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KYOBO 교보문고

sam 그리고 책 배송왔습니다.
삼성갤럭시 이용자 무료
  • 낭만서점 독서클럽 5기 회원 모집
  • 교보아트스페이스
늑대
* 중고장터 판매상품은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우측의 제품상태와 하단의 상품상세를 꼭 확인하신 후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302쪽 | A5
ISBN-10 : 8936437097
ISBN-13 : 9788936437091
늑대 중고
저자 전성태 | 출판사 창비
정가
11,000원
판매가
2,900원 [74%↓, 8,100원 할인]
배송비
2,500원 (판매자 직접배송)
39,900원 이상 결제 시 무료배송
지금 주문하시면 2일 이내 출고 가능합니다.
더보기
2009년 4월 30일 출간
제품상태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이 상품 최저가
2,900원 다른가격더보기
  • 2,900원 지식4989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4,000원 firstbo...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5,500원 슈크릿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6,000원 토리북스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6,000원 스펠라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7,000원 청계천헌책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9,900원 스떼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새 상품
9,900원 [10%↓, 1,100원 할인] 새상품 바로가기
수량추가 수량빼기
안내 :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 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시, 교보문고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책 추천 (판매자 다른 상품)

더보기

판매자 상품 소개

※ 해당 상품은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안내하는 상품으로제품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신 후 구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판매자 배송 정책

  •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단순변심으로 인한 구매취소 및 환불에 대한 배송비는 구매자 부담입니다. 제주 산간지역에는 추가배송비용이 부과됩니다

더보기

구매후기 목록
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205 빠른배송,책품질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mindc*** 2020.01.24
204 감사합니다.. 잘 읽을께요... 5점 만점에 5점 brou*** 2020.01.08
203 잘 받았습니다. 택배기사님께서 문앞에 놓으시면서 사진까지 찍어서 문자를 보내주셨더라구요...진짜 감사드립니다. 배송도 최고이고 책도 상태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manon*** 2019.12.12
202 배송도좋고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77ka*** 2019.11.08
201 상태 좋아요. 잘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choib*** 2019.10.23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상품구성 목록

순정하고 애틋하고 힘찬 서사가 돋보이는 전성태의 소설집!

사회적 현실에 뿌리를 내린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여온 전성태의 세 번째 소설집『늑대』. 그의 작가정신이 어떻게 변화하고 깊어졌는지를 보여주는 10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2천년대 젊은 소설의 진화를 일러주는 최상의 지표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한층 진보하고 성숙해진 소설세계와 다채로운 주제의식을 만날 수 있다.

이 소설집에서는 특히 몽골을 무대로 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6개월을 몽골에서 보낸 작가의 체험과 거기에서 얻은 영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몽골이라는 '바깥'을 배경으로, 경계인의 시각을 빌려 우리의 위선과 이중성을 파헤친다. 남북문제, 이주노동자 문제, 신자유주의시대 자본주의 문제, 혼혈문제 등 중요한 주제의식을 담은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목란식당>은 울란바타르에 있는 북한식당을 배경으로 한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통해 그 이면에 있는 남북문제와 우리의 현실을 묘사하였다. <코리언 쏠저>는 몽골에 체류하는 한 시인의 일화를 통해 군사문화를 이야기한다. 표제작 <늑대>는 몽골 초원까지 스며든 자본으로 인해 파괴되는 자연의 삶을 사색적이고 미학적인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전성태는 탈북자들의 상황과 심경, 80년대 초 군사독재 시절 아이들의 삶, 이산가족의 비극적인 삶, 혼혈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을 적나라하게 그려내었다. 작가가 그간 작업해온 것들이 집약되어 있는 이번 소설집은 작가 특유의 세밀한 묘사와 문장, 해학과 정곡을 찌르는 주제의식, 웃음과 눈물을 함께 선사하는 반전, 인간을 향한 애정 등이 돋보인다.

저자소개

목차

목란식당
늑대
남방식물
코리언 쏠저
두번째 왈츠
중국산 폭죽
강을 건너는 사람들
누구 내 구두 못 봤소?
아이들도 돈이 필요하다
이미테이션

해설|이선우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2천년대 소설의 진화를 일러주는 최상의 지표 완벽에 가까운 문장과 구성을 추구하고 사회적 현실에 깊게 뿌리를 내리면서 독특한 작품세계를 일궈온 전성태의 세번째 소설집 『늑대』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이미 첫 소설집 『매향』(1999)에서 농촌 현실...

[출판사서평 더 보기]

2천년대 소설의 진화를 일러주는 최상의 지표

완벽에 가까운 문장과 구성을 추구하고 사회적 현실에 깊게 뿌리를 내리면서 독특한 작품세계를 일궈온 전성태의 세번째 소설집 『늑대』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이미 첫 소설집 『매향』(1999)에서 농촌 현실을 토속적이고 해학적인 입담과 생생한 묘사로 그려내 이문구 선생의 뒤를 이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다. 또한 당대 인물과 현실을 감동적으로 전달하면서 세계화시대의 ‘경계넘기’에 대한 사유를 형상화해낸 『국경을 넘는 일』(2005)은 평단의 주목과 기대를 한몸에 받은 바 있다. 4년 만에 펴내는 신작 소설집 『늑대』는 그간 그의 작가정신이 어떻게 변화하고 깊어졌는지를 확연하게 보여줄 만큼 편편이 탁월한 완성도로 다채로운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문학평론가 한기욱의 말대로 “단언컨대 『늑대』는 2천년대 한국소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일러주는 최상의 지표 가운데 하나”(추천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층 진보하고 성숙해진 소설세계를 일궈냈다.

경계 바깥에서 내부를 되비추는 상상력

이번 소설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총 10편의 작품 가운데 6편(「목란식당」「늑대」「남방식물」「코리언 쏠저」「두번째 왈츠」「중국산 폭죽」)이 몽골을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선택은 일차적으로 6개월가량을 몽골에서 보낸 작가의 체험과 거기에서 오는 영감이 고스란히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주요하게는 전작 「국경을 넘는 일」에서 보여준 ‘경계’에서 고뇌하는 문제적 인물에 대한 탐구와 상상력이 더 본격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작가의 소설적 전략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설들은 몽골의 과거와 현재를 면밀하게 탐구하면서 사회 변화상과 당대의 문제를 짚어내는 한편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현안들을 고민하게 함으로써 ‘국경’의 상상력이 한층 더 세련되게 발휘되고 있다. 몽골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국외자인 동시에 완전히 국경을 넘어가지 못한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사유를 철저하게 구현해내고 있다. 이 ‘바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작품을 따라 읽다보면 우리는 남북문제, 이주노동자 문제, 신자유주의시대 자본주의 문제, 혼혈문제 등 아주 중요한 주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 작가의 상상력은 물리적 국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독자에게 아주 깊은 인식의 전환과 문제의식을 고민하게 해주는 것이다.

「목란식당」은 울란바타르에 있는 북한식당을 배경으로 엮인 크고작은 에피쏘드들의 이면에 경색된 남북문제와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이 식당을 오가는 극우 기독교 단체, 교민사회 구성원, 타락한 386세대, 화자와 전직 화가인 화자의 삼촌, 북한 접대원 등의 관점으로 벌어지는 식당 안의 풍경은 작금의 우리의 초상화를 그대로 그려 보여준다. 얼핏 보면 황당한 한 편의 코미디 같은 일화들이 실상은 웃고 넘길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라고 깨닫게 하는 것이 전성태 소설의 매력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냉면 한 그릇에 그릇된 반공 이데올로기를 적용하는 목사 앞에서 화자가 “목란은 그냥 식당인데……”라고 던지는 쓸쓸한 한마디는 독자에게 아주 오래도록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남방식물」에서도 ‘목란식당’의 접대원이 화자에게 건넨 쪽지로 인해 파생하는, 분단국가의 국민으로서 가지는 ‘탈북(자)’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와 불안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몽골인을 통해서는 국내의 이주노동자 문제를 예각화해서 전달한다. 두 소설의 화자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인물이 아니라 경계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갈등하는 소심한 인물들로써 소설의 심리묘사와 문제의식을 더 체감할 수 있게끔 하는 효과적인 장치로 작동한다.

몽골에 체류하는 시인(교수)의 일화를 통해 오랫동안 우리 내부에 숨어 있는 군사문화를 파헤치는 「코리언 쏠저」 역시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주인공 ‘창대’는 몽골을 ‘시원(始原)의 이미지’로, 낭만적인 공간으로 인식하고 안식년을 보내며 시를 써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저잣거리에서 강도를 당할 뻔하고 열쇠 없이 아파트 문이 잠기는 상황에 처할 때 도움을 받지 못하자 몽골을 야만의 공간으로 파악하게 된다. 결국 몽골 군인들 앞에서 화자 자신은 “코리언 쏠저”라고 호기를 부리며 전선을 몸에 감고 30미터도 더 되는 높이에 있는 창을 통해 아파트로 들어가려고 시도한다. 이 소설 역시 결말에서 화자의 이중성을 아주 코믹하면서도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참담하게 전달해준다. 어떤 구속에서도 자유로워야 할 시인 역시 궁지에 몰리자 우리 사회의 뼛속까지 스며 있는 군사문화와 전사회의 병영화를 무의식적으로 발현하는 것이다. 코미디를 순식간에 비극과 공포로, 반대로 공포를 순식간에 희화시키는 작가의 소설적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두번째 왈츠」는 사회주의 시절부터 몽골인들에게 ‘조국의 여자’라는 상징이 되어 굴레를 쓰고 사는 ‘냐마’라는 여인을 통해 몽골 사회의 과거와 현재상을 면밀하게 파헤친다. 한 여자의 삶을 통해 개인의 자유, 예술과 체제의 관계를 깊게 사유하고 나아가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의 내면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묻는 수작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냐마가 기나긴 여정 끝에, 자발적 망명을 선택해서 몽골 초원에 은둔해 살아가는 북한 여인을 만나는 대목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몽골 사회에도 존재하는 부랑자 아이들의 삶과 죽음을 다루는 「중국산 폭죽」 역시 표리부동한 우리 자아와 사회의 이중성을 되비추는 거울 역할을 한다.

문명을 가장한 자본과 파괴되는 야생, 시원(始原)의 고독과 존재의 초원

표제작 「늑대」는 기존의 전성태 소설과는 색다른 소설적 영역을 수일하게 개척하고, 작가가 새로운 서사 실험에 성공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소설이다. 몽골 초원까지 스며든 자본과 그로 인해 파괴되는 자연과 초원의 삶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내용뿐 아니라, 사색적이고 미학적인 문체 역시 소설의 주제와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한국인 사냥꾼과 그의 여자 ‘허와’, 촌장과 그의 딸 ‘치무게’, 라마승, 늑대 등등 등장인물 각각의 1인칭 시점으로 장면과 심리묘사가 탁월하게 전환된다. 작가는 초원에 스며든 자본의 입김을 이렇게 묘파한다.

한잔 수태채가, 게르에서 하룻밤 잠이 돈으로 계산되었습니다. 장작을 패는 노동이, 늑대를 쫓는 동행이 벌이가 되었습니다. 그뿐입니까. 게르 천창으로 빛나는 별과 스미는 달빛이, 지나는 바람과 흩날리는 눈이 역시 돈의 현영(現影)처럼 손님들을 끌어왔습니다.(…)
그새 일대의 초원은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초원을 가르며 도로가 닦이고 말과 양이 달려야 하는 대지에 울타리가 쳐졌습니다. 캠프촌이 수십개로 늘었고 십여리 밖에는 서양식 호텔이 들어섰습니다. 나는 간혹 언덕에 올라 초원을 가로지르는 아스팔트 포장길을 내려다봅니다. 그 검은 혓바닥이 자본의 그것처럼 여겨집니다. 자본이란 게 그런 거였습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을 몰고 왔지요. 초원에서 별들에게 길을 물었던 전통은 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목자들이 샘과 초지를 찾아 가축을 몰았듯 이제는 도로를 따라 이동합니다. 그들은 이제 하늘을 살피지 않습니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알려주는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입니다.(38면)

‘무시무시한 검은 혓바닥’, 즉 자본에 잠식당한 초원에서의 삶은 이제 새로운 욕망을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그 안에서 황폐해진 영혼은 참담하게 망가지고 부서진다. 한국인 사냥꾼을 용인하는 촌장의 내면과 심리묘사를 통해 자본과 야생, 그리고 근원적인 고독과 죄의식을 동시에 상징하는 ‘검은 늑대’를 쫓아가는 과정은 아름답고 퇴폐적이라 할 만큼 탁월하게 묘사된다.

그가 나타난 뒤로 나는 하루도 몸에서 총을 떼어놓고 지내지 못합니다. 영혼이 서서히 망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그걸 느낍니다. 영혼은 명백한 범죄 앞에서보다 모호한 죄의식 속에서 제 모습을 드러내는 법이지요. 영혼은 죄와 짝패가 아니라 몸과 짝패이니까요. 땡볕의 낮꿈과 같은 검질긴 악몽 속에서, 안개 속에서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 같은 불안 속에서 우리는 거울을 들여다보듯 제 영혼을 만납니다. 나는 그가 원하는 미친개를 잡을 생각입니다. 하여 놈의 사지를 지탱하는 여덟 가닥 힘줄을 끊어놓을 생각입니다. 아아, 두렵습니다. 이방인들이 돈을 믿을 때 우리 초원사람들은 길조(吉兆)를 믿었지요. 우리는 저 굴곡 없는 대지를 오가면서도 일진을 점치고 움직였지요. 초원으로 흘러가버린 저 종소리처럼 다 옛말이 되어버린 이야기이지만.(40면)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사람과 가축이 공존하던 유목”이 사라진 초원에는 자본과 욕망만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과 욕망의 첨병인 한국인 사냥꾼의 늑대 추적은 욕망의 무한증식을 상징한다. 하지만 늑대는 뜻밖에 초원의 목자에게 사냥당함으로써 반전이 일어난다. 암컷 늑대를 죽여 검은 늑대를 사로잡겠다는 사냥꾼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결국에는 촌장의 딸과 사랑에 빠진 자신의 여자를 향해 총을 쏨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욕망에 사냥당하는 꼴이 된다. 결말 부분의 총성은 초원의 질서를 거스르는 모든 죄의식과 욕망, 자본의 파국을 암시적으로 드러낸다. 파국을 통해 이 시대의 존재의 의미를 묻는 이 소설은 분명 전성태 소설세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면서도 작가의 또다른 재능과 가능성을 열어놓은 작품이다. 2천년대 소설에서 남다른 심리묘사와 상징과 비유를 통해 자본과 욕망에 파괴되어가는 자연과 인간의 삶을 이토록 고독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순정하고 애틋하고 힘찬 전성태의 서사

이번 소설집이 유독 주목할 만한 것은 전성태가 그간에 작업해온 것들이 집약되어 있으면서도 한층더 완성도를 담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탈북장면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강을 건너는 사람들」은 참담한 탈북자들의 상황과 심경을 어느 소설보다 현실감있게 그려냈고, 자전소설격인 「아이들도 돈이 필요하다」에서는 80년대 초 군사독재 시절 아이들의 삶을 해학적이면서도 비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남도 사투리로 무장한 해학적인 일화들이 담긴 「누구 내 구두 못봤소」 역시 시종일관 웃음을 머금게 하면서 이산가족의 비극적인 삶을 드러낸다. 평생 이북에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감춰오다가 북한의 부인이 사망한 것을 알고 자살하는 김선장의 삶은 분단사의 비극을 외딴섬의 일상 속에서 길어올린 또다른 수작이다. 「이미테이션」은 혼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매력적인 것은 진짜 혼혈이 아니라 혼혈처럼 생긴 오리지널 한국인 ‘게리’가 사회적 편견을 넘지 못하고 혼혈인으로 가장하고 외국인 강사로 위장할 때만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를 드러냄으로써 웃지 못할 현실을 파헤치고 있기 때문이다. 짝퉁이 물건뿐 아니라 인간과 삶에도 존재한다는 작가의 메씨지는 우리의 내면을 통렬하게 비웃고 있는 것이다.

전성태의 『늑대』는 한마디로 2천년대 젊은 소설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할 수 있다. 작가 특유의 세밀한 묘사와 완벽에 가까운 문장과 구성이 한층 더 빛을 발하는 것이다. 작가의 장점인 해학과 정곡을 찌르는 주제의식,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하는 반전, 현실의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 치열함과 인간을 향하는 애정 등이 독자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천운영 작가의 말에 따르면 그의 소설은 “순정하고 애틋”하고 “결이 고운데도 힘이 넘친다.” 그의 소설언어는 “아닌 줄 알면서도 믿게 되고, 무작정 믿게”(추천사) 만드는 저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소설은 언제나 비평의 언어로 포섭되지 않는 법,『늑대』는 매순간『늑대』를 넘어선다”(이선우 해설)라거나 전성태 소설이 ‘2천년대 한국소설의 진화를 일러주는 최상의 지표’라는 한기욱의 단언은 결코 과장이 아니라 마땅히 받아야 할 상찬이다.

■ 추천사

구성진 입담의 향토적 세계에서 출발한 전성태가 ‘국경을 넘는 일’을 숙고하면서 세계화시대의 경계를 탐구하는 당대적 예술가로 변모한 것은 ‘사건’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몽골 초원의 시커먼 ‘늑대’를 데려왔다. 몽골과 우리 사회의 익숙한 듯 낯선 분위기를 ― 범상함에서 섬뜩함으로, 우스꽝스러움으로 바뀌는 기이한 현실의 표정변화를 ― 어찌 이렇게 명징하게 잡아낼까. 언어와 플롯을 더 정교하게 조율하는 한편 낯선 ‘존재의 숲’으로 뛰어드는 서사적 실험을 수시로 감행했음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광활한 몽골 초원에서 검은 늑대를 쫓는 사람들의 늑대 같은 속내를, 몽골의 고층아파트에서 로프를 타야 하는 ‘코리언 쏠저’의 곤경을, 굶주림과 불안 속에서 생사를 걸고 강을 건너는 탈북자들의 극한상황을, 수백 마리의 개구리를 잡아야 하는 군사독재시절 한 어린이의 고단함을 이처럼 생생하고 코믹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단언컨대 『늑대』는 2천년대 한국소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일러주는 최상의 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 한기욱 문학평론가

당신에게 노래 부르는 그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싶다. 그가 한손을 번쩍 들고 ‘루마니아 국가’라 우기며 독일민요를 부를 때, 그걸 보던 모든 사람들이 배꼽 빠지게 웃다가 눈물이 찔끔 날 때, 그의 몸에 루마니아 피가 흐른다는 농담이 사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칠 때. 나는 진짜로 울어버렸다. 아닌 줄 알면서도 믿게 되고, 무작정 믿고 싶어졌다.
그의 소설은 그를 꼭 닮았다. 순정하고 애틋하다. 결이 참 고운데도 힘이 넘친다. 수줍은 듯 당당하고, 의뭉스러운 듯 순박하다. 그믐밤 설원에 울려퍼진 한 발의 총성처럼 단호하기도 하다. 그 고운 결을 당신은 잘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다. “개구락지 끔 씹는 소리”에 키득키득 웃느라고, 국경을 넘나들고 초원을 헤매고 강을 건너느라고. 그 강을 다 건너고 웃음이 멈추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주먹 쥔 당신 손이 스르르 풀리면서 그 안으로 무언가 너울너울 날아들고 있는 것을. 그리고 그 무언가를 무작정 믿고 싶어지는 마음을. 당신은 그가 부르는 노래를 들어야만 한다. 그의 노래는 양과 짝패가 된 검은 늑대의 노래다. - 천운영 소설가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몇일 전 아침 뉴스에서 탈북한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 나왔다. 목숨을 건 탈북을 하다가 부모가 죽고 남은 아이들이 겨우 중국에 ...
    몇일 전 아침 뉴스에서 탈북한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 나왔다. 목숨을 건 탈북을 하다가 부모가 죽고 남은 아이들이 겨우 중국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항상 쫓기는 신세가 되는 장면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들의 문제를 생각하면서 북한의 문제를 생각하게 되고 북한의 문제를 생각하면서 민감한 주제인 지도자의 문제에까지 생각이 이르렀다. 지도자 때문에 나라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들을 보면 가끔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국민들은 자신들의 문제가 불합리함의 극치에 다다르고 결국은 인간의 존엄성마저 잃어버리는 상황에서도 왜 목숨 걸고 체제를 뒤엎으려 하지 않을까.. 소수의 지도자층과 다수의 국민들. 나라가 부패할수록 소수의 지도자층의 힘이 폭력적이고 억지스럽다면, 다수의 국민들은 체제순응적이고 결코 운명을 뒤집어 엎으려 하지 않는다. 분명 뭉치면 자신들이 무한하게 큰 힘을 지닐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것이 항상 내게 모순적인 느낌이 들게 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나는 남북문제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만일 그들과 우리가 가족이었다면, 비슷한 점이 많을 것이다. 이념 따위를 너무 내세우다가 형제를 저버리는 서로간의 행동들은 무척이나 이해가 안 가지만 단순하게 이다 아니다 말하기에는 또 너무나 복잡한 문제이다. 과거의 조상들은 후손들에게 너무나도 많은 숙제를 내주었다. 수학처럼 공식으로 풀어지는 것도 아니다. 숙제를 풀지 못하는 후손들은 또 다른 축적된 문제들로 다음 후손들에게 골머리를 앓게 한다. [늑대]는 전부 아시아의 그런 골머리 앓는 문제를 주시하여 하나하나의 주제에 걸맞게 매우 요점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가장 안타까우면서도 감동깊게 읽었던 글은 [중국산 폭죽]이었고 가장 재밌으면서도 비극적으로 읽었던 글은 [아이들도 돈이 필요하다]였다. [강을 건너는 사람들]을 읽을 때는 가장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세계의 빈곤국가들을 보면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없을때나 무정부상태에서 가장 약한 국민들은 희생자가 되고 지도자의 볼모가 된다.  왜 그런 나라들이 가난한지 알겠다..고 하면서도 그들국가가 가난하기 때문에 더 많은 비극상을 연출할 때 자본주의가 과연 악한 것만을 내포하고 있는 것인지도 확신하지 못하겠다. 그들의 문제인지, 자본주의가 불러온 다른 욕망의 문제인지.. 누군가 이렇다 저렇다 말해도 누구의 말도 옳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사회분위기를 예상하게 하고 문제인식을 하게 하는 이 책이 내게는 루쉰의 소설이 생각나게 했다.
    "가령 쇠로 된 방이 있다고 하세. 창문도 없고 부서지지도 않을 거야. 안에는 깊이 잠든 사람이 많이 있어. 얼마 안 있어 숨이 막혀 죽고 말거야. 그러나 혼수 상태에서 그대로 죽는 것이니까, 죽음의 고통 따위는 느끼지 않아. 이때 자네가 큰 소리를 질러 다소 의식이 있는 몇 사람을 깨운다면 이 불행한 몇 사람에게 결국 살아날 가망도 없이 임종의 괴로움을 주게 되는데, 자네는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나 몇 사람이 깬다면 그 쇠로 된 방을 부수지 못하리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힘없는 약자들을 보면서 그러면서도 변화시키기에는 너무 벅찬 현실속에서 확실한 답은 없지만 왠지 이 문장이 그들에게 도움말이 되지 않을까...

     [중국산 폭죽]에 나오는 어린 부랑아들.. 그들을 보면서 아픔이 느껴지는 건 그들이 너무 순수한 영혼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순진하지는 않은 세상의 어두운 부분부터 마주치고 태어난 아이들.. 그렇기에 밝음에 대해 낯설어 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나는 편히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 일말의 미안함까지 느낀다. 마지막에 밤하늘을 장식하는 폭죽들이 어른들의 편견과 죄를 깨닫게 해주는 꼭 필요한 구성요소였으며 잔잔하면서도 가슴 깊이 울리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에게 감탄을 하게 된다.

     [강을 건너는 사람들]은 한국의 문제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극과 극을 달리는 남과 북.. [누구 내 구두 못 봤소?]에서도 언급되었던 이산가족상봉에 관한 이슈.. 예전에 뉴스에서 이산가족만남에 관한 이야기들이 떠들썩 했을 때 몇십년을 이북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신청서를 작성했으나 매번 떨어졌던 할아버지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그때 그 할아버지의 깊은 슬픔과 고통이 나에게도 전해져와 가슴이 찡해졌었다.

     선만 넘으면 남이 되고 북이 되는 실감나지 않는 세상에서 사는 한국. 통일이 된다고 해도 수많은 문제들과 숙제들이 남아있는 한국.. 내 나라이기에 내 조국이기에 마냥 외면할수는 없지만 딱히 뭔가를 할 수도 없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속에서 문제의식을 가진 자들만이 문제해결을 위해 발 벗고 뛸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결의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 상황속에서..
     
     그러나 인간은 그런 불투명한 실마리에서 지금까지 수많은 위대한 발견과 해결을 해오지 않았던가. 그러니 될것이라는 희망이 아니라 되기 위해 해야지라는 다짐같은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어찌어찌 하다 보니 어느 새 글을 쓰며 생계를 유지한지 10년이 되어 간다.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한 글쓰기는 ...
     

    어찌어찌 하다 보니 어느 새 글을 쓰며 생계를 유지한지 10년이 되어 간다.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한 글쓰기는 여전히 아무 것도 모른 채 시간만 잡아먹었다. 늘어나는 건 염치없음과 부적절한 배짱뿐이니 여전히 제대로 사람 구실하지 못하며 살고 있다.


    때문에 글을 잘 쓰는 이들은 영원한 동경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직업상 작가보다는 학자들을 많이 만나게 되지만, 정작 존경의 대상은 거의 작가들이다. 그들의 글을 읽으며 때로는 감탄, 때로는 부러움, 때로는 시기를 반복하곤 한다.


    전성태의 《늑대》는 오랜 만에 만난 친구와 걸쭉하게 한 잔 걸친 뒤, 풀려진 눈으로 대로를 활보하다 눈에 들어온 서점에 무작정 들어가, 무작위로 고른 책이었다. 작가에겐 참으로 미안한 소리가 아닐 수 없는데, 사실 전에는 작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알코올에 축축이 젖은 내 혼미한 정신이 집어든 《늑대》. 내 안에 또 다른 늑대가 살고 있었을까. 순전히 제목을 보고 집어 들었을 책. 난 그렇게 쑥스러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저자는 이미 “완벽에 가까운 문장과 구성을 추구하고 사회적 현실에 깊게 뿌리를 내리면서 독특한 작품세계를 일궈온”이로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매향》《국경을 넘는 일》등의 작품으로 주목받는 작가를 넘어 새로운 소설 세계를 일구고 있는 이였다.


    그가 6개월여의 몽골 체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작품이 책이 절반을 넘고 있다. 10편의 소설 중 6편이 몽골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작품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은 온전히 몽골의 것만은 아니다. 울란바토르의 한 북한 식당을 통해 분단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하고, 〈강을 건너는 사람들〉에서는 탈북자들의 처절한 삶이 날 것 그대로 보여 진다. 물론 이 작품은 몽골을 배경으로 한 것은 아니다.


    그는 그동안 작품들이 통해 ‘경계 넘기’에 대한 고뇌를 보여줬다고 한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국경을 넘어야 하는 사람들, 기존의 정체성을 벗어버려야 하는 이들이 겪는 혼란과 고통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물리적 국경이 아닌 정체성에 천착한 그의 소설들을 때문에 읽는 이에게 적지 않은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한다.


    《늑대》 역시 단순한 몽골 체험기, 혹은 북한 이해하기에 차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고, 삶이라지만 그의 소설 속에 펼쳐지는 웃지 못 할 일들이 엄연한 현실임을 자각하는 순간, 독자는 이미 또 다른 인식의 전환을 경험하게 된다. 웃기지도 않는 것이 우리의 삶임을, 저자는 특유의 문장과 탁월한 묘사로 그려낸다.


    〈목란식당〉은 북의 식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편의 코미디다. 멀리 몽골까지 찾아온 한국 교회의 목사 일행은 식당의 종업원들을 마치 ‘악마’대하듯 행동한다. 고작 냉면 한 그릇에 담겨진 이데올로기의 폭력성. 단순한 식당을 이념 투쟁의 장으로 인식하는 목사의 행동 앞에서 독자들은 실소와 함께 묵직한 쓰라림을 경험하게 된다. 기실 그것은 목사의 입을 통해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폭력성과 경직성에 다름 아니었다. 식당은 그냥 식당을 뿐이다.


    〈강을 건너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가장 큰 울림을 준 작품이다. 아픔도 제일 컸다고 할 수 있다. 살기 위해 강을 건너려는 북한의 인민들. 배가 고파 아기 무덤을 파 인육을 먹었다는 소문을 전하는 청년에게 남자는 이렇게 외친다.


    “죽은 아이를 이웃끼리 바꿔먹는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 자식, 그만두지 못해!”

    갑자기 안경잡이 사내가 청년의 뺨을 후려쳤다. 청년은 나뭇가지를 쏟으며 주춤 물러났다.

    “보지 않은 건 믿지 말랬잖아. 그런 일은 없어. 산짐승들 짓이야.”

    사내가 쏟아 붓듯 소리쳤다. 그래놓고 그는 멍하니 서 있었다.

    청년이 힘없이 몸을 돌렸다. 사내는 땅바닥에서 나뭇가지를 주워 품에 안았다. - 195p


    강을 건너게 도와주는 중국 교포 여자의 젖먹이 아이가 이미 숨이 멈춰 있었다는 사실에는 먹먹한 슬픔이 가슴을 울린다. 분단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비극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북의 심각한 식량난과 더불어 퍼졌던 위와 같은 소문들은 기실 사실로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그 어떤 이야기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을 뿐, 증거는 없다.


    물론 그와 같은 일이 전혀 없었다고 자신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극단적 기아 상황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는 북이 아닌 그 어떤 시대 어떤 사회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소문이 만들어낸 공포와 증오, 반감은 결국 또 다른 비극을 만들어낸다. 우리의 역사가 지금껏 줄기차게 보여준 모습이다.


    ‘경계 넘기’는 인류가 태어난 이래 끊임없이 반복되어왔던 생존의 모습이었다. 인간은 살기 위해 바다를 건넜고, 살기 위해 고향을 버렸다. 노마드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포장해도 결국 우리는 이 곳 저 곳 떠남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운명이다.


    하지만 그 떠남이 21세기가 된 지금은,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지, 떠남을 강요하는 이들은 누구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할 겨를은 그리 없었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과, 다문화 가정의 어머니들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떠남’의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인식의 문제다. 우리는 같은 땅 위에서도 끊임없이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했던 민족이다. 변명일 뿐이다.


    고매한 시인이 결국 극단적 상황에서는 ‘코리안 쏠저’를 들먹이게 되는 모습. 우리 안에 지독히 깊게 숨어있는 군사 문화, 병영 문화. 이 역시 떠남과 돌아옴을 인정하지 않는 일방주의에 다름 아니다. 때문에 우리는 연습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연습은 더디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다.


    글 잘 쓰는 이들을 참으로 부러워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속으로 ‘허 이 녀석 참 글 잘 쓴다. 젠장’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버릇없다고 욕하셔도 사실이니 욕먹어야겠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잘 쓰는 그 글이 어떤 고민과 성찰 속에 나온 것이냐 하는 문제다.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늑대》는 정말 글 잘 쓰는 분의, 충분히 깊은 글이다.


    저자의 말처럼 더 오래 오래 글을 쓰길 바란다. 나 같은 백면서생을 위해서도 말이다.


  • 몽골을 만나다. | 19**rain | 2009.06.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누구에게나 특정 지역에 대한 추억이 있거나 갈망이 있다. 대부분 자신이 자라 온 고향이거나 잊지 못할 추억...
     누구에게나 특정 지역에 대한 추억이 있거나 갈망이 있다. 대부분 자신이 자라 온 고향이거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 곳이 그러하다. 소설에서 만나지는 지역은 소설의 배경임과 동시에 작가에게 소중한 곳이 되는 경우다. 소설가 조경란은 단편 ‘나는 봉천동에 산다’에서 자신의 터전인 서울의 봉천동을 구체적으로 묘사했고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장편 소설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의 작가 윤대녕은 집필 내내 제주도에 머물렀다고 한다. 소설가 전성태에겐 몽골이 그러했다. 소설집 <늑대>는 몽골에 의해 탄생된 몽골을 위한 소설집이 아닐까.

     

     열 편의 소설 중  실린 차례대로 <목란 식당>, <늑대>, <남방 식물>, <코리언 솔저>, <두번째 왈츠>, <중국산 폭죽> 6편의 단편은 모두 몽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목란 식당을>은 몽골에서 여행사를 하고 있는 주인공 나와 화가인 나의 삼촌과 즐겨찾는 북한 음식 전문점인 <목련 식당>에 관한 이야기다. 교민 신문에 평 옥류관 출신 요리사가 온다는 광고가 실리면서 식당 분주해진다. 식당을 찾은 교민들과 관광객은 북한 출신 요리사는 장사 수단이라며 수입금이 북으로 유입되냐고 묻는다. 식당의 여사장은 사정이 생겼는지 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목란 식당>은 식당일뿐인데, 몽골에서 북을 대표하는 이미지화 되는 현실이 씁쓸한 소설이다.

     

     표제작인 <늑대>는 광할한 몽골을 그대로 드러난다. 캠프촌 게르에 늑대 사냥꾼들이 도착하며 시작되는 소설은 화자가 바뀌며 전재된다. 사냥꾼의 길잡이를 역할을 하는 촌장과 그의 딸 치무게, 늑대 사냥을 온 늙은 기업가와 함께 온 여자 허와, 사원의 라마, 늑대 사냥을 도와주는 카자르.  각자의 시선으로 늑대 사냥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광활한 초원에서 말과 낙타를 기르며 살고 있던 촌장에게 몽골의 시장 경제 도입은 삶을 변화시켰다.

     

     < 한 잔 수태채가, 게르에서 하룻밤 잠이 돈으로 계산되었습니다. 장작을 패는 노동이, 늑대를 쫓는 동행이 벌이가 되었습니다. 그뿐입니가. 게르 천장으로 빛나는 별과 스미는 달빛이, 지나는 바람과 흩날리는 눈이 역시 돈의 현영(現影)처럼 손님들을 끌어왔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필요한 것, 때로는 여자가지 도시로 나가 사야 했지요. 그 볼모의 대지에 살을 부리며 나는 내 생에 좋은 일을 다 끝났음을 깨닫곤 했습니다. > p 38

     

     늙은 사업가는 몽골의 사회주의체제가 남긴 써커스를 상업화 시켜 돈을 번다. 써커스에 필요한 늑대를 원하지도 하지만 그는 강력하게 말한다.  <나는 늑대 앞에 숙명적인 라이벌처럼 마주서기를 원합니다. 약육강식의 자연법칙이니 죄의식이니 연민이니 하는 것들이 없는 절대공간에서 독대하기를 원하니다. 스스로 자신을 사냥하듯이 이루어졌으면 싶습니다. 어쩌면 나는 가징 사냥다운 사냥을 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p 46

     

     그믐밤 늑대를 죽여서는 안된다는 라마의 말을 들었지만 사냥꾼들은 검은 수컷 늑대를 원한다. 늑대를 유인하기 위해 카자르는 양들을 몰아준다. 늑대 사냥은 결국 늑대를 떠나게 만들 것이라는 것에 안타까운 촌장. 늑대는 결국 몽골과 같은 것이었다. 늑대를 쫓는 사냥군이 늘어나고 그들로 인해 돈을 버 캠프촌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몽골은(늑대는) 본연의 모습을 지키기란 어려운 것이리라.

     

     한국을 꿈꾸는 몽골인과 반대로 몽골을 꿈꾸는 한국인의 모습을 그린 <남방 식물>, <코리언 솔저>에서도 정착되지 않은 시장 경제 체제속에서 혼란스럽고  폐쇠적인 사회를 만날 수 있다.  몽골은 과거 우리가 걸어온 경제 발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발전에 가려 잊고 있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되볼아보게 한다.

     

     그외 단편 <강 건너는 사람들>에서는 죽음을 불사하고 자유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간절함을, <누구 내 구두 못 봤소?> 에서는 남과 북에 모두 아내를 둔 한 남자의 슬픔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이미테이션>이라는 단편은 혼혈아의 외모를 가졌지만 정작 부모는 모두 한국인이기에 결국 자신의 외모를 근거로 외국인 행세를 하며 학원 강사를 하는 주인공을 통해 진짜를 원하지만 진짜를 구별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은 몽골이라는 광활한 초원을 활주하는 늑대와 징키스칸의 후예를 상상하게 한다. 그러나 이제 초원은 사라졌고 전성태는 이렇게 썼다. <몽골은 내게 특별한 고통과 영감을 주었다. 시원(始原)의 이지미를 간직한 광활한 대지에서 맞닦드린 고독감은 세계 바깥을 보고 온 듯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흥미로웠던 것은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이향한 몽골사회였고, 기이하게도 그것은 우리 사회를 되비춰주는 거울이 되곤 했다.> 몽골에서 돌아온 그의 가슴에는 아마도 한 마리 늑대가 자라고 있을지 모른다.

교환/반품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환/반품안내
반품/교환방법

[판매자 페이지>취소/반품관리>반품요청] 접수
또는 [1:1상담>반품/교환/환불], 고객센터 (1544-1900)

※ 중고도서의 경우 재고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교환이 불가할 수 있으며, 해당 상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으며 교환/반품 접수 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사전 협의를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7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중고도서의 경우 판매자와 사전의 협의하여주신 후 교환/반품 접수가 가능합니다.

반품/교환비용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이므로 단순 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는 판매정가의 20%를 적용

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지식4989
판매등급
특급셀러
판매자구분
일반
구매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평균 출고일 안내
1일 이내
품절 통보율 안내
4%

바로가기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