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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데 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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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쪽 | | 140*200*21mm
ISBN-10 : 1155311035
ISBN-13 : 9791155311035
카미노 데 쿠바 중고
저자 손호철 | 출판사 이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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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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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어, 쿠바!”

60년 전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와 혁명 동지들이 간 길
산티아고데쿠바에서 시에라마에스트라를 거쳐 아바나까지
왼쪽의 시선으로 담아낸 사회주의 쿠바의 과거, 현재, 미래
쿠바 혁명 60주년에 떠난 쿠바 혁명 루트 일주 열흘의 기록

저자소개

저자 : 손호철
화가를 꿈꾸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로 진학했다. 선배를 잘못 만나 운동권이 됐고, 제적, 투옥, 강제 징집을 거쳐 8년 만에 졸업했다. 어렵게 기자가 됐지만, 신군부가 저지른 ‘1980년 광주 학살’에 저항하다 유학을 가야 했다. 귀국한 뒤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일하며 사회과학대 학장과 대학원장 등을 지냈다. 2018년 정년을 마친 뒤 서강대학교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국정치연구회 회장, 복지국가연구회 회장, 《진보평론》 공동대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 국정원 과거사건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진실위) 위원, 간행물윤리위원회 좋은책 선정위원 등을 지내며 진보적 학술 활동과 사회운동을 펼쳐왔다. 《국가와 민주주의》, 《한국과 한국 정치》, 《촛불혁명과 2017년 체제》 등 이론서, 《유신 공주와 촛불》,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 등 정치평론집, 《즐거운 좌파》라는 에세이를 냈다. 여행과 사진 찍기를 좋아해 《마추픽추 정상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보다》, 《레드 로드 ― 대장정 13800Km 중국을 보다》 등 역사 기행서와 《슈팅 이미지>(공저)라는 사진집을 냈으며, ‘제1회 포토코리아 사진전’에 초대 작가로 참여해 ‘대륙의 꿈’이라는 사진전을 열었다. 마키아벨리와 그람시 로드를 시작으로 로자 룩셈부르크 로드, 레온 트로츠키 로드 등 진보 사상 기행을 준비하고 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 “모든 개인숭배는 잊어라” ― 피델의 도시 산티아고데쿠바
2장 “모두 내 아이다” ― 국부 세스페데스의 도시 바야모
3장 민물게, 카스트로, 이현상 ― 시에라마에스트라의 게릴라 본부
4장 쿠바의 할리우드를 걷다 ― 영화의 도시 카마구에이
5장 설탕은 짜다 ― 사탕수수의 도시 트리니다드와 로스잉헤니오스 계곡
6장 잘 자시오, 체 게바라 ― 체의 도시 산타클라라
7장 피그 만에는 돼지가 없다 ― 히론에서 본 미국과 쿠바
8장 애니깽, 쿠바 속의 한국 ― 마탄사스에서 본 한국과 쿠바
9장 “잘하고 있어, 피델” ― 다시 살아나는 아바나 1
10장 강남 스타일과 쿠바 스타일 ― 다시 살아나는 아바나 2
11장 혁명 60년의 빛과 그림자 ― 즐거운 ‘라틴 사회주의’를 찾아

더 읽을거리
라틴아메리카를 다시 생각한다
쿠바와 라틴아메리카의 인구인종학
한눈에 보는 쿠바 역사
한눈에 보는 쿠바 현대사 주요 인물
참고 자료

책 속으로

2000년에 다녀온 쿠바 여행은 일정도 짧고 아바나 주변만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좀더 깊게 쿠바를 관찰하고 싶었다. 쿠바 혁명 60주년을 맞아 지난 18년 동안 일어난 변화를 알아보고 혁명을 의미도 되새기고 싶었다. 혁명이 시작된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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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다녀온 쿠바 여행은 일정도 짧고 아바나 주변만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좀더 깊게 쿠바를 관찰하고 싶었다. 쿠바 혁명 60주년을 맞아 지난 18년 동안 일어난 변화를 알아보고 혁명을 의미도 되새기고 싶었다. 혁명이 시작된 동쪽 끝의 산티아고데쿠바(Santiago de Cuba)를 출발해 카스트로와 게바라가 반군 활동을 한 시에라마에스트라(Sierra Maestra) 산맥의 반군 사령부를 거쳐 산타클라라 등 반군의 이동 경로를 따라 서쪽 끝에 있는 아바나까지 횡단하며 쿠바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눈에 살펴보기로 마음먹었다. ― 8쪽

지휘 본부는 그런대로 큰 단층 목조 건물이었다. 쿠바 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역사의 현장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대부분의 동지를 잃고 고작 15명이 이곳에 도착해 이 건물을 지으며 혁명의 의지를 불태운 혁명가들을 생각하니 그 돈키호테 같은 낙천성에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본부에는 작전 수행을 위해 산악 지형을 축소해 만든 커다란 시에라마에스트라 산맥 지형도가 자리잡고 있었다. 카스트로가 썼을 낡은 타자기, 여성 전사들이 군복 제작에 쓴 낡은 재봉틀이 눈이 띄었다. 여성 전사 11명을 포함한 반군 250명이 이곳을 중심으로 게릴라 활동을 펼쳤다. ― 71~72쪽

그 옆에는 사각으로 만든 또 다른 거대한 대리석에 시에라마에스트라 산에서 카스트로하고 함께 게릴라 활동을 펼치는 게바라의 모습이 부조로 새겨져 있었다. 거대한 게바라 동상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FIDEL’이라는 다섯 글자만 새긴 돌 하나만 놓인 산티아고데쿠바의 카스트로 무덤이 떠올랐다. 카스트로가 체 게바라에 관련해서는 동상과 박물관을 짓고 여러 가지 관광 상품도 판매할 수 있게 허용하면서도 자기에 관련해서는 이런 모든 일을 유언까지 남겨 금지한 이유는 뭘까? 먼저 떠난 동지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은 걸까? ― 129쪽

1959년 1월 8일에 카스트로는 개선장군으로 아바나로 진군해 들어왔다. 혁명광장에는 많은 사람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바티스타 독재 정권을 타도한 혁명을 축하하며 카스트로가 할 연설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카스트로가 등장해 특유의 유려한 연설을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연설을 멈춘 카스트로가 옆에 있던 시엔푸에고스를 쳐다보며 물었다.
“카밀로, 나 어때?” 시엔푸에고스는 답했다. “잘하고 있어, 피델!” ― 184쪽

나는 사회자가 건넨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텔레비전에서 보기는 했지만 직접 춘 적은 없는 말춤을 엉거주춤한 자세로 춰야 했다. 팔자에 없이 쿠바까지 와서 말춤이라니! 말춤을 추면서 ‘강남 스타일’과 ‘쿠바 스타일’을 생각했다. 사치스럽고 부유하지만 돈의 노예가 돼 세계 최고의 노동 시간과 산재율을 자랑하는 강남 스타일과 가난하지만 즐겁고 행복한 쿠바 스타일을, 그리고 쿠바의 라틴 사회주의를 생각했다. 강남 스타일이 과잉된 우리 사회에는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쿠바 스타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 219쪽

쿠바에는 두 가지 페소가 있다. 달러로 환전이 되는 ‘쿡(CUC)’이라는 태환 페소와 일반인이 쓰는 페소다. 쿡으로는 돈만 있으면 뭐든 살 수 있을 정도로 물건이 넘쳐난다. 일반 페소가 통용되는 생필품 가게는 전혀 다르다. 물건이 있기는 하지만 뭘 사려면 긴 줄을 서야 하고, 품질도 나쁘다. 여행 내내 그런 광경을 직접 봤다. 월 20~30달러의 급여를 받는 일반인은 여기에서 부족한 물건을 사서 살아가야 한다. 쿠바의 낙후와 가난은 시골을 지나가는 교통수단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거리에는 우마차와 낡은 버스 등 낙후와 가난이 철철 묻어난다. ― 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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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쿠바로 가는 길 ― 어느 로드 트래블러를 따라 떠나는 쿠바 혁명 60주년 여행 1959년 1월 1일, 쿠바 혁명이 일어났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이끈 한줌의 반군은 사회주의 쿠바의 탄생을 선포했다. 세기가 바뀌었고, 60년이 흘렀다. 남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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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로 가는 길 ― 어느 로드 트래블러를 따라 떠나는 쿠바 혁명 60주년 여행
1959년 1월 1일, 쿠바 혁명이 일어났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이끈 한줌의 반군은 사회주의 쿠바의 탄생을 선포했다. 세기가 바뀌었고, 60년이 흘렀다. 남은 ‘사회주의’ 국가 중에서 중국과 베트남은 자본주의화의 길에 들어섰지만, 북한과 쿠바는 다른 길을 찾고 있다. 앤틱 카와 모히토의 나라 쿠바는 어디로 가는 걸까?
쿠바 여행이 인기라지만, 아직도 쿠바는 낯선 나라다. 쿠바를 좀더 알고 싶다면 길 위에서 세계를 만나는 ‘로드 트래블러’를 따라 ‘쿠바로 가는 길(Camino de Cuba)’을 떠나자. 쿠바 혁명 60주년을 맞아 쿠바를 일주한 키다리 로드 트래블러는 정치학자 손호철 서강대학교 명예 교수다. 60년 전 카스트로와 게바라처럼 산티아고데쿠바에서 시작해 시에라마에스트라의 반군 사령부를 거쳐 아바나까지 가로지르며 쿠바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사진과 글에 담아냈다.

산티아고데쿠바에서 아바나까지 ―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길 위에서 만난 쿠바의 과거, 현재, 미래
키다리 로드 트래블러 손호철은 다른 길을 택한다. 지난 2000년에 남미 기행을 다녀와 여행 에세이 《마추픽추 정상에서 라틴 아메리카를 보다》를 낸 손호철 교수가 《카미노 데 쿠바》에서는 쿠바에 오롯이 집중한다. 아바나에서 차를 타고 산티아고데쿠바로 가는 ‘쿠바 혁명 패키지 여행’도 거부한다. 중앙에서 주변으로 나아가는 루트는 중앙의 시각, 정부군의 시각을 반영할 뿐 혁명의 의미에 걸맞은 주변의 시각, 혁명군의 시각은 아니기 때문이다.
쿠바 혁명 60주년에 떠난 쿠바 혁명 루트 일주는 혁명의 시발점인 산티아고데쿠바를 출발해 반군 사령부가 자리한 시에라마에스트라를 거쳐, 산타클라라를 지나 아바나까지 이어진다. 쿠바를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면서 반군 이동 경로에 없는 곳들도 들른다. 미국이 쿠바 혁명 정부를 무너트리려 기획한 피그 만 침공의 현장인 히론, 그리고 일제 강점기에 나라 잃은 한국인들이 머나먼 쿠바로 이민한 현장인 마탄사스다. 쿠바, 미국, 한국이 이 길에서 만난다.
산티아고데쿠바는 ‘피델의 도시’다. 카스트로가 청소년기를 보내고, 1953년에 몬카다 병영을 공격하고, 1959년 1월 2일 발코니 연설을 하고, 2016년 90세에 세상을 떠나 묻힌 곳이다. 드라마 〈남자 친구〉에 나와 유명해진 모로 요새를 지나 바야모에서 쿠바의 국부 카를로스 마누엘 데 세스페데스를 만난다. 시에라마에스트라에서는 혁명 반군의 흔적을 좇아 산을 타고, 민물게 매운탕에 폭탄주를 마시며 카스트로와 빨치산 이현상을 생각한다. 사진 찍기 좋은 영화의 도시 카마구에이로 가는 길에서 쿠바의 오늘을 특징짓는 가난과 낙후를 목격하고, 사탕수수의 도시 트리니다드와 노예 노동의 현장인 로스잉헤니오스 계곡에서 억압과 착취로 얼룩진 쿠바의 어제를 마주한다.
산티아고데쿠바가 피델의 도시라면 산타클라라는 ‘체의 도시’다. 혁명 유적이 전시된 열차박물관과 게바라 박물관을 비롯해 온통 ‘체’로 가득하다. 피그 만 침공의 현장 히론에서는 미국과 쿠바를 생각하고, 애니깽의 땅 마탄사스에서는 한국과 쿠바를 떠올린다. 아바나에서는 아직 가난하지만 여전히 변화하는 쿠바에서 ‘쿠바 스타일’을 지키며 즐겁게 살아가는 민중들을 만난다. 암보스 문도스 호텔, 별장, 바닷가 등 헤밍웨이 유적을 보는 즐거움도 빼놓지 않는다.

“바스 비엔, 쿠바!” ― 함께하지 못한 길동무 노회찬에게 전하는 쿠바 이야기
《카미노 데 쿠바》는 ‘잔존’ 사회주의 국가 쿠바에 함께 가려던 고 노회찬 의원에게 전하는 보고서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무대에서 첼로를 켤 그 사람은 이제 떠났지만, 즐거운 혁명의 나라 쿠바의 사회주의 실험은 노회찬이 꿈꾼 진보 정치의 미래를 실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아바나 혁명광장을 상징하는 게바라의 거대한 초상이 18년 전처럼 여전히 낯선 여행자를 반기고, 새로 들어선 미국 대사관 앞에 낯익은 성조기가 휘날린다. 쿠바 혁명 60년의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아바나를 끝으로 쿠바를 떠나면서, 우리는 가난 속에서도 삶을 즐기는 쿠바 사람들과 라틴 사회주의에 작별 인사를 건넨다. “잘하고 있어, 쿠바(Vas bien, Cu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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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왠지 응원하고픈 마음 | qu**tz2 | 2019.10.1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소련이 무너졌을 때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승리를 논했지만, 난 그저 믿기지가 않았다. 나라라 하는 것이 그토록 쉽게 생기거나 사...

    소련이 무너졌을 때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승리를 논했지만, 난 그저 믿기지가 않았다. 나라라 하는 것이 그토록 쉽게 생기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했다. 이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체제를 표방했던 많은 국가들은 효율성 측면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혹은 국가 권위주의, 일당 독재체제 등으로의 변질을 경험했다. 무엇보다도 경제적 고립이 컸다. 그리하여, 있어서는 아니 되는 시도가 행해졌다는 식으로, 역사는 곧잘 무시됐다. 

    쿠바는 여러모로 독특한 국가이다. 세계에 대해 제한된 정보만을 접하는 우리인지라 섣불리 이 나라에 대해 평을 하긴 그렇지만, 일단 나에게 쿠바는 위험한 나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다. 그렇게 된 까닭의 팔할은 피델 카스트로라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장기간 집권했으며, 국민의 삶을 궁핍으로 몰아넣은 인물로 피델은 종종 그려지곤 했다. 태초에 얼마나 훌륭한 의도를 지녔는지와는 별개로, 특정인이 권력을 독식하는 경우 겪기 마련인 다양한 문제들이 곧 쿠바의 문제이기도 했다. 이 시점에서 쿠바를 새로이 조명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봤다. 이미 자본주의 vs 공산주의 대결구도는 허물어진 지 오래기 때문이다. 여전히 남들과는 다른 시스템을 고수하는 것은 철없는 태도가 아닐까. 이와 같은 생각에도 불구하고 다름에 대한 동경은 끊이질 않았따. 그냥 궁금했던 것일 수도 있다. 

    저자의 여행은 피델의 혁명 루트를 따라 전개됐다. 사실 여행사를 따르다 보면 선택의 여지가 없긴 하다. 저자가 이번 책을 통해 혁명군의 루트를 따르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더라면, 보편적인 윌의 여행이 펼쳐지는 방향이 과거 정부군의 폭압적인 행진이 이루어졌던 것과 동일함을 깨닫지도 못했을 것이다. 

    여행 그 자체보다도 희안하다 싶을 정도로 쿠바의 역사에 시선이 쏠렸다. 혹자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두고 ‘한강의 기적’이라고 했다지만, 나에게는 쿠바의 역사가 더더욱 기적처럼 느껴졌다. 일단 혁명군의 수가 참으로 적었다. 아무리 중무장을 하고 있을지라도 그처럼 소수의 인력이 과연 무어라도 이룰 수 있을지, 회의적인 마음이 앞섰다. 말 그대로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직접 총을 들고 싸운 소수의 사람들 뒤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쿠바 인민들이 존재해 이룰 수 있었던 성과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지리에 익숙한 농민들은 대개가 혁명군의 편이었다. 그들은 때론 직접 무기를 들고 전쟁이 나서는 것, 혁명군의 길 안내꾼 노릇을 하는 것 등에 대해 어떠한 반감도 그러내지 않았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던데,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간절히 원함을 드러냈으니 뭐가 됐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한 때 쿠바는 위험한 국가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나라였을 수도 있다. 가난한 건 분명한데, 국가 차원을 뛰어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정책을 쿠바는 분명 펼치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의료진의 활약상이었다. 그들은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으면서도 전쟁/분쟁 따위가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망설임없이 행동했다. 한 때 그리고 어쩌면 지금도 각광받고 있는 혁명가 체 게바라의 휴머니즘이 오늘날 구현된다면 이와 같은 형태가 아닐까 싶었다. 

    여전히 이 나라에는 오래 된 차량이 넘쳤다. Wifi도 우리나라와 견주자면 상대적으로 많이 뒤쳐졌다. 하지만 이 나라의 부를 표기한 수치는 놀라웠다. 개개인의 수중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려 있는가를 따진다면 쿠바의 순위는 그리 높지 못할 텐데, 다행이도 잘 갖추어진 시스템이 있어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 삶이 있다면 어떤 형태일까가 궁금했다. 감히 쿠바의 사례를 여기에 대입해보고픈 충동이 일었다. 

    쿠바가 택한 길이 전적으로 옳다고는 말하지 않으련다. 최근 들어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의 변화를 꾀하면서 생겨난 부작용이 자본주의 체제를 택한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빈부격차의 수준을 뛰어넘는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 나라엔 신격화된 개인이 없었다. 그토록 장기간 권력의 최정점에 머물렀던 피델 카스트로에 대해 사람들은 오로지 마음으로 기억한다. 그를 기리는 동상 하나를 찾아볼 수 없는, 여러모로 신기한 국가가 쿠바였다. 그렇기에 특정한 방향으로 가치판단을 하기보다는 지켜보는 방식을 취하련다. 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한 번 즈음은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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