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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창비시선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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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5쪽 | A6
ISBN-10 : 8936423576
ISBN-13 : 9788936423575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창비시선 357) 중고
저자 함민복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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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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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30222, 판형 125x200, 쪽수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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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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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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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실존론적 사유로 연결시킨 체험에 근간한 타자의 윤리학! 함민복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1988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애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모든 아픔과 희망을 노래해온 저자가 네 번째 시집 이후 8년 만에 펴낸 시집으로 정갈한 언어에 실린 솔직하고 담백한 삶의 목소리로 일궈낸 70편의 시편들을 담고 있다.

섣부른 수사나 과장 없이 가난한 삶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여유로움이 담긴 삶의 철학과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저자만의 세계관을 오롯이 담은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금란시장’, ‘꽃 피는 경마장’, ‘나이에 대하여’, ‘죽은 시계’, ‘가벼움을 주제로 한 단상들’, ‘불탄 집’ 등의 따듯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전보다 좀 더 객관화되고 담담해진 시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함민복
저자 함민복은 1962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1988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우울氏의 一日』『자본주의의 약속』『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말랑말랑한 힘』,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미안한 마음』『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시화집『꽃봇대』, 동시집『바닷물 에고, 짜다』 등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애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제1부
명함

금란시장
사연
흔들린다
꽃 피는 경마장
겨울 수수밭
비정한 길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영구차를 타고 가며

봄비
동막리 161번지 양철집
열쇠왕
구름의 주차장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당신
합장의 힘
여름의 가르침 2
보문사
파씨 두서너알
나이에 대하여
흘림체
방울
이가탄
슬프고 아름다운 그림을 보았다

제2부
줄자
수평기
직각자
나침반
죽은 시계
앉은뱅이저울

○ 2
화살표
낙하산
폐타이어 3
양팔저울
외바퀴 휠체어
불탄 집
가벼움을 주제로 한 단상들
빨래집게
공기총
안개
태풍
망치질하는 사람
서울 지하철에서 놀라다

제3부
씨앗
가을 소묘
고려산 진달래

봉선화 손톱에 물들 만하다
늦가을 감나무
하늘길
낮달
서그럭서그럭
도라지밭에서
고추밭 블루스
뻐꾸기
오래된 스피커
악기
흥왕리 방앗간
농약상회에서
한포천에서
대운하 망상
김선생의 환청
구제역 이후
봄비, 2011, 한반도, 후꾸시마에서 날아온
나마자기

해설|문혜원
시인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선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선천성 그리움’의 힘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가난한 삶을 노래해온 함민복 시인의 신작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이 출간되었다. 2005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펴낸 데 이어 다시 8년 만에...

[출판사서평 더 보기]

선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선천성 그리움’의 힘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가난한 삶을 노래해온 함민복 시인의 신작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이 출간되었다. 2005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펴낸 데 이어 다시 8년 만에 선보이는 다섯번째 시집이다. 요즘 시단의 풍경으로 보자면 꽤나 느린 걸음이지만, “함민복의 상상력은 우리가 기꺼이 공유해야 할 사회적 자본이다”(이문재, 추천사)라는 평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세월의 무게에 값하는 70편의 수작을 담았다.

봄비처럼 따스한 눈물, 모든 아픔과 희망을 위한 노래

선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선천성 그리움’의 힘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가난한 삶을 노래해온 함민복 시인의 신작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이 출간되었다. 2005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문학세계사)을 펴낸 데 이어 다시 8년 만에 선보이는 다섯번째 시집이다. 요즘 시단의 풍경으로 보자면 꽤나 느린 걸음이지만, “함민복의 상상력은 우리가 기꺼이 공유해야 할 사회적 자본이다”(이문재, 추천사)라는 평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세월의 무게에 값하는 70편의 수작을 담았다.

부드러운 서정의 힘이 한결 돋보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가난한 삶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여유로움이 배어 있는 삶의 철학과,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경험에서 이끌어낸 실존론적 사유”(문혜원, 해설)의 세계관을 펼쳐 보인다. 손끝에서 놀아나는 섣부른 수사나 과장 없이 정갈한 언어에 실린 솔직하고 담백한 ‘삶의 목소리’로 일구어낸 시편들이 따듯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보름달 보면 맘 금세 둥그러지고/그믐달에 귀 기울이면 움푹 비워진다//달은/마음의 숫돌//모난 맘/환하고 서럽게 다스려주는//달//그림자 내가 만난/서정성이 가장 짙은 거울(「달」 전문)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평등한 삶을 지향하는 시인의 사유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흥미롭게도 시인은 “감겨 제 몸을 재고 있”는 줄자(「줄자」), “살아 움직일 때보다” 더 무거운 고장난 시계(「죽은 시계」), 녹이 슬어 버려진 저울(「앉은뱅이저울」)처럼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사물에 주목하면서 그것들로부터 존재론적인 사유의 바탕을 얻는다. 여기서 시인은 “풍경을 지우며/풍경을 그”리고 “건물을 지워/건물이 없던 시절을 그려놓는” 안개와도 같은 시각으로 폐기된 사물에서 빛나는 사물성을 읽어내며 “보임의 세계에서 해방된”(「안개」) 사물 고유의 본성을 감지한다.

나는 나를 보태기도 하고 덜기도 하며/당신을 읽어나갑니다//나는 당신을 통해 나를 읽을 수 있기를 기다리며/당신 쪽으로 기울었다가 내 쪽으로 기울기도 합니다//상대를 향한 집중, 끝에, 평형,/실제 던 짐은 없으나 서로 짐 덜어 가벼워지는(「양팔저울」 부분)

매일의 고달픈 일상을 힘겹게 이어나가는 현실은 세대나 계층을 불문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비애가 되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 시인 또한 그러한 삶의 남루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이 남루한 삶의 풍경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가운데 그 모든 장삼이사들의 끈기 어린 의지적 면모를 살며시 들춰 보여준다.

좌판의 생선 대가리는/모두 주인을 향하고 있다//꽁지를 천천히 들어봐//꿈의 칠할이 직장 꿈이라는/쌜러리맨들의 넥타이가 참 무겁지(「금란시장」 전문)

벌써 17년째, “수직에 중독”(「직각자」)된 도시를 떠돌다 강화도 뻘밭에 터를 잡고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시인은 ‘딱딱하게 발기만 하는 현대 문명’(「딱딱하게 발기만 하는 문명에게」, 『말랑말랑한 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는다. “문명의 세례”인 듯 “방사능 비에 젖으며” 날아가는 기러기떼를 무연히 바라보던 시인은 그토록 “환호하던 원자력 밝은 빛”이 결국은 “어둠”(「봄비, 2011, 한반도, 후꾸시마에서 날아온」)이 되고, “산업화 열기에/깨 진 오 존 층 파 편 이/납덩이가 되어/산탄 외탄 총알이 되어” “우리들의 폐에 날아와 박히고 있”는 사태에 이르자 “생명을 총으로 만들어놓았으니” “우리는 자발적으로 추방되어야 할 뿐”(「공기총」)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시인은 또 유전자 조작으로 “슈퍼 옥수수/슈퍼 콩/슈퍼 소”를 개발해내는 현실을 개탄하며 “꼭 그리해야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다면” 차라리 “꼬막 밥그릇”이 어울릴 만큼 “사람들이 작아지는 방법을 연구해보”(「농약상회에서」)자며, 자연의 존귀함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운다.

물이 법(法)이었는데/법이 물이라 하네//물을 보고 삶을 배워왔거늘/티끌 중생이 물을 가르치려 하네//흐르는 물의 힘을 빌리는 것과/물을 가둬 실용화하는 것은 사뭇 다르네//무용(無用)의 용(用)을 모르고/괴물강산 만든다 하니//물소리 어찌 들을 건가/새봄의 피 흐려지겠네(「대운하망상」 전문)

함민복의 시는 꾸밈없는 삶의 기록이다. 시인은 삶의 어느 한 순간도 가벼이 보지 않고 소중한 의미로 받아들이며 세상의 모든 존재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건네며 다가선다. 가난을 일으켜 세우는 긍정의 힘이 있기에 그의 시는 가난하면서도 따듯하다.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고/흔들려 흔들리지 않으려고/가지 뻗고 이파리 틔우”(「흔들린다」)며 “먼 길 걸어온 사람들 목을 축여줄 수 있”(「폐타이어 3」)기를 소망하는 그의 시는 더 나은 삶과 사회,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가 될 것이다. 메마른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는 봄비처럼 그렇게.

뜨겁고 깊고/단호하게/매순간을 사랑하며/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것들을/당장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데/현실은 딴전/딴전의 힘으로 세계가 윤활히 돌아가고/별과 꽃이 아름다운 것 같기도 하지만/늘 딴전이어서/죽음이 뒤에서 나를 몰고 가는가/죽음이 앞에서 나를 끌어당기고 있는가/그래도/세상은 세계는/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단호하고 깊고/뜨겁게/매순간 나를 낳아주고 있다(「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전문)

추천사
아이러니. 역설과 함께 모든 뛰어난 시가 요청하는 기법이다. 아니, 상상력이다.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흔들려 덜 흔들렸구나”(「흔들린다」)라는 절창이 함민복 시의 중핵을 이루는 아이러니다. 그렇다고 이 시집이 역설과 포개지는 아이러니의 향연인 것만은 아니다. 함민복의 시는 생명은 물론 사물, 도구, 지구에 대한 예의와 겸손을 동반한다. 사찰을 보수할 때 나온 나무토막에 대한 예우, 비행기를 타고 구름 위를 날아가는 인간의 송구스러움. 이런 예의와 겸손이 그의 시세계에 품격을 부여한다.
함민복 시인은 자신의 시를 “인간과 세계를 번역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시에 의해 우리의 삶, 사회, 문명이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보이지 않는 것, 애써 보지 않으려는 것들이 그의 시에서 재탄생한다. 누가 망자를 영구차 위에 올려놓자고 제안하는가, 누가 장애인 주차 표시가 매번 장애인 차에 깔리는 사태를 목격하는가. 누가 차라리 사람이 작아지는 방법을 궁구하자고 발언하는가.
급진 민주주의자 로베르토 웅거는 말했다. “상상력은 기억을 예언으로 전환시키는 능력이다.” 그렇다. 여기 상상력의 발휘가 있다. 상상력의 전위가 있다. 시의 궁극 목표는 인간과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있거니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꿈꾸는 것이 시의 권리이자 책무다. 지금과 다른 세상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함민복의 시를 권한다. 함민복의 상상력은 우리가 기꺼이 공유해야 할 사회적 자본이다. 함민복의 시를 마음껏 갖다 쓰자. 함민복의 시를 불씨 삼아 불타오르자. 우리, 마음껏 상상하고, 있는 힘을 다해 변화하자. 이문재 시인

저자의 말

8년 만에 정식 시집을 낸다
달력들의 전투대형은 단순하다
7열 횡대,
붉거나 검은 전투복
지피지기여도 백전백패
이 이상한 전투가 아름답기도 한 것은
내 육체의 텃밭인 턱에
수염이 끈덕지게 자라듯
내 마음의 비탈이 차차
늙어왔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리 아파 다리 펴고 싶은 의자에
다리 아파 앉고 싶은 사람처럼
염치없이
시 의자에 푹신 앉아보았으나
시를 앉혀보지는 못한 미안한 마음 절감하며
삐꺼덕,

시집을 엮는다

강화에서 함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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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 su**93 | 2017.05.1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함민복 시인의 시집으로 처음 읽어보았다. 강화도에 사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인천의 시인으로 이름이 높으신데도 이제야 읽게...

    함민복 시인의 시집으로 처음 읽어보았다.

    강화도에 사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인천의 시인으로 이름이 높으신데도 이제야 읽게 되었다.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듭니다>를 비롯하여 여러 시집과 산문집, 동시집 등을 발간하였다.

     

    이 시집에서는 고즈넉한 시골풍경과 나무, 풀, 야채, 동물과 풀벌레가 많이 등장한다.

     

    어렵지 않은 언어로, 누구나 동경하는 세상 이야기를 소개한 것이다.

     

    간혹, '이가탄', '공기총', '수평기', '대운하 망상', '김선생의 환청' 등을 통해 현실참여적 시편들도 있다.

     

    해설에서 문혜원 문학평론가는

    "함민복의 시는 가난하다. 그가 다루는 시적 소재의 삶이 가난하기 때문이다. 그의 시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삶은 물질적으로 궁핍하므로 가난하다. 그러나 가난이 자연적인 소재들과 어우러질 때 그것은 소박함, 내어줌 혹은 비워둠 등 훼손되지 않거나 일부러 채우지 않는 여유와 자유로움을 상징한다. ...  그의 시는 ... 대부분 공들인 수사나 과장 없이 죽 풀려나간다.

     

    함민복의 시에서 실존은 ...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진 삶의 깨달음이다.

     

    상대를 읽는 것은 손익을 계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와 맞춰가기 위한 것이다. 상대를 '살핌'은 "당신을 통해 나를 엮"는 과정을 통해 새롭게 자신을 읽는 것이다. 그것은 "상대를 향한 집중" 끝에 얻게 된 "평형"이다. 타자는 나의 실존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의 실존을 완성시키는 실존의 조건인 것이다.

    타자를 통해 나를 새롭게 보는 과정은 시의 표현 대로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와 타자의 관계가 적대적인 것임에 반해, 이번 시집에서 타자는 나의 평형을 이루어주는 필수불가결한 실존의 조건이다. 이렇게 해서 함민복은 체험에 바탕한 타자의 윤리학을 고유의 실존론적인 사유로 연결시키고 있다."

  • 동막리 161번지 양철집 바다가 보이는 그 집에 사내가 산다 어제 사내는 사람을 보지 못했고 오늘은 내리는 눈을 ...

    동막리 161번지 양철집



    바다가 보이는 그 집에 사내가 산다

    어제 사내는 사람을 보지 못했고

    오늘은 내리는 눈을 보았다


    사내는 개를 기른다

    개는 외로움을 컹컹 달래준다

    사내와 개는 같은 밥을 따로 먹는다


    개는 쇠줄에 묶여 있고

    사내는 전화기줄에 묶여 있다

    사내가 전화기줄에 당겨져 외출하면

    개는 쇠줄을 풀고 사내 생각에 매인다  


    집은 기다림

    개의 기다림이 집을 지킨다


    고드름 끝에 달이 맺히고

    추척, 고드름 떨어지는 소리에 개가 찬 귀를 세운



    전화기 속 세상을 떠돌다 온 사내가 놀란다

    기다림에 지친 개가 제 밥을 놓아

    새를 기르고 있는 게 아닌가


    이제

    바다가 보이는 그 집의 주인은 사내가 아니다


    -


    [시인의 말]


    8년 만에 정식 시집을 낸다

    달력들의 전투대형은 단순하다

    7열 횡대,

    붉거나 검은 전투복

    지피지기여도 백전백패

    이 이상한 전투가 아름답기도 한 것은

    내 육체의 텃밭인 턱에

    수염이 끈덕지게 자라듯

    내 마음의 비탈이 차차

    늙어왔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리 아파 다리 펴고 싶은 의자에

    다리 아파 앉고 싶은 사람처럼

    염치없이

    시 의자에 푹신 앉아보았으나

    시를 앉혀보지는 못한 미안한 마음 절감하며

    삐꺼덕,

    또 시집을 엮는다


    -


    외로우나 외롭지 않다.


    시인은 하루종일 한 사람도 안 보일 수 있는 곳에 산다.

    시인의 일과를 지켜볼 수 있다면, 오직 소리는 시인으로부터 시작 될 것이다.


    하지만,

    바다가 보이니 바람과 함께 쉼 없이 파도는 칠 것이고

    어느 날은 펑펑 눈이 내릴 것이며

    컹컹 정적을 깨는 반려견이 곁에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사람의 소리외에도 소리가 가득하다.


    무던히 흔들리는 날이 있고,

    그날이 지나 흔들리지 않는 날도 있다.

     

    나와 너를 인정하며 흐르는 시간 속에 단단해진 시들이 엮인다.

  • 눈물을 자르는 누꺼풀처럼 | jo**gi | 2017.02.0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가난한 시인의 가난한 시들 문학 평론가 문혜원은 함민복 시인의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을 해설하며 함민복 시인의 시...

    가난한 시인의 가난한 시들

    문학 평론가 문혜원은 함민복 시인의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을 해설하며 함민복 시인의 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함민복의 시는 가난하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그가 다루는 시적 소재의 삶이 가난하기 때문이다. 그의 시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삶은 물질적으로 궁핍하므로 가난하다. 그러나 가난이 자연적인 소재들과 어우러질 때 그것은 소박함, 내어줌 혹은 비워둠 등 훼손되지 않거나 일부러 채우지 않는 여유와 자유로움을 상징한다.(p.124)

    함민복 시인의 가난함은 추하지 않다. 그렇다고 동정심을 유발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그의 가난함은 힘겨웠던 시대 자녀들을 끼우고 살기위해 평생을 들에서 사셨던 우리의 어머니를 닮았다. 그래서 그의 가난함은 보듬어 안아 아껴주고 싶고, 때로는 그곳에서 한없이 위로를 받고 싶은 순수함이지 않나 싶다.

    가난한 시대 가난함으로 우리에게 시대의 빛이 되어 주었던 사람들에 대해 함민복 시인은 이렇게 노래한다.


    수도꼭지를 조였다 풀었다

    물줄기를 풀었다 조였다

    스도꼭지 네개에 물방울을 떨군다

    (한파가 아니었다면 어찌 물방울을 만들어보았을까)

     

    똑,

    똑,

    똑,

    똑,

     

    마음에 여린 길 잊지 않으려

    눈물방울 있었던가

     

    전태일

    김남주

    리영희

    김근태

    사람 길 지키려 치열했던 방울들

    작아 큰 울림

    (한파가 아니었다면 어찌 사람방울을 생각해보았을까)


    모든 것들이 풍족한 시대, 진정한 가난함 만이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지 않나 싶다.

     

  • 참 오랜만에 만나는 함민복 시인의 시집이다. 시를 거의 안 읽다보니. 우연히 책 검색중에 이름이 눈에 띄어 구매하게 되었다...

    참 오랜만에 만나는 함민복 시인의 시집이다.

    시를 거의 안 읽다보니.

    우연히 책 검색중에 이름이 눈에 띄어 구매하게 되었다.

    많은 것을 잊고 사는 것 같다.

    며칠전 딸과 함께 동구릉에 다녀왔다.

    몹시 찬바람이 불건만 그래도 햇볕은 따뜻해서 옷깃만

    여미고 있으면 몇 시간이고 앉아있을 수 있는 날이었다.

    평상에 앉아 꺼내든 것이 이 시집이다.

    읽다가 가슴에 꽂힌 시가 있어 딸에게 읽어주면 듣기는

    듣는데 내가 느끼는 만큼의 느낌은 전달되지 못하나보다.

    세월의 차이겠지.

    함민복 시인의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은 동구릉의

    가을과 함께 계속 내곁에 남아있을 것 같다.

    다음 시들은 그날 딸에게 읽어주었던 시다.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살며 풀어놓았던 말

    연기라

    거두어들이는가

    입가 쪼글쪼글한

    주름의 힘으로

    눈 지그시 감고

    영혼에 뜸을 뜨고 있는

    노파에게

    거기는 금연구역이라고

     

     

     

     

    처음 불타보는 거라고

    거짓말 한번 해보렴

    숯아

     

    당신 어머니

    탄 속 꺼내놓고

    그렇게 한번 말해보실래요

     

     

     

     

  • 하얀 도화지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거기에 파란 물감을 한 줄 쭉 긋는거랑 백번 덧칠하는거랑 어떤게 더 파랑으로서 큰 힘...

    하얀 도화지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거기에 파란 물감을 한 줄 쭉 긋는거랑

    백번 덧칠하는거랑

    어떤게 더 파랑으로서 큰 힘을 발휘할까요

     

    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한 질문이 아닌데

    쓰고 보니 전자라고 답할 사람이 있을것 같아

    바로 답을 발표하겠습니다.

    후자지요.

     

    더 많은 물감을 쏟아부으면

    더 파랗습니다.

     

    더 많은 물리적 양이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대개는.

    그런데 반대로

    없으면 없을 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게 있답니다.

    무엇일까요

     

    돈이랍니다.

     

    공학을 공부하고 사회학으로 석사를 따고

    지금은 철학자라는 타이틀로 거리에서 야학에서 선생 노릇을 하고 있는

    고병권씨가 한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함민복시인은

    자본주의의 시인입니다.

     

    빛의 속도로 달려가는 자본주의에서

    고요하게 정지한 그의 가난은

    빛나는 상품입니다.

     

    방송 출연 요청을 받았을 때

    자기는 그나마 이름으로 시집을 몇권 팔수 있는데

    그도 안되는 수많은 동료들을 위해

    출연을 고사했다던 시인

     

    "산문을 쓰기 시작하면

    시를 쓸수 없다"던 시인이

    산문으로 생계에 보태다

    8년만에 낸 시집입니다.

     

    명함

    금란시장

    사연

    동막리 161번지 양철집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영구차를 타고 가며..

     

    이미 읽은 부분 중에

    읽고 책 덮고 생각하게 하는

    자꾸자꾸 읽고 싶은 시들이 많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이 만큼이 남았으니

    아직 내게 닿지 않은 기쁨과 슬픔도 남았겠지요

     

    지난 유월에 분당에 있는 어느 중(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교사에 시 한편이 걸려있었습니다.

     

    '나는 나를 보태기도 하고 덜기도 하며

    당신을 읽어나갑니다.

     

    나는 당신을 통해 나를 읽을 수 있기를 기다리며

    당신쪽으로 기울었다가 내 쪽으로 기울기도 합니다

     

    상대를 향한 집중. 끝에. 평형

    질제 던 짐은 없으나 서로 짐 덜어 가벼워지는'

     

    '양팔저울'이라는 시입니다.

     

    학교에서 내 건 현수막이 아니라

    아이들이 고른 시랍니다.

    십대의 아이들은 그의 시에서 무엇을 읽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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