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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기행. 1(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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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쪽 | B6
ISBN-10 : 899249243X
ISBN-13 : 9788992492430
동양기행. 1(반양장) [반양장] 중고
저자 후지와라 신야 | 역자 김욱 | 출판사 청어람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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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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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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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마이니치 예술상 수상작
동양의 저 구불거리는 거리, 냄새, 풍경, 인간 속으로 떠난 영혼의 여행기!

『인도방랑』『티베트방랑』의 작가 '후지와라 신야'의 대표적 여행에세이집 <동양기행> 제1권. '동양기행'은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시리아, 파키스탄, 캘커타, 티베트, 미얀마, 태국, 상하이, 홍콩, 서울을 지나 일본에 이르기까지 방랑하듯 자유롭게 떠돌았던 한 영혼의 여행기이다.

이 책에는 동양에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인간적인 삶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항상 평탄치만은 않은 그네들의 굴곡진 인생길을 따라가는 4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그는 주인공이 아니라, 단역에 불과했다. 동일한 동양 문화권에 살고 있지만, 제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들을 그려냈다.

<동양기행>은 30년 전의 여행기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진가를 더하고 있다. 여행정보나 여행에 관련된 에피소드만을 담은 여행책이 아니라 여행의 본질과 삶과 죽음, 성聖)과 속(俗)이 교차하는 내면의 성찰기이다. 깊이있는 여행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진정한 여행의 가치와 여행 자체의 매력을 일깨워줄 것이다. <제1권>

작품 더 살펴보기
<동양기행>은 제23회 마이니치 예술상 수상작입니다. 후지와라 신야의 동양여행기 3부작(인도방랑/티베트방랑/동양기행) 중 최고의 결정판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후지와라 신야의 공식 홈페이지 방문하기

저자소개

지은이 후지와라 신야 藤原新也_
1944년 후쿠오카 현 출생.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 서양화과 학부 중퇴 후, 20대부터 30대까지 10여 년간 인도, 티베트, 중근동 등 여러 나라를 방랑했다. 1977년『소요유기逍遙遊記』로 제3회 기무라 이헤에 사진상을, 1982년『동양기행』(전2권)으로 제23회 마이니치 예술상을 수상했다. 이후 사진가로 활동해왔고, 주요 저서로『인도방랑』,『티베트방랑』,『메멘토 모리』,『도쿄표류』,『아메리카』,『시부야』,『바람의 플루트』등 다수가 있다. 1998년 첫 소설『딩글의 후미』와 2000년에는 자전소설『기차바퀴』등이 출간되었다.

옮긴이 김욱_
서울대 신문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서울신문, 경향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에서 30여 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지은 책으로『세계를 움직이는 유대인의 모든 것』이, 옮긴 책으로『지적 생활의 방법』『니체의 숲으로 가다』『아름다운 영혼의 고백』『톨스토이, 길』『아미엘의 일기』『데르수 우잘라』『여행하는 나무』『노던라이츠』등 다수가 있다.

목차

1장 겨울해협―이스탄불
내가 본 해협은 서양과 동양의 대지 사이로 깊숙이 파고든 바다의 칼날이었다.
보스포루스만큼 극적인 수로는 없다.
눈이 쏟아지던 날, 이 해협을 건넜다.
이곳을 건너려는 자는 누구나 짧은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리라.

2장 양의 창자로 요리한 수프―앙카라
아나톨리아의 수도 앙카라에서 식도락의 꿈을 탐한다.
옆자리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여자가 나타났다. 엄청나게 먹어대는 여자다.
양의 머리를 혀로 핥으며 연분홍빛 리큐어를 폭포처럼 부어넣는다.
테이블에서 테이블로 떠도는 몸집이 큰 여자…….
그녀는 아나톨리아의 환영이었다.

3장 장미의 나날―지중해·앙카라
봄의 지중해는 성적性的이다.
해풍에 흔들리는 붉은 장밋빛과 그림자에 성과 죽음이 흩날린다.
성과 죽음의 봄, 장미의 여인이 세룰리언 블루의 바다 속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나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4장 몽해夢海항로―흑해
흑해의 물은 과연 검은 것인가.
오직 그 한 가지를 확인하기 위해 흑해항로에 올랐다.
뱃길 위에서 하얀 바다를 꿈꾸었다.
그 하얀 바다에 나타난 괴어….
현실의 바다 위에는 성자의 풍모를 간직한 새 한 마리.

5장 이슬람 사색기행―시리아·이란·파키스탄
터키, 시리아, 레바논, 이란을 거쳐 파키스탄의 카라치로,
보름달이 뜬 밤에는 이리처럼 사막을 달리고
초승달이 뜬 밤에는 들개처럼 거리를 헤맸다.
그렇게 여행하던 어느 날, 문득 이슬람의 도상학이 머리에 떠올랐다.

6장 동양의 재즈가 들린다―캘커타
갈증의 거리에서 비 내리는 거리로.
우기가 한창인 어느 날 밤, 캘커타의 번화가에서 작은 도깨비불을 만났다.
그 불은 천천히 거리를 유랑했다.
나는 그 기묘한 불빛을 어느 낡은 건물 옥상에서 창녀들과 함께 바라보았다.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삶의 온도가 빙점 이하로 내려갔을 때, 그렇게 동양으로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현재 일본에서 수십년간 ‘특급 작가’로 대접받고 있는 사진가가 있다. 1969년 여름, ‘살아 있다는 감각을 찾기 위해’ 카메라 한 대만 들고 인도로 떠났고,...

[출판사서평 더 보기]

“삶의 온도가 빙점 이하로 내려갔을 때, 그렇게 동양으로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현재 일본에서 수십년간 ‘특급 작가’로 대접받고 있는 사진가가 있다.
1969년 여름, ‘살아 있다는 감각을 찾기 위해’ 카메라 한 대만 들고 인도로 떠났고, 난생 처음 사진을 찍었다. 몇 년 후 발표한 여행에세이『인도방랑』『티베트방랑』등은 수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여행자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 바 있다.
한국에서도 1990년대에 출간된 바 있는 이 책들은 지금은 절판되어 헌책방에서나 찾을 수 있는 운명이 되었다. 그러나 이미 그 진가를 알아챈 일군의 독자들로부터 “이제껏 읽어본 많은 기행서적 중 최고로 꼽는 책. 여행에 대한 균형감 있는 시각과 깊이 있는 인생의 성찰. 여행에 대한 환상이나 흥미 위주의 에피소드로 가득 찬 요즘의 여행책들과 전혀 다른 느낌을 가진, 진정한 여행의 가치를 표현한 작가의 위대함을 알 수 있는 책.”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의 이름은 후지와라 신야.
청어람미디어의 신간『동양기행 1, 2』(전2권)은 그의 동양여행기 3부작(인도방랑/티베트방랑/동양기행) 중 최고 결정판(제23회 마이니치 예술상 수상작)이다. 1980년에서 1981년 사이 4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그는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중근동,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국, 홍콩, 서울을 지나 일본의 한 순례지에서 동양방랑의 고단한 여행을 마친다.
무려 30년 전의 여행기지만, ‘하나의 재능을 만났다’는 힘을 느끼게 하는 저작으로, 특히 한국독자들로서는 1980년대 초반의 겨울, 김이 피어오르는 서울거리의 모습이 아득하게 와 닿는다. 저자는 서울의 겨울과 판소리를 더듬으며 마치 김승옥의 단편을 읽는 듯한 기분을 맛보게 해준다.
이후에도 저자는 수십년간의 여행(이력에는 ‘방랑’으로 표기한다)을 통해 동양과 서양의 문명과 사람들을 기록하고, 인간 존재와 현대사회의 문명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사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메라로 쓴 시집, 이것이 진정한 여행사진이다
그가 찍은 여러 사진들은 이국의 전형적이고 미화된 사진 부류와는 완전히 다르다.(사진가들 사이에서 그의 사진에 대한 아마추어/엉터리사진 논쟁이 한때 뜨거웠다. 미대 중퇴라는 경력답게 특이한 사진법과 미적 감각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이국적 풍광과 화려함 대신 화장당해 불타고 있는 시체, 떠돌이 개(‘인간은 개에게 먹힐 만큼 자유롭다’), 거칠고 황량한 사막, 시장(‘시장이 있다면, 국가는 필요없다’), 거리에 버려진 생명 있는 것들(‘병원에서는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죽음은 병이 아니기에’)(, 환락가에서 먹고 살고 울고 웃는 인간군상(‘인간은 고깃덩어리예요. 감정이 제일 중요해……’), 내세의 풍경과도 같은 시골마을(‘이런 곳에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풍경이, 일순 눈앞에 펼쳐질 때가 있다’) 등 수많은 원풍경의 이미지들을 찍었다. 그야말로 삶과 죽음, 성과 속이 교차하는 인간 그 자체의 존재와 자연의 생로병사 드라마를 담아낸 것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을 보노라면 묘한 ‘신기神氣’가 느껴진다.
사진의 캡션과 본문의 텍스트 역시 탁월한 수준으로 이름 높아, 감상문과 일상의 에피소드가 대부분인 최근의 여타 여행서들과는 분명한 차별점을 가진다. 혹자는 그의 사진과 캡션을 하나로 합쳐 ‘하나의 시집’ ‘인문학적 사진철학’에 비견하기도 한다.

무감각한 ‘삶의 빙점’에 이르렀을 때 방랑한, 인간의 영혼이 떠도는 동양의 거리!
1960년대 이후 일본은 이미 아시아에서는 최고의 경제성장을 자랑하고 있었다. 본궤도에 들어선 자본주의 사회 특유의 고도성장 시스템에서 벗어나 후지와라 신야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응시하기를 원했고, 박제화 되어가는 최첨단 현대사회의 표상인 일본을 떠났다. 그리고 청년시절 이후, 20여 년 넘게 동양과 서양의 거리를 ‘방랑’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물질과 문명 너머에서 우리 인간들이 잃어가고 있는 뜨거움과 그 자체의 생명력을 보았다. 특히 인도와 동양이 그러했다.
이미 일상과 무기력함에 마비되어 ‘삶의 온도가 빙점 이하로 내려갔을 때’ 그는 ‘그렇게 동양으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여행을 시작한 후 십년 째가 되었을 때 내게도 ‘여행의 빙점’이 찾아왔다. 얼어붙은 정신으로 무의미한 여행을 반복하고 있었다. 여행에서 만나는 생물들이 귀찮기만 하다. 특히 인간은 더욱 그렇다. 인간을 피해 풍경만을 바라보았다. 이 시기에 내가 찍은 사진과 문장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에게 흥미를 잃었다는 것은 ‘쇠약’해졌음을 뜻한다. 나는 기사회생의 여행길에 나섰다. 얼어붙은 나의 여행길을 또다른 여행을 통해 녹여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동양’으로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 변두리의 창녀에서 심산에 틀어박힌 승려까지 모든 인간과 사귀기로 작정했다. 여행 중반쯤 캘커타에 당도할 무렵, 나는 갑자기 회생했다고 생각했다. 얼어붙은 여행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나를 되찾았다.” -<2권 여행의 빙점, 300쪽>

“창밖을 바라보면서 동양이라는 곳을 생각했다. 온갖 냄새들이 코에 달라붙는다. 이것이 동양의 냄새였던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에게 해, 다시 마르마라 해를 따라 기차로 약 40시간, 동양이 시작되는 이스탄불이 가까워질수록 바로 이 냄새가 점점 짙어졌다. 물건이 무르익고, 썩어지고, 그것이 거리를 이루고, 또는 발효되어 대지의 향기처럼 발산하고, 마침내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온 세상을 덮어버리는 저 뻔뻔스러운 냄새. 이것이 동양의 냄새였던가.”-<1권 겨울해협-이스탄불, 45쪽>

“동양인들의 삶은 개인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의 삶은 길가에 버려져 있다. 집집마다 대문이 열려 있다. 개인적이어야 할 공간이 사람들 면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8년 전 캘커타를 방문했을 때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어느 가정집을 지나가다가 출산장면을 목격한 적도 있다.
웃음이 터질 것만 같다. 나는 그래서 동양을 사랑한다. 몇 년 전부터 나와 똑같은 혈액이 물결치는 동양의 자태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분명하게 바라보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였다. 좋아하는 부분만 선택하는 게 아니라 모든 장면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볼 것. 선악과 아름다움과 추함이 뒤섞여 있는 그 거리에 세계가 있었다. 나는 그 모든 것을 바라볼 뿐이었다.”
-<1권 겨울해협-이스탄불, 49쪽>

이렇게 해서『동양기행』은 모든 것을 백안시하고 지쳤던 한 30대의 여행자가 이스탄불이라는 동서양의 접점에 나타난 것부터 시작된다. 여기서 그는 술집을 전전하는 남루한 인간군상을 만나고, 환락가의 창녀들과 조우한다. ‘꽃, 과일, 풀잎, 레몬 또는 장미, 백단향, 오렌지 껍질, 에테르… 갖가지 동양의 냄새’가 그의 후각을 예민하게 한다. 아나톨리아의 한파를 뒤로 하고 그는 지중해의 안탈리아로 향한다. 거기서 그는 한 여자를 찾아 대륙을 헤매기 시작했다.
봄이 오자 온갖 식물과 동물이 깨어난다. 성과 죽음이 흩날리는 지중해. 이윽고 저자는 흑해항로를 건너 새의 무리를 보았다. ‘보름달이 뜬 밤에는 이리처럼 사막을 달리고, 초승달이 뜬 밤에는 들개처럼 거리를 헤맸다. 그렇게 여행하던 어느 날, 문득 이슬람의 도상학이 머리에 떠올랐다. 시리아, 이란, 파키스탄의 황량한 사막의 거리를 건너 우기가 한창인 인도의 캘커타에 그는 도착했다. 소를 살 돈을 위해 농촌에서 팔려온 창녀, 삶과 죽음이 거리의 일상인 이곳에서 그는 작은 도깨비불 인간을 만난다. 그는 거리를 천천히 유랑하는 그 불빛을 어느 낡은 건물 옥상에서 창녀들과 함께 바라보았다.

“사막은 영원히 사막이다.
모래는 영원히 모래다. 거리는 영원히 거리, 사람은 영원히 사람.
신은 영원히 신. 길은 영원히 길.
… 까마귀의 무리를 보았다.
염소의 무리를 보았다. 그리고 사람의 무리, 사람의 거리를 보았다."
-<1권 이슬람 사색기행-시리아, 이란, 파키스탄, 220쪽>

“소만 있으면 여동생들도, 남동생들도 잘 먹일 수 있다면서 나한테 여러 번 애원했어요. 두 달 정도는 계속 싫다고 했어요. 하지만 보름달이 뜬 밤에 남동생과 여동생을 데리고 그 소를 몰래 보러 간 거예요……. 예쁜 소였지요. 젖도 많이 나오고, 눈도 예쁘고, 털도 예뻤어요. 나보다 훨씬 예뻤어요. 널빤지가 갈라진 틈으로 그 소를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그날 밤 결심했지요. 뒤를 돌아보니 소 곁에서 가족들이 쓸쓸하게 이쪽을 보고 있었어요. 나는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죠.” -<1권 동양의 재즈가 들린다-캘커타, 268쪽>

여행의 본질, 삶과 죽음, 성聖과 속俗이 격렬히 교차하는 402일간의 여행기!
무엇이 여행이고, 무엇이 사진이며 무엇이 인간인가.
온갖 종류의 거리와 캘커타의 악취를 뒤로 하고 잠시 저자는 티베트로 간다. 거기서 몇주간 선승들과 지내며 도망친 승려들과 ‘미혹迷惑’에 대해 생각한다. 물과 온기가 풍부한 동남아시아, 태국에서 만난 유곽의 여인들, 어두침침하고 통제된 상하이, 그리고 중국 본토에서 수영을 쳐서 홍콩으로 온 형제의 사연을 들은 비정한 홍콩의 하룻밤(‘저 불빛 아래서 큰 부자가 될거야!’ 용기가 솟아올랐어. 그땐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나이였지.…그로부터 13년이 지났어. 우린 여전히 가난하지. 가족들에게 편지도 못 보내게 있어.).
그리고 한반도의 수도. 저자가 ‘영혼’이라고 부르고 싶었다던 81년 서울의 겨울이 등장한다. 남대문시장의 김이 모락거리는 국수집, 낯선 청량리의 한 여관에서 조우하게 된 여자의 월경과 눈물이 있다.

36명의 도망승 중 24명이 40대 전반이었다. 최고령자는 73세가 한 명 있었다고 한다.
“왜 이렇게 40대가 많은 걸까요?” 결국 참지 못하고 물어보았다. 승려가 대답했다.
“자기 한계를 깨닫게 되기 때문이지. 신에게 얼마나 더 다가갈 수 있을까. 그 나이가 되면 누구든지 신과의 거리를 깨닫게 된다네. 그 한계를 이겨낸 자에게만 평안이 주어지는 거야. 미혹迷惑이 사라진 평안이 찾아오는 것이다…….” ……미혹?
“다 똑같아……. 오히려 우리 같은 중들이 미혹에 더 약한지도 모르지.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어. 벽이 나를 가로막는 거야. 마흔이 지났을 때는……. 앞으로 어떻게 수행하고, 얼마나 더 신과 가까워질 수 있는지가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네. 무서웠지. 잊고 살아왔지만 마음속 어딘가에 쌓여 있던 미혹들이 그 두려움을 기회로 한꺼번에 쏟아지는 거라네. ……육체도, 저자거리도, 여자도, 사람도 모르고, 한 번인들 속세를 경험하지 못한 내가, 산속에서만 살아온 내가, 나 자신을 미혹하는 거야. 이 산에서의 내 한계가 분명해지면 속세에서의 방황이 그리워지기 시작한다네. 만일 이 미혹을 이기지 못하고 산을 내려가면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아도 될 것처럼 생각되는 것이지. 7년 전에도 그랬어. 그날도 달이 밝았지.”-<2권 심산-티베트, 57쪽>

“희미한 불빛 아래서 땀이 흥건한 여자의 목덜미를 바라본다. 그녀의 목덜미에 푸른빛이 감돌고 있다. 격자무늬의 창밖으로 밝은 듯하면서 밝지 않은 하늘이 보였다. 서쪽 하늘에서 달이 사라지고 있다. 하늘에는 아직도 밤 그림자가 남아 있다. 얼어붙은 차가운 그림자가 빛나기 시작한다.
그때 나는 검은 눈을 보았다. 새벽녘의 붉은 미광을 배경으로 엷은 먹 빛깔의 함박눈이 소리도 없이 내리고 있었다. 그 검은 눈을 바라보면서 내 곁에 쓰러져 있는 한 여인의 말없는 판소리를 듣고 있었다.”-<2권 주홍빛 꽃, 검은 눈-한반도 253쪽>
“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훈기는 지금도 내 피부에 남아 있다.
목소리가 들린다. 서울에서 만난 판소리일까……. 치앙마이의 창녀가 비 내리는 추녀 밑에서 노래했던 벼 베기 타령일까. 혹은 이스탄불의 나이트클럽에서 밸리댄서가 출연을 준비하는 동안 무대에 올라 손님들의 야유를 받으며 발렌시아 집시의 비애를 노래했던 46세 남창의 목소리일까. 나무 사이로 등장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먼 거리의 등불 하나하나가 거리에서 마주친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처럼 다가온다.” -<2권 여행은 사상이다-고야산, 도쿄, 260쪽>

“TV 볼륨을 높이자 좀 전과 같은 웃음소리가 스피커에서 터져 나온다. 고민으로 일그러진 얼굴과 그 얼굴에서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들이 기묘하게 겹친다. 약간 비굴한 느낌의 두 남자가 서로 만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스피커는 쉴 새 없이 젊은이들의 웃음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방청객들의 폭소가 터질 때마다 화면은 아비규환도로 바뀐다.
볼수록 기이한 광경이었다. 처음 동양방랑에 나섰을 때 유럽도 잠시 둘러본 적이 있다. 그 후 동양의 서쪽 발단인 이스탄불을 여행했고, 동남아시아 등을 거쳐 일본에 도착했다. 하지만 내가 지나온 나라들 중 저렇듯 많은 젊은이들이 집단으로 폭소를 터뜨리는 나라는 없었다. 하나같이 즐거워서 견디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그렇다면 이 나라는 극락인가, 아니면 극락과 정반대의 주사위 모양이 나온 것에 불과한가." -<2권 여행은 사상이다-고야산, 도쿄, 271쪽>

“그리고 한국. 이곳에서 다시금 미소가 부활한다. 그러나 버마, 태국 같은 불교적 정화미소는 아니다. 유교적인 박애의 미소다. 그 미소는 때때로 격한 애노哀怒를 드러낸다. ‘너무나 인간적인’ 한국인들은 이마에 땀을 흘리며 고도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나의 개인적인 판단에 따르면 공업제품을 대량생산하는 방법이 이 나라의 국민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이들에겐 자기제어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그것은 인간의 다정한 마음이다. 판소리를 듣고 그렇게 확신했다. 한국을 여행하면서 썼듯이 판소리는 감미로움을 뛰어넘는 격정적인 인간의 애노였다."
-<2권 여행은 사상이다-고야산, 도쿄, 281쪽>

“누구에게나 ‘빙점’은 있다. 반드시 찾아온다. 인간의 빙점을 녹여주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의 체온이다. 어쨌든 그들과 사귀어야만 한다. “인간은 고깃덩어리예요. 감정이 제일 중요해…….” 이스탄불에서 만난 창녀 도르마가 멍청한 표정으로 내게 불쑥 말을 걸었을 때처럼 녹아내리는 것이다.
늙음과 무관심으로부터 나를 되살려준 동양에서 살아가는 ‘인간 천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2권 여행의 빙점, 301쪽>

그리고 이 여행의 종착지가 남아 있다. 단지 자신은 ‘길을 걷는 자’로서 동양의 그 거리에서 마주친 것, 사람들을 ‘보고하는 자’에 불과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동원해 그 여정에서 만난 동양이라는 ‘인간극장’에 대해 말하고 있다. 동양이라는 하나의 명사 속에 무수한 종족, 종교, 이념과 사상을 품고 있는 거대한 대륙과 몇십 억의 인간에 대해 그는 마지막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사회의 혼 없는 육체와 거대시스템을 우려하며 이 ‘영혼의 여행기’는 끝난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이것이 인간이다, 이것이 여행이다’ 라는 흔치 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그러기에 지금도 동양의 나라를 여행하는 일본의 젊은 여행자들이 배낭 한켠에 이 책『동양기행』을 넣고 티베트로, 인도로, 태국으로, 중국과 한국으로 떠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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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냄새가 난다 | l2**25 | 2008.12.0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사진가 이자 작가인 저자가 동양의 서쪽 시작지점인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시리아, 파키스탄을 거...

     

     사진가 이자 작가인 저자가 동양의 서쪽 시작지점인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시리아,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의 캘커타에 이르는 동안의 여정들을

    샅샅히 파헤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하지만 나름 즐기며 사진생활을 하고 있는 본인에게

    '후지와라 신야'의 사진들은 또 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사진 속에서 향기와 더불어 어두운 곳곳의 악취가 함께 배어 나오는

    듯한 느낌들이 뒤엉켜 묘한 냄새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굳이

    표현한다면, '후지와라 신야'의 책 속에선 냄새가 난다. 그것도 아주 진한...

     

     시대적 배경이 현재가 아닌 70년대 후반의 모습 인것 같다. 배경이 어떻든

    크게 상관할 처지는 아니지만... 현재의 TV나 잡지, 인터넷 등을 통해서

    접하며 알고 있었던 내용들과는 전혀 다른 풍경과 숨겨진 구석구석의 모습들

    을 통해서 책의 첫 장을 열며 상상했던 선입견이 무참히도 찌그러지는 순간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었던 듯 생각된다.

     

     디지털화 되어있는 요즘의 사진들과는 엄청난 느낌의 차이가 발생하는 사진

    들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정감있게 느껴지고 사진의 느낌이 살아 있고 현재

    지구촌 서쪽 끝 자락 에서 지금도 그처럼 많은 사람들의 뒤엉켜져 생활 하고

    있지는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알려지지 않은 서민들의 일상들이

    한 사람의 사진작가에 의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 것은 아닐까?...

     

     35mm의 단렌즈 하나로 모든 장면들을 촬영했기 때문 이었을까?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표정이 생생히 살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도 나름 카메라와 사진을 사랑한다. 광각에서 망원까지 처리할

    수 있는 줌 렌즈 보다는 35mm, 50mm, 90mm의 단 렌즈를 선호한다.

    손쉽게 찍고 잘못 찍힌 사진들을 별 부담없이 지워 버릴 수 있는 디지털

    보다는 한장 한장 생각을 담아 찍을 수 있고 직접 현상하고 인화하며

    정성을 들이는 필름 카메라를 사랑한다. 근래에 사진을 찍을 기회를 만들지

    못해 그 동안 가방에 담겨져 한 구석에서 토라져 있을 카메라를 꺼내들고

    어디든 떠나야 겠다. 비록 잘 찍은 사진 한 장은 아닐 지라도 세상의 많은

    이웃들과의 이야기를 만들어 봐야겠다. 남들의 시선은 의식하지 말자.

     

     '후지와라 신야'의 동양기행을 읽고 느끼며 배운 것들 중 가장 크게 다가

    오는 것이 있다면 바로, "잘 찍은 사진 한장 보다는 느낌이 있는 사진을

    찍어보자" 란 결론을 혼자 살며시 내려본다.

     

  • 동양기행 | ch**hi27 | 2008.12.0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동양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닌 지금의 느낌은..  고달프다.. 늘 보았던 여행기는 환하고 따뜻하고 운이 좋고.. ...

    동양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닌 지금의 느낌은..  고달프다..

    늘 보았던 여행기는 환하고 따뜻하고 운이 좋고.. 어떤의미에서 부유하고.. 도움(?)을 주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문화를 접하면서 많은것들을 배우고.. 느끼고.. 그런것들이였다.

    억지로라도 찌든 얼굴에 햇살을 찾아내고야마는 긍정적인 여행자의 눈.. 그것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기술..

    어쩌면 그것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마음끝이 이렇게 고달픈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현실을 담고있는 이책에서 안도감이나 부러움을 찾을 수 없다.

    거의 30여년전 동양을 보는 지금은 그래도 그때는 순수했구나만 찾았다.

     

    광물적이라고 표현한 이슬람과 식물적이라고 표현한 불교..

    너무나 공감을 하면서 보았는데.. 그들의 분노는 차츰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무엇을 향한 분노였을까..

    궁핍함에서 나오는 자기방어.. 작가는 사막이라 했다..

    중동에서 시작한 여행은 극동으로 넘어오면서 유해지는가 싶더니.. 오래전 막혀있는 지금과는 너무나 다른 중국을 보면서 다시금 분노를 느꼈다.

    무엇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궁핍은 남과 비교해서 얻어진 결과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점점 세계화와 물질화로 몰개성되어가는 우리지구.. 

    여행을 정리하면서 다다른 결론이 사뭇가슴에 박힌다.

    서로의 냄새를 잃어가는 요즘..

    잠시 쉬어가도 될듯하다..

     

    "이 여행의 '육'이라면 동양 전역에서 경험한 약간은 우스꽝스럽고 어리석게 느껴지는 인간의 보편적인 생활양식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그 거리에서 먹은 음식이 맛있었고, 그 거리에서 만난 사내들이 재미있었고, 그거리에서 나를 유혹하던 여자들에게 반해버렸다.

    나의 눈과 육체는 계속해서 나이를 먹고 있는데, 지금도 저 동양의 구불구불한 시가지와 거리에서 색다른 저촉과 촉발로 흥분할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그 저촉이 빵이든, 개든, 여자든, 승려든, 상관없었다.

    이 여행이서 내가 시진을 찍는다는것, 글을 쓴다는 것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단지 '길을 걷는자'였으며, 그 길에서 마주친 것들을 '보고하는 자'에 지나지 않았다. "

    -p261-

     

    작가의 눈.. 그리고 그의 다리.. 마음이..

    그냥 보고하는 자였다면 그것을 보고받은 나는.. 무엇도 해결하지 못한체 고달픈 아니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다..

  • 길 위에서의 인간 | hm**lover | 2008.11.29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사진과 그림과 풍경과 자연과 인간과 의미가 없는 여행은 무미건조한 일이다. 평소엔 쓰잘데기 없는 나른한 공상이 ...
     

    사진과 그림과 풍경과 자연과 인간과 의미가 없는 여행은 무미건조한 일이다. 평소엔 쓰잘데기 없는 나른한 공상이 여행에서는 이제껏 부여해보지 못한 아름다운 의미가 된다. 여행을 하는 이유와 목적이 꼭 나를 향한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여행을 한다. 그 속에서 갖는 휴식이야말로 모두를 향한 꿈같은 여정이므로.

    후지와라 신야의 동양기행은 東洋記行일수도 있지만 나는 대체적으로 東洋奇行의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이상야릇한 여인의 곡선과 어둡고 아늑한 풍경 속에서 나는 기행의 의미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보여주기에 급급한 숨가쁜 여행의 기록보다는 아득한 인간과의 만남을 탐구하는 것 같은 방랑자의 시선을 통한 이 기행은 마치 물흐르는 듯한 집시의 일기와 닮았다.

    '-이 즉흥적인 거짓말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말이란 언제든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법이다.'

    거짓말이든 그냥 말이든 말이란건 늘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법이다. 다만 다른것은 돌아오는 기간의 차이일 뿐이다. 돌고도는 여행자이지만, 말이란건 책임을 동반하는 구실이라서 늘 긴장하며 뱉어야 할 것이고 여행 중에 내 뱉은 말은 곧 나의 여행 계획을 바꾸어놓기도 한다. 그래서 이 사람의 여행지가 길어졌는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면 아예 관계가 없는것 같지는 않다.

    대체적으로 이 동양기행의 인간들의 삶은 처절하다. 주로 창녀촌이나 거지들에 관한 (심지어는 우리나라에서도 창녀를 만나는 .) 이야기다. 분명 제 각각의 삶이지만 꼭 그런면만을 봐야 했는지, 담아야 했는지 조금은 원망스럽기도하다.

    세계는 깊고, 길에서는 바람 냄새가 난다고 했다.

    깊은 세계 속에서 바람 냄새를 맡기 위해 떠나는 게 이유라면, 우리는 반드시 떠나야만 한다.

    어딘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냄새는 길마다 다른 향을 낸다. 계절에 따른 바람의 냄새가 다르다는 걸

    혹 느끼고 있는지. 난 바람의 냄새를 좋아한다. 겨울철의 바람 냄새는 차갑고 비리지만 맑은 냄새가 나고

    여름철의 바람 냄새는 시원하지만 달콤한 냄새가 난다. 바람의 냄새가 다르다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길 위에서 맡는 냄새가 제 각각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이라면 어떤식으로든 떠나도 좋다.

    이 기행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 기행의 길을 통해 인간을 만나는 과정에서 비로소 우리는 삶의 이유를 깨닫는다. 고로 길과 인간이 없는 여행은 이미 여행이 아닌 것이다.  치앙마이에서 만난 미친 여자의 반복된 자살은 인간에게 관심받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듯이 인간은 인간과의 소통을 통해 비로소 인간임을 느끼는 것이다.

    여행은 길 위에서 이루어진다. 인간의 삶 또한 길 위에 있다. 어쩌면 인간의 여행은 본연의 모습을 찾는 가장 진실한 방법이 아닐까싶다.

     '다가오는 거리..

      .....멀어져가는 거리

     거리는

     사람은

     여행은

     두 번다시 되돌이킬 수 없다.'

  • 동양기행 | yu**518 | 2008.11.2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표지부터 속지까지 시종일관 음울한 색상을 가득담은 사진들... 이런 책은 여지껏 내가 읽은 장르들을 통틀어 처음 ...
      표지부터 속지까지 시종일관 음울한 색상을 가득담은 사진들... 이런 책은 여지껏 내가 읽은 장르들을 통틀어 처음 접해봤다. 여행에세이를 포함한 여행서적들은 최대한 외국의 밝은면과 오밀조밀 보기만 해도 이국적이고 가보고 싶은 욕구가 목구멍까지 차오를 정도로 예쁜 사진들이 실려있다. 그런데 익숙했던 나는 마치 색조가 검정과 흰색만 있는 흑백사진과 같은 사진들이 넘실대는 이 책을 받아보고 어떻게 대해야할지 난감했다.

     

      어찌 세상이 밝은 면만 있을까? 그가 찍은 어두컴컴한 사진들은 그저 미개국의 추악함, 비위생적인 불결함, 변태스러움만 담고 있는게 아니다. 그 속에서 인간이란 어떤 것인가? 라는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었다. 우리가 인간이기에 가증스러울 정도로 추악함, 불결함과 같은 대상들을 멸시하고 수치스럽게 여기지만 그 추악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가 찍은 사진들은 '우리가 모르는 외국엔 그런 개념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황이 없을거야.'라는 믿음을 묵과하기 위한 포장을  과감히 버리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 속에서 인간의 추악함보다는 공감과 이해가 먼저 나를 수긍시키고, 사람 냄새를 맡고 정과 그들이 살고 있는 웅대한 자연을 함께 음미할 수 있게했다.

      

      다소 살짝 작가의 일본 우월주의가 남아있는듯 했지만(어디까지나 내 주관적 생각이다. 여행의 끝을 고야산행과 동시에 마무리 짓는데, 그 마지막 파트에서 뭔가 선진국이 한없이 자신보다 낯은 국가를 바라보는 색안경이 다분이 느껴졌다. 그리고 한반도 파트를 읽으며 그런 생각이 더 굳어졌다.)그 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여행에 대한 신념과 도전은 공감이 간다. 새로운 시각과 도전을 다룬 그의 여행담을 읽게 되어 보수적인 내 선입견과 사고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나 역시 작가만큼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되지 않을까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 일단 느낌부터 말하자면, 이책은 지금까지 내가 접한 여행서적과는 차원이 다른 책이었다.   요즘 유행처럼 쏟아져나...

    일단 느낌부터 말하자면, 이책은 지금까지 내가 접한 여행서적과는 차원이 다른 책이었다.

     

    요즘 유행처럼 쏟아져나오는 여행책들에게서 흔히 볼수있는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멋들어진 사진,

    인생에대한 고민,

    여행에서 느낄수있는 자유에 대한 벅찬 느낌  등등..

    그런것들은

    이 책에선 사치다.

     

    그의 사진은 여느 여행책의 사진과 다르다.

    형체를 거의 알아볼수없게 흔들린 사진,

    왜 찍었는지 알수가없는 이상하고 지저분한 풍경,

    식욕을 불러일으키기는 커녕 오히려 식욕이 떨어질것만 같은 그지방의 이상한(?) 음식들,

    여행지에서 찍었다고 하기엔 믿기가 어려울정도로 무표정하거나 처연한 표정의 사람들...

     

    적나라하다고밖에 설명할수없는

    황량하고 처절한 삶,  심지어는 창녀들의 모습까지,,

    과하다 싶을정도로 진한 화장을 하고, 훤히 가슴을 드러내고있는 여자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처음 책을 접하면서, 의문이 생겼다.

    일본을 제외한 동양의 나라들에 대해 이렇게 어두운 면만 보여주려고 의도한것일까..?

    이렇게 천박하고 지저분한 나라임을 보여주려고?

     

     

    대답은 '아니오' 다.

    그저 포장하지 않은것 뿐이다.

    여느 여행자들이 늘상 가는 관광지가 아닌, 구석구석의 장소들을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그 느낌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았다. 도저히 관광객이 가기에는 무리라고 생각되는 장소까지도 그는 서슴없이 찾아간다.

    저자는 그렇게 함으로써 그 나라의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보고자 한것이 아닐까.....

     

     

    난 터키라는 나라에 대해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유럽과 아시아의 양면적인 모습을 가지고있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던 중 우연히 터키의 아리랑이나 마찬가지라는

    위스키다르(또는 우스크다라 라고 불리기도한다) 라는 노래를 들은적이 있다.

    너무 독특하고 구슬퍼서  

    평소 TV나 배낭여행기에서 보던 이국적인 터키와는 너무 달라서

    낯설고 어색하고 뭔가 거북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난다.

    하지만 이책속의 터키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노래를 떠올리게했다.

    그렇게 그곳의 색깔을 그대로 담고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1981년에 발표된 책이라고 한다.

    그때 나온 책이니 당연히 사진들도 20년이 넘은 것들..

    물론 시간이 오래 흘렀으니, 그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많이 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중에는 한국의 모습도 있다. 오래되어 낯선 모습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모습... 바로 우리 모두가 지나온 그 모습들.우리의 과거이며, 지금의 우리가 있기 전의 모습..

     

    여행에대한 설렘 대신, 가슴에 무거운 추가 하나 달린듯 무겁다.

    다 읽고난 책이 나를향해 '당신이 상상하던 모습과 다른가?' 라고 물어보고있는것 같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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