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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보인문학석강-조천호 교수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
336쪽 | 규격外
ISBN-10 : 1155251342
ISBN-13 : 9791155251348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 중고
저자 홍승은 | 출판사 낮은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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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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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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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에서 ‘페미니스트’로서,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에서는 ‘쓰는 사람’으로서 자신과 세계 ‘사이’를 탐색해온 홍승은 작가가 세 번째로 꺼낸 주제는 ‘폴리아모리’다. ‘비독점적 다자 사랑’을 뜻하는 이 용어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두 애인과 산다니, 그게 가능해?” 작가가 책을 쓰기로 결심한 건 폴리아모리를 향한 세상의 반응을 접하며 계속해서 질문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영혼의 반쪽을 찾아야 온전해진다고 믿게 된 걸까, 왜 일대일 이성애 연애만이 ‘정상’이라고 이름 붙여질까, ‘정상’ 규범은 어떤 얼굴을 비정상으로 만들어 지워왔을까. 사회가 포용하지 못하고 기존의 언어가 설명하지 못하는 빈 곳을 채우기 위한 ‘난리 치는’ 서사들 중 하나가 되고자 했다.

저자소개

저자 : 홍승은
내게 붙은 여러 이름표 중 가시처럼 목에 걸리는 것들이 있다. 가시를 하나씩 빼내며 글을 써 왔다. 이번 가시는 ‘폴리아모리’이다. 사랑하며 살과 삶이 섞이는 걸 좋아하지만, 연애를 둘러싼 고정 규범에 진저리 치기도 했다. 어떻게 무해한 관계를 맺을지 고민하다가 폴리아모리를 살게 되었다. 누군가 남긴 이야기를 주우며 소외된 경험의 언어를 찾았듯, 헨젤과 그레텔의 빵 조각처럼 내 몫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 페미니즘 에세이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와 글쓰기 에세이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를 썼다.

함께 해방될 수 없다면 내 자유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걸 안다.

목차

프롤로그: 그 이상 한 사랑

1 의외로 평범합니다
: 2인분의 세상에서 셋이 사는 일상

의외로 평범합니다
은밀하게 더 자연스럽게
N개의 사랑
한 지붕 아래 세 개의 잠
제발 사랑해 주세요
나는 불이로소이다
쓰기의 역사
서로의 품이 되는 일
1주년 기념 책장 정리
어둠 속에서 춤을 출래

2 내 사랑이 불편한가요
: 사랑에 정답이 있다는 거짓말

사랑이 뭘까
그러니까 남자가 필요하다는 미신
피임도 허락받아야 하나요?
무지개 반지를 내밀던 날
‘무엇’과 함께 살아가기
혼숙, 왜 안 돼?
폐가, 계단, 비닐, 내 청소년기의 욕망들
곰팡이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어떤 무례한 착각
우리 앞의 불랙홀
내 사랑이 불편한가요
평등해야 자유롭다

인터뷰 ① 악플 읽는 밤

3 서로에게 무해한 방향으로
: 평등한 관계를 위한 고민들

자리에 따라 풍경은 바뀐다
우리는 아직 겨우 괜찮다
서로에게 무해한 방향으로
어머니가 짜장면을 싫어하셨다고?
처음에게 지금을 양보하지 않기
제가 폴리아모리 감별사는 아니지만요
우리도 결혼할 수 있을까
세상에서 제일 큰 내 작은 식구들
투명한 존중과 사소한 소망
바람처럼 사랑하기
거품이 되지 않고 사랑하는 법
요즘의 저녁

인터뷰 ②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추천의 말
책에 도움을 준 생각들

책 속으로

두 사람과 함께 살면서 가장 반복적으로 했던 말은 잘 자라는 밤 인사였다. 원고를 수정하면서 내가 유독 그 말을 자주 썼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잘 자.” 나에게 함께 사는 일은 서로의 몸과 마음의 안녕을 돌보는 일이었다. - 〈프롤로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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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과 함께 살면서 가장 반복적으로 했던 말은 잘 자라는 밤 인사였다. 원고를 수정하면서 내가 유독 그 말을 자주 썼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잘 자.” 나에게 함께 사는 일은 서로의 몸과 마음의 안녕을 돌보는 일이었다. - 〈프롤로그〉에서

폴리아모리 관계를 맺는다고 하면, 사람들은 묻는다. 그게 가능해? 인간은 본능적으로 딱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어. 나는 그 말이 ‘태초에 남자가 있었다,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창조했다, 둘은 하나가 되었다’는 식의 말을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고 이성애를 찬양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N명의 사람만큼 N개의 사랑 방식이 존재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 - 〈N개의 사랑〉에서

나는 자주 어두운 밤과 환한 낮의 경계를 걷는다. 굳이 해명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어둠의 시간과 무화과 잎을 둘러야만 간신히 존중받을 수 있는 낮의 시간. 나는 어둠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지만, 때로 어둠은 나를 자유롭게 한다. 그 어둠이 잠시 동안 주어지는 무대가 아니라 매일 살아가는 무대이면 좋겠다. - 〈어둠 속에서 춤을 출래〉에서

어리숙한 나와 어리숙한 타인이 만나 결코 닿을 수 없는 서로의 지난 시간을 헤아리려 애쓰고 아픔을 어루만지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연애라는 타성에 젖어 상대의 존재를 쉽게 지웠지만, 흔적은 지워지지 않고 남았다. 지난 연애를 차근차근 돌아보면 역할극에 가려진 타자를 만날 수 있을까. 타인과 함께 서툰 감정으로 상처를 주고받고, 스스로 타인의 고통에 닿아 불행해지기로 선택하고, 서로를 견디려고 노력한 그 시간 속에서 사랑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까. - 〈사랑이 뭘까〉에서

두 사람의 피 땀 눈물이 밴 지난 시간을 쓰자니, 대체 어떻게 그 시간을 버틴 건가 싶어서 글을 쓰다 말고 옆방에서 공부하는 지민에게 물었다.

“지민, 넌 어떻게 그 힘든 시간을 견뎠어?”
“뭐, 간단하잖아. 사랑하니까.”

지난한 고통에 비해 대답은 싱거우리만큼 담백했다. 내가 우주를 붙잡고 했던 말, 지민이 나를 붙잡으며 했던 말, 우주와 지민과 내가 와장창 무너지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
오늘도 우리는 ‘무엇’과 함께 살아간다. ‘무엇’을 버틸 수 있는 사랑과 함께.
- 〈무엇'과 함께 살아가기〉에서

오늘 나는 강연에서 섹슈얼리티의 자유, 다양한 사랑의 가능성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폴리아모리로 산다고 당당하게 커밍아웃도 했다. 내가 서 있는 강단은 안전한 자리였다. 내가 제시한 가능성은 사와 민의 세계에 닿을 수 있나. 그 가능성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걸까. - 〈우리 앞의 블랙홀〉에서

나에게 비혼은 선택일까? ‘하지 않을 자유’가 없는 자유를 자유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애인과 일대일 관계를 맺을 때는 들지 않던 질문이다. 이전에는 주로 이성애 일대일 관계로 연애를 해 왔으니 결혼할 조건이 충족된 상태였다. 그때의 나는 결혼하지 않을 자유를 선택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그런데 법적인 혼인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이니 비혼이라는 화두가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비혼을 ‘결혼하지 않을 자유’로만 정의하기에 정상 가족을 중심으로 짜인 사회의 각본은 촘촘하고 복잡하다. - 〈우리도 결혼할 수 있을까〉에서

관계를 오픈한 뒤, 폴리아모리에 관한 글을 써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써야지 마음먹으면서도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우리의 관계를 기록해야 할까. 두 사람이 사랑하는 일과 세 사람이 사랑하는 일은 어떻게 다를까. - 〈요즘의 저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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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최초의 현재진행형 폴리아모리 에세이! “내 몫의 이야기만큼 사랑과 관계에 대한 개념이 확장될까?” 수많은 ‘우리’에게 이 책을 건넨다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생각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그에 따른 다양한 목소리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출판사서평 더 보기]

- 최초의 현재진행형 폴리아모리 에세이!

“내 몫의 이야기만큼 사랑과 관계에 대한 개념이 확장될까?”
수많은 ‘우리’에게 이 책을 건넨다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생각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그에 따른 다양한 목소리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비혼, 1인 가구, 동거 등의 형태가 더는 별나게 여겨지지 않고, 여자끼리 사는 이야기나 동성 간 사랑을 담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널리 읽힌다. 혈연 밖 사람들과 오히려 평등한 관계를 만들면서 가족의 의미도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우리는 어디까지 ‘다른’ 사랑을, ‘다른’ 함께 살기를 허용할 수 있을까?

전작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에서 ‘페미니스트’로서,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에서는 ‘쓰는 사람’으로서 자신과 세계 ‘사이’를 탐색해온 홍승은 작가가 세 번째로 꺼낸 주제는 ‘폴리아모리’다. ‘비독점적 다자 사랑’을 뜻하는 이 용어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두 애인과 산다니, 그게 가능해?” 작가가 책을 쓰기로 결심한 건 폴리아모리를 향한 세상의 반응을 접하며 계속해서 질문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영혼의 반쪽을 찾아야 온전해진다고 믿게 된 걸까, 왜 일대일 이성애 연애만이 ‘정상’이라고 이름 붙여질까, ‘정상’ 규범은 어떤 얼굴을 비정상으로 만들어 지워왔을까. 사회가 포용하지 못하고 기존의 언어가 설명하지 못하는 빈 곳을 채우기 위한 ‘난리 치는’ 서사들 중 하나가 되고자 했다.

“누가 볼까 봐 잡았던 손을 슬쩍 놓아야 했던 사람, ‘우리도 저렇게 축복받을 수 있을까’ 문득 슬퍼졌던 사람, 관계를 설명할 언어가 없어서 헤맸던 사람, 단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꾸역꾸역 비난을 삼켜야 했던 사람, 견고한 가족 중심 제도에 포함되지 않는 자신이 잘못된 건 아닐까 의심했던 사람……. 수많은 ‘우리’에게 이 책을 건네고 싶다.”(프롤로그)

각자의 이유로 사랑하고 살아가는 “수많은 우리”에게 위안이 되기를, “내 몫의 이야기만큼 사랑과 관계에 대한 개념이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더불어 차별과 폭력, 청소년의 욕망과 권리, 가족구성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을 독자들과 함께 이어가고자 했다.

다정한 아침 인사와 밤 인사,
하루를 채우는 반짝이는 대화와 고만고만한 다툼…
셋이 살아도 평범합니다!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는 일대일 이성애 사랑이 기본값이라고 규정된 세계에서 셋이 사랑하며 함께 사는 일상을 기록한 국내 첫 폴리아모리 에세이다. “현실이 아닌 실험으로, 진심이 아닌 농담으로, 정상이 아닌 비정상으로” 취급되는 ‘이상한(queer) 관계’를 홍승은 작가는 있는 그대로 열어 보인다. 거창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되고, 자신의 고유성을 따르는 일이 유난이나 파격이 되는 세상에서 한 사람의 사랑이 실재하는 그 자체로 드러나기를 바랄 뿐이다. “너무 특별하게(이상하게) 취급되는 일상과 사랑을 특별하지 않은 것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익숙해진다면, 한 번이라도 본다면 깜짝 놀라서 무턱대고 손가락질하는 반응이 줄어들까 싶어서.”

각기 다른 위치에서 다양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세 사람(승은, 우주, 지민)이 폴리아모리 관계를 맺고 한집에 살게 되기까지의 과정, 그 과정에서의 분투와 좌충우돌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춘천과 포항을 오가며 두 사람을 만나는 동안 각자에게 찾아온 혼란과 불안, 세 사람이 퀴어문화축제에서 처음 만나 행진한 날, 셋이 살 집을 구하러 다니던 일화……. 세 사람이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해올 수 있었던 것은 ‘보통의 저녁’들 덕분이었다. “오늘도 수고했어요”라며 서로를 다독이는 평범하고 다정한 인사가 오가는 삶. 어떤 형태, 어떤 조합이든 ‘함께 살기’의 기쁨과 어려움은 크게 다르지 않고, 누구나 원하는 대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은 강요하지 않으면서 은근하게 상기시킨다.

“우리 관계는 폴리아모리로 불리지만, 특별하게 다르지 않다. 여느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렇듯 질투와 존중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우리는 다만 서로를 소유하고자 애쓰는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쓴다. 소유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상대와 또 다른 상대를 존중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면서.”(282쪽)

두 애인의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담은 두 개의 인터뷰
〈악플 읽는 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두 명의 애인과 함께하는 현재진행형인 관계를 쓰고 공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미화하고 싶지 않아서, 자극적인 소재로만 미끄러지고 싶지 않아서” 한 문장 한 문장 집중했고, 주위 사람의 모습이 담겼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 자신의 입장만으로는 “온전히 담을 수 없었던 한계”를 인정하고, 두 애인의 목소리를 직접 담기 위해 적지 않은 분량을 인터뷰에 할애했다.
첫 번째 인터뷰 〈악플 읽는 밤〉은 세 사람의 인터뷰가 실린 한국일보 기사(2019년 11월 2일자 〈세 명이 하는 연애… “독점 아닌 사랑이 가능할까요?”〉)에 달린 ‘악플’에 대해 나눈 이야기이다. 기사가 포털 메인에 뜨고 하루 만에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한탄에서 “해피엔딩일 수가 없다”는 협박까지 온갖 공격적인 악플에 비해 두 사람의 답변은 담담하고 차분하다. 신중함과 배짱, 용기와 유머, 정교한 논리로 가득 찬 인터뷰는 폴리아모리를 선택하기까지 이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대화를 거쳤는지 짐작케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관계를 맺는다는 건, 엄청 어렵고 복잡하고 상처받는 일이잖아요. 내가 아닌 타자, 내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닿을 수 없는 그 타자를 만나면서 내 세계가 허물어지고 뒤엉키는 과정이 사랑이잖아요. 당연히 끊임없이 서로를 상처 낼 수밖에 없지요.”(189쪽)

두 번째 인터뷰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에서는 폴리아모리 안팎에서, 사랑이라는 관계 안에서, 각자가 느끼고 경험해온 것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이 책의 출간에 대한 솔직한 심정, 메타무어(애인의 애인)로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 폴리아모리를 처음 밝혔을 때 가족과 친구들의 반응, 그리고 섹슈얼리티에 이르기까지 내밀하고 속 깊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세 사람의 함께 살기’가 어떤 모습인지 실감 있게 드러나고, 끊임없는 협상과 노동으로서의 사랑과 일상이 설득력 있게 전해진다.

“저는 폴리아모리를 단지 누군가가 선택하거나 버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로 규정하는 입장에도 반대하고, 반대로 그것이 정체성이기 때문에 다자연애로 이어 나가야 한다고 여기는 입장에도 비판적입니다. 폴리아모리는 어떤 ‘상태’가 아니라 노력하는 ‘과정’이니까요.”(316쪽)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로서의 ‘우리’가 아닌
더 넓게 확장되는 ‘우리’를 위해

세 사람 역시 처음부터 폴리아모리였던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일대일 독점적 연애 관계를 맺어온 홍승은 작가는 “상대를 내 것으로 인식하고 통제하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한때 나는 과거 사냥꾼이었다. 연애만 시작했다 하면 상대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옷장 깊이 숨겨 둔 연애편지와 커플링을 찾아내서 기어코 서운한 티를 냈다. 우리는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일기장을 찢었고, 커플링을 버렸고, 지난 사랑의 흔적과 시간을 지웠다.”(271쪽)

세 사람은 가족회의를 통해 서로의 일정을 공유한다. 각기 맺고 있는 관계, 활동하는 단체들이 자연스럽게 섞이고, 집 안 곳곳에 다양한 친구와 동료들의 칫솔이 쌓여 간다. 작가는 ‘우리’ 안에 모든 걸 포함시키려고 하면 ‘우리’는 어느새 서로를 가두는 ‘우리(cage)’가 된다며, 어느 토크쇼에서 누군가가 했던 “둘이 만나도 연애를 오래 이어가기 어려운데, 세 분은 어떻게 오래 잘 만날 수 있었나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오래 한결같은 마음이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서로의 변화를 지켜봐 주었기 때문이죠. 당신이라는 바람을 내 손에 잡아 두지 않으려 했고, 나라는 바람을 상대도 움켜쥐려고 하지 않았어요. 저는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단지 연애 관계에만 갇혀선 안 된다는 것. 익숙한 안락함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 관계의 확장이 우리를 더 풍요로운 사랑으로 이끈다는 사실을요.”(173-174쪽)

추천사를 쓴 김도현 작가는 “낯설고 잘 모르는 것을 대하게 될 때 우리가 취해야 할 기본자세는 존중하고, 경청하며, 알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폴리아모리로 살아가는 일상을 솔직하고 세밀하게 그려낸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는 그 자체로 읽는 재미도 크지만, 모든 영역이 정상/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규범으로 구획되는 사회에서 낯설고 잘 모르는 삶의 방식은 간단히 ‘정상 아닌 것’으로 규정되는 현실을 날카롭게 파고들기도 한다. 인간의 ‘본성’이라 철석같이 믿어온 사랑과 관계에 새로운 인식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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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직히 고백하건대 | su**ell | 2021.02.2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누구도 자신의 치부나 약점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그것도 누군가의 강요나 압박에 의해 어...

    누구도 자신의 치부나 약점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그것도 누군가의 강요나 압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라면 더더구나. 그럼에도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사례가 종종 있게 마련이고, 나는 그와 같은 것들을 접할 때마다 그들을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철이 없다고 해야 할지, 그도 저도 아니라면 어떤 체념이나 무기력의 발로에서 나온 행위라고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동시에 여러 생각들이 두서도 없이 교차하며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것이다. 홍승은 작가의 산문집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 역시 그런 부류의 책이었다. 저자의 용기에 감탄하면서도 마냥 박수를 치고 있을 수는 없었던...

     

    "나는 우리를 폴리아모리라고 말하지만, 세상은 우리를 이상한(queer) 관계라고 말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폴리아모리'를 입력하면 무수한 분노를 마주할 수 있다. 난교, 바람, 악의 세력, 타락의 끝, 소돔과 고모라, 그런 단어들을 마주 보고 있으면 불현듯 나와 내 일상이 낯설게 느껴진다. 다정한 아침 인사와 밤 인사, 하루를 채우는 반짝이는 대화와 고만고만한 갈등,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낯설어지는 순간이다."  (p.10~p.11 '프롤로그' 중에서)

     

    '비독점적 다자 사랑'을 뜻하는 '폴리아모리'는 용어 자체도 생경하지만 현실적 차원에서의 실현 불가능성에 더 주목하게 된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류 이성애자의 관점에서 그들은 이제껏 단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이상한(queer) 존재인 것이다. "두 애인과 산다는 게 말이 돼? 야동도 아니고..." 하면서 야릇한 상상을 하거나 색안경을 끼고 볼 게 틀림없다. 세상에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정작 가슴으로 그들을 품고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폴리아모리가 얼마나 납작하게 인식되는지 수시로 부딪히고 있다. 어떤 이는 당당하게 말한다. 자신은 폴리아모리를 안 좋게 생각하고, 그건 존중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라고. 그에게 굳이 존중받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손쉽게 관계를 재단하고 판단하는 태도가 불쾌하다."  (p.150)

     

    얼마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후보로 나선 한 정치인이 TV토론에서 했던 말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그는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경쟁 후보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예로 들면서 "그곳은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남부에서 열린다."며 "그런 것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그는 우리나라의 퀴어 축제가 시내 한복판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보통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외곽 지역에서 개최할 것과 '안 볼 권리'를 주장한 것이었다.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 주류와 비주류에 대한 차별적 시선은 개개인 누구나 품을 수 있는 문제이지만 자신의 관점을 타인에게 강요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를 구분하고 그들이 다수의 시선에서 멀어지기를 강요하고 있었다.

     

    이 책은 전적으로 작가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다. 1. '의외로 평범합니다', 2. '내 사랑이 불편한가요', 3. '서로에게 무해한 방향으로'의 세 개 챕터로 구성된 이 책에서 작가는 스스로에 대한 자기 검열 없이 자신의 과거나 현재 모습을 비교적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 사회의 시민 의식이 높아진 데서 오는 바람직한 성장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자포자기의 심정일지도 모른다.

     

    "헛짓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던 아빠가 이제는 폴리아모리를 이해하고, 세상에는 함부로 손가락질할 사람이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자신은 원래 군인보다 책방 주인이 되고 싶었다면서, 지난 행동을 돌아보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빠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헤아려보는 한편, 그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려 부단히 애쓰고 있다."  (p.226)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는 각기 다른 위치에서 다양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세 사람(승은, 우주, 지민)이 폴리아모리 관계를 맺고 한집에 살게 되기까지의 과정, 그 과정에서의 분투와 좌충우돌을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지만 일반 독자들은 어떤 이유로 이 책을 읽게 된 걸까. 이 책에 쏟아진 관심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것은 나와 다른 방식의 사랑에 대한 관음증적 호기심일 수도 있고, 다양한 삶의 유형에 대한 열린 사고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인식 체계는 각자가 습득한 경험치 내에서 작동하며, 그 영역 밖의 존재를 폭넓게 이해하고 포용하기에는 우리의 품이 너무 좁다는 사실이다. 나 역시 내 품의 한계를 인식하며 이 책을 읽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 이런 용감한 책! | 19**sm | 2020.12.0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정말 용감한 책. 저자. 인생. 어느 사회나 '나와 다른 것'에 대해 조금부터 많이까지 배타적이고 적대시하게 마련이나 그 ...

    정말 용감한 책. 저자. 인생.

    어느 사회나 '나와 다른 것'에 대해 조금부터 많이까지 배타적이고 적대시하게 마련이나

    그 정도가 참으로 큰 한국사회에서

    폴리아모리, 라는 것을 주창하며 두 명의 애인과 살고있는, 아니 이 한 식구들은

    정말 대단히 용감한 사람들이란 생각부터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이들에 대해 아는이건 모르는이건

    수도 없는 사람들이 사탄, 문란한 인간들, 자존감없는 인간(남자)들 등으로 단정하며

    주제넘는 간섭과 충고를 아끼지 않았던듯 하다.

     

    나로 말하자면, 이 책으로 인해

    알지 못하던 '폴리아모리'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고

    이렇게 살고 있는 (용감한) 사람들의 존재를 알게되었고

    그로 인해 더 넓은 사유의 지평이 생겨나서

    여러모로 기분이 좋았다.

    참고로.

    이 책을 발견한 곳은, 대형 서점이 아니라 제주의 작은 골목책방이었다.

    한국의 대형서점에는 이런 책을 매대에 올려놓지 못한다.

    (참고로, 제주의 골목책방에서 이거 말고도 많은 책을 사왔기 때문에

     이것만은 무거워서 교보에서 시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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