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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에서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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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쪽 | A5
ISBN-10 : 893201387X
ISBN-13 : 9788932013879
베니스에서 죽다 중고
저자 정찬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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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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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 소설집. 1990년 이후 발표한 11편의 소설을 수록. "인간에게 시간만큼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는 존재가 또 있을까. 어떤 권력도 시간의 권력을 능가하지 못한다. 절대 권력 앞에서 인간이 취하는 자세는 부복이다. 인간은 시간 앞에서 부복한다. 이 부복의 공간 속에서 인간에게 허용된 유일한 반란이 있다. 기억이다. 기억은 인간으로 하여금 한번 흘러가면 결코 되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게 한다." - <섬진강 中>

저자소개

목차


.은빛 동전 ... 7

.깊은 강 ... 27

.적멸 ... 77

.가명의 영혼 ... 113

.죽음의 질문 ... 141

.저문 시간 ... 183

.베니스에서 죽다 ... 201

.시인의 시간 ... 231

.숨겨진 존재 ... 253

.물의 길 ... 275

.섬진강 ... 301


.해설 ... 325
- 지금 여기에서 존재 탐구가 뜻하는 것/ 성민엽

.작가의 말 ... 337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올 여름에 ≪빌라도의 예수≫를 읽고, 정찬의 다른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소설집 ≪베니스에서 죽다≫를 골랐다. 단편...
    올 여름에 ≪빌라도의 예수≫를 읽고, 정찬의 다른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소설집 ≪베니스에서 죽다≫를 골랐다. 단편소설 11편이 수록되어 있었다. 단편소설이 오히려 장편소설보다도 더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한 편 한 편 읽어나갈 때마다 매우 곤혹스럽기도 했다. 다 읽고 나서는 차라리 마지막 수록 작품부터 역순으로 읽어나갈 걸 하는 아쉬움도 스쳐 지나갔다. 마지막에 수록된 <섬진강>에서 작가가 그 이전에 추구해 왔던 문제들을 재정리하여 상당한 분량의 짐을 덜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전에 추구해 왔던 문제 중의 가장 중요한 주제를 성민엽은‘폭력적 권력에 대한 비판과 존재 탐구의 결합’이라고 해설에서 밝히고 있다. 정찬은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를 탐구하고 있는가? 먼저 언어를 존재의 비밀을 여는 열쇠로 사용하고 있다. 언어가 없다면 정신은 있을 수 있겠는가? 정신이 없다면 문명은 있을 수 있겠는가? 문명이 없다면 권력이 있을 수 있겠는가? 권력이 없다면 역사는 있을 수 있겠는가?‘역사는 권력이 끌고 다녔던 수레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따라서 역사는 권력의 궤적이고, ‘권력의 궤적은 언어의 궤적’이다. 권력만큼 속된 욕망은 없다. 이 속된 욕망이 가장 갈구하는 것은 성(聖)이고, 성(聖)을 향한 간절한 욕망으로 권력자는 역사의 시간 속에서 신이 되고자 한다. 따라서 권력자는 끊임없이 진실을 비틀어야 하며, 진실을 비틀기 위해 언어를 비틀어야 한다. 권력이 언어를 비틀어 거짓과 학살의 모습으로 만드는 것은 언어를‘영혼의 성소를 품고 있는 꿈의 형상’으로 여기고 있는 작가에게는 엄청난 고문에 해당된다. 폭력적이지 않은 권력을 본 적이 있는가? 권력의 본질은 폭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권력에 대해서 맞서 싸울 수 밖에 없다. ‘역사는 개인의 실존을 허용하지 않고’ 오히려 ‘개인의 실존을 끊임없이 삼킴으로써 생명력을 증대’한다. ‘역사 속에서 개인의 실존을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나, ‘소설은 이 불가능성을 역류함으로써 비로소 숨을 쉰다’. 작가가 여태까지 소설을 쓴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소설은 역사 속에서 개인의 실존을 확인하려고 역류하는 언어의 궤적이다. 역사를 역류하려고 시도하다가 보면 권력과 시간의 두 얼굴을 동시에 마주쳐야 한다. 어떤 권력도 시간을 능가하지 못한다. 시간이야 말로 절대 권력이다. 절대 권력에서 ‘인간에게 허용된 유일한 반란은 기억’이다. ‘기억은 인간으로 하여금 한번 흘러가면 결코 되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게’ 한다. 진정한 기억은 시간의 절대적으로 무자비한 힘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힘이 된다. 따라서 소설이란 시간을 견디는 진정한 기억의 예술적 형상물이 되어야 한다. 동시에 똑같음 모습 속에서는 아름다움은 숨을 쉴 수 없기에, 똑같음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부터 작가는 변신을 하기 시작한다. 한층 더 깊은 곳으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개인의 실존을 찾기 위해 권력에 대한 비판을 해야만 했던 것에서 시간의 힘을 견딜 수 있는 진정한 기억을 찾아내는 것으로 나아간다. <은빛 동전>에서 기억을 찾아나서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간을 역류하는 길을 조심스럽게 들어서면 언제나 ‘혼자’가 되고 혼자서 공허를 만난다. 공허는 그를 두렵게 한다. 왜 이 두려운 곳으로 들어가는가? 언어로‘살아 숨쉬는 세계’를 만들기 위함이다. 언어로 사물을 빚으며 빛을 끌어내고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어, 진공의 세계를 중력의 세계로 변화시켜 나간다. <깊은 강>에서 세상에는 틈이 있음을 발견한다. 시간에는 직선의 시간과 원의 시간이 있다. 권력이 지배하는 ‘세상의 질서는 직선의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직선의 시간에서는 모든 것이 분리됨으로써 존재’한다. 틈에 있는 시간은 둥근 모습을 하며 부드러운 융화의 세계이다. 그 속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사물이, 삶과 죽음이 융화되어 있다. <적멸>에서는 ‘길의 고요한 결’을 따라 걷다가 보면 ‘단순함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깨닫게 된다. 하지만 단순함에 이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과연 작가는 변신에 성공하여 개인의 실존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물의 길>에서 마임 연기자의 입을 빌려서 ‘변신은 대단히 큰 에너지를 요구하기’에 변신에는 엄청난 위험이 따름을 암시한다. <가면의 영혼>은 어떻게 배우가 변신에 실패하게 되었는지도 보여준다. 작가가 시간을 역류하여 영혼의 성소를 찾는 길을 찾아내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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