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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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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쪽 | A5
ISBN-10 : 895460515X
ISBN-13 : 9788954605151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중고
저자 이상운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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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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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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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쓸쓸하고 담백하다!

1997년 등단 후, 2006년 『내 머릿속의 개들』로 제11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한 이상운의 신작 장편소설. 전작에서 현대 자본주의사회의 치부를 날카롭게 꼬집으며 풍자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7, 80년대를 주 배경으로 한 여자와의 운명적인 만남과 이별을 그려내고 있다.

중견소설가 '나'는 낯선 청년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잠시 잊고 있었던 첫사랑 박은영을 떠올린다. 70년대, 한창 민주화운동이 일어나고 있던 대학시절, 나는 교내 클래식 음악감상실에서 첫사랑인 그녀를 만난다. 까다로운 성격의 그녀의 꿈은, 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겠다는 것인데….

70년대 대학가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시대 배경과 그 주변부의 인물들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그가 관심을 기울여왔던 현대 자본주의사회의 태동과 그 시기의 인간군상에 대해 예리하고 깊이 있는 시선을 던진다.

저자소개

이상운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7년 장편소설 『픽션클럽』으로 대산창작기금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장편소설 『내 머릿속의 개들』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달마의 앞치마』 『쳇, 소비의 파시즘이야』, 장편소설 『탱고』 『누가 그녀를 보았는가』 『내 마음의 태풍』 등이 있다.

목차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7

발문| 이혜경(소설가) '물방울 무늬 원피스'의 시절 163
작가의 말 167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1997년 등단 후, 2006년 『내 머릿속의 개들』로 제11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 또 2007년 『쳇, 소비의 파시즘이야』까지,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이상운의 새 장편소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가 출간되었다. 그간 현대 자본주의사회...

[출판사서평 더 보기]

1997년 등단 후, 2006년 『내 머릿속의 개들』로 제11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 또 2007년 『쳇, 소비의 파시즘이야』까지,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이상운의 새 장편소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가 출간되었다. 그간 현대 자본주의사회의 치부를 날카롭게 꼬집으며 풍자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7, 80년대를 주 배경으로 한 여자와의 운명적인 만남과 이별을 그려냈다. 그러나 작가는 단순히 한 여자와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대 배경과 그 주변부의 인물들을 생생히 묘사함으로써 그가 관심을 기울여왔던 현대 자본주의사회의 태동과 그 시기의 인간군상에 대해 예리하고 깊이 있는 시선을 던지고 있다.

『플레이보이』감상실

중견 소설가인 ‘나’는 낯선 청년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그 전화 한 통은 잠시 잊고 있었던 한 여자를 ‘나’의 앞에 되살려놓는다. 70년대, 한창 민주화운동이 일어나고 있던 대학 시절, ‘나’는 교내 클래식 음악감상실에서 『플레이보이』를 감상하다가 잠이 든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여인을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박은영, 용기를 낸 데이트 신청, 학생회관에서 사준 커피를 구정물 같다고 말하는 까다롭기 그지없는 여자다. 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겠다는 꿈을 이야기하는 은영에게 ‘나’는 십만 명이라니, 터무니없는 꿈이 아니냐고 되묻는다. 돌아오는 대답은 토라짐과 급소차기. 내 첫사랑은 통렬한 아픔과 함께 시작되었다.

‘피터, 폴 앤 메리’의 노래

“꼬라박아!” 알아들을 수 없는 작은 목소리로 독재자를 비난하던 고향선배가 우렁차게 계엄령을 선포한다. 나는 막걸리와 폭력으로 잡탕이 되어가고 있는 술자리를 도망쳐나온다. 사람들은 독재자를 비판하지만 그들 자신이 이미 독재자의 모사품이 되어 있다는 사실은 좀처럼 깨닫지 못한다.
방학이 시작되어 한산한 학교. 청색 물방울무늬 원피스를 나비 날개처럼 펄럭이며 박은영이 걸어가고 있다. 그녀가 가는 곳은 누구나 무대에 올라 연주하며 노래할 수 있는 주점, ‘오르페우스’. 나는 부리나케 꽃다발을 사들고 그곳으로 들어간다. 은영은 ‘피터, 폴 앤 메리’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gone the rainbow〉를 부르던 은영은 처절히 울기 시작한다. 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담은 노래를 불러주겠다는 그녀가 그토록 슬피 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나 그 의문은 갑자기 들이닥친 사복경찰들로 인해 답을 얻지 못한다. 뛰쳐나가는 은영과 사복경찰들에 의해 자리에 주저앉혀지는 나. 그것이 내 스무 살 적에 그녀와 만난 마지막 풍경이다.

다시 만난 날

80년대, 나는 어느새 서른을 앞둔 나이가 되었다. 대학 시절로부터 십 년 가까이 지난 시기였지만 거리의 풍경은 예전과 다를 게 없다. 최루탄 가루가 날리는 거리와 시위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거리 위에서 길을 잃은 듯 방황하는 한 여자까지. 나는 거의 십 년 만에 만난 박은영을 막 전경들이 밀고 들어오기 시작한 거리에서 구해내 다방으로 들어간다. 처음 몇 마디, 오가는 말이 온순했지만 결국 여전한 것으로 드러난 그녀의 까탈스런 성격. 은영과의 재회가 기뻐 크게 웃는 나를 사람들이 최루탄에 시뻘게진 눈으로 쳐다본다.

*

어렵사리 은영과 다시 만나기로 한 날, 나는 미국인 ‘전직’ 히피 조 후버와 함께 그녀를 기다린다. 조 후버는 ‘체육관 선거’가 치러져 격렬한 시위가 일어나던 당시에 이렇게 예언한다.

“봐, 지금 너희는 사회를 바꾸려 하고 있어. 왜 그래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과 사상이 있다고. 어쩌면 성공할 거야 아마. 그러나 이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어.”
“뭐가 마지막이야?”
“더이상 철학과 사상이 힘쓰는 세상이 아니라는 얘기야.”
“그럼 무엇이 힘을 쓰는데?”
“숫자.”
“뭐?”
“숫자가 모든 걸 결정하지. 오로지 숫자야. 사상? 철학? 그건 그냥 장식품일 뿐이야. 중요한 건 숫자라고.”

떠버리 조 후버가 지치도록 떠들어대지만 은영은 끝내 오지 않는다. 그 밤, 나는 ‘오르페우스’로 가서 주인인 털보와 술잔을 나눈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추억의 자리로 밀어낸다.

마지막 재회

몇 년 전, 전화연락을 통해 만나게 된 청년은 불문곡직 자신의 포크송 콘서트에 와달라고 했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콘서트 날 대학로의 작은 술집으로 찾아간다. 그 청년은 동료들과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러다 어떤 노래가 흘러나온다. 청년이 만들었다는 그 노래로 인해 박은영은 또다시 내 삶에 끼어들게 된다. 나는 다시 한번 그녀를 만나볼 수 있을까? 그녀가 매번 내게서 달아났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슬프지 않아요?"
묵묵히 걸어가던 그녀가 말했다.
"뭐가요?"
"그냥 세월이요."
"젊음은 끝났다, 그런 얘기예요?"

*

70년대 대학가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미숙한 젊음에 대한 추억이자 뒷날 희끗희끗한 머리로 풋풋한 젊은 날을 되돌아보게 될, 그러나 그런 날을 차마 상상하지 못할 만큼 무자비한 젊음을 비칠거리며 통과하는 이들에게 바치는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이혜경(소설가)

이 소설에 의하면, 우리는 각자 하나씩 인연의 보화가 들어 있는 동굴을 가지고 살아간다. 동굴을 가진 다른 ‘한 사람을 영원히 사랑하는 방법은 한창 사랑하고 있을 때 헤어지는 것이다.’ 인생의 역사는 이렇게도 쓰여진다. 아름답고 쓸쓸하고 담백하다. 성석제(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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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는 '저녁에'라는 김광섭 시인의 유명한 시의 싯구 일부를 제목으로 차용했습니다. 1969년에 발표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는 '저녁에'라는 김광섭 시인의 유명한 시의 싯구 일부를 제목으로 차용했습니다. 1969년에 발표된 시입니다. 제목만으로도 이 책이 이야기하는 시절이 언제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맞습니다. 이 책을 드는 것만으로 우리는 두 세 걸음쯤 뒤로 물러서보게 됩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또는 그 이전의 시절로 돌아가 완전히 유치해져보자는 암묵적 동의가 성립되고 나면, 가슴 먹먹한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20대 초반의 젊은 대학생이 군사정권의 시절에 우연히 만난 여학생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녀는 어떤 이유에선지 그를 멀리합니다. 인연이 없었던 걸까요? 그의 인생의 몇 페이지에 그녀의 흔적이 남습니다. 그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할만큼 충분히 가깝지 않기 때문입니다. 핸드폰이 없는 시대라, 연락처를 알지 못하면 만날 방법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수 많은 시간이 지나고, 그와 그녀는 몇 번의 우연한 만남으로 상대방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는 훗날 그 시절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삶이란 그 여자 박은영과 같은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언제나 그립고, 언제나 정체불명이고, 결코 소유할 수 없는, 무지개 같은 그런 것... ...아닌가?

     

    그에게 그녀 박은영은 청춘의 가장 찬란한 무엇이 아닌가 싶어집니다. 그에게 청춘은 눈을 가린 채 횃불을 들고 있듯 어리석은 시간입니다. 그러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무엇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청춘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이이기에, 그의 진실함에 코 끝이 찡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청춘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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