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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Tenth of December) _조지 손더스 소설 / RHK[1-4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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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쪽 | 규격外
ISBN-10 : 8925555808
ISBN-13 : 9788925555805
12월 10일(Tenth of December) _조지 손더스 소설 / RHK[1-460055] 중고
저자 조지 손더스 | 역자 박아람 |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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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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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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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의 강도와 깊이가 더해진 미국 단편문학의 귀재 조지 손더스의 소설을 만난다! 조지 손더스의 단편집『12월 10일(Tenth of December)』. 작가들의 각별한 인정을 받아 작가들의 작가로 자리매김한 저자가 발표한 작품 가운데 가장 냉철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불편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소설 열편을 엮었다. 각박한 자본주의 때문에 여러 가지가 조금 뒤틀려버린, 약간은 미래주의적인 미국 또는 오늘날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애처로운 일자 앞머리에 아직 애송이 티를 벗지 못한 허여멀건 소년이라는 외모 묘사만으로도 친구들에게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소년과 자신의 가족에게 고통과 분노와 수모의 짐을 지우지 않으려 공원에서 옷을 벗고 얼어 죽기로 한 중년의 말기 암 환자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표제작 《12월 10일》, 저자가 탈고하기까지 12년이 넘게 걸린 소설 《셈플리카걸 다이어리》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조지 손더스
저자 조지 손더스 George Saunders은 1958년생으로, 한때 지구물리학자였다. “참신하고 대담하며 풍자적인 목소리가 문단에 등장”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작가로 데뷔한 이래 단편소설, 중편소설은 물론 아동문학, 에세이로도 명성을 높이면서 현대 미국문학의 새로운 경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1996년 발표해 2006년 펜/헤밍웨이상 최종후보에까지 오른 첫 단편집 『CivilWarLand in Bad Decline(악화일로를 걷는 내전의 땅)』이 있으며, 이후 발표한 두 권의 단편집 『Pastoralia(패스토럴리아)』와 『In Persuasion Nation(설득의 나라에서)』이 있다. 그리고 중편소설 『The Brief and Frightening Reign of Phil(필의 짧지만 무시무시한 통치)』, 많은 상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아동서 『The Very Persistent Gappers of Frip(프립의 몹시 집요한 개퍼들)』이 있다. 그 밖에 논픽션, 에세이, 유머를 엮은 산문집 『The Braindead Megaphone(우둔한 메가폰)』, ‘2013년 미국 대학교 졸업식 최고의 축사’로 꼽힌 연설문을 펴낸 『Congratulations, by the way(졸업을 축하합니다, 그건 그렇고…)』가 있다. 네 번째 단편집 『12월 10일(Tenth of December)』은 2013년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 피플, NPR 등이 일제히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여 화제를 일으켰고 2014년 제1회 폴리오문학상(Folio Prize)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2006년에 맥아더펠로십을 수상했으며, 2013년에는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꼽혔다. 현재 가족과 함께 뉴욕에 거주하고 있으며, 시러큐스대학교(Syracuse University) 문예창작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자 : 박아람
역자 박아람은 전문번역가. 주로 소설을 번역하며, 현재 KBS 더빙 번역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대표작 『빅 브러더』와 『내 아내에 대하여』를 비롯해 『내가 너의 시를 노래할게』 『포이즌우드 바이블』 『보이지 않는 다리 1·2』 『행복은 따로 팝니다』 『폼페이』 등 다수가 있다.

목차

승리의 질주(Victory Lap)
막대(Sticks)
강아지(Puppy)
거미머리 탈출기(Escape from Spiderhead)
권고(Exhortation)
앨 루스턴(Al Roosten)
셈플리카걸 다이어리(The Semplica Girl Diaries)
집(Home)
나의 기사도적인 대실책(My Chivalric Fiasco)
12월 10일(Tenth of December)

*감사의 말
*해설

책 속으로

명중이다! 1 대 0! 신난다! 어른을 때려잡는 게 이렇게 재미있다니! 인류 역사상 가장 잽싸고 눈부신 영양 같은 다리로 소리 없이 질주해와서 이 거대한 또라이를 굴복시키니까 이렇게 재미있잖아! 그렇지 않았다면 이 또라이는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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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중이다! 1 대 0! 신난다! 어른을 때려잡는 게 이렇게 재미있다니! 인류 역사상 가장 잽싸고 눈부신 영양 같은 다리로 소리 없이 질주해와서 이 거대한 또라이를 굴복시키니까 이렇게 재미있잖아! 그렇지 않았다면 이 또라이는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아, 정말 어떻게 됐을까?
카일은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남자가 앨리슨의 머리카락을 휘어잡고 배를 푹 찌르는 광경을. 앨리슨의 몸이 힘없는 양복커버처럼 반으로 접히는 광경을. 그러는 동안 카일 자신은 겁을 먹고 유순하게 앉아 아기처럼 애처롭게 작은 고가철도를 움켜쥔 채…….
이런 젠장! 그는 껑충 몸을 날려 밴 앞유리에 정동석을 세게 던졌다. 유리가 깨져 차 안으로 작은 파편들이 쏟아져 내리면서 대나무 풍경 수천 개가 한꺼번에 울리는 소리가 났다.
그는 얼른 밴의 보닛으로 기어올라 정동석을 다시 주웠다.
제정신이야? 어? 정말 이 아이 인생을, 내 인생을 망칠 생각이었어? 좆까 궁둥짝을 썰어내도 모자를 짐승 같은 자식. 맛 좀 보여줄까? 씹할놈, 개불알, 씹새끼…….
이렇게 화가 치밀고, 힘이 솟고, 사나워진 적이 없었다. 봤지? 이제 누가 진짜 사나이인지 알겠지? 또 뭘 해줄까? 이 개자식이 더는 나쁜 짓을 못하게 하려면 뭘 해야 하지? 병신, 아직도 움직여? 좆같은 새끼, 무슨 방법이 있나 보지? 찢어진 머리를 더 찢어줄까? 내가 못할 것 같아? 내가…….
진정해, 아들. 정신 차려.
침착하게 행동해, 하나뿐인 우리 아들.
시끄러. 내 맘대로 할 거야.
《본문 32~33쪽(「승리의 질주」 중에서)》

얼마의 시간 동안 그는 어디로 떨어질지, 얼마나 아플지 가늠해보았다. 다음 순간, 그의 복부가 나무에 걸렸다. 어느새 그는 태아처럼 어떤 나무에 감싸여 있었다.
빌어먹을.
이건 너무하다. 수술을 받고 나서도, 항암 치료를 받을 때에도 울지 않았는데, 지금 울고 싶어지다니. 이건 부당했다.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콕 집어 그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지금껏 그는 어떤 특별 허가 같은 것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런 건 없었다. 그보다 더 큰 무언가/누군가가 그것을 허락지 않았다. ‘그 큰 무언가/누군가가 널 사랑한단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지만 결국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그 큰 무언가/누군가는 중립적이다.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그 존재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며 사람들을 짓밟을 뿐이다.
수년 전 ‘빛나는 인체’ 전시회에서 그와 몰리는 뇌 절편을 보았다. 동전만 한 갈색 점이 있는 절편이었다. 그 갈색 점 하나가 그 뇌의 주인을 죽인 장본인이었다. 그 사람에게도 희망과 꿈이 있었을 것이다. 옷장에는 바지 따위가 가득 들어 있고 어린 시절의 추억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를테면, 게이지 공원의 버드나무 그늘 속을 헤엄쳐 다니던 코이 잉어 떼나, 혹은 껌 냄새가 나는 핸드백을 뒤져 휴지를 찾던 할머니에 대한 추억 같은 것 말이다. 그 갈색 점만 아니었더라면 그 사람은 점심을 먹으러 아트리움으로 가는 사람들 속에 끼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는 이제 고인이 되어 머릿속의 뇌를 빼놓은 채로 어디선가 썩어가고 있었다.
그 뇌 절편을 내려다보면서 에버는 일종의 우월감을 느꼈었다. 가엾은 사람. 그런 일을 겪다니 참 안됐군.
그와 몰리는 후다닥 아트리움으로 내빼어 뜨거운 스콘을 먹으면서, 플라스틱 컵을 갖고 노는 다람쥐를 구경했다.
태아처럼 나무에 감싸인 채 에버는 자신의 머리에 난 흉터를 만져보았다. 일어나 앉으려고 해보았다. 어림도 없었다. 그 나무를 이용해 일어나 앉아보려고 했다. 손이 오므라지지 않았다. 두 손으로 나무를 감싸안고 양쪽 손목을 서로 부여잡은 뒤 몸을 일으켜 나무에 등을 기댔다.
어떤가?
괜찮다.
사실, 좋다.
여기서 끝내야겠다. 여기까지인가 보다. 언덕 꼭대기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바위에 기대앉아 있을 생각이었지만, 그거나 이거나 뭐가 다르단 말인가?
이젠 그냥 여기 가만히 있으면 된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차를 몰고 축구장을 가로질러 숲을 지날 때 스스로를 다그치면서 써먹었던 생각들을 또 한 번 억지로 떠올리며 이대로 있으면 된다. 연민/짜증에 가득 차 부엌에 웅크리고 있는 몰리-토미-조디, 그가 내뱉는 잔인한 말에 움찔 놀라는 몰리-토미-조디, 깡마른 그를 안아 올리는 토미, 그 사이 해면을 들고 그의 몸 아래로 손을 뻗는 몰리-조디…….
이렇게 끝내는 거다. 미래의 모든 치욕을 미연에 방지하는 거다. 앞으로 다가올 수개월에 대한 걱정은 이제 고대할 가치가 없다.
아니, 고려할 가치가 없다.
끝났다. 끝났나? 아직 아니다. 하지만 곧 끝날 것이다. 한 시간? 40분? 정말 하는 건가? 정말? 하는 거다. 정말? 설사 마음을 고쳐먹는다 해도 이 상태로 차까지 돌아갈 수 있을까?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는 여기까지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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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영어권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 ―《타임Time》 미국 단편문학의 귀재 ‘조지 손더스’의 작품 국내 첫선! ★2013년 올해의 책?뉴욕타임스, 피플, NPR, 엔터테인먼트위클리, 뉴욕, 버즈피드, 커커스리뷰, 북페이지, 셸프어웨어니스 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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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 ―《타임Time》
미국 단편문학의 귀재 ‘조지 손더스’의 작품 국내 첫선!
★2013년 올해의 책?뉴욕타임스, 피플, NPR, 엔터테인먼트위클리,
뉴욕, 버즈피드, 커커스리뷰, 북페이지, 셸프어웨어니스 선정★


미국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조지 손더스(George Saunders, 시러큐스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의 작품 세계가 단편집 『12월 10일(Tenth of December)』을 통해 국내 첫선을 보인다. 『12월 10일』은 2013년 미국 랜덤하우스에서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매거진 커버스토리를 장식하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뉴욕타임스는 물론 피플, NPR 등 유력 언론과 문화 매체들이 일제히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여 큰 화제를 일으켰다. 그리고 2014년에는 미국에서 스토리상(Story Prize)을, 영국에서 제1회 폴리오문학상(Folio Prize)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폴리오문학상은 “나비넥타이 없는 맨부커상”이라 부르며 영국 맨부커상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2014년 제정된 새로운 문학상이다.

* * * * *
조지 손더스의 이야기들은 예술적인 동시에 심오하다. ‘어둡게 재미있는’ 그 이야기들은 독자를 우리 시대의 가장 어려운 질문들의 가장자리까지 이끌고 가 그 이면과 그 너머에 무엇이 자리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유쾌하고 모험적이며 연민을 느끼게 하는 그 이야기들은 앞으로도 절대적 가치를 잃지 않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_2014년 제1회 폴리오문학상 선정 심사위원평
* * * * *

“영미문학계 천재”, “지난 20년간 미국 문단을 빛낸 작가”, “현존하는 영어권 단편 작가들 중 최고”, “작가 그 이상의 존재” 등 특히 작가들의 각별한 인정을 받아 ‘작가들의 작가(writer's writer)’로 자리매김한 조지 손더스는 1996년,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첫 단편집 『CivilWarLand in Bad Decline(악화일로를 걷는 내전의 땅)』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당시 “참신하고 대담하며(야성적이며) 풍자적인 목소리”가 등장했다는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조지 손더스의 독보적 문학성을 세상에 알린 이 데뷔작은 2006년에 펜/헤밍웨이상 최종후보에까지 올랐다.
발표작들 가운데 가장 냉철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불편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소설 열 편을 엮은 네 번째 단편집 『12월 10일』은 각박한 자본주의 때문에 여러 가지가 조금 뒤틀려버린, 약간은 미래주의적인 미국 또는 오늘날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말씨가 이상하여 낯설지만, 스토리 자체는 활력이 넘치고 특유의 묘미와 위로를 선사한다. 간혹 아주 어두운 작품도 있는데 그마저도 유머러스한 요소를 가득 담고 있다. 이 작품집을 통해 조지 손더스가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삶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 고유의 경험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심오한 사실’이다.

* * * * *
현재 우리의 자본 중심 문화가 지닌 부조리하고 비인간적인 요소들을 조지 손더스보다 더 예리하게 집어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중요한 점은, 손더스의 소설에서 냉혹한 엄격함이 크나큰 연민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그가 폭넓은 도덕적 통찰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가끔 간과하는데, 이는 손더스만큼 가혹하게 혹은 깊숙이 핵심을 찌르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_주노 디아스(소설가,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작가)
* * * * *

미국문학을 면밀히 주시하는 사람들에게
슈퍼히어로 같은 존재로 부상한 손더스의 단편 미학


데뷔 초부터 냉혹한 현실 인식과 탁월한 유머 감각을 오가며 독창적 형식, 풍자적 에너지가 돋보이는 작품성을 선보였던 조지 손더스는 ‘그 누구와도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작가다. 표현 방식이 기묘하기는 하나, 결국 독자로 하여금 손더스의 소설을 통해 위로받는 심정을 자아낸다. 『12월 10일』은 이전의 작품집들보다 감정적으로 몰입하기 쉬운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울림의 강도와 깊이가 더하다.
먼저, 표제작인 「12월 10일」에서는 “애처로운 일자 앞머리에 아직 애송이 티를 벗지 못한 허여멀건 소년”이라는 외모 묘사만으로도 친구들에게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소년, 그리고 자신의 가족에게 고통과 분노와 수모의 짐을 지우지 않으려 공원에 가서 옷을 벗고 얼어 죽기로 결심한 중년의 말기 암 환자가 어느 추운 겨울날 우연히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죽음’이라는 개념이 중심에 있어서 작품 분위기가 강렬하여 작품집 자체의 클로징에 상당한 여운을 남긴다.
「거미머리 탈출기(Escape from Spiderhead)」는 화자가 교도소 내 연구 시설에 갇힌 채 다른 재소자들과 함께 신약의 효과를 시험하기 위한 인간 실험쥐로 이용당하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약의 이름들은 온전히 손더스가 지어낸 것이다. 사고와 언변을 유창하게 해주는 말이술술(Verbaluce), 이름만으로도 그 효능을 짐작할 수 있는 꼿꼿이서(Vivistif), 그리고 우울폭포(Darkenfloxx). 우울폭포에 대해 손더스는 작품 속에서 “지금까지 느껴본 최악의 기분보다 열 배 더 나쁜 기분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그 정도는 ‘우울폭포’를 맞으면 느낄 수 있는 나쁜 기분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라고 표현한다. 이 작품은 마음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분투와 자살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셈플리카걸 다이어리(The Semplica Girl Diaries)」는 탈고하기까지 12년이 넘게 걸렸다. 이 작품은 마흔 살에 접어든 한 가장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다. 화자는 가족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며 그에 대해 어떻게든 시시한 변명을 해보려고 애쓴다. 제목의 ‘셈플리카걸’이란 뇌에 미세한 줄이 꿰여 높은 곳에 매달린 채 바람에 흰옷을 휘날리며 부자들의 잔디밭을 장식해주는 여성들로, 다양한 제3세계 국가들(몰도바, 소말리아, 라오스 등)에서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온 이주민들이다. 셈플리카걸을 통해, 즉 그들을 ‘구입’함으로써 가족의 지위를 높이고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화자의 소망이다. 손더스가 꿈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들이 몇 편 있는데, 이 단편도 그 중 하나이다. 가족을 위한 염원과 더불어 억압과 불평등과 전 세계 자본주의의 복잡한 파급 효과를 다루고 있다.

* * * * *
집을 올려다보니 슬펐다. 그러다 생각했다; 뭐가 슬퍼? 슬퍼하지 말자. 내가 슬퍼하면 모두가 슬퍼진다. …… 더 잘해야 한다! 더 잘해주자. 당장 지금부터 말이다. 애들은 금방 자랄 텐데, 낡은 차를 타고 퉁퉁 신경질만 부리는 사람으로 아빠를 기억한다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_본문 136쪽(「셈플리카걸 다이어리」 중에서
* * * * *

그밖의 수록작으로, 옆집에 사는 소녀가 유괴된 것을 목격하고 증인으로 나서면서 딜레마에 빠지는 소년의 이야기 「승리의 질주(Victory Lap)」, 어느 집 아들이 뒷마당에서 때마다 옷을 갈아입던 막대를 회상하는 이야기 「막대(Stick)」, 가난한 가족에게 질려버린 한 기혼 여성이 등장하는 「강아지(Puppy)」, ‘3월 실적 통계’에 관해 ‘토드 버니 부장’이 작성한 회람의 형식을 취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회람 속의 완곡한 표현법 속에 소름 끼치도록 음울한 무언가가 숨겨져 있는 이야기 「권고(Exhortation)」, 매력적인 미소 뒤에 내밀한 독백을 감춘 채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싶어 하는 ‘앨 루스턴’의 이야기 「앨 루스턴(Al Roosten)」, 중동에서 생활하다가 재혼한 옛 부인 앞에 예기치 않게 나타난 한 남자의 이야기 「집(Home)」(브램스토커상Bram Stoker Award 최종후보작) 등이 있다.
조지 손더스를 가리켜 혹자는 “커트 보네거트의 드라이한 유머 감각, 그리고 심슨 가족의 발랄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작가”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토머스 핀천 같은 풍자 작가 계열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러나 손더스 소설의 특징은 정작 ‘다른 어떤 소설들과도 닮지 않았다’는 것이다. 『12월 10일』을 읽은 할레드 호세이니(소설가, 『연을 쫓는 아이』 작가)가 “독자는 마치 소설이라는 것을 난생처음 접해보는 기분이 들 것이다.”라고 남긴 독후감에 국내 독자들도 공감하게 될 것이다.

◈ 추천의 말
조지 손더스는 젊은 세대의 작가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현대 미국소설에 유머 감각과 페이소스,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 스타일을 불어넣은, 상상력이 매우 풍부한 작가이다.
_2006년 맥아더펠로십 선정 심사위원평

조지 손더스의 이야기들은 예술적인 동시에 심오하다. ‘어둡게 재미있는’ 그 이야기들은 독자를 우리 시대의 가장 어려운 질문들의 가장자리까지 이끌고 가 그 이면과 그 너머에 무엇이 자리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유쾌하고 모험적이며 연민을 느끼게 하는 그 이야기들은 앞으로도 절대적 가치를 잃지 않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_2014년 제1회 폴리오문학상 선정 심사위원평

독창적 글쓰기의 위업! 이 다방면에 걸친 조지 손더스의 단편들은 대단히 심각한 주제들을 마주하면서도 터무니없고 초현실적이며 음울하게 유머러스한 시선을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독자는 마치 소설이라는 것을 난생처음 접해보는 기분이 들 것이다.
_할레드 호세이니(소설가, 『연을 쫓는 아이』 작가)

현재 우리의 자본 중심 문화가 지닌 부조리하고 비인간적인 요소들을 조지 손더스보다 더 예리하게 집어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중요한 점은, 손더스의 소설에서 냉혹한 엄격함이 크나큰 연민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그가 폭넓은 도덕적 통찰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가끔 간과하는데, 이는 손더스만큼 가혹하게 혹은 깊숙이 핵심을 찌르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_주노 디아스(소설가,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작가)

본능적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 상실과 불운, 권리 박탈 속에 살고 있는 미국인들에 대해 조지 손더스보다 강렬하게 쓰는 작가는 없다. 손더스의 이야기 속 미국인들은 청구서를 내고 집세를 벌고 언제 잘릴지도 모를 일자리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그들의 꿈은 익사하지 않기 위해 미친 듯이 물살을 가르는 동안 그들의 손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_뉴욕타임스

영어권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 “최고 중 하나” 혹은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닌”이 아닌, 말 그대로 ‘최고’이다.
_타임

조지 손더스의 이 놀랍고 꿈같은 이야기들은 이 세상을 보는 당신의 눈을 새롭게 깨울 것이다.
_피플

‘단편의 거장’ 조지 손더스가 이 작품으로 미국소설의 괘도를 바꾸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_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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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서평] 12월 10일 | kg**i | 2015.05.1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서평] 12월 10일 [조지 손더스 저 / 알에이치코리아]   이 책의 저자 조지 손더스는 단편소설, 중편소설은...

    [서평] 12월 10일 [조지 손더스 저 / 알에이치코리아]

     

    이 책의 저자 조지 손더스는 단편소설, 중편소설은 물론 아동문학과 에세이도 쓰는 미국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1996년 발표한 <CivilWarLand in Bad Decline (악화일로를 걷는 내전의 땅)>으로 펜, 헤밍웨이상 최종후보에까지 올랐으며, 많은 상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아동서 <The Very Persistent Gappers of Frip (프립의 몹시 집요한 개퍼들)>와 단편집 <Pastoralia(패스토럴리아)>, <In Persuasion Nation(설득의 나라에서)>, 중편소설 <The Brief and Frightening Reign of Phil(필의 짧지만 무시무시한 통치)>, 2013년 미국 대학교 졸업식 최고의 축사로 꼽힌 연설문을 펴낸 <Congratulations, by the way(졸업을 축하합니다, 그건 그렇고..)> 등을 집필하였다. 2013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꼽히며 미국 소설의 궤도를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미국은 물론이고 영어권에서 최고의 단편 소설가로 꼽히는 작가이다.

     

    조지 손더스라는 작가를 이번에 <12월 10일>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작가에 대해 전혀 몰랐음에도 이 책에 끌렸던 이유는 지구물리학자의 삶에서 소설가의 삶을 선택한 이력만 보아도 굉장히 흥미로운데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처음으로 문단에 입문하면서 시작터 엄청난 찬사를 받으며 작가들에게 각별한 인정을 받으며 작가들의 작가로 자리매김하였다는 소개와 추천의 말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그의 네 번째 단편집으로 2013년에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 피플, MPR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2014년 미국에서는 스토리 상으로, 영국에서는 제 1회 폴리오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킨 책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만날 수 있어 꼭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총 10편의 단편을 담고 있는데 이 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각박한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기주의와 부조리한 모습들을 다루고 납치와 성범죄, 그리고 외모지상주의와 죽음까지 담고 있는데 10개의 단편 소설 모두가 하나같이 인상깊은 이야기였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만나는 첫 작품인 <승리의 질주>는 옆집에 사는 어릴적 친구인 앨리슨을 납치하려는 장면을 목격하였지만 범인의 조용하고 은밀한 협박에 친구가 끌려가는 것을 보고도 외면하던 카일이 큰 용기를 내어 뛰어들어 큰 사고를 방지한 이야기였다. 여기서 우리네 사회와 가정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데 오늘 날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범죄와 우리 아이만 과보호하는 부모, 그리고 두려움과 이기심으로 가까이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외면하는 우리의 안타까운 모습들과 그 속에서 용기를 내고 위험과 싸우는 영웅같은 모습들까지 모두 담고 있었다.

     

    그리고 단 한 장으로 이루어진 정말 짧은 단편소설 <막대>에서는 아버지가 손수 만든 쇠막대가 소재로 나오는데 막대는 우리의 삶에서 상징적인 의미로 볼 수 있다. 아버지는 쇠막대에 산타 옷을 입히기도 하고 운동복에 헬멧을 씌우기도 했으며 핼러윈에는 유령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는 죽음의 신으로 분장시켜 가로장에 엄마의 아기 때 사진을 걸어놓았고 군대에서 받은 훈장이나 영화표, 낡은 티셔츠, 엄마의 화장품 등 아버지의 젊은 시절 물건들이 마치 부적처럼 쇠막대 밑에 놓여 있었다. 어느 날 가을에 아버지는 쇠막대를 밝은 노란색으로 칠하였고 사랑한다, 용서해줄래?라고 적은 표지판을 만들어 쇠막대에 걸어놓고 라디오를 켜둔 채 세상을 떠났다. 자식들은 그 집을 팔았고 새로운 주인은 쇠막대를 뽑아 길가에 버렸다는 이야기이다. 오랫동안 아버지의 즐거움이자 아이들의 즐거운 추억 속에 하나의 물건인 쇠막대가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내쳐지는 이 짧은 이야기 속에서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뭔지모를 뭉클함과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 외에도 <강아지>라는 이야기에서는 불운했던 어린 시절을 지녔던 마리는 강아지를 입양하려고 갔던 집에서 묶여있는 아이를 바라보고 자신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는 지금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랑하는 아이들과 남편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에 감사함과 행복을 느낀다. 이렇게 정말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본 아타까운 이 시대의 우리 모습들을 통해 가족을 떠올리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데 유쾌하고 가슴뭉클하기도 했다. 단편 소설이라 가볍고 쉬울 줄 알았지만 잔잔하게 깊이가 있는 내용들로 여운이 많이 남는 매력적인 이야기들이었다.

     

  • 12월 10일 | st**4s | 2015.05.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책 표지와 같이 영어권 최고의 단편 소설 작가란 말에 장편위주로 읽기에 단편이 주는 단조로움 때문에 제대로 읽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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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와 같이 영어권 최고의 단편 소설 작가란 말에

    장편위주로 읽기에 단편이 주는 단조로움 때문에

    제대로 읽은 책들이 없었기에 짧은 글 속에 담긴 심오한 주제와

    인간성찰에 대한 이야기들로 인해서 어지간한 장편소설보다

    밀도와 농도가 깊고 짙은 단편소설이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지 손더스의 발표작들 가운데 가장 냉철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불편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소설 열 편을 엮은 네 번째 단편소설입니다.

    약간은 미래주의적인 지금의 미국의 모습들을 그려넣었고,

    우울함과 유머가 공존하는 14편의 단편소설들이라서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 멋진책입니다.

    이 14편의 단편들을 통해서 복잡한 이야기보다는 인물의 내면에 대한

    묘사들로 주를 이루고, 생략들과 여백들이 많아서

    읽는내내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러한 장치들을 통해서

    상징화된 의미가 어떤 것들인기 곰곰히 생각해 볼수 있었던

    장면의 선택들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비록 글들이 길이는 짧았지만 그 만큼 밀도가 높은 퀄리티가 높았던

    수준있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작가 조지 손더스의 유머감각과 페이소스,

    그리고 독창성과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을 통해서 이 12월 10일을 읽는 내내

    각박한 자본주의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람을 목적이

    아닌 도구로 취급하는 일들은 여기저기 참 많은데,

    저자가 그리는 자본주의에 대해 미리 예견해보고 생각해볼 수있는

    좋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이 어두운 주제를 마냥 어둡지만은 않게 예리한 시선으로 어떻게 작품들 속에

    그의 날카로운 필치와 발랄하고 따스함이 공존하는

    맛깔스러움을 느낄 수 있고, 이러한 그의 성찰을 통해

    어떻게 풀어놓을지 궁금하신 분들께 꼭 어울리는

    흥미진진한 단편 소설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12월 10일 / 조지 손더스(George Saunders) 저/박아람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04.06

  •     "조지 손더슨의 이야기들은 예술적인 동시에 심오하다. '어둡게 재미있는' 그 이야기들은 독자를...

     

     


    "조지 손더슨의 이야기들은 예술적인 동시에 심오하다. '어둡게 재미있는' 그 이야기들은 독자를 우리 시대의 가장 어려운 질문들의 가장자리까지 이끌고 가 그 이면과 그 너머에 무엇이 자리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폴리오문학상 선정 심사위원평, 뒷 표지 中에서).



    "독창적이다!" 첫 작품부터 강렬하게 다가오는 첫 느낌은 "독창적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12월 10일>은 "영미권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 "미국 단편문학의 귀재"라 불리는 "조지 손더스"의 단편집입니다. 총 10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단편집이라기보다는 중편집에 더 가까워보이기도 합니다. 이 "미국 단편문학의 귀재"는 2페이지로 끝나는 이야기에서부터 거의 70페이지에 달하는 작품까지 분량에 구애됨 없이 단편과 중편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듭니다.

     

    이 책에 쏟아진 많은 찬사 중에 폴리오문학상 선정 심사위원평이 이 작품을 가장 잘 말해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둡게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평처럼, 조지 손더스의 이야기는 굉장히 유머러스한데 그 유머 뒤에 냉혹하게 현실을 파헤치는 예리한 칼날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재밌어서 더 오싹하다고나 할까요. 생각 없이 웃다가 잔혹한 덫에 걸린 걸 알게 된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 오싹함이 "우리 시대의 가장 어려운 질문들의 가장자리까지 독자를 이끌고 가 그 이면과 그 너머에 무엇이 자리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조지 손더스의 작품은 읽어내기 그리 녹록하지는 않습니다. 스타일이 워낙 독특하기 때문인지 처음엔 몹시 당혹스러웠습니다. "이건 뭐지?" 하는 느낌. 그러다 알게 됩니다. 장난스러워 보이는 장치들이 사실은 굉장히 수준 높은 풍자라는 걸 말입니다. 자적인 색체가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작품 중 하나는 <거미머리 탈출기>입니다. '거미머리'로 불리는 통제실의 조정 아래 재소자를 상대로한 신약 검증 실험이 진행됩니다. 인간 실험쥐가 된 재소자에게 인권도, 자유도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이 작품이 독자에게 숙제처럼 던져주는 문제는 '자살'입니다.


    가장 짧은 작품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한 느낌에 사로잡혔던 작품 <막대>. 한 사람의 인생, 한 세대의 삶을 '막대' 하나에 응축에 그려낸 이 작품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아버지는 사랑한다라고 적은 표지판을 만들어 쇠막대에 매달고 용서해줄래?라고 적은 표지판까지 만들어 걸어놓은 뒤, 집 안 복도에서 라디오를 켜둔 채 세상을 떠났다. 우리는 그 집을 젊은 부부에게 팔았고, 그 부부는 쇠막대를 뽑아 쓰레기를 수거하는 날 길가에 내다놓았다"(막대/ 42). 조지 손더스의 작품은 굉장히 격렬한 순간에도 감정의 동요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문체를 구사합니다. 그런데 그 건조한 문체가 가진 폭발력은 얼마나 강력한지, 작가는 마치 독자를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몰아넣고 자신은 강건너 불구경하듯 초연하게 독자를 바라보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더 오싹합니다.


    <12월 10일>은 읽고 나서 토론이 하고 싶어지는 소설입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이면을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을 건드리기 전에 먼저 강렬한 느낌으로 독자를 강타하는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 12월 10일 | md**ksu | 2015.04.2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번 달에는 평상시 들어보진 못한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읽었다. 그것도 단편집으로만. 이복구의 <맨밥>과 조지 손더...

    이번 달에는 평상시 들어보진 못한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읽었다. 그것도 단편집으로만. 이복구의 <맨밥>과 조지 손더스의 <1210> 바로 그 작품들이다. 특이하게도 두 작품 모두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 같다. 아마 <맨밥>은 죽음과 현대인의 상실감을 표현하였고 <1210>은 기묘한 인물들의 기묘한 이야기들(손더스의 작품에도 자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을 표현하면서 둘 모두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맨밥>의 어두운 분위기와는 달리 <1210>은 어두우면서도 그 속에 유쾌함과 즐거움을 느낄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담겨있다. 그래서 그런 걸까? 작품 곳곳에서 보이는 의도적인 오자나 약품명으로 쓴 단어들을 보면 조지 손더스라는 작가가 상당한 장난꾸러기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유쾌함과는 달리 작품의 내용은 오히려 무겁게 느껴진다. 인간이고 싶어 하는, 너무나 평범한 인간이고 싶어 하는 이가 결국은 죽음을 선택하는 모습이 가슴 아리게 다가온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누군가에게 해를 가하는 아이의 모습은 또 왜 그렇게 무서우면서도 슬퍼 보이는지? 일을 하기로 하고, 그 일을 잘하기로 동의하지 않았느냐는 직장 상사의 은근한 목소리는 또 얼마나 공포스럽게 들리는지? 죽음을 결심한 이가 누군가를 구하려 하는 모습이 주는 감동은 또 얼마나 따뜻했는지?

     

    보다 보니 모두가 다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소설 속 인물들이 낯설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직장에서 느끼는 압박감이나,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또한 타인의 아픔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이나, 어쩌면 우리 모두에 마음속에 담긴 정체모를 악한 본성까지, 우리네 평범한 이들의 모습이다. 그렇기에 손더스의 작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가 보다. 기묘한 이야기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은 보편적인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니 말이다.

     

    평소 단편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 손더스의 작품들이 내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10편의 짧은 이야기가 이렇게 무겁고 즐거울지 미처 몰랐다. 한 장 분량의 짧은 이야기에 사람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 그래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니. 손더스의 다른 작품들은 얼마만한 무게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   출퇴근길에 지하철 풍경은 지극히도 클리셰 합니다. 저 역시도 그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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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길에 지하철 풍경은 지극히도 클리셰 합니다.

    저 역시도 그러하지요. 제법 거리가 먼 편이라 종착역에서 가뿐하게 앉은 채로 출발하면 보통은 10여분 정도는 인터넷을 뒤적거리거나 메일을 확인하고 40여분 정도는 책을 읽고 10분 정도는 까무룩 졸다 내려야 할 때 즈음에는 용케도 눈이 번쩍 뜨여 내리는 짓을 십 몇년 째 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떨 때에는 저 세 가지의 시간이 맞바뀌는 경우도 다반사이긴 하지요. 인터넷을 하다가, 졸다가 책을 10여분 서너장도 못 보고 내리는 경우도 있으며 책을 읽다가, 졸다가 웹서핑을 하다 끝내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로 이 시간대에는 단편소설집을 들고 다니곤 합니다. 한 꼭지씩 끊어서 읽기도 편할 뿐더러 딴짓(?)을 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러다 고개를 들어서 가만히 보면 늘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인터넷이나 카톡을 하지 책을 들여다 보는 이는 거의 없어 어떨 때에는 책을 대놓고 읽기가 왠지 쑥쓰러워지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 [12월 10일]을 처음 만난 날은 그러하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보통의 퇴근 길은 무척 혼잡합니다. 출근 때에는 앉아 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퇴근 때에는 운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었고 대부분은 앞에 앉은 이가 자리를 내어줄때까지 꼼짝없이 선채로, 가방을 메고 - 책을 읽기란 몹시도 짜증나는 기분에 집중도 되지 않지요- 졸수도 없어 쓸데없이 웹페이지만 이리저리 배회하기 일쑤였는데 그 날은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늦은 저녁이어서 그랬는지 앞 전철이 다들 태우고 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앉을 곳은 넉넉했고 제일 선호하는 중간자리도 남아 있었습니다. 느긋하게 유머 게시판에 들어가서 업데이트된 글을 키득대며 읽다가 옆자리의 아가씨가 책을 펴고 읽는 것이 눈에 들어오고서야 마지못해 이 책을 꺼내들었지요. 그리고는 곧 한 페이지를 읽었을때 막연한 불안함이 순간적으로 엄습해 왔습니다. 뭐지 ? 이 느낌은 하고 말입니다. 졸음은 순식간에 달아났고 눈에는 책이 활자만이 온전히 들어왔던 그런, 흔치않는 경험은 오랫만이었습니다.

    프로이트는 '마음은 빙산과 같다. 커다란 얼음 덩어리의 일부만이 물 위로 노출된 채 떠다닌다.'라고 하였지요. 그 유명한 빙산이론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조지 샌더슨의 단편소설 대부분은 끊임없이 밖으로 표출되고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내면의 소리에 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을 첫장부터 선언합니다. 그것들은 너무 다양해서 사실은 미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것도 있었으나 인류의 보편적인 것, 사실과 환영, 부조리에 관해 정제된 언어로 직설적으로 표현하여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어 마음을 몹시 불편하게 합니다. 그 불편함은 불안감으로 고스란히 옮겨 가지요. 거기에는 특정한 줄거리를 따라 흘러가는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른 형식도 한몫을 합니다.

    첫번째로 실려있는 <승리의 질주>는 납치를 당해 죽을 뻔한 앨리슨 포프의 내밀한 욕망을 처음부터 거리낌없이 보여주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작가는 의식의 흐름이 몽상으로 이어져 얕은 잠을 자면서 꾸는 꿈처럼 정돈되지 않는 산만한 마음을 그대로 내버려 둡니다. 그러면서도 곳곳에 나타나 주인공의 상태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독자를 매 순간 순간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는 이야기가 어디로 어떻게 갈지 감 잡을 수 조차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안 좋은 일이 분명히 벌어질 것이라는 예감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순간, 이야기는 앨리슨 포프를 구할(앞으로) 카일 부트의 내면으로 넘어갑니다. 제한된 정보를 조금씩 조금씩 내어주는 문장을 읽을수록 읽기가 불편해지기 시작하지요. 그리고는 이 불안함의 정체가 급작스럽게 드러나는데 앨리슨 포프를 좋아했던 소심하고 착한 카일부트가 납치범을 어떻게 그리 잔인하게 죽였는가는 사실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이야기를 하려니 어쩔 수 없는 스포일러가 되어 버렸군요. - '역사시간에 본 비디오에 나왔던 포로 같은 자세를 하고 있었다. 눈을 가린 채 무릎을 꿇고 앉아 철모 쓴 군인 같은 사내가 칼을 내리치기를 기다리는, 그런 포로로 말이다. p36' 라는 문장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아니면 10대 소년의 압제의 해방의 분출구로 볼 수도 있고 말입니다. 사실 이것 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 작가가 우리에게 던져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워낙 여러 각도로 해석이 가능한 계층적인 소설이라 다르게 생각할 수도 여지도 상당히 많습니다. - 앨리슨의 부모가 아이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말하라고 하던 것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 앨리슨이 말한다. 난 밖으로 달려 나갔어요. 소리를 쳤죠, 아빠가 대꾸한다.

    그래, 맞아, 넌 소리를 쳤어. 챔피언처럼 소리쳤지.

    그래서 카일이 어떻게 했지? 엄마가 묻는다.

    돌을 내려놨어요. 앨리슨이 말한다. 너희 둘한테 나쁜 일이 일어났어. 하지만 그 정도에서 끝난 게 천만다행이야. 아빠가 말한다.

    더 나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어. 엄마가 거든다.

    하지만 너희들이 잘 대처해서 더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 아빠가 말한다.

    정말 잘했어. 엄마가 말한다.

    장하다. 아빠가 말한다. p37'?

    이 이야기를 온전히 알고 있는 독자라면 엄마 아빠가 말한 '잘했다'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를....... 잘 대처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오싹하게도 인터넷뉴스에 달린 어떤 댓글과도 몸서리치게 닮은 이 현실을 이렇게 잔인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전쟁터에서 누명을 쓰고 불명예 제대 후 돌아온 병사의 귀환 후 이야기를 다룬 <집>또한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 자리의 부재가 몰고 온 피폐해진 삶을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짧은 단편으로 흡인력있게 써 내려간 조지 샌더슨의 문장을 보노라면 '자본주의 문화의 부조리하고 비 인간적인 면을 가장 잘 관찰하는 눈을 가진 작가'라고 평한 주노 디아즈(우리 나라에는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으로 알려진 소설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에게는 가장 미국적인 소설임에도 가장 공감이 갔던 가슴 아픈 이야기로 인상이 깊이 남아 있습니다.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처럼 어찌할 수 없는 길버트의 마음이 떠올랐지만 어찌할까요. '좋아, 좋다고, 당신들이 나를 보냈으니 이제 나를 다시 대려와. 나를 다시 데려올 방법을 찾으라고, 빌어먹을 인간들아.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개자식들이야. p236' 재앙의 윤곽을 겨우 잠재우는 그를 보고 있자니 짠하네요.

    또한 이 단편선집의 표제작인 <12월 10일>은 기묘한 감동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공상적인 상상을 하며 산책하다 추운 겨울 호숫가에 빠진 약간 모자란 소년을 얼어 죽기로 결심하고 옷을 벗은 말기 암 환자가 구한다는 이 이야기는 조지 샌더슨의 열 편의 단편소설 중 가장 희망적이고 따스한 눈길을 담고 있습니다. 냉철한 눈으로 사회를 비판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마음을 지닌 작가의 심성을 여기에서 살짝 맛볼 수 있었지요.

    커트 보네거트를 소설을 연상케 하는 <셈플리카걸 다이어리>은 SF소설의 경계소설이면서 유쾌한 풍자로 웃기면서도 슬픈 부조리의 극치를 맛보게 해 줍니다. 가난에 허덕이다 운 좋게 복권에 당첨된 소시민 부부가 딸의 생일 축하를 위해 벌이는 소동을 다룬 이야기로 정원에 배치한 셈플리카걸이 - 뇌에 미세한 줄이 꿰여 높은 곳에 매달린 채 바람에 흰옷을 휘날리며 부자들의 잔디밭을 장식해주는 여성들로, 다양한 제3세계 국가들(몰도바, 소말리아, 라오스 등)에서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온 이주민들을 지칭 -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머리속에 잘 그려지지 않아 내심 섭섭했으나(아무리 생각해도 그 미세한 줄로 무게를 어떻게 지탱을 해줄지에 대해 의문이 떠나지 않았으나 그려려니 포기를...) 막판의 소소한 반전으로 인해 - 전반적으로 소지 샌더슨의 단편소설은 읽는 내내 불안함을 안겨 주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한가 싶기도 하다가도 뒤통수를 깜찍하게 갈겨주는 반전도 있어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즐거움과 씁쓸함이 기묘하게 뒤섞이는 묘한 감정을 들게도 하고 말입니다. <나의 기사도적인 대실책>은 풍자소설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럴테면 정직한 내부고발자에 대한, 혹은 행동하는 양심의 기사도 발현이 어떤 식으로 매장되어지는가에 대한 오마주(?)라고나 할까요.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원서를 보지는 못했지만 조지 손더스가 꽤 독특한 문체라 한국어로 번역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어디에선가 읽은 기억이 있는데 역시 군데 군데 한번 읽어서는 언뜻 들어오지 않는 문장들이 보였고 한국어로 적당히 대체할 말이 없었는지 <거미머리 탈출기>의 경우 "말이술술 ™" 이던가 "꼿꼿이서™", "우울폭포™" 등 -개인적으로 코믹해서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 재미난 의역이 눈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아쉬움을 하나 더 꼽자면 역자후기를 저는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어떠한 것을 중점적으로 이해하면서 번역하였는지 역자의 느낌이라던가 어려웠던 점 등 등을 읽으면 더욱 더 역자의 수고스러움에 감사를 표하게 됩니다. 원서 읽기의 괴로움과 그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독자들에게 쉽게 읽게 도와주니 이렇게 고마울 때가 어디 있겠습니까) 편집자가 일부러 뺀 것인지 아니면 역자가 쓰지 않은 건지 모르겠으나 없어서 은근 섭섭 했습니다~

    어느 하나도 버릴 것 없는 성찬을 맛보면서 - 그 외 <거미머리 탈출기>에서는 인간의 존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고 <강아지>는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당신도 그걸 겪었지만 외면하는 잔인함에 마음이 아팠으며 <권고>에서는 직장인의 실적으로 인한 공포가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초 엽편소설인 <막대>는 아버지의 집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지요. - 사실은 지하철에서 간간히 보려고 했는데 두 꼭지 읽고 나머지는 집에서 완전 몰입해 하루만에 끝장을 내고 말았습니다.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았기에 한번 더 재독을 하였는데 역시 두번째 읽을때에는 처음에 보이지 않던 여러 느낌들이 다르게 다가오더군요. 자연스럽게 정독하면서 생각을 정리 하는데 오랫만에 이런 어렵지 않는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소설을 만나니 놀랍고 신선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좋은 작가의 소설이 이렇게도 늦게 국내에 소개되었다는 점이 아쉽기만 합니다. 아무쪼록 조지 손더슨의 다른 단편소설집도 국내에 번역되어 읽어 보았으면 하는 간절한 희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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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넛새창으로 보기
    chikaㅣ 2015-04-09 ㅣ 공감(8)댓글 (4)
    내가 어렸을적엔, 우리 집이 찢어지게 가난 - 아, 물론 그렇다고 지금 찢어진 곳이 다 기워질만큼 풍족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아무튼. 내 학창 시절에 '용돈'이란 개념은 커녕 어린이 시절에 어린이 날이라는 것조차 없었던 그 어린 시절에도 우리집에는 항상 풍족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도넛과 튀김과 만두.어머니가 이북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 명절이 되면 반드시 만두를 빚어 먹었고, 어떻게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튀김과 도넛을 자주 해 먹었다. 어머니가 원체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기도 하셨기 때문에 자주 만드셨을수도 있지만 솔직히 손이 많...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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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06, 신간 리스트.]새창으로 보기
    302moonㅣ 2015-04-06 ㅣ 공감(1)댓글 (0)
    마그누스 작품의 배경이 된 세계대전, 이후의 냉전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이 세계는 폭력으로 둘러싸여 있다. 믿을 수 없이 거대하고 위험한 이 세계 안에서 개인은 위태로운 삶을 이어나갈 뿐이다. 이러한 현실과 삶의 진실 앞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 몰두하는 문학의 역할에 대해서 누군가는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는다. 『마그누스』는 그 질문에 대해 이 압도적으로 폭력적인 세상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켜내는 길은, 그곳에서 우리를 영영 잃어버리지 않는 길은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의 이름이 무엇인지 기억하는 것뿐이라고 대답...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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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심새창으로 보기
    다락방 ㅣ 2015-04-02 ㅣ 공감(14)댓글 (24)
    엄마가 요즘 나오는 토마토라며 무슨 토마토를 싸줬는데, 이름을 까먹었다. 짭짤이 토마토? 암튼 겁나 맛있는데, 엄마가 몇 개 싸줄까, 해서 동료 세개 나 세개 여섯개 싸줘, 라고 했는데 회사 와서 토마토를 보는 순간 내 마음속에 자라나는 욕심...동료 두 개주고 나 네 개 먹었다. 그래서 지금 배가 터진다. 세 개 줄걸...욕심이 똥구멍까지 차가지고..암튼 이게 무슨 설탕 뿌려놓은 듯 맛있는 토마토다.암튼간에 좀전에 북플에 들어갔더니 내가 '해리 홀레' 시리즈의 마니아가 되었다고 한다. 나로 말하자면, 해리 홀레 시리즈중 《스노우맨...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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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새창으로 보기
    어떤 ㅣ 2015-03-27 ㅣ 공감(0)댓글 (0)
    제목 때문인지 왠지 엄청 재미있을 것 같다. 특히 <비밀 아파트>나 <알바 패밀리>가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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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길에 지하철 풍경은 지극히도 클리셰 합니다.

    저 역시도 그러하지요. 제법 거리가 먼 편이라 종착역에서 가뿐하게 앉은 채로 출발하면 보통은 10여분 정도는 인터넷을 뒤적거리거나 메일을 확인하고 40여분 정도는 책을 읽고 10분 정도는 까무룩 졸다 내려야 할 때 즈음에는 용케도 눈이 번쩍 뜨여 내리는 짓을 십 몇년 째 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떨 때에는 저 세 가지의 시간이 맞바뀌는 경우도 다반사이긴 하지요. 인터넷을 하다가, 졸다가 책을 10여분 서너장도 못 보고 내리는 경우도 있으며 책을 읽다가, 졸다가 웹서핑을 하다 끝내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로 이 시간대에는 단편소설집을 들고 다니곤 합니다. 한 꼭지씩 끊어서 읽기도 편할 뿐더러 딴짓(?)을 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러다 고개를 들어서 가만히 보면 늘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인터넷이나 카톡을 하지 책을 들여다 보는 이는 거의 없어 어떨 때에는 책을 대놓고 읽기가 왠지 쑥쓰러워지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 [12월 10일]을 처음 만난 날은 그러하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보통의 퇴근 길은 무척 혼잡합니다. 출근 때에는 앉아 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퇴근 때에는 운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었고 대부분은 앞에 앉은 이가 자리를 내어줄때까지 꼼짝없이 선채로, 가방을 메고 - 책을 읽기란 몹시도 짜증나는 기분에 집중도 되지 않지요- 졸수도 없어 쓸데없이 웹페이지만 이리저리 배회하기 일쑤였는데 그 날은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늦은 저녁이어서 그랬는지 앞 전철이 다들 태우고 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앉을 곳은 넉넉했고 제일 선호하는 중간자리도 남아 있었습니다. 느긋하게 유머 게시판에 들어가서 업데이트된 글을 키득대며 읽다가 옆자리의 아가씨가 책을 펴고 읽는 것이 눈에 들어오고서야 마지못해 이 책을 꺼내들었지요. 그리고는 곧 한 페이지를 읽었을때 막연한 불안함이 순간적으로 엄습해 왔습니다. 뭐지 ? 이 느낌은 하고 말입니다. 졸음은 순식간에 달아났고 눈에는 책이 활자만이 온전히 들어왔던 그런, 흔치않는 경험은 오랫만이었습니다.

    프로이트는 '마음은 빙산과 같다. 커다란 얼음 덩어리의 일부만이 물 위로 노출된 채 떠다닌다.'라고 하였지요. 그 유명한 빙산이론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조지 샌더슨의 단편소설 대부분은 끊임없이 밖으로 표출되고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내면의 소리에 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을 첫장부터 선언합니다. 그것들은 너무 다양해서 사실은 미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것도 있었으나 인류의 보편적인 것, 사실과 환영, 부조리에 관해 정제된 언어로 직설적으로 표현하여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어 마음을 몹시 불편하게 합니다. 그 불편함은 불안감으로 고스란히 옮겨 가지요. 거기에는 특정한 줄거리를 따라 흘러가는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른 형식도 한몫을 합니다.

    첫번째로 실려있는 <승리의 질주>는 납치를 당해 죽을 뻔한 앨리슨 포프의 내밀한 욕망을 처음부터 거리낌없이 보여주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작가는 의식의 흐름이 몽상으로 이어져 얕은 잠을 자면서 꾸는 꿈처럼 정돈되지 않는 산만한 마음을 그대로 내버려 둡니다. 그러면서도 곳곳에 나타나 주인공의 상태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독자를 매 순간 순간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는 이야기가 어디로 어떻게 갈지 감 잡을 수 조차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안 좋은 일이 분명히 벌어질 것이라는 예감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순간, 이야기는 앨리슨 포프를 구할(앞으로) 카일 부트의 내면으로 넘어갑니다. 제한된 정보를 조금씩 조금씩 내어주는 문장을 읽을수록 읽기가 불편해지기 시작하지요. 그리고는 이 불안함의 정체가 급작스럽게 드러나는데 앨리슨 포프를 좋아했던 소심하고 착한 카일부트가 납치범을 어떻게 그리 잔인하게 죽였는가는 사실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이야기를 하려니 어쩔 수 없는 스포일러가 되어 버렸군요. - '역사시간에 본 비디오에 나왔던 포로 같은 자세를 하고 있었다. 눈을 가린 채 무릎을 꿇고 앉아 철모 쓴 군인 같은 사내가 칼을 내리치기를 기다리는, 그런 포로로 말이다. p36' 라는 문장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아니면 10대 소년의 압제의 해방의 분출구로 볼 수도 있고 말입니다. 사실 이것 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 작가가 우리에게 던져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워낙 여러 각도로 해석이 가능한 계층적인 소설이라 다르게 생각할 수도 여지도 상당히 많습니다. - 앨리슨의 부모가 아이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말하라고 하던 것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 앨리슨이 말한다. 난 밖으로 달려 나갔어요. 소리를 쳤죠, 아빠가 대꾸한다.

    그래, 맞아, 넌 소리를 쳤어. 챔피언처럼 소리쳤지.

    그래서 카일이 어떻게 했지? 엄마가 묻는다.

    돌을 내려놨어요. 앨리슨이 말한다. 너희 둘한테 나쁜 일이 일어났어. 하지만 그 정도에서 끝난 게 천만다행이야. 아빠가 말한다.

    더 나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어. 엄마가 거든다.

    하지만 너희들이 잘 대처해서 더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 아빠가 말한다.

    정말 잘했어. 엄마가 말한다.

    장하다. 아빠가 말한다. p37'​

    이 이야기를 온전히 알고 있는 독자라면 엄마 아빠가 말한 '잘했다'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를....... 잘 대처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오싹하게도 인터넷뉴스에 달린 어떤 댓글과도 몸서리치게 닮은 이 현실을 이렇게 잔인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전쟁터에서 누명을 쓰고 불명예 제대 후 돌아온 병사의 귀환 후 이야기를 다룬 <집>또한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 자리의 부재가 몰고 온 피폐해진 삶을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짧은 단편으로 흡인력있게 써 내려간 조지 샌더슨의 문장을 보노라면 '자본주의 문화의 부조리하고 비 인간적인 면을 가장 잘 관찰하는 눈을 가진 작가'라고 평한 주노 디아즈(우리 나라에는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으로 알려진 소설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에게는 가장 미국적인 소설임에도 가장 공감이 갔던 가슴 아픈 이야기로 인상이 깊이 남아 있습니다.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처럼 어찌할 수 없는 길버트의 마음이 떠올랐지만 어찌할까요. '좋아, 좋다고, 당신들이 나를 보냈으니 이제 나를 다시 대려와. 나를 다시 데려올 방법을 찾으라고, 빌어먹을 인간들아.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개자식들이야. p236' 재앙의 윤곽을 겨우 잠재우는 그를 보고 있자니 짠하네요.

    또한 이 단편선집의 표제작인 <12월 10일>은 기묘한 감동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공상적인 상상을 하며 산책하다 추운 겨울 호숫가에 빠진 약간 모자란 소년을 얼어 죽기로 결심하고 옷을 벗은 말기 암 환자가 구한다는 이 이야기는 조지 샌더슨의 열 편의 단편소설 중 가장 희망적이고 따스한 눈길을 담고 있습니다. 냉철한 눈으로 사회를 비판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마음을 지닌 작가의 심성을 여기에서 살짝 맛볼 수 있었지요.

    커트 보네거트를 소설을 연상케 하는 <셈플리카걸 다이어리>은 SF소설의 경계소설이면서 유쾌한 풍자로 웃기면서도 슬픈 부조리의 극치를 맛보게 해 줍니다. 가난에 허덕이다 운 좋게 복권에 당첨된 소시민 부부가 딸의 생일 축하를 위해 벌이는 소동을 다룬 이야기로 정원에 배치한 셈플리카걸이 - 뇌에 미세한 줄이 꿰여 높은 곳에 매달린 채 바람에 흰옷을 휘날리며 부자들의 잔디밭을 장식해주는 여성들로, 다양한 제3세계 국가들(몰도바, 소말리아, 라오스 등)에서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온 이주민들을 지칭 -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머리속에 잘 그려지지 않아 내심 섭섭했으나(아무리 생각해도 그 미세한 줄로 무게를 어떻게 지탱을 해줄지에 대해 의문이 떠나지 않았으나 그려려니 포기를...) 막판의 소소한 반전으로 인해 - 전반적으로 소지 샌더슨의 단편소설은 읽는 내내 불안함을 안겨 주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한가 싶기도 하다가도 뒤통수를 깜찍하게 갈겨주는 반전도 있어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즐거움과 씁쓸함이 기묘하게 뒤섞이는 묘한 감정을 들게도 하고 말입니다. <나의 기사도적인 대실책>은 풍자소설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럴테면 정직한 내부고발자에 대한, 혹은 행동하는 양심의 기사도 발현이 어떤 식으로 매장되어지는가에 대한 오마주(?)라고나 할까요.

    ​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원서를 보지는 못했지만 조지 손더스가 꽤 독특한 문체라 한국어로 번역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어디에선가 읽은 기억이 있는데 역시 군데 군데 한번 읽어서는 언뜻 들어오지 않는 문장들이 보였고 한국어로 적당히 대체할 말이 없었는지 <거미머리 탈출기>의 경우 "말이술술 ™" 이던가 꼿꼿이서™", "우울폭포™" 등 -개인적으로 코믹해서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 재미난 의역이 눈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아쉬움을 하나 더 꼽자면 역자후기를 저는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어떠한 것을 중점적으로 이해하면서 번역하였는지 역자의 느낌이라던가 어려웠던 점 등 등을 읽으면 더욱 더 역자의 수고스러움에 감사를 표하게 됩니다. 원서 읽기의 괴로움과 그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독자들에게 쉽게 읽게 도와주니 이렇게 고마울 때가 어디 있겠습니까) 편집자가 일부러 뺀 것인지 아니면 역자가 쓰지 않은 건지 모르겠으나 없어서 은근 섭섭 했습니다~

    어느 하나도 버릴 것 없는 성찬을 맛보면서 - 그 외 <거미머리 탈출기>에서는 인간의 존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고 <강아지>는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당신도 그걸 겪었지만 외면하는 잔인함에 마음이 아팠으며 <권고>에서는 직장인의 실적으로 인한 공포가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초 엽편소설인 <막대>는 아버지의 집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지요. - 사실은 지하철에서 간간히 보려고 했는데 두 꼭지 읽고 나머지는 집에서 완전 몰입해 하루만에 끝장을 내고 말았습니다.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았기에 한번 더 재독을 하였는데 역시 두번째 읽을때에는 처음에 보이지 않던 여러 느낌들이 다르게 다가오더군요. 자연스럽게 정독하면서 생각을 정리 하는데 오랫만에 이런 어렵지 않는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소설을 만나니 놀랍고 신선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좋은 작가의 소설이 이렇게도 늦게 국내에 소개되었다는 점이 아쉽기만 합니다. 아무쪼록 조지 손더슨의 다른 단편소설집도 국내에 번역되어 읽어 보았으면 하는 간절한 희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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