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 대입에서 논술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자 논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나 올바른 사고를 할 수 있는 접근방식 등이 결여된 이론 중심의 논술 서적이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왔다. 어려운 이론으로 무장된 논술 책은 많은 학생들에게 논술은 딱딱하고 어렵고 골치 아픈 것으로 한숨짓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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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말 대입에서 논술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자 논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나 올바른 사고를 할 수 있는 접근방식 등이 결여된 이론 중심의 논술 서적이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왔다. 어려운 이론으로 무장된 논술 책은 많은 학생들에게 논술은 딱딱하고 어렵고 골치 아픈 것으로 한숨짓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중딩·고딩들을 위한 대중매체 읽고 쓰고 생각하기]는 1999년 세종서적에서 출간된 논술 서적으로 당시 논술, 토론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송재희 선생과 독서논술지도자 강사인 김슬옹 선생의 공저로, 앞서 언급했던 이론 중심의 논술 지도책과는 확실히 다른 접근방식으로 독자를 만나고 있다.
먼저 이 책의 저자들은 그동안 논술의 논제로 정형화 되어 있는 낡고 고루한 논제들을 탈피하여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기 쉬운 영화, 게임, 만화, 속담, 유행가 가사, 역사인물 등의 이야기에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보다 재미있는 접근방법을 제시한다. 이 접근 방법은 보다 쉽게 관심을 끌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그저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고 버려지던 것들에 대해서도 꼼꼼히 생각해 볼 거리가 있다는 것 또한 알려주면서 논술을 공부함과 동시에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서도 한 번 더 되돌아보게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해주는 동시에 이런 다양한 소재로 문제제기를 하였기 때문에 10여년이 흐른 2012년도에 이 책을 읽어도 논제가 고루하다거나 어색하지 않게 느껴진다.
또한, 다양한 소재와 더불어 선생과 학생의 문답 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논제에 대해 추론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선생님의 생각을 학생들에게 그대로 주입시키던 그동안의 논술지도 방법과는 확실히 지도 방법에서도 앞서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책의 문체가 문어체, 구어체가 어떠한 기준이 없이 왔다갔다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서문 [생각열기 말길트기] 부분에서는 책의 대상이 중·고등학생이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저학년용 대상의 구어체 문장이다. 이 구어체 문장은 선생님의 설명 부분으로 활용된 것 같은데, 대부분의 논제의 선생님 설명에서는 또 설명식의 문어체 문장이 사용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떠한 확실한 구분을 할 수 있는 선생님의 설명 부분에서만 사용하도록 설정하거나 그도 아니라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일관성 있게 설명식의 문어체 문장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을 것 같다.
요즘 청소년들은 읽고 쓰고 생각하기 보다는 거침없이 말한다. 구사하는 말도 고운 한글이 무색할 정도로 거칠고 문법도 맞지 않고...
요즘 청소년들은 읽고 쓰고 생각하기 보다는 거침없이 말한다. 구사하는 말도 고운 한글이 무색할 정도로 거칠고 문법도 맞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찾아보기 힘들다. 왜 그럴까? 세상은 속도전으로 내 달리고 TV나 영화는 감각적이고 폭력물로 넘쳐나는 것이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에게 주는 영향이 크리라 생각된다. 공자의 가르침 중에 '교양이 없는 소인은 생각하지 않고 기탄없이 말한다.'라고 하였다. 교양있는 문화인이 되려면 많이 읽고 생각하고 쓰는 훈련이 청소년 때 절심함을 알게 해 준다.
현장에서 청소년을 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두분의 교수님(송재희 김슬옹)의 '대중매체 읽고 쓰고 생각하기'는 청소년들에게 친근하게 접하는 다양한 매체를 보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쓸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책이다.
우선 이 책의 구성이 퍽 인상적이다. 그동안 대부분 논술관련 책이 책읽기와 작성요령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은 영화 만화 노래 신문 연설문 등 다양한 매체를 예로 들어 그 속에서 토론과 논리의 실타래를 꺼내 생각하게 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둘째, 이 책이 다루는 분야에 있어서도 청소년 문제, 인간과 문화, 환경과 과학, 사회와 제도 등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다섯 마당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세째, 읽고 생각하고 논리 정연하게 글쓰기에 있어서 기술적인 요령을 일러주기 보다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 만화를 보더라도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늘 접하는 것을 생각거리로 삼아 재미있게 풀어주고 있다. 그러므로 한 마리의 고기를 손에 줘어주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고기를 잡는 방법을 생각하고 연구하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일상에서 접하는 다양한 매체가 던지는 의미를 그냥 지나쳤던 것도 다시 생각하게 하고 내 삶에 비추어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지침서를 만난 듯 작은 기쁨을 맛보았다. 논술을 공부하는 청소년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도 일독해 보길 권한다.
이 책을 읽기 얼마전까지는 글짓기, 글쓰기라고 하면 치를 떨었었다. 그만큼 글쓰기에는 너무나 질려 있었다고 해야할까. 허...
이 책을 읽기 얼마전까지는 글짓기, 글쓰기라고 하면 치를 떨었었다. 그만큼 글쓰기에는 너무나 질려 있었다고 해야할까. 허구언날 '똑같은' 주제에 '똑같은' 형식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에 글쓰기에 대한 회의를 느낄 정도였다.
그 때 만난 책이 바로 이 책, '대중매체 읽고 쓰고 생각하기'이다. 물론 내 의지로 산 책은 아니었다. 어머니께서 어디서 아셨는지 이 책을 그야말로 '강추'하셨기 때문이다. 다른 주부들보다 책을 많이 읽으시는 어머니께서 추천한 책이라, 특별히 좋고 나쁘고를 떠나 한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이 책을 읽고 내가 여태껏 보았던 작문와는 전혀 다른 형식과 주제에 한순간 놀랐다. 친근감있게 다가오는 문체와 이해하기 쉬운 주제. 그리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예문들을 보고 조금씩 자신감이 들기 시작했다. 한 번 재미를 붙이면 다시는 헤어나기 힘든것이 바로 글짓기인 것이다. 그때부터 난 천천히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 책과 저자께 감사한 게 있다면, 나에게 글쓰기에 대한 재미를 되찾아준 것이다. 글을 많이 접하고 많이 쓰면서 조심스레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지금 예전의 나처럼 글쓰기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린 학생분들이 있다면, 살짝 다가가 이 책에 대해 귀띔해 주고 싶다. 책을 펼치는 순간, 글쓰기의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나'의 며칠 후 모습을 엿볼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