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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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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쪽 | A5
ISBN-10 : 8932916233
ISBN-13 : 9788932916231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박설호 | 출판사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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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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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30720, 판형 152x223(A5신), 쪽수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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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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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좋은 제품 매우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dldu***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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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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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에서 심도 있는 문학적 분석을 통해 통일 전후 독일 사회의 갈등과 그 해결 방안, 그리고 평화 공존의 모습을 우리 앞에 재연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동독 출신 작가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문학작품을 해석하고 있다. 국가의 몰락을 직접 체험하고 분단과 통일을 보다 절실하게 고찰했던 것은 서독이 아닌 동독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구동독 초기의 문예 운동 및 사회주의 예술 연구의 일환으로 탄생한 것이며, 저자가 꾸준한 학문적 관심을 바탕으로 천착해 온 《동독 문학 연구》의 네 번째 결과물이기도 하다.

저자소개

저자 : 박설호
저자 박설호는 부산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헨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빌레펠트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신대학교 독일어문화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독일 철학과 문학 소개에 매진하고 있다.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의 대작 『희망의 원리』(전5권)를 홀로 완역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은 책으로는 『꿈과 저항을 위하여』, 『라스카사스의 혀를 빌려 고백하다』, 『동독 문학 연구』, 『떠난 꿈, 남은 글』, 『유토피아 연구와 크리스타 볼프의 문학』, 『작은 것이 위대하다. 독일 현대시 읽기』, 『새롭게 읽는 독일 현대시』, 『현대 문화 이해의 키워드』(공저), 『하이너 뮐러 연구』(공저), 『독일인 어떻게 살(았)지?』(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블로흐의 『서양 중세 르네상스 철학 강의』, 『희망의 원리』, 베냐민의 『베를린의 유년 시절』, 라이히의 『문화적 투쟁으로서의 성』, 라보에티의 『자발적 복종』, 횔덜린의 『빵과 포도주』 등이 있다.

목차

서문

1장.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 끝나지 않은 분단 문학
전환기 독일 소설
통독 이후 장벽 붕괴의 문학에 관해
다른 인종 사이의 아우르기 - 유레크 베커의 『브론슈타인의 자식들』
사회주의 비더마이어 - 귄터 드 브륀의 『새로운 영광』
신화는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가? - 크리스타 볼프의 『메데이아』
몸의 질병, 사회의 질병 - 크리스타 볼프의 『육체에 합당하게』
섹스, 비너스 산에 대한 도취 - 프리츠 루돌프 프리스의 『알렉산더의 새로운 세계들』

2장. 전환기 소설 연구
사라진 무엇에 관한 기억 - 아네트 그뢰쉬너의 『모스크바의 얼음』
세상에 바닥나기가 존재하는가? - 크리스토프 하인의 『점령』
구동독의 시스템에 관한 삼중주 - 우베 텔캄프의 『탑』
구동독에 대한 희비극적 시각 - 잉고 슐체의 『간단한 이야기들』
다양하게 전개될 새로운 인생 - 잉고 슐체의 『새로운 삶들』
달콤한 유년의 꿈 혹은 퇴행 - 야나 헨젤의 『동쪽 지역 아이들』
《지나간 비극은 희극이다》 - 토마스 브루시히의 『우리 같은 영웅들』
베를린 장벽 붕괴의 퍼즐 - 토마스 브루시히의 『그것이 어떻게 빛나는지』
《낯선 곳에서 어쩔 수 없이》 혹은 난민의 심리학 - 라인하르트 이르글의 『미완성의 사람들』

3장. 자료
전환기 소설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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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흔히 실용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이 질문합니다. 과연 남의 나라 문학을 공부하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는가? 지나간 동독 문학을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일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그때마다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곤 합니다. 즉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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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실용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이 질문합니다. 과연 남의 나라 문학을 공부하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는가? 지나간 동독 문학을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일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그때마다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곤 합니다. 즉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그리고 《당면한 난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먼 산을 바라보라》라고 말입니다. 물론 남의 나라 문학이 21세기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우리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외국 문학과 다른 지역의 문화 연구는 우리 앞에 가로놓인 어떤 문제에 관한 해결 방안의 놀라운 범례를 제공합니다. 우리가 외국 문학과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한편으로는 시각의 다원화를 체계적으로 함양하기 위함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가장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범례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_서문, 7쪽

사회주의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역설적으로 구동독의 정치적 상황 그리고 당시의 문예 운동을 오히려 더 근본적으로 연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1950년대의 상황과 이 시기의 문학이 동독 문학의 역사에서 서방 세계와는 가장 첨예하게 구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소련의 문화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은 동독이었지만, 동독 지식인들은 세계 대전 이후에 사회주의를 재건하려는 열망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비록 국가적 차원에서의 사회주의 운동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우리는 실패의 근본적 원인을 학문적으로 끝까지 밝혀 나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 1950년대 구동독과 동구권의 사회주의 문예 운동의 근본을 끝까지 추적하는 일이 급선무일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는 전언이 암시하는 내용입니다.
_서문, 9쪽

갑자기 행복을 차지한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 삶에 어떤 하자가 도사리고 있는지 깊이 숙고하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서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건망증 또는 기억 상실증의 징후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여기서 돈 있는 자의 오만함, 즉 졸부 근성이 태동합니다. 부의 맹목적 축적은 역설적인 말이지만 인간의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고, 인간으로 하여금 마치 살찐 돼지와 같은 오만함과 나태함의 수렁에 빠지게 만듭니다. 게다가 정치적 ? 인종적 타자에 대한 이해와 관심 대신 상대방 에게 자신의 것을 무조건 수용하라는 문화적 일방통행의 요구 사항을 생각해 보세요.
_25쪽

우리는 동독 문학과 전환기 이후의 문학을 천착하면서 미래에 관한 핵심적 문제를 함께 숙고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가령 유럽인들은 현재 어떤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는가? 유럽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그들이 추구하는 미래의 삶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극동 지방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물음을 생각해 보세요. (……) 사회 철학자 오스카 넥트Oskar Negt도 20세기가 저무는 시점에서 분명히 언급한 바 있지만, 독일의 산업 경영자는 1980년부터 1998년까지 두 배의 이윤을 남겼습니다. 그에 비해 임금 노동자와 봉급생활자의 경우 물가와 생활 수준을 고려할 때 변한 게 별로 없습니다. 대신 두 배로 늘어난 것은 실업률입니다. 첨단 산업에서의 기계화는 계속 진척되고, 인간은 더욱더 자신의 노동을 발휘할 터전을 잃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수많은 상품들이 생산되지만, 실제 노동 행위는 절반으로 감소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은 대기업 중심으로 중국 경제에 의존하게 될 한반도의 경제적 체계에서도 더욱 첨예하게 드러날 문제점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중소기업의 몰락과 기술 집약적산업의 발전 속에서 기계화는 더욱더 많은 실업을 양산시킬 것입니다.
_44쪽

독자들은 통독 이후 동독 사람들의 기대감, 불안 그리고 갈망과 해원 등을 가장 잘 묘사한 작가로 잉고 슐체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는 아마도 독자들이 그의 이전 작품 『간단한 이야기들』에 담긴 강력하고도 다양한 주제를 잊을 수 없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슐체는 2008년에 『아담과 에벌린』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작가는 통독 후에 만난 두 남녀가 서독으로 도피하는 과정을 우아하고도 즉흥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묘사는 마치 『실낙원』의 패러디처럼 비칠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과 같이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거에 낙원은 과연 어디에 있었습니까? 찬란한 천국은 동독인들에게 서쪽에 위치하고 있었을까요, 아니면 동독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애타게 갈망하던 제3의 다른 나라입니까? 슐체는 후자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 인해 더 나은 다른 나라를 발견할 가능성이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서방 세계로 인해 천국을 찾을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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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책에는 동 · 서독 사람들 사이의 갈등 내지는 해결 방안 그리고 평화 공존에 관한 사항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 비록 간접적이지만 다문화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 그리고 차제에 통일된 한국에서 남북한 사람들이 아우르는 삶 그리고 평화...

[출판사서평 더 보기]

이 책에는 동 · 서독 사람들 사이의 갈등 내지는 해결 방안 그리고 평화 공존에 관한 사항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 비록 간접적이지만 다문화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 그리고 차제에 통일된 한국에서 남북한 사람들이 아우르는 삶 그리고 평화 공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너지는 베를린 장벽을 바라보며 독일의 소설가들은 무엇을 이야기했는가?

통일 전후로 나타난 현대 독일 소설은 어떠한 문학적 특징과 의미를 가지는가? 독문학자이자, 다수의 독일 사상가와 문인들의 글을 우리말로 옮겨 온 저자 박설호는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에서 심도 있는 문학적 분석을 통해 통일 전후 독일 사회의 갈등과 그 해결 방안, 그리고 평화 공존의 모습을 우리 앞에 재연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동독 출신 작가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문학작품을 해석하고 있다. 국가의 몰락을 직접 체험하고 분단과 통일을 보다 절실하게 고찰했던 것은 서독이 아닌 동독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구동독 초기의 문예 운동 및 사회주의 예술 연구의 일환으로 탄생한 것이며, 저자가 꾸준한 학문적 관심을 바탕으로 천착해 온 《동독 문학 연구》의 네 번째 결과물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두 가지 사항을 간파하고 있다. 첫째, 통일된 독일은 유로존 국가들과 함께 미국과 같은 거대 블록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점이다. 사회주의적 시장 경제를 표방하는 독일이지만 국익의 추구와 자본주의라는 틀 아래서 물질주의적 삶, 인종 갈등, 그리고 소비 중심의 향락 사회라는 특징을 보이게 될 거라 분석한다. 산업 사회와 매스컴 시스템은 이런 변화에 힘을 실어 줄 것이고, 그 결과 지식인이 사회를 주도하던 시대에 종언을 고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매개체가 바로 통일 전후 간행된 독일 소설이다. 둘째, 21세기는 과학 기술 및 매스컴 발전과 관련된 포만한 의식으로 인해 망각의 시대로 규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망각의 현실이 문학인들의 집필 욕구를 서서히 앗아가고, 그 극점에서는 어느 누구도 지식인들의 발언을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 분석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한반도라고 해서 이런 경향으로부터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상기의 관점들은 전환기 독일 문학에서 도출해 낼 수 있는, 은폐될 수 없는 진리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여전히 걷히지 않은 마음속 장벽의 흔적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0여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당시의 변혁 속에서 꽃핀 독일 문학의 흔적은 여전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대체로 독일의 분단과 통일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는 통일을 갈구하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상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문학 연구자로서 저자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국가의 통일이라는 피상적인 변화라는 측면이 아닌 인간 내면의 의식 변화 내지 정신사의 전환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학 연구가 인간 심리와 내면의 판단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연구가는 겉으로 드러난 변화보다는 인간의 심층적 심리에 자리한 편견, 그리고 세계관의 변화 등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독일인들에게 통일은 절실한 요망 사항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베를린 장벽 붕괴되며 보여 준 통일의 열광은 다만 하나의 일회적 사건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독일과 한국의 통일에 대한 태도는 이질적이다. 이는 《가해자의 악행에 대한 처벌》과 《배달민족의 연속적 수난의 결과》라는 의미의 간극 때문이다. 독일의 진보적 지식인들은 오히려 오래전부터 두 개의 국가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평화 공존을 지향했다. 통일을 열망했던 쪽은 반대로 서독의 보수 정당이었고, 이런 태도는 독일 내에서 민족주의 내지 히틀러 파시즘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했다. 분단 독일은 1982년부터 제한적이나마 서로의 땅을 여행할 수 있었다. 상대 작가들의 작품, TV의 시청도 가능했다. 이렇듯 분단 독일은 현실적인 교류가 일어나고 있었고 이별의 고통을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다. 독일인들에게 통일은 그저 국경선의 변화로 이해되었다는 것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구동독에서는 《통일》, 《혁명》, 《변화》, 《혁신》, 《개혁》 등의 표현 대신 《전환기》라는 용어가 선호되었다. 즉, 국경의 변화로 인해 한 인간의 국적이 바뀔 수는 있지만 후손들은 구동독 지역에서 계속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독일 내에서는 다양한 견해가 공존하고, 서로 다른 문화에 관한 논의도 현재 진행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동독 문학과 전환기 이후의 문학은 일도양단의 방식으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특정 장소나 시기를 확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그 대신 언어, 작가, 인민들의 의식 변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 동독 문학

동독 문학은 지속적으로, 본격적으로 연구되지 못하고 있다. 통일 이후의 사회적 변화를 막연하고 피상적으로 기술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통일 후 서독인들이 바랐던 것은 동독인들이 서방 세계의 문화 속에 복속되는 것이었고, 새로운 사회는 과거 동독 국가 및 제반 문화적 결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따라서 문화적 차원에서 고찰할 때, 독일의 통일은 그다지 큰 이득을 남기지 못한 사건이었다. 서독인들은 사라진 사회주의 국가의 문화로부터 무작정 등을 돌렸다. 이는 이후에 동독 문학 논쟁으로 비화되어, 보수적 문예 이론가들은 동독 문학 전체를 통째로 매도하고, 모든 이론적 ? 예술적 논거마저 부정하려 했다.
동독 문학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개진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지정학적 상황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먼저, 동독 문학은 서독이 주도권을 쥔 통일된 독일에서 《적국의 문화 운동》 내지 《예술가에 대한 인권 탄압의 범례》로 활용되었다는 것이다. 보수정당의 선거 전략에 사용되어, 적국의 비참한 정치적 상황을 보도하여 자국의 민주주의 풍토를 은근히 자랑하는 효과만 냈을 뿐이다. 따라서 정치와 무관한, 온전한 동구의 문학 작품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서베를린이라는 정치적 통로의 역할 또한 동독 문학 연구에 대한 길을 막아섰다. 서베를린은 동독 지식인들에게 《정치적 섬》이자 《마지막 탈출구》로 기능했다. 그들에게 《가능성이 없으면 서베를린을 통해 떠난다》라는 도피의 여지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통일이라는 문화적 충격이 창작 활동에 부정적인 역할을 부여하기도 했다. 검열의 파기에 대한 안도감과 새로운 문학 시장의 질서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도 표명되긴 했지만, 통일된 독일의 출판계는 이런 작가들과 입장을 달리했다.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동독 작가들의 작품은 국가의 소멸과 상실감을 표현할 뿐이었고, 통일된 독일의 독자들은 이를 외면했다. 작가들은 실험정신은 뒤로하고 독자의 비위를 맞추는 데 혈안이 될 수밖에 없었다. 본격 문학 작품은 소외되고 단순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대중 소설이 활개를 치게 되었다. 저자는 이런 문학의 상품화 현상이 남한의 극심한 자본주의 문화 풍토에 비하면 경미하다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현재 우리 출판계에서 볼 수 있는 양극화 현상은 이미 통일 이후 독일 사회의 전처를 통해 잘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전환기 이후의 문학을 고찰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통합과 소통의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갈등이다. 약 40년 동안 다른 나라에서 제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함께 아우르며 살아갈 수 있을까? 상대적으로 진지한 고민과 숙고가 부족했던 서독인들이 가진 경제적 우월감은 동독인들에게 피해의식으로 작용했다. 동독인들은 통일을 너무나 순진한 자세로 받아들이며 자본주의의 경쟁 구도를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심리적 상처를 입은 채로, 냉혹한 현실 속에서 서독인들과 조우하게 된 그들에게 남은 것은 실업의 충격과 구동독의 복지체제에 대한 향수였다. 저자는 통일된 국가 속에서 소통의 부재, 동화, 갈등과 같은 문제들은 문학의 영역뿐 아니라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 제반 영역에서 끝없이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따라서 대립하는 견해 차이, 갈등의 경계선, 불신의 계기로 작용하는 치욕적인 발언,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쓰라린 논거, 증오심을 유발하는 뜨거운 감자 등을 인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동독 문학과 전환기 문학을 천착하면서 미래에 관한 핵심적 문제를 함께 숙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령 현재 유럽인들의 상황과 삶의 모습에 대한 물음을 통해 그들이 추구하는 미래 삶의 전개 방향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통일 후 독일의 전체 산업은 두 배의 이윤을 남겼다. 반대로 임금 노동자와 봉급생활자의 경우 물가와 생활 수준을 고려할 때 변한 게 없었고, 그들에게 두 배로 늘어난 것은 실업률이었다. 수많은 상품들이 생산되지만 기계화 자동화의 영향으로 실제 노동 행위는 절반으로 감소했다. 저자는 대기업 중심으로 중국 경제에 의존하게 될 한반도의 경제적 체계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욱 첨예하게 드러날 것이라 지적한다.
저자는 경제학자 조지프 알로이스 슘페터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친다. 《자본주의는 자신의 위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성공으로 인해 자멸》할 것이고, 《자본주의의 성공은 인간이 인간답게 공동 삶을 추구하려는 노력의 패배》를 뜻한다고 말이다. 따라서 인류의 공생을 위해 급진적인 새로운 방식으로 지금까지의 모든 주어진 현실을 전복시키는 실험을 반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미래 사회에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소규모 울력 공동체, 무정부주의, 반정부주의적인 소규모 코뮌 등의 형태가 확산되면 자본주의를 추동하는 산업 시스템이 무너질지 모를 일이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진보는 다음 진보로 이어지지 않으며, 그 사이에는 항상 크고 작은 파국이 도사리고 있다. 그런 이유로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는 전언에 우리는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문학과 문화, 그리고 역사 연구 자체가 우리에게 미래를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찾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역사적 내용이 우리의 당면 문제에 대한 직간접적인 해답을 안겨 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역사서를 뒤질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동독의 실패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우리가 거대한 기계에 의해 작동되는 산업 시스템으로부터 등을 돌려야 할 시점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문학의 힘을 통해 재앙과 같은 파국의 현실을 과연 깨달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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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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