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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가는 길,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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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쪽 | | 152*225*24mm
ISBN-10 : 1188990519
ISBN-13 : 9791188990511
미래로 가는 길, 실크로드 중고
저자 피터 프랭코판 | 역자 이재황 | 출판사 책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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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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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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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모든 길은 베이징으로 통한다.”
《실크로드 세계사》 피터 프랭코판이 조망하는 세계 정세의 변화와 미래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시대, 고립주의와 분열에 휩싸인 서방
동방은 새로운 관계망과 협력으로 다시 세계의 패권을 쥘 것인가

급변하는 현재의 세계를 밀리언셀러 역사가의 통찰로 들여다보는 책. 우리는 획기적인 변화와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 콜럼버스와 곧 그를 뒤따랐던 사람들이 대서양을 횡단하고 거의 동시에 바스쿠 다가마가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유럽과 인도양, 남아시아와 그 너머에 이르는 새로운 해상 무역로를 열었던 1500년 전후의 수십 년 동안 일어났던 일과 비슷하다. 트럼프와 브렉시트의 시대, 서방은 고립주의와 분열에 휩싸인 채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상실을 자초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는 큰 성장속도를 보이면서 ‘일대일로 구상’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연결망과 협력을 내세우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의 ‘등뼈’에 해당하는 지역의 나라들이 속속 주역의 위치로 복귀하고 있는 것이다.
밀리언셀러 《실크로드 세계사》의 저자 피터 프랭코판은 이처럼 서구 중심의 세계질서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에 세계의 지리정치학적 퍼즐 조각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짚어줌으로써 큰 그림을 보는 안목을 갖게 해준다. 전 세계적 범주에서 아주 최근의 이슈를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어 흡사 긴 국제 기사를 읽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책을 통해 세계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직시함으로써 경제 및 정치권력의 변화 양상을 활용하고 가속시킬 미래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피터 프랭코판
옥스퍼드대학 비잔티움연구센터 소장이자 동대학 우스터칼리지 선임 특별연구원. 비잔티움 역사 전공자로서 11~12세기의 비잔티움제국, 서유럽, 이슬람 세계를 연구하며 《동방의 부름(The First Crusade: The Call From the East)》(2012)을 펴냈고, 비잔티움 황제 알렉시우스 1세의 딸 안나 콤네네가 12세기에 쓴 역사서 《알렉시아스(Alexiad)》를 번역했다. 또한 지중해 지역,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의 역사도 연구하고 있으며, 이슬람과 기독교의 상호의존성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15년에 출간한 《실크로드 세계사(The Silk Roads)》는 전 세계 언론과 학계로부터 서유럽 중심주의 역사관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지정학적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았고,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100만 부 넘게 판매되었다. 2018년에는 실크로드가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현재와 미래를 특유의 통찰로 바라본 《미래로 가는 길, 실크로드(The New Silk Roads)》를 펴냈다.

역자 : 이재황
서울대 동양사학과에서 공부하고, KBS·내외경제(현 헤럴드경제)·중앙일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역사와 언어·문자 등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실크로드 세계사》로 2017년 한국출판문화상 번역부문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처음 읽는 한문》, 《한자의 재발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실크로드 세계사》, 《실크로드》, 《1945 중국, 미국의 치명적 선택》, 《푸드 오디세이》, 《왜 나쁜 역사는 반복되는가》, 《초목전쟁》, 《맹자》, 《순자》 등이 있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을 편역하여 《태조·정종본기》, 《태종본기》(3권)를 펴냈고, 신채호·박은식·최남선 등 근대 인물들의 저술을 현대어로 풀어내기도 했다.

목차

머리말

1. 동방으로 가는 길
2. 세계의 중심부로 가는 길
3. 베이징으로 가는 길
4. 경쟁으로 가는 길
5. 미래로 가는 길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주 / 찾아보기

책 속으로

머리말, 13쪽 나이키나 에르메스보다도 더 발 빠르게 실크로드의 가능성을 알아본 것은 바로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J. 트럼프였다. 그는 2007년에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에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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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3쪽
나이키나 에르메스보다도 더 발 빠르게 실크로드의 가능성을 알아본 것은 바로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J. 트럼프였다. 그는 2007년에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에서 트럼프 브랜드를 상표 등록했다. 이 브랜드의 보드카를 생산하려는 계획이었다. 2012년에는 실크로드의 등뼈 지역에 있는 모든 나라들에서 호텔과 부동산용으로 자신의 이름을 상표 등록했다. 여기에는 2017년 취임 이후 고립시키려 했던 이란도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는 또한 조지아에서도 거래 관계가 있었다. 이곳에서 그는 ‘실크로드그룹’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내걸고 ‘야한 카지노’를 개발할 계획이었는데, 나중에 언론의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1. 동방으로 가는 길, 31~32쪽
2001년 중국의 GDP는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미국의 39퍼센트였다. 2008년에는 62퍼센트로 증가했다. 2016년에는 중국의 GDP가 같은 기준으로 미국의 114퍼센트가 됐다. 그다음 5년 동안에는 더 큰 폭으로, 더욱 급격하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에만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다른 지역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예를 들어 베이징의 한 사업가는 중국 중산층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프랑스 중부에 3000헥타르의 땅을 사들였다. 중국 전역에 1000여 개의 불랑주리(boulangerie, 빵집) 체인을 열 계획을 세워놓고 거기에 밀가루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쌀로 만든 음식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입맛이 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리고 그 경우 “잠재력은 엄청나다”라고 이 사업가 후커친(胡克勤)은 말한다.
… 더욱이 보르도의 유명 포도원 대부분이 지난 몇 년 사이에 주인이 바뀌어 여배우 자오웨이(趙薇)나 재벌 마윈(馬雲) 같은 유명 인사들이 사들였다. 마윈은 유명한 샤토드수르(Chateau de Sours)를 비롯해 네 개를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는 중국의 애주가들에게 더 잘 보이기 위해 이름까지 바꿨다. 메독의 샤토세니약은 샤토앙틸로프티베텐(Ch?teau Antilope Tib?taine, ‘티베트 영양羚羊’)으로 이름을 바꿨고, 샤토라투르생피에르는 샤토라팽도르(Ch?teau Lapin d’Or, ‘금빛 토끼’)가 됐으며, 샤토클로벨에르는 샤토그랑앙틸로프(Ch?teau Grande Antilope, ‘큰 영양’)가 됐다.
이는 수백 년 동안 경의와 명성을 얻었던 자랑스러운 이름들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순수파에게는 거슬리겠지만, 동방의 부상은 우리 주변 세계의 일상적인 요소로 생각됐던 것을 변화시키는 별도의 효과를 지니고 있다.

2. 세계의 중심부로 가는 길, 66~67쪽
동남아시아와 북유럽을 연결하는 새로운 남북수송회랑(INSTC) 개발 역시 진전을 보이고 있고, 아제르바이잔, 러시아, 이란의 정부기관들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며 일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 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이렇게 말했다.
“이 사업에는 우리 운송 부서들이 참여하게 되는데, 그들은 기술적이고 재정적인 측면과, 우리 세관 및 영사 업무 사이의 관계를 고려하게 될 것입니다.”
이 회랑에 인도의 상품 및 서비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 회랑의 중요성은 분명하다. 일부 추산은 새로운 철도 노선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인도의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무역은 연간 300억 달러 수준에서 여섯 배 가까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분석은 이 지역의 무역 증가에 따라 이란이 챙기는 통행료 수입만 해도 2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 나라가 톤당 50달러의 통행료를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런 수치들이 상당히 낙관적인 전망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기반시설과 운송 및 통신의 연계가 개선될 경우 가져다줄 결과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3. 베이징으로 가는 길, 99~100쪽
한 평론가의 말을 빌리자면, 일대일로의 전개를 평가하는 것은 “예술 반, 과학 반”이다. “그것은 느슨하게 규정되고 계속해서 확장되는 움직이는 목표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확장의 한계는 더 이상 “지리나 심지어 중력에 구애”되지 않는 곳까지다. 그 비전은 2013년 이후 아프리카·유럽·북극권과 사이버 공간, 심지어 외계로까지 확장됐다. 일대일로는 모든 것을 아우르며, 어떤 것이라도 끌어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옛날의 실크로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계의 어느 쪽에서 일어난 일이 때로는 다른 쪽에서 일어난 결과와 직접 연결됐다.
긴밀한 협력을 위한 용광로로서의 실크로드가 지닌 한 가지 매력은 과거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메시지의 유연성이다. 예를 들어 2018년 여름 중국에서 출발한 첫 직통 열차가 카스피해 연안에 있는 이란의 반다르에안잘리에 도착했을 때, 이란 부통령 이스하크 자한기리는 재빨리 실크로드의 부활을 입에 올렸다. 이란 스스로의 과거에 대한 확인이었다. 자한기리는 이 열차를 시진핑의 비전이나 중국이라는 나라의 비전과 연결시키지 않고 다른 결론을 이끌어냈다. 아시아의 등뼈 지역에서 유대관계가 재건되는 것은 “이란과 이웃 나라들 사이의 문화적·역사적·문명적 유대관계의 징표” 라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메시지다. 2018년 봄 28미터 높이의 새로운 실크로드 조각물을 선보인 투르크메니스탄의 투르크메나밧 같은 곳이다. 화려한 제막식이 열렸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자전거 경주대회와 마라톤 경기도 열렸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도 있다. 이 도시의 입구에는 열두 개의 새로운 문이 세워졌다. “‘위대한 실크로드’의 상징적이고도 실질적인 심장”으로서의 위치를 드러내고, “우즈베크 문화와 다른 민족들의 문화 사이의 유대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중국의 자금과 주도가 근본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아시아 중심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크로드의 부활은 민족적이고 국내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메시지로 전용되고 변형될 수 있었다. 한 유명 평론가가 말했듯이, 일대일로 계획은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는 배스킨라빈스식 협력”이 됐다.

3. 베이징으로 가는 길, 114~115쪽
중국의 입장에서 남중국해를 지키는 것은 새로 등장한 군사적·정치적 강국임을 과시하는 문제나 심지어 국가 안보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중대한 문제다. 중국의 현재와 미래는 자국에 필요한 것을 안전하고 확실하고 방해 없이 얻을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경제 성장을 통제하거나 위축시키려는 자들이, 중국이 세계의 다른 지역에 있는 시장으로 드나드는 통로를 위협할 수 없도록 확실하게 보장하는 데 달려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동중국해의 센카쿠제도(중국명은 댜오위타이열서釣魚臺列嶼?옮긴이)를 둘러싸고 점점 더 팽팽한 대치국면으로 끌려들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이 이곳의 시설을 개선하려는 계획을 세우자 중국은 일본이 섬들을 점령하고 있는 현상 자체에 도전하려 했다. 이전에 사람이 살지 않던 섬에 시설을 지으려는 일본의 계획에 대해 중국인민해방군 내부 출판물의 한 기사는 “인근 해양을 통제하고 자기네 생활공간을 확장”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썼다. 그러나 이는 다른 곳에서의 중국의 행위와는 비교될 수 없다고 이 필자는 썼다. 중국의 목적은 “우리의 주권과 영토의 통합을 지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군이 센카쿠제도 같은 멀리 떨어진 섬들을 보호하기 위해 초음속 ‘활공폭탄’을 개발한다는 사실은 이 지역에 얼마나 많은 것이 걸려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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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시대, 고립주의와 분열에 휩싸인 서방 동방은 새로운 관계망과 협력으로 세계의 패권을 되찾을 것인가 지금의 세계 정세를 압축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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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와 트럼프의 시대, 고립주의와 분열에 휩싸인 서방
동방은 새로운 관계망과 협력으로 세계의 패권을 되찾을 것인가

지금의 세계 정세를 압축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그리고 중국의 최강대국 부상일 것이다.
유럽에서는 분리를 말하고 장벽을 다시 세우며 통제를 부활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는 그 대표적인 사례지만, 이탈리아, 독일, 폴란드, 헝가리 등에서 유럽연합에 반대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스코틀랜드와 카탈루냐에서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독립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일관성 없는 지도자 아래, 당근보다는 채찍을 사용해 세계를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재편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서방의 이러한 면모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서방이 관여하고 한몫을 할 때는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이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개입하고 간섭했었고, 다른 나라들의 성장과 전망을 제한하는 장애물과 규제를 설치했다. 다만 서방이 자신의 모습대로 세계를 만들던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다.
그 다른 편에서 중국과 아시아 지역이 부상하고 있다. 서방 선진국에서 동방 국가들로의 세계 GDP의 이동은 그 규모와 속도 모두에서 숨이 막힐 정도다. 일부 추산에 따르면, 유가의 급등 덕분에 서아시아 (그리고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2018~2019년에 이전 12개월보다 2100억 달러 이상을 더 벌어들일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국가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협력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경쟁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서방과 달리 중국 정부는 호혜를 이야기하고, 협력 증진을 강조하고, ‘상생’ 시나리오에 따라 민족과 국가와 문화를 한데 엮기 위해 장려책 사용을 이야기한다. 2013년 처음 발표한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 이후 그들은 느리지만 조금씩 거대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해가고 있다. 일대일로의 성공 여부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제 서구 중심의 세계질서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래로 가는 길, 실크로드》는 밀리언셀러 《실크로드 세계사》의 저자 피터 프랭코판의 후속작으로, 오늘날의 세계를 가장 주목받는 젊은 역사가의 통찰로 들여다보는 책이다. 전작의 원제 “The Silk Roads”에 이은 “The New Silk Roads”라는 이번 책의 원제가 의미심장하다.

세계질서 패러다임의 대전환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변화의 시작과 핵심은 ‘실크로드’에 있다

우리는 그 규모나 성격상 획기적인 변화와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 콜럼버스와 곧 그를 뒤따랐던 사람들이 대서양을 횡단하고 거의 동시에 바스쿠 다가마가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유럽과 인도양, 남아시아와 그 너머에 이르는 새로운 해상 무역로를 열었던 1500년 전후의 수십 년 동안 일어났던 일과 비슷하다. 불과 500년 전에 있었던 이 두 원정은 세계의 경제적·정치적 무게중심을 극적으로 이동시키는 초석을 깔았다. 서유럽이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교역로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와 비슷한 어떤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방향은 반대지만 말이다. 아시아와 실크로드가 떠오르고 있다. 그 떠오르는 속도도 빠르다. 그들은 서방과 고립돼 떠오르는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그들과 경쟁하며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는 정반대다. 아시아의 부상은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들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자원·상품·서비스·기술에 대한 선진국들의 수요와 욕구는 아시아의 성장을 자극하고 일자리와 기회를 창출하며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의 한쪽의 성공이 한쪽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쪽의 성공과 이어져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대, 패러다임의 대전환기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핵심은 ‘실크로드’에 있다. 그것은 단지 부상하고 있는 곳이 과거 실크로드 지역이라거나 일대일로가 곧 ‘신 실크로드 전략’이어서만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나드는 길, 실크로드
지역과 역사를 넘어 연결과 교류의 통찰을 제공하다

‘실크로드’라는 말은 19세기 말에 만들어졌고, 20세기 말에 들어서야 널리 쓰이게 된 명칭이다. 주로 대략 서기전 200년부터 서기 1400년 사이에 아프로유라시아 대륙 일대의 교역과 교류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다. 이 시기에는 많은 교역망이 있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비단과 방적사, 직물을 거래했다. 다른 물건을 거래한 곳도 있었다. 중국이나 로마에서 출발했지만, 중앙아시아, 북유럽, 인도, 아프리카, 다른 많은 곳에서도 출발했다. 여행은 바다를 통하기도 하고, 강을 통하기도 하고, 육지를 통하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바다, 강, 육지를 모두 거쳤다.
이처럼 우리에게 실크로드는 과거 특정 시기, 특정 지역의 이야기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실크로드라는 말은 사실 매우 모호한 것이다. 물건과 사상과 사람들이 이동한 아시아·유럽·아프리카 세 대륙의 지리적 범위를 정확하게 밝혀주지도 않고, 태평양과 남중국해가 어떤 방식으로 지중해나 더 나아가 대서양과 연결됐는지를 분명하게 설명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아니 오히려 그래서 실크로드라는 말의 느슨한 의미는 유용하고 확장성을 가진다.
실제로 실크로드는 여러 민족과 문화와 대륙이 서로 어떻게 얽혀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용어로 사용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통해 과거에 종교와 언어가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음식과 유행과 예술에 대한 생각들이 서로 어떻게 전파되고 경쟁하고 차용됐는지를 알 수 있다. 실크로드는 자원 통제와 장거리 교역의 중요성을 분명히 보여주는 데 도움을 주고, 이에 따라 제국의 발생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한 사막과 대양 횡단 여행의 맥락과 동기를 설명해준다. 실크로드는 기술 혁신이 어떻게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까지 자극을 주었는지, 그리고 폭력과 질병이 어떻게 비슷한 형태의 파괴를 불러왔는지를 보여준다. 실크로드는 과거를 고립된 별개의 시대와 지역의 집합이 아니라 세계가 수천 년 동안 더 크고 포괄적인 지구촌 과거의 일부로서 연결돼 있던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오늘날, 모든 길은 베이징으로 통한다.”
피터 프랭코판이 조망하는 세계 정세의 변화와 미래

피터 프랭코판은 이처럼 서구 중심의 세계질서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에 세계의 지리정치학적 퍼즐 조각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짚어줌으로써 큰 그림을 보는 안목을 갖게 해준다. 전 세계적 범주에서 아주 최근의 이슈를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어 흡사 긴 국제 기사를 읽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책을 통해 세계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직시함으로써 경제 및 정치권력의 변화 양상을 활용하고 가속시킬 미래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이어서]
4. 경쟁으로 가는 길, 155~156쪽
그리움은 중독성이 있고,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밋빛 안경을 통해 과거를 보면 가짜 과거를 만들어낼 수 있다. 가장 좋은 부분만 골라내고 나쁘거나 시시한 부분은 무시하는 것이다. 이전의 좋은 시절을 떠올리면 더 나았던 듯한 시대에 대한 훈훈한 기억이 촉발된다. 이러한 과정은 기만적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사실 오늘날의 세계는 거의 모든 면에서 과거의 세계보다 낫다.
… 그렇다고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잘못된 시기, 잘못된 장소에 있는 듯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나 낙관적이기는 어렵다. 미국의 경우가 그렇다. 중국의 부상은 미국에서 자기 나라의 장래에 대해 총체적인 의문을 제기할 뿐만 아니라, 이른바 20세기의 황금시대에 대한 동경을 당연한 것으로 만드는 어두운 면도 던져주고 있는 듯하다. 대기업들이 차례차례 팔리는 것도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호텔에서 항공기 임대 회사까지, 생명공학 업체에서 GE(제너럴일렉트릭)의 가전제품 사업(한때 미국 재계의 신화였던 GE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었다)까지 말이다.
유명 회사들이 현금 다발을 든 외국 구매자의 손으로 넘어가는 것을 보노라면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잘 알지 못하고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나라 출신의 구매자를 거의 예상치 않았을 때 더욱 그렇다. 이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볼보에서 런던의 택시회사들까지, 워너뮤직에서 대형 건설사 슈트라박(Strabag)까지, 가장 대표적인 기업과 브랜드 가운데 일부가 외국인들의 손에 넘어갔다. 주로 실크로드 지역의 나라 출신들이다.
이 새롭고 때로 낯선 세계의 완벽한 사례는 이탈리아의 카라라 대리석을 채취하는 회사의 최대 지분을 매각한 일이다. 카라라 대리석은 로마의 신전 판테온과 시에나 대성당, 런던의 마블아치, 미국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마당에 서 있는 평화기념비 등에 사용된 대리석이다. 그 회사의 최대 주주는 빈 라덴 가문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뉴욕 프리덤타워(옛 세계무역센터가 2001년 9·11 테러로 파괴된 뒤 그 자리에 새로 건립된 새 세계무역센터의 별칭?옮긴이)에 쓰인 대리석이, 전에 그 자리에 서 있던 쌍둥이빌딩의 파괴를 지휘한 사람의 집안이 소유하고 있는 채석장에서 왔다는 것이다.

4. 경쟁으로 가는 길, 205~206쪽
우리가 보는 것이 이례적이고 단호한 원칙을 가진 미국 대통령 한 사람의 성미와 괴팍함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는 또한 대단한 자신감의 소유자다. 북한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에 관해, 회담이 어떤 방향으로 진전될지 어떻게 알아내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 생각에, 1분이면 알 수 있어요. 그저 내 촉감, 내 느낌만으로요. 그게 내 방식이오.”
그러나 사실 더 깊숙한 문제가 걸려 있다. 트럼프는 그 원인이라기보다는 증상이다. 현재의 백악관 재직자는 한편에 제쳐두더라도, 세계에 미국의 진정한 동맹자가 얼마나 적은지, 그리고 심지어 오랜 동반자들도 그 기본적인 신뢰성에 얼마나 의문을 품고 있는지를 지적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미국의 고립은 전 국무부 부장관 스트로브 탤벗 같은 경험 많은 베테랑들도 깊이 우려하고 있는 문제다. 그는 미국의 고립주의가 단지 어리석은 일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바로 제임스 매티스가 2018년 크리스마스 직전 국방부 장관에서 물러날 때 지적했던 바다. 매티스는 미국의 “국가로서의 힘이 우리의 독특하고 포괄적인 동맹 및 동반자 시스템과 뗄 수 없이 연결돼 있다”라고 굳게 믿었다. 그것이 약화되고 망가지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미국을 약화시키는 일일 뿐만 아니라 “전략적 이해가 점점 더 우리의 이해와 긴장 상태에 있는 나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기도 했다.
동맹을 맺는 것은 하나의 기술이며, 장기적인 보상을 가져다주는 길고 완만한 과정이다. 그러나 그런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고 키워가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투자가 필요하다. 오스카 와일드(1854~1900)의 말을 흉내 내자면, 하나를 버리는 것은 불행으로 보일 테지만 그 모든 것을 동시에 없애버리는 것은 부주의로 보인다.

5. 미래로 가는 길, 217쪽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와 공통의 이익이 있는데 그 나라에 걸고 있다는 것은 미국이 안고 있는 위험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미국은 다른 곳에서도 러시아의 잠식에 맞서 싸워야 한다. 예를 들어 터키는 한때 NATO 냉전전략의 주춧돌이었다. 러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로 가는 길목에 있는 그 위치 때문이었다.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을 열심히 쫓아다녔지만 이제 떠나버렸다. 그것은 시리아에서의 협력과 경제관계 개선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또한 터키에 첨단 S-400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하기도 했다. 미국에 반항적인 에르도안 대통령에게는 즐거운 일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 누구도 우리 공화국의 자주 원칙이나 방위산업에 관한 자주적인 결정에 가타부타할 권리가 없습니다.”
이것이 미국에서 경종을 울렸다. 미국에서는 합동참모본부 의장 조지프 던포드 장군이 “잘못된 언론 보도”를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해야 했다. 억측이 있었지만 그와 반대로 터키는 “러시아로부터 S-400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하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들이 구매를 했다면 우려할 일이겠지만, 그들은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이 발언의 중요성은 그것이 중국 언론에서 취재한 것이었다는 사실로 알 수 있다.

5. 미래로 가는 길, 223~224쪽
실크로드 및 아시아와 비교해볼 때, 유럽은 움직이는 속도에 차이가 있다기보다는 방향 자체가 달라 보인다. 아시아에서는 연결망을 늘리고 합작을 확대하며 협력을 강화하자는 이야기를 하는데, 유럽에서는 분리를 말하고 장벽을 다시 세우며 “통제를 부활”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는 그 대표적인 사례지만, 이탈리아, 독일, 폴란드, 헝가리 등에서 유럽연합에 반대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스코틀랜드와 카탈루냐에서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독립을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압박은 어떤 부분에서 슬픔으로 이어졌다. 우리 눈앞에서 녹아내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세계에 대한 슬픔이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2018년 여름 이렇게 말했다.
“유럽연합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에게 평화와 번영과 연민을, 열망이 있는 사람들에게 목적의식을,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왔습니다.”
그것은 “서로마제국 멸망 이래 인류를 위해 실현한 가장 큰 꿈”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는 심각한 유럽 중심주의뿐만이 아니라 세계사와 유럽연합 모두에 대한 역사관의 부족을 드러내는 발언이었다. 다만 이것은 수백 년 동안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이익을 누려온 세계의 한 부분에서 지는 해에 동반되는 우울감의 징후로 볼 만하다.

5. 미래로 가는 길, 276쪽
우리는 이미 아시아의 세기에 살고 있다. 서방 선진국에서 동방 국가들로의 세계 GDP의 이동은 그 규모와 속도 모두에서 숨이 턱 막힐 정도다. 일부 추산에 따르면, 유가의 급등 덕분에 서아시아 (그리고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2018~2019년에 이전 12개월보다 2100억 달러 이상을 더 벌어들일 전망이다. 부러워할 만한 횡재다. 이러한 변화는 아시아에서 환경 파괴에서부터 거의 충족시킬 수 없는 기반시설 투자 욕구까지, 명백하게 증가하는 여러 가지 고통을 초래했다. 이는 또한 국가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협력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경쟁할 것인지 하는 문제로 이어졌다.
그러나 주목되는 점은 새로운 연결망이 구축되고 옛 연결망이 정비되면서 서방이 갈수록 자리를 잃어갈 위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서방이 관여하고 한몫을 할 때는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이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개입하고 간섭했었다. 다른 나라들의 성장과 전망을 제한하는 장애물과 규제를 설치했다. 서방이 자신의 모습대로 세계를 만들던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다. 비록 그것은 남의 운명을 주무르는 것이 적절하고 심지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듯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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