며, 이러한 표상들은 생명체들의 존재에 본질적이다. 우리가 살아있는 비인간적 창조물들과 공유하는 것은 우리가 가진 신체성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기호와 더불어 그리고 기호를 통해서 살아간다는 바로 그 사실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여러 방식으로 세계의 일부를 표상해주는 “지팡이”로서 기호를 사용한다. 그럼으로써 기호는 우리를 우리로서 존재하게 한다. (서론, 24-25쪽) 아빌라의 일상생활은 잠자기와 꿈꾸기라는 제2의 생활과 얽혀 있다. 사람들은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 불 옆에 앉아 한기를 쫓거나 김이 오르는 우아유사 차가 가득 담긴 표주박잔을 받아들거나 만월을 바라보며 쏙독새 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또 때로는 저 멀리서 들려오는 재규어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한밤중에 들려오는 이 소리들에 대해 사람들은 즉석에서 논평을 하고, 다른 사람들은 이 이야기 소리에 잠을 깨기도 한다. 꿈도 경험적인 것의 일부이며, 하나의 현실이다. (서론, 31-32쪽) 우리는 어떻게 숲과 함께 생각해야 하는가? 비인간적 세계의 사고가 우리의 사고를 해방시키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숲은 생각하기에 좋다. 왜냐하면 숲은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숲은 생각한다. 나는 이 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렇게 질문해 보고 싶다. 우리 너머로 확장되는 세계 속에서 인간적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 숲은 생각한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어떤 함의가 있을까? (서론, 46쪽) 개미핥기가 개미를 먹는 방법, 잉꼬를 겁주기 위해 허수아비를 제작하는 방법, 메기가 알아채지 못하게 잡는 방법을 이해한다는 도전, 다시 말해 생태학적인 도전을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른 유기체가 가진 관점에 대한 세심한 주시다. 이 세심한 주시는 개미, 잉꼬, 갑옷메기, 그리고 우림을 구성하는 모든 생명들이 자기들이라는 사실에서 생겨난다. 그들이 누구이며 무엇인가는 그들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표상하며 해석하는 방식 및 그 세계 속에 있는 타자들이 그들을 표상하는 방식에서 전적으로 산출된다. 간단히 말해 그들은 하나의 관점을 가진 자기들이다. (2장, 170쪽) 인간이 형식을 열대의 숲에 부과한 것이 아니다. 숲이 형식을 증식시킨다. 공진화는 상호작용하는 종들 간의 규칙성과 습관의 호혜적인 증식으로서 이해될 수 있다. 열대의 숲은 수많은 부류의 자기들이 상호 관계하는 방식에 힘입어 무수한 방향으로 형식을 증폭시킨다. (5장, 311쪽) 『숲은 생각한다』의 목적은 숲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즉 이미지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숲의 사고가 우리를 어떻게 거쳐 가는지에 대한 아이콘 특유의 논리에 우리 자신을 열어놓는 길이다. (에필로그, 380쪽) 인간의 언어 너머에 기호작용이 있다는 것은 언어 너머로 확장하는 살아있는 세계의 기호작용과 언어가 이어져 있음을 상기시킨다. 인간적인 것 너머에 자기들이 있다는 것은 우리 인간의 자아의 속성들 중 일부가 자기들의 속성과 연속한다는 사실에 주의를 환기시킨다. 모든 생명 너머에 죽음이 있다는 것은 우리를 지금의 우리로 만드는 부재하는 모든 죽은 자들에 의해 열려진 공간 덕분에 우리가 계속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그 길을 가리킨다. (에필로그, 3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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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재규어, 원주민, 솔개, 멧돼지, 개미핥기의 공통점은? 인간 중심의 관점을 넘어 아마존 숲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참모습 인간과 만물이 함께 만들어낸 우주, 숲의 비밀스런 이야기 ■ 재규어, 원주민, 솔개, 멧돼지, 개미핥기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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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원주민, 솔개, 멧돼지, 개미핥기의 공통점은?
인간 중심의 관점을 넘어 아마존 숲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참모습

인간과 만물이 함께 만들어낸 우주,
숲의 비밀스런 이야기


재규어, 원주민, 솔개, 멧돼지, 개미핥기의 공통점은?
- 인간 중심의 관점을 넘어 아마존 숲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참모습


『숲은 생각한다』는 캐나다의 인류학 교수인 저자 에두아르도 콘이 아마존 숲 속의 생활상을 4년간 관찰, 사색한 결과물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재규어에서부터 개미핥기, 대벌레와 솔개, 선인장과 고무나무에 이르기까지 숲 속 생물들의 흥미진진한 삶과 생존 전략이 인간들의 역사와 얽히고설키는 풍경을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언어가 없는 숲의 생물들도 사고를 하고 세상을 표상하며 그들만의 의미를 만들어낸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숲은 동식물의 다양한 생각과 갖가지의 의미로 가득한 매혹적인 세상이다. 저자는 아마존 숲에서 사냥을 하며 살아가는 루나족에게서 이 점을 배운다. 빼어난 관찰과 심오한 인문학적 통찰을 엮어낸 이 책을 두고 세계적 사상가 브뤼노 라투르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는 법을 배운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숲은 생각한다』는 미국인류학회에서 수여하는 저명한 학술상인 그레고리 베이트슨 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최근 인문학계의 새로운 이론적 흐름인 ‘존재론적 전회(轉回)’를 이끄는 대표적인 저서로 평가된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인간 중심의 기존 인식론적 견해를 넘어서 어떻게 문명과 야생 사이에 소통이 가능한가를 묻는다. 우리는 숲의 눈으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치밀한 탐색과 성찰이 그 속에 담겨 있다.

인류학자는 왜 숲으로 갔는가
- “우와! 사람들이 재규어로 변하는 곳이 있습니까?”


#1. 1980년대 후반, 에콰도르의 나포 강 상류에 있는 리오 블랑코 마을에서 젊은 인류학도 에두아르도 콘은 기묘한 이야기를 들었다. 마을의 샤먼들은 주변 숲에서 ‘루나 푸마’라고 불리는 재규어-인간이 출몰한다고 했다. 재규어-인간은 일종의 늑대인간 같은 존재로 사람에서 재규어로 변신하여 가축이나 인간을 습격한다고 한다. 젊은 인류학도는 이 이야기에 이끌려 루나 푸마들이 모여 사는 아빌라 마을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문명화된” 사람들이자 때로는 “포식자”이기도 한 기이한 원주민들과 만나게 된다. (본문 13~18쪽 참조)

사람이 재규어가 된다는 이 기묘한 이야기는 동화나 신화처럼 들린다. 그렇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오히려 이 이야기가 세상의 참모습을 묘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아마존 숲 속에서 재규어와 마주쳤을 때, 재규어가 우리를 자신과 같은 포식자로 보는가, 아니면 먹잇감으로 보는가는 우리의 생사를 가르는 중대한 문제다. 그런데 이 만남 속에서 우리 자신이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재규어에게 그와 동렬에 있는 포식자로 여겨진다면 우리는 말 그대로 ‘재규어-인간’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개미핥기가 개미집 속으로 혀를 집어넣어 개미를 핥아먹고자 할 때, 개미핥기의 혀는 개미가 아무 의심 없이 올라탈 나뭇가지처럼 여겨져야 한다. 옥수수밭에 출몰하는 잉꼬를 겁주기 위해 루나족이 만드는 허수아비는 잉꼬의 관점에서 맹금류처럼 보여야 한다. 나무 꼭대기에 있는 양털원숭이를 잡으려면 야자나무를 쓰러뜨려서 원숭이를 깜짝 놀라게 해야 한다. 요컨대 숲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생존할 수 없다.

『숲은 생각한다』의 저자 에두아르도 콘이 아마존 숲에서 사냥을 하며 살아가는 루나족에게서 배운 것이 바로 이 점이다.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여기는 루나족의 애니미즘은 원시의 산물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탁월한 통찰이었다. 인간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생물들의 관점을 인정하고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이해하려는 루나족의 시도는 우리 인간이 어떻게 인간 중심적 관점을 넘어설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바로 여기서 ‘숲은 생각한다’는 통찰이 나왔다. 숲이 생각한다는 말은 비유가 아니다. 나무와 동물은 정말로 생각하고 감정을 느낀다. 다만 우리가 그동안 가져온 사고와 감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너무나 협소했던 것이다. 살아있는 것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이해하려면 생각과 느낌의 정의 자체를 새롭게 해야 한다. 저자는 아빌라 루나족에 대한 4년간의 참여관찰 속에서 이 점을 배웠고, 기호학, 인류학, 생태학, 언어학, 철학 등을 넘나드는 학제적 탐구를 통해 ‘종을 횡단하는 소통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나무와 동물을 의인화하는 것은 과학적 오류일까?
- 인간과 자연을 차별하지 않는 인문학을 향하여


#2. “자연을 다룬 글에서 모든 것을 생화학적 과정의 하나로 설명하고 과학적 분석만 중시한다면 동물과 식물은 유전자 정보가 프로그래밍된 바이오로봇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동물과 식물도 우리 인간처럼 고유한 감각을 갖고 있으며 활동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동식물의 세계도 우리 안에서 일어나고 우리 삶을 충만하게 해주는 다른 것들처럼 생동감 있게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페터 볼레벤,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3. “숲이 생각한다. 공동의 생명에는 마음이 있다. 숲이 ‘생각’한다는 주장은 의인화가 아니다. 숲의 생각은 인간을 닮은 뇌에서가 아니라 관계의 살아있는 그물에서 생겨난다. 따라서 숲의 지능은 많은 종류의 상호 연결된 생각 집합에서 생겨난다. 신경과 뇌는 숲의 마음을 이루는 한 부분이지만, ‘한’ 부분일 뿐이다.”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나무의 노래』)

#4. 아마존의 숲 속에서 한 그루의 야자나무가 쓰러졌다. 그 나무가 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소리는 하나의 ‘기호’로서 양털원숭이에게 위험을 알려준다. 원숭이는 그 굉음에 생명의 위험을 느끼고 그곳에서 도망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원숭이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고 한다면, 여기서 ‘생명’이란 기호 과정의 산물 혹은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또 원숭이는 이 기호를 해석해서 ‘사고’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원숭이는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정신을 가진 존재이자 하나의 ‘자기’이다. (본문 60쪽 이하 참조)

동물과 식물은 사고를 하고 감정을 느끼며 심지어 미래를 상상한다. 이것은 의인화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만이 생각과 느낌과 미래를 갖고 있다는 사고야말로 인간중심주의적 편견이다. 숲해설가들과 생태학자들과 아마존 원주민들이 알고 있듯이, 숲은 ‘생각’한다. 『숲은 생각한다』는 숲에 관한 책이자 ‘생각’에 관한 책이다. 숲이 생각한다면, 숲은 어떻게 생각할까? 숲의 사고와 인간의 사고가 가진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저자는 미국의 철학자 찰스 퍼스의 기호학 및 최신의 생물학적 생태학적 연구, 그리고 아마존 숲 속의 인간과 생물에 대한 치밀한 관찰을 통해 모든 생명이 본질적으로 기호 과정 속에 있는 기호적 존재임을 보여준다. 요컨대 숲이든 인간이든, 생명은 기호를 해석하고 기호를 생산하고 기호를 통해 소통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기호는 인간의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속에 있고 이 세상에 속해 있기에 모든 생명은 기호를 통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있는 비인간적 창조물들과 공유하는 것은 우리가 가진 신체성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기호와 더불어 그리고 기호를 통해서 살아간다는 바로 그 사실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여러 방식으로 세계의 일부를 표상해주는 “지팡이”로서 기호를 사용한다. 그럼으로써 기호는 우리를 우리로서 존재하게 한다.” (본문 24~25쪽)

‘존재론적 전회’를 이끄는 책
- 인간과 타자, 문화와 자연의 이분법을 넘어서


저자는 언어가 없는 숲의 생물들이 어떻게 사고를 하고 세상을 표상하며 그들만의 의미를 만들어내는지를 많은 사례와 일화를 통해 차근차근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간의 상징적인 의사소통 너머의 세계에서 어떤 소통 방식이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처럼 인간만의 제한된 관점을 넘어서게 되면, 표상, 관계, 목적, 생명, 죽음, 사고, 형식, 미래, 역사, 소통 등의 인문학적 개념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바뀐다. 숲이 사고를 하고 감정을 느끼며 미래를 상상한다면, 인간만이 사고하고 미래를 갖고 있다고 말하던 기존 인문학적 관점과는 작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숲은 생각한다』는 이 점에서 최근 인문학계의 새로운 이론적 흐름인 ‘존재론적 전회’를 이끄는 대표적인 저서로 평가된다. 존재론적 전회란 동시대 철학과 인류학을 필두로 하여 사회학과 생태학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트렌드로서 생태위협, 생명공학 및 인공지능의 부상과 더불어 인간의 존재 방식을 근본적으로 다시 사유하려는 경향이다. 브뤼노 라투르, 도나 해러웨이,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등의 대표 학자들은 과학기술, 반려동물, 다수의 자연 같은 주제를 탐구하면서 인간을 특별하고 구분되는 존재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물들, 다른 만물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치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획기적 관점 전환을 일으킨 코페르니쿠스적 전회처럼, ‘인간이 바라본 자연’이 아니라 ‘자연이 바라본 인간’이라는 전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인간과 타자, 문화와 자연이라는 구별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됨은 당연하다.

이 측면에서 『숲은 생각한다』는 어떻게 문명과 야생 사이에 소통이 가능한가를 새로운 방식으로 묻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숲을 관찰함으로써 오히려 인간 자신을 더욱 또렷이 보게 된다. 이 책은 숲 속에서 인간 중심적 관점을 넘어 이 기묘하고 낯선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적 도구와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문명과 야생을 더욱 폭넓게 이해하고 숲과 인간, 자연사와 역사의 얽힘을 더욱 생생하게 풀어낸다.

“우리는 명백히 환경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이 점차 세계로부터 단절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내 책은 우리 모두가 어떻게 살아있는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저자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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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숲은 생각한다 | js**55 | 2019.11.29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우주는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바꾸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지구...

     우주는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바꾸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지구든 우주든 인간은 극히 일부분을 차지하고 부분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모든 생물의 삶을 꾸준히 부여주는 책이다.

     

    <아, 야생의 숲이 어찌나 가혹하며 완강했는지 얼마나 말하기 힘든 일인가.>  - 단테

     

    각 장을 시작할 때 이런 명언 비스무리한 말이 나오는데 그 장의 내용과도 연관된다. 나는 그다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후루룩 읽어 치운다. 그냥 멋있어 보여서 옮겨본다.

     

    자만심을 버려라. 인간은 중심이 아니다. 주인이 아니다. 생각을 바꿔라. 인간과 자연은 함께 살아간다.

    지은이는 계속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심히 어려운 말로. 문장이 더 쉬우면 조흥련만 너무 얽혀 있다. 영어 식의 글쓰기를 번역한 사람이 그대로 옮긴 건지, 작가 본인이 원래 어렵게 쓴 건지 알 수 없지만 무슨 말인가를 한참 생각해보고 앞뒤문장을 따라가야 하니 참 싫다.

    문장도 숲처럼 울창울창하다.

  • "만약 인간의 눈이 아니라 정반대의 입장에 서서 숲의 눈으로 인간을 본다면?" '숲은 생각한다'는 매력적인 책이다. ...

    "만약 인간의 눈이 아니라

    정반대의 입장에 서서

    숲의 눈으로 인간을 본다면?"


    '숲은 생각한다'는 매력적인 책이다. 생각의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생각이란 무엇일까?

    한 개인의 고립된 고뇌 같은 것일까.

    아니, 생각이란 그런 에고이스트적인 산물이 아니다.


    생각은 나와 나 사이에서, 나와 너 사이에서, 나와 우리 사이에서 일어나는 어떤 것이다.

    요컨대 생각이란 '더불어숲'을 이루는 데서 나온다.


    인류학자가 4년간 아마존 숲속에서 깨달은 것은 무엇이었나.

    그것은 숲도 우리처럼 생각하고,

    우리도 숲처럼 생각한다는 것.


    +


    "숲과 함께 생각한다면, 우리는 살아있는 사고 그 자체의 숲 같은 속성을 드러내고 이를 경험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숲처럼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다." (174쪽)


    "나 자신을 경유한 민족지적 성찰은 우리의 사고를 해방시키려는 하나의 시도다. 그것은 인간적인 것을 넘어선 야생의 살아있는 사고에 우리 자신을 열어놓기 위해 잠시 의심이 들끓는 인간적인 생활공간에서 걸어 나오려는 하나의 시도다." (389쪽)

  • 인문책시렁 52 《숲은 생각한다》  에두아르도 콘  차은정 옮김  사월의책  ...

    인문책시렁 52


    《숲은 생각한다》

     에두아르도 콘

     차은정 옮김

     사월의책

     2018.5.20.



    비인간적 세계의 사고가 우리의 사고를 해방시키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숲은 생각하기에 좋다. 왜냐하면 숲은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숲은 생각한다. (46쪽)


    “너 아직 살아 있니?”라는 것을 당신이 배운다 해도 당신은 이 말이 주는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고 나는 감히 말하겠다. 케추아어를 쓰는 원어민은 분명 ‘카우상기추’의 의미를 문자 그대로 느낀다. (56쪽)


    기호는 배타적으로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기호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다수의 기호적 생명들에 친숙하다. (81쪽)


    먹잇감이 혼을 잃으면 사냥 또한 수월해진다. 꿈속에서 동물의 혼을 죽인 남자는 그 다음 날 동물을 간단하게 포획할 수 있는데, 그것은 포획물이 이미 혼이 없는 상태로서 혼맹이 되었기 때문이다. (205쪽)



      생각하지 않는 숲은 없다고 느낍니다. 생각하지 않는 바다도, 생각하지 않는 바람도, 생각하지 않는 물도 없다고 느껴요.


      이런 말을 들으면 어리둥절해 하거나 허튼소리를 한다고 여길는지 모르지요. 그러나 저는 틀림없이 느낍니다. 사람뿐 아니라 짐승하고 벌레도 생각을 하고, 숲도 바다도 바람도 물도 생각한다고 느껴요. 다만, 사람은 사람대로 생각하고, 짐승하고 벌레는 짐승하고 벌레대로 생각할 뿐이에요. 숲은 숲대로 생각하니, 사람하고 사뭇 다른 결로 생각할 뿐 아니라, 사람하고는 아주 다른 길을 생각하지요.


      《숲은 생각한다》(에두아르도 콘/차은정 옮김, 사월의책, 2018)를 읽는데, 옮김말이 한국말이 아니라서 매우 갑갑합니다. 이 책은 한글로는 옮겼으되 한국말로는 옮기지 않았습니다. 한글로 적는다고 해서 모두 한국말은 아니에요. 서양 학문을 번역 말씨에다가 일본 말씨에다가 일본 한자말을 써서 옮겼으니, 무늬는 한글이로되, 줄거리는 좀처럼 종잡기 어렵습니다. 한참을 생각해서 ‘한국말로 새로 풀어서 헤아려야’ 합니다.


      이를테면 69쪽 “신중하게 구획된 부재와 가능성의 공간들 내부에 담긴 혼합물로부터 창발하는 세계가 아니라면, 그의 정신과 미래의 자기는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같은 글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우리는 숲을 알려면 숲말로 서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숲하고 이야기를 하려고 숲말을 익히기 앞서, 사람 사이에서도 사람말로 이야기를 하기 어려운 흐름이로구나 싶습니다. 지난날에는 지식인이나 권력자가 중국 한문을 끌어들여서 말이 막히도록 했다면, 오늘날 지식인은 중국 한문에다가 일본 한자말을 덧씌우고, 여기에 영어하고 번역 말씨까지 입힙니다.


      어쩌면 우리는 말이지요, 사람하고 사람 사이에 말이 끊어지면서, 사람하고 숲 사이에 흐르던 고요한 말까지 함께 잃었을 수 있어요. 우리 스스로 사람말을 비틀거나 뒤틀면서, 그만 숲말도 잊고 바람말도 잊으며 벌레말이나 꽃말을 모조리 잊거나 잃으면서, 사람 사이에서도 서로 등지거나 담을 쌓는 모습이 되었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숲은생각한다_t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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