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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공학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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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쪽 | 규격外
ISBN-10 : 8994940367
ISBN-13 : 9788994940366
패션 공학을 입다 중고
저자 강태진 | 출판사 나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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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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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좋은 책 배송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시길.. 5점 만점에 5점 hjh48*** 2020.07.31
149 포장이 튼튼해서 좋았습니다.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rjs*** 2020.06.18
148 판매자님이랑 연락도 잘 되고 책 품질도 괜찮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rgn1*** 2020.06.01
147 01234567890123456789 5점 만점에 3점 kjpur*** 2020.05.29
146 구하던 책을 구했음 5점 만점에 4점 sakar*** 20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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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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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공학기술의 기원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발전과 변혁, 나아가 미래까지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데 꼭 알아야 할 공학기술을 조망하고 있다. 1장에서는 공학의 기원을 신화와 연결지어 설명했다. 2장에서는 이러한 ‘따라하기’에서 출발한 공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산업혁명시대를 다루었다. 3장에서는 자동차산업의 생산방식과 마케팅 전략, 소비자에 부합하는 신소재의 개발, 나일론의 발명과 패션소재로의 전개과정, 고부가가치 신소재로서 나타난 산업효과 등에 대해 설명했다. 4장에서는 폭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재의 기술발전에 대해 설명했다. 5장에서는 미래의 패션산업 중심에 있는 인간친화 웨어러블시스템과 패션테크놀로지를 설명했다.

저자소개

저자 : 강태진
저자 강태진(姜泰晉)은 『코리아 4,0 지금이다』의 저자로 공학인문학의 기초를 세우고 그 필요성을 주창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섬유공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쳤다. 197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수학했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Macfield 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1984년 서울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어 현재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며 공대학장을 역임했다. 학장 재임기간 동안 공학교육의 글로벌 경쟁력강화와 공학교육의 세계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글로벌공학교육센터(GECE)’를 세웠다.
과학기술적 통찰력과 실천력을 바탕으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설립위원장을 역임했다. 한국섬유공학회와 한국복합재료학회의 회장을 맡아 첨단 복합소재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지능형텍스타일시스템연구센터(ITRC)’와 패션신소재연구센터(FTC)’를 설립, 첨단 복합소재 분야를 의학, 예술분야 등과 융합하여 학문과 관련 산업의활성화에 정성을 쏟았다.
SCI 국제학술지에 190여 편 등 27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영국의 Journal of the Textile Institute, 미국의 Textile Research Journal의 편집위원, 매일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선도적인 국제 감각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과 교육에 대한 학문·사회적 관심을 일깨우고 있다.
2015년 독일 아헨대학에서 세계적인 학자에게 주는 ‘카르만펠로십(K?rm?n Fellowship)’을 수상했다.
저서에 『코리아 4,0 지금이다』(나녹, 2016)이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 패션을 사랑하라 4

1 패션의 미메시스

아라크네 신화와 직물 25
따라하거나 실패하거나 33
번개 저장의 꿈 55
길을 여는 사람들 71
상상하라 81

2 혁명의 완성, 패션
패션, 민주주의를 추동한다 91
속도의 소유권 109
패션과 시대정신 121
모모와 근대인의 삶 145
물질이 정신을 변혁시킨다 161

3 발전이 빚은 패션
패션과 유행 175
같은 것을 많이 판다 185
패션의 역사는 소재 개발의 역사 195
선진제조업의 시대 211
세계적 패션과 국가 브랜드 가치 225

4 패션의 혁신, 융복합
웨어러블 스마트옷 241
인식의 안경을 벗어라 251
고정관념 바깥으로 나가기 263
혁신하는 방법의 혁신, 오픈 이노베이션 285
파괴는 새로운 창조를 낳는다 295

5 미래의 패션산업
웨어러블테크놀로지와 패션 307
다가온 미래 : 자율주행 자동차 331
초연결사회 343
공학의 돈키호테 : 도전의 도전을 향해 351
패션산업과 윤리생산 371
과학기술을 입은 인간 호모 인제니움 391

찾아보기 398
참고문헌 400

책 속으로

31면. 가죽을 꿰매는 일은 쉽지 않다. 그것도 쇠가 아닌 뼈로 된 바늘이라면 열 개 중 아홉 개는 부러진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던 구석기인들은 가죽보다 만들기도 쉽고, 수선도 쉬운 재료를 찾았을 것이다. 그러던 중 누군가 거미가 거미줄 치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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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면. 가죽을 꿰매는 일은 쉽지 않다. 그것도 쇠가 아닌 뼈로 된 바늘이라면 열 개 중 아홉 개는 부러진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던 구석기인들은 가죽보다 만들기도 쉽고, 수선도 쉬운 재료를 찾았을 것이다. 그러던 중 누군가 거미가 거미줄 치는 것을 보고 실을 엮으면 옷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기에 이르렀을 것이다. 유레카! ‘거미줄과 같은 것을 촘촘히 엮으면 옷을 만들 수 있겠구나!’라고 무릎을 쳤을 것이다.

37면.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크기의 섬모 수십억 개가 촘촘하게 나 있다. 이렇게 미세한 나노구조의 물질은 주변의 물질과 전기적, 분자간의 인력으로 살짝 들러붙게 되는데 이것을 ‘반데르발스 힘’이라고 한다.

38면. 인간은 왜 자연을 흉내내고 그것을 따라하려고 애쓰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은 새처럼 날 수 없고, 거미처럼 실을 뽑을 수 없고,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헤엄칠 수 없다. 이 결핍, 이 결여가 인간을 욕망하게 하고 꿈꾸게 한다. 인간이 가지지 못한 것을 자연은 가지고 있고, 인간은 자연이 지닌 것을 갖고 싶어한다.

42면. 공학자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결핍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 문제는 자연은 언제나 인간에 앞서 있고, 우리는 자연에 뒤쳐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결코 자연을 앞지를 수 없다. …… 자연이 인간보다 늘 앞서 있기 때문에 우리의 욕망은 고갈되지 않는다. 우리는 끝없이 욕망하고, 끝없이 꿈꿀 수 있다.

48면. 오직 사려깊은 사람만이 자연 속에서 의문을 갖고 그 지난한 의문을 풀기 위해 삶 전체를 바친다. 과학자든, 예술가든, 공학자든 …… 그리하여 그들은 역사속에서 영원히 빛난다.

53면. 냉정하게 말해서 공학에는 실패는 있지만 성공은 없다. 성공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더 보충되어야 할 실패의 부산물이다. 앞서보다 나은 실패다. 부언하자면 공학에는 완전한 성공도 없지만 완전한 실패도 없다.

66면. 전기는 전하의 흐름이다. 전기의 저장은 곧 전하의 흐름을 저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흐르는 물을 저장하는 것과 같이 전기를 저장하면 그 흐름이 끊어진다. …… 전기저장은 흐름을 멈추었는데 흐르게 한다는 것과 같다.

69면. 전기를 저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번개를 저장하는 일은 더욱 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인류의 오랜 역사가 증명해주듯이 불가능은 없다. 공학은 불가능의 ‘불’에 괄호를 함으로써 불가능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불가능을 불가능으로 내버려두지 않고 끊임없이 가능성의 전망을 탐구하는 것, 이 끈질김! 앞서 공학에는 성공도 심지어 실패도 없다고 했으나 만약 성공이라 부를 만한 것이 있다면 이 포기하지 않는 정신, 오직 이것만을 성공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79면. 카르만은 미국 ‘우주개발의 아버지’로 불리게 되었다. 그는 “과학자는 있는 공부하는 사람이고, 공학자는 없던 것을 창조해 내는 사람”이라고 했다. 카르만은 자신의 말처럼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우주에 길을 냈다. 그가 닦아놓은 길을 따라 우주로 더 빨리, 더 자주, 더 멀리 나아가고 있다. 광활한 우주만큼 우리의 지식과 상상력도 확장되고 있다.

83면. 공학은 새로운 말을 만드는 일이며, 새로운 말을 만든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문명을 가져온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물질을 얻음으로써 말을 만들고, 그 말에 기반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84면. 공학은 단순히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새로운 물질을 통해서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생활을 가져온다. 이전에 없었던 생활 속으로 인간을 끌어들이는 일, 이것이 공학의 위대함이다.

102면. 부르디외는 ‘아비투스’를 통해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고급하고 품격이 높은 문화가 원래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들어낸 하나의 취향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별 짓는 행위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구별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 그것이 잘못이라는 점을 그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산업혁명으로 인한 패션의 발전은 더욱 다양한 ‘구별 짓기’를 가능케 해주고, 서로 다른 취향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 가고 있다.

107면. 헤겔은 자유가 확대되는 쪽으로 역사가 발전한다고 했다. 하지만 옷에 주목한다면 많은 사람이 좋은 옷을 입는 쪽으로 역사가 발전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살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시대, 그 속에서 인간은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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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혁신’이라는 말은 시대의 화두가 되었다. 혁신이라는 말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알파고가 등장했다.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알파고는 4:1로 이기면서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혁신’이라는 말은 시대의 화두가 되었다. 혁신이라는 말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알파고가 등장했다.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알파고는 4:1로 이기면서 그 능력을 입증했다. 인공지능은 이제 누구나 아는 말이 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것의 원리나 작동방식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한다. 더욱이 스마트폰과 알파고와 같은 개별현상에 대해 열광하지만, 그러한 것들의 토대가 되는 공학에 대해서는 외면한다. 왜 이런 걸까? 공학은 우리와 너무도 가깝고 직접적인 것이 되었는데, 우리가 만지고 느낄 수도 있는데, 왜 공학은 대중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한다. 40여 년 동안 공학도로 그 중 30여 년을 교수로 재직해온 강태진 교수가 공학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답하고 있다. 공대 교수의 책이라고 해서 잔뜩 복잡한 계산과 어려운 용어 설명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해선 오산이다. 깜짝 놀랄만한 공학기술의 소개는 물론, 깊고 넓은 인문학적 지식과 최근 유행하는 대중문화까지 섭렵하여 쉽고 재미있고 유쾌하게 공학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제목처럼 패션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공학에 대해서 다룬다. 사실 패션은 공학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공학과 우리 사회가 얼마나 긴밀히 맞닿아 있는지를 알게 된다. 공학이 사회의 영향을 받고, 이런 공학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바꾸고 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알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공학 인문학’ 서적이자 ‘공학 사회학 서적’이며 ‘공학 교양서’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패션이 공학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공학을 입고 있다는 것을 감각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도래할 미래에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역시 알게 될 것이다.

출판사 제공 서평

공학이 뭐죠?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무척 높아졌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것이 딥러닝이나 빅 데이터와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더욱 드물다. 그래, 그런 건 모를 수 있다고 치자. 그럼 우리가 매일 같이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자동차에서부터 거의 손에서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까지, 이것이 모두 공학의 산물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공학은 뭐지? 사람들은 그저 공학도를 단순한 연구를 무식하게 반복하는 ‘단무지’라고 부른다. 우리가 공학도를 이렇게 부르는 것은 사실 공학에 대한 우리의 무지에서 비롯하는 것은 아닐까? 그럼 정중히 다시 물어보자. 공학이 뭐죠?
서울대 강태진 교수가 쓴 ?패션, 공학을 입다?는 바로 이러한 물음에서 비롯했다. 저자가 이 책을 구상한 것은 3년 전이다. 복잡한 수식이나 어려운 공학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인들에게 공학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공학도와 공학지망생에게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공학의 비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사업가, 인문학자, 대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공부모임을 진행하며, 사람들이 공학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어떤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이러한 분투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불완전한 인간의 자연 따라하기
저자 강태진 교수는 일반인들에게 쉽고 편하게 다가가기 위해 패션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아테나가 거미로 만들어버린 아라크네 신화를 끌어와 ‘왜 아라크네는 하필이면 거미가 된 것일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공학자임에도 저자는 아라크네 신화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천의 기원에 관한 신화로 읽어내고 있다. 저자는 거미처럼 실을 뽑고, 뽑은 실을 엮고 싶어 하는 인간의 바람이 투영된 이야기로 아라크네 신화를 재해석해낸다. 저자는 이러한 사유의 확장을 통해 공학의 기원에 ‘따라하기’ 즉 미메시스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고귀한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이 비극의 특징으로 보았다면, 저자는 이를 변주하여 “불완전한 인간이 완벽한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 공학의 특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간은 새처럼 날 수 없고, 거미처럼 실을 뽑을 수 없고,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헤엄칠 수 없다. 이 결핍, 이 결여가 인간을 욕망하게 하고 꿈꾸게 한다. 인간이 가지지 못한 것을 자연은 가지고 있고, 인간은 자연이 지닌 것을 갖고 싶어 한다.

바로 자연에서 결핍을 발견하는 사람, 아니 발견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최초의 공학자다. 저자는 자연이 공학이나 공학자보다 훨씬 완전하고 완벽하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인간은 끊임없이 꿈꿀 수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자연이 인간보다 늘 앞서 있기 때문에 우리의 욕망은 고갈되지 않는다. …… 자연이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인간의 발전이 영속하리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공학은 욕망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현하기 위해 애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전기 저장’에 관한 것이다. 쉽게 건전지를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자는 이것은 저장이라고 볼 수 없는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말한다. 전기는 전하의 흐름이며, 전기를 저장하려면 전하가 계속 흐르게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저장이라는 말은 이런 흐름을 끊는다는 뜻을 이미 내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전기저장은 패러독스다. “평행하는 선이 결코 만날 수 없는 것처럼, 멈춘 채 흐를 수도 없다.” 다시 말해 전기저장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 이것이 공학의 정신이다.

불가능을 불가능으로 내버려두지 않고 끊임없이 가능성의 전망을 탐구하는 것, 이 끈질김! 앞서 공학에는 성공도 심지어 실패도 없다고 했으나 만약 성공이라 부를 만한 것이 있다면 이 포기하지 않는 정신, 오직 이것만을 성공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공학은 표면적으로 실패한다. 하지만 결국엔 성공한다. 왜냐하면 불가능을 불가능으로 버려두지 않고 도전하기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공학의 사회사
그런 점에서 공학은 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도전이다. 이 책은 이러한 공학의 도전과 실패를 기록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공학의 역사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공학과 관계 맺고 있는 사회문화 전체의 변화를 다룬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공학의 사회사라 불러도 좋다. 아놀드 하우저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통해 문학과 예술이 사회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았는지에 주목했다면, 이 책은 사회가 공학에 미친 영향뿐만 아니라 공학이 사회에 미친 영향, 쌍방향적 또는 순환적 영향에 대해 논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증기기관을 다루고 있는 2장에서는 증기기관의 발전사를 다룰 뿐만 아니라 이와 엮여 있는 사회문화의 변천 전체를 다룬다. 전근대인이 자연의 속도를 따라가기만 하는 숙명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면, 근대적 기계의 태동 이후 인간은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면서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인간으로 혁신되었다. 또한 옷의 대량생산이 민주주의와 평등과 관념적인 것을 물리적 실체로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었다. 3장에서는 양을 중시했던 사회에서 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로, 여기에서 더 나아가 미적 가치가 합리성이나 효율성보다 더 우위를 차지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인다.
지금까지 말한 것을 정리하면 이렇다. 이 책의 장점은 일반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공학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학이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를 복잡한 수식이나 어려운 개념을 통해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례와 인문학적 지식을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공학만의 역사가 아니라 공학과 관련 맺고 있는 사회 전체의 변화에 대해 말한다는 점에서, 나아가 사회가 공학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공학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는지를 말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특별하다.

공학에 대한 균형적 시각과 인문학적인 접근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공학의 발전에 대해 객관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무턱대고 공학의 장점만을 말하지 않는다. 이를 테면 근대는 효율성을 중시한다. 증기기관의 등장으로 인간은 짧은 시간에 훨씬 많은 생산량을 얻게 되었고, 가솔린 기관과 같이 기술적인 발전을 통해서 효율성은 비약적으로 더욱 증대되었다. 한편으로 포드의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분업 시스템을 통해서도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 사람이 전 공정을 다루는 것보다 분업은 140배가량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동일한 시간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가. 이것이 효율성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그래서 근대는 시간을 아끼고 관리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효율성에 대한 집착이 가지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 효율성을 위해 기술을 발전시킬 때 인간의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 것이며, 그것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리라는 우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안다. 저자는 공학이 이윤이나 기술 자체의 발전이 아니라 인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 책의 세 번째 특징은 읽을거리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스마트공장,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인공지능, 로봇산업 등의 최신 공학기술에 대해서 알 수 있다. 그리고 칸트, 헤겔, 돈 이데와 같은 철학자, 애덤 스미스, 칼 폴라니, 마르크스와 같은 경제학자를 만날 수 있다. 또 ?80일간의 세계일주?(쥘 베른), ?모모?(미하엘 옌데), ?눈 먼 자들의 도시?(호세 사라마구) 등의 소설은 물론, 고은, 김수영, 백석의 시를 인용하여 공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저자는 종횡무진하며 공학과 공학을 둘러싼 세계가 맺고 있는 관련성을 밝혀낸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공학은 “사람을 깊이 이해하고, 삶의 방식인 문화에 관심을 가질 때 집단의 꿈에 접근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공학은 가장 인문학적이며, 인문학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이것을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것을 실천하고 있는 공학자임을 이 책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미래는 현재에 달려 있다
알파고와 같이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인간은 멸종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것이 걱정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공학을 발전시키지 말아야 할까, 공학에 대해 아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공학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우리가 분명히 알고 우리 스스로가 공학의 방향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우리는 공학의 폭주를 막아낼 수 있다. 당신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을 주저 없이 추천한다. 이 책의 마지막 문단은 이렇게 끝난다.

미래는 미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형성된다.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우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때 미지로 남겨진 미래는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미래에 대한 준비는 국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몫이기도 하다. 미래의 일을 미래에 준비할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준비해 나가야 한다. 오늘이 미래를 결정한다.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고 있듯이 패션은 공학과 융합하면서 혁신적 발전을 이룩해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패션만 공학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 전체가 공학을 착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 해답은 너무도 간단하다. 공학은 인간의 결여와 결핍을 채우는 것에서 출발하였고, 앞으로의 공학 역시 인간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 그래서 공학은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 동시에 인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공학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멀어져선 안 될 것이다. 공학이 인간에게서 멀어지고, 인간이 공학에서 멀어질 때 그 결말은 비극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우리는 해피엔딩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 책속으로 추가
110면.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전근대사회에서 생산의 속도는 인간이 아니라 자연에 의해 결정되었다. 재배속도는 일조량, 강수량 등의 날씨와 계절적 조건과 환경과 관계를 맺으며 순리적으로 이뤄졌다. 그런 점에서 근대인이 숙명론과 운명론적 세계관을 가졌던 것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근대적 공장이 등장하면서 계절이나 날씨에 구애받지 않게 되었다. 인간은 처음으로 생산의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게 되면서 ‘인간 독립’의 시대를 열어가게 된다.

122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단지 획기적이고, 새로운 것이 아니다. 시대의 요구는 그 시대의 사람이 직접 사용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어떤 것이어야 한다.

125면. 이런 고집이 혁명을 더디게 만든다. 때로 인간은 현명하기보다 우매하며, 시대는 용감하기보다는 오히려 비겁하다. 혁명은 그 모든 난관을 극복한 뒤 가장 뒤늦게 찾아온다.

126면. 배는 사람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저었기 때문에 증기선은 뱃사공의 일자리를 뺏는 노동자의 ‘적’이었다. 하지만 탄광의 지하수를 퍼내는 데에는 사람의 인력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해서 노동자의 ‘친구’가 될 수 있었다.

139면. 지구상의 대부분의 생물체는 태양열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유기물질을 만든다. 사람은 죽으면 이산화탄소와 수소, 산소가 되어 흩어진다. 그렇게 흩어진 이산화탄소는 옥수수가 될 수도 있고, 나무가 될 수도 있고, 감자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변한 감자를 소가 먹을 수도, 개나 고양이가 먹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순환장치라 할 수 있다.

142면. 누가 증기기관을 발명했는가, 누가 비행기를 최초로 발명했는가를 특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시대적 요구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시대적 요구를 읽었고, 많은 사람이 서로 엇비슷한 발명품을 생각하고 고안하게 되었다. ……

143면. 와트가 증기기관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이 아닌데도 그를 ‘최초’로 기억하듯이, 스마트폰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으로 잡스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공학은 해당 분야를 최초로 개척산 사람, 또 그 분야를 더 실용적이고 가치 있는 것으로 확장시킨 사람에게 ‘최초’라는 왕관을 내어준다.

149면. 야멸차게 말하자면 공학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멋지고 놀라운 것을 발명한 사람에게 공적을 돌리지 않는다. 공학은 더 효율적이고 더 실용적인 것을 발명한 사람에게 부와 명성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153면. 시간을 관리 당한다는 것, 이것이 근대인의 가장 큰 불행이다. 밤이 깊으면 자고, 날이 밝으면 일어나는 삶이 전근대적 삶이었다면, 근대인은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휴식을 취한다. 쉬고 싶어서 쉬는 것이 아니라 시계의 명령에 맞춰 휴식을 취한다.

159면. 공학기술 발전은 인간을 위해 인간의 편익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기술은 수단이며, 인간은 기술의 목적이다. …… 수단과 목적이 뒤집힐 수 있는 시대, 이 시대에 우리는 다시 인간을 부여잡아야 한다. 과거 르네상스가 신이 아닌 인간을 중심적 가치로 두는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시작되었듯이 오늘날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인간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오늘날의 신르네상스는 예술이나 인문학과 공학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인간친화 기술이 그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172면. 다시 말하거니와 모든 것은 모든 것과 엮여 있고, 그 엮임 속에서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 놓여야 할 최상의 가치는 인간이어야 하고, 공학기술은 인간 친화적이어야 한다.

177면. 유행은 지속이 아니라 변화를 모토로 삼는다. 유행에는 과거도 미래도 없다. 지금, 여기의 가치를 반영하고 사회의 흐름과 분위기를 반향하며 인간과 물질문화 사이의 변화를 반영한다. 유행은 다시 발 담글 수 없는 강물처럼 흐른다. 이 흐름의 집합을 패션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183면. 산업혁명이 물질적 풍요를 가져오게 되자 질 좋고 보기에도 좋은 제품을 찾게 되었다. 생활수준은 그런 식으로 향상된다. 양이 문제였던 시대에서 질이 문제인 시대로, 형식이 중요했던 시대에서 내용이 중요한 시대로 바뀌게 된다.

183면. 사회가 풍요로워지면 예술은 스스로의 경계를 허문다. 고귀함과 높은 지위를 버리고 일상속으로 스며들며 도처에 넘쳐나기 시작했다. 공학은 예술을 상품 속으로 가져온다. 상품의 예술화, 이것이 이 시대의 새로운 슬로건이 되었다. ‘

205면. 공학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그래서 진화하고 또 도태되기도 한다. 나일론과 비날론은 시대와 대중의 욕구 속에서 탄생했다. 나일론은 소비자의 욕구와 결합하면서 높은 부가가치의 섬유패션 소재로 이용되지만, 비날론은 축 처진 감과 레진 자체의 착색 때문에 색깔이 탁하다는 태생적 한계로 소비대중이 원하는 패션소재로서의 색상감각을 따라갈 수 없었다.

212면. 제조업의 발전은 한 개인, 한 분야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그 사회를 제조업 중심으로 혁신한다. 제조업은 한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확장되고, 그 파급효과도 크다.

223면. 지금 선진국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기존의 단순 제조업과 다른 첨단기술과 스마트공장을 활용한 선진제조업이 앞으로 국가의 부와 국제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29면. 한 사람의 디자이너가 가진 탁월한 안목과 감각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가 속한 사회의 문화적 수준이 만들어놓은 결과물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패션이나 디자인은 단지 옷의 모양, 색감, 질감을 고르는 차원이라고 할 수 없다. 패션은 그 사람의 경험 전체, 나아가 그 사람이 발딛고 있는 땅의 문화 전체가 녹아들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246면. 이렇게 만들어진 것은 옷이라고도, 통신장비라고도 할 수 없는 새로운 그 무엇이다. 통섭과 융합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지식과 정보를 얼마나 깊이 알고 있느냐, 혹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그러한 지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계융합하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256면. 티(T)자형 인재는 자동차 엔진의 성능뿐 아니라 자동차의 공기저항을 줄이는 획기적인 방법을 고민해 왔다. 공기저항을 가장 적게 받을 수 있는 디자인, 즉 에어로다이나믹하게 디자인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왜 공기저항을 줄이려고만 했던 걸까? 왜 공기저항을 완전히 없앨 생각은 하지 않았던 걸까? 공기저항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이 기술의 발전을 막고 있었다. 이러한 불가능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사람들, 그들이 오(O)자형 인재다.

261면. 파란 안경을 쓰면 세상이 파랗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연계융합형 인재는 자신의 앎과 타인의 앎을 연계융합함으로써 자신이 쓰고 있는 안경, 인식이라고 불리는 이 안경을 벗어버린다. 인식을 벗어던지면 세상의 진면목과 민낯을 볼 수 있다.

267면. 관념은 강하지도 않고 절대적이지도 않다. 그런데도 관념을 신봉한다. 드니 파팽은 증기기관 선박을 만들었지만 살해당했고, 리차드 트레비식을 최초의 증기기관차를 만들고도 가난하게 살아야 했다. 왜냐하면 당시의 사고방식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278면. 레이저 프린터가 글자를 일일이 새기지 않으면서 비용과 시간과 노동력을 대폭 줄일 수 있었듯이, 신제품을 개발할 때 제조 과정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거푸집을 만드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제조업에서 신제품 개발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283면. 현재 공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혁명적인 새로움, 즉 혁신이다. 한번도 본적 없는 새로움은 잘 존재하지 않는다. 익숙하고 심지어 낡고 닳은 것을 모으고 쌓아올려 탑의 제일 꼭대기에 올라가는 것도 새로움이다. 지금 우리가 가진 기술, 지식, 학문에 기초할 때 혁신이 일어난다. 통합·통섭·융합의 기본은 버릴 건 버리고, 활용할 건 활용하고 합칠 건 합치는 것이다. 혁신은 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통합·통섭·율합을 통한 변화의 과정 속에 깃들어 있다. 변화가 혁신이 아니라 변화의 과정이 이미 혁신이다.

293면. 오픈 이노베이션은 결국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문제를 개인이나 기업으로 국한시키지 않고 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대시켜 사회구성원 모두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특정 사안에 국민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직접 민주주의라면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술개발에 있어서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303면. 경제민주화는 경제적 이득을 모두 공평하게 나누자는 것이 아니다. 경제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을 늘리자는 것이다. 경제는 노동하고 소비하는 일련의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노동할 수 있는 사람과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을 늘리는 일이 경제민주화다.

309면. 웨어러블 테크놀로지는 건강과 안전, 스포츠, 의학, 패션, 비즈니스, 군사용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개척되어 적용되고 있따. 앞으로 어떤 디자인이나 스타일의 옷을 입는 것을 고민하는 것과 함께 어떤 기능의 웨어러블 시스템을 입을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운동량을 데이터화할 수 있는 스마트신발을 신고 나갈지, …… 증강현실이 가미된 스마트글라스를 쓸지, 어떤 디자인의 스마트와치를 착용할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332~333면. 1850년대 인간의 평균속도는 시속 6km였고, 이를 토대로 한 사람이 평생 이동하는 거리는 11만km였다. 그런데 2050년이 되면 운송수단의 평균속도는 시속 337km에 이를 것이고, 한 인간이 평생 동안 이동하는 거리는 1100만km에 이르게 될 것이다.

333~334면. 평균이동속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경험의 폭이나 경험의 양 역시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대 이전의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태어난 마을에서 성장하고 그곳에서 죽었다. 그들의 경험은 그 마을 이상을 넘어서지 않았고, 그 마을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 이상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다. 즉 근대 이전 인간의 경험과 지식이 마을과 같은 크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근대적 기술의 발전과 함께 탈 것의 속도는 증가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나라는 물론 마음만 먹으면 세계의 구석구석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 경험과 지식의 크기는 지구라는 수준을 초과하여 우주로 뻗어 나아가고 있다. 우주는 터무니없이 넓고 거기에는 인간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 인간의 경험과 지식은 한정 짓고, 한계 지을 수 없는 우주적 규모로 확대 될 것이다.

366면. 그런데 이 소설의 끝에서 돈키호테는 자신이 본 것이 환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돈키호테가 환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좌충우돌 모험 덕분이었다. 돈키호테는 환상 속에 빠진 자신을 확인하고 그런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났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러한 모험이 없었다면 그는 환상 속에 머물러야만 했을 것이다. 무모한 모험이 돈키호테를 괴짜로 만들었지만, 그 모험 덕분에 돈키호테는 자신이 환상 속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모험하지 않고 안주하기만을 바란다면, 우리는 우리의 인식체계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역시 돈키호테의 정신이 필요하다.

369면. 공학은 실패를 밑거름 삼아 성공으로 나아간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공학에는 실패는 있어도 성공은 없고 나아가 성공도 없지만 실패도 없다. 공학 속에 실패도 성공도 없다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성공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그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인간, 결국 남는 것은 인간이다. 무수한 실패 속에서도 인간은 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속에서 설사 실패가 불가피하더라도 우리는 배우게 될 것이다. 무모하면 무모할수록 그 무모함을 감당할 수 있는 실제적 공학기술이 점차 보완되어 완전한 모습을 갖게 될 것이다.

394면.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밀려올 미래는 양날의 칼과 같다. 돈 이데(Don Ihde)는 과학기술의 양면성을 확장-축소 변형(amplification-reduction transforma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과학기술의 사용은 대상이나 경험의 특정한 측면을 확장시키지만 한편으로 축소시키기도 한다.

395면. 미래는 미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형성되어 있다.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우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때, 미지로 남겨진 미래는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미래에 대한 준비는 국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몫이다. 미래의 일을 미래에 준비할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오늘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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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mgenjie | mg**jie | 2016.10.0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로맹가리는 언젠가 “조금 시적이긴 하지만…… 영혼이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야 할 터. 그것이야말로 영혼이 과학에 당하지 않을 수...

    로맹가리는 언젠가 조금 시적이긴 하지만…… 영혼이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야 할 터. 그것이야말로 영혼이 과학에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라고 말했다. 로맹가리의 말처럼 우리는 영혼을 빼앗기고 말 것이다. 그런데 영혼을 걱정하는 것은 한가한 일인지도 모른다. 공학의 발전은 로맹가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인 비관적 미래를 예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모든 것과 엮여 있다.” 공학은 인간의 삶 구석구석과 엮여 있고, 오늘날 공학은 인간의 삶의 형식과 방식을 바꿔 놓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메트로>, <포커스>와 같은 무료 신문이 지하철 입구에서 배포되었다. 이 신문이 일거에 사라져버렸다. 신문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습관도 바뀌었다. 사람들은 출근길에 종이신문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스마트폰은 은행창구의 직원 수를 줄이고 있으며, 어플에 불과한 카카오 택시로 인해 콜택시 회사는 도산했고, 에어텔은 호텔업을 비롯한 숙박업계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은 머지않아 의사, 법조인, 기자, 통번역사 등을 대체할 것이다. 공학기술의 발전은 단순노동에서부터 고부가 가치의 전문 직종까지 모든 직업의 일자리를 파격적으로 격감시킬 것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구글을 비롯한 몇 개의 기업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빅 브라더가 될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일자리를 최소화할 것이며 소수의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와 부와 권력을 보장해 줄 것이다. 그리하여 다수의 인간은 인간으로서 참을 수 없는 것까지 참아내야 할 것이다.

    헬조선은 이명박근혜 정부 불러온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자본주의적 경제논리가 공학을 지배하고 있는 이러한 상황 속으로 헬지구가 도래하고 이다. 그러한 시대에 인간은 모든 인간을 인간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마냥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태도를 유지할 때 헬지구는 더 빨리 다가올 것이다. 지금 인문학자가 해야 할 일은 공학기술을 이해하는 일이며, 경제적 논리가 아닌 인문학적인 견지에서 공학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시대 인문학은 공학, 과학, 기술까지로 연구 범위를 확장시켜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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