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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보인문학석강
손님
262쪽 | A5
ISBN-10 : 8936433415
ISBN-13 : 9788936433413
손님 중고
저자 황석영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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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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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에 접혀진 페이지가 많아서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 5점 만점에 4점 zoo*** 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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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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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대산문학상 소설부문 수상작.<삼포가는 길> 등으로 유명한 방북작가의 장편소설. 주인공은 고향방문단 일원으로 북을 방문 하기 사흘 전에 형의 죽음을 듣는다. 입관 예배를 마친 주인공은 집으로 돌아가던 중 기묘한 일을 겪게 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손님 자격으로 고향을 찾아가는데...<황해도 진지노귀굿>을 기본 얼개로 하여 아직도 한반도에 남아 있는 전쟁의 상흔과 억울하게 죽어간 혼령들을 한판 굿으로 잠재우고 화해와 상생의 새세기를 시작하자는 메세지가 담겼다.

저자소개

목차

1. 부정풀이 2. 신을 받음 3. 저승사자 4. 대내림 5. 맑은 혼 6. 베 가르기 7. 생명돋움 8. 시왕 9. 길 가르기 10. 옷 태우기 11. 넋반 12. 뒤풀이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방북과 해외체류, 5년간의 복역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오래된 정원}으로 작단에 복귀하며 독서계에 커다란 화제를 불러왔던 작가 황석영(黃晳暎, 1943년생)의 신작 장편소설 [손님]이 출간되었다. [손님]은 2000년 10월부터 2001년 3월까지 {한...

[출판사서평 더 보기]

방북과 해외체류, 5년간의 복역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오래된 정원}으로 작단에 복귀하며 독서계에 커다란 화제를 불러왔던 작가 황석영(黃晳暎, 1943년생)의 신작 장편소설 [손님]이 출간되었다. [손님]은 2000년 10월부터 2001년 3월까지 {한국일보}에 연재된 소설을 단행본 출간을 위해 새로이 손본 것이다.

미국 브루클린에 사는 류요섭 목사는 고향방문단 일행으로 북한에 가게 되는데, 요섭의 방북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그의 형 류요한 장로가 숨을 거두고 그 며칠 사이 요섭은 알 수 없는 꿈과 환영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요섭은 유품으로 남은 수첩에서 요한 형이 박명선이란 여인을 만나기로 했다는 메모를 발견하고 그녀를 찾아 로스앤젤레스로 향하지만, 양로원에서 홀로 살아가는 박명선은 류요한 장로에 대한 깊은 원한을 풀지 않고 동생 요한에게도 냉대로 일관한다. 결국 아무 소득도 얻지 못한 요한은 화장하고 남은 형의 뼛조각 하나를 챙겨넣은 채 평양으로 떠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는데, 홀연 망자의 유령이 나타나 고향으로 가는 그와 동행하게 된다.

요섭은 초현실화 속에 걸어들어온 듯 멍한 기분으로 평양에서 며칠을 머물다가 고향인 황해도 신천 찬샘골로 향하고, 그러는 동안에도 형의 헛것은 그와 하나가 되었다 둘이 되었다 하면서 50여년 전 과거의 아슴한 기억으로 그들을 불러들인다. 요섭은 형이 북에 남기고 온 아들 단열과 해후하는 한편, 고향땅에 세워진 '학살박물관'을 참관하며 당시 생존자의 증언을 듣는다. 한국전쟁 당시 '미제'에 의해 자행된 양민학살사건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된 그곳에서 요한은 당시 기독청년이던 형과 연관된, 1950년 인천상륙 이후의 끔찍했던 45일간의 기억을 떠올리고는 몸서리치며 눈물 짓는다. 미군에 의해 저질러졌다지만 사실은 우익기독세력에 의해 자행된 학살만행. 서로를 죽이고 죽던 검은 유령들이 요섭에게 떠올라 저마다 그때를 이야기한다. 요한과 요한의 아내, 두더지 삼촌과 이찌로, 이렇게 산자와 죽은자 들의 해원이 시작되는데……

작가도 밝히듯이 이 소설에서 '손님'이란 주체적 근대화에 실패한 우리에게 외부에서 이식된 '기독교'와 '맑스주의'를 가리킨다. 작가는 1950년 황해도 신천 대학살사건을 배경으로 이땅에 들어와 엄청난 민중의 희생을 강요하고 씻을 수 없는 상흔을 남긴 이 두가지 이데올로기와 그 소용돌이에 휩쓸렸던 인간군상들의 원한과 해원을 그려냄으로써, 이제야 겨우 냉전의 얼음이 녹기 시작한 한반도에 화해와 상생의 새 세기가 열려나가기를 희망한다. {손님}은 황석영만이 경험할 수 있었던 방북취재, 대작가의 선 굵은 서사구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늘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는 실험정신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특히 {손님}은 형식적인 면에서 황해도 진지노귀굿의 얼개을 차용하여 작가가 새로이 구성한, 리얼리즘의 틀을 깨고 나온 리얼리즘이라 할 만하다.


황석영이 말하는 [손님]

[손님]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하여

내가 방북했을 때 저쪽에서 방문 코스와 스케줄을 협의해왔는데 다른 방북자들도 그랬겠지만 나름대로 선택을 하거든요. 나는 만주에서 태어나 외가인 평양에서 몇년 살다가 삼팔선을 넘었으니까 한번도 본적지에는 가보지 못했어요.

하여튼 황해도 신천(信川)을 방문했는데 매우 암울하고 북한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 낙후된 인상을 받았어요. 신천에는 '미제 양민학살 기념관'이 있고 군(郡) 전역에 걸쳐서 학살장소를 보존하고 있어서 더욱 어두웠습니다. 안내원이 격앙된 어조로 전쟁시기의 미군의 만행에 대하여 치를 떨며 설명하고 그 물적 증거물들을 보여주는 식이었지요. 남한에서의 좌우대립에 의한 농촌공동체의 파괴에 대하여 어릴 적부터 지겹도록 듣고 보아온 나로서는 분노보다는 죽은이들의 신발이라든가 옷가지, 또는 머리카락 따위 물건들의 생생한 보존과 인형으로 만들어놓은 참상의 실감나는 재현 등에 소름이 끼쳤어요. 더구나 끔찍한 것은 전 군민의 4분지 1에 해당하는 3만 5천여명을 학살했다는 것이지요. 몇번의 방문 중에 알게 되었지만 황해도에는 본토박이들이 많이 살지 않는다고 합니다. 함경도나 평안도에서 이주시킨 사람들이 많았어요. 북한에서 월남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이라는 겁니다. 미군은 남한에서도 그랬고 북한지역의 곳곳에서 양민학살을 저질렀지만 이 지역에서만은 머무를 시간이 없이 곧바로 만주의 국경지대를 향하여 북진했고, 중국군이 참전하자 일제히 후퇴했다고 전사(戰史)에 나와 있어서 이건 무엇인가 좀 이상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베를린에 돌아가자마자 여러가지 자료를 뒤지기도 하고 황해도 지역에서 월남한 해외동포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황해도에는 봉건시대부터 토착 대지주가 별로 없었지요. 북에서는 유일한 곡창지대인데 대지주가 별로 없었다는 게 잘 이해가 안 가지요. 조선시대부터 황해도는 토질이 좋은데다 토반세력은 형성되지 않아 일찍부터 궁방전(宮房田)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궁에서 온 하급아전들과 지방 마름〔舍音〕들이 지주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은 곡산군수로서 목격한 황해도의 백성들이 일년에 여덟 가지, 많게는 열 가지 이상의 부역을 지고 있어, 남도에서 아전의 수탈과 폐해가 가장 심한 전라도보다 더하다고 탄식할 정도였지요.

일제가 들어오면서 궁방전은 곧 국유화되거나 동양척식회사를 비롯한 일제의 경제기관에 흡수되었어요. 구한말 식민지시대에 이르면 이들 관리인 계층이 중농층을 이루게 되는데 우리가 잘 알다시피 북선지방 사람들은 과거에 응시할 수 없었고 신분상승을 하려면 기껏해야 향시나 보고 실직(實職)이 아닌 직함으로 지방에서 행세깨나 할 정도였지요. 그러므로 이들은 진충보국(盡忠報國)에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개화하여 신지식을 받아들이거나 했습니다. 안중근이나 김구 같은 이들의 배경이 그렇지요. 식민지시대 북선에서 개화 지식인은 두 가지 상반된 길을 걸었습니다. 하나는 기독교를 통해서, 다른 하나는 당시의 선진사상인 사회주의를 통한 개화였지요. 사실 이들의 뿌리는 하나였던 셈입니다.

해방이 되어 항일빨치산 세력이 북한정권의 실세가 되었고 겨우 두어달 동안에 토지개혁이 이루어지는데, 남쪽에 미군정이 있는데다 시간도 없었으며 또한 전투경험은 많지만 현장 당활동이나 교육경험이 없는 그들로서는 지방에서 여러가지 무리를 빚게 됩니다.

열정이 넘치는 반면에 교조적인 젊은 당원들은 평양은 물론이고 신의주나, 함흥, 원산 등지에서 기독교로 대표된 민족 부르주아지들의 저항에 부딪칩니다. 더구나 당의 이론가들은 거의가 소련에서 교육받고 자라나 조선의 실정을 모르는 스딸린주의자들이었습니다. 토지개혁을 담당할 요원들은 모두가 이른바 기본계급이라고 하는 빈농층이나 머슴 같은 이들이었어요. 이들은 오랫동안 어느 지방 한 동네에서 대를 이어 살아왔기 때문에 인정상이나 도리상 계급투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도 있었겠지요. 복잡한 공산주의 이론보다는 '적개심'이 가장 효과적인 교육수단일 수가 있었습니다.

베트남이나 중국의 경우, 토지개혁 과정을 착근(着根)이라고 하여 노련한 당일꾼이 하방해서 마을의 농군 집에 기거하며 농사일을 도와주면서 의식화하여 농민 스스로가 토지개혁의 주체로 나서게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경우 그런 여유와는 거리가 있었겠지요.

물론 이러한 조급성은 북한정권의 책임도 있겠지만 당시의 급박한 국제정세와 분단의 탓일 수도 있습니다. 초창기 북한정권의 종교에 대한 정책도 이러한 조급성과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조만식이나 그와 비슷한 기독교계의 지도자들이나 지방 향신층으로 이루어진 교계의 장로들을 포용하지 못했고, 이들 상반된 세력은 토지개혁에의 저항, 주일날 대의원선거의 강행과 불참, 그리고 테러와 체포, 처형으로 맞대결하게 되지요.

사회주의와 기독교는 철천지원수의 이데올로기로 변하고 전쟁 전까지 형성된 지하교회는 일종의 지하조직으로 되었던 겁니다. 백색테러로 유명한 서북청년단이나 한독당 또는 반공청년단의 정신적 근거가 사실은 기독교, 그중에서도 개신교와 깊게 관련되어 있거든요.

나는 베를린에서 장벽이 무너지고 세계사가 격변하는 현장에 있으면서 더욱 확신하게 된 생각이 있었지요. '나는 내 방식으로 세계를 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현실주의적 생각을 동아시아적 형식에 담는다'는 생각입니다.

망명지를 뉴욕으로 옮긴 뒤에 통일운동 활동으로 알게 된 신천 출신 어느 목사에게서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자료를 통해 가졌던 의구심이 옳은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진실은 그 끔찍한 학살이 '우리들끼리' 이루어졌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내면적인 죄의식과 두려움이 지금도 그치지 않는 광적인 증오의 뿌리가 되었던 셈입니다. 북이 이 사건을 '미제'라는 원인제공자에게 돌린 것은 자신들 체제의 봉합과 해소를 위해서였을 겁니다.

[손님]은 한국전쟁시기 서로 죽고 죽이던 저러한 악몽의 45일을 몽환적으로 드러내는 한판의 해원(解怨)굿입니다. 사실 '손님'은 천연두의 민속적 별명이기도 합니다. 천연두는 17세기에 서양에서 코친차이나(베트남 남부)를 통하여 중국의 양쯔강 이남을 휩쓸고 동북지방을 거쳐서 압록강을 건너 조선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병자호란 뒤부터 조선에 창궐해서 풍토병이 되다시피 했지요. 백성들은 그것이 서병(西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호구별성(胡寇別星)이라고 불렀습니다. 호구는 오랑캐, 별성은 궁 지키는 수문장 같은 무서운 존재이므로 말 그대로 외국 병정을 말합니다. 천연두의 다른 별명인 '마마'라는 말도 당상관 이상의 무섭고 높은 이에게 붙이는 경칭이라는 점에서 천연두를 얼마나 무서워했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의 천연두 자료를 찾아보면 각 시대마다 목차가 끝없이 나타나서 어느 자료를 뒤져야 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마을마다 수호신처럼 서 있는 장승이나 돌 무더기 따위도 무슨 이정표가 아니라 사실은 바로 외방에서 들어올 손님 귀신을 막자는 것이랍니다.

[손님]의 형식에 대하여

과거의 리얼리즘 형식은 보다 과감하게 보다 풍부하게 해체해서 재구성해야 됩니다. 삶은 놓친 시간과 그 흔적들의 축적이며 그것이 역사에 끼여들기도 하고 꿈처럼 일상 속에 흘러가버리기도 하지요. 역사와 개인의 꿈같은 일상이 함께 현실 속에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관과 객관이 분리되어서도 안되고, 화자는 어느 누군가의 관점이나 일인칭 삼인칭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 각자의 시점에 따라 서로를 교차하여 그려서 완성시켜줄 수 있을 겁니다. 한 인물과 사건을 두고도 모든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생각과 시각의 다양성으로 수를 놓듯이 말이지요. 객관적인 서술방법도 삶을 그럴싸하게 그린다고 할뿐이지 삶을 현실의 양태대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삶이 산문에 의하여 그대로 재현되는 것이 아니라면, 삶의 흐름에 가깝게 산문을 회복할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 나의 형식에 관한 고민입니다. 우리 민담이 그런 점에서는 화자를 통하여 시간의 흐름을 전형화해서는 현실과 직접 대립하지도, 그렇다고 피해가지도 않으면서 고통과 비애를 넘어서지요. 나는 민담의 자연스러운 서사성의 비밀은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도 소멸해가는 삶을 중간 이야기꾼을 통하여 본래의 모양대로 복원한 데서 온다고 보는 것입니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민담이나 서사무가(敍事巫歌)가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옛날 틀' 그대로 가져오거나 줄거리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그 형식의 본질을 살펴보아야겠다는 겁니다.

{손님}은 '황해도 진지노귀굿' 열두 마당을 기본 얼개로 하여 씌어졌습니다. 나는 이 작품을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이라는 하나의 씨줄과, 등장인물 각자의 서로 다른 삶의 입장과 체험을 통하여 하나의 사건을 모자이끄처럼 총체화하는 '구전담화'라는 날줄로 서로 엮어서 한폭의 주단을 짜듯 하였습니다. 지노귀굿은 망자(亡者)를 저승으로 천도하는 전국적 형식의 '넋굿'입니다. 지방에 따라서 진오귀, 오구, 지노귀 등으로 불립니다. 아직도 한반도에 남아 있는 전쟁의 상흔과 냉전의 유령들을 이 한판 굿으로 잠재우고 화해와 상생의 새세기를 시작하자는 것이 작자의 본뜻이기도 합니다.
2001년 5월 황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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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홍정인 님 2006.09.16

    야소교나 사회주의를 신학문이라고 받아 배운 지 한 세대도 못 되어 서로가 열심당만 되어 있었지 예전부터 살아오던 사람살이의 일은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회원리뷰

  • 이념의 대립 | hs**9 | 2016.11.10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황석영의 소설이나 조정래의 소설의 주요 테마는 한민족의 슬픔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작품들도 많지만, 작가들의 초기...

    황석영의 소설이나 조정래의 소설의 주요 테마는 한민족의 슬픔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작품들도 많지만, 작가들의 초기 작품들은 민족의 애환을 그리고 있는 것이 많다.

    「손님」도 마찬가지이다. 기독교와 공산주의의 대립을 표방하지만, 결국 가진자와 못가진자와의 대립이 서로 다른 이념을 통해 표출되고 있는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슬픈 것은 서로 다른 것을 추구하다 죽음으로까지 몰고가는 잔혹성이었다. 옳고 그름이 아닌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로 죽여야만 했던 과거사가 애통할뿐이다.

    해방 후 우리 스스로가 일어서지 못하고 타국에 의해 갈리어지고 서로 증오하게 되는 과정이 애처롭기만 했다. 서로 발가벗고 커왔던 동네 친구들이었는데, 왜 편을 나뉘어 싸워야만 했는지...

    이제는 이런 아픈 과거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한다. 절대로... 

  • 손님-황석영 | km**e | 2016.08.1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은 순식간에 바뀌기도 한다. 특히 전쟁이나 혁명기에 그렇듯이... 6.25를 전후한 이념의 시기에는...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은 순식간에 바뀌기도 한다.

    특히 전쟁이나 혁명기에 그렇듯이...

    6.25를 전후한 이념의 시기에는 더욱 그랬고 계급투쟁은 결국 서로를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가까운 이웃마저도...

    황해도 지역에서 살던 그들이 그랬다. 소작떼기거나 하인이었던 자들 어중이 떠중이에 머슴 건달 따위들이 북조선을 소련이 점령하고 인민위원회가 구성되고 특히 전쟁이 나면서 완장차고 돌아설친다. 특히 토지를 무상몰수 무상분배하는 과정에 더욱 광분하기도 한다. 기독교신자 또는 지주집안들은 다 도망갔지만 그래도 남으로 피난 가지 못하고 숨어 지내던 이들은 인천상륙작전을 계기로 다시 봉기하고 빨갱이들을 처죽인다. 청년단들이 들고 일어나 여러지역을 수복하는데... 목표는 같았지만 실천양식이 달랐던 두 친구 사이가 그랬다. 미군이 오기 전 마을을 점령한 청년단은 빨갱이 여교사를 성 노리갯 감으로 삼는데... 이를 본 기독교 청년은 그 친구를 발로 차고 그 여선생을 즉결처분함으로써 모욕을 모면시킨다. 인간이 할 짓이 아니기도 했겠지만...전쟁은 광기를 부리니까......

    이일로 둘은 서로의 가족이나, 사랑하는 이들까지도 죽이게 된다......  

     

    "동무들 봉건이 뭐이오? 왕이 저를 지켜줄 한줌도 안되는 신하들에게 땅을 나누어 주고 또 그 아래 벼슬아치들과 양반을 시켜서 백성들에게 소작하도록 하는 제도요... 동무들은 이제 동네 촌장이나 어르신 상전들에게 내 땅을 내놓으라고 해야 하오. 그들은 인민의 적임을 잊지마오. 인정을 거스르지 못하면 평생 그들의 노예가 될 뿐이오....칼로 베지 않으면 해방은 영영 오지 않소"

    그들은 그것을 실천했고, 그것이 살륙의 원인이 되었고 전쟁이 되었고 오늘날의 분단국가가 되었다......

     

    제목은 왜 손님일까?

    옛날에 천연두를 마마라고 또는 손님이라고도 해서 손님굿을 해야 마마를 이긴다고도 생각했던 시절이 있다. 이 천연두는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기고 했다. 소설의 배경에 나타나는 기독교와 공산 막시즘은 다 서양에서 온 것이다. 무서운 것이다. 그로 인해 민족은 무서운 일을 겪게된다는 의미로 제목이 손님이라고 한다.

  • 피맺힌 역사,오십년만의 해원- 『손님』을 읽고 들어가는 말 “너 이새끼 우리 땅 뺏구 천년만년 리당위원장 해...
    피맺힌 역사,오십년만의 해원-
    『손님』을 읽고


    들어가는 말
    “너 이새끼 우리 땅 뺏구 천년만년 리당위원장 해먹을 줄 알았네?”(본문 17쪽, 213쪽)을 읽는 순간 또 땅문제구나 느꼈다. 해방전, 또 해방직후 지주들과 소작의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조정래님의 태백산맥에서는 아예 당시 빨치산의 활동을 소작쟁의로 규정한다. 땅을 잃은 사람들이 평등하게 잘 사는 사회를 위해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 결국 빨치산 활동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그 땅문제를 다루고 있다. 허나, 이는 종교와 체제의 충돌로 번지며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서 이념과 신념에 잘못 경도된 이들은 서로 죽이고 미워한다. 그렇게 오십년이 지났다. 피비릿내 나던 역사 현장을 다시 찾은 이는 당시 어린 꼬마였던 류요섭 목사다. 그는 자신의 형 류요한 장로가 고향 찬샘골에서 저지른 참상을 따라다니며 참혹했던 역사를 되짚는다. 이미 죽었지만 아직도 이승을 떠돌던 귀신들이 그를 따라다니며 인간이기를 포기한 광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본말 
    1.극단의 삶
    찬샘골에 함께 어울어져 살던 사람들, 아니 한 지붕 아래 살던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고 결국 죽이는 비극이 발생한다. 한쪽은 기독교인이고 한쪽은 공산당이다. 기독교인들은 공산당원들을 마귀, 사탄이라며 죽이고, 공산당원들은 기독교인을 반동, 인민의 적으로 부른다. 처음 갈등은 땅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천지가 개벽할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 거다. 그게 무엇이냐, 조상 대대로 물려받아온 땅을 빼앗는 거야. 토지개혁이 실시되었지”(본문 123-124쪽) 류요한의 말이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빼앗으려는 자들에 대해 류요한은 분노를 일으킨다. 그것도 “소싯적부터 사타구니에 거웃이 날 때까지 한 마을에서 뒹굴어온 놈들이 안색을 싹 바꾸고”(본문 124쪽) 땅을 내놓으라니 더 미칠 지경이다.
        땅을 빼앗기고 가족이 위해를 당하자 류요한은 공산당에 대해 강경하게 맞선다. 요한은 일제때부터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던 집안에서 태어났다. 요한의 할아버지가 처음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대대로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그가 얼마나 열성적인 기독교인인지 알 수 있다.“그 길루 집에 돌아와 대할마니가 뫼시던 성줏단지를 부세버렜다. 난 피양서 성경학교를 나와 목사 안수럴 받았다. 너이 오마니두 나허구 성경학교 함께 나온 목사 집안 딸이여. 너인 친가 외가 모두 하나님에게서 택함받언 백성덜이다”(본문 58쪽) 아무도 기독교신앙을 가지지 않던 당시 예수를 믿었으니 대단한 신앙임에는 분명하지만, ‘대할마니가 뫼시던 성줏단지를 부세버’리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열성적이며, 다른 문화에 대해서 배타적인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할아버지의 신앙을 요한은 이어받았다.
        “저들이 맑스의 자본론을 들이댄다면 우리에게는 성경이 있었다. 이네 우리는 주님의 십자군이요 저들은 사탄의 세력이 되구 말았지. 이건 우리 할아버짓적부터 조선이 개화하면서 시작되었던 거야.”(본문 123쪽) 요한의 고백이다. 요한의 신앙은 이렇게 흑백논리로 이분법적이었다. 이렇게 잘못된 신앙이 신념으로 또 현실로 이어지면서 그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만다. 물론 요한에게만 잘못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공산당원들도 기독교인을 반동, 인민의 적으로 규정하고 매우 싫어했으니까. 인민의 편에 섰던 순남이 아저씨는 “기독교 지도자라는 사람치구 지주집안 아닌 사람이 있나 말이야”(본문 125쪽)하고 말하는데, 바로 이것이 기독교인 삶의 현실이었다. 그들은 지주의 입장에서 소작인들을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았고, 소작인들이 어느날 갑자기 평등사회를 외치며 땅을 몰수해가자 사탄으로 몰아가며 죽이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미국 제국주의가 공산당, 빨갱이가 모두 사탄이기 때문에 죽여도 된다는 흑색선전을 했을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잘못된 신앙에 현실적인 아픔까지 더해진 류요한은 그야말로 광인이 된다. 자신과 한 집에서 지내던 이들을 자기 손으로 처단한다. 그런데, 피는 피를 부른다고 했을까? 나중에는 그의 친구 상호와 함께 서로 친구의 가족들을 죽이는 참극을 벌인다. 인간성의 끝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의 편먹기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사탄을 멸하는 주의 십자군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시험에 들기 시작했고 믿음도 타락했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짜증이 나면 에이 썅, 하고 짧게 씹어뱉고 나서 상대를 죽여버렸다”(본문 246쪽) 사탄과 마귀를 쫓던 총이 이제 서로를 향한 것이다.
       
    2.비극에서 꽃핀 참된 인간성
    류요한을 비롯한 기독교인이 저지른 비극은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처음 창고 문을 열어보니 문 앞에는 어린이들의 시체가 겹겹이 있었는데 모두 문으로 나오자고 애쓴 흔적이 분명합니다. 얼어죽고 굶어죽은 시체와 함께 불에 탄 시체도 많았습니다. 그 대부분 어린애들의 손톱은 전부 빠지고 피투성이가 된 채 있었으니 그것은 그들이 죽기 직전까지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온갖 애를 쓰다가 그만 쓰러진 흔적임을 여실히 말해주고 있습니다.”(본문 105쪽)
        이렇게 말도 안되는 상황속에서 인간성이란 것에 고민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요한, 요섭의 삼촌 안성만이다. 그는 기독교인이면서 당원이다. 많은 사람이 서로 죽고 죽이는 상황에서도 인간성과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으며, 양쪽으로부터 모두 인정을 받았다. 당시 사건에 대한 성만의 진술이다. “그때는 우리 양쪽이 모두 어렸다고 생각한다. 더 자라서 사람 사는 일은 좀 더 복잡하고 서로 이해할 일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되어야만 했다... 야소교나 사회주의를 신학문이라고 받아 배운 지 한 세대도 못 되어 서로가 열심당만 되어 있었지 예전부터 살아오던 사람살이의 일은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본문 176쪽) 기독교와 사회주의 모두가 그 본질을 잃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서로가 열심당만 되어 있었다’는 그의 진술이 참으로 명확하다. 이미 기독교와 사회주의는 악감정만 남았을 뿐, 사람에 대한 예의를 잃어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또 요한의 아내, 요섭의 형수역시 역경속에서 올바른 인간상을 제시한다. 류요한이 저지를 과오를 고스란이 받아내며 살면서도, 이렇게 말한다.“사람이 원체가 인생에 고난언 타구나는게라. 성님이(류요한) 죽인 사람덜두 다아 영혼이 있대서. 그이덜 사탄이 아니대서. 류요한이두 사탄이 아니대서. 믿음이 삐뚜레젰디... 시동상. 땅에 평화 하늘엔 영광 머 기런 거나 생각하오. 세상이 죄루 가득 차두 사람이 없애가멘 살아야디”(본문 153쪽) 류요한의 삶이 그릇된 신앙에서 나왔음을 알고, 올바른 삶은 고난 속에서도 죄를 없애면서 서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오십년을 남편 때문에 죄인처럼 살아온 할머니의 고백치고는 너무도 성인군자같은 이 말에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다.
     
    3.해원
    류요한의 동생 류요섭이 고향을 방문한 것은 고향을 그리워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참상을 바로보고 억울한 이들을 해원하기 위함이다. 요섭이 고향땅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는 동안 억울하게 죽어간 원혼들과 형의 혼이 모두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함께 사라진다. “이제야 고향땅에 와서 원 풀고 한 풀고 동무들두 만나고 낯설고 어두운 데 떠돌지 않게 되었다. 간다. 잘들 있으라”(본문 250쪽) 이말을 남기고 류요한과 나머지 영들은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살아서 서로 죽이며 싸운 이들이 죽어서, 오십년만에 다시 만나 서로 마음을 푼 것이다.
        그렇게 죽으면 다 한데로 모이는 것을 서로가 조금만 더 양보하며 이해하며 살면 되는 것을 죽여야만 했으니 참으로 한스러운 삶의 자리라 하겠다. 책에서는 한맺힌 모든 이들을 위한 뒤풀이를 마련했는데, 그 소리가 참 구수하다. “오늘 다 이 정성 들인 끝에/ 이 터전에 터주루 있던 귀신 집주루 있던 귀신/ 많이 먹구 이러니 말이 없구 저러니 탈이 없이/ 오늘은 고픈 배 불리구 마른 목 적셔 가구/ 진 거는 먹구 가구 마른 거는 싸가지구 질빵 걸어 메구 가구/ 여귀는 똬리 바쳐 이구 가구/ 동자귀는 오질 앞에 싸가지구/ 인정 받구 노자 받구 좋은 데루 천도를 허소사”(본문 259쪽)

    나오는 말
    다시 한 번 기독교의 굴절된 모습에 분노하면서 마음을 쓸어내린다. 홍익인간마냥 적을 규정하고 사탄으로 몰아붙이는 기독교의 배타성은 분명 개선되어야할 구시대의 유물이다. 허나, 이 책은 기독교를 비판하고 몰아세우는 것이 주목적은 아니다.
        아프고 쓰린 우리 민족의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전쟁과 이념의 대립 속에 인간성이 상실되고 있는 현장을 바로 볼 것이며, 그러한 대립이 사라지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 할 것을 기다리는 것이다. “갈 사람덜언 가구 이제 산 사람덜언 새루 살아야디. 저이 태 묻언 떨얼 깨끗허게 정화해야디 안카서?”(본문 251쪽) 하는 말처럼, 이제 우리 사회를 인간답게 하는 것은 후대인들의 몫이다. 어려운 시기를 비극적으로 살았던 이전세대의 과오를 바로잡고 새롭게 대가오는 역사의 물결을 올곧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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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 손님 | gr**npine1 | 2011.05.16 | 5점 만점에 1점 | 추천:0
    조지오웰의 ‘1984’ 중 ‘과거를 지배한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미래를 지배한 자가 현재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권력을 움켜쥐고 권좌를 유지하려 하는 자에게 과거는 자신의 의식대로 소유해야 하는 개인사일 것인가? 과거를 들여다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고 과거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과거를 실체 그대로 보아야 하는데 이데올로기, 경제적으로 보는 못된 습관은 아타 구분이 없고 자국, 타국의 구분이 없다. 동북공정은 우리에게는 공격적 정치용어지만 중국편에서 볼 때는 생떼에 진배아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건드려지는 역사교과서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별반 다르지 않다. 이승만은 명박이나 친일, 수구들에게는 숭배의 대상이지만 나에게는 리비아의 카다피보다 못한 독재자이다. 이승만이 해방 후에 한반도에서 한 일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폐사이다. 하지만 이명박정권은 과거를 지배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 과거를 들여다보기는 힘들지만 소유하기는 매우 쉬워 보인다.   ...
    조지오웰의 ‘1984’ 중 ‘과거를 지배한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미래를 지배한 자가 현재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권력을 움켜쥐고 권좌를 유지하려 하는 자에게 과거는 자신의 의식대로 소유해야 하는 개인사일 것인가? 과거를 들여다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고 과거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과거를 실체 그대로 보아야 하는데 이데올로기, 경제적으로 보는 못된 습관은 아타 구분이 없고 자국, 타국의 구분이 없다. 동북공정은 우리에게는 공격적 정치용어지만 중국편에서 볼 때는 생떼에 진배아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건드려지는 역사교과서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별반 다르지 않다. 이승만은 명박이나 친일, 수구들에게는 숭배의 대상이지만 나에게는 리비아의 카다피보다 못한 독재자이다. 이승만이 해방 후에 한반도에서 한 일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폐사이다. 하지만 이명박정권은 과거를 지배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 과거를 들여다보기는 힘들지만 소유하기는 매우 쉬워 보인다.
     
    강준만의 ‘현대사 산책’을 보다가 ‘신천대학살’을 접했다. 동란속에서 무수히 많은 생명들은 타인의 의지에 의해 자신의 생명줄을 놓아야했다. 이러한 슬픔은 한반도 도처에서 일어났고 사실들은 왜곡되고 그 억울한 죽음은 산자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졌다. 과거에 읽었던 황석영의 ‘손님’을 다시 들었다. 신천대학살을 소재로, 그 당시 살인자와 피살자들의 영령들을 주인공으로 소설화 한 것이었다. 황석영은 과거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사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에게 느껴졌다.
     
    일제로부터 난데없이 해방이 된 한반도는 북이고 남이고 죽고 죽임이 이념에 의해, 이념을 쥔 권력에 의해 자행되었다. 이 또한 도처에서 일어났으며 피비린내는 가시지 않았고, 민초들의 숨쉬기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었다. 북녘에서는 김일성을 필두로 한 인민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친일파를 색출하기 시작했고 친일의 적용은 광범위했으며 날카로웠다. 친일의 재산은 몰수되었고, 더 나아가 토지개혁이 시작되었다. 토지는 국가로 귀속되었으며 균등하게 분배되었다 한다.(하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다.) 무산자들은 환호했으며 유산자들은 말이 없었다. 유산자들은 남으로 도망하였고 그들의 자리에 무산자들이 앉았으며, 도망하지 못한 유산자들은 침묵하였다. 유산과 무산사이에서 감정의 부딪힘은 격렬했지만, 유산자들은 잊을 수 없는 증오심으로 마음속에 묻을 수 밖에 없었다. 황해도 신천군도 이러한 부딪힘이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전쟁초기 한국군은 인민군에 밀려 도피로 없는 도망에 여념이 없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나 ‘포화속으로’를 보면 어수선하고 질서없는 국군을 읽을 수 있다. 매우 용맹한 것 같지만 지휘에 체계는 없었고, 작전은 수립되지 않았으며, 다만 명령만 있었다. 군대의 통솔자인 이승만은 이리저리 도망다니는데 그 꼴이 우습다 못해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그 후 미국이 주도하는 UN은 한국에 파병을 결정했고, 1950년 9월 15일 맥아더는 인천에 상륙하였다. 연합군은 승기를 쥐었으며, 인민군은 북으로 패퇴하기 시작한다. 패퇴는 압록강까지 였으며, 연합군이 점령한 압록강까지의 점령지는 새로운 이념을 강요받았으며, 강요 외에 월남했던 자들에 의해 복수가 자행될 수 밖에는 없었다. 이 또한 도처에서 일어났으며, 깡패보다 더한 남한의 서북청년단이나 반공청년단에 의해 저질러졌다.
     
    1950년 10월에서 12월 사이 황해도 신천군에서는 부녀자와 어린아이를 포함하여 약 3만 5천명의 민간인이 학살되었다. 전 후 남과 북은 이 사건에 대해 자기식대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국제 민주 법률가협회는 사료에 의존해 연합군의 범죄라고 결정했다. 더 깊이 들여다 본 사람들은 이념화된 민간인들의 행위였다고 한다.
     
    소설 손님과 문화방송(2002년)에 따르면 민간인들에 의한 민간인들의 살인 행위였다고 한다. 북에서는 갑자기 토지개혁이 시작되고 그 주동자는 무산자였으며, 서열상 상하가 갑자기 바뀌게 된다. 유산자들은 남으로 이주하던지 산으로 도피하게 되고 숨죽이게 된다. 마을은 무산자들에 의해 운영이 되고 멀리서 바라보는 유산자들의 마음은 증오로 가득차게 된다. 이때 북한군이 패퇴하여 북으로 도망한다고 하고 그 자리에 남한군이 들어온다는 정보가 입수되고 산에 도피하여 숨죽였던 자와 남으로 이주했던 자는 봉기하게 되고 봉기는 살육으로 이어졌다. 눈여겨 두었던 빨갱이, 빨갱이를 도와준 부역자들은 모두가 대상이었다. 즉결 사살된 사람도 있고, 조사 뒤 사살된 사람도 있었으며, 가족들은 창고와 벙커에 갇히게 된다. 그 후 이들 대부분은 불태워지게 되고 그 불지옥에서 천운으로 살아난 자들은 입을 열었다. 북에서는 이 사건과 사건이 발생한 장소를 이념교육의 도구로 활용하여 쓰고 있다.
     
    결국 신천에서의 살인과 피살은 좌우 이념이라는 사고체계속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하지만 우나 좌의 선호(選好)속에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우나 좌는 존재하지 않았고 상황만 있었으며, 타도의 대상은 모호했다. 이 모호함속에서 살인은 더 선명했다. 첫 살인 후에 이어진 것은 광기였다. 광기속에는 이성적 판단은 물론이고 인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소설 손님 속 떠돌이 영혼들은 살인자와 피살자가 섞여있다. 고구마를 구워먹고, 품앗이를 하며 정겹던 마을이 한순간 떠돌이 영혼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삶과 죽음은 편안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황석영은 소설 속 맑시즘이나 기독교를 손님으로 표현했다. 우리 자체의 내부에서 생성, 숙성된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손님으로 왔고, 우리는 손님에 대해 알아보는데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었다. 그 후 손님은 북과 남에서 주인이 되었지만 손님이 누구인지 아직 정확하지 않다. 남과 북의 맑시즘과 기독교는 아직도 모호한 이념속에서 좌와 우라는 이름으로 살아있다는 것....황석영은 영혼들끼리의 화해로 실제의 화해를 이야기하지만 모호함속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생과 사는 아닐지라도 생과 사와 관련된 여러 영역에서 둘은 부딪히고 있고, 부딪힘은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서로에 대해 이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조금만 조금만 더 | go**zoo3 | 2010.03.17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자리를 옮겨서 땅바닥의 흙을 파냈다. 두어 줌 파내니까 축축하고 나뭇잎 섞인 흙이 나오다가 한뼘쯤을 더 파내니 그제야 부드럽고...
    자리를 옮겨서 땅바닥의 흙을 파냈다. 두어 줌 파내니까 축축하고 나뭇잎 섞인 흙이 나오다가 한뼘쯤을 더 파내니 그제야 부드럽고 바알간 속흙이 나왔다. 그는 잔돌멩이들을 골라내고 손바닥으로 자리를 다진 다음에 간수했던 모피 주머니를 꺼냈다. 가죽끈을 풀고 안에서 작은 도장처럼 생긴 형의 뼛조각을 꺼내어 구멍 속에 놓았다. 요섭은 그 위에 흙을 덮는다. 그리고 아기를 잠재울 때처럼 손바닥으로 땅 위를 토닥이며 두드려주었다. 형님 이제야 고향에 돌아온 거요, 하고 요섭은 소리를 내어 말하고 싶었다 -<<손님>>중에서-

     

    분단의 현실을 휴머니즘과 리얼리즘으로 그린 소설이라고 하여 대단히 기대를 갖고 만났던 책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좀 실망했다..

     

    물론 이 책에서 분단의 아픔 이산가족의 슬픔을 그린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나도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왜인가?

    왜인지 나는 무언가가 아쉽다는 생각이

    책장을 덮으면서도 내내 들었다.

     

    분단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어떤가?

    막연한 아픔 막연한 슬픔...

    물론 작가는 이 틀을 좀 께고자 하였다

    어쩔수 없는 시대의 의식과 외세 그리고 우리의 나약함을

    통틀어서 그는 균형적 시각으로 보고자 하였다.

     

    그러나 나의 욕심인가?

    계속 조금만 조금만 더 그가 나아가 주길 이야기 해주길 기다린것은...

     

    난 이책을 읽고 분명 울었다.

    그리고 분단의 아픔과

    한인간의 기구한 인생과 우리사회의 문제점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만 했던 시대의 흐름에 따라

    흘러갔던 인물들...

     

    그러나 조금더 조금더 생각해다오..

    조금만 더 나아가 다오라는 생각이 드는건 왜인가?

     

    대체 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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