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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의 시대 조경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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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쪽 | B5
ISBN-10 : 8985507486
ISBN-13 : 9788985507486
조경의 시대 조경을 넘어 중고
저자 배정한 | 출판사 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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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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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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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학 전문서. 이 책은 조경학자이자 교수인 저자가 발표했던 비평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한국 조경의 역사와 더불어 문제점, 모방과 진화, 한국 조경설계를 변화시킨 작품들에 관하여 정리했다.

저자소개

지은이: 배정한_서울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 조경미학연구실에서 석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펜실바니아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post-doc.)를 했다. 단국대 환경조경학과 교수를 거쳐 2007년부터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 이론과 설계, 조경미학과 비평 사이의 다각적 함수를 구축해왔으며, 통합적 환경설계의 이론적 실천적 전략으로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현대 조경설계의 이론과 쟁점』(2004)이 있으며, 『Locus1: 조경과 문화』(1998), 『Locus2: 조경과 비평』(2000), 『우리 시대의 조경 속으로』(1999), 『LAnD: 조경 미학 디자인』(2006)을 기획 편집했고, 『PARK_SCAPE: 한국의 공원』(2006)과 『봄, 조경 사회 디자인』(2006)을 공동 집필했다. 또한 용산 미군기지 공원화 구상, 행정중심복합도시 경관계획,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앙녹지공간 국제 설계공모 관리 등에 참여하며 이론과 실천의 교집합을 확장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목차

조경비평의 기슭에서
다시, 조경비평의 이름을 부르다
기억의 상실: ‘공장 및 시설 이적지 공원화 사업’에 대한 비평
‘아파트조경’의 명과 암
시간의 정원, 발견의 디자인: 선유도공원이 전하는 말
세로지르기, 서울숲 설계공모의 전략․매체․테크닉
+도시와 만나는 서울숲
청계천은 공원이다
+청계천, 공감각의 도시경관
모방, 그 우울한 풍경: 삼덕공원 당선작 모작 논란
공원의 진화, 도시의 재생: 용산에 가능성을 허하라
한국 조경설계를 변화시킨 작품들
조경의 시대, 조경을 넘어

책 속으로

“기억의 상실” 중에서 20세기 말의 한국 조경, 그 풍경은 의외로 화려하고 풍성했다. 물론 사치스러운 겉모습 이면의 환부를 깊이 해부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의 평가다. 뜻하지 않았던 IMF 한파가 조경 시대의 만개를 주춤거리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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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상실” 중에서
20세기 말의 한국 조경, 그 풍경은 의외로 화려하고 풍성했다. 물론 사치스러운 겉모습 이면의 환부를 깊이 해부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의 평가다. 뜻하지 않았던 IMF 한파가 조경 시대의 만개를 주춤거리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경은 ‘환경 시대’의 열풍을 등에 업고 '양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여의도공원을 비롯한 대규모 공원 프로젝트가 줄을 이었다. 곳곳의 강과 시내가 이른바 자연형 또는 환경친화형으로 변신했다. 난개발의 대명사 대도시 근교의 아파트 단지에서도 적지 않은 물량의 조경 일감이 창출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풍경의 이면에서 우리는 몰개성 또는 무개성의 반복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얼굴 없는, 문제 의식 없는, 시대 정신 없는, 틀에 박힌 조경―‘생각의 속도’가 불가능하지 않은 이 시대를 살면서 늘 재방송만 보라고 강요당하는 건 견디기 힘든 일이다. 특히 관주도로 양산된 다수의 공원 프로젝트인 경우에는 넓다란 잔디 융단, 큰 키의 나무와 그늘, 판박이 정자와 놀이기구 등속으로 조합되는 진부한 공원이 반복적으로 복제되고 있다. 물론 엇비슷한 조합 위에 생태적임을 자처하는 몇 가지 개념이나 시설이 덧씌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 자리가 간직하고 있는 일상과 조건을, 그 대지에 숨겨진 삶과 자연을 정직하게 드러내고 소통시키려는 시도는 1990년대의 조경 풍경에서는 목격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전형의 종횡 속에서 그나마 새로운 문제를 생각하고 실험할만한 몇 번의 기회가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 중 하나로 ‘공장 및 시설 이적지 공원화 사업’을 들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서울시 공원녹지 확충 5개년 계획’(1996)의 일환으로 진행한 것으로, 그 결과 1998년 무렵에 영등포공원, 천호동공원, 성수동공원, 매화공원이 문을 열었다. 공장이 공원으로 옷을 갈아입은 것이다. 우리의 비평을 초대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먼저 분명히 짚어야 할 건, 회색 도시 서울 속에 공원과 녹지의 양을 늘렸다는 데에서 이 공원들의 의의를 찾아선 안 된다는 점이다. 설계의 출발점 또한 평범한 도시공원의 그것과는 달라야 했다. 그 땅에선 꽤 오랜 ‘시간’ 동안 ‘공장’이 돌아가고 있었음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조경의 이름으로 시간의 문제까지 고민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를, 이 시대의 조경가들은 어떻게 마주했는가.

“청계천은 공원이다” 중에서
청계천을 도시 공원으로 파악할 때, 그 잠재력과 가능성은 가장 극대화될 수 있다. 그러나 2년 남짓한 설계와 시공 기간 동안 공원을 청계천의 켤레로 설정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개통 후의 반응에서도 공원은 청계천의 비생태적 복원을 지적하는 경우에나 동원되는 부정적 용어로 간간이 사용되고 있다. 서울시, 조경가를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 시민단체들, 그리고 시민들은 공원이라는 시각을 청계천에 대입해 볼 필요가 있다. 고밀도 개발의 면죄부라는 혐의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면, 자연과 생태를 포장지로 사용한 화장술에 불과하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한다면, 청계천의 도시 공원적 역량을 보강할 수 있는 전략과 계획을 정교하게 구축해가야 한다. 1공구는 도시형 하천, 2공구는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하천, 3공구는 자연형 하천이라는 식의 무지막지한 개념부터 우선 수정해야 한다. 공원에 적합한 디테일을 다시 설계하는 일도 중요하고, 이 공원이 확장되어 도시로 더 깊숙이 침투될 수 있는 링크형 공원을 개발하는 일도 중요하다. 주변 건물과 대지를 청계천과 만나게 하고, 인근의 작은 공지들을 적극적으로 발견하여 청계천과 연결시키는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세운상가나 동대문운동장 부근 등 이미 주목받고 있는 청계천 상의 허브에 공원을 개입시켜 청계천 공원의 확산을 기도하는 구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억지로 자라나는 수변의 물풀과 애처롭게 옹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물장난 치는 어린이들의 순진무구함, 설정된 것처럼 징검다리를 건너는 양복 부대가 청계천의 전부라면, 콘크리트를 걷어낸 자리의 이 가느다란 개천은 멀지 않아 연극이 끝난 후의 무대와 같은, 군중이 빠져나간 후의 정치 행사장과 같은 황량함과 허무함에 휩싸이고 말 것이다. 청계천은 미완의 프로젝트다. 서울의 대안적 도시 공원으로 진화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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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조경의 시대? 정치가들은 공원, 녹지, 경관, 도시 환경 등에 대한 공약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으며, 기업인들은 환경과 생태의 문제를 전략적인 마케팅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건설회사들은 외부공간 설계가 아파트 분양의 핵심적 관건임을 깨닫기 시작한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조경의 시대?
정치가들은 공원, 녹지, 경관, 도시 환경 등에 대한 공약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으며, 기업인들은 환경과 생태의 문제를 전략적인 마케팅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건설회사들은 외부공간 설계가 아파트 분양의 핵심적 관건임을 깨닫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이며, 실제로 오픈스페이스의 배치나 조망권 여부가 주택 가격의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경에 대한 수요와 기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건강한 환경을 구축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창출하는 조경 본연의 과업이 이제야 비로소 사회적 상황 및 시대적 조건과 결합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조경은 바야흐로 “조경의 시대”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조경의 시대를 맞으며, 조경은 역설적이게도 그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또 때로는 전문성마저도 의심받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여전히 “허전한”이라는 형용사만큼은 한국 조경으로부터 떼어놓기 힘든 형편인 것 같다. 여전히, 허전한, 조경.
지금의 조경은, 쏟아지는 프로젝트를 힘겹게 해내기에 급급한 위태로운 풍경이다. 사회가, 대중이, 주변의 전문 분야가 조경가의 지혜로운 손길을 요청하고 있지만, 건강한 반성과 성숙한 사유를 경험하지 못한 한국 조경은 여전히 표피적 장식주의와 상업적 물량주의를 즐기고 있다. “고독한 지형과 우울한 풍경”의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녹색 화장술의 굴레에 안주하며 외양만 화려하게 성장했지 그 영양 상태는 매우 부실한 조경. 이 시대의 한국 조경은 무엇을 생산하며 사회와 소통하고 있는가? 이 시대 한국 조경의 쟁점은 무엇인가? 비평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조경을 넘어!
한국 조경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쟁점은 조경을 넘어서는 일이다. 그것은 또한 통합의 물결을 타고 찾아든 조경의 시대를 만개시키기 위한 가장 생산적이고 소통적인 쟁점이기도 하다. 비단 건축과 조경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우리 삶의 조건인 도시와 환경 자체가 “조경을 넘어서는 조경”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 함민복이 노래하듯,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조경의 시대, 조경의 경계에 주목하자. 조경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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