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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 로런 그로프
348쪽 | 규격外
ISBN-10 : 8954671411
ISBN-13 : 9788954671415
플로리다 / 로런 그로프 중고
저자 로런 그로프 | 역자 정연희 | 출판사 문학동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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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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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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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지배하는 “내 특별하고 어둡고 가시 같은 불안” 폭발적인 서사와 눈부신 문장으로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 로런 그로프의 소설집 『플로리다』가 출간되었다. 한국 독자에게도 커다란 사랑을 받은 『운명과 분노』 이후 삼 년 만에 발표한 최신작으로, 총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작가가 십이 년간 플로리다에 거주하며 쓴 이 작품들은 모두 플로리다를 직접, 간접적인 배경으로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플로리다에서 태어나고 자랐거나, 미국 북부의 다른 주에서 태어나 플로리다로 이주해왔거나, 때로는 플로리다를 벗어나 이국적인 곳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지만 정서적으로 그곳에 계속 매여 있다.

「꽃 사냥꾼」에서 두 아이의 어머니인 주인공은 그녀의 집 근처 모퉁이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싱크홀을 무서워한다. 비가 세차게 퍼붓는 가운데 싱크홀 가장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그 안을 들여다보면 빗방울이 모이지 않는데, “그녀는 그것이 아주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물이 그 아래 작은 균열을 통해 똑똑 흘러든다는 말이고, 물이 빠져나갈 통로가 있다는 말이며, 거기 구멍이 있다는 말, 즉 그녀의 발 바로 아래 어마어마하게 큰 구멍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아이월」의 주인공은 홀로 집에 남아 허리케인의 소용돌이를 겪어낸다. 집이 비틀리고 흔들리며 지붕이 서서히 벗겨지는 돌풍과 폭풍우 속에서 주인공의 곁에 있는 것은 유령들-그녀를 떠난 후 심장마비로 죽은 남편, 권총 자살을 한 대학 시절 애인,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과 동물들뿐이다. 두 어린 자매는 전기도 물도 제대로 된 음식도 없이 외딴섬에 방치되어 야생에서 생존을 이어나가고(「늑대가 된 개」), 귀가 먼 주인공은 앨리게이터와 독사와 피그미가 사는 호수 한가운데에서 노를 잃어버린 채 고립된다(「둥근 지구, 그 가상의 구석에서」).

저자소개

저자 : 로런 그로프
폭발적인 서사, 시적이고 우아한 문체, 지적이고 독창적인 서술로 “동시대 가장 뛰어난 미국 작가 중 한 명” “산문의 거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소설가.
1978년 미국 뉴욕주에서 태어났다. 애머스트 칼리지에서 불문학과 영문학을 전공했고,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에서 문예창작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첫 장편소설 『템플턴의 괴물들The Monsters of Templeton』을 발표했다. 이 작품이 아마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오렌지상,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단숨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9년 소설집 『섬세한 식용 새들Delicate Edible Birds』을 출간했다.
2012년에 발표한 두번째 장편소설 『아르카디아』가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미국 문학계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 작품은 미국의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살롱닷컴의 설문에서 ‘작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5년 세번째 장편소설 『운명과 분노』를 발표했다. 아마존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 1위’에 오른 이 작품은, 전미도서상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한 〈워싱턴 포스트〉 〈타임〉 〈시애틀 타임스〉 〈커커스〉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5년 최고의 책으로 뽑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 출간된 『플로리다』는 11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으로, 그해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다음해 스토리 프라이즈를 수상했으며, NPR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역자 : 정연희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디어 라이프』 『착한 여자의 사랑』 『소녀와 여자들의 삶』 『운명과 분노』 『내 이름은 루시 바턴』 『무엇이든 가능하다』 『에이미와 이저벨』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그 겨울의 일주일』 『비와 별이 내리는 밤』 『커먼웰스』 『헬프』 『비둘기 재앙』 『사랑의 묘약』 등이 있다.

목차

유령과 공허 009
둥근 지구, 그 가상의 구석에서 027
늑대가 된 개 061
미드나이트 존 089
아이월 109
사랑의 신을 위하여, 신의 사랑을 위하여 129
살바도르 165
꽃 사냥꾼 193
위와 아래 211
뱀 이야기 251
이포르 265

감사의 말 335
옮긴이의 말 달걀과 오렌지 337

책 속으로

우리 외로운 인간은 너무 작고, 달이 우리를 조금이라도 알아차리기에 우리 삶은 너무 순식간이다. 「유령과 공허」, 26쪽 주드는 그때 깨달았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이라 해도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그는 그 깨달음을 뼈에 새겼고,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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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외로운 인간은 너무 작고, 달이 우리를 조금이라도 알아차리기에 우리 삶은 너무 순식간이다. 「유령과 공허」, 26쪽

주드는 그때 깨달았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이라 해도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그는 그 깨달음을 뼈에 새겼고, 그때부터 모든 결정을 내릴 때 그것을 생각했다.
「둥근 지구, 그 가상의 구석에서」, 43쪽

그는 자신이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섬이라고 생각했다. 저멀리 다른 섬을 볼 희망도 없고, 심지어 지나가는 배를 볼 희망마저 없는 섬. 「둥근 지구, 그 가상의 구석에서」, 43쪽

그는 결코 그녀를 알지 못할 것이다. 다른 사람을 안다는 것은 붙잡을 수 없는 것, 구름 같은 것이었다. 그는 마음속에 다른 누군가를 결코 등호 같은 뭔가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순수하고 완전한 뭔가로. 「둥근 지구, 그 가상의 구석에서」, 47쪽

그동안 축적되어온 아주 견고해 보이던 것이 시간과 대면하자 부서지기 쉬운 것이 되었다. 시간은 무감정하고, 인간이기보다는 동물이기 때문이었다. 시간은 당신이 떨어져나가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당신 없이도 계속 흘러간다. 「미드나이트 존」, 105쪽

집은 우리를 담는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담는지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바깥, 계단이 있던 자리, 급경사면 옆에 달걀 하나가 균형이 잡힌 채 놓여 있었다. 새벽의 모든 빛을 그 껍질 안에 담고서, 온전하게 말없이. 「아이월」, 128쪽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어떤 것도 가능했다. 세상 전체가 쪼갠 복숭아처럼 활짝 벌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 불쌍한 사람들, 이 불쌍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 그들은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걸 보지 못하는 걸까? 그저 손을 뻗고 그것을 따서 입술로 가져가기만 하면, 그들도 그것을 맛보게 될 텐데.
「사랑의 신을 위하여, 신의 사랑을 위하여」, 163쪽

그녀는 혼자였고,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녀는 늘 혼자일 것이고, 누워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점점 커져가는 이 물웅덩이 안에 영원히 있게 될 것이었다. 아주 긴 시간 동안 그녀는 그 자리에 누워 있었고, 그녀 위로 바람이 불고 비가 쏟아져도 끔찍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건 그저 공허일 뿐이었다. 「살바도르」, 181쪽

죽은 자는 우리에게서 가져갈 것이 없다. 산 자가 가져가고 또 가져간다. 「꽃 사냥꾼」, 200쪽

말해봐. 세상에는 여전히 착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럼, 당연하지, 그가 말했다. 몇십억은 될걸. 나쁜 사람들이 훨씬 소란스럽게 굴 뿐이지.
「뱀 이야기」, 264쪽

팰머토가 종아리를 물었고, 늪지의 이상한 물질이 갑작스레 다리에 스몄다. 작은 존재들이 그녀의 발길이 닿았던 자리마다 바스락거렸고, 그녀는 그것들에 대해, 그 작은 크기와 그것들이 느낄 공포에 대해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위와 아래」, 247쪽

그녀는 수많은 다른 존재들 사이에 그저 살아 있는 하나의 상실된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인간이라고 특별하지 않았다. 「위와 아래」, 248쪽

다른 누군가가 읽은 문학작품의 목록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그들의 은밀하고 개인적인
언어를 아는 것과 같다. 「이포르」, 314쪽

살아 있는 마음에 고독은 위험한 것이다. 주위에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들을 둘 필요가 있다.
「이포르」, 318쪽

이제 그녀에게 허기가 몰려오지만, 몸의 어느 부분이 느끼는 것인지 정확히 짚을 수 없다. 갈망의 감각. 무엇에 대한? 어쩌면 다정함에 대한, 분명하고 당당하며 그녀보다 더 큰 도덕감각에 대한, 그녀를 담요처럼 덮어줄 수 있는 무엇에 대한. 아니, 아니, 그녀가 잠시라도 안전하게 숨어 있을 수 있는 무엇에 대한. 「이포르」, 324쪽

진실은 도덕적일 수 있지만, 늘 옳지는 않다. 그녀가 글쎄, 하고 말한다. 좋은 점은 우리가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야. 어느 순간 햇볕을 쬐며 바다와 아이스크림과 낮잠과 사랑을 즐기지만 그다음은 아무것도 몰라. 「이포르」, 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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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운명과 분노』의 젊은 거장 로런 그로프 최신작 “이 절박한 시대에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소설.” 뉴욕 타임스 소설가 손보미 추천! 스토리 프라이즈 수상 ㆍ NPR 올해의 책(2019) 폭발적인 서사와 눈부신 문장으로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

[출판사서평 더 보기]

『운명과 분노』의 젊은 거장 로런 그로프 최신작
“이 절박한 시대에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소설.” 뉴욕 타임스
소설가 손보미 추천!
스토리 프라이즈 수상 ㆍ NPR 올해의 책(2019)

폭발적인 서사와 눈부신 문장으로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 로런 그로프의 신작 소설집 『플로리다』가 출간되었다. 한국 독자에게도 커다란 사랑을 받은 『운명과 분노』 이후 삼 년 만에 발표한 최신작으로, 총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작가가 십이 년간 플로리다에 거주하며 쓴 이 작품들은 모두 플로리다를 직접, 간접적인 배경으로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플로리다에서 태어나고 자랐거나, 미국 북부의 다른 주에서 태어나 플로리다로 이주해왔거나, 때로는 플로리다를 벗어나 이국적인 곳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지만 정서적으로 그곳에 계속 매여 있다.
‘선샤인 스테이트Sunshine State’라고도 불리는 플로리다는 미국 남부에 위치해 일 년 내내 따뜻하지만 여름은 무덥고 습하며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팰머토 야자수가 곳곳에 심겨 있고, 산책길에 뱀을 만나고, 늪지에는 앨리게이터가 도사리고 있고, 숲으로 들어가면 라쿤과 아르마딜로가 잡목림을 헤치고 나아간다. 로런 그로프는 작품 속에서 이런 플로리다의 기후와 자연환경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한 장소가 품고 있는 정서와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하고, 이를 작중 등장인물이 가지고 있는 불안과 긴밀하게 연결시켜 작품 전체에 위협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플로리다를 배경으로 하지 않는 작품에도 그곳의 열기와 습기 가득한 공기가 짙게 깔려 있어, 마치 소설집 전체가 어느 한 장소에 대해 품고 있는 감정으로 형성된 하나의 독자적인 세계처럼 느껴진다. “『플로리다』는 소설집이라기보다 하나의 생태계다”(〈애틀랜틱〉)라는 평처럼, 로런 그로프는 시적인 아름다움과 본능적인 날카로움으로 그만이 창조할 수 있는 세계를 쌓아올린다.

일상을 지배하는 “내 특별하고 어둡고 가시 같은 불안”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 단편들은 모두 내가 플로리다라는 장소에 대해 모순적이고 불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해 탄생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작중인물들이 플로리다에 대해 느끼는 감정 역시 양가적이다. “현란한 식물군과 동물군에 황홀해”하기도 하지만(「꽃 사냥꾼」), “뜨거운 물에 느리게 익사하는 기분”이 드는 여름의 플로리다를 떠나온 것이 전혀 후회되지 않기도 하다(「이포르」). 이들에게 이런 모순된 감정을 들게 하는 플로리다는 일상의 가장자리에 폭풍우와 뱀과 싱크홀이 숨어 있는 곳이고, 그렇기에 이들은 모두 불안과 공포라는 감정을 공유한다.
「꽃 사냥꾼」에서 두 아이의 어머니인 주인공은 그녀의 집 근처 모퉁이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싱크홀을 무서워한다. 비가 세차게 퍼붓는 가운데 싱크홀 가장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그 안을 들여다보면 빗방울이 모이지 않는데, “그녀는 그것이 아주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물이 그 아래 작은 균열을 통해 똑똑 흘러든다는 말이고, 물이 빠져나갈 통로가 있다는 말이며, 거기 구멍이 있다는 말, 즉 그녀의 발 바로 아래 어마어마하게 큰 구멍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아이월」의 주인공은 홀로 집에 남아 허리케인의 소용돌이를 겪어낸다. 집이 비틀리고 흔들리며 지붕이 서서히 벗겨지는 돌풍과 폭풍우 속에서 주인공의 곁에 있는 것은 유령들-그녀를 떠난 후 심장마비로 죽은 남편, 권총 자살을 한 대학 시절 애인,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과 동물들뿐이다. 두 어린 자매는 전기도 물도 제대로 된 음식도 없이 외딴섬에 방치되어 야생에서 생존을 이어나가고(「늑대가 된 개」), 귀가 먼 주인공은 앨리게이터와 독사와 피그미가 사는 호수 한가운데에서 노를 잃어버린 채 고립된다(「둥근 지구, 그 가상의 구석에서」).
하지만 세상에는 자연에 대한 공포보다 이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너무도 많다. 「살바도르」의 주인공 헬레나가 한 발짝도 떼기 힘든 폭풍우를 뚫고 나아가다 넘어졌을 때 그녀를 구해준 사람은, 그녀를 보고 기분 나쁜 웃음을 짓던 가게 주인이다. 이제 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그가 기습적으로 달려드는 순간”을 기다린다. 때로는 “특별하고 어둡고 가시 같은 불안”(「유령과 공허」)을 잠재우기 위해 산책을 하고 조깅을 하지만, 집 근처에서는 최근 강간 사건이 일어났고, 실제로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기도 한다.(「뱀 이야기」)
몇몇 단편에는 동일한 인물로 보이는, 두 아들을 둔 어머니가 등장하는데, 이 경우 두려움은 ‘엄마’라는 사실 때문에 더욱 극대화된다. “아이들은 이미 이 세상에 왔기에 그녀는 가능한 한 이곳에 오래 머물러야 할 텐데, 그래도 아이들보다 더 오래 머물 수는 없기 때문”에 무섭고(「꽃 사냥꾼」),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이 인류의 마지막 세대일 거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서, 그녀의 아들들이 고통받는 순간이 틀림없이 올 것임을 알고 있어서 두렵다(「이포르」). 또한 두 편(「둥근 지구, 그 가상의 구석에서」 「사랑의 신을 위하여, 신의 사랑을 위하여」)을 제외한 작품의 주인공이 모두 여성이기에, 이들의 불안감은 여성으로서 겪는 경험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가정의 불화나 직업인으로서의 고난, 경제적 불안정, 데이트 성폭력 등 이 시대의 여성들이 살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 마치 집 근처에 입을 벌리고 있는 싱크홀처럼, 잡목숲에 살고 있는 플로리다 표범처럼 이들의 일상을 위협한다.


영혼을 잠식한 불안, 아득한 시공간에 홀로 선 듯한 외로움
이 우주의 작고 불완전한 존재들을 바라보는
젊은 거장 로런 그로프의 깊고도 광대한 시선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인간관, 세계관, 자연관이라는 말 등으로 풀어 말할 수 있겠으나, 로런 그로프의 이 작품에 대해서는 그 모든 것을 아우르며 그보다 더 큰 것을 포함하는 우주관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었다. “우주적인 책이야.” 누가 물어본다면 그렇게 대답해주고 싶을 만큼.
옮긴이의 말에서

『플로리다』에서 로런 그로프는 그저 인간의 관점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무생물, 달과 바다 같은 자연물의 관점에서 이 세상을 탐험한다. 라쿤과 아르마딜로와 앨리게이터와 뱀의 관점에서, 폭풍우를 견디는 집의 관점에서, 인간을 내려다보는 달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그래서 이 소설집 전체에는 꿈틀거리는 생명력이 맥동하고, 로런 그로프는 날카로운 통찰력과 더욱 예리해진 문장으로 더없이 생생하게 이 에너지를 독자에게 전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 속에서 인간은 수많은 다른 존재 사이에 그저 살아 있는 또다른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인간이라고 다른 존재와 다른 특별함을 갖고 있지 않기에, 저 하늘 위의 달은 우리가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바다는 인간의 욕구에 무심할 뿐이다. 그래서 경이롭고 감탄스럽지만, 한편으로 그래서 인간은 아득한 시공간에 홀로 선 듯한 외로움을 느낀다. “살아 있는 생물” 같은 외로움을 그림자처럼 달고 다니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혼자였고, 혼자이고, 늘 혼자일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게 될 때 발길이 닿았던 자리마다 바스락거리는 작은 존재들이 느낄 공포를 인지하고, 애틋한 마음이 들게 된다.

끝도 없는 외로움이 우리 삶을 불안하게 하고 등장인물을 위협할 때, 위안을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이야기다. 「늑대가 된 개」에서 외딴섬에 방치된 언니는 동생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주고, 머리를 다친 채 어린 아들들과 숲속에 남게 된 「미드나이트 존」의 어머니는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아들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시키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는다. 「위와 아래」의 대학원생은 노숙자가 된 와중에도 『미들마치』를 챙겨 다니고, 「둥근 지구, 그 가상의 구석에서」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들려주던 셰익스피어, 네루다, 릴케와, 아버지로부터 도망쳐 집을 나간 어머니가 보내준 책에서 위안을 얻는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플로리다』를 읽는 독자는 불안하고 외로운 삶을 그리면서 동시에 생명력과 연민을 이야기하는 로런 그로프의 작품에서 위안을 얻게 된다. 〈뉴욕 타임스〉의 평처럼 『플로리다』의 이야기들은 “가장 불길한 최후의 몸짓마저도 좋은 사람들에 대한 약속과 사랑을 향해 기울어 있”기에, 외롭고 불안한 존재인 우리는 이 이야기들에 의지해 조금쯤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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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내일이라도 곧 아이들은 어른이 될 것이고, 어른이 되면 집을 떠날 것이다...

     

     

    내일이라도 곧 아이들은 어른이 될 것이고, 어른이 되면 집을 떠날 것이다. 그러면 남편과 나는, 우리가 함께 걸어다닌 그 모든 시간과 내 몸과 내 그림자와 달에 더해서, 우리가 소리지르지 않고 소리지를 수 없는 그 모든 것의 무게 아래 웅크리고 있는 서로를 보게 될 것이다. 진실은 위로가 되지 못하지만 이것은 아주 분명한 진실이다. 내가 그랬듯 밤마다 오래오래 달을 쳐다보면 옛날 만화가 맞는다는 사실을, 달은 사실 웃고 있는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달이 보고 웃는 대상은 우리가 아니다. 우리 외로운 인간은 너무 작고, 달이 우리를 조금이라도 알아차리기에 우리 삶은 너무 순식간이다.    p.26

     

    이 작품은 로런 그로프가 <운명과 분노>이후 삼 년 만에 발표한 최신작으로, 총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소설집이다. 작가가 십이 년간 플로리다에 거주하며 쓴 이 작품들은 모두 플로리다를 직접, 간접적인 배경으로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플로리다에서 태어나고 자랐거나, 미국 북부의 다른 주에서 태어나 플로리다로 이주해왔거나, 때로는 플로리다를 벗어나 이국적인 곳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지만 정서적으로 그곳에 계속 매여 있다. 외딴섬에 방치된 어린 자매, 머리를 다친 채 어린 아들들과 숲 속에 남게 된 어머니, 노숙자가 된 대학생, 홀로 집에 남아 허리케인의 소용돌이를 겪어내는 여자 등..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연에 대한 공포와 함께 일상 속 관계에서 비롯된 불안으로 휘청거린다.

     

    로런 그로프의 문장은 전작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굉장히 정확하고 통찰력 있다. 매 장면 표현이 세심하고, 인물들의 감정을 명징하게 보여주며, 단어들의 선택도 무척 아름답다 .많은 작가들이 판에 박힌 듯 풀어내는 일상적인 묘사를 어떻게 직조 하느냐에서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로런 그로프는 그의 재능을 페이지마다 쏟아낸다. 생각들을 직조해 그것을 완벽하게 보완하는 단어들로 쌓아 올리는 눈부신 재능이야말로 그녀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그래서 종종 문장들은 시처럼 읽히고, 인물들의 사고는 너무도 지적이고 우아하다. 비록 그것이 끝없는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끔찍한 재난을 그리고 있을지라도 말이다. 로런 그로프의 문장이 이 작품 속에서 플로리다의 기후와 자연환경을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묘사해내고 있어 이러한 배경은 등장인물들이 가지게 되는 감정과 심리 상태에 완벽하게 부합해 놀라운 서사를 만들어 낸다. 분명 아름다운 것들만 묘사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내게는 그 문장들이 아름답고도 우아하게 느껴졌다.

     

     

     

     

    이곳 하늘은 거대하고 별이 많았다. 황홀해, 미나가 그들을 향해 걸어가며 생각했다. 공기는 차가웠고, 나무에서 체리 향기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부엌에서는 송아지고기와 꽃상추가 요리되고 있었고, 수영장은 저만의 달을 품고 있었다. 돌로 지은 집, 포도 덩굴, 벨벳 같은 눈을 가진 프랑스인들로 가득한 나라. 식탁에 둘러앉은 저 성난 얼굴들 위로 일렁이는 촛불의 불빛마저 로맨틱했다.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어떤 것도 가능했다. 세상 전체가 쪼갠 복숭아처럼 활짝 벌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 불쌍한 사람들, 이 불쌍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 그들은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걸 보지 못하는 걸까? 그저 손을 뻗고 그것을 따서 입술로 가져가기만 하면, 그들도 그것을 맛보게 될 텐데.     p.163

     

    '현란한 식물군과 동물군에 황홀해'하게 되는 자연 풍경과 '뜨거운 물에 느리게 익사하는 기분'이 드는 여름 날씨, 그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폭풍우와 허리케인의 소용돌이를 체험하면서 나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플로리다라는 장소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라쿤과 아르마딜로와 앨리게이터가 공존하는 풍경 속에서 폭풍우를 견디고 하늘 위의 달을 올려다 보며 시공간에 홀로 선 듯한 외로움을 느끼는 인물들의 모습에 서서히 동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외롭고 불안한 존재인 우리에게 유일하게 위안을 주는 것이 다름 아닌 '이야기'라는 점에 너무도 안도가 되었다. 극중 인물들은 끊임없이 상대에게 이야기를 하고, 틈이 나는 대로 책을 읽으면서 삶의 어떤 부분을 견뎌내고 있었다.

     

    우리가 어떤 책을 읽었다고 해서, 그 내용을 모두 기억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에 폭죽이 터지는 것 같은 강렬한 교감의 순간을 선사하는 문장들은 영원히 기억에 남게 마련이다. 바로 이 작품 속의 이런 문장들처럼 말이다. '그는 마음속에 다른 누군가를 결코 등호 같은 뭔가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순수하고 완전한 뭔가로.', '내 아이들, 인류 문화가 길러지고 있는 두 배양 접시가 무한히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엄마가 된다는 것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빤히 쳐다보는 눈은 대체로 중년의 시기에, 길고 느린 실망의 순간들이 이어진 뒤에 생긴다','이제 그녀는 알고 그들은 모르는 그것이 그녀를 은밀한 삶의 기쁨으로 가득 채웠다. 내면의 헬륨 같은 것','죽은 자는 우리에게서 가져갈 것이 없다. 산 자가 가져가고 또 가져간다','단어들은 삶에서 깎아낸 따뜻하고 안전한 공간이었다','책을 읽으면서 차츰, 그녀는 한 언어가 요구하는 것이 사람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등등.. 다 옮겨 적을 수 없을 만큼의 근사한 문장들이 가득하다. 한 문단, 한 문구, 흔한 단어 하나로도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을 테고 말이다. 이 책은 당신을 바로 그런 순간들로 안내한다.

  • 플로리다 | si**615 | 2020.05.0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운명과 분노> 이후 삼 년 만에 발표한 로런 그로프의 최신작 단편소설. 이 책에는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운명과 분노> 이후 삼 년 만에 발표한 로런 그로프의 최신작 단편소설.
    이 책에는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가 십이 년간 플로리다에 거주하며 쓴 이 작품들은 모두 플로리다를 직접, 간접적인 배경으로 한다고 한다.
    '선샤인 스테이트'라고도 불리는 플로리다는 미국 남부에 위치해 일 년 내내 따뜻하지만 여름은 무덥고 습하며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팰머트 야자수가 곳곳에 심겨 있고, 산책길에 뱀을 만나고 늪지에는 앨리게이터가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에 뱀, 앨리게이터등 이 많이 나와서 무섭기도 하고 긴장감을 주기도 한다.

    한번의 호흡이 끝나고 다음 호흡이 시작되는 사이 정지된 모든 순간이 길다. 그러고 보면 늘 전환의 순간에 있지 않은 것은 없다. 내일이라도 곧 아이들은 어른이 될 것이고, 어른이 되면 집을 떠날 것이다. 그러면 남편과 나는, 우리가 함께 걸어다닌 그 모든 시간과 내 몸과 내 그림자와 달에 더해서, 우리가 소리지르지 않고 소리지를 수 없는 그 모든 것의 무게 아래 웅크리고 있는 서로를 보게 될 것이다. 진실은 위로가 되지 못하지만 이것은 아주 분명한 진실이다. 내가 그랬듯 밤마다 오래오래 달을 쳐다보면 옛날 만화가 맞는다는 사실을, 달은 사실 웃고 있는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달이 보고 웃는 대상은 우리가 아니다. 우리 외로운 인간은 너무 작고, 달이 우리를 조금이라도 알아차리기에 우리 삶은 너무 순식간이다. P. 26 (유령과 공허 중에서)

    주드는 그때 깨달았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이라 해도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그는 그 깨달음을 뼈에 새겼고, 그때부터 모든 결정을 내릴 때 그것을 생각했다.
    (...) 그는 자신이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섬이라고 생각했다. 저멀리 다른 섬을 볼 희망도 없고, 심지어 지나가는 배를 볼 희망마저 없는 섬. P. 43( 둥근 지구, 그 가상의 구석에서 중에서)

    언니는 자신의 몸이 공기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녀는 풍선이 되어 땅 위를 주르르 미끄러져다녔다. 만의 파도에 어린 불͕을 보자 소녀는 울고 싶어졌다. 하지만 슬퍼서는 아니었다. 그것은 너무 아름다웠고, 그녀에게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녀가 정말로 아주 열심히 쳐다보면 곧 뭔가 말해줄 것이었다. P. 82 (늑대가 된 개 중에서)

    집은 우리를 담는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담는지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바깥, 계단이 있던 자리, 급경사면 옆에 달걀 하나가 균형이 잡힌 채 놓여 있었다. 새벽의 모든 빛을 그 껍질 안에 담고서, 온전하게 말없이. P. 128 (아이월 중에서)

    11편의 이야기중에서 두편을 제외하고는 작품의 주인공이 여성이다. 그들은 가정불화, 가정폭력 등 으로부터 공포감, 불안감과 외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이야기, 책에서 위안을 받기도 한다
    난 '늑대가 된 개' 이야기가 제일 안타까웠다. 외딴섬에 두 어린 자매가 버려져서 전기도 물도 음식도 없이 방치되어 야생에서 살아간다. 데리러 오겠다는 엄마는 오지 않았다. 언니는 동생에게 계속 이야기를 해주고 보살핀다.

    나도 작년부터 불안하거나 외로울 때면 책을 읽었다. 책속의 이야기에 위안을 많이 얻었던 것 같다.
    나에게는 조금 어려웠던 책.
    하지만 몰랐던 플로리다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고 작가의 시적이고 우아한 문체에 가슴 벅차게 읽었던 책.

  • Sunshine State라고 불릴 정도로 일 년 내내 따뜻하고 여유로운 곳 플로리다. 내게도 '플로리다'라고 하면 휴양, 해...

    Sunshine State라고 불릴 정도로 일 년 내내 따뜻하고 여유로운 곳 플로리다. 내게도 '플로리다'라고 하면 휴양, 해변, 따뜻한 햇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문학동네에서 최근에 출간한 소설 「플로리다」를 넘기며 뭔가 긍정적이고 밝은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지 않을까 짐작했지만 책 표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왠지 태풍이 몰아치기 전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 같기도 하고 비온 후 다시 화창하게 개는 중인 것 같기도 하며 또 밤이 찾아오기 전 석양에 물든 구름인 것처럼 보이는 책 표지가 왠지 모르게 멜랑꼴리한 기분을 들게 한다.


    책 제목처럼 「플로리다」는 미국 동부의 플로리다를 소재로 쓴 11편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이다. 작가가 12년간 플로리다에서 살면서 쓴 작품들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지역에 대한 애정과 오래 살지 않은 사람이라면 묘사하기 어려운 문장들이 매력적이다. 일 년 내내 따뜻하지만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기도 하는, 산책길에서 뱀을 마주할 수 있고 늪지에는 앨리게이터가 도사리고 있는 캘리포니아. 이곳에 살고 있거나, 산 적이 있거나, 정서적으로 매여 있는 사람들의 생과 죽음, 폭력, 구원, 진실, 모성애, 선과 악, 불안, 공포, 부재, 고립이 이 책에 묘하게 빠져들게 한다.

    마치 책을 읽는 동안 열기와 습기가 가득한 플로리다의 시공간을 간접 체험하는 느낌이다.

    보통 소설이 출간되면 어떤 내용인지, 스토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간략하게라도 설명되곤 하는데 이 책은 그런 게 없어서 의아했다. '과연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었는데 생각보다 더 괜찮은 소설집을 만난 것 같다.

  • 플로리다 | mo**ardin | 2020.05.0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플로리다 하면 떠오르는 몇몇 장면 중에는 강렬한 햇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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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 하면 떠오르는 몇몇 장면 중에는 강렬한 햇빛,  비치가 있는 곳, 날씨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기억되는 곳들 중  하나의 장소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번 작가의 작품에서 보인 플로리다는 어쩐지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전혀 다른 분위기의 플로리다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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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실제 십여 년 이상을 살면서 느낀 감정들을  문학적인 장소로 표현해 낸  이 작품은 11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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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평화롭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인공들을 등장시킴으로써 다른 느낌의 플로리다를 연상케 하는데 어린 소녀는 물론 홀로 사는 여성, 빚에 빠진 대학원생과 외로움에 빠진 채  닭을 키우는 여성...

     

    그들의 이야기들은 마치 호러처럼 이어지기도 하는데 머리를 다쳐 외딴 숲 속에 어린 아들과 고립되거나 비가 많이 내려 숙소까지 가지 못한  채 음흉한 분위기를 풍기는 현지인과 지내는 험난한 밤, 어른들이 사라진 무인도에 자매들만 남은 상황들까지...

     

    각자가 어떤 공통점은 없지만 모두 플로리다와 연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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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가 고향이거나 성장했고, 다른 주에서 태어났지만 이주해 온 사람들, 아니면 이곳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여전히 정신적으로는 플로리다와 관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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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야기부터 시종 불안하고 섬뜩한 장소를 연상시키는 플로리다는 막상 그곳의 분위기 때문에 벗어나고 싶어도 정작 떠날 수도 없다는 사실을 그림으로써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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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에서 오는 불안감, 등장인물들의 심적 불안감과 두려움이 함께 폭발하면서 극대화된 이야기의 흐름은 모두 '불안'이라는 단어를 통해 제각각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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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각 이야기마다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전체적으로 볼 때 하나의 완성된 합체된 느낌으로 다가오게 한 점은 저자의 필력이 주는 힘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란 생각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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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읽었던 작품은 아니지만 마지막 이야기를 끝내고 나서도 여전히 플로리다 한가운데에 남겨진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것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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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작품인 '운명과 분노', '아르카디아'를 재밌게 읽었던 독자들이라면 이번 작품에 실린 단편 이야기를 통해 저자의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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