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삶을 위한 예술 강의!
가장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진정한 나 자신이 무엇인지 발견하도록 안내하는, 예술. 이것이 우리가 예술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며, 아름다움에 대해 계속 질문해야 하는 이유이다. 인문학자이자 미학자인 충북대 독어독문학과 문광훈 교수는 『미학 수업』에서 우리의 삶에 왜 예술이 중요하며, 그 예술을 통해 개인의 삶은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술이란 삶에 대한 탐구와 관찰을 통한 새로운 시도로, 예술과의 공감과 교감의 경험은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고, 즐거움을 주며, 궁극적으로 삶을 새롭게 이끄는 지혜와 지성, 사유의 순간을 선사한다. 저자는 예술을 깊이 있게 바라볼수록 각 개인의 삶에 깃들어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과 고결함을 발견하기 쉬워진다고 말하면서 미술과 음악, 문학과 건축 등, 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새롭게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수준 높은 교양 수업을 경험하게 해준다.
저자소개
저자 : 문광훈 충북대 독문학과 교수이다. 고려대 독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박사학위(독문학)를 받았다. 저서로는 ?한국인문학과 김우창? 등 김우창론 5권이 있고, 독문학 쪽으로 ?페르세우스의 방패?(페터 바이스론)와 ?가면들의 병기창?(발터 벤야민론)이 있다. 한국문학 쪽으로 『시의 희생자 김수영』과 『한국현대소설과 근대적 자아의식』이 있고, 미학 쪽으로 『숨은 조화?, 『렘브란트의 웃음』, ?심미주의 선언?이 있다. 김우창 선생과의 대담집 『세 개의 동그라미: 마음-지각-이데아』가 2008년에 나왔다. 번역서로 ?한낮의 어둠』(아서 케슬러), 『소송/새로운 소송?(바이스), ?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리온 포이흐트방거)이 있다.
목차
서문 프롤로그
Lesson 1 무한성의 경험 Lesson 2 아름다움과 끔찍함은 짝이다 Lesson 3 담소하는 기쁨 Lesson 4 저 너머 ‘환상의 사실성’을 보다 Lesson 5 나는 나를 그린다 Lesson 6 열망적 삶의 좌절 Lesson 7 젊음과 늙음: 아름다운 날들이 가고 있다 Lesson 8 슬픔에 대하여 Lesson 9 무대의 뒷면 Lesson 10 대도시-밤-술집-익명성 Lesson 11 지옥 현실 Lesson 12 빈자리를 돌아보다 Lesson 13 창밖을 내다보다 Lesson 14 늘 그러했고 그러할 뿐인 삶 Lesson 15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Lesson 16 산과 집과 강과 나무 Lesson 17 다매체 시대의 교육 Lesson 18 글쓰기: 인간성에 대한 참여 Lesson 19 위태로운 순간 Lesson 20 영원히 아이 같은 것 Lesson 21 너도 북어지 Lesson 22 봄하고는 다투지 마라 Lesson 23 사랑은 옳음을 기뻐하는 것! Lesson 24 느슨하게, 삶을 정련하라 Lesson 25 음악 예찬 Lesson 26 우리 사는 도시와 거리 Lesson 27 지구 대차대조표 Lesson 28 플라타너스 그늘의 기억 Lesson 29 사적 자아의 정원에서 벗어나기 Lesson 30 집, 물, 몸, 풀 Lesson 31 아무것도 아닌 실존의 전부 Lesson 32 가을에는 브람스를 Lesson 33 마치 먼 곳에서처럼 Lesson 34 자기 직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Lesson 35 교양의 의미 Lesson 36 인문학을 깨우자 Lesson 37 폭력과 나르시시즘 Lesson 38 ‘학문의 자유’라는 사치 Lesson 39 어떻게 사느냐, 사는 것을 어떻게 배우느냐 Lesson 40 상처를 헤집다 Lesson 41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 Lesson 42 알 수 없이 무한한 것들 Lesson 43 서성이고 싶다 Lesson 44 시대 미학 담긴 삶의 노래 Lesson 45 인문학은 삶의 자기 조직술 Lesson 46 예술과 세계시민적 공동체
에필로그
책 속으로
나는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한다. 머리가 아프거나 일이 안 풀린 때 혹은 어떤 일이 끝나 잠시 쉴 때, 음악을 듣듯이 화집을 뒤적인다. 풍경화도 좋고 자화상도 좋고, 동양화도 좋고 서양화도 좋다. 그렇게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온다. 우리는 그림을 ...
나는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한다. 머리가 아프거나 일이 안 풀린 때 혹은 어떤 일이 끝나 잠시 쉴 때, 음악을 듣듯이 화집을 뒤적인다. 풍경화도 좋고 자화상도 좋고, 동양화도 좋고 서양화도 좋다. 그렇게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온다. 우리는 그림을 보며 우리 사는 곳, 우리를 에워싼 것과 우리가 딛고 선 것들의 광활한 무게를 느낀다. 먹고 자고 입는 것은 소중하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소중한 것은 이런 나날의 일을 간결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 경제위기의 많은 것은, 줄이고 줄이면, 과욕에서 온 것이다. 거품-확장-열풍-무분별은 자기한계를 의식하지 않은 데서 생겨난다. 한계는 삶의 테두리를 돌아봄으로써 자각된다. 예술이 상기시키는 바로 이 근원적 질서다. 이 질서 앞에서 진상은 허상으로 바뀌고, 쓸모없는 것은 쓸모있는 것으로 변모한다. 주위를 돌아볼 때 마음은 두려워지면서 평안해진다. - <산과 집과 강과 나무> 중에서
그림은 어떻게 봐야 하나. 모티브나 양식의 변화, 구성 방식 등 여러 사항이 있지만, 그것이 정답일 수는 없다. 가장 간단한 것은, 상투적이지만, 그냥 천천히 하나하나 세심하게 음미하는 일이다. 그림에서 사람과 사물은 어떻게 배치됐고, 빛은 어디에서 나와 어디를 비추며, 인물의 표정이나 팔다리 그리고 몸의 자세는 어떤가에 많은 것이 들어 있다. 거기에는 화가의 기술적 숙련성은 말할 것도 없고 관심이나 성격 그리고 문제의식까지 배어 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이런 것에 배어 있는 작가의 흔적?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다. 그는 어떻게 이 세상을 표현했고, 어떻게 자기 삶을 살았을까? 예술도 결국 삶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한 방식인 까닭이다. - <아름다움과 끔찍함은 짝이다> 중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안내자, 예술은 자유가 얼마나 고귀한 가치인지를 깨닫게 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소멸되지 않고 전해져온 소위 위대한 걸작이라 불리는 예술작품들, 피카소, 르누아르, 렘브란트의 그림들, 베토벤, 슈만, 브람스의 교향곡, 카프카의 소설, 김수영의 시, 미켈란젤로의 조각들은 수세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는다. 이 예술작품들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고, 감동을 선사하며, 사색하고 삶을 되돌아보는 사유의 시간을 갖게 한다. 이 책 『미학 수업』은 시민을 위한 예술교양서이다(이 책은 2011년에 출간되어 절판되었던 『영혼의 조율』의 복간본이다. 기존 책의 디자인과 내용 등에서 많은 부분을 대폭 수정하고 편집하여 새롭게 출판하게 되었다). 여기에서의 ‘시민’은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나’와 ‘당신’, ‘우리’다. 문광훈 교수의 말에 따르면, 예술을 공부한다는 것은 예술가가 어떤 영감을 받아 그 작품을 창조했는가를 알아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술이 당대의 사회상을 어떻게 반영했으며, 그 시대 삶의 풍경과 사회의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찾아내는 것도 아니다. 예술을 공부하는 가장 본질적인 목적은 예술이라는 창(窓)을 통해 현재의 시간을 살아가는 ‘나’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데에 있다. 예술이라는 것은 유한한 삶이라는 한계 속에서 무한한 자유를 느끼게 하며, 그 자유라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 가치인지를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예술은 어떤 것을 주장하지도, 강요하지도 않는다. 심미적 경험에서는 누구도 지배자가 아니며, 어떤 이도 다른 이를 억압하지 않는다. 예술은 정서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늘 평등한 관계를 장려하는 까닭이다. 그 누구도 구속함 없이 단지 각자가 제 천성에 맞는 삶을 선택하도록 돕는다. 외양적 영광이 아니라 현실의 한계 속에서 이 한계 너머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예술을 경험할 때 우리는 잊고 지낸 낙원의 이미지를 조금씩 회복한다. 심미적 경험의 감각적·인식적 밀도 속에서 삶은 늘 새롭게 구성될 만하다.” (본문 중에서)
예술을 바라봄으로써 우리는 아름다움과 추함, 순간과 영원, 삶과 죽음과 같은 철학적인 사유를 이어나가면서 지금의 현실과 이상에 대해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현실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답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가장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진정한 ‘나’ 자신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도록 예술은 우리를 안내한다. 이것이 우리가 예술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며, 아름다움에 대해 계속 질문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책 『미학 수업』은 그 여정에서 두고두고 들여다봐야 할 하나의 나침반이 된다.
왜 우리는 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예술 속 현실은 전혀 ‘다른 현실’이다. 이 세계는 낯설 뿐만 아니라 전혀 새로운 것이기에 우리는 하나의 해석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을 받아들이게 된다. 여기 하나의 예술작품이 있다. 카라바조의 <도마뱀에 물린 아이>(1595)라는 작품이다. 한 아이가 아름다운 꽃을 만지기 위해 손을 뻗은 순간 잎사귀에 숨어 있던 도마뱀에게 손가락을 물리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초점은 꽃과 도마뱀이다. 그것은 아름다움과 끔찍함의 대비로 번역될 수 있다. 릴케는 ‘아름다움이란 끔찍함의 시작일 뿐’이라고 했지만, 미는 혼자 오지 않는다. 아름다움 옆에는 끔찍함이 있고, 그 앞과 뒤에는 추함과 경련과 전율이 있다. 우리는 미와 경악이 무관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것들은 깊게 얽혀 있다. 비중의 차이가 있을 뿐 그것은 늘 뒤섞여 찾아온다. 아름다움과 끔찍함은 빛과 어둠처럼 현실에서 짝한다. 이 교차적 운명에서 우리는 헛되이 미를 갈구하곤 한다. 그러나 삶은 아름다움과 끔찍함이 어울리는 몇 번의 순간 사이에서 시작하고 끝나고 만다.” (본문 중에서)
예술을 감상할 때 누군가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감동한다. 하지만 반대로 누군가는 추함과 괴이함과 끔찍함을 토로할 수도 있다. 이 각각의 선택이 예술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결정하며, 이러한 결정을 바탕으로 삶의 방향은 저마다 달라지게 된다. 예술이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문이자 창이자 입구이자 교차로인 건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예술을 올바르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광훈 교수는 좋은 예술작품은 궁극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에 함몰되어버린 감각을 일깨우고 삶의 쇄신을 종용한다고 말한다. 예술작품을 매개로 우리는 예술 창작자의 영혼과 잠시 어울리고, 이들이 바라본 세계를 간접 체험한다는 것이다. 이 체험을 바탕으로 우리는 세계에 대한 지평을 확장시켜 잠시지만 ‘현재’를 넘어서게 된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고와 상상력이 우리의 감각을 고양시키는 것이다. 이는 어딘가로의 ‘나아감’이자 ‘진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예술이 지닌 ‘초월’의 능력이다. 이 책 『미학 수업』은 예술이 이끈 초월적 세계에서 우리가 잊고 지낸 혹은 꿈꾸었던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이상이라 할 수도 있고, 진리라고 할 수도 있는 것들이다. 문광훈 교수는 전시관의 도슨트처럼 독자들을 그 깊고도 넓은 원리를 마주함으로써 삶에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우리를 이끈다. 우리가 부단히 느끼고 꿈꾸는 한 이 세계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음을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깨달음은 단순하게 의식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사고는 강한 힘으로 실제로 살아가는 우리의 가치관과 태도를 새롭게 변화하게 한다. 이것이 문광훈 교수가 말하는 예술에의 경험, 심미적 경험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궁극의 가치다.
“아름다움이 중요한 것은, 간단히 말해, 그것이 나의 느낌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도 느끼는 것?객관적으로 공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나와 대상은 미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미는 내가 느끼는 것(주관적·감각적)이면서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는, 느낀다고 생각하는(객관적·이성적) 것이다. 따라서 미는 감각과 사고, 개인과 사회를 잇는다. 이 매개 속에서 바른 미는 현실을 성찰한다.” (본문 중에서)
삶을 깨우는 격조 높은 통찰의 시간!
우리는 우리의 삶이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가치 있고 나아지기를 바란다. 예술의 목표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이 책 『미학 수업』에서 문광훈 교수는 예술 자체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 아닌 예술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예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은 그것을 해석하는 우리에게 있으며, 그 가능성은 우리의 깊은 내면을 뒤흔들어 외형적인 삶의 자세를 변모시켜야만 유용하다. 예술적 경험이 이에 다다르지 못한다면, 예술은 예술이 아니다라고 문광훈 교수는 말한다.
“예술은 삶의 한계 속에서 어떤 자유를 느끼게 하고, 그 자유 이상의 책임을 떠올려주며, 이런 책임 속에서 다시 자유가 얼마나 고귀한지를 절감케 한다. 자유와 책임 중 하나라도 누락된다면, 예술은 미망에 불과하다. 삶의 변화는 내가 꿈꾸면서 다른 사람의 꿈을 깨울 수 있을 때 비로소 일어난다. 우리는 예술 속에서 다시 꿈꾸고 선택하며 새롭게 깨어나 행동하게 된다. 예술은 설렘과 아쉬움의 교차 경험. 이는 우리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잠시 돌아보게 한다.” (본문 중에서)
철학이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학문이라면, 미학은 삶을 삶답게 느끼고 생각하며 만들어가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학문이다. 그리고 그 삶을 마침내 ‘나답게’ 살게 한다. 예술의 경험이란 본질적으로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하는 능동적 행위인 까닭이다. 그래야만 예술이 즐겁고 유쾌한 일이 된다. 예술을 통해 삶을 자발적으로 구성해가는 것, 이 책 『미학 수업』의 목표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멋진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열광하고 영화종려상에 박수 갈채를 보내는 것도 무뎌져가는 우리들의 감각들을 쇄신시켜주기 때문일 것이다 고정되어져 버리고 새로운 변화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을 예술작품은 용납하지 않는다 새롭게 감각을 쇄신시키면서 또 하나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간다 보다 넓은 세계와 일상의 지루함을 잊고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듯이 새로운 기분으로 희망을 꿈꾸며 살게 만드는 것도 예술의 힘 중에 하나일 것이다
나의 편견과 아집으로 틀 속에서 맴도는 삶이 되지만 예술은 더 없이 넓고 깊게 느끼고 깨우침을 준다
하나 뿐인 멋진 인생을 즐길 수 있고 완전하게 나의 삶으로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삶의 변화는 내가 꿈꾸면서 다른 이의 꿈을 깨울 때 비로소 일어나는 것이다
예술은 설렘과 아쉬움을 교차시키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내가 누구인지에 물음표를 던지기도 한다
구속받지 않고 온전한 나의 선택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것도 예술을 장려하는 이유 중 하나다
미리 만들어졌거나 주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교양은 자발성과 자유의지에 의해 만들어진다
인간성에 대한 일반적인 사고는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벗어나면서 그 한계 범위를 넓여가는 것이리라
내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면 교양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즉자적인 것이 아나라 조금씩 변화하고 갱신할 때 우리는 교양 있는 인간이라고 말한다
교육은 개인의 능력을 조화롭게 형성하고 개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장려하는 데 있을 것이다
예술이 아름다운 것은 예술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서 오는 감각의 쇄신때문이다
묵자의 실타래와 작가 한강이 오솔로에 묻은 흰 천처럼 풍경을 보며 경탄하며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인지도 모른다
중세 후기의 교양은 신에 의한 정신적 기호에 불과했다
카라바조를 회화의 이단아라고 하지만 불안한 삶을 살고 가난과 술이 일상인 그를 보면 그림속에서도 그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작가는 글쓰기로 나의 생각을 너의 생각으로 넓혀가고 그들의 생각을 우리의 생각으로 불러 들인다 지두화를 통해 멋진 먹선을 표현한 작품, 동그라미속의 네모를 규칙적이고 기하학적인 구조로 만든 건축예술물, 여러 분야의 예술속에서 본 미학은 느낌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미학은 사전적으로는 ‘미와 예술을 그 대상 영역으로 삼고 있는 학문’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미학을...
미학은 사전적으로는 ‘미와 예술을 그 대상 영역으로 삼고 있는 학문’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미학을 국내 최고의 미학자이자 인문학자인 문광훈 충북대 독문학과 교수가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설명해 주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오랫동안 음미하고 감상했던 수많은 예술작품들을 하나둘 씩 독자들에게 제시하며 또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왜 시를 읽고,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들을까. 예술을, 아름다움을 공부하는 목적은 무엇인지, 또 우리가 아름다움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모두 46개의 레슨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시민을 위한 예술교양서로 2011년에 출간되어 절판되었던 <영혼의 조율>의 복간본으로 기존 책의 디자인과 내용 등에서 많은 부분을 대폭 수정하고 편집하여 새롭게 출판하였다고 합니다. 저자는 예술은 정서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늘 평등한 관계를 장려하므로, 예술은 어떤 것을 주장하지도, 강요하지도 않는다고 말합니다. 심미적 경험에서는 누구도 지배자가 아니며 어떤 이도 다른 이를 억압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저자는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해서, 모티브나 양식의 변화, 구성 방식 등 여러 사항이 있지만 정답은 없고 가장 간단한 그림 감상법은 상투적이지만, 그냥 천천히 하나하나 세심하게 음미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림에서 사람과 사물은 어떻게 배치됐고, 빛은 어디에서 나와 어디를 비추며, 인물의 표정이나 팔다리 그리고 몸의 자세는 어떤가에 많은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거기에는 화가의 기술적 숙련성은 말할 것도 없고 관심이나 성격 그리고 문제의식까지 배어 있죠. 저자가 그림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런 것에 배어 있는 작가의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예술도 결국 삶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한 방식인 까닭에 작가가 어떻게 이 세상을 표현했으며 어떻게 자기 삶을 살았을까? 에 주목 합니다. 여기서 예술 속 현실은 전혀 ‘다른 현실’인데, 이 세계는 낯설 뿐만 아니라 전혀 새로운 것이기에 우리는 하나의 해석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에 수많은 예술 작품들을 싣고 독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많은 명화들에 대한 분석은 그 자체로도 인상적이지만, 그림에 대해서 잘 몰랐던 저의 예술 작품을 보는 눈을 트여 주는 책입니다. 또 이 책은 예술 작품에 대한 가이드로서 저의 든든한 친구로 삼으려 합니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에게 ‘미학’은 친해질 수 없는 분야다. 무슨 기법이다 색채감이 어떻다, 구도가 어떻다, 이런 전문적인 디테일은 비전공자인 내게는 외계어처럼 느껴진다. 예술을 학문으로 승화시켜 느끼고 해석하는 것은 대단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겼는데 문광훈 교수의 <미학 수업>은 입문자에게도 어렵지 않게 예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왜 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에 대해 5가지로 답한다. 우리는 미학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으며, 감각을 쇄신하여 자신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며, 삶을 살아갈 용기를 준다. 더불어 좁은 시야에서 사고의 지평을 넓혀 나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다. 한 마디로 미학을 공부한다는 건 알지 못했던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이 책은 46가지의 레슨으로 구성되어있다. 미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미술 작품부터 공간, 문학 등 미학의 범위를 한정시키지 않고 다양하게 구성했다. 나는 미술관에 가면 전체적인 그림의 인상만 휙휙 보고 나오는데 그 이유를 꼽자면 봐봤자 어차피 모른다는 게 크다. 책에서 소개된 그림들은 이 그림이 예술적으로 왜 훌륭한지를 말하지 않는다. 화가가 그림을 그렸을 때의 시대와 상황, 왜 이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했을까. 이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리는 이 그림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알기 쉽게 풀이했다.
솔직히 이름을 아는 작가들보다 모르는 작가들이 더 많다. 그 어느 것 하나 꼽기 어려울 만큼 모든 레슨마다 가슴에 울림을 주었지만 내가 알지 못했던 한스 발둥이란 화가의 <삶의 세 시기와 죽음>은 책을 덮고 난 후에도 계속해서 떠올랐다. 그림은 한 번에 많이 보는 것이 아니라 한 작품을 오래 감상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어떻게 봐야 하는지는 막막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어떤 디테일함을 살펴봐야 하는지를 배웠다.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보는 그림과 해석이 곁들어져 있는 그림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평소에 나라면 젊은 여자 뒤에 해골이 있네! 저 여자 곧 죽게 되나봐! 로 해석했을 것이다. 모래시계 같은 디테일은 살펴보지도 않았을 거다. 하지만 그림을 보고, 제목을 보고, 해설을 보니 다가올 미래를 생각지 못하고 현재 눈앞에 보이는 미에만 빠져있는 여인의 심정에 공감도 가고 또 나를 투영해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어느 기로에 서 있는가?
미를 담고 있는 모든 것을 보면서 생각한다면 작은 것도 가볍게 지나치지 않고 생각하며 표현하려 노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이전과는 다른 세상으로 나를 인도해 줄 것이며 새로운 세상에서 무엇에 가치를 두면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가 미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고, 미학을 알지 못하는 이도 <미학 수업>을 통해 눈을 뜰 수 있는 영역이다. 예술을 통해 자유로움을 느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나를 꿈꾼다면 <미학 수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