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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밀러(펭귄클래식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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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쪽 | A4
ISBN-10 : 8901094029
ISBN-13 : 9788901094021
데이지 밀러(펭귄클래식 27) 중고
저자 헨리 제임스 | 역자 최인자 | 출판사 웅진씽크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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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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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090327, 판형 128x188(B6), 쪽수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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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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뻣뻣한 청년과 자유분방한 아가씨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

<여인의 초상>의 작가 헨리 제임스의 초기 대표작『데이지 밀러』. 1878년 영국 '콘힐 매거진'에 연재되었던 이 소설은 헨리 제임스를 현대 문학계의 거장으로 떠오르게 한 작품이다. 특히 작가 특유의 불가사의하고 독립심 강한 미국인 여성의 초상을 창조한 작품이기도 하다. 인간관계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간결한 형식과 문체 속에 담아내었다.

이 소설은 미국 상류 가문 출신의 청년 윈터본이 유럽 여행 중인 아름다운 젊은 미국인 여성 데이지 밀러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원터본은 데이지 밀러의 빼어난 미모와 유럽 여성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천진난만하고 자유분방한 기질에 빠져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를 천박하다고 멸시하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동의하는데….

작가는 감정의 미묘한 변화까지 섬세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유럽으로 대표되는 구세계와 미국으로 대표되는 신세계의 문화적 충돌, 특히 유럽에서 만난 사회적 계층이 다른 미국인들 사이의 갈등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이렇게 국제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데이지 밀러의 생기발랄함과 윈터본의 어리둥절한 관심을 교차시키면서 경쾌한 유머를 선사하고 있다.

시리즈 살펴보기!
세계적인 작가들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고전 문학 시리즈「펭귄클래식」한국어판. 충실한 원본을 토대로 소개하고,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연구자 및 현대 주요 작가들이 직접 쓴 서문을 함께 실어 전문성을 갖추었다. 또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선별하되,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저자소개

지은이 헨리 제임스(Henry James)
1843년 뉴욕의 워싱턴 플레이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저명한 신학자이자 철학자였으며, 형 윌리엄 제임스 역시 철학자 및 심리학자로 유명하다. 뉴욕을 비롯하여, 런던, 파리, 제네바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1862년 하버드 법과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문학에 뜻을 두고 오노레 드 발자크, 너새니얼 호손 등의 작품을 탐독하던 그는 1865년부터 미국 잡지에 서평과 단편 소설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20대 중반에 이미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단편 소설 작가로 이름을 떨쳤으며, 친구이자 조언자인 윌리엄 딘 하우얼스와 친교를 나누면서 미국의 사실주의 시대를 이끌었다. 어린 시절부터 여러 차례 유럽을 경험한 그는 1875년 파리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플로베르와 투르게네프를 포함하여 여러 문학계 인사들을 만났다. 1년 후에는 런던으로 건너가,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 작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예술계와 사교계의 명사가 되었다. 1898년 런던을 떠나 서식스의 라이에 있는 램 하우스로 가서 살았다. 1915년 영국에 귀화했으며, 1916년 메리트 훈장을 받았다. 같은 해 2월 사망했다.
그는 수많은 단편 소설과 희곡, 비평서, 전기와 자서전, 여행기, 그리고 20여 편의 장편 소설을 썼다. 묘비에 ‘대서양 양편의 한 세대를 해석해 낸 사람’이라는 비문이 새겨졌을 만큼 그의 작품은 대부분 구세계(유럽)와 신세계(미국)의 충돌이라는 국제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데이지 밀러』(1878)는 그를 영국과 미국 양쪽에서 문학계의 거물로 우뚝 서게 한 초기 걸작이며, 또 다른 대표작인 『여인의 초상』(1881)은 가장 뛰어난 현대 소설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 외에도 『로더릭 허드슨』(1875), 『미국인』(1877), 『유럽인』(1878), 『워싱턴 스퀘어』(1880), 『보스턴 사람들』(1886), 『캐서매시머 공작 부인』(1886), 『비극의 뮤즈』(1890), 『포인턴 저택의 수집품』(1897), 『메이지가 알고 있었던 일』(1897), 『미숙한 사춘기』(1899), 『비둘기의 날개』(1902), 『대사들』(1903), 『황금의 잔』(1904) 등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담은 여러 작품을 남겼다.
헨리 제임스는 소설의 형식을 확대하고 독창적인 문체를 완성한 산문 소설의 대가이자, 미국 문학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가운데 한 명이다. 그리고 ‘의식의 흐름’ 기법의 선구자로서, 제임스 조이스, 조셉 콘래드, 버지니아 울프 등에게 영향을 미쳤다. 뿐만 아니라 현대 소설 비평의 기본적인 용어 대부분이 그에게서 나왔을 정도로 소설 이론의 측면에서도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서문/주해 데이비드 로지
버밍엄 대학 영문학과 명예 교수. 1935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1960년부터 1987년까지 버밍엄 대학 영어학과에서 가르쳤고, 은퇴 후 전업 작가가 되었다. 왕립 문학 협회 회원이며, 문학에 대한 공로로 영국의 커맨더 훈장(CBE)을 받았다. 또한 프랑스의 문학예술 훈작사이기도 하다.

옮긴이 최인자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문학 평론가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월요일 독서클럽 회원. 옮긴 책으로 『재즈』, 『천 그루의 밤나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지혜의 일곱 기둥』, 『기쁨의 집』 등이 있다.

목차

서문
판본에 대하여

데이지 밀러

부록 I: 『데이지 밀러』에 대한 헨리 제임스의 글
부록 II: 희곡 『데이지 밀러』
주해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그녀는 무수한 주름 장식과 엷은 색 리본 매듭이 달린 흰 모슬린 드레스를 차려입고 있었다. 모자는 쓰지 않았지만, 그 대신 자수를 놓은 테두리 장식이 달린 커다란 양산을 손에 받쳐 들고 있었다. 정말이지 눈이 부실 정도로 기가 막힌 미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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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무수한 주름 장식과 엷은 색 리본 매듭이 달린 흰 모슬린 드레스를 차려입고 있었다. 모자는 쓰지 않았지만, 그 대신 자수를 놓은 테두리 장식이 달린 커다란 양산을 손에 받쳐 들고 있었다. 정말이지 눈이 부실 정도로 기가 막힌 미인이었다."

『여인의 초상』의 작가 헨리 제임스의 초기 대표작 출간
헨리 제임스를 가장 위대한 현대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걸작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손꼽히는 헨리 제임스의 초기 대표작 『데이지 밀러』가 펭귄클래식 코리아에서 출간되었다. 1878년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영국의 《콘힐 매거진》에 연재된 『데이지 밀러』는 헨리 제임스를 현대 문학계의 거물로 우뚝 서게 한 작품으로, 묘비에 ‘대서양 양편의 한 세대를 해석해 낸 사람’이라는 비문이 새겨졌을 만큼 유럽으로 대표되는 구세계와 미국으로 대표되는 신세계의 문화적 충돌과 갈등을 천착한 헨리 제임스의 이른바 ‘국제적인 주제’를 섬세하게 형상화하고 있는 걸작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작가 특유의 불가사의하고 독립심 강한 미국인 여성의 초상을 창조한 작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헨리 제임스는 이 작품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간결한 형식과 문체 속에 풍부한 의미를 담아 전함으로써 고전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시대를 초월한 해석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하지만 이런 문학사적 의의만으로 재단하기에 『데이지 밀러』는 너무 매력적이다. 제임스 조이스, 조셉 콘래드, 버지니아 울프 등에게 영향을 미친 위대한 현대 작가의 빼어난 걸작이라는 ‘뻣뻣한’ 평가는 오히려 이 작품의 ‘천진난만하고 자유분방한’ 매력을 사그라뜨리는 독일지도 모른다.

헨리 제임스의 ‘베스트셀러’

헨리 제임스가 살아 있는 동안 『데이지 밀러』는 3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여인의 초상』이 1만 3500부 정도 판매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데이지 밀러』는 단연 헨리 제임스의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다. 『데이지 밀러』는 당시 미국과 영국 양쪽에서 하나의 문화적 사건이었다. 여성들 사이에서 데이지 밀러의 패션이 유행한 것은 물론이고, 『데이지 밀러』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유럽에서는 ‘데이지 밀러’라는 말이 아주 매력적이지만 뻔뻔스럽고 교양 없는 부류의 젊은 미국인 아가씨를 지칭하는 보편적 용어로 자리매김하기까지 했다. 헨리 제임스조차 『데이지 밀러』가 거둔 성공과 명성 때문에 자신의 후기 작품들이 홀대당하는 것을 우려할 정도였다. 그만큼 이 작품은 헨리 제임스의 작가적 위상을 확고히 다져, 이후에 이어진 그의 눈부신 문학적 경력의 기반이 되었다.

‘뻣뻣한’ 남자와 ‘천진난만하고 자유분방한’ 여자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헨리 제임스가 로마에 머물 때 한 친구가 들려준, 순진하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어느 미국인 부인과 그녀의 천진난만하고 자유분방한 딸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1877년 가을 동안 로마에 머물 때였다. 그곳에 사는 한 친구가 지난해 겨울에 만난 순진하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어느 미국인 부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부인에게는 천진난만하고 자유분방한 딸이 한 명 있었는데, 어머니를 따라 이 호텔, 저 호텔을 떠돌던 도중 우연히 신분이 모호한 이탈리아 미남 한 명을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사귀게 되었다’는 것이다. …… 그 일은, 지금은 내가 자세한 내용을 잊어버렸지만, 아무튼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고 권위도 없는 약간의 사회적 제약, 혹은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하는 어떤 사건이 있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 pp.171~172

이 일화의 결론이 암시하듯, 『데이지 밀러』는 본질적으로 풍속 소설이다. 헨리 제임스는 한 편지에서 이렇게 밝힌다.

결국 이 이야기의 전체적인 요점은, 가볍고 가녀리고 꾸밈없고 예측하기 힘든 한 존재가 정작 자신과는 별로 관련도 없는 사회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희생당하는 짧은 비극인 셈입니다. - p.184

헨리 제임스는 친구에게서 들은 사소한 일화에서, 구세계와 신세계의 문화적 충돌, 특히 유럽에서 만난 사회적 계층이 다른 미국인들 사이의 갈등을 극적으로 보여 주는 소설을 만들어 냈다. 『데이지 밀러』에 나타난 중요한 대립은 미국인과 유럽인 사이에서가 아니라, 유럽에 온 두 부류의 미국인들, 즉 정기적으로 유럽을 방문하거나 아예 그곳에 거주하는 상류층과 다소 교양이 부족하고 촌스러운 신흥 부자 출신의 관광객 사이에서 빚어진다.

그는 아주머니의 말투로부터 데이지 밀러 양이 속한 사회적 위치가 매우 낮다는 사실을 즉각 알아차렸다.
“아주머님은 그들을 인정하지 않으시는 것 같네요.”
그가 말했다.
“그 사람들은 아주 천박해.”
코스텔로 부인은 단언했다.
“그런 부류의 미국인들은 절대,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의무란다.”
“아, 그러면 아주머님은 그들을 받아들이지 못하신다는 겁니까?”
청년이 말했다.
“그럴 수가 없구나, 프레더릭. 나도 할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어.” - p.78

헨리 제임스는 풍속으로 인한 갈등을 묘사하기 위해 자신이 들은 일화를 엇갈린 사랑 이야기로 변형하여 극화한다. 이를 위해 그는 일화에서 ‘천진난만하고 자유분방한’ 미국인 아가씨를 끌어오고, 그녀의 상대역으로 미국인이지만 오랜 유럽 생활로 유럽인에 더 가까운 ‘뻣뻣한’ 청년을 창조한다. 신세계의 ‘자유’를 상징하는 데이지 밀러의 매력에 빠져드는 청년 프레더릭 윈터본은 표면적으로 구세계의 ‘풍속’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지 밀러의 시선에서 그는 ‘뻣뻣하게’ 경직된 인물일 수밖에 없다.

“어머! 고마워요. 정말 고마운 말씀이군요. 하지만 저는 당신과 놀아날 생각이 전혀 없어요. 이미 말씀드렸듯이 당신은 너무 뻣뻣해요.” - p.142

하지만 사실 윈터본은 구세계의 상징이 아니다. 유럽인이라고도 그렇다고 미국인이라고도 말하기 애매한 그의 배경에서 어느 정도 알 수 있듯, 윈터본이라는 인물 자체가 갈등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헨리 제임스는 윈터본을 통해 유럽에서 만난 두 부류의 미국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의인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제 데이지가 정말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걸 부인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녀가 매우 안타깝게 느껴졌다. 하지만 꼭 그녀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고 생각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아름답고 개방적이며 자연스러운 너무나 많은 것들이 무질서의 범주 속에서 천박한 자리로 내던져지는 이야기를 듣기가 괴로웠기 때문이었다. - p.151

작품 전체의 주제를 함축하는 윈터본의 내적 갈등은 데이지 밀러에 대한 그의 불확실한 판단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데이지 밀러 양은 매우 솔직하고 귀여운 태도로 젊은이를 소개했다. 코스텔로 부인의 말처럼 과연 그녀는 ‘천박’했다. 그러나 그 천박함 속에 자신만의 독특하고 섬세한 우아함을 지녔다는 사실이 윈터본에게는 하나의 경이였다. - p.90

그는 그녀가 천박하다는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과연 그녀는 그런 여자일까? 아니면 그가 단지 그녀의 천박함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일까? - p.102

따라서 『데이지 밀러』에서 윈터본의 존재는 의미심장하다. 헨리 제임스는 평범한 일화에 윈터본이라는 인물을 창조해 넣음으로써, 두 남녀의 사랑이 엇갈리는 극히 단순한 얼개 속에 사회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더없이 진지한 주제를 중첩시켰다. 하지만 『데이지 밀러』는 전혀 무겁지 않다. 오히려 데이지 밀러의 생기발랄한 언행과 윈터본의 어리둥절한 관심이 교차하며 자아내는 경쾌한 유머가 안 그래도 그리 길지 않은 이 작품을 순식간에 탐독하게 한다. 그것은 『데이지 밀러』가 재력 있는 젊은 신사와 눈부시게 매력적인 여인, 그리고 그들의 사랑과 갈등, 이와 같은 전형적인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가벼운 로맨스 소설의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지는 그 예쁜 눈으로 빤히 쳐다보며 소리쳤다.
“(전략) 이 나라의 젊은 아가씨들은, 제가 알기로는, 끔찍할 정도로 따분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그런데 왜 제가 그들을 위해서 제 습관을 고쳐야 하는지 모르겠군요.”
“당신의 그 습관이란 게 바람기 같은 것은 아닐까 걱정입니다.”
윈터본이 심각하게 말했다.
“그야 당연하죠.”
그녀는 다시 생긋 웃으며 잠깐 그를 빤히 들여다보더니 소리쳤다.
“전 무섭도록 끔찍한 바람둥이예요! 멋진 아가씨치고 그렇지 않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하지만 당신은 제가 멋진 아가씨가 아니라고 말씀하실 테죠!” - p.141

그렇기 때문에 『데이지 밀러』를 단지 ‘국제적인 주제’를 풀어낸 헨리 제임스의 심오하고 냉철한 분석과 이해의 측면에서만 평가하는 것은 이 작품을 사회학적 보고서로 독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데이지 밀러』가 헨리 제임스의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더 나아가 헨리 제임스가 가장 위대한 현대 작가의 반열에 오른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그의 무거운 주제나 심오한 이해 때문만이 아니다. 그것은 그러한 주제와 이해를 ‘이야기’로 가공해 내는 그의 문학적 천재성, 즉 완벽한 플롯과 독창적인 문체, 그리고 감정의 미묘한 변화까지 포착해 내는 섬세한 필치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재능이 발현된 결과였다.
19세기의 풍속 소설을 21세기의 고전으로 다시 읽다

고전에 ‘불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 초월적 보편성에 있다. 그런데 『데이지 밀러』는 분명 ‘19세기’의 풍속을 주제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21세기에도 이 작품이 ‘고전’으로 읽힐 수 있을까? 물론이다. 왜냐하면 헨리 제임스의 ‘국제적인 주제’는 결국 ‘인간’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정작 공들여 형상화하는 것은 문화와 문화의 충돌 자체보다는 그 사건에 휩쓸린 인간의 심리와 태도이다. 다시 말해, 그는 국제적인 주제를 통해 인간을 탐구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지 밀러』를 헨리 제임스의 ‘국제적인 주제’라는 틀에서만 독해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시적인 현상에 매몰되어 그 안에 담긴 본질, 즉 인간을 간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헨리 제임스는 또한 현상을 묘사할 뿐, 그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하지 않는다. 『데이지 밀러』에서 윈터본은 데이지 밀러에 대해 이렇다 할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그는 그녀의 별난 행동들이 어디까지가 일반적이고 민족적인 성향이며, 어디까지가 개인적인 특성인지에 대해 직관적인 확신을 가질 수 없어 짜증스러워졌다. 어느 쪽 관점에서 보아도, 그는 그녀를 분명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 pp.154~155

작품 속에서 데이지 밀러는 항상 윈터본의 시선과 생각을 통해서 묘사된다. 따라서 그가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한 독자도 그녀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 그럼으로써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헨리 제임스는 인간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탐구하면서 그 주제의 보편성을 조금도 훼손하지 않는다. 헨리 제임스의 문학적 탁월함이 압축되어 있는 『데이지 밀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고전’으로 읽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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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순수한 바람둥이 아가씨 | 88**ght | 2011.08.2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몇달전에 충동구매로 펭귄클래식 1~50권 세트를 질렀다. 전부터 세계문학전집을 갖고 싶었는...
     
      몇달전에 충동구매로 펭귄클래식 1~50권 세트를 질렀다. 전부터 세계문학전집을 갖고 싶었는데 비싼 가격과 보관장소 때문에 구입하지 못했는데, 모 싸이트에서 특가로 나온김에 무이자 할부로 지른것.  고전 문학이라곤 거의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십년도 더 전 초등학교때 읽은 톰소여의 모험외엔 49권이 읽어보지 않은 책이라 중복걱정없이 마음편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놈들은 할부가 끝날때까지 거의 장식용으로 생활해야 했다. 밀린 읽을거리가 많다는 핑계로 피츠제럴드의 단편 몇편외엔 방치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드디어 처음 읽게된 장편이 데이지 밀러다. 1권부터 순서대로 읽으면 좋았겠지만 대망의 1권은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딱봐도 골치가 아파보였기에 두께가 비교적 얇고 스토리가 단순해 보이는 놈으로 먼저 골른것이다. 펭귄씨리즈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가격도 있었지만 유토피아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자유론, 논어등의 철학고전들이 틈틈이 들어있었기 때문인데, 마찬가지 이유로 1권을 피하게 된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저자인 헨리 제임스는 심리학관련 서적들을 읽다보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유명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동생이다. 그는 소설의 주인공 윈터본처럼 미국 출신이지만 당대의 유명인사 투르게네프, 플로베르, 에밀 졸라, 알퐁스 도데와 교우하며 유럽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속엔 구세계 유럽과 신세계 미국의 문화적 충돌과 갈등이 잘 어우러져 있다고 한다.
      소설의 줄거리는 매우 간단하다. 미국인이지만 유럽에서 오랜 세월을 지내 유럽인에 더 가까운 윈터본은 우연히 매우 아름다운 데이지 밀러라는 미국인 여성을 만난다. 유럽의 복잡하고 머리아픈 예의 범절에 아랑곳 하지 않는 데이지 밀러는 기질적인 바람둥이다. 윈터본은 그녀에게 매우 끌리고 지대한 관심이 있지만 한편으론 교양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데이지는 조바넬리라는 잘생긴 이탈리아인과 어울려 다니는데, 윈터본은 그녀곁을 맴돌지만 적극적이지는 못하고 한 여성의 유형을 연구하는 듯 관심있게 바라보기만 한다. 물론 티내지 않는 질투심도 느끼면서. 하지만 결국 그 마음을 접기로 하는데, 마침 데이지가 병에 걸리게 된다. 
     
      방문객이 그다지 많지 않은 내 블로그의 글을 몇명이나 읽을지 모르겠고, 결말이 무슨 큰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결말은 쓰지 않으련다. 줄거리는 비교적 짧고 단순하지만 심리학자의 동생답게 주인공의 내면묘사와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데이지 밀러의 모습, 유럽의 아름다운 자연묘사등이 즐거움을 주는 소설이었다.
     
      세계고전문학을 읽을 때 곤혹스러운 것은 그 나라의 문화나 용어, 풍습등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세계사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시적인 관점의 외국은 너무나 낯설다. 주석을 읽어도 잘 모르겠고 그런 설명조차 없는 용어들도 많다. 특히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을 읽을땐 매우 곤욕스러웠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이며 이런 장면은 왜 나오는 것인지 모호한 것들이 너무 많아 공들여 읽었음에도 이해가 잘 되질 않았다. 나만 그런것인가 하는 자책감이 들기도 했지만, 책벌레로 소문난 어떤 이웃의 평가도 나와 비슷했기에 조금 위안을 삼았었다. 
      세계문학 제일의 금자탑이라는 전쟁과 평화도 러시아의 귀족문화가 너무 생소해 읽기를 포기했었다. (언젠가 다시 도전할것이지만)
    원전을 읽을 실력이 전혀 되지 않기에 내 무지를 탓하곤 했는데, 원서를 읽어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번역을 문제삼는 작품도 상당하다. 역자들이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번역을 하는 것보다 독자들을 위해 좀더 이해하기 쉬운 번역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작품은 인물에 중점을 둔 작품이라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펭귄 클래식의 작품들이 대체적으로 쉽게 번역이 된 편이라는 이야기도 이 씨리즈를 선택하는데 참고가 되었다.)
    고전은 낯설고 이해가 어려우며되고 현대소설에 비해 반전이나 자극적인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나름대로의 깊은 매력이, 그것이 이질적이고 골아프게 하는 것이라도 계속 읽어 나가게 하는것 같다.
     
  • "전 바람둥이예요! 멋진 아가씨치고  그렇지 않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당돌한 듯 당찬...

    "전 바람둥이예요! 멋진 아가씨치고

     그렇지 않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당돌한 듯 당찬 발언을 서슴치 않고 뱉어내는 아름다운 젊은 그녀, 데이지 밀러!

    그가 보고 자란 유럽출신 여인네들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솔직한 그녀에게 첫 눈에 반한 유럽 남자, 원터본!  

     


     

    이 책, '데이지 밀러'는 미국의 사실주의를 연 대표 작가, 헨리 제임스가 쓴 단편소설이랍니다.

    이른바, 두 남녀의 새초롬한 듯 저돌적인 밀고 당기기가 오고가는,

    정확히는 사랑을 앞에 둔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지는 이야기랄까요.

     

    저자는 당시 19세기 문화적인 격변기를 겪던 시대상황을 작품에 그려내며 

    신세계 미국출신인 데이지와 구세대 유럽출신인 원터본을 통해 맞딱드린 두 세계의 갈등과 혼란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그들이 느끼는 사랑이란 감정은 각자가 속한 환경에 따라 형성된 가치관에 맞춰

    저울질과 필터링을 거치며 '있는 그대로의 그녀, 혹은 그'를 직시하지 않은 채 흘러가며 말이죠.

     

    이쯤하면 시대적 배경이 19세기라해도

    요즈음 나날에 우리네들 모습과 다른 바가 없지 않나 싶기도 해요. 그래서 고전이겠지만...

    아무튼 이 책의 두 주인공, 특히 구세대에 속한 윈터본은 상대방에 대한 진솔한 감정 보다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과 그녀의 평판 등의 사회적인 잣대로 상대방을 요리조리 재어보며 가다서다를 반복합니다.

     

    갠적으로 이 책은 200페이지도 채 되지 않은 얇은 단편에 불과하지만

    첫 눈에 반한 설레임과 벅찬 기쁨에서 서서히

    쓸데없는 오해와 억측으로 뒤틀리며 혼자서 감정을 접었다 펼쳤다하는 사람의 심리를

    세심하고 섬세한 묘사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읽는 묘미가 있었어요.

     

    더불어, 사실적인 묘사력 덕분인지 당시의 거리와 풍경을 담은 글자 하나 하나가

    마치 그 시대의 거리를 걷는 듯 눈에 그려지는 느낌이 좋았구요.

    그 때문에 소설에서 데이지가 걷던 거리와 창백한 달빛에 잠긴 콜로세움에 꼭 들려보고 싶다는 소망도 생겼답니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글귀 남겨볼께요!

     

    "그러나 곧, 더 이상 그런 그녀를 보고 놀랄 것은 없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행동에 대해 예상할 수 있는 단 한가지가 있다면,

      항상 예상을 벗어날 거라는 사실 뿐이었다.' -146P 

     

     

    참, 이 책은 들고 다니며 읽을 때 이색적인 표지그림 때문에 친구들의 시선을 받았는데요.

    이탈리아의 화가, '조반니 볼디니(Giovanni Boldini)'의 작품 '샤를 막스 부인의 초상'이랍니다.

     


    조반니 볼디니(1842-1931)는 주로 상류층 사교계 여성들의 초상화를 많이 그렸다고 하던데,

    아마 이 표지의 여인분도 상류층 부인이시겠어요.하긴, 딱 봐도 의상이 하이패션스러운 것이~~~^^*

     

     

  • 데이지 밀러 | ka**419 | 2009.10.0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윈터본은 데이지 밀러를 사랑한것이 아니었던것 같다. 그녀에대한 호기심과 신선한 감정 그정도 였겠...

     

     

    윈터본은 데이지 밀러를 사랑한것이 아니었던것 같다.

    그녀에대한 호기심과 신선한 감정 그정도 였겠지

    항상 자신이 정한, 모두가 정해준 규범의 틀안에서 

    그녀가 자신의 뜻대로 해주길 바랬기 때문에

    그녀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잃고나서는 '아까웠을 것이다.'

     

    살면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에 스스로를 속이며 사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실 그 좋아한다는 감정자체만을 즐기는 것뿐일지도..

     

    데이지밀러는 자신의 행동에 제약을 하는 주변환경들에

    무관심이라는 방식으로 대응하는데, 책에서는 자신을 욕하는

    주변에대해 아무런 눈치채지못한척 하지만  왠지.. 어렴풋이 알지

    않았을까. 그래서 외로웠을 것이다..

    외로웠기때문에  자신과는 판이하게 다른, 답답하고 뻣뻣하지만

    그렇기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었던 윈터본이라는 남자를 마음에 담았겠지.

     

    사랑이라는 감정이란건 뭘까. 믿을 수 있을 만한 감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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