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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코리안 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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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쪽 | A5
ISBN-10 : 8996575836
ISBN-13 : 9788996575832
마이 코리안 델리 중고
저자 벤 라이더 하우 | 역자 이수영 | 출판사 정은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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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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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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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사위와 한국인 장모의 가슴 따뜻한 모험담! 『마이 코리안 델리』는 문예지 편집자 백인 사위와 세상풍파를 헤치며 살아온 한국인 장모가 뉴욕 한복판에 이민자들의 전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델리, 일명 편의점을 함께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문학잡지 ‘파리리뷰’의 중견 편집자로 여유로운 직장 생활을 즐기던 저자는 처가살이를 시작하며 처가의 낯선 문화의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던 중, 한국인 부인의 제안으로 한국인 타이슨이라고 불리는 장모와 함께 브루클린의 델리를 운영하게 된다. ‘속물 백인’에서 델리를 운영하며 변화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 문화충돌,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느낄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벤 라이더 하우
저자 벤 라이더 하우(Ben Ryder Howe)는 역사와 교육의 도시, 보스턴의 문화인류학자 가정에서 태어나 사립기숙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어쩔 수 없는 백인중산층으로 자랐다. 미국에서 제일 재미없는 대학으로 뽑힌 바 있는, 시카고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한국인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졸업 후, 아내는 장학금에 학자금 대출까지 받으며 법학대학원을 거쳐 잘나가는 변호사가 되었지만, 자신은 법정최저임금에 가까운 봉급을 받으며 저명한 문예계간지에서 유유자적 문학에 푹 빠져 지냈다. <파리 리뷰>에서 중견 편집자로 5년째 일하며 슬슬 직업에 권태가 찾아올 무렵, 처갓집과 살림을 합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식료품점을 하나 사서 억척스런 한국인 장모와 동업을 하기에 이른다. 낮에는 뉴욕의 중심 맨해튼에서 고색창연한 예술을 논하고, 저녁에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지역인 브루클린에서 구멍가게와 씨름하며, 밤에는 쓰레기매립지가 위치한 교외지역 스태튼아일랜드에서 한국인 식구들과 복닥거리면서, 인생의 중대한 국면전환을 맞는다. 이 책은 그 놀라운 2년 여의 기록으로, 영화계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벤 라이더 하우는 <뉴요커> <월간 아틀란틱> <아웃사이드> 등에 글을 써왔으며 기고한 글이 ‘베스트 아메리칸 트래블 라이팅’에 선정되기도 했다.

역자 : 이수영
역자 이수영은 연세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 비교문학과를 졸업했다. 편집자, 기자, 전시기획자 등으로 일하며 ≪밴디트-의적의 역사≫ ≪글로벌 섹스≫ ≪우리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나≫ 같은 인문서로 번역을 시작했다. 지금은 문학 번역에 전념하며 ≪너무나 많은 시작≫ ≪야생종≫ ≪아이 엠 넘버 포≫ ≪너의 시베리아≫ 등을 옮겼다.

목차

1부
보온 진열대 | 투고 더미 | 장소가 제일 중요해 | 너무 무리하진 마시고요 | 아마추어들 | 유령 | 도넛의 제곱근? | 사고 | 가루담배 |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 | 노동은 공짜이어라 | ㅋ은 쿠키 | 사망 무덤

2부
무리들 | 벌거벗은 욕망 | 노동의 소외 | 문제적 점원 | 내일은 사랑할 거야 | 희귀한 고양이 | 위험 요소 | 코스타리카 | 스스로 해내기 | 문을 닫을 때 | 내가 왜 브루클린을 떠나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내가 지금까지 한 일이 뭘까.”라고 한탄하며 힘들어하는 개브에게 나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대학 중 하나(시카고 대학에서 우리는 거의 10년 전 만났다)를 졸업하고 석사학위를 땄으며, 법학 대학원도 졸업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게다가 맨해튼의 잘 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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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한 일이 뭘까.”라고 한탄하며 힘들어하는 개브에게 나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대학 중 하나(시카고 대학에서 우리는 거의 10년 전 만났다)를 졸업하고 석사학위를 땄으며, 법학 대학원도 졸업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게다가 맨해튼의 잘 나가는 법무법인에서 기업 변호사로 왕성한 활동을 펼친 경력도 있었다. 어머니를 위해 이 모든 것을 팽개치고 델리를 열겠다는 결심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래서”
개브가 화를 내며 대꾸했다.
“우리 어머니는 서른 살까지 뭘 했는지 알아? 아버지 도움도 없이 세 자식을 키우면서 자기 사업도 직접 운영하고 있었어. 거기다 아무것도 모르는 미국이라는 나라로 이민 올 준비까지 하고 있었다고. 이걸 다 서른도 되기 전에 해낸 거야.”
대신 장모 케이는 대학을 나오지 못했으니, 학위 분야에서만큼은 개브가 3대 0으로 앞서 있다고 말해줄까 했으나, 별로 듣고 싶어 할 것 같지 않아서 가만히 있었다.
-보온진열대 24쪽

“아, 그래. 그쪽도 출근해야지. 이중생활이 벌써 시작됐군.”
조지가 미소를 짓곤 칵테일을 다 마신다.
“그럴 작정인 거지? 이중생활 말이야. 분리되고 분열된 인생. 작은 충고 하나 하지. 생각보다 꽤 어렵고 힘든 일이 될 거야. 조심해야 하네. 늘 이 반쪽이 저 반쪽을 넘보고, 집어삼키려 할 테니. 투잡은 비실용적일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묘기거든. 어리석은 시도랄까. 결국 한 쪽을 포기해야 할지도 몰라.”
“네, 조지.”
<파리 리뷰>가 아니라 델리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얘기하지 않을까 기다리지만, 그런 말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잔을 내려놓고 파티 준비를 위해 가버릴 뿐. 강에서는 여전히 짐배들이 애를 쓰고 있다.
-투고 더미 50쪽

다음날 보스턴의 부모님에게 전화해 우리 계획을 얘기한다. 부모님은 이상할 정도로 신나한다. 몇 달 전에 처음 얘기를 꺼냈을 때 예상한 반응은 “안 돼, 벤! 그동안 받은 교육과 자란 환경을 생각해야지. 제발 부탁이다!” 같은 거였는데, 막상 부모님은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정말 멋지구나!”
어머니는 우리가 화랑이라도 여는 것처럼 감격한다. 심지어 실내 장식을 도우러 뉴욕에 오겠단다. 걱정하는 건, 제대로 된 겨자 소스를 팔아야 하며 ‘몹쓸 저칼로리 탄산음료’는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정도다. 아버지 역시 불길할 정도로 낙관적인 반응이다.
“재미있는 경험이 될 거야. 도시 하층계급의 삶에 대한 민속지랄까, 참여연구가 되는 거지. 조지 오웰도 접시닦이로 일한 적이 있잖니. 조지프 콘래드 역시 젊은 시절 배를 타고 해외를 떠돌았고.”
델리는 교환학생 같은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걸 꾹 참는다.
-장소가 제일 중요해 62쪽

“이것 좀 세어봐.”
케이가 20달러짜리 한 뭉치를 건넨다. 돈을 세기 시작하자마자, 지폐들이 손가락 사이로 휙휙 빠져나와 사방으로 날아간다. 케이가 기겁한다. 우리는 서둘러 몸을 굽혀 돈을 줍느라 위험천만하게도 ‘로열 알파’의 현금통을 활짝 열어놓은 채 몇 초 동안 방치한다.
“다른 걸 해보자.”
장모가 말하며 스니커즈 초콜릿 바를 건네준다.
“내가 이걸 산다. 나를 손님이라고 생각해.”
스니커즈를 받아들고 금전등록기를 향해 불안한 발걸음을 옮긴다. 단추 위의 표시들이 고대 마야 상형문자 같다.
“문제 있어?”
입을 헤벌리고 멍청히 서 있자, 장모가 묻는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돌아서며 어깨를 움츠린다.
“얼마죠? 그러니까 이 과자가…….”
“몰라? 개브가 물건 값 목록 줬다고 하던데.”
우리 델리는 1천 종 이상의 제품을 파는데, 그중 3분의 1에만 가격표가 붙어 있다. 매일 쓰는 현금카드 비밀번호도 헷갈려하는 나한테 이건 무리다.
“그랬죠. 근데 제가 아직 값을 못 외워서요.”
“65센트.”
케이가 짜증을 내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어 어떤 단추를 눌러야 하는지 일러준다. 핵무기를 발사하기 위해 대통령이 취해야 하는 조치보단, 아주 약간 덜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현금통이 탁 튀어나와 열린다.
“와, 됐네요.”
나는 분위기를 좀 풀어보려고 농담을 던진다.
“이제 집에 가도 되겠는걸요.”
케이가 얼굴을 찌푸린다. 이게 면접이었으면, 난 떨어졌다.
-아마추어들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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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난, 달라졌다. 코리안 델리는 나를 더욱 나다운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고상한 문학가 백인 사위와 세상풍파를 헤치며 살아온 한국인 장모의 좌충우돌 델리 운영기! 유유자적 예술에 푹 빠져 지내던 문예지 편집자 백인 사위, 세상풍파를 헤치며...

[출판사서평 더 보기]

난, 달라졌다.
코리안 델리는 나를 더욱 나다운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고상한 문학가 백인 사위와 세상풍파를 헤치며 살아온 한국인 장모의 좌충우돌 델리 운영기!


유유자적 예술에 푹 빠져 지내던 문예지 편집자 백인 사위, 세상풍파를 헤치며 살아온 권투 챔피언 같은 한국인 장모와 함께 뉴욕 한복판에 이민자들의 전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델리(편의점)를 차리다!
≪마이 코리안 델리≫는 이 무모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프로젝트를 통해 저자가 느낀 가족, 사랑, 문화 충돌, 돈, 문학에 대한 다큐멘터리이자, ‘고상한 속물 백인’에서 ‘명예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난 남자의 감동 드라마이다.

전형적인 청교도 집안의 인류학자 아들로 태어난 보스턴 출신의 벤 라이더 하우. 명망 높은 문예지 <파리 리뷰>에서 중견 편집자로 여유로운 직장 생활을 즐기던 그는 집 장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인 타이슨이라고 불리는 장모네에서 잠시 처가살이를 시작한다. 장인과 속옷까지 나눠 입게 되는 처가의 낯선 문화에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던 중, 한국인 부인의 제안으로 오직 행동뿐인 장모와 함께 브루클린의 델리를 운영하면서 가족, 문화 충돌,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탐험을 시작한다.

1부는 이민자 사업가 태도로 똘똘 뭉친 장모와의 삐걱거림, 좁은 가게 안에서 부딪치는 괴짜 죽돌이 단골들과의 기싸움, 조폭 같은 도매상과의 줄다리기 거래, 법령 단속반까지 매일매일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 위트와 유머를 버무린 배꼽 빠지는 일화들이 가득하다. 반면 2부는 델리를 운영하면서 변화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세상과 타인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주변 인물들(케이, 드웨인, 조지)을 이야기하며 가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뉴욕의 델리(배추)를 톡 쏘는 양념(한국인 처가)으로 버무려 발효(맨해튼 문학)시킨 ‘김치’ 같은 백인 사위와 한국인 장모의 고군분투 ‘델리’ 도전기!

이 책의 작가 벤 라이더 하우는 역사와 교육의 도시, 보스턴의 문화인류학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사립기숙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어쩔 수 없는 백인 중산층으로 자랐고 미국에서 제일 재미없는 학교로 뽑힌 바 있는, 시카고 대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한국인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이민자 1.5세인 아내는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까지 받으며 법학 대학원을 거쳐 잘나가는 변호사가 되었지만, 작가 자신은 법정최저임금에 가까운 봉급을 받으며 문학잡지에서 유유자적 예술에 푹 빠져 지낸다.

문예 편집자와 델리 주인을 오가는 요절복통 이중생활!
<파리 리뷰>에서 중견 편집자로 5년째 일하며 슬슬 직업에 권태가 찾아올 무렵, 월세도 절약할 겸, 잠시 처갓집에 들어가 살기로 한다. 그런데 돈이 모이자 이런저런 궁리를 하게 되면서, 덜컥 델리를 하나 인수해서 호랑이 같은 한국인 장모와 동업을 하기에 이른다. 낮에는 뉴욕의 중심 맨해튼에서 예술을 논하고, 저녁에는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브루클린에서 구멍가게와 씨름하며, 밤에는 쓰레기매립지가 위치한 교외지역 스태튼아일랜드에서 이민자 식구들과 복닥거리면서, 벤 라이더 하우는 인생의 중대한 국면 전환을 맞는다.

이민자 한국인 vs 미국 중산층
실제로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들은 주로 식료품점(혹은 세탁소)을 운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문단에서도 인정을 받은 한국인 2세의 작품들, 이창래의 ≪영원한 이방인≫이나 수키 김의 ≪통역사≫에서도 한국인 부모들은 모두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겁고 비극적인 이들 소설의 색채와는 정반대로, 이 책은 뉴욕의 한국인 가게의 모습을 코믹하고 밝은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물론 진한 페이소스를 바탕에 깔고 있는, 건강한 깨달음의 웃음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국인들의 세련되지 못한 모습을 비하했다고 분노할 독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작가는 미국 중산층의 위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포복절도할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자신과 타인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선물
원래 ‘델리’는 선물이었다. 저자의 아내, 한국인 이민자 가정의 딸이 어머니의 희생에 델리(편의점)을 사드리는 것으로 보답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태는 복잡해지고 사업은 삐걱거리기 시작하고, 델리의 단골고객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를 갖는다. 이 책은 가게의 어지러운 생태를 따라가며 서로 다른 계층의 인물들이 함께 일하는 모습을 그린다. 그 차이는 서울과 뉴욕 브루클린, 청교도의 뉴잉글랜드 차이만큼이나 멀다. 델리를 소유한다는 것은 모두에게 전환적 경험으로 작용하고, 저자 자신 또한 가족을 구원하려고 애쓰면서 사회계급, 인종간 결혼, 점점 외국적이 되어가는 미국 뉴욕의 삶 등을 살피며 변화한다.

추천의 글

“문학편집자 생활이 ‘가공’ 같이 느껴졌고 편의점 운영이 ‘해독제’가 되어주었으면 했다고 썼는데, ‘진정한 뉴욕’이라는 낭만적인 관념을 추구했던 건가요?”
“계급이나 문화의 차이를 초월할 수 있었던 거냐고 묻는 거라면, 그렇진 않습니다. 그보다는 더욱 나다운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었달까요.”
-<뉴요커> 작가 인터뷰 중에서

뉴욕 이민자들의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고통과 환희의 연대기. 타인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배꼽 빠지는 일화들을 늘어놓는 이 책과 사랑에 빠지지 않기란 힘들다.
-<뉴욕타임스>

형편없던 가게 점원, 뛰어난 작가가 되다. 뉴욕의 구질구질한 소규모 사업장(문예지 그리고 편의점)에서 흥미진진한 경험을 쌓고, ‘속물 백인’에서 ‘명예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난 남자의 이야기.
-<공영라디오방송 NPR>

가벼운 터치로 문학, 인종, 계급, 가족 같은 현실적 문제를 다루며, 자기비하의 유머로 독자를 즐겁게 하는 작품.
-

한국인 구멍가게에서 ‘구원’을 찾은 백인 문학편집자의,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모험담.
-<살롱닷컴>

마이 코리언 델리는, 예상했던 대로 한국인 델리에 대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또한 사랑, 문화충돌, 가족, 돈, 문학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더구나 매우 재미있고 통렬하기까지 하다. 그러니 슬림짐 육포와 비타민워터 한 병을 들고 앉아서 즐겨보시길.
-A. J. 제이콥스,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성경 말씀대로 살아본 1년≫ 저자

벤 라이더 하우는 이 책을 ‘김치’로 만들어놓았다. 이 멋진 한국 음식처럼, 세속적 재료(배추/브루클린의 가게)를 톡 쏘는 양념(한국인 처가)으로 버무려 자연스럽게 발효(맨해튼의 문학)시켰다. 그 결과는 강력하고도 놀랍다.
-P. J. 오루크(언론인)

책속으로 추가
전형적인 복권 손님은 또 어떻고. 아침에 집을 나오자마자 버스에 칠 뻔하고 보니 버스 번호판 네 자리 숫자가 자기 어머니 생일과 똑같다. 그러자 옛날 어머니가 살던 동네의 가게에 가서 어머니가 살던 아파트 층수(9), 어머니가 가장 좋아했던 인물인 존 F 케네디가 죽은 년도(63), 어머니가 제일 좋아한 나머지 보다 돌아가신 텔레비전 프로그램 <판사 주디>를 방영하던 채널(2)을 조합해 복권을 긁는다. 이렇게 확고한 목표의식을 지닌 가슴 찡하고 감성적인 이벤트를 수행하는 사람이 이것저것 사는 방탕한 쇼핑도 함께 일삼을까? 전혀 아니다. 그들은 숫자들을 몽땅 조합해 열여섯 장쯤 복권을 긁고 나선 계산대 옆에 놓인 오렌지를 멀뚱멀뚱 살핀다. “과일이 많이 묵은 것 같네.” 등의 촌평을 날리다, 퍼뜩 하나에 35센트나 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뱃속을 찌르는 허기에도 불구하고 또 복권을 달라고 한다. 이번엔 3과 5를 이용한 갖가지 조합으로 긁어본다. 그 와중에 다른 손님이 지나다니지 못하게 통로를 막고 선 것은 물론, 음량을 잔뜩 키운 휴대전화로 온 가게가 울리도록 통화를 한다.
“뭐라고? 뭐라고?”
어떤 복권 손님들은 아주 괴팍하고 요구사항도 많다. 그래서 내가 별명을 붙여주었다. 투덜이, 빽빽이, 휴지(화장실 휴지에다 번호를 갈겨써 입력해달라고 준 손님).
-가루담배 135쪽

맙소사. 나는 탄식을 내지른다. 한국 여자들은 다 이런가? 성실한 딸, 아내, 어머니 노릇을 하면서 힘든 일까지 하는 것으론 성이 안 차나? 친척들을 위해 집을 하숙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꽃꽂이 수강에, 교회 성경 교사에, 한국 음식 요리 비법(물론 엄격한 채식주의에 기반해서) 숙달까지 동시에 해치워야만 만족하는 건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개브가 창고에 두었던 낡고 우중충한, 어깨에 뽕 넣은 재킷과 무릎까지 오는 회색 치마를 꺼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어휴, 당신은 얼마나 끔찍했는지 기억 안 나는가 본데. 나는 기억한다고. 하루에 열일곱 시간씩 창문도 없는 사무실에서 계약서를 검토하고 밤에 집에 오면 수돗물에 밥 한 덩이 말아 먹고 잤잖아. 주말에는 내내 잠만 자다가 월요일 아침이면 그대로 일어나 사무실 가고. 사람 사는 게 아니었어.”
“혹시 증거 있어? 어디 적어놓기라도 했냐고. 정말 솔직하게 말하는 건데, 나는 전혀 그렇게 기억이 안 돼.”
좀비를 세뇌시키는 게 차라리 쉽겠다. 훼방을 놓으면 어떨까. 면접 본 은행에 전화를 해서 개브가 망해가는 델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고자질하는 거다. 가게 하나도 건사 못하는 사람을 누가 뽑겠는가?
“이건 미친 짓이야. 당신 어머니랑 똑같이 굴고 있잖아.”
-무리들 231

“뭐가 좋아? 점박이 아니면 줄무늬?”
케이가 트로얀 콘돔 상자를 들고 묻는다.
“손님들이 뭘 더 좋아하지?”
돌아버리겠다. 이 여인은 자기 딸과 거의 사춘기 때부터 사귀어온 내가, 이 모든 사람들 중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는 콘돔을 낚아채 두 종류 다 U보트에 던져 넣는다.
“다음으로 가죠.”
케이는 어깨를 으쓱하고 만다. 다음은 애완동물 먹이다. 여기선 별 일 없겠지. 그러나 내가 등을 돌리자마자 케이가 고양이 배설판 커다란 묶음 몇 개를 끙 하고 들어 U보트에 올린다.
“어라, 그러시면 안 되죠. 제가 할 일이란 말이에요.”
고양이 배설판은 젖은 깔개만큼이나 무거운데다 딱히 잡을 손잡이도 없다. 케이가 한국 슈퍼에서 집까지 힘겹게 들고 오는 40킬로그램 쌀 포대만큼이나 허리 건강에 위험하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다 했어.”
케이는 대신 옆 구역으로 얼른 뛰어가서 종이 행주를 가져 오라고 부탁한다. 휴우. 바운티 휴지 제품만 한 구역 전체를 차지하는데, 머리 위로 번쩍 들어올리면 대단해 보여도 실은 마시멜로처럼 가볍다. 내가 그러는 사이, 케이는 또 무거운 제품들을 담아나간다(고양이 먹이엔 뭘 넣는지 납덩이보다 무겁다). 난 결국 별 도움이 못 되나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 케이는 누가 도와줄 때까지 30초를 못 기다리고 상당한 무게와 크기의 뭔가를 직접 옮기는 것이다. 이렇게 잠시도 가만히 못 있는 사람은 처음 본다. 가족들 전부 말리려 애를 쓰지만, 옆에서 꼭 붙들고 있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노동의 소외 279쪽

드웨인은 가게에 총을 가지고 온다. 가게 인수 초기였는데, 늘 그렇듯 드웨인이 거칠게 놀던 시절 무용담을 들려주고 있었다. 포크로 어떤 남자의 뺨을 찍은 이야기를 막 끝내고 나서였다.
“그럼, 벤은 뭘 가지고 다녀?”
“가지고 다니다니?”
“호신용 무기 말이야.”
나는 당황스럽다(얼굴에 박힌 포크의 모습만 머릿속에 선명했다). 가게에서 일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데다,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 때에 호신용 무기 같은 것을 생각해 보지도 못했다(지금 돌이켜보면 좀 이상하지만). 쿠어스 라이트 됫병 가격도 외워야 했고 졸음을 쫓으려면 기운 차릴 것도 필요했다. 하지만 무기 같은 건 생각조차 못해본 순진한 남자로 얕보이기는 싫었다. 그래서 “오늘은 깜빡.”이나 “샐러드용 포크.” 비슷하게 뭐라고 중얼거렸으나 드웨인은 즉각 “아무것도.”로 알아들었다.
드웨인은 기함했다. 마치 재개발로 평화롭기 짝이 없게 바뀐 브루클린이 아직도 한창 교전 중인 내전 지역이라도 된다는 투였다. 조만간 가게에 강도라도 들 것 같았다. 강도가 드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몇 번 드느냐가 문제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순순히 내줄 것인가, 드웨인 식으로 대처할 것인가. 그 결과는 즉시 ‘전국 델리 강도 연합’인지 뭔지에 보고되어, 그들의 ‘밥’이 될 것이냐 아니면 어쩌다 한 번씩만 털릴 것이냐가 결정된다. 무기 준비를 안 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 드웨인은 뭘 가지고 있는데”
나는 물었다. 꼼꼼한 성격에 걸맞게, 드웨인은 영화 <택시 드라이버>의 로버트 드니로도 오싹해질 무기 목록을 하나하나 읊었다.
“곤봉, 별 모양 표창, 대형 칼, 사슬 채찍, 쌍절곤, 후추 스프레이…….”
이어 마지막에야 생각이 난 것처럼, 권총을 슬쩍 덧붙인다.

-문제적 점원 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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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이정화 님 2011.07.13

    구원을 얻으려면 뭔가 포기해야 한다고, 자기 일부분을 내주어야 한다고들 한다. 정말 중요한, 내주고 싶지 않은 것이야 하리라. 그렇지 않으면 별로 희생이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포기하기로 결정하기는 쉬우나, 자기한테 그토록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면?

회원리뷰

  • 마이 코리안 델리 | su**est | 2015.03.2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제목에 나오는 델리가 무엇인지 많이 궁금했었다.  델리란 잡화점이나 편의점과 비슷한 것이라고 한다.  ...

    제목에 나오는 델리가 무엇인지 많이 궁금했었다.  델리란 잡화점이나

    편의점과 비슷한 것이라고 한다. 

    뉴욕에 사는 백인 사위와 한국인 장모가 델리를 같이 운영하게 되면서

    겪는 문화적 차이, 가치관의 차이,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적나라하게

    그러나 유머러스하게 그려지고 있다.

    뉴욕에 살면서 조그만 문예지 '파리 리뷰'에서 편집인으로 일하고 있는

    백인 사위 벤은 한국인 변호사 아내와 살면서 본의 아니게 처갓집의 지하

    에서 더부살이를 하게 되는데, 아내인 개브는 어느 날 델리를 운영하겠다고

    나서고 온 식구가 그에 매달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그야말로 좌충우돌

    경험이 소설 이상으로 재미있다. 

    델리를 찾아다니던 시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결국 팔 수밖에 없는

    시점까지 아마추어가 겪는 프로의 세계를 참 재미있게 묘사한다.

    편집인과 델리 운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벤은 양쪽 모두에 신경

    쓰느라 늘 머리가 아프지만, 불도저 성격을 갖고 있는 장모와 델리의

    흑인 종업원 드니웰, '파리 리뷰'의 대표 조지에게서 새로운 점들을 늘

    배우게 된다.  누군가와 어울려서 산다는 일이 쉽거나 늘 유쾌하지만은

    않겠지만 서로의 입장과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도 있겠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민 문제, 인종 문제, 세금, 가족 등 어느 것 하나 부딪치지 않는 것이

    없지만 노력하고 있는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씩 깨쳐가는 벤을 바라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 듣보잡이 좋아요 | my**347 | 2012.07.1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어릴때는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텍스트만 읽기에도 바쁜 세상이라 이런 듣보잡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세상을 좀 살아보...
    어릴때는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텍스트만 읽기에도 바쁜 세상이라 이런 듣보잡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세상을 좀 살아보니, 동서고금의 듣보잡을 심하게 원하게 됐다.  돈만 있으면  정보도 생성하고 진리도 만들고
    뉴스도 만들고 하는 세상에서 '유익하다'고 판단받은 많은 것들이 오히려 나를 바보로 만들고 있더라.
    하여 듣보잡 파헤치기를 통한 진리탐구의 일환으로 선택한 이책.  다 읽고 나서 조회해보니 이책도 이미
    베스트셀러였다.  진정한 듣보잡 텍스트를 선택하는 것도  이미 하나된 세상에서 훈련이 좀 필요하다. ㅠㅠ
     
    지식인 부모를 둔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백인이 한국인 이민자 2세 아내를 만나 뉴욕에서 작은 델리를
    하게된 사연과 과정을 그린 소설.
     
    책 초반에 상황은 지적허영심에 허우적거리며 전개해 나갈듯 보이지만,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델리에 진열된 상품 하나하나 먹어보고 사용해 보는 것처럼, 미국에 돈싸들고 단기여행간 어른이 아니라
    못사는 미국 친척집에 정기적으로 놀러가는 어린애의 시선이 되는 듯 해서 뿌듯하고 좋았다.
     
    벤 라이더 하우씨,
    그렇지만 전 당신때문에 한번더 억척스러운 한국여자대열에 줄서야 될것 같은 부담감과 루저기분때문에
    좀 괴롭습니다.  그런부류의 인간들이 세계 어디나 있을테고 그냥 있다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억척스럽지
    못한 한국여자는 억척스럽지 못한 미국인 보다 무척 불리한 시선을 받고 산답니다. ㅠㅠ
  • 마이 코리안 델리 | sa**hao200 | 2011.08.0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미국과 한국이라는 출신 배경이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델리라는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빚어지는 좌충우돌의...
    미국과 한국이라는 출신 배경이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델리라는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빚어지는 좌충우돌의 사연기 [마이 코리안 델리].
    이 책의 저자이자 사위인 벤은 문학편집자의 본업에 델리 경영이라는 부업을 겸하게 되는데
    그가 투잡을 하게된 이유와 사연이 한국부인과 함께 처가살이에 잘 보여지고 있다.
    출신 배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더 크게 겪게 되는 충돌과
    그속에서 서로 타협과 이해로 삶의 형편을 잘 이끌어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민자들의 생활을 보스턴 출신 벤 라이더 하우를 통해 엿보게 된다.
     
    보스턴의 문화인류학자 가정에서 태어나 백인중산층에서 자란 벤은
    낮에는 삐까뻔적한 뉴욕의 중심 맨해튼 [파리 리뷰]에서 기록과 분석, 수집과 정리를 하며 예술은 논하고
    밤에는 다소 노후되고 치안도 떨어진 브루클린의 호들갑스런 구멍가게 식료품점(델리)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중적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밤에 돌아가는 집은 쓰레기매립지가 있는 교외지역 스태튼 아일랜드로
    처가 식구들과 복작거리며 사는 집이라 편안함이나 안락함은 기대 할 수 없다.
     
    뉴욕은 맨해튼, 퀸즈, 브루클린, 브롱스, 스태튼 아일랜드의 5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벤은 하루에 3지역을 오가며 다리를 건넌다.
    오가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하게 느껴지는데...... 투잡하는 생활의 노고가 이루 말 할 수 없으리라.
    더우기 그는 그다지 고생해 보지 않은 사람이지 않았던가?
    거기에 또하나의 힘겨움은 서로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관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주민 케이의 억척스럼과 무대포 정신으로 밀어 부치는 사업가 기질을 감당하기란
    청교도적 관점으로는 도저히 이해불가 상황의 연속이다.
     
    [마이 코리안 델리]는 저자 벤 라이더 하우가 델리를 운영하는 가운데
    장모 케이를 통해 보여지는 한국인의 강한 어머니상을 알게 되는 이야기와
    델리 계산대에서 흑인 점원 드웨인을 비롯하여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다중인격증 환자가 된 기분을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파리 리뷰]의 편집자로서 오너의 비위 맞추며 살아남기와
    한국인 아내 개브를 비롯하여
    장인 속옷까지 나눠 입으며 자신의 침실에 노크도 없이 불쑥불쑥 들어오는 등의 행동들에 대한
    박씨 집안의 이민자들의 기묘한 삶과 정서, 지나친 독립성, 죽을때까지 부모를 섬기려 하는 당연함들을
    받아들이며 이해 하기까지 벤의 내적 갈등을 잘 그려내고 있다.
     
    벤은 바보 같은 이상과 감상만 가지고 델리 경영에 끼어들었다가
    사업이란 그리 녹록지 않은 가운데 거대 폭풍을 만나 한바탕 난리를 겪고 난 후
    비로소 삶의 현실이 제대로 보이는 한층 성숙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숙고의 과정을 거치는 철저함으로 자란 그가 장모 케이의 늘 바쁘고 빨리빨리 강박적인 성격을
    감당하면서 케이의 백전노장의 끈기와 투지에 뿌리 깊은 정체성이 허물어지며 새롭게
    움트는 자신의 개성과 문학의 세계가 색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 마이 코리안 델리 | me**7 | 2011.08.07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지구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주변에도 친구나 친척 등 외국에서 살고 있는 지인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릴 때에는 ...
    지구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주변에도 친구나 친척 등 외국에서 살고 있는 지인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릴 때에는 미국이나 일본에 사는 친척이 있는 친구들이 가끔씩 친척이 보내줬다며 학용품이나 평소에 못본 과자같은 것을 학교에 갖고 오면 굉장히 인기를 끌었었는데 말이다. 그 친척이 유럽에 살고 있으면 완전 그 친구조차 평소와 다르게 보일 정도였다. 그랬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뭐 누구나 외국에 살고 있는 친구, 친척 등이 있고, 외국인과 결혼한 친척들의 이야기도 드문 일이 아니다. 이 책 <마이 코리안 델리> 또한 한국인과 결혼한 백인이 처가에서 살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처갓집에 사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닌데, 그러고보면 외국인이라서 그런 면에서는 생각이 참 자유로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며느리사랑은 시아버지고 사위사랑은 장모라는 우리나라의 옛말이 있지만, 외국에서는 사위와 장모는 상당히 사이가 안좋은 것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사위를 못마땅해하는 장모들의 이야기가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사이가 안좋기로 유명한 사위와 장모의 관계가 이 책에서는 참 색다르다는게 재미가 있다. 살아온 환경에서부터 생각하는 방식,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보니 억척스러운 한국인 장모를 이 백인 청교도 집안의 백인 사위가 이해하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것이다. 
     
    그저 억척스런 한국인 장모와 문예지 편집자인 백인 사위가 느닷없이 델리를 운영하면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경영기라고 해버리기엔 이 책엔 참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다. 돈에 대해 거리감을 갖고 있는 사립기숙학교 출신의 청교도 집안과 돈을 벌기 위해 좁은 델리안에서 밤새 일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나이많은 한국인 여자. 이것은 단순히 사회 문화적인 거리라고 해버리기엔 개인적인 차이도 클 것이고, 격렬하게 부딪치다 깨져버릴 관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관계를 침착하게 바라보면서 가족관계를 유지해 나가려면 역시 기본 바탕에 사랑이 있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와 내 가족, 친구들이 하는 일도 잘 알기 어려운 게 바쁜 현대사회이다. 누가 뭘 한다고 해도 아~ 뭘 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할 뿐이지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감을 잡기 어렵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아닌 외국에서 보통 일도 아닌 델리 운영기를 이렇게나 자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참 어딜가나 세상에 쉬운 일이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쉽지 않은 일을 해나가며 가족을 지탱해가는 세상의 모든 가장들에게 존경심을 갖게 한다. 재미있는 책이다.
  • 마이 코리안 델리 | ya**oone | 2011.08.02 | 5점 만점에 2점 | 추천:0
    실제로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들은 주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문단에서도 인정을 받은 한국인 2...
    실제로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들은 주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문단에서도 인정을 받은 한국인 2세의 작품들~에서도
    한국인 부모들은 모두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겁고 비극적인 이들 소설의 색채와는 정반대로,
    이 책은 뉴욕의 한국인 가게의 모습을 코믹하고 밝은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물론 진한 페이소스를 바탕에 깔고 있는, 건강한 깨달음의 웃음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국인들의 세련되지 못한 모습을 비하했다고
    분노할 독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작가는 미국 중산층의 위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포복절도할 입당을 과시하고 있으며~
    - pp. 427~428(옮긴이의 말 중에서) -
     
     
    이즈음 우리 한국도 이젠 단일민족 국가라 하긴 쉽지 않을 정도로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그네들의 상황이 부유하든 그렇지 않든 말이다. 때로는 외국인 남·녀들이 한국으로 와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는 여유로와 보이는 모습들이 TV 를 통해 보여지는 경우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거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솔직히 한국인 장모와 외국인 사위가 주인공이 되어 식료품점을 열어 운영하는 내용이 주가 되어 풀어지는 이 책에 관심이 생겼다.  왜냐면 솔직히 자녀를 키우면 이런 상황들이 비단 책속의 이야기로 그치지 않을 확률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쉽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많아서 였을까?  어떤 울림이나 내용을 원하고 이 책을 펼쳐 들었는지 조차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책 읽기는 쉽지 않았다.
     
    위에 인용해서 표현한 말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던 부분들도 눈에 솔솔찮게 들어옴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얼마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정도로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한국인들의 성격이나 문화를 묘사하며 비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결국 내가 되살려내고자 했던 것은 그 경험과 느낌이었으며,
     무엇보다도 내 안에서 일어났던 변화에 대해,
    그리고 변화의 원인에 대해 정직하게 쓰고자 했다.
    그러다보니 정확한 사실 관계에서는 살짝(아주 조금이라고 믿고 있긴 하지만)
    벗어날 떄도 있을 수밖에 없었다.
     
    - p. 422(지은이의 말 중에서)-
     
     
    나란 독자가 야박해서일까? 지은이의 말 부분을 아무리 읽어도 그다지 강한 공감도, 긴박한 내용전개도 얻을 수 없었다.  그냥 일상에서 일어난 소소한 신변잡기랄까? 그런 평범함을 벗어나지 못한 울림 밖에는 얻을 수 없었고, 나란 독자에게 그 이상도 이하도 허락하지 않았다 해야 할까?
    아무튼 그랬다.
     
    물론, 처음엔 고상했던 문학가 사위(청교도 집안 출생)가 한국 장모와 함께 지내는 삶이 녹녹하진 않았을 것이다.  내용 곳곳엔 브루클린이라는 델리가 위치한 지역 특성상 다인종 단골과 점원들과 어울려 지낼 수 밖에 없었던 가게 분위기가 묘사된다.  이런 곳에서 함께 적응하며 지냈을 사위의 심정도 조금은 이해되는 듯 했다.  이런 분위기는 작가에게 새로운 활력과 전망을 불어넣어준다(옮긴이의 말 중에서)라고 옮긴이가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을 봐도 말이다.
     
    여러가지 천신만고 끝에 사위는 좌충우돌 삐걱거리면서도 가게 경영에 생각보다 푹 빠져 버렸다.  이 점에선 어찌 되었던 사위의 노력을 높게 사고 싶기도 했다.
     
    그래도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작가의 가족 혹은 스승이며 친구인 세 사람에 대한 애정이 드러날 때다.
    이 세명은 한국인, 백인, 흑인으로 인종이 모두 다르며,
    결국  두 사람은 세상을 떠났고 한 사람은 심각한 생명의 위기를 겪는다.
    뉴욕 문학계의 명사인 조지 플림튼, 한국계 이민자인 장모 케이, 가게의 흑인 점원 드웨인,
    이 세사람의 공통적으로 위대한 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은 작가를 어떻게 바꿔놓았을까?
    이 책은 그 놀라운 2년여의 기록이다.
    - p.430(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세명이 일부러 사위를 바꾸려 하지 않았지만, 여러 면에서 사위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음은 공감을 한다.  삐걱거리면서도 그네들 중 두명의 죽음의 소식과 마주했을 때 심경 변화랄까?  또한 장모마저 아프게 되고 나서 변화를 묘사하는 부분 또한 이들과의 관계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사위의 감정 속에서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내용을 공감할 수 없음은 타지 생활을 일정기간동안 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또한 이 내용을 단지 신변잡기라 치부해 버릴 수 없음도, 서두에 언급했듯이 요즘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대두되는 사회 문제들을 소홀히 대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비록 신변잡기성 이야기를 늘어놓은 느낌을 지울 수 없으나 이 책의 출간에 대한 의미를 부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온고한 백인이었던 사람이 삐걱거리면서 알게 모르게 한국 문화에 젖어 들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한국인들과 융화되는 과정 속에서 많은 의미도 있겠고, 또한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음은 백배 인정한다.  하지만, 지나치리 만큼 소소한 일상의 나열과 뭐랄까? 사건 전개의 정점이 구분되지 않음이 아쉬웠음은 지울 수 없을 듯 했다.    나란 독자에게 전해진 울림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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