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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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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쪽 | B6
ISBN-10 : 8970594523
ISBN-13 : 9788970594521
지리산(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5) 중고
저자 김영주 | 출판사 컬처그라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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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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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지리산 (최상-컬처그라퍼) -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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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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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머물다. 느리게 머무는 삶의 행복을 아는 여행작가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제5권 『지리산』. 캘리포니아, 토스카, 뉴욕, 프로방스를 여행하면서 그곳에 머문 기록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여행문학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온 저자가, 우리 땅의 오랜 역사를 품은 아득하고 신비로운 '지리산'으로 초대하고 있다.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의 한옥 고택 '곡전재'에 머물면서, 겸허하고 비워진 마음으로 지리산을 만나고 돌아오기까지를 담아냈다. 특히 울창하고 풍요로우며 황홀하고 순결한 재산을 지녔으면서도 요란스럽거나 거창하지 않은 지리산의 희로애락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리산에서 삶을 꾸려가면서 그곳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풍성한 삶도 만날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김영주
저자 김영주는 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에서 2년간 유학했다. 80년대에는 잡지 에디터로 바쁘게 뛰어다녔고, 서른 살부터 <아시아나항공> 기내지를 비롯해 <행복이 가득한 집>, <이매진>, <마리 끌레르>, <마담 휘가로> 등 여러 잡지의 편집장을 지냈다. 이후 웅진닷컴 생활잡지 사업본부 사업총괄 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치열했던 스무 해,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다 문득 걸음을 멈췄다. 유행과 흐름의 일선에서 스펙터클하게 보내 왔던 나날을 내려놓고, 2006년 홀연히 캘리포니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마침내 손에 넣은 자유가 가르쳐 준 것은 느리게 머무는 삶의 행복이었고, 그것은 오랜 기다림 끝의 약속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김영주를 여행작가라는 새로운 길로 이끌었다.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토스카나, 뉴욕, 프로방스, 지리산을 여행하고 그곳에서 머문 기록들을 하나씩 세상에 내놓으며 여행문학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

목차

작가의 글
지리산은?
프롤로그

1부
2부
3부

지리산, 알고 떠나자

책 속으로

강물이 주변 풀들을 적시고 붉은 흙길은 강변을 따라 곧게 뻗어 있다. 하늘에는 구름과 태양, 파란색과 잿빛이 수시로 들락날락하며 오묘한 잔치를 벌이고 있다. 우리는 일행들의 뒷모습이 점점이 사라지는 걸 보면서도 게으름을 피웠다. 10여 년 만에 함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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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주변 풀들을 적시고 붉은 흙길은 강변을 따라 곧게 뻗어 있다. 하늘에는 구름과 태양, 파란색과 잿빛이 수시로 들락날락하며 오묘한 잔치를 벌이고 있다. 우리는 일행들의 뒷모습이 점점이 사라지는 걸 보면서도 게으름을 피웠다. 10여 년 만에 함께하는 시간이 그저 즐거웠다. H와 나는 서로 카메라를 들이대며 애들처럼 장난을 쳤다. 산더미 같은 배낭을 슬쩍 트럭에 두고 내린 K씨를 놀려 대기도 했다. 각자 불혹과 지천명의 나이를 넘긴 세 사람은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그래도 될 것 같았다. 초록과 황금색으로 뒤섞인 갈대들이 춤을 추듯 바람에 흐느적거리고 섬진강은 그 옆에서 조용히 운율을 맞추며 흐르고 있다. 구름 속에 가려진 산봉우리, 끝없이 사방팔방으로 퍼져 있는 너른 벌판, 그들이 만나는 산자락 한편에 오롯이 자리 잡은 농가들. 고개를 낮춘 자연이 길 위의 여행자에게 자리를 내준다. 조금만 쉬었다 가라고. 잠시라도 긴 숨을 내쉬어 보라고. 나는 바지를 둘둘 말아 무릎까지 올리고 두 팔을 번쩍 치켜 올렸다. 내 가슴에 따뜻한 바람이 인다. 여기는 바로 내 나라다.


“위에는 올라가 봤나?”
“아뇨, 아직. 내일 가려고 합니다.”
“아, 그렇구먼. 어느 쪽으로 갈 건가.”
“그게, 저…, 종주할 예정입니다.”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 갔다. 침묵이 길어졌다.
“내일이라. 며칠간 큰 비가 올 거라는데, 폭풍도 몰아치고. 일행은 있는가? 종주 경험자도 있고?”
“몇 명이 같이 가지만, 글쎄요…, 지리산은 다들 처음일 겁니다.”
나도 모르게 마른침이 꿀꺽 넘어갔다.
“큰일이네, 큰일이야. 아주 힘들겠어.”
어제부터 하루에 몇 번씩 들여다본 일기예보. 걱정은 됐지만 초보 입장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알 턱이 없었다. 함 선생이 J에게 눈을 돌리며 말했다.
“왜 옆에서 말리지 않고 놔뒀지? 자네는 산을 좀 알지 않는가?”
아, 보통 일이 아닌가 보다. 나는 북한산에 서너 번 갔다 왔다는 얘기를 겨우 꺼냈다. 완전초보는 아니라는 걸 은연중에 알리고 싶었지만 그는 다음 말을 정확하게 내뱉었다.
“초행자가 폭우가 쏟아지는 지리산을 종주하겠다, 바보거나 독종이거나 둘 중의 하나구먼.”


해발 1,915미터. 하늘에 닿을 듯 곧추선 봉우리들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구름 속에 몸을 맡기고 의연한 능선에 기대고 싶은 곳. 두 발을 떼고 두 팔을 휘저으며 힘껏 날아 보고 싶은 곳. 7인의 원정대는 모두 천왕봉 꼭대기에 우뚝 섰다. 종주 첫날, 쌀 한 포대를 배낭에 넣고 비지땀을 흘리던 초로의 남자도, 북한산 네 번 가보고는 지리산 종주하겠다고 나선 무모한 아줌마도, 17년 전 직장 상사와의 약속을 지키려 무리한 일정을 단행한 의리파 사진가도, 자전거 페달 하나 열심히 밟아 온 힘으로 도전장을 낸 30대 열혈여성도, 그리고 첫 등산이 첫 지리산 종주가 되어 버린 세 청년도 모두 천왕봉 꼭대기에서 바람을 맞았다. 그것은 지금까지 맛본 적이 없는 뜨겁고 진한 감동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토록 넓고 황홀한 것이었다. 내가 누리고 있는 하늘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순결했다. 이 앞에서는 더 이상 바랄 것도, 욕망을 채우려는 치열함도 없다. 비워진 가슴 속으로 지리산은 더 깊게 들어오고 있다.


여기는 바로, 달이 뜨면 정면으로 달빛을 받는다는 월평마을. 지금은 태양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따뜻하고 평화롭다. 민박집 몇 개가 비슷한 모양새로 들어섰고 골목 끝에서는 개 짓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흐드러진 나무 한 그루가 점잖게 버티고 서 있는 팔각정 쪽으로 향했다. 마치 오래 전부터 지친 여행자를 기다렸다는 듯 빈 나무 벤치 하나가 양지와 음지 사이에 적당히 놓여 있다. 아예 신발까지 벗고는 의자 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머리 위로는 새파란 하늘이, 발끝에는 나뭇잎의 긴 그림자가 있다. 팔각정은 텅 비어 있고 그 옆의 텃밭에는 푸른 채소들이 가득 찼다. 한적하던 길 한편에 자전거를 탄 할아버지가 나타났고 다른 편에서 오던 젊은 남자가 그에게 인사를 하더니 한참이나 얘기를 주고받는다. 그들이 헤어질 때까지도 우리는 일어나지 않았다. 햇살이 너무 좋아서, 이 편안함이 아까워서 오래도록 자리를 뜨지 못했다.
“네가 정말 지리산 여행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
P가 불쑥 말을 꺼냈다.
“나도 그랬어.”
“등산을 할 거라고는 더더욱 상상도 못했어.”
“나도 그랬어.”
P가 할 말을 잃은 듯 멀뚱히 내 얼굴을 쳐다본다. 우리는 다시 먼 곳에 시선을 맞춘 채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저 멀리 낮은 산등성이 몇 개가 희미하게 보인다. 맨 뒤쪽에 살짝 머리를 내민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지리산일까. 그 흐릿한 형태가 지리산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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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머무는 여행자 김영주,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곳에서 그녀의 다섯 번째 여행이 시작되었다! 2006년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토스카나>, <뉴욕>, <프로방스>를 여행하고, 그곳에서 머문 기록들을 하나씩 세상에 내놓으며 ‘머무는 여행’...

[출판사서평 더 보기]

머무는 여행자 김영주,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곳에서
그녀의 다섯 번째 여행이 시작되었다!


2006년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토스카나>, <뉴욕>, <프로방스>를 여행하고, 그곳에서 머문 기록들을 하나씩 세상에 내놓으며 ‘머무는 여행’이라는 여행문학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던 김영주.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다양한 빛깔의 이국 풍경을 전해 온 그녀의 다섯 번째 여행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곳’에서 시작되었다. 잡지 에디터로 패션과 문화의 일선에서 살아온 스무 해, 캘리포니아도 프로방스도 거리는 멀었으나 다가가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다. 머무는 만큼 가까워지리라 확신했다. 그러나 ‘그곳’은 달랐다. 한번 밟은 곳은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왔던 김영주도 그곳을 향해 첫 발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바다너머 외국 땅보다 더욱 생경했던 곳, 50년의 세월 끝에 작가 김영주는 마침내 그 땅을 밟았다. 오랜 역사를 품고 안개 속에 가려진 아득하고도 신비로운 ‘지리산’의 산자락을.
지리산은 어색한 듯 머뭇거리며 처음 찾아온 사람에게 쉽사리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끝도 깊이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겸허하고 비워진 가슴으로 천천히 다가서자 지리산도 김영주의 곁으로 다가왔다. 느리지만 거세게, 조용하지만 깊숙이. 지리산의 둘레를 따라 정겹게 흐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산등성이마다 서린 역사의 흔적들, 모든 것이 지리산의 울타리 안에 있었다. 무모하리만치 간절한 열망으로 마침내 천왕봉 꼭대기에 두 발을 디뎠을 때 가슴속에서 터져 나온 깨달음. 세상은 이토록 넓고도 황홀한 곳이었고, 하늘은 지금껏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순결했다.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지천명의 나이, 그 언덕을 넘어가려는 그녀에게 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르쳐 준 곳. 그곳이 바로 지리산이었다.

자연의 섭리처럼, 오래된 약속처럼,
필연적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한 그곳


비행기나 배를 탈 필요도 없었다. 어설픈 외국어를 연습할 일도, 비상용 연락처를 수소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었다. 자동차를 빌리거나 현지에서 사용할 전화번호를 미리 구해 놓을 이유도 없었다. 짐 가방의 무게가 초과될까 봐, 갑자기 환율이 오를까 봐 전전긍긍할 것도 없었다. 이 모든 수고를 덜어 줄 수 있는 간편한 여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50년 동안 내 나라 지리산에 갈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 <작가의 글 중에서>

내 나라 땅이기에 가보지 않아도 안다고 생각했다. 익숙하지만 친하지 않았고, 부담 없지만 선뜻 다가서지 못했던 곳, 그래서 가기까지 50년이 걸렸다. 지금껏 김영주에게 지리산은 심적으로 남극보다도 먼 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살을 에는 추위 끝에 살짝 꽃잎을 피운 개나리처럼, 자연의 섭리와도 같이 필연적으로 지리산과 김영주는 만나게 될 운명이었다.

“동네 뒷산도 못 가봤으면서 무슨 캐나다 로키?”
모든 일의 발단은 T였다. 지금껏 베일에 가려져 있다가 다섯 번째 책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김영주의 반신. 아마도 그 역시 무심코 던진 자신의 한 마디가 아내의 가슴에 어떤 파문을 일으킬지 예측하지 못했으리라. 마치 처음 듣는 단어처럼 강렬한 충격으로 가슴을 때린 ‘동네 뒷산’이라는 표현은 캐나다 로키로 향하고 있던 그녀의 마음을 단번에 현실로 되돌렸고, 김영주는 전율과 함께 처음으로 우리 땅을 강렬하게 의식한다.
그렇게 캐나다 로키 대신 지리산은 김영주를 찾아왔다. 그러나 머리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그곳. 일단 가보고자 발을 옮겼다. 닷새간 산언저리에 머물며 경상도와 전라도가 만나는 산비탈을 맴돌았다. 그렇게 ‘처음’을 즐겼다. 첫 경험은 그렇게 그녀를 또 다시 지리산으로 향하게 했다.

지리산은 그저 산이 아니다
산자락을 따라 흐르는 수많은 이야기들


‘높이 1,915미터. 둘레 약 320킬로미터. 한라산에 이어 남한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 경상남도 하동군?산청군?함양군 소속.’

지리산은 단순하게 정의할 수 있는 하나의 산봉우리가 아니었다. 장엄하게 펼쳐진 능선을 하나의 시와 네 개의 군이 둘러싸고, 그 아래 사는 모든 이가 우러르고 사랑하는 어머니 같은 땅이었다. 김영주는 지리산에 오르기 전에 북한산을 오르며 말로만 듣던 ‘지리산 종주’에 대한 각오를 다졌고, 성삼재?피아골?뱀사골?노고단?천왕봉?반야봉?촛대봉 등의 지리산의 주요 지점과 산속 곳곳에 터를 잡은 천 년 사찰들을 만날 준비를 하며 서울을 떠나온다. 그러나 3박 4일간의 파란만장했던 종주는 이 여행 기록의 하이라이트이면서 한 부분에 지나지 않기도 하다. 김영주는 말 그대로 지리산에 ‘터를 잡고 머물렀기’ 때문이다.

나는 남원에서 태어나 지금은 악양에 산다는 O선생의 말에 이어 다른 두 여성이 자신을 소개할 때까지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저는 원래 경상도 사람인데 지금은 하동 호암마을로 이사 와 살고 있어요.”
“저는 하동사람이에요. 하동에서 태어나 자라 지금까지 하동을 떠난 적이 없답니다.”
내 차례가 다가왔다.
“저는… 음…, 구례에서 왔어요. 토지면 오미리.”
-<본문 p36>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476번지. ‘곡전재’라는 한옥 고택에 여장을 풀고 구례 주민이 된 김영주. 잠시 스쳐 지나는 여행객이 아니라 지리산의 식구가 될 본격적인 태세를 갖춘 것이다. 그리고 지리산학교를 다니며 그렇게 머무는 동안 어느덧 그녀는 ‘에디터’, ‘여행작가’ 김영주가 아니라 ‘구례댁’이 편해지는 순간을 맞이한다. 지리산 곁을 묵묵히 흘러가는 섬진강변 백사장에서,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구만들을 바라보며,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김영주는 실감한다. 이곳이 ‘내 나라, 내 땅’임을. 자신이 구경꾼이 아닌 이 아름다운 산천의 주인임을.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닌 각자의 이야기가 또 하나의 지리산임을.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한평생 지리산을 지키며 등산객을 구해 온 산사나이들, 느리고 낮게 사는 법을 배우고 마음을 나눌 친구를 찾아 도시를 떠나온 사람들, 지리산만 찍는 사진가, 미래를 위한 다른 선택을 한 대안학교의 학생들???. 지리산에 삶의 터전을 이루고 지리산을 자부심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어 지리산은 더욱 다채롭고 풍성했다.
이미 인생에서 알아야 할 것은 다 알아 버렸다고 생각했던 나이. 그러나 김영주는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귀뚜라미의 점프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이 인생임을. 다 살아 보기 전까지 삶에 예측하지 못한 만남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음을. 바로 이곳 지리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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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지리산 | ys**5636 | 2012.12.3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지리산은 한국의 어머니와 같이 품이 넓고 사연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명산...
     
     
     
    지리산은 한국의 어머니와 같이 품이 넓고 사연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명산 중에 명산이다.산을 좋아하고 산과 물을 따라 시심을 떠올리게 하는 지리산은 어머니의 속살과 같이 육중하기만 하다.멀리서 보면 산줄기들이 벼포기를 뉘어 놓은 듯 다소곳이 뉘어져 있고 평화롭기만 하다.또한 사계에 따라 달라지는 지리산의 풍모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선보이고 여행객들의 발 길을 잠시나마 놓게 만든다.
     
    몇 년 전에 지리산 둘레길 여행차 들렀던 지리산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과 추억이 김영주작가와 함께 다시 떠나니 몸과 마음이 저절로 지리산 한자락에 놓이게 되고,다시 그 곳을 찾은 느낌이다.고려말 이성계와 왜구와의 격전지 황산벌을 비롯하여 현대사의 아픔과 상처가 남은 빨치산의 거점 그리고 화개장터의 눈부신 벚꽃 길과 '토지'의 무대가 되고 있는 악양 벌판이 여행객을 부른다.
     
    김영주작가는 고택 곡전재에 아지트를 마련하고 자동차로 지리산 자락을 쉼없이 찾아 다니며 그 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일기 형식으로 세세하게 전해 주고 있다.일종의 지리산 일지라고 할 정도로 지리산의 풍광과 풍문이 눈과 귀에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먹고 살기 바쁘기에 기나 긴 여행을 할 새는 없지만 이렇게라도 지리산을 다시 찾게 되니 기쁜 마음이 한량없다.
     
    남원,구례,하동,산청,함양 등 5개 군을 품고 있는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이고 어머니의 산이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지리산은 최고봉(1,915미터)인 천왕을 주봉으로 반야봉,노고단이 3대 고봉이다.주능선과 가지능선이 천 길 만 길로 뻗어 있으며,6월이 되면 철쭉이 눈이 부시도록 만개한다.또한 기암괴석과 피아골.뱀사골.칠선계곡.한신계곡 등이 피서객의 온유하고 우람한 자태로 맞이해 준다.
     
    지리산에는 불교문화의 색채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붉고 푸른 단청이 일색인 화엄사,천은사,대원사,쌍계사,실상사,연곡사,법계사 등이 여기 저기에 산재되어 있으며,조선시대 다양한 문인들이 유람하고 수양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대표적으로는 김종직,조식,유몽인 등의 인물이 전해지고 있다.
     
    원시림과 야생동,식물의 천국이고 신비스러운 장관을 간직하고 있다.볼거리가 많고 찾아 다녀야 곳이 많은 지리산은 구역을 나누고 찾아 갈 곳을 정하여 깊이 있게 관찰하고 음미하며 체험하는 곳으로 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또한 환경 오염과는 먼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지리산이기에 모든 것들이 안심되며 든든한 곳이기도 하다.

  • 지리산 (이 산에 가고 싶다) | ce**1 | 2010.08.0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어느 새, 올 여름 휴가철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번잡한 여행이 싫어서 일부러 늦은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요즘 나의 최대 ...

    어느 새, 올 여름 휴가철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번잡한 여행이 싫어서 일부러 늦은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여행지'이다. 늘 떠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면서도 막상 기회가 주어질 때면 긴장이 된다. 후회없는 여행지를 선정하기 위해서 말이다. <지리산>을 펼쳐 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이번 여름 휴가지로 지리산은 어떨까?

     

    살을 에는 추위 끝에

    살짝 꽃잎을 피운 개나리처럼,

    마치 오래 전에 정해진 약속처럼,

    지리산은 그렇게 나를 찾아왔다. (표지 中에서)

     

    지리산은 그렇게 나에게도 찾아왔다. 며칠 동안 지리산을 마음에 품고 다녔다. 사실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다섯 번째 시리즈인 <지리산>은 '지리산' 자체보다 글쓴이의 글맛이 더 진하게 풍기는 책이다. 그 글맛이 색다르다. 지리산에 관한 여행 정보를 재빠르게 캐낼 요량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가, 내처 눌러앉아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열대야의 더운 열기도 잊게 할 만한 청량함이, 부드럽게 마음을 간지르는 서정성이 나를 잡아끌었기 때문이다.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지리산 자락이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처럼 익숙해지고, 마치 예전부터 사랑했던 그 무엇처럼 정겹게 다가오는 것은 모두 그녀의 필력 덕분이리라.

     

    이야기의 절반 가까이를 읽어갈 때까지도 나는 눈치채지 못했는데, 이 책은 총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지리산이 품고 있는 모든 것이라 이름 붙이고 싶고 지리산 여행, 2부는 지리산 종주 경험, 3부는 여행의 끝자락 같은 여운이 느껴지는 지라산 동쪽편 여행을 이야기한다. 스스로는 이름 붙이고 있지 않지만, 각 부를 시작하는 첫 페이지의 지도를 보면 지리(코스)에 따른 구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지리산, 알고 떠나자'를 덧붙여 지리산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알뜰하게 수록해놓았다.

     

    지리산이라고 하면 '노고단'과 '빨치산' 밖에 떠오르지 않았던 내게 <지리산>은 어느 새 '살고 싶은 곳'으로 다가온다. 품고 있는 역사, 품고 있는 멋, 품고 있는 이야기가 하도 많아 하루 이틀 여행으로는 다 알 수 없는, 단단이 준비를 하고 떠나야 할 대 탐험지로 다가온다.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신비의 산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알 수 없는 정겨움이 있다. 16년 간 잡지사의 사진기자로 활동하다 도시 생활을 접고 지리산의 한 자락에 삶의 터전을 다시 놓았다는 '지리산 학교'의 교장 이창수 선생님의 표현처럼, 내가 아니라 지리산이 내게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편하게 시작하세요. 자신을 드러내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대하면 이곳 사람들이 다가올 거예요. 지리산이 그렇잖아요. 설악산처럼 멋있다, 빼어나다라는 생각은 잘 안 들지만, 그건 아마 모나거나 날카롭지 않다는 의미와 같을 거예요. 능선 때문인가. 오히려 푸근하고 따뜻하죠. 그래서 지리산을 두고 할머니, 어머니의 산이라 부르나 봐요. 또 앞에는 섬진강이 흐르고"(41).

     

    처음엔 이야기에 빠져들며 섣부른 마음이 '무조건 종주'를 외쳐댔으나, 그렇게 시작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대로 된 세수는 커녕 환경 보호 때문에 소금이 아니면 양치질도 해서는 안 되는 지리산 종주, 글쓴이와 함께 떠난 지리산 원정대가 첫날 대피소에서 나눈 대화가 마음에 남는다(259-260).

     

    "혹시 다음에 지리산 종주 또 하실 거예요?"

    "아니."

    "저도요."

     

    일단은 지은이가 이미 걸어간 길을 따라, 한국의 아름다운 길 백 개 중 하나라는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가는 5.5킬로미터 벚나무 길'과 섬진강부터 걸어보고 싶다. 수달은 수중 생태께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환경이 오염되면 그들의 몸도 똑같이 오염된다고 한다. 그러니 수달의 활동이 왕성하다는 것은 곧 물이 깨끗하다는 의미라고(118). 그 까칠하고 청결한 수달이 섬진강을 최고로 쳐준다니, 아직도 우리에게 이런 땅이 남아 있나 싶을 만큼 생경하다.

     

    저자가 만난 지리산의 민낯은 이랬다. "표표한 봉우리들이 하늘을 향해 곧추서 있고 제멋대로 자라난 나무들이 세월의 무게를 겸손하게 드러낸다. 사계절의 변화가 수도 없이 오고 가고, 바람과 눈과 이슬과 태양이 숱하게 들락거리고, 야생의 동물들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곳. 이 나라에 변화가 닥칠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을 품에 안아 주었던 곳. 힘들게 올라온 등산객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지만 무거운 삶의 무게를 덜어 보려 찾아온 이들에게 아낌없이 용기를 주었던 곳. 지리산인 게다"(284). 내가 직접 마주하게 만나게 될 지리산은 어떤 곳일까. 나는 무엇을 "지리산인 게다"라고 말하게 될까. 지리산에 가고 싶다. 서둘러, 천천히. 이 책에서 만난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처럼 나도 옮겨 앉고 싶다.

  •       '머무는 여행'이라는 책 표지의 작마한 글귀의 의미를 김영주 그녀의 글을 통해 ...
     
     
     
    '머무는 여행'이라는 책 표지의 작마한 글귀의 의미를 김영주 그녀의 글을 통해 이해하게 되었다. 아니 이해를 넘어 갈망하게끔 되었다. 여행을 다녀와 느낀 감상을 글이나 사진으로 담아낸 여타의 여행서와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남은 아마도 머무는 기간 만큼 가까워지기 때문일 게다. 그녀는 한번 맘을 준 곳은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작정하고 무작정 그곳에 머물며 하나 하나 두 발로 딛어보고 눈으로 확인해
    왔으며 그런 느낌과 감동들은 고스란히 그녀의 글에 담겨있다. 그런 그녀도 역사와 민초들의 삶을 넉넉한 어머니의 품처럼 감싸 안은 아득하고도 신비로운 '지리산'을 50이 넘어서야 눈여겨 보게되었고 관심을갖게 되었다고 털어 놓는다.
     
    '비행기나 배를 탈 필요도 없었다. 어설픈 외국어를 연습할 일도, 비상용 연락처를 수소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었다. 자동차를 빌리거나 현지에서 사용할 전화번호를 미리 구해 놓을 이유도 없었다. 짐 가방의 무게가 초과될까 봐, 갑자기 환율이 오를까 봐 전전긍긍할 것도 없었다. 이 모든 수고를 덜어 줄 수 있는 간편한 여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50년 동안 내 나라 지리산에 갈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476번지. '곡전재'라는 한옥 고택에 짐을 풀고 잠시 지나는 여행객이 아닌 지리산의 식구, 구례 주민이 된 것이다.
     
    시골장날 꽃무늬 원피스와 너넉한 인심처럼 풍성하고 편안한 고무줄 바지를 사는 그녀는 영락없는 '구례댁'이고 지리산을 에둘러 묵묵히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걷기도하고,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너른 들판과 고택들을 바라보며, 차근차근 지리산에 가까이 다가간다. 빡빡한 일정에 벼락치기 관광이 아니라 발길 닫는 곳부터, 고즈넉한 산사, 옛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 둘레길을 걸으며 이곳이 '내 나라, 내 땅'임을 실감하며 비로소 지리산의 너른 품에 안김을. 구경꾼이 아닌 이 아름다운 산천의 주인임을 깨닫게 된다.
     
    지리산은 사람에게 쉽사리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곁으로 바라본 지리산, 언저리를 맴도는 것에 만족할 그녀였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으리. 끝도 보이지 않는 깊고 험한 지리산을 북한산 몇번 오른 경험이 전부인 왕초보 그녀가 겁도없이 오르려 한다. 일기조차 고르지 않은 빗속을 뚫고 발에 물집이 잡혔다 저절로 터지기를 반복하며 한 발짝씩 힘겹게 다가가는 그녀에게 지리산은 운무 사이로 숨겼던 천왕봉을 드려내 보인다. 청왕봉 꼭대기에 올랐을 때 가슴벅찬 그녀의 저릿한 감동이 고스란히 온몸므로 느껴진다. 나 또한 칠순을 바라보는 엄마와 봉우리를 올랐던 감동을 잊을 수 없는 건 세포 하나 하나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음이다. 당신의 마지막 등반임을 아시는 엄마도 눈시울 붉히시며 오래도록 지리산을 굽어 보시며 마음메 담으시던 모습에 잘 왔다. 참으로 자알 왔구나 생각 했더랬다. 이 세상은 이토록 넓고 아름다운 곳이며 하늘은 지금껏 그녀가 보아왔던 하늘이 아님을 지천명의 나이의 그녀가 알게 되었을 게다. 지리산은 바로 그런 곳이리라. 단순한 산봉우리가 아닌 모든 이가 우러르고 사랑하는 어머니 같은 땅.
     
    성삼재ㆍ피아골ㆍ뱀사골ㆍ노고단ㆍ천왕봉ㆍ반야봉ㆍ촛대봉 등의 지리산의 이름난 명소들과 천 년 사찰들을 만났으며 꿈같던 지리산 종주. 불펴한 생할을 감수하며 묵무히 종가를 지키는 사람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국시모), 평생을 지리산 자락에서 살아온 산사나이들,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한 간디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자연이 곧 스승이며 벗이리라. 지리산만 찍는 사진가, 지리산 자락에 터를 잡은 산장 부부, 앞만 보고 바쁘게 달려왔던 이들이 지리산의 품에 안겨서야 비로소 느리고 낮게 사는 법을 배우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이 땅을 지키기며 살고 있다. 편리함과 문명의 혜택을 포기하고 지린이 지리산이 좋아 산자락에 둥지를 틀고 삶의 터전을 이루며 사는 이들에게 지리산은 그저 바라만 봐도 힘이되는 존재, 삶의 일부일 것이다.  

    불혹을 지나 지천명, 이미 인생에서 알아야 할 것은 다 알아 버렸다고 생각했던 나이에 김영주, 그녀는 다 살아 보기 전까지 그 누구도 삶을 예측할 수 없는게 인생임을 깨닫게 된다. 그녀로하여 지리산의 또다른 모습을 알게 되었다. 그 속에선 지리산을 닮아가는 선한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천왕봉 저상이 아니더래도 엄마와 딸아이와 3대가 나란히 지리산 자락을 밟고 싶다. 두러누런 이야기 나눠가며 둘레길을 걸어도 좋으리.   
     
                                        
  •     지리산 -  나도 그 깊고, 넓은 품속에 들고 싶다  -   ...

     

     

    지리산

    -  나도 그 깊고, 넓은 품속에 들고 싶다  -

     


     

        여러 차례 외국여행을 통한 여행서를 집필했던 작가가 쓴 우리 지리산 여행기를 만났다.  저자의 말처럼  오히려  첫 발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에 공감을 한다.  늘 가까이 있기에 우리는 더  우리 것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가까우니까 오히려 언제든 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자꾸 더 뒤로 미루게 되는 건 아닌지.  여러 책을 통해,  방송을 통해 지리산을 접할 때마다 언젠가는 한 번 가봐야지 벼르기만 했을 뿐, 아직도  지리산을  제대로 여행해보지 않았다.  언제인가  아주 오래 전에 회사모임에서  아주 스치듯이  지리산  '뱀사골'을 갔었던 기억은  남아있는데   그저  명칭정도만 기억날 뿐  풍경도,  추억도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 지리산이 이렇게 근사한 곳이라는 걸  이전에는 이만치 알지 못했다.  장편소설 '태백산맥'을 읽고 나서 지리산이 한동안  마음속에 떠나지 않아  그 당시에는 당장 떠나보리라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리고 또 오랜 동안  잊고 있었던 곳이었다.  하지만 저자와 함께  그녀의 발길을 따라 한 발씩 들어설 때마다,  다시 그 감흥과 함께  또  마구  들뜨는 마음이다.  책 속에  소개된 '이원규'시인의  시처럼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다 품어줄 것만 같은 지리산이 자꾸 손짓을 한다.   중년에 접어들고 보니  진짜 소중한 것들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걸  매일  더  깊이 느낀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우리가 가까이 있기에  모르고  살아가는  귀하고 귀한  우리 것. 

     

    .

    .

    .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이원규'의 시 '행여 지리산에 오리려거든' -

     

     

        변덕스러운  우리를  온전히 그대로 받아주는 곳.  우리  가까이에 늘  있으면서  한결같은 그 곳을 잊고 있었다.  특히 저자와 지인들의 지리산 종주를  읽고 나니  나도 자신감이 생긴다.  나이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조금은 엄살기 있는  그녀의 지리산 종주 이야기가,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체력일 것만 같은 마음과 함께  더  용기를 얻어본다.  그녀가 묵었던 구례의 고택  '곡선재'에서 나도 머물고 싶어 지기도 한다.  오래된  편안한 한옥의 품속으로,  그리고 그 곳에 살고 있는  따뜻한  사람들  속으로.  정말 '머무는 여행'을 꿈꿔본다.  하루 이틀 반짝 떠나서  그저  스치듯이  바빠  생각을 할  시간이 없는 여행이 아니라,  마음으로 한껏  그 곳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여행이 너무  그립고 또 부럽기만 하다. 

     

       지리산을  온전히 모두 담아낸 듯한  그녀의 여행기를 만나고,  조목 조목 소개해주는  따뜻한 사진들과 함께  사람사는  냄새가 여기저기 묻어  나는  편안하고 솔직한  글들을 만나면서  참  따뜻한 시간이었다.  다들 벼르고 벼르는  해외여행도 좋겠지만 정말 비행기를 탈 필요도 없고,  몇 년을 두고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고,  그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우리 땅 여행이 갑자기  너무 소중하게 다가온다.  '고개를 낮춘 자연이 길 위의 여행자에게 자리를 내준다. 조금만 쉬었다 가라고. 잠시라도 긴 숨을 내쉬어 보라고. 나는 바지를 둘둘 말아 무릎까지 올리고 두 팔을 번쩍 치켜 올렸다. 내 가슴에 따뜻한 바람이 인다. 여기는 바로 내 나라다. '  나도 그녀처럼   나를 안아주고,  담아줄 그곳으로 떠나리라. 

     




     

  • 지리산 | st**2132 | 2010.07.1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지리산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오르고 싶은 산이다.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삼도에 걸쳐 자리잡아 올라가는 곳도 참...

    지리산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오르고 싶은 산이다.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삼도에 걸쳐 자리잡아 올라가는 곳도 참으로 다양하게 많다. 산을 좋아만 하고 오르는것을 별로로 생각하는 나도 아주 예전..아가씨때 간큰 친구랑 4명이서 올랐던 기억이 난다. 낮은 산도 간신히 올라갔던 우리가 그친구덕분에 처음 산행으로 종주를 했던 기억이 난다.

     

    보통 지리산은 하동이랑 구례로 올라간다. 그곳에는 쌍계사와 화엄사가 있어 길을 안내해준다. 그때 우리는 경상도라 화엄사쪽으로 올라갔었다. 화엄사를 통해 노고단에 올라 산장에 잠깐 몸을 뉘였었다. 산장이란 곳엔 처음으로 잠을 잤는데 많은 사람들이 먼저 자리잡고 있었다. 우린 늦게 올라가서 살그머니 우리침낭으로 몸을 누여 잠을 청했었다. 노고단에서 조금더 가면 반야봉처럼 보통의 낮은산보다 더 높은 산들이 넘치도록 많다. 산을 오르지도 못하면서 그 산들을 다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기를 반복...몇날 며칠을 산에서 보내고 내려왔던 기억이 있다.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세석산장을 몇미터 남겨두고 발목을 삐어 산장아저씨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퉁퉁부은 발목을 가지고 세석산장에서 잠을 자고 그담날 천왕봉을 올랐다가 종주를 끝내는 그 긴 내리막기를 무사히 내려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로 산위에서 놀았었다. 화엄사부터 발로 걸어서 천왕봉에 점찍고 내려올때까지 걸음걸음으로 산위를 노닐다 왔다. 지리산 주변은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라고 해야 할것이다. 3박4일을 지리산위에서 놀기에도 벅찼으니까그런데 이 책은 내가 보지 못한 지리산 주변을 산에 오르기전에 상세히 보여주고 일러준다. 한옥인 곡전재와 운조루를 보여주고 지리산 막걸리도 소개한다. 내가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상세하게 전해준다. 아니 전해준다기 보다는 읽는 이로 하여금 머리속에 넣어준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그렇게 갔지만 보지 못했던것을 다시 보게 되어 좋다. 쌍계사도 벚꽃이 넘쳐날때 지나갔지만 걸어가지 못했고 차안에서 감탄만 했었다. 토지에 나오는 최참판댁 집도 그 마을만 봤지 전체를 보지 못했던 듯 하다. 다시금 되짚고 머리속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감탄을 하게 된다. 내머리속에 기억나는 것들은 한번 더 오른다..

     

    벌써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또 가고 싶다. 이번엔 주변으로 가서 지내고 오는 것도 괜찮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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