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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쪽 | A5
ISBN-10 : 8973819178
ISBN-13 : 9788973819171
홀리가든 초판5쇄 [양장] 중고
저자 에쿠니 가오리 | 역자 김난주 | 출판사 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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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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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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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엔, 얼마만큼의 거리가 필요한 걸까? <냉정과 열정 사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 대표작. 어른임을 잊지 않기 위해 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가호. 수영도, 금연도,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아침도, 그를 따라 시작한 시즈에. 함께한 시간만큼 많은 금기를 지닌 그녀들의 평화롭고도 위태로운 하루를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5년 전에 끝난 사랑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호는 이사를 할 때마다 비스킷 깡통과 머스캣 상자를 가지고 다닌다. 이들은 모두 틈만 나면 가호를 괴롭히는 과거의 파편들이다. 아내와 19살짜리 딸이 있는 남자와 원거리 연애를 하는 시즈에는 그의 충고에 따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아침을 꼭 챙겨 먹고, 학교를 쉬는 날에도 수영은 꼭 간다.

오랜 시간 서로의 과거를 지켜봤고, 현재를 보고 있는 가호와 시즈에는, 때로는 서로의 변화에, 때로는 변하지 않음에 놀라기도 하고 지긋지긋해하기도 한다. 잘 알기 때문에 물을 수 없는 것들로 고민하고, 잘 알기 때문에 상처를 주는 말들로 괴로워하면서, 둘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양장본>

저자소개

저자 : 에쿠니 가오리
저자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화법으로 사랑받는 일본의 3대 여류작가. 1964년 동경에서 태어나 미국 델라웨어 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409래드클리프』로 페미나 상을 수상했다. 동화적 작품에서 연애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언제나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나의 작은 새』로 로보우노이시 문학상을 받았고, 그 외 저서로 『제비꽃 설탕 절임』,『장미나무 비파나무 레몬나무』,『수박 향기』,『모모코』,『웨하스 의자』 등이 있다. 『냉정과 열정사이(Rosso)』와『반짝반짝 빛나는』,『호텔선인장』,『낙하하는 저녁』,『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이미 한국 독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는 에쿠니 가오리는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작가로 일본의 3대 여류작가 중 한 사람이다.

목차

1 홍차 잔
2 한낮의 전철
3 피크닉
4 돌부리
5 탬버린
6 생각하지 않는 연습
7 기억
8 완두콩밥
9 천사
10 전원
11 사랑의 복숭아
12 밤의 전철
13 카스테라의 밤
14 공주님 놀이
15 금기
16 양호실
17 포르노보다 위험한 것
18 하루란 무엇인가
19 싸움
20 초겨울의 드라이브
21 생각하는 연습
22 거스러미
23 밤길
24 다시, 홍차 잔

작가 후기
작품 해설
역자 후기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냉정과 열정 사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 대표작 “우리 사이엔, 얼마만큼의 거리가 필요한 걸까?” 가호와 시즈에, 여분의 시간을 많이 함께한 두 사람의 이야기 _상처투성인 하루를 사랑하는 법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냉정과 열정 사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 대표작

“우리 사이엔, 얼마만큼의 거리가 필요한 걸까?”
가호와 시즈에, 여분의 시간을 많이 함께한 두 사람의 이야기


_상처투성인 하루를 사랑하는 법

“정말 멀리까지 왔다고 생각하고, 정말 외톨이라 생각하고, 그래도 세수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가호는 수도꼭지를 틀었다. 그렇다, 아무리 그래도 세수는 해야 하고, 아무리 그래도 이는 닦아야 하고, 아무리 그래도 아침은 먹어야 한다.”

5년 전에 끝난 사랑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호는 이사를 할 때마다 비스킷 깡통과 머스캣 상자를 가지고 다닌다. 한쪽에는 자신의 웃는 얼굴이 찍힌 폴라로이드 사진이 잔뜩, 다른 한쪽에는 차마 깨뜨리지 못한 파란 장미 무늬 홍차 잔이 들어 있다. 모두 틈만 나면 가호를 괴롭히는 과거의 파편들이다. 아내와 19살짜리 딸이 있는 남자와 원거리 연애를 하는 시즈에는 그의 충고에 따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아침을 꼭 챙겨 먹고, 학교를 쉬는 날에도 수영은 꼭 간다. 그 사람과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지만, 남자가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고 나면, 혹은 자신이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를 타고 나면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오랜 시간 서로의 과거를 지켜봤고, 현재를 보고 있는 가호와 시즈에는, 때로는 서로의 변화에, 때로는 변하지 않음에 놀라기도 하고 지긋지긋해하기도 한다. 잘 알기 때문에 물을 수 없는 것들로 고민하고, 잘 알기 때문에 상처를 주는 말들로 괴로워하면서, 둘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독자들은, 누군가의 앞에서는 태연한 얼굴을 하지만, 혼자가 되고 나면 온몸으로 슬퍼하고, 절망하고, 또 이겨내는 가호와 시즈에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하면서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하루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_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화법이 지닌 리얼리티

“자신이 현재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환상이야.”
언젠가, 너무도 괴로워 그렇게 말했다. 절반은 진심이었다. 모든 것이 착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시즈에는 잠시 침묵하고서 매정하게 이렇게 말했다.
“괜한 억지 부리지 마.”

무라카미 하루키, 요시모토 바나나와 함께 국내 일본 문학 열풍을 주도해온 에쿠니 가오리는 단아하고 청아한 문체와 절제된 화법으로 그녀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많은 독자를 확보해왔다. 특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좀 이상하다’고 여겨질 만한 사람들을 색다른 삶의 한 형태로 자연스럽게 그리면서 그 속에 우리들이 무심히 지나칠 만한 일상의 풍경들을 담아내는 점이 돋보인다. 이런 작법은, 전체 줄거리가 아닌 문장 곳곳에 리얼리티가 담겨 있기 때문에 독자 개개인의 경험과 공명한다. 즉, 5년 전의 사랑에 집착하는 가호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형태는 다를지라도 가호의 ‘비스킷 깡통’ 같은 과거와의 연결 고리를 갖고 있을 것이고, 유부남과 연애하는 시즈에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단순히 사랑하기 때문에 시즈에가 억지로 아침을 먹는 것 같은 일들을 해봤을 것이란 점에서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또한 에쿠니 가오리는 큰 사건이나 클라이맥스 없이 캐릭터나 주변 묘사만으로 짜임새 있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홀리 가든』 역시 가호와 시즈에를 비롯해 ‘나카노’, ‘코끼리 다리’, ‘교코’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여러 에피소드들 속에 잘 나타나 있어,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누구에게, 어떤 에피소드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읽게 된다는 것도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 지닌 매력이다.

_과거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18년 전에 이 모자이크를 만들었던 나와 지금의 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가호는 묘한 안도감이 가슴으로 차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생각했다. 시즈에나 나카노나, 그리고 쓰쿠이마저 그런 가호에게서 고루 먼 위치에 있다. 고루 멀고, 그러나 너무 멀지 않은 위치.”

떠나려는 나카노를 붙잡고 만 가호는 초등학교를 찾아간다. 그리고 18년 전 졸업 작품으로 자신이 만든 모자이크를 보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조금은 어리둥절한 채로 시간의 흐름과 하루를 파고드는 사랑이란 감정에 휩쓸리던 가호는, 새로운 것에 대한 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이렇게 해소한다. 모든 것이 변해도 나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혹은 그들)와 나 사이에는 적절한 거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그리고 가호는 차마 깨뜨리지 못하고 상자 속에 담아두었던 파란 장미 무늬 홍차 잔을 새로운 사람, 나카노에게 내민다. 어떤 옷을 입고 있든 그 옷을 벗고 나면 남는 것은 그저 몸일 뿐인 것처럼, 추억이라는 이름을 벗고 나면 남는 것은 흔하고 평범한 보통 물건뿐이다. 에쿠니 가오리는 홍차 잔을 깨뜨리거나 계속 봉인해두지 않는 가호의 모습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감정으로 그려낸다. ‘과거’를 없던 일로 하거나, 잊어버리려 애쓰지 않고 그저 그대로 시간을 지나와 현재를 맞는 가호를 보며,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어도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잊지 않고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기를 당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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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최진희 님 2011.08.29

    내가 왜 늘 손톱에 메니큐어 바르는지알아? 그러지 않으면 내가 어른이란걸 잊어버려서 그래.

  • 허성미 님 2011.06.08

    복숭아 먹고 나면 복숭아 냄새가 손가락에 오래 남아 있잖아. 그게 좋더라. 몇 번이나 손가락을 이렇게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봐.

  • 김수미 님 2011.04.03

    아무 조건 없이 그 사람을 좋아해. 내가 모르는 고장에서 태어나서,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살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세리자와를 좋아해, 난. 지금의 그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을 상상할 수 없고, 지금의 내가 아닌 나를 상상할 수 없으니까. 연애라는 거, 뭐랄까 유일무이한 우연, 천문학적인 우연으로 성립되는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뭐가 하나라도 어긋나면, 예를 들어 좀 더 일찍 만났다든가 세리자와가 독신이라든가, 그랬으면 모든 게 달라졌을 거 아냐? (p.267)

회원리뷰

  • 별다른 생각없이 읽기에 좋은 에쿠니 가오리의 책 그런데 이 작가 책... 당분간은 안보게 될듯 하다. ...
    별다른 생각없이 읽기에 좋은 에쿠니 가오리의 책
    그런데 이 작가 책... 당분간은 안보게 될듯 하다. 내용이 가벼운것 까지는 괜찮은데 이 책은 그냥 내용이 없다. 
    담담한 하루 일상을 지켜보는 기분으로 보는것도 한두장.. 끝내 절반 읽다가 책을 덮었다.
     
    에쿠니 가오리 책의 장점이라면  여유로움인데, 그 장점만은 충분하게 발휘된 책
    읽는 도중, 주인공처럼 홍차를 홀짝거리고 싶은 충동이 계속 일었다. 
     
    정말 잘 우려낸 홍차에 우유. 밀크티 한잔이 그리운 추운 겨울날
    밀크티에 책한권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일상의 여유가 아닐지..
     
    이번주 쉬는날에는 카페라떼를 잠시 접고, 따뜻한 밀크티 한 잔 즐겨볼까. 
  • 목차에 많이 나열되어 있는 제목들을 보며 이 책도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단편집이런가... 라는 생각에 책을 읽기도 전에 김...

    목차에 많이 나열되어 있는 제목들을 보며 이 책도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단편집이런가... 라는 생각에 책을 읽기도 전에 김이 빠져버렸다. 그러나 두번째 챕터를 읽으면서 단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내심 안심해버렸다. 아니구나. 단편이. 라고... 그리고 읽으면서 점점 빠져버렸다고 해야 할까. 가호와 시즈에의 사랑이 올바른 사랑이(세상에 올바른 사랑이 얼마만큼 있을까.. 그리고 올바르지 않는 사랑을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수 없듯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사랑이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폭. 폭폭폭 빠져 읽어내려갔다.
     
    어릴적부터 함께 해온 가호와 시즈에. 그녀 두사람은 친한 친구였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야 마는 시즈에와 약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못하지만, 다른 남자와의 잠자리를 번갈아 하는 가호. 시즈에는 자신도 유부남과의 연애를 하면서도 지금은 헤어진 5년동안 사귀어온 남자와의 추억에 매여 있는 가호에게 왜 그렇게 어리석은 거냐며 질책을 하기 일쑤다. 시즈에 그녀도 내가 보기에는 어리석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두 여자의 사랑이 못내 가슴을 울린다.
     
    사랑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라서 그런 것일까. 5년동안 함께해온 쓰쿠이를 잊지 못하고 혼자 피크닉을 떠나는 가호의 모습이라거나. 유쾌한 사랑을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부남. 그 남자의 행동 한가지 한가지를 그가 없을때 되뇌이는 가즈에의 사랑 등등이 사랑에 대한 따뜻함을 주었던 것 같다. 읽고 있는 내내 말이다. 그리고 가호를 한없이 옆에서 바라봐주는 또 한 남자. 나카노의 사랑도 이 책을 읽는 묘미를 안겨 준다. 가호가 왜 혼자 피크닉을 떠나는지 알지 못했던 그는 가호의 방에서 추억속에 담긴 그 남자와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며, 절망하지만, 그래도 십년전에 자신이 태어났더라면, 하고 생각한다. 내내 가호의 곁에 있어줄것만 같은 남자..
     
    단편이 아니라 더 좋았지만 그보다 더 책의 내용이 내 마음을 기쁘게 만들어 주었다. 요즈음 내리 읽어내렸던 그녀의 책들 중에서 유독 <호텔 선인장>과 이 책이 마음에 든다.
     
     
  • 홀리 가든 | cy**se | 2010.12.29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표지부터 예쁜 홍차잔이 그려있고 곳곳에 홍차향이 풍겨 진한 홍차 한 잔 옆에 두고 읽어야 할 것만...
     
     
    표지부터 예쁜 홍차잔이 그려있고 곳곳에 홍차향이 풍겨 진한 홍차 한 잔 옆에 두고 읽어야 할 것만 같은 책이지만 밀크티의 유혹을 못 이기고 진하게 우려낸 홍차에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붓고야 말았습니다.
    딱히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닥 제 취향과 맞는 책은 아니더군요.
    밍숭밍숭한 것은 별로.
     
     
  • 홀리가든 -에쿠니 가오리- | ru**006 | 2010.06.3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초여름 아침의 씁쓸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상큼한 풀냄새가 나는 소설이다....
     

    초여름 아침의 씁쓸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상큼한 풀냄새가 나는 소설이다.

    여름이 시작된다는 신호처럼 느껴지는 그 냄새...

     

    작가는 어떤 설명도 없다.

    그저 담담히 가호와 시즈에, 그리고 그들의 주변을 묘사하고 있다.

    주변이 중심인지 중심이 주변인지 알수 없는 그들의 삶.

    서로가 서로에게 주변인지 중심인지도 알 수 없는 삶.

    가호와 시즈에는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싶지만, 풀어낼 수 없을만큼 뒤엉켜있다.

    그것이 사랑인지 증오인지 알수없을만큼.

     

    과거의 상처가 현실을 주변으로 만들어버린 가호,

    상처가 두려워 주변에서 안도감을 얻는 시즈에,

    그들이 지금도 도쿄 어딘가에서 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것만 같다.

    마음 속에 비스킷 깡통을 담아두고서...

     

    에쿠니가오리...

    난 그 유명한 '냉정과 열정 사이' 도 읽지 않았다.

    왠지 너무 여성스러울것만 같은 그녀의 이야기가 부담스러울것 같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녀의 담담하면서도 구체적이고, 물흐르듯 흐르는 이야기속에 숨겨놓은 은유들이 내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이제는 낯이 많이 익은 오카야마 역에 도착했을 때, 시즈에는 지금이 일주일 전이라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했다.

    지금이 일주일전이고,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서 지난 일주일 동안의 일을 다시 한번 되풀이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개찰구를 지나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간다.

    낯익은 매점, 쌓여있는 수수경단 상자, 엷은 분홍색의 복숭아 모양 도시락.

    합해서 열번, 같이 식사를 했다. 밤이 다섯번, 낮이 세번, 아침이 두번, 물론 아침이 가장 행복했다.

    수영을 두번 했다. 드라이브도 한번 했다.

    그 모든 일을 다시 한번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마음보다 백배는 강렬하게 , 어서 빨리 도쿄로 돌아가고 싶었다.

    늘 그렇다. 세리자와와 지내는 시간이 즐거우면 즐거울수록, 빨리 벗어나고 싶어 안달한다. 질식할 것 같아서다. 세리자와가 사는 동네에는 숨을 곳이 없다. 시즈에는 한시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 안심하고 싶었다.

    올 때처럼 창가 자리에 앉아, 올때처럼 차내에서 판매하는 커피를 산다. 도쿄까지는 네 시간 남짓. 눈을 감고 세리자와가 했던 말 한 마디 한 마디, 몸짓과 표정 하나하나를 되새긴다. 머리를 기댄 유리창이 차갑다.

    시즈에는 눈을 뜨고 종이컵에 담긴, 향기가 그런대로 짙은 커피를 마셨다.

    피아노 건반에 손을 올려놓듯, 두 손으로 은색 창틀를 만져본다. 우둘투둘, 우악스런 손이라고 생각했다.

    시속 몇 백 킬로미터로 세리자와가 있는 동네가 멀어진다."

    p110~111

     

     

    "내가 왜 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지 알아?"

    "글쎄"

    그렇게 대답하고 자신의 손을 보자 한낮의 신칸센이 되살아난다.

    싸늘한 은색 창틀, 멀어져 가는 세리자와의 동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어른이란걸 잊어버려서 그래"

    시즈에는 고개를 들고 가호를 쳐다보았다.

    가호는 심각한 얼굴이다.

    "무슨 소리니? 나이는 먹을대로 먹어서."

    .

    .

    손톱을 보는것은 사회적이기 위한 주문을 외는 것이다.

    어른이니까 어른이니까 어른이니까.

    p122~123

  • 홀리가든 | ul**es | 2010.01.2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홀리가든 - 에쿠니 가오리 지음 / 김난주 옮김     '에쿠니 가오리'를 열렬히 사랑했던 때가...

    홀리가든 - 에쿠니 가오리 지음 / 김난주 옮김

      

     '에쿠니 가오리'를 열렬히 사랑했던 때가 있었다. 그녀의 책이란 책은 모조리 읽고... 그녀가 칼럼

    이라도 한줄 썼다고 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찾아내 읽고는 했다. 물론 그때 그녀의

    글에는... 나를 끌어당기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 헌데...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로 시작되

    어 <도쿄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마미야 형제> 등의 책들은 이상하게도 뭔가

    와닿는게 없었다. 나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은... 처음 그녀의 책을 읽었을때 느꼈던... 지독히 건

    조하고 바싹 마른 나무같은 느낌. 그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홀리가든>도 내심 별 기대없이

    읽었는데... 그 결과는... '에쿠니 가오리'의 부활이었다.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하지도 차

    갑지도않은... 부덤덤한 시선. 작은 이야기들. 세심한 묘사. 여운이 있는 마무리... 간결한 대화.

    깊은 사색. 분명 내가 사랑한 '에쿠니 가오리'의 글이었다.

     

    책은 30대의 젊은 여자 둘의 우정과 사랑, 이별과 그 회복... 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뭔가

    옳지 않은 사랑과 뭔가 옳지 않은 우정과 뭔가 옳지 않는 이별과 뭔가 옳지 않는 회복... 책은 온

    갖 옳지 않은 것들을 늘어놓고 있지만 그 옳지 않는 것들이 나쁘다거나 슬프다거나 하는 느낌이

    없다. 오히려 따뜻하고 오히려 무심할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묘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래도 우

    리는 내일을 살아간다'류의 마무리까지... 내가 좋아하는 작고 건조하며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

    는... 전형적인 책이 아니었나싶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

    <홀리 가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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