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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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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쪽 | 규격外
ISBN-10 : 890121590X
ISBN-13 : 9788901215907
금각사(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중고
저자 미시마 유키오 | 역자 허호 |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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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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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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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문화와 정서가 담긴 문학을 엄선해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을 깊이 이해하자는 취지로 20년 만에 새 단장을 시작한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의 세 번째 작품이 출간된다. 이번 작품은 탐미 문학의 대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세 차례나 거론된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대표작 《금각사》다. 작품에서는 말더듬이에 추남이라는 콤플렉스를 안은 채 고독하게 살아가는 주인공 미조구치가 절대적인 미를 상징하는 ‘금각’에 남다른 애정과 일체감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섬세하고 유려한 언어로 그려낸다. 미시마 문학 특유의 미의식과 화려한 문체, 치밀한 구성으로 정평이 난 《금각사》는, 1950년에 일어난 실제 방화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어 쓰인 ‘시사 소설’인 동시에 작가의 내면이 반영된 ‘고백 소설’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작품에는 젊은 시절의 고뇌와 더불어 말년에 극우 사상에 심취하기 전 작가가 거쳤을 내적 갈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간행된 지 반세기가 넘은 지금까지도 《금각사》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탐미주의 문학의 걸작이자 소설의 바이블로 자리매김하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미시마 유키오
저자 미시마 유키오 (三島由紀夫)는 본명은 히라오카 기미타케. 192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당시 황족과 귀족 자제들의 교육기관이던 학습원을 나와 도쿄제국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 학습원 시절인 13세에 처녀작 〈산모〉를 발표하면서 ‘미시마 유키오’라는 필명으로 문단에 데뷔했고, 이후 23년의 집필 기간 동안 180편의 소설과 60편의 희곡 그리고 막대한 분량의 수필 및 평론을 발표하며 ‘쇼와의 귀재’로 불렸다. 1949년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을 소재로 집필한 《가면의 고백》이 성공하여 단숨에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으며, 만 31세에 발표한 《금각사》로 일본 문단의 정점에 도달한다. 그 결과 1957년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1963년부터 1965년까지 연달아 세 차례나 노벨문학상 후보에 거론되었다.
그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금각사》는 예민한 감수성에서 육체파 지성으로 넘어가는 미시마 유키오의 문학적 전환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으로, 일본 근현대 문학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특히 자전적 성격이 강한 고백 소설 내지 성장 소설로 평가받는 만큼, 《금각사》 곳곳에는 젊은 시절 특유의 고뇌에 휩싸이면서도 끝내 새로운 생을 모색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유려한 문장으로 그려지고 있다.

역자 : 허호
옮긴이 허호는 1954년생.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통역대학원을 거쳐 일본 쓰쿠바대학교 문예언어연구과 석?박사과정을 수료했고, 바이코가쿠인대학교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수원대학교 외국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번역가로 활약하고 있다.
〈미시마 유키오의 장편소설 고찰 - ‘개인적 소설’의 계보〉〈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론 - ‘신풍련사화’ 고찰〉〈미시마 유키오의 춘사론 - ‘테레즈 데스케일’의 영향을 중심으로〉〈호리 다쓰오와 미시마 유키오 - 호리 비판의 근저에 있는 것〉 등 다수의 논문을 집필했다. 저서로는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에 관한 양성 대립의 구조》 등이 있으며, 《금각사》《인간 실격》《산시로》《포로기》 등을 번역했다.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작품 해설- 불후의 명작 《금각사》의 테마는 무엇인가
연보

책 속으로

말할 필요도 없이 말더듬 증세는 나와 외부 세계 사이에 하나의 장애로 작용했다. 첫 발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 첫 발음이 나의 내부와 외부 세계 사이를 가로막는 문의 자물쇠 같은 것이었으나 자물쇠는 순순히 열린 적이 없었다. 일반 사람들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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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필요도 없이 말더듬 증세는 나와 외부 세계 사이에 하나의 장애로 작용했다. 첫 발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 첫 발음이 나의 내부와 외부 세계 사이를 가로막는 문의 자물쇠 같은 것이었으나 자물쇠는 순순히 열린 적이 없었다. 일반 사람들은 자유로이 말을 구사함으로써 내부와 외부 세계 사이에 있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둘 수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도저히 불가능했다. 자물쇠가 녹슬어버린 것이다.
-10~11쪽

밤하늘의 달처럼 금각은 암흑시대의 상징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렇기에 내가 꿈꾸는 금각은 그 주위에 몰려드는 어둠을 배경으로 할 필요가 있었다. 어둠 속에서 아름답고 가냘픈 기둥의 구조가 안으로부터 희미한 빛을 발하며 고요히 앉아 있었다. (……) 나에게는 금각 그 자체도 시간의 바다를 건너온 아름다운 배처럼 여겨졌다. 금각은 수많은 밤을 노 저어왔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항해. 그리고 낮 동안 이 신비스러운 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닻을 내린 채 뭇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고, 밤이 오면 주위의 어둠으로부터 힘을 얻어 지붕을 돛처럼 부풀려 출범하는 것이다.
-32~34쪽

내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직면한 문제는 미(美)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골의 소박한 승려였던 아버지는 어휘도 부족하기에 단지 “금각처럼 아름다운 것은 이 세상에 없다”라고만 나에게 가르쳐주었다. 나는 자신도 모르는 곳에 이미 미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에 불만과 초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가 명백히 그곳에 존재하고 있다면, 나라는 존재는 미로부터 소외된 것이 된다.
-34쪽

“밟아. 네가, 밟아봐!” 무슨 소린지 나는 몰랐다. 하지만 그의 파란 눈은 높은 곳에서 명령하고 있었다. 그의 넓은 어깨 뒤에는 눈에 덮인 금각이 빛나고, 씻어낸 듯이 파란 겨울 하늘이 촉촉이 어려 있었다. 그의 파란 눈은 조금도 잔혹하지 않았다. 그것을,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서정적이라고 느낀 것은 어째서일까? (……) 저항할 상황이 아니었기에 나는 고무장화의 발을 들었다. 내 발은 내려와, 봄날의 진흙처럼 부드러운 물체를 밟았다. 그것은 여자의 배였다. 여자는 눈을 감은 채 신음했다.
-113쪽

“‘남천참묘’라. 남천 스님이 베어버린 그 고양이가 예사롭지 않지. 고양이는 아름다웠단 말이야, 알아? 이를 데 없이 아름다웠지. 미라는 것은 마치, 뭐라고 할까, 충치 같은 거야. 그건 혀에 닿아 신경 쓰이고 아프게 해서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지. (……) 고양이를 벤 것은 마치 아픈 충치를 빼내서 미를 척결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로 그것이 최후의 해결책이었는지는 알 수 없어. 미의 뿌리는 근절되지 않았고, 설령 고양이는 죽었어도 아름다움은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이토록 해결이 안이했던 것을 풍자해서 조주는 그 머리에 신발을 올려놓았지. 그는 충치의 아픔을 참는 것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나는 처음으로 가시와기에게서 진정한 두려움을 느꼈다. 잠자코 있기가 두려웠기에 다시 되물었다. “너는 그러면 어느 쪽이냐? 남천 스님이냐, 아니면 조주냐?” “글쎄, 어느 쪽일까. 지금으로서는 내가 남천이고 네가 조주지만, 언젠가는 네가 남천이 되고 내가 조주가 될지도 몰라. 이 공안은 그야말로 ‘고양이 눈처럼’ 변하니까.”
-211쪽

영원의, 절대적인 금각이 출현하여 내 눈이 그 금각의 눈으로 변할 때 세계는 이처럼 변모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변모한 세계에서는 금각만이 형태를 유지하고 미를 점유하여 그 밖의 것들은 흙먼지로 만들어버린다는 사실을 이 이상 장황하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이전에 금각의 정원에서 창녀를 밟은 이후로, 또한 쓰루카와가 급사한 이후로 내 마음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과연 악은 가능할까?’
-231쪽

문득 나는 가시와기가 처음 만났던 날 나에게 한 말이 기억났다. 우리들이 갑자기 잔학해지는 것은 화창한 봄날의 오후, 잘 깎인 잔디밭 위에서 나무 사이로 새어 나온 햇빛이 여기저기 비치는 모습을 무심코 바라보고 있을 때 같은 순간이라고 했던 말이.
(……) 돌연히 나에게 떠오른 상념이 가시와기의 말처럼 잔학한 상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상념은 느닷없이 나의 몸속에서 생겨나, 아까부터 떠오르던 의미를 계시하며 환하게 나의 내부를 비추기 시작했다. 생겨남과 동시에 강력하고 거대해졌고, 오히려 내가 그것에 감싸였다. 그 상념이란 이런 것이었다. ‘금각을 불태워야 한다.’
-276~2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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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일본 문학의 정수를 담은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제3권, 《금각사》 노벨문학상 후보에 세 차례나 오른 ‘작가들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남긴 탐미 문학의 절정을 만나다! “남에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 나의 유일한 긍지였다.” 금각의 아...

[출판사서평 더 보기]

일본 문학의 정수를 담은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제3권, 《금각사》
노벨문학상 후보에 세 차례나 오른 ‘작가들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남긴 탐미 문학의 절정을 만나다!

“남에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 나의 유일한 긍지였다.”
금각의 아름다움과 정반대에서 억눌려 살던 말더듬이 추남의 고뇌
탄탄한 서사, 치밀한 구성을 가능하게 한 실화의 힘

추남인 데다 말더듬이에 내성적인 성격의 주인공 미조구치는 유년 시절부터 고독한 삶을 살아왔다. 작은 절의 스님이었던 아버지는 “금각처럼 아름다운 것은 이 세상에 없다”라고 말하곤 했고, 미조구치는 추한 자신과는 정반대에 있는 ‘금각’을 미의 상징으로 여기며 남다른 애정과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 그 방식은 실로 독특했다. 이제껏 아름다움에서 소외되어 있었다고 자부하던 그는, 예상치 못한 폭격이 난무하는 전쟁 상황에서 비로소 절대미의 상징인 금각과 한낱 추한 말더듬이에 불과한 자신이 동일한 존재로 거듭난다고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에도 금각은 흠집 하나 나지 않은 채 여전히 견고하고 빛나는 자태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미조구치는 다시 혼자가 된 기분에 휩싸이며 좌절한다.

인물들의 심리가 복잡하게 시시각각 변함에도 불구하고 구성이 치밀하고 서사가 탄탄하게 이어질 수 있던 것은, 바로 《금각사》가 1950년 일어난 방화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어 창작된 ‘시사 소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시마 유키오는 약 5년에 걸쳐 금각사 방화 사건과 범인인 하야시 쇼켄의 삶을 면밀히 취재했고, ‘인간의 소외’와 ‘미에 대한 질투’라는 하야시의 증언에 주목했다. 물론 이는 하야시 쇼켄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30대를 맞이한 미시마 유키오가 육체미 운동에 집착한 이유 역시, 허약하게 태어난 데 대한 열등감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결국 극 중에서 미조구치가 몸의 콤플렉스로 인해 열등감에 휩싸이고, 아름다움에서 소외된 자신의 처지를 견디다 못해 금각을 파멸시키려는 일련의 과정은 작가 자신의 맨얼굴이기도 한 셈이다.

‘논란 속의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에 세 차례나 오른
미시마 유키오가 문학적 전환기에 써 내려간 ‘고백 소설’

‘쇼와의 귀재’라는 별명에 걸맞게, 미시마 유키오는 23년의 집필 기간 동안 180편의 소설과 60편의 희곡 그리고 막대한 분량의 수필 및 평론을 발표했다. 그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금각사》는 미시마 유키오를 당대 최고의 작가로 거듭나게 한 역작이었다. 이 작품으로 그는 1957년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1963년부터 1965년까지 연달아 세 차례나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일본의 문학평론가 우스이 요시미가 “이렇게 자신을 가득 채워 소설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랍다”라고 평했던 것처럼, 《금각사》는 미시마 유키오의 문학적 전환기에 쓰인 ‘고백 소설’이다. 타고난 불안 심리와 예민한 감수성에 초점을 맞춰 창작 활동을 이어온 초기와는 달리, 30대에 접어든 그는 능동적으로 ‘자기 개조를 시도’하는 육체적 지성에 주목한다. 이러한 시도가 처음 행해진 것이 《침몰하는 폭포》였고, 궁극적으로 완성된 형태를 이룬 작품이 《금각사》였다.

“나는 너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구. 이 세계를 변모시키는 건 인식이라고. 알겠냐, 다른 것들은 무엇 하나 세계를 바꾸지 못해. 인식만이 세계를 불변인 채로 그대로의 상태에서 변모시키지. 이 삶을 견디기 위해서 인간은 인식을 무기로 삼게 됐다고 할 수 있지.”

“세계를 변모시키는 건 절대로 인식이 아니야”라고 나는 얼떨결에 고백에 가까운 위험을 무릅쓰고 반박했다. “세계를 변모시키는 건 행위야. 그것밖에 없어.”
-본문 중에서

극 중에서 주인공 미조구치가 안짱다리인 가시와기의 도움으로 인식의 세계에서 벗어나 ‘행위자’로 거듭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그것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나약했던 지난날의 자신을 내던지고 육체미 운동에 열중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는 작가의 의지와 맞닿아 있다. 《금각사》가 간행된 지 14년 후, 미시마 유키오는 할복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자신을 개조시키면서까지 삶을 살아내려던 그가 어쩌다 극단적인 죽음에 이르렀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여전히 미시마 유키오가 말년에 걸었던 행보는 짙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개인적으로나 문학적으로나 중요한 분기점에 쓰인 《금각사》가 지닌 가치는 여전히 생생하다. 작품에는 젊은 시절의 고뇌와 더불어 극우 사상에 심취하기 전 그가 거쳤을 내적 갈등의 실마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세월의 흐름을 넘어선 감동이 있다.
마지막 한 줄까지 음미해야 하는 작품이다.” _일본 아마존 독자 서평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탐미 문학의 절정!
인간의 근본적인 딜레마를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로 그려내다

《금각사》와 미시마 유키오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은 다양하지만, 그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탐미주의 문학의 대가라는 것은 모두가 합의하는 사실이다. 미시마 유키오가 말년에 걸었던 극우적 행보와는 별개로, 그의 독특한 미의식과 유려한 문장, 치밀한 구성, 섬세한 심리 묘사를 평가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본의 근대 비평을 확립한 문학평론가 고바야시 히데오는 《금각사》를 두고 “소설이라기보다 매우 아름다운 서정시”라고 극찬하며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기풍에 거듭 감탄했다. 베스트셀러 《냉정과 열정 사이》를 쓴 작가 쓰지 히토나리 역시, “《금각사》만 수십 번 넘게 읽었다”라고 말하며 미시마 유키오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미라는 관념은 천박하고 바보 같지만 국보에 방화하는 범죄 동기로는 충분할지도 모른다.
-미시마 유키오, 《누드와 복장-일기》(1959)

미시마 유키오 문학에서 ‘아름다움’이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는, 자신의 내면과 외부 세계를 일치시킬 수 없어 자기혐오에 빠지고 마는 근본적인 딜레마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인 이상, 완전무결한 대상에 매료되면서도 한없이 위축되기 마련이다. 금각 같은 절대미를 선망하지만 그에 못 미치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다 끝내 우상을 파멸시키려는 미조구치나 하야시 쇼켄 같은 면모를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금각사》는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가 품은 심연을 적나라하게 내보이고 있다. 문장은 한 편의 서정시처럼 더욱 돋보이고, 인물들의 심리 묘사는 미세한 떨림이 전해질 정도로 섬세하며, 아름다움 자체를 표현할 땐 화려하지만 결코 과하지 않다. 그렇기에 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금각사》는, 수많은 작가들이 습작하는 ‘소설의 바이블’이자 전 세계 독자들의 감성을 건드리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탐미 문학의 걸작’으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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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 ta**za27 | 2017.12.1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무라카미 하루키를 제외하고는 일본 소설을 그리 즐겨 읽지는 않는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것은 그의 소설이 일본적이지 않기 때문일...

    무라카미 하루키를 제외하고는 일본 소설을 그리 즐겨 읽지는 않는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것은 그의 소설이 일본적이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탐미주의적인 색채를 띤 작품들, 예를 들어 다니자키 준이치로나 미시마 유키오의 경우, 그들의 소설은 오히려 해롭다고 해도 좋을 삶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그들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야기를 아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도 문학의 사회성이 강한 우리나라 소설의 특징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미시마 유키오의 이 소설 금각사를 가장 인상 깊게 읽었다. 아주 좋았다. 미친 놈이라고 해도 좋을 망상가인 주인공의 심리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그 묘사. 아주 구체적인 심리 묘사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간의 이상 심리를 이렇게까지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 것은 문장의 힘이다. 나는 미시마 유키오의 정치적 입장은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그의 작품 중에서 금각사 만큼은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최근에 절판된 책을 가격을 심하게 올려 재출간하였다. 그 덕에 나도 오래 전부터 갖고 싶었던 책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읽었다. 자기소개로 시작하는 부분에서 점차 적으로 드러나는 주인공의 심리와 독백. 이 ...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읽었다.

    자기소개로 시작하는 부분에서 점차 적으로 드러나는 주인공의 심리와 독백.

    이 글은 고백과 수기의 형태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선천적인 컴플레스인 말더듬 증상이 있는 주인공은 작은 절의 병약한 스님의 아들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일어나는 일들... 어찌보면 마지막 결말인 불을 지른다는 행위는 작가의 의도처럼 태어날 때부터 말을 더듬었던

    주인공에게는 당연한 결과처럼 보인다.

    못생긴 얼굴에 말을 더듬는 사람이 가지는 놀림과 모욕으로 부터 주인공은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망가져만 간다고 할 수도 있겠다.

    첫사랑인 대상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지만 돌아오는 말은, 기다림이라는 노력과는 정반대의 혐오와 불쾌감이다. 무엇보다도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러한 감정들은 주인공의 어린시절에 목숨을 잃는 여자에 대해 더욱 집착을 하게 한다. 책이 끝날 때까지도 첫사랑은 혐오라는 가면을 쓰고 계속해서 보고만 있다. 결국 몸파는 여자를 밟는 행위나 마지막에 연거푸 이틀을 창녀를 찾아가는 일은 사랑 받지 못한 사람이 가지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질투를 보여준다.

    더군다나 가족으로 부터의 사랑은 더욱 노골적이다. 아비는 병약해 세상을 일찍 떠나 버리고 엄마는 자신의 친척과 불륜을 저지른다. 그때의 장면을 아비와 함께 보고 있는 주인공의 마음은 두 번 다시 회복 될 수 없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져 버렸을 것이다.

    이러한 감정을 가지고, 더군다나 타지에서 생활을 시작한 사람에게 감정이라는 것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욱 이상하다고 생각된다. 마음이 동요할 때 어머니로부터 들려온 소식은, 고향의 절을 팔았다는 소식, 그리고 금각사의 주지가 되라는 노골적인 부탁과 족쇄인 것이다.

    따뜻한 격려가 아니라 인생의 모든 낙이 자식이 주지가 되는 것이라니, 책에서의 어미가 보여주는 태도는 틀에서 벗어난 더러움과 자식을 옥죄우는 모순 된 틀인 것이다.

    주인공은, 여자를 밟아 낙태를 시키기도 하고, 방황하며 학교의 성적은 낮아져만 간다. 계속된 방황은 친구의 죽음, 죽음을 덮고 있던 진실이 드러나면서 더욱 활활 타오른다. 이상한 걸음을 한 친구는 말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인공의 태도는 대화를 할 때마다 더욱 타오른다. 

    등록금을 내지 않고 그 돈으로 유흥을 하면서 마지막 계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 하나 하나의 탈 것들이 모여 마지막에는 불을 지필 땔감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런 행동들이 마지막 불을 지르는 행위로 나타나고 죽음을 결심했었던 주인공은 어째선지 갑자기 달아난다. 그리고 정신없이 달려 산으로, 북으로, 그리고 높은 곳에서 타오로는 금각을 바라본다.

    마지막에 하는 말이 특히나 인상적인데 처음의 생각과는 다르게, 금각과 함께 죽지 않는다.

    '살아야지.' 

    주인공이 했었던 생각과는 어쩌면 살짝 어긋나 보이기도 하는 이 대사는, 오히려 주인공의 생각과 결부된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이 했던 금각에 대한 집착, 자신에 대한 열등감, 이 모든 것들을 품고서 살아야지, 하는 것은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착각을 주었다. 

    내가 주인공이었어도 저렇게 행동했을 거야, 라는 말을 품게 하려는 것이 작가의 의도이자, 주인공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고백이 아니었을까.

  • 금각사 | aq**0317 | 2017.05.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금각사>를 읽고나서 일본문학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세 차례나 거론되었다는 작가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를 읽고나서 일본문학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세 차례나 거론되었다는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대표작 <금각사>.

    역시 그럴만한 작품이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 소설은 미조구치의 고백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 미조구치는 타고난 말더듬 증세가 있습니다. 시골 절간의 주지인 아버지로부터 금각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들으며 자랍니다. 그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부모를 떠나 숙부 집에 맡겨지면서 혼자 있는 시간에 금각을 상상하곤 합니다. 아버지가 들려준 금각의 환상을 마음속에서 키워나간 것이죠. 못생긴데다가 말까지 더듬는 소년은 짖궂은 아이들에게 늘 놀림감이 됩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상처는 첫사랑 소녀였던 우이코가 준 모욕감일 겁니다. 우이코는 자기 앞을 가로막은 채 아무말 못하는 미조구치에게, "뭐야. 이상한 짓을 다 하네. 말더듬이 주제에."라고 말하며 무시합니다. 또한 자신의 엄마에게 고자질해서 그 사실을 알게 된 숙부는 미조구치를 심하게 야단칩니다. 이 일로 우이코를 저주하며 죽기를 바랐는데, 수개월 후에 그 저주가 이루어집니다. 아무리 철부지 소년이라지만 수치심 때문에 좋아했던 소녀를 저주하다니, 좀 소름이 끼칩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엄청난 악을 품을 수 있는 거니까, 그만큼 미조구치의 심리 상태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이 소년을 금각에 대한 절대적 미(美)에 빠져들게 하는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봄방학 때 아버지는 미조구치를 데리고 교토에 있는 금각사를 데리고 갑니다. 당시 아버지는 폐병이 상당히 악화된 상태였기에 아들과 함께 하는 여행지로 금각사를 선택했던 겁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금각사를 본 소감은 너무나 실망스러웠습니다. 낡고 거무튀튀하며 초라한 3층 건물. 상상으로 극대화된 아름다움을 능가할 건 세상에 없습니다. 그는 결국 현실과 타협합니다. 현실을 수정하여 몽상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그러니까 금각의 아름다움은 환영이 아닌 실재(實在)로 변하게 됩니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유언대로 교토로 가서 금각사의 도제가 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금각사는 미조구치에게 아버지가 남긴 정신적 유산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평생 집착할 수밖에 없는 상징물이 된 겁니다.

    미조구치의 인생에서 중요한 인물이 두 사람 있습니다.

    모든 게 완벽해보이는 쓰루카와 그리고 안짱다리 장애를 가진 가시와기.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건 사람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좋은 집안에 잘생긴데다 성격까지 좋은 쓰루카와는 미조구치에게는 유일한 친구였는데, 대학에서 가시와기를 만나면서 서로 소원해집니다. 말더듬이로 소심한 미조구치가 보기에 가시와기는 다소 만만한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첫 대면에서 독설을 퍼붓는 가시와기는 잔인하리만치 현실적인 친구였습니다. 그는 매우 당당하게 자신의 안짱다리를 이용하여 아름다운 여자들을 지배했습니다. 멘탈 능력자.

    <금각사>의 표면적 주인공은 미조구치인지는 몰라도 실질적인 힘을 지닌 존재는 가시와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금각사를 향한 집착이 나중에는 파괴본능으로 이어질 때, 따끔한 충고를 던진 건 가시와기입니다.

     

    "어때? 너의 내부에서 무언가가 무너졌지?

    나는 친구가 무너지기 쉬운 걸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모습을 잠자코 보고만 있을 수는 없거든.

    내 친절은 오로지 그것을 파괴하는 거야."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면 어쩌지?"

    "어린애 같은 떼거리는 쓰지 마." 하고 가시와기는 비웃었다.

    "나는 너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고.

    이 세계를 변모시키는 건 인식이라고. 알겠냐, 다른 것들은 무엇 하나 세계를 바꾸지 못해.

    ......

    인식은 견디기 힘든 삶이 그대로 인간의 무기가 된 거지만,

    그러면서도 견디기 힘든 것이 조금도 경감되지 않아. 그것뿐이야."

    "삶을 견디는 다른 방법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니?"

    "아니. 나머지는 광기나 죽음이지."   (311p - 312p)

     

     

    €끝내 금각사를 불태우면서 자신도 함께 사라지려고 하는 미조구치.

    불꽃이 튀고 연기로 가득한 금각사에서 숨이 막혀오는 순간, 그는 주저하지 않고 불길 속을 빠져나옵니다.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뛰쳐나간 그는 계속 달립니다.

    산길을 달려 올라간 곳은 히다리 다이몬 산의 정상.€

    정신을 차리고 나서 그가 한 일은 호주머니에 있던 단도와 수면제 병을 계곡 사이에 던져버리고 담배를 피운 것입니다.

    "일을 하나 끝내고 담배를 한 모금 피우는 사람이 흔히 그렇게 생각하듯이, 살아야지, 하고 나는 생각했다."€(376p)

    이것이 <금각사>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놀랍게도 그는 살아남았습니다. 

    가시와기에게 세계를 변모시키는 건 절대로 '인식'이 아니라 '행위'라고 반박했던 미조구치.

    이후의 미조구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확인할 수 있는 건 현실 세계에서 미시마 유키오(『금각사』의 저자)의 생애 마지막 모습입니다.

    <금각사>를 쓴 지 14년 후인 1970년 11월 25일, 당시 만 45세였던 미시마 유키오는 그가 주재하는 '다테노카이(나라를 지키는 방패들의 모임이라는 뜻)' 회원 4명을 이끌고 육상자위대에 난입하여 자위대의 궐기를 외친 후 할복자살하는 이른바 '미시마 사건'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립니다.

    안타깝습니다. 작품을 통해서 인간 심리를 그토록 예리하게 그려냈으면서 정작 자신은 잘못된 사상에 빠져 자멸을 선택했다니... 광기어린 죽음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반면교사의 교훈이 아닌가 싶습니다.

  • 금각사 | ga**hbs | 2017.05.1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문학상은 여러 개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권위있게 여겨지는 문학...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문학상은 여러 개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권위있게 여겨지는 문학상은 아마도 대부분이 예측했을 노벨문학상일 것이다. 그래서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가 발표될 때마다 우리나라의 작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고 때로는 의외의 인물이 수상해서 논란을 낳기도 하지만 어찌됐든 수상을 하고 나면 이후로는 서점가에서 그 사람과 관련된 인물도서나 그 작가의 수상작품을 비롯해 다른 작품들까지 하나의 코너가 만들어져 독자들에게 소개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모든 노벨문학상 수상작품을 다 읽어 본 것도 아니고 비교적 근래에 발표된 수상 리스트의 경우에는 관심있게 보고 가급적이면 읽어보려 하지만 그 마저도 열성적이지는 않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노벨문학상에 세 차례나 오른 현대문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소위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는 낯설게 느껴졌다.

     

    탐미주의라는 어딘가 모르게 엔틱한 느낌마저 드는 이 작품은 웅진지식하우스의 일문학선집 시리즈의 세 번째 도서로 지난 1991년에 이은 개정판이기도 하다.

     

    소설 속 주인공인 미조구치는 추남에 말더듬이에다가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이런 것들이 합쳐서 미조구치의 삶은 어릴 때부터 고독했다. 그런 미조구치에게 작은 절의 주지였던 아버지는 자주 금각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는데 세상에 금각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적인 면에서 자신과는 완벽하게 대조를 이루는 금각에 대해 어떤 일체감을 느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느껴지고 한편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들어 온 말이기에 어떤 친밀감을 느끼거나 자신에게 있어서는 미의 기준이나 상징처럼 되어버리는 것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기도 하는 대목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러던 중 전쟁이 반발하고 폭격이 쏟아지는데 흥미로운 점은 미조구치는 이 사건을 하나의 계기처럼 생각하고 마치 이 상황 속에서 금각과 자신이 하나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폭격 이후에도 멀쩡한 금각과는 달리 자신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하게 되면서 오히려 미조구치가 느꼈을 상실이나 좌절은 더 크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평생을 미의 절대기준처럼 여겨지는 금각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누구보다 더 생생하게 느끼는 미조구치에게 금각은 애증의 대상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실제 발생한 금각사의 방화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와 창작된 작품이라는 점을 감아하고 읽는다면 왠지 미조구치의 심리나 행동 변화 등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금각사 | mi**j | 2017.05.12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금각사는 일본 교토에 실재(實在)하는 절이다  선종 사찰로 원래는 귀족의 별장이었으나 쇼군의 한 사람이 유언으로 절...
    금각사는 일본 교토에 실재(實在)하는 절이다 
    선종 사찰로 원래는 귀족의 별장이었으나 쇼군의 한 사람이 유언으로 절로 개축할 것을 명했다고 한다
    이 절은 녹원사라는 정식 명칭이 있었으나 그 초절한 아름다움으로 금각이 워낙 유명하여 금각사라는 별칭이 아예 정식명칭으로 굳어지게 된다
    그 절을 전후 혼란시기에 이 절의 사미승이 불태워 버렸다
    정신이상의 심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같은 인간이 아닌 금각사라는 사물에게 그 미에 대해 그 젊은 비구승이 질투를 느껴 없애려 했다는 것이다
    이상이 팩트로 실화이다
    요즘 실화냐 묻는 말이 시중에 대유행인데 - 아마도 최순실과 위대한 닭대통령 때문에 현실이 믿기지 않아서 이런 말이 유행하는 듯 싶다 - 이런 간단한 사실에서 미시마 유키오는 장대한 정신적 사원인 금각사라는 본작품을 완성해 냈다

    금각은 절대미로 주인공 사미승의 마음에 정신에 군림하고 그 지워지지 않을 그림자로 숭배와 연모의 대상이 되고 만다
    병적인 심리가 이 작품 뿐만이 아니라 어쩌면 이 문제적 작가인 미시마 유키오라는 극우 소설가의 평생 정신세계를 지배했던 테마인데 그 뒤틀리고 삐뚤어진 정신적 병리 현상이 가장 현란하고 찬란한 성과로 집약된 것이 미(美)에 대한 추구로 정점을 찍은 이 작품이다 
    사실 미라는 주제는 미시마 유키오가 평생 탐했던 근원적인 소재인데 그런 불우하게도 미시마 유키오에게는 도덕적 수양이나 고매한 인격이 없어서 늘 그 미에는 어른거리는 수면 속의 물체처럼 악과 반항이라는 악마적 색채가 농후했다
    그런 탓인지 그가 극우로 돌변해서 자위대의 궐기와 현대일본의 무장을 통한 제국주의의 회귀를 주장한 것은 별로 놀랍지 않다
    그의 작품 속에는 늘 악마가 숨쉬고 있었으니까
    정치적으로는 그다지 관심도 없던 미시마는 그의 나이 중반에 이르러 오랜 본성을 되찾듯 일본의 극렬한 국가적 이기심을 부르짖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미시마의 후예들이라고 할 수 있는 극우 정치인들이 계속 고맙게도 나와 주어 서서히 일본은 자멸의 길로 가고 있다
    이런 정치적 이야기들은 그냥 각설

    하고 
    금각사는 대립되는 두 쌍의 길항적 관계의 치열한 대결의 소산이다 
    미와 추 즉 아름다움 불멸의 금각과 추하고 말더듬이인 주인공 나 
    절대의 존재인 금각과 상대의 존재인 왜소하고 비루한 나
    실재인 금각과 그 금각에 대한 환상 속에 사는 나 즉 실재와 환상
    물질인 금각과 그 금각을 더없이 예민하게 촉각하는 정신인 나
    인식의 어디까지나 대상인 금각과 금각을 불태우는 행동인 나 
    불멸의 존재인 금각과 필멸의 존재인 나
    이 쌍의 관계를 그 한 축인 주인공 사미승은 넘어서려 한다
    이른 바 헤겔의 정반합 변증법이라 봐도 무방하다
    정(正)인 금각과 그 금각 때문에 번민하고 금각의 영원한 아름다움에 이르고싶고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싶어 번민하는 사미승 미조구치인 나는 반(反)이다
    그리고 그 해결할 수 없는 지고의 미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 , 사실은 넘어서고 싶고 이기고 싶은 욕망은 , 악마같은 친구와 세상 사물에 대한 열등감에서 나온 각성과 수업으로 독자적인 깨달음의 경지로 넘어가고 마침내는 그것을 무화(無化)로 돌린다는 행동에 의해 합(合)으로 도출된다

    그러나 쓸데없이 잘 지내고 있는(?) 금각을 왜 불태워야만 한단 말인가

    머릿속에서 얼마나 높은 전압의 악(惡)과 원망(怨望)이 들끓었으면 흡사 데이트 폭력으로 그렇게 사랑하던 여인을 사랑을 안 받아 준다는 이유로 살해하듯 미의 극치라는 - 사실 나는 금각사가 그렇게까지 아름답다고도 생각하지도 않지만 하여튼 미조구치라는 실존인물에게는 금각사가 세계 최고의 아름다운 건물이었겠지 - 건축을 화염의 잿덩어리로 만들었단 말인가
    그 고뇌와 회오의 세상에 대한 분노는 자신이 가진 태생적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렇게 보기에는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인간의 성악설에 한 표를 던지게 되는 인간 불신에 대한 회의감이 강하게 든다
    인간이란 도대체 얼마나 악하기에 이리도 길고 아름답게 자신의 악을 우아하게 치장해서 소피스트적 궤변으로 자신의 이기적인 불만을 합리화할 수 있는걸까
    그 삐뚤어지고 도착되고 집착과 탐욕과 질투 뿐인 이 걸레와 똥 같은 내면의 찌꺼기들이 섬세하게 빛나는 언어로 변환된 페이지들을 넘길 때마다 일본 문화에 대해 알고 난 후의 감상과 같은 불쾌함이 오래 전 이 책을 읽었음에도 다시 한 번 마음을 검게 물들인다
    일본종족의 종특이 아닐까 그렇게 청결하고 고상한 사원들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더럽고 썩은 정신으로 위안부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모자라 아예 부정까지 하는 그런 것처럼



    아 일본 스시는 그렇게 고급스럽고 깔끔한 음식이 아닐 수 없죠 
    일본의 개인베이커리들은 그렇게 고급스럽고 위생적인 재료들만 써서 너무 너무 맛이 섬세하고 맛있으며 깨끗한 케이크와 빵들만 만들어낸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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