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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법정: 한국사 인물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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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쪽 | A5
ISBN-10 : 8992409230
ISBN-13 : 9788992409230
역사법정: 한국사 인물논쟁 중고
저자 함규진 | 출판사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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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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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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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에서 벌이는 치열한 역사논쟁!
위대한 역사가들이 쓴 역사책은 곧 위대한 판결문이다!


『역사법정 | 한국사 인물논쟁』. 김유신은 민족중흥의 영웅인가, 민족정기를 훼손한 반역자인가? 신돈은 요승인가, 개혁자인가? 박정희는 수구인가, 진보인가? 이렇듯 역사의 인물은 역사가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끝나지 않는 역사적 논쟁을 위해 천상에서 법정이 열린다.

김유신에서부터 신돈, 어우동, 임꺽정, 광해군, 박정희까지 우리의 역사 속에서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는 6명의 역사인물에 대한 논쟁을 펼친다. 저자는 가상법정이라는 공간으로 그들을 끌어내 한국사 인물에 대한 논쟁을 이어가며 그 논점을 객관적으로 정리한다.

재판장은 단군이 맡고, 6명의 인물을 피고로 세웠다. 검사와 변호사는 신채호와 김부식, 정도전, 무학, 인수대비, 황진이, 박문수, 홍명희, 이항복, 허균, 장준하, 박종홍 등이 맡아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증인으로 채택된 인물로는 원술과 최영, 성종, 이옥봉, 체게바라, 전태일이다.

저자소개

함규진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저자의 맨 처음 전공은 법학이었다. 그러나 대학에 입학해서 교수님께 “학문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기초적인 교양과 지식을 쌓으려면 어떤 책부터 읽으면 좋을까요?” 하는 질문을 드리자 “법대에 들어왔으면 사법고시에 필요한 책만 봐라. 그것 말고는 볼 책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그 후로 법학 공부에 정이 붙지 않았던 저자는 대학도 학과도 바꾸고 새출발을 하게 되었다.
저자가 새로이 택한 곳은 성균관대학교였다. 처음엔 행정학과로 입학했으나, 대학원은 정외과로 갔다. 정외과에서도 정치사상을 택했고, 다시 그 중에서도 동양 및 한국정치사상에 중점을 두기 시작해서 결국 박사학위까지 받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국가경영전략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언제나 바뀌는 사람들, 그리고 사람들을 바꾸고 마침내는 그 사람들에 의해 바뀌어 버리는 힘인 사상과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매혹된 그는 ‘역사와 그 속의 인간’이라는 주제로 활발한 연구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왕의 투쟁』『다시 쓰는 간신열전』『역사법정』『세상을 움직인 명문vs 명문』이 있고, 논문에는「예의 정치적 의미」「유교문화와 자본주의적 경제발전」「정약용 정치사상의 재조명」등이 있다.

목차

<저자서문>
<역사법정, 재판은 시작됐다>

<제 1법정> 김유신
<제 2법정> 신돈
<제 3법정> 어우동
<제 4법정> 임꺽정
<제 5법정> 광해군
<제 6법정> 박정희

<여론조사>

책 속으로

<어우동> 어우동의 눈이 한차례 반짝 빛났다. 입술은 묘한 웃음을 띠었다. “저는 구멍이지요.” “구멍이라니?” “남자들이 뚫어 놓은 마음의 구멍, 남자들이 들어가려는 욕망의 구멍, 남자들이 메우려던 더러움의 구멍이지요. 조선 전성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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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동>
어우동의 눈이 한차례 반짝 빛났다. 입술은 묘한 웃음을 띠었다.
“저는 구멍이지요.”
“구멍이라니?”
“남자들이 뚫어 놓은 마음의 구멍, 남자들이 들어가려는 욕망의 구멍, 남자들이 메우려던 더러움의 구멍이지요. 조선 전성기라는 성종대의 태평성세 한구석에 나 있던 작은 구멍이지요. 밝고 빛나는 이성의 역사에 감춰진 어두침침한 구멍이지요. 모든 것을 끌어들일 수 있고, 모든 것을 토해낼 수 있는 구멍이지요.”
“……?”
너무도 뜻밖의 말에 인수대비도 방청석도 아연해졌다.
“제 예명이 현비임을 거론하셨죠? 그런데 처음에는 무엇이었는지 아십니까? 너무 노골적이라 조금 고쳤답니다.”
“뭐였길래……?”
“현빈.”
“……설마, 그 현빈? 노자가 말한 ‘만물의 어머니, 궁극의 신비’, 태초의 검은 구멍인 현빈?”
어우동은 대답 없이 묘한 웃음만 지었다. 인수대비는 처음 보는 사람을 보듯 그녀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일개 아녀자가 현빈이라 칭하다니, 내가 비록 노자의 도를 따르지는 않지만 무척 외람되다 싶군.”
본문 p189~190

<신돈>
정도전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피고석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신돈, 잿빛 가사를 걸친 그의 용모는 처음 보는 사람이면 흠칫 놀랄 만큼 기묘했다. 정수리는 뾰족하고 턱은 갸름했다. 머리는 크고 목은 길었다. 키는 약간 작은 편이었으나 엉덩이와 허벅지가 특이하게 비대했다. 얇은 입술은 살짝 깨물어도 피가 배어나올 것 같았고, 눈빛은 부리부리한 게 지혜로워도 보이고, 요사스러워도 보였다.
“신돈, 오랜만이오. 저승에 온 뒤로는 처음 보는구먼.”
“대감은 무양하십니까? 대감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혈색이 좋으시군요.”
두 사람의 가시돋힌 인사가 오가고, 정도전의 본격적인 공세가 시작되었다.
“피고는 우리 역사에서 대표적인 요승이라고 불리고 있는데, 알고 계시겠지?”
“하하, 소승 같이 미욱한 사람이야 뭐 좋은 말을 듣겠습니까마는, 요승이라. 그건 좀 납득이 가지 않는군요. 그것은 그 역사라는 것이 바로 정대감과 정대감 같은 사대부 어르신들이 쓰신 역사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본문 P91~

<박정희>
박종홍은 재삼 감사하며 질문을 마쳤고, 장준하가 묘한 눈빛을 띠고 정주영에게 다가왔다.
“저도 말로만 듣던 ‘왕회장’님을 직접 뵙게 되니 기분이 묘하군요. 저는 두 가지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박정희 시대의 개발, 그것이 과연 유효적절한 것이었나, 그리고 그 개발은 누구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었는가, 입니다.”
“……?”
……중략……
정주영은 얼굴을 붉히며 뚜렷이 화난 표정을 지었다.
“이거 보쇼. 당신도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일 텐데 어찌 그리 보는 눈이 삐딱한가? 박대통령은 기업에서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지도 않고, 친한 사람들을 밀어주지도 않았소. 나만 해도 박대통령과 무슨 연고가 있습니까? 정부가 기업을 밀어주고 끌어준 건 물론 있지. 하지만 그것은 국내기업의 힘을 키워서 국가이익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지, 박대통령과 기업들 사이에 사적인 유착관계가 있었던 것은 아니오. ‘유착’이 아니라 ‘협조’였소.”
“그럴까요? 하지만 실제로 정경유착이 박정희 시대의 산물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반드시 사실은 아니지. 그리고 방금 당신이 경부고속도로를 폄하했는데, 물론 예상보다 보수비용이 많이 들었던 건 사실이오. 하지만 도무지 처음 하는 공사 아니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냈다면 그게 이상한 거지.”
“처음부터 잘 할 수야 없겠지요. 하지만 문제는 애초에 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겠죠.”

본문 P42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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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역사는 평가 속에서 발전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현대사에서의 박정희 문제가 대표적인 예이지만, 과거 신라의 김유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비판과 옹호로 양분되는 인물은 수도 없이 많다. 이런 인물 논쟁은 항상 풍요로운 인문학의 배...

[출판사서평 더 보기]

역사는 평가 속에서 발전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현대사에서의 박정희 문제가 대표적인 예이지만, 과거 신라의 김유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비판과 옹호로 양분되는 인물은 수도 없이 많다.
이런 인물 논쟁은 항상 풍요로운 인문학의 배경이 되며,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가져오는 장점으로 자리매김한다.
「역사법정」은 이러한 인물 논쟁의 중심에 있는 역사인물을 풍부한 사실적 자료와 객관적인 시각을 제시하여, 가상법정을 통해 독자의 앞에 세운다.
저자는 한쪽의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상반된 주장을 모두 싣고 독자에게 판단의 여지를 남기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이 갖고 있는 의도이다.
천상에서 벌어지는 가상 법정은 단군이 재판장을 맡고, 피고 6인과 관련된 인물들이 검사와 변호사를 맡아 법정공방을 벌이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 법정>
피고: 김유신 / 검사: 신채호 / 변호사: 김부식
‘김유신을 변명’하는 사람들은 당시 삼국에는 민족의식이 없었으며 삼국통일을 계기로 비로소 민족의식이 뿌리내렸고, 삼국간의 전쟁은 너무나 치열하여 민생의 피해가 극심했으며, 신라만이 아니라 삼국 모두가 승리를 위해 외세와 결탁했다고 주장한다. 당시 삼국간에 동족의식이 얼마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만주와 한반도가 고스란히 이어지며 민족의 생활권이 넓게 유지되었더라면 좋았으리라는 생각도 일리가 있고, 신라의 경우 단순히 외세의 힘을 빌린 정도가 아니라 법제에서 땅이름, 복식까지 고스란히 중국의 본을 받음으로써 한반도와 한민족이 결정적으로 중국 문화권에 포섭되도록 만들었다는 비판도 설득력이 있다.

<제 2 법정>
피고: 신돈 / 검사: 정도전 / 변호사: 무학대사
공민왕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신돈은 염제신 등의 권신, 경복흥을 비롯한 문신, 최영을 비롯한 무신들을 숙청하며 조정을 일신했다. 하지만 권문세족이나 무신을 모두 쓸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또 개혁세력의 대표였던 이제현도 “문생이니 좌주니 하며 도당을 만들기에 급급하다”는 비판과 함께 탄압을 받았다.
‘인적 청산’에 이은 ‘제도적 청산’은 전민변정도감 설치, 순자격제와 산관 통제, 성균관 중영, 과거제도 개혁 등으로 권문세족의 세력을 억제하고 왕권을 강화하는 일련의 개혁 조치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것이 신돈 자신의 정책이었는지, 공민왕의 뜻을 대행했을 뿐인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신돈은 6년간의 집권 기간에 권력에 취해 스스로 문수보살이라고 내세우고, 각종 뇌물과 성상납을 받으며 타락의 극치를 달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그를 제거한 세력들의 모함이라고 보는 쪽도 있다.

<제 3 법정>
피고: 어우동 / 검사: 인수대비 / 변호사: 황진이
‘조선시대 최대의 성스캔들.’
어우동이라는 이름에 따라다니는 이 타이틀이 그리 과장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조선조에는 음부(淫婦)의 대명사로만 통용되던 어우동의 이름은 현대에 들어와 재조명된다. 70년대에 동아일보에 연재된 소설 ??어우동??에서 방기환은 어우동을 ‘인형의 집을 나간 노라’에 대비했으며, 1985년 제작된 이장호의 영화 ??어우동??에서는 ‘권력자의 노리개가 되었다가 희생된 여자’라는 개념까지 추가되었다. 그리고 90년대 이후 본격화된 페미니즘적 역사해석에서 그녀는 불합리한 남성중심적 · 봉건적 사회모순에 항거하며 ‘개인독립’을 향유한 선각자로 부각된다.

<제 4 법정>
피고: 임꺽정 / 검사: 박문수 / 변호사: 홍명희
임꺽정 사건에 대해 실록의 사관은 이렇게 평한다. “도적이 성행하는 것은 수령의 가렴주구 탓이며, 수령의 가렴주구는 재상이 청렴하지 못한 탓이다. 지금 재상들의 탐오가 풍습을 이루어 한이 없기 때문에 수령은 백성의 고혈을 짜내어 권요(權要)를 섬기고 돼지와 닭을 마구 잡는 등 못하는 짓이 없다. 그런데도 곤궁한 백성들은 하소연할 곳이 없으니, 도적이 되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 없는 형편이다. 그러므로 너도나도 스스로 죽음의 구덩이에 몸을 던져 요행과 겁탈을 일삼으니, 이 어찌 백성의 본성이겠는가.”
임꺽정의 봉기는 민중적, 역사적인 의미를 띠고 있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단지 개인의 불만을 비생산적으로 터뜨린 ‘객기’에 지나지 않았을까. 아니 그것이 ‘객기’일지라도 우리는 그의 자유정신을 높이 평가해야 하는 것일까. 홍명희와 박문수의 공방을 통해 짚어본다.

<제 5 법정>
피고: 광해군 / 검사: 이항복 / 변호사: 허균
광해군은 조선왕조가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세자가 되고, 왕위에 올랐다.
광해군은 조선조 내내 폭군으로만 취급되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는 비교적 일찍부터 재평가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일제시대의 식민사관 사학자 이나바 이와키치가 그 선두였는데, 그는 광해군의 외교를 ‘중립외교’로, 내치를 ‘실용적 개혁’으로 평가했다. 그의 해석을 1950년대 말 사학계의 거두 이병도가 다듬어 내놓으면서 일찍부터 광해군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1980년대부터는 “광해군은 개혁과 중립외교를 추진했다”는 내용이 국사교과서에 실리게 되었다. 그리고 요즘에는 미국과 중국,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의 인기를 다시금 높이는 듯하다.

<제 6 법정>
피고: 박정희 / 검사: 장준하 / 변호사: 박종홍
1979년, 박정희의 영구차는 많은 국민의 눈물 속에 광화문을 지났지만 이후 상당 기간 그에 대한 평가는 별로 긍정적이지 못했다. 그러다가 90년대 중반에 들어 박정희를 재평가하는 ‘박정희 붐’이 이는데, 그동안 대안으로 여겨져 온 ‘민주화세력’이 87년 이후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준 점이 컸다. 6.3 투쟁이나 유신반대투쟁에서 앞장서서 싸웠던 일부 소장 지식인들까지 그의 재평가 대열에 합류했고, 여론조사에서 ‘역대 대통령 중 최고’, 심지어 ‘단군 이래 최고 지도자’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가 되었다. 이후 소강 국면에 들었다가, 최근에 와서 다시 박정희의 재평가를 놓고 시끄러워진 상태다. 박정희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이 시대의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기준이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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