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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게(보름달문고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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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쪽 | A5
ISBN-10 : 8954620264
ISBN-13 : 9788954620260
시간 가게(보름달문고 53) 중고
저자 이나영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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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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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배송이 조금 그렇지만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ccc2*** 2020.02.20
41 보내주신 책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co***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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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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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삶을 유예시키다. 우리 역사와 정서를 담아낸 「보름달문고」 제53권 『시간 가게』.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해온 동화 작가 이나영의 첫 번째 장편동화입니다. 오직 1등이 되기 위해 날마다 10분의 시간을 사는 대신 과거의 행복한 기억을 잃어 정체성 혼란에 시달리는 소녀 '윤아'의 이야기를 속도감과 긴장감 넘치게 담아냈습니다. 그림 작가 윤정주의 매력과 개성 넘치는 그림을 함께 실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윤아는 엄마가 짜 놓은 계획표에 따라 하루 종일 학원을 다녀요. 전교 2등의 실력이지만 과외도 하고 있어요. 엄마는 먼저 세상을 뜬 아빠에게 떳떳하기 위해 윤아를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밤낮없이 돈을 버느라 바빠요. 윤아는 엄마를 기쁘게 하고 싶어 힘들고 벅차도 꾹 참으며 공부해요. 어느 날 윤아는 우연히 '시간 가게'에 들러 하루에 한 번 행복한 기억 한 가지를 팔면 오직 자신만 쓸 수 있는 10분의 시간이 생기는 거래를 제안받는데…….

저자소개

저자 : 이나영
저자 이나영은 오랫동안 어린이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했습니다. 내가 쓴 책을 그 친구들과 함께 읽을 생각을 하니 무척 설렙니다. 『시간 가게』로 제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림 : 윤정주
그린이 윤정주는 다양한 분야의 어린이 책에 매력 넘치고 개성 있는 그림을 선보여 왔습니다. 『황 반장 똥 반장 연애 반장』『딱 걸렸다 임진수』『잘한다 오광명』『주병국 주방장』『돈 잔치 소동』『천하무적 조선 소방관』『전교 네 명 머시기가 간다』,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차

1. 시간 가게
2. 시간을 사다
3. 십 분 후
4. 수학 시험
5. 전교 1등
6. 행복해지는 길
7. 쓸쓸한 패배자
8. 다시 찾은 시간 가게
9. 인생 설계
10. 몸의 기억
11. 영어 인증 시험
12. 기억나지 않는 기억
13. 나는 왜
14. 또 다른 거래
15. 기억을 사다
16. 진짜 기억, 가짜 기억
17. 넌, 지금 어때?
18. 시계를 풀다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제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삶을 유예시킨 아이들의 이야기 “이 시계가 하루에 십 분의 시간을 내 줄 거야. 시간을 사는 방법은 아주 쉬워. 돈은 필요 없다. 넌 행복한 기억을 하나씩 주면 돼. 어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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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삶을 유예시킨 아이들의 이야기

“이 시계가 하루에 십 분의 시간을 내 줄 거야. 시간을 사는 방법은 아주 쉬워.
돈은 필요 없다. 넌 행복한 기억을 하나씩 주면 돼. 어때, 나와 거래를 하겠니?”


지금 현실의 고통받는 아이들의 아픔에 접속하여 그들의 소망을 그들이 좋아하는 양식인 판타지로 그려 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참으로 각별하다. 그래서 우리 심사위원은 전원 일치로 『시간 가게』를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시간을 단순히 소재로 사용하지 않고 시간과 기억이라는 추상적 개념의 이중적 사유를 통해 아이들을 위무하고, 정체성 형성의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다. _심사평 중에서

제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현실 아이들의 삶과 내면에 접속하는 생생한 판타지 동화


교훈주의를 뛰어넘은 역사 동화의 진수를 선보인 『책과 노니는 집』, 대담한 주제의식과 작법으로 어린이문학의 한 경계를 넘어섰다는 평을 받은 『거짓말 학교』, 작품의 배경을 프랑스로 확장하여 우리 사회의 남북문제를 짚은 『봉주르, 뚜르』, 로봇과 인간 아이의 우정을 그리며 인간성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을 담은 『열세 번째 아이』 등 선이 굵고 개성이 강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어린이문학의 깊이와 폭을 넓혀 온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이 또 한 번의 걸출한 수상작을 출간했다. 『시간 가게』는 입시라는 미래의 목표를 위해 ‘지금’의 삶을 유예시킨 이 시대의 초등학생들과 그 가족들의 모습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아이들은 과연 이대로 행복한가?’라는 깊이 있는 질문을 건네는 작품이다.
경제 위기가 빚어낸 낙오에 대한 공포와 국제중, 일제고사 등의 등장은 우리의 불안으로 하여금 ‘동심은 지켜져야 한다.’라는 합의가 지키고 있던 마지노선을 무너트리고 초등학생까지 입시 광풍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제는 어린아이라고 해서 더 이상 예외가 아닌 경쟁의 딜레마 속에서 많은 초등학생들은 학원을 순회하며 자란다. 공부는 물론이거니와 취미나 여가도 학원이라는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며 규격화되고 후일의 목표를 위한 경력으로 준비된다. 가족의 풍경도 달라졌다. 부모가 마치 매니저처럼 자녀를 관리하고 입시 전략, 나아가 인생의 계획을 면밀히 세워주는 식이다. 『시간 가게』는 판타지적인 재미를 우선으로 하면서도 이런 현실을 재료로 하여 탄생한 작품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지도 않는 공부를 하며 늘 시간에 쫓기는 주인공 윤아는 어느 날 시간 가게를 만나 ‘기억을 팔아 시간을 사는’ 거래를 하게 된다. 그 뒤로 조금의 틈도 없이 꽉 짜여 있던 한 아이의 평범한 일상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시간 가게』는 입시 광풍으로 온전한 자기를 잃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 낸다. 주인공은 오로지 1등이 되기 위해 매일 십 분의 시간을 사고, 자신의 기억을 잃어버린다. 이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마술적 장치처럼 보이지만 사실 지금 아이들의 모습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서사가 진행되며 아이들의 소망을 재미있게 그린 판타지인 것 같던 이 동화는 바로 이곳의 현실을 잡아당긴다._심사평 중에서

‘지금 쓸 수 있는 십 분’을 사기 위해서라면 과거의 행복한 기억쯤은 팔 수 있다는 윤아의 생각은, 단 십 분만이라도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 심리의 반증이면서 동시에 ‘장밋빛 미래를 위해서라면 현재 삶의 기쁨은 희생시켜도 아깝지 않다’라는 어른들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현실에 대한 예리한 관찰을 기초로 한 시기적절한 문제 제기, 그리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품고 힘껏 뻗어나가는 서사의 독창성과 박진감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열심히 공부해야 미래가 편한 거야.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엔 웃게 돼.”

엄마가 하라는 대로 했을 뿐, 이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엄마와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_본문 중에서

초등학교 5학년인 윤아는 엄마가 짜 놓은 계획표에 따라 하루 종일 학원을 다니고, 학습지를 풀고 인강을 듣는다. 전교 2등의 실력이지만 영어 학원 레벨 테스트를 잘 보기 위해 과외를 받고, 수학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도 또 수학 과외를 받아야 한다. 엄마는 먼저 세상을 뜬 아빠에게 떳떳하기 위해 윤아를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밤낮없이 돈을 버느라 바쁘다. 매 순간이 벅차지만 윤아는 엄마를 기쁘게 하고 싶어 꾹 참으며 공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제시간에 늦어서 평소와는 다른 길로 학원에 가게 된 윤아는 운명처럼 ‘시간 가게’를 만난다. 길을 물어볼 곳이 필요하던 윤아는 대수롭지 않게 시간 가게에 발을 들여놓는다. 중앙에 자리한 거대한 나무나 벽에 적힌 이상한 문자 등 시각을 압도하는 그 기이한 공간 안엔 마치 윤아가 올 줄 알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을 한 할아버지가 있었다.

하루에 한 번, 행복한 기억을 하나 팔면 오직 나만 쓸 수 있는 십 분이 생기는 거래를 제안받는다면 어떨까? 늘 시간이 아쉬운 윤아는 별다른 망설임 없이 할아버지가 제시한 거래를 수락하고 특별한 시계를 받는다. 온 세상이 멈춘 십 분 동안 윤아는 자유롭다. 그리고 그 십 분들은 고스란히 1등이 되는 시간으로 사용된다. 시간이 멈춰 있는 동안 답안지를 베껴 라이벌인 수영이를 제치고 전교 1등이 되는 기쁨도 누린다. 시험 결과가 만족스러워질수록, 엄마의 웃는 모습이 늘어날수록 윤아의 마음은 불편해지지만 한번 시작한 시간 거래의 유혹은 멈출 수가 없다. 하지만 이사 오면서 헤어졌던 친구 다현이와 외할머니 등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불안한 행복을 유지하던 윤아를 뒤돌아보게 한다. 상대방이 내보이는 따뜻한 감정에 진심으로 반응하지 못하고, 아빠와 공유했던 비밀들도 잃어버린 자신을 보며 윤아는 기억을 잃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느낀다. 게다가 몰래 시간을 사는 것을 누군가가 알아챈 것 같아 큰일이다.

매력 없는 아이, 아무것도 아닌 나 이윤아. 나는 누구인가?

행복했던 기억이라……. 갑자기 떠올리려니 막막했다. 그런 건 시험문제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_본문 중에서

누군가와 맺었던, 온전히 느꼈던 행복한 기억을 잃어버리자 윤아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도 점점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시간을 팔기 위해서 ‘행복’에 대해 의식적으로 떠올리는 동안 처음으로 진짜 바라는 것이 생긴다. 교육열이 센 동네로 이사 오고 난 뒤 친구 관계에 대한 기대감도 버리고 스스로의 느낌이나 의견 같은 건 애써 무시한 채 로봇처럼 일상을 수행하던 윤아에게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행복, 기억, 시간 같은 것의 소중함을 느낀 윤아는 이제는 추억이 갖고 싶다. 기억이 없는 나는, 가슴이 텅 비어 혼자인 나는 진짜 ‘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행복하지 않은데 엄마 말처럼 미래에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만약에 그렇다 해도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_본문 중에서

윤아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을 더 이상 잃을 수가 없어 시간 가게로 달려간다. 조급해하는 윤아에게 시간 가게 할아버지는 이제까지와는 정반대의 새로운 거래를 제안하는데……. 윤아는 과연 이 혼란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시간 가게와의 거래가 점점 교묘하고 복잡해질수록 서사의 흐름에도 속도감이 붙고 긴장감은 최고조를 향해 달려간다.

멈춰진 아이들의 삶을 다시 재생시켜야 할 때

입시라는 과제 앞에 아이들의 소소한 삶의 경험은 저평가되기 십상이다. 바쁜 일상에 ‘놀이’나 ‘자아’나 ‘관계’가 들어올 자리는 없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경험들이 쌓여 유년기의 자아 정체성을 형성한다. 직접 부딪치고 체험하며 얻는 지혜, 타인과의 관계망 속에서 설계하는 자아정체성과 세계관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어린이청소년문학평론가 유영진은 ‘정체성 형성이라는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아이들은 더 깊은 혼란에 빠져들어 간다’면서,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나를 채워 주는 그 무엇이 없는 텅 빈 아이가 자신과 자신의 미래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사라진 아이의 시간과 기억은 돌이킬 수 없기에 주인공이 기억을 사고자 하는 노력은 파국으로 빠져들어 갈 수 밖에 없다’고 짚는다. 이런 상황은 비단 작품 속에서의 문제만이 아닌 바로 오늘의 시급한 현실 풍경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지금을 사는 것’이라고 작가는 작품 속에서 말하고 있다.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귀를 닫고 오로지 입시에 매달리는 이 시대의 많은 자녀와 부모들에게 ‘지금을 살아야’만 진정한 나로 살 수 있다는 작가의 조용한 메시지는 윤아의 발걸음을 따라 서서히 호소력을 얻으면서 책장을 덮을 즈음엔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둔중한 울림을 준다.
『시간 가게』를 읽은 독자들이 단 십 분만이라도 ‘나는 어떨 때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람은, 아이들을 어른에 의해서 통제되는 기계가 아니라 스스로 묻고 세상과 타인과 관계를 맺어 갈 수 있는 능동적인 존재로 존중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어린이 독자들이 기다리는 동화는, 현실의 삶이 빠진 채 환상계의 묘사에만 치중한 판타지나, 서사로서의 재미를 담보하지 못한 절름발이 작품이 아니다. 동화의 독자인 아이들을 둘러싼 현실을 예리하게 직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마음을 그들의 입장에서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위로와 용기를 주려 한 작가의 진정성이, 이 작품이 ‘문학’의 본질과 독자의 마음에 바짝 다가서도록 돕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시간 가게』는 독자들을 감싸 안고 그들의 친구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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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만약 시간을 판다면? | ss**um | 2015.12.13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하루에 주어진 시간이 24시간이 아닌 더 많은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렇게 주어진 시간이 타...
    하루에 주어진 시간이 24시간이 아닌 더 많은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렇게 주어진 시간이 타인에게 똑같이 주어진 게 아니라 오로지 나에게만 주어진다면 평소에 못했던 것들을 다 할 수 있을 거라는 다짐 아닌 다짐을 해보게 된다. 학창시절 시험 기간만 되면 시간이 더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 시간에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알 수 없는 자신감. 왜 시간이 주어진다면 성적하고만 연결 짓는지 과거에 대한 연민은 늘 씁쓸하기만 하다.

     

      어느 날 누군가 시간을 살 수 있다고 말해준다면 어떨까? 초등학교 5학년인 윤아는 우연히 전단지를 보고 시간을 살 수 있는 가게에 들어가 행복한 기억과 바꾸는 거래를 한다. 1등을 하고 싶었던 윤아는 행복한 기억을 떠올림과 동시에 시간이 10분씩 멈춰져 다른 사람들에게 주어지지 않는 시간을 번다. 처음에 윤아는 학원에 늦을까봐 10분을 얻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잘못된 일들에 10분을 쓰고 만다. 시간을 멈춰놓고 시험 문제를 베끼고, 자신을 싫어하는 친구를 골탕 먹이기도 한다. 처음에는 죄책감을 느끼지만 10분에 대한 효과를 보면 볼수록 아무렇지 않은 듯 행복한 기억과 10분을 교환해 버린다.

     

      행복한 기억이 과거형이듯이 윤아는 과거의 일은 연연해하지 않는다. 늘 앞만 보며 공부, 공부, 공부만 외치는 엄마의 영향도 컸다. 아빠를 여의고 윤아를 제대로 키워보고자 동분서주하는 엄마의 심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싫다고 내색할 수 있는 용기가 없었다. 엄마에게 행복은 윤아가 1등을 하는 것이고 더 좋은 성적을 받아오는 것이기에 윤아는 잘못된 일인 걸 알면서도 부정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시간들이 처음엔 달콤하게 다가왔지만 행복한 기억이 지워지고 더이상 떠오를 기억이 없자 부작용이 일어난다. 과거의 일이 기억나지 않고 친구와의 약속도 자꾸 잊어 먹는다. 그제야 행복한 기억의 소중함을 알게 된 윤아는 시간을 샀던 가게에 가서 새로운 거래를 한다. 행복한 기억을 빼앗기지 않는 대신 윤아의 시간이 하루에 10분씩 사라졌다.

     

      머리로 만들어 낸 행복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기억을 하고 있는 것이어야지. 행복은 억지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란다. (99쪽)

    윤아는 10분을 얻기 위해 ‘머리로 만들어 낸 행복’과 교환했다. 행복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당시에는 알지 못하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음을 깨닫고 결단을 내리게 된다. 행복한 기억을 간직하는 것과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 과연 이 두 가지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까? 윤아는 행복한 기억을 빼앗기는 대신 타인의 기억이 들어오자 그제야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조금씩 알아간다. 친한 친구와의 수다, 외할머니와의 추억, 돌아가신 아빠와의 기억들이 윤아에게 더없이 귀한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 윤아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현 교육 현장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공부만이 성공하는 길이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잘한 결혼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 버리는 현실이 한창 뛰어놀아야 할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파고들어 버린 것이다. 부모들이 경험을 했기에 자녀들에게 그런 삶을 강요하는 것. 내 아이가 뒤처지지 않을까, 남들과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조급함과 공교육이 받쳐주지 못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서 진짜 가족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윤아에게 좋은 학원을 보내주고 일일이 스케줄을 확인하며 쉴 틈 없이 몰아대고 공부만을 강요하는 윤아 엄마를 탓할 수만은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낙오자가 될 거라는 생각. 어떤 부모가 그런 불안감을 가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 또한 아이를 낳고 보니 지금은 건강하게만 자라달라는 부탁을 하지만 아이에게 교육이 필요한 시기가 되면 나의 욕망을 집어넣진 않을까 걱정 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아직 걷지도 못한 아이에게 내가 공부를 못했기에 공부를 강요하진 않을 거라고,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마음 또한 언제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현재 흘러가는 공교육의 방향성과 그에 맞서며 나름대로의 대책을 세워나가는 극성 부모들을 비판하면서도 나 또한 뚜렷한 의지와 방법을 찾아내고 있지 못해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 윤아의 나약한 자립심과 자기주장, 공부가 아닌 다른 것을 좋아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환경이 답답했다. 또한 이 작품을 마주하고도 행복한 기억과 10분의 시간을 교환하는데서 오는 잃어버림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 불안했다. 오히려 시간을 살 수 있는 가게가 있다면 우르르 몰려가 행복한 기억 따윈 져버릴 사람이 더 많을 거라는 두려움. 행복한 기억의 소중함을 모른 채 부정한 방법으로라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그런 거래를 서슴지 않을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만든 건 나이고 우리들이다. 그 안에서 병들어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럼에도 그런 아이들 하나 보듬어 줄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어떠한 책임도, 행동도 하지 않는 내가 많이 부끄럽다. 이 소설을 통해 얻게 된 교육에 대한 심각성을 그냥 지나쳐 버린다면 내 아이가 만날 세상도 지금과 그다지 큰 변화를 보일 것 같지 않다. 그 사실이 너무 답답해 이제야 평범하고 솔직한 아이로 변모되어 가려는 윤아를 제대로 응원해 주지 못한 게 내내 마음에 걸린다.



    이 리뷰는 리뷰 마블 이벤트 응모작 입니다
  • 오늘 아이의 등을 토닥거리며 내가 던진 말은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에 엄마의 말을 이해하게 될거야, 힘내"라는 말이었다. ...

    오늘 아이의 등을 토닥거리며 내가 던진 말은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에 엄마의 말을 이해하게 될거야, 힘내"라는 말이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 엄마의 격려(?)였다고 자부하려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딸아이, 수능을 걱정해야 할 날이 몇 해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아이보다 내가 더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 든다. 정작 아이는 연예인도 좋아해보고, 콘서트에 가서 목청껏 소리도 질러보고 싶고, 친구들과 마음껏 놀며 지금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하는데 나는 또 아이를 책상 앞에 앉혀두었다. 학교가 끝나면 쫓기듯 학원을 다니고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현 교육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보지만, 사실 학원에 다니지 않고 있는 딸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내심 불안해하고 있는 나는 또 아이를 책상 앞으로 내몬다. 지금 아이의 시간 따위는 중요치 않다는 듯.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에 관심을 두고 있는 탓에 이미 <<시간 가게>>의 작품 정보를 읽어 본 탓이었을까? 읽어보고 싶어 선뜻 구매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책 표지에 그려진 무표정한 얼굴의 두 아이의 표정이 오늘밤 내 토닥임에 책상 앞에 앉은 딸아이의 얼굴과 닮아 있는 듯하여 선뜻 책을 읽기가 어려웠다.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 잘못을 또 책 속에서 보게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리라. 그러면서 이내 내 잘못이 아니라 현 우리 사회의 교육 현실로 핑계를 삼아 애써 콕콕 쑤시는 가시를 감추며 책을 펼쳤다.

    현재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행복지수는 굉장히 낮은데다, 심각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에 성적에 대한 압박에 자살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혹여 내 아이가 이렇게 아프고 힘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조급만 마음을 감추곤 하지만, 이내 경쟁이라는 치열한 싸움에서 뒤쳐질까 걱정되는 마음에 엄마의 조급함은 다시금 고개를 쳐든다.

    주인공 윤아의 아프고 힘든 마음을 보면서 내 아이의 소중한 '지금의 시간'에 대해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포기하기를 강요한 것이 과연 현명했던 걸까?

     

    반 1등이자 전교 1등인 수영이를 이기는 것은 윤아가 아닌 윤아 엄마의 목표다. 전학 오기 전까지는 1등을 놓친 적 없었던 윤아였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수영이를 이길 수는 없었다. 교실 대청소로 인해 학원 버스에 타지 못해 지각할까 걱정스러운 윤아는 교육열이 가장 센 곳으로 이사하고 이곳에서 최고가 되어야 진짜 1등이 되는 거라고,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며 수영이와 친해지기를 권유하는 엄마의 얼굴이 떠오른다. 2학년 때 아빠가 위암으로 돌아가신 후 아빠한테 부끄럽지 않게 윤아를 잘 가르쳐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엄마는 보험설계사로 밤낮없이 돈을 벌기 시작했고, 윤아 역시 아빠에게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고 싶었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수영이를 제치고 1등을 하는 것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고 힘들어도 참아내고 있다.

    서둘러 노선도를 확인하고 버스를 탔지만 학원 시간이 오 분밖에 안 남자 윤아의 마음이 급하다. 그때 윤아에게 날아온 전단지에는,

     

    시간이 필요하십니까?

    시간이 부족한 분께 시간을 드립니다.

    -시간 가게

     

    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말도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가게를 보게 되고 호기심에 들어가게 된 시간 가게에서 윤아는 여느 평범한 손목시계와 다르지 않는 초록색 손목시계를 받아든다. 행복했던 때의 기억을 주면 그 댓가로 하루에 한 번씩 십 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 시계가 이 세상에서 오직 너만 쓸 수 있는 십 분을 만들어 줄 거다." (본문 16p)

    "시간을 사는 법은 아주 쉬워.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돼. 그때부터 바늘이 움직일 거고 너를 제외한 모든 것의 시간은 멈추지." (본문 19p)

     

    그렇게 윤아는 유치원 때부터 친한 친구 다현이를 떠올리며 시간을 갖게 되었고, 시험 시간에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아빠를 떠올리고 얻은 시간에 수영이의 답을 베낀 후 수영이를 제치고 전교 1등을 하게 된다. 하지만 환하게 웃는 엄마의 얼굴은 잠시, 전교 1등을 지켜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며 윤아를 재촉한다.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지 못해 시간을 얻지 못한 윤아는 수학경시대회에서 수영에게 지게 되지만 윤아는 시계 탓을 하게 되고, 다시 찾은 시간 가게에서 앞으로는 행복한 기억을 두 개씩 떠올려야 십분의 시간을 살 수 있게 된다. 한편, 수학 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엄마는 윤아에게 과외를 시키게 되고 윤아는 자신이 DIY가구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와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자니 마치 내가 주인의 취향대로 조립되는 DIY가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문 107p)

     

    엄마의 계획표에 맞추어 하루를 보내는 윤아는 시간을 살수록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는 게 점점 쉽지 않았다. 윤아네 집을 방문한 할머니, 생일 파티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 다현이와의 만남을 통해서 윤아는 아빠와의 기억, 친구와 할머니와의 기억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윤아는 기억을 되찾기 위해 되려 시간을 팔게 되지만, 되찾은 기억이 정작 자신의 기억이 아님을 깨닫게 되고, 비로소 내 시간을 내가 주인이 되어 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주인공 윤아 외에도 책 속에는 대학 입시로 인해 DIY 가구처럼 어른들에 의해 조립되어가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시간을 유예시킨 아이들은 그렇게 행복이 무엇인가를 잊어버리고 있었다. 국제중학교, 전교 1등...엄마의 목표가 곧 자신의 목표인 냥 계획표에 맞추어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엄마들은 행복한 기억을 빼앗는 시계를 선물했다. 지금은 행복하지 않는데.......자꾸 곱씹어지는 윤아의 말이 가슴에 콕콕 박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쥐어 준 손목시계를 풀러내려는 아이를 막아서게 되는 나를 보게 된다.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인한 지금의 우리 모습은 참담하기 이를데 없다. 행복해야 할 지금의 시간을 저당잡힌 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결국 자살, 폭력, 우울증, 극단적인 행동 등으로 아픔을 토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변하지 않는 우리 사회, 그리고 그 사회의 모순에 쫓고 있는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의 상처를 덧나게 한다.

    그 참담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시간 가게>>를 보면서 내 아이의 행복을 생각해 본다. 머지 않아 보이는 대학 입시와 힘겨워보이는 아이의 얼굴, 행복해야 할 내 아이의 삶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나는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찾아야 할 때인거 같다.

    윤아는 과감히 시계를 던졌고 시간의 주인이 되기 위해 힘차게 달렸다. 어쩌면 나는, 내 아이가 그렇게 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난 결국 사회에 순응하는 못난 어른이기에. 가슴에 박힌 가시 하나가 온 몸을 아프게 한다. 윤아의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줘야겠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의 모순 속에서 점점 웃음을 잃어가고, 행복이 무엇인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 우리 아이들에게 윤아는 어른들이 결코 가르쳐주지 않을 스스로가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함을 알려줄게다.

    내일은 딸에게 오늘처럼 힘내라는 다독임이 아닌, 따뜻한 포옹을 해주고 싶다.

     

    시간만 사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런데 내 과거도 현재도 엉망이 되어 버렸다. 지금 행복하지 않은데 엄마 말처럼 미래에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만약에 그렇다 해도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본문 150p)

     

    (사진출처: '시간 가게' 본문에서 발췌)

  • 시간 가게(보름달문고 53) | bo**jhc | 2013.07.2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행복한 기억을 하나 주는 대신 하루에 10분의 시간을 살 수 있다는 참신한 소재의 동화다. 그러나 그 10분의 시간이 필요한이...
    행복한 기억을 하나 주는 대신 하루에 10분의 시간을 살 수 있다는 참신한 소재의 동화다. 그러나 그 10분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가 다른 무엇도 아닌 공부 때문이라는 사실이 씁쓸하다. 어찌 보면 ‘10분 공부해서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생각이 드는데
    책 속의 윤아에게는, 그리고 성적에 쫓기는 아이들에게는 그 10분마저도 다급한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가슴 아팠던 건 주인공 윤아가 고작 초등학교 5학년이라는 사실이었다. 나의 초등학교 5학년 때를 떠올리며
    이게 너무 과장된 건 아닌가 싶다가도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이게 동화임에도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화책이지만 단순히 시간을 얻고 1등을 된다는 스토리에서 그치지 않고 다시 시간을 팔아 기억을 사지만 뒤죽박죽 된 기억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윤아의 모습을 담아내며 동화책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독특한 소재와, 무엇보다도 윤아가 1등이 된 것으로 이야기를 끝내지 않고 그 후의 이야기를 보여주어 공부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인지시켜 준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 [서평]시간 가게 | hy**ho0305 | 2013.05.0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정말 시간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살 수 없는게 바로 시간이다. 하지만 여기 돈보다 자신이 가진...
    정말 시간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살 수 없는게 바로 시간이다. 하지만 여기 돈보다 자신이 가진 아름다왔던 기억을
    주고 시간을 살 수있는 가게가 있다.
    세상을 떠난 아빠 대신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엄마를 둔 초등학교 5학년 윤아는 엄마의 지독한 교육열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아이이다.
    오죽하면 좋은 학군이 있는 강남으로 이사까지 한 엄마의 극성에 소심한 윤아는 버겁기만 하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도 늘 1등은 수영이 차지가 되곤한다.
    대청소를 하느라 학원차를 놓친 윤아는 버스를 타고 학원에 가다 신기한 '시간 가게'를 만나게 된다.
     
     
    살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한번 딱 10분 뿐이다.
    대신 윤아가 가지고 있는 좋은 기억 하나와 맞바꿔야 한다.
    윤아는 엄마가 그토록 원하는 1등을 하기 위해 시험시간 10분을 훔쳐 수영이의 답안지를
    커닝하게 된다. 덕분에 1등을 한 윤아!
    엄마에게 실망을 주는 딸이 되지 않기 위해 자꾸만 시간을 사는 윤아는 이제 좋은 기억이
    점점 사라지고 엉뚱한 자신이 되어가는 것을 느낀다.
    다시 좋은 기억을 사기 위해 이제는 자신의 시간을 팔아야 하는 윤아!
    과연 시간을 사는 것과 좋은 기억을 되찾아 오는 것, 어느 것이 더 행복한 일일까.
    대한민국 교육의 맹점을 묘하게 비틀면서 황폐해져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실랄하게 고발한 작품이다.
    우리는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을 얼만큼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일까.
    1등을 하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법을 먼저 배우는 아이들.
    그들의 미래가 과연 행복할지 자신할 수 없다.
    너도 나도 아이들에게 올인하는 부모들의 미래는 행복한 것일까.
    이 책은 자꾸 우리에게 묻는 것이 많아진다.
    하지만 속시원한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잠시 시간 가게가 있다면 나도 시간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잘못된 삶을 고칠 수만 있다면
    좋은 기억 몇개쯤 없어져도 좋지 않을까. 하지만 내게 시간을 살만큼 좋은 기억들이 많기나 한 것인지.
    문득 나는 '좋은 기억'이 빈약한 가난한 사람임이 부끄럽다.
    좋은 기억을 많이 쌓아 기적처럼 나타날지도 모를 '시간 가게'에 가고 싶어진다. 조금 두렵긴 하지만.
  • 오늘 아이의 등을 토닥거리며 내가 던진 말은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에 엄마의 말을 이해하게 될거야, 힘내"라는 말이었다. ...
    오늘 아이의 등을 토닥거리며 내가 던진 말은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에 엄마의 말을 이해하게 될거야, 힘내"라는 말이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 엄마의 격려(?)였다고 자부하려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딸아이, 수능을 걱정해야 할 날이 몇 해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아이보다 내가 더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 든다. 정작 아이는 연예인도 좋아해보고, 콘서트에 가서 목청껏 소리도 질러보고 싶고, 친구들과 마음껏 놀며 지금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하는데 나는 또 아이를 책상 앞에 앉혀두었다. 학교가 끝나면 쫓기듯 학원을 다니고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현 교육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보지만, 사실 학원에 다니지 않고 있는 딸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내심 불안해하고 있는 나는 또 아이를 책상 앞으로 내몬다. 지금 아이의 시간 따위는 중요치 않다는 듯.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에 관심을 두고 있는 탓에 이미 <<시간 가게>>의 작품 정보를 읽어 본 탓이었을까? 읽어보고 싶어 선뜻 구매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책 표지에 그려진 무표정한 얼굴의 두 아이의 표정이 오늘밤 내 토닥임에 책상 앞에 앉은 딸아이의 얼굴과 닮아 있는 듯하여 선뜻 책을 읽기가 어려웠다.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 잘못을 또 책 속에서 보게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리라. 그러면서 이내 내 잘못이 아니라 현 우리 사회의 교육 현실로 핑계를 삼아 애써 콕콕 쑤시는 가시를 감추며 책을 펼쳤다.
    현재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행복지수는 굉장히 낮은데다, 심각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에 성적에 대한 압박에 자살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혹여 내 아이가 이렇게 아프고 힘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조급만 마음을 감추곤 하지만, 이내 경쟁이라는 치열한 싸움에서 뒤쳐질까 걱정되는 마음에 엄마의 조급함은 다시금 고개를 쳐든다.
    주인공 윤아의 아프고 힘든 마음을 보면서 내 아이의 소중한 '지금의 시간'에 대해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포기하기를 강요한 것이 과연 현명했던 걸까?
     
    반 1등이자 전교 1등인 수영이를 이기는 것은 윤아가 아닌 윤아 엄마의 목표다. 전학 오기 전까지는 1등을 놓친 적 없었던 윤아였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수영이를 이길 수는 없었다. 교실 대청소로 인해 학원 버스에 타지 못해 지각할까 걱정스러운 윤아는 교육열이 가장 센 곳으로 이사하고 이곳에서 최고가 되어야 진짜 1등이 되는 거라고,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며 수영이와 친해지기를 권유하는 엄마의 얼굴이 떠오른다. 2학년 때 아빠가 위암으로 돌아가신 후 아빠한테 부끄럽지 않게 윤아를 잘 가르쳐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엄마는 보험설계사로 밤낮없이 돈을 벌기 시작했고, 윤아 역시 아빠에게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고 싶었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수영이를 제치고 1등을 하는 것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고 힘들어도 참아내고 있다.
    서둘러 노선도를 확인하고 버스를 탔지만 학원 시간이 오 분밖에 안 남자 윤아의 마음이 급하다. 그때 윤아에게 날아온 전단지에는,
     
    시간이 필요하십니까?
    시간이 부족한 분께 시간을 드립니다.
    -시간 가게
     
    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말도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가게를 보게 되고 호기심에 들어가게 된 시간 가게에서 윤아는 여느 평범한 손목시계와 다르지 않는 초록색 손목시계를 받아든다. 행복했던 때의 기억을 주면 그 댓가로 하루에 한 번씩 십 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 시계가 이 세상에서 오직 너만 쓸 수 있는 십 분을 만들어 줄 거다." (본문 16p)
    "시간을 사는 법은 아주 쉬워.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돼. 그때부터 바늘이 움직일 거고 너를 제외한 모든 것의 시간은 멈추지." (본문 19p)
     
    그렇게 윤아는 유치원 때부터 친한 친구 다현이를 떠올리며 시간을 갖게 되었고, 시험 시간에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아빠를 떠올리고 얻은 시간에 수영이의 답을 베낀 후 수영이를 제치고 전교 1등을 하게 된다. 하지만 환하게 웃는 엄마의 얼굴은 잠시, 전교 1등을 지켜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며 윤아를 재촉한다.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지 못해 시간을 얻지 못한 윤아는 수학경시대회에서 수영에게 지게 되지만 윤아는 시계 탓을 하게 되고, 다시 찾은 시간 가게에서 앞으로는 행복한 기억을 두 개씩 떠올려야 십분의 시간을 살 수 있게 된다. 한편, 수학 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엄마는 윤아에게 과외를 시키게 되고 윤아는 자신이 DIY가구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와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자니 마치 내가 주인의 취향대로 조립되는 DIY가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문 107p)
     
    엄마의 계획표에 맞추어 하루를 보내는 윤아는 시간을 살수록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는 게 점점 쉽지 않았다. 윤아네 집을 방문한 할머니, 생일 파티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 다현이와의 만남을 통해서 윤아는 아빠와의 기억, 친구와 할머니와의 기억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윤아는 기억을 되찾기 위해 되려 시간을 팔게 되지만, 되찾은 기억이 정작 자신의 기억이 아님을 깨닫게 되고, 비로소 내 시간을 내가 주인이 되어 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주인공 윤아 외에도 책 속에는 대학 입시로 인해 DIY 가구처럼 어른들에 의해 조립되어가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시간을 유예시킨 아이들은 그렇게 행복이 무엇인가를 잊어버리고 있었다. 국제중학교, 전교 1등...엄마의 목표가 곧 자신의 목표인 냥 계획표에 맞추어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엄마들은 행복한 기억을 빼앗는 시계를 선물했다. 지금은 행복하지 않는데.......자꾸 곱씹어지는 윤아의 말이 가슴에 콕콕 박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쥐어 준 손목시계를 풀러내려는 아이를 막아서게 되는 나를 보게 된다.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인한 지금의 우리 모습은 참담하기 이를데 없다. 행복해야 할 지금의 시간을 저당잡힌 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결국 자살, 폭력, 우울증, 극단적인 행동 등으로 아픔을 토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변하지 않는 우리 사회, 그리고 그 사회의 모순에 쫓고 있는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의 상처를 덧나게 한다.
    그 참담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시간 가게>>를 보면서 내 아이의 행복을 생각해 본다. 머지 않아 보이는 대학 입시와 힘겨워보이는 아이의 얼굴, 행복해야 할 내 아이의 삶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나는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찾아야 할 때인거 같다.
    윤아는 과감히 시계를 던졌고 시간의 주인이 되기 위해 힘차게 달렸다. 어쩌면 나는, 내 아이가 그렇게 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난 결국 사회에 순응하는 못난 어른이기에. 가슴에 박힌 가시 하나가 온 몸을 아프게 한다. 윤아의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줘야겠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의 모순 속에서 점점 웃음을 잃어가고, 행복이 무엇인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 우리 아이들에게 윤아는 어른들이 결코 가르쳐주지 않을 스스로가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함을 알려줄게다.
    내일은 딸에게 오늘처럼 힘내라는 다독임이 아닌, 따뜻한 포옹을 해주고 싶다.
     
    시간만 사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런데 내 과거도 현재도 엉망이 되어 버렸다. 지금 행복하지 않은데 엄마 말처럼 미래에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만약에 그렇다 해도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본문 150p)
     
    (사진출처: '시간 가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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