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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이면
203쪽 | 규격外
ISBN-10 : 8932026750
ISBN-13 : 9788932026756
달의 이면 중고
저자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 역자 류재화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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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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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이면과 달의 표면. 동양과 서양의 거울상 같은 사고구조를 통찰하다! 『달의 이면』은 신화 및 역사, 문학, 음악, 그림, 요리까지 일본에 관련된 깊고 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동양과 서양의 대칭적 사고 구조를 짚어내는 책이다. 저자 레비-스트로스의 강연록과 짧은 에세이, 잡문, 인터뷰 등을 아홉 편의 글로 엮었다. ‘원심적인 서양’과 ‘구심적인 동양’의 서로 다른 사고 구조 속에서 일본의 문명, 더 나아가 동양의 문명과 사고체계를 통찰한다.

제목 ‘달의 이면’은 말 그대로 직접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서 일본 및 아메리카 원주민 등의 보이지 않는 역사를 뜻한다. 반대로 유럽 세계의 역사는 ‘달의 표면’이라 표현하는데 이는 기록의 사실성을 중시하는 서양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다. 동양과 서양은 신화를 역사와 구분 짓느냐, 구분 짓지 않느냐로 차이점을 보인다. 서양은 그 둘을 완벽히 구분 짓는 한편, 동양은 신화와 역사를 내적으로 긴밀히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저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1908~2009)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나 파리대학 법학부와 문학부를 졸업한 후 임상심리학, 정신분석학 등을 공부했다. 철학교수 자격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한 그는 1933년 로위의 『원시 사회』를 읽고 인류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브라질 상파울루대학 등에서 대학교수를 하면서 카두베오족과 보로로족 등을 방문조사하며 여러 논문을 발표했고 1941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의 신사회조사연구원에서 문화인류학을 연구했다. 박사학위논문 『친족 관계의 기본구조』(1949)가 출판되어 프랑스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산문 기록처럼 쓰인 『슬픈 열대』(1955)는 공쿠르상 후보작이 되기도 했다. 1962년 발표한 『오늘날의 토테미즘』과 『야생의 사고』는 원시인에 대한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사상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날것과 익힌 것』(1964), 『꿀에서 재까지』(1965), 『식사예절의 기원』(1968), 『벌거벗은 인간』(1971) 등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레비-스트로스 신화학의 체계를 완성했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와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을 지내면서 『먼 시선』(1983), 『보다 듣다 읽다』(1993) 등 굵직한 저서를 다수 내놓았다. 철학을 비판하며 철학에 대항하는 인간과학으로서의 인류학을 정초한 그는 20세기 인문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세계적 석학으로 평가받는다.

역자 : 류재화
역자 류재화는 고려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을 거쳐 현재 파리 소르본누벨대학에서 파스칼 키냐르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문, 예술, 문학 등에 걸쳐 다양한 책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레비-스트로스의 『보다 듣다 읽다』, 다니엘 아라스의 『서양미술사의 재발견』, 파스칼 키냐르의 『심연들』 『세상의 모든 아침』, 라파예트 부인의 『클레브 공작부인』 등이 있다.

목차

서문_가와다 준조

세계 속 일본 문화의 위상
달의 이면
이나바의 하얀 토끼
중국해의 헤로도토스
센가이, 세상에 순응하는 예술
낯섦이라는 익숙함
아메노우즈메의 외설적인 춤
알려지지 않은 도쿄
가와다 준조와의 대담

사진
출처

책 속으로

전 세계 속에서 일본 문화(다른 문화여도 이건 마찬가지입니다)가 차지하는 위상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모든 문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실현 불가능한 조건하에서만 우리는 우리의 판단이 그 무엇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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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속에서 일본 문화(다른 문화여도 이건 마찬가지입니다)가 차지하는 위상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모든 문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실현 불가능한 조건하에서만 우리는 우리의 판단이 그 무엇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관찰자가 이미 한 문화의 구성원인 이상,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 문화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 문화를 통해 어떤 다른 문화를 평가한다는 것은 애당초 객관성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는 것입니다. (「세계 속 일본 문화의 위상」, 17쪽)

그림과 요리에는 적어도 두 가지 불변하는 특징이 있는 것입니다. 우선 단순성을 지향하는 정신적·도덕적 위생학. 고립주의와 분리주의. 순수하게 일본적인 전통회화 예술과 순수 일본 정통 요리는 재료를 섞지 않고 그 원래 상태를 부각합니다. 제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불교와 중국 불교의 차이점도 이와 비슷합니다. 중국에서는 여러 다른 파가 같은 절에 기거합니다만, 일본은 9세기부터 덴다이종과 신곤종이 따로 기거합니다. 분리되어야 하는 것을 분리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죠. (「달의 이면」, 71쪽)

오쿠니누시 신화와 방금 비교한 아메리카 신화는 서로 닮아 있으면서도 다릅니다. 같은 모티프 혹은 테마의 병합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까다롭게 통행시키는 자, 질투 많은 부모(혹은 부모 중 한 명), 사악한 장인, 쪼개진 나무통이라는 시험 등. 그런데 일본 신화가 이런 모티프와 테마를 그냥 나란히 놓는다면, 아메리카 신화는 하나로 조직합니다. 이런 비유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오래된 무덤의 해골을 보면 그 뼈가 관절로 이어져 있지 않고, 하나의 몸이라고 상상할 수 있을 만큼만 가까이 붙어 있지 않습니까? 일본 신화가 이렇게 놓인 해골이라면, 아메리카 신화는 하나의 몸뚱이 같습니다. (「이나바의 하얀 토끼」, 87~88쪽)

우리를 안내하던 노인은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옛 조개더미를 무심하게 가리켰습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조개더미는 여신이 처음 드시고 남긴 음식의 흔적입니다. 저는 신들이 가져온 곡식을 제일 먼저 경작한 곳이 어딘지 물었습니다. 그는 우리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데려가 ‘미후다’라는 작은 논밭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에 돌 제단이 세워져 있더군요. 거기서 또 멀지 않은 곳에 우물이 있었습니다. 여신은 이곳으로 물러나 잠들곤 했답니다. 이런 이야기가 아주 일상적인 대화 톤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정말 실제로 일어났던 일인 것처럼 말입니다. 신화적 시간 속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마치 어제 일어난 일처럼요. [……] 그리고 특히 이 섬 전체에 들어서 있는 서낭당과 제단 들은 신들이 현존함을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중국해의 헤로도토스」, 102~103쪽)

“이것은 무엇이냐?” 갑작스런 그의 질문에 제자가 이렇게 응수합니다. “이것? 이것이라는 게 뭔데요?” 이 응수 덕에 제자는 입문증을 받았습니다. 이 짧은 일화는 서양 정신과 불교의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첫번째는 본성을 찾는 자로서 질문이 있는 한 할 수 없거나 해서는 안 되는 답이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과학 정신이 싹틉니다. 불교에는 이런 식의 자아도취는 없습니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각 질문이 다른 질문을 불러내고, 그 어떤 것도 고유한 본성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세계의 실상은 다 일시적이며 덧없는 것입니다. (「센가이, 세상에 순응하는 예술」, 121쪽)

헤로도토스에게는 이집트가, 프로이스와 체임벌린에게는 일본이 자신의 문명과는 다른 문명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두 문화 사이에서 보이는 대칭은, 그 두 문화를 대립시키면서 또 하나로 통일합니다. 가령 거울에 비친 우리 모습은 같으면서도 다릅니다. 반전된 상입니다. [……] 그것은 뒤집어서 보면 같은 것입니다. 즉 누구에게는 낯선 것이 누구에게는 익숙한 것입니다. 낯선 것에 적응해 익숙해지는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는 거죠. 헤로도토스는 이집트인들의 습관과 자기 민족의 습관이 반전된 대칭성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결국은 서로 같은 선상에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서로 절대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라 그리스인이 보는 이집트인일 뿐이죠. 이 문명들은 서로 존중할 만하며, 각자 상대는 모르는 신비한 지식을 알고 있죠. 그러므로 계속해서 퍼낼 지혜의 우물이 서로에게 있는 겁니다. (「낯섦이라는 익숙함」, 134~35쪽)

너무 멀리 있는 신화를 너무 가까이 놓고 비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어떤 유사성은 역사적으로 직접 연결되어서가 아니라, 신화적 사고의 기본 구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여기저기서 같은 이야기가 겹쳐 나타날 수 있지만 계보 관계가 실제로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가끔 표면에서 전체가 혹은 그 파편이 나타날 뿐입니다. 표현되지 않은 상태로 있거나 어떤 경우에는 그냥 사라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관점에서 이집트 설화와 일본 신화의 유사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메노우즈메의 외설적인 춤」, 151쪽)

일본은, 가령 프랑스처럼 혁명이라는 수단이 아니라, 복원이라는 수단을 통해 근대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전통적 가치들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서양 문명을 약하게 만든 비평 정신 및 지나치게 시스템적인 사고의 폐해를 입지 않아서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런 정신 및 사고의 과잉은 서양 문명을 약하게 만들었습니다. [……] 서양인들은 자기 나라의 사회적 모랄의 분위기에 비해, 과거라는 전통과 현재라는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점을 일본인들의 주요 덕목으로 봅니다. 그것이 일본인들의 자산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가 생각해볼 만한 것들을 제시하기도 하죠. (「알려지지 않은 도쿄」, 162쪽)

일본은 창조자라기보다 수용자였습니다. 일본은 다른 나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죠. 특히 유럽 혹은 북아메리카의 영향을 받기 전에는 중국과 한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다만, 일본에서 제가 놀란 점은 다른 문화에 정말 잘 동화된다는 겁니다. 그러나 또 다른 양상을 잊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영향들 중 그 어떤 것도 겪기 전에 조몬 문명을 가지고 있었어요. [……] 정말 독창적인 영감으로 가득한 토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것은 무엇과도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일본의 특수성이 거기 있죠. 바로 그것이 근원입니다. 이런 일본의 특수성은 늘 독창적인 무엇을 만들기 위해 다른 데서 많은 요소를 가져와 정교하게 다듬을 줄 안다는 것입니다. (「가와다 준조와의 대담」, 18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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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구조주의 인류학의 거장 레비-스트로스의 일본 문명 읽기 아홉 편의 강연록, 잡문, 인터뷰로 만나는 짧고 깊은 통찰들 20세기의 대표적 지성인 레비-스트로스의 『달의 이면』(류재화 옮김)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레비-스트로스가 생전에 발표한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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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주의 인류학의 거장 레비-스트로스의 일본 문명 읽기
아홉 편의 강연록, 잡문, 인터뷰로 만나는 짧고 깊은 통찰들

20세기의 대표적 지성인 레비-스트로스의 『달의 이면』(류재화 옮김)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레비-스트로스가 생전에 발표한 여러 글에서 일본을 주제로 한 것들을 추려 묶은 책이다.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글들은 강연록과 짧은 에세이, 잡문, 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으로 1979년부터 2001년 사이에 쓰였고, 그 20년간 레비-스트로스의 주된 사유가 어떻게 발전, 전개되었는지 가늠케 해준다. 신화 및 역사, 문학, 음악, 그림, 요리까지 일본에 관련된 깊고 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일본과 프랑스, 나아가 동양과 서양의 대칭적 사고 구조를 짚어낸다. 일본을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일본에 한정되기만 한 것은 아니고 그 ‘낯섦이라는 익숙함’을 통해 인류 보편의 과거를 발굴해내면서 인류학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일본 및 동양 문명에 관한 레비-스트로스의 높은 식견과 인류 보편의 신화 체계에 대한 확신, 그리고 일본과 아메리카, 인도네시아의 유사한 신화 체계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나아가 인류는 자연환경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고 인류학자는 어떠한 연구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관한 제언까지 많은 내용이 이 책에 함축되어 있다. (문학과지성사 刊, 2014)

‘원심적인 서양’과 ‘구심적인 동양’의 사고 구조
동서양 문명의 대칭 구조와 인류 보편의 문화유산에 관한 통찰
적어도 선사시대에는 서양과 동양을 묶어주는 끈이 있었음을 입증하는 여러 사례가 있다. 특히 일본이 아시아 대륙에 붙어 있던 대빙하기 때는 인간과 물건과 사상이 중국 연안지대와 한국, 만주, 시베리아 등을 거쳐 인도네시아에서 알래스카까지 자유롭게 이동했으며 여기에서 일본이 유럽과 태평양 사이에서 일종의 다리 역할을 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근거로, 일본 신화에 나타나는 신화적 테마와 주제가 아메리카,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고대 이집트에서도 아주 흡사한 형태로 나타난다. 잃어버린 물건, 까다롭게 통행시키는 자, 질투 많은 부모, 사악한 장인, 쪼개진 나무통 시험, 벙어리 왕자, 당나귀 귀를 가진 미다스 왕 이야기 등 파편적이나마 그 사례는 넘쳐날 정도다.
레비-스트로스는 아시아의 동쪽 끝에 있는 일본과 유럽의 서쪽 끝에 있는 프랑스가 대칭상을 보인다고 말한다. 몽테뉴와 데카르트의 계보를 가진 프랑스가 사고 체계에서 분석과 시스템적 사고, 즉 비평 재능을 발전시켰듯, 일본은 감각과 감수성을 통해 분석적 취향과 비평적 정신을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둘, 나아가 동양과 서양은 같은 뿌리를 같되 서로 등지고 있는 듯한 양상을 보인다. 예컨대 서양철학이 ‘나’ ‘자아’를 중시한다면 동양철학은 ‘주체’ 개념을 거부하고자 한다. 서양에서는 언어 사용을 통해 세계를 포착할 수 있다고 보았으나 동양에서는 모든 언술은 어쩔 수 없이 실재와 합치하지 않는다고 본다. 도구를 사용할 때도 연장을 안에서 밖으로 미는 서양과 달리, 일본에서는 바깥에서 자기 쪽으로 당긴다. 멀리서 가까이로, 객체에서 주체로 향한다. 톱질이나 대패질, 물레질, 실 꿰기, 말을 타는 방향 등 여러 면에서 동양과 서양은 거울상처럼 ‘거꾸로’ 하는 모습이 발견된다. 한편 이러한 대칭상 속에서도 유사한 점들이 발견되는데 예를 들어 프랑스 몽테뉴의 사상과 일본 센가이 등의 불교 사상을 본다면 세상에 적응하며 순리대로 살고자 한다는 점에서 공통되는 사상의 원류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레비-스트로스의 일본 탐문기?달의 이면을 통해 인류의 신비로운 과거를 엿보다
이 책 제목인 ‘달의 이면’이란 직접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서, 인류의 신비로운 과거에 다가서는 중요한 열쇠를 제공하는 무엇이다. 레비-스트로스는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의 유럽 세계의 역사가 보이는 ‘달의 표면’이고, 일본 및 아메리카 원주민 등의 역사가 보이지 않는 ‘달의 이면’이라고 말한다. 서구에서는 기록의 사실성을 중시하면서 신화와 역사를 엄밀히 구분하는 반면 일본을 비롯한 동양에서는 신화를 역사의 전주처럼 삽입함으로써 그 둘이 내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저자는 이러한 사실이, 특히 당대의 사회와 생활을 유추하게 해주는 신화 속 내용들이야말로 인류학자라면 연구해볼 만한 흥미로운 자료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레비-스트로스는 연구를 위해 일본에 수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도쿄, 오사카, 교토, 가나자와, 류큐 등에서 도공, 대장장이, 양조업자, 어부, 목수, 요리사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나 기초 조사 활동을 벌였다. 그가 보기에 일본의 장인은 안과 밖, 속과 겉,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을 똑같이 정성스럽게 다루는데, 이런 전통이 현대에 이어져 일본 전자제품이 성공한 이유가 되었다고 꼽기도 한다. 레비-스트로스는 일본에서는 차용과 종합, 절충주의와 독창주의가 번갈아 나타났으며, 그러한 독창적 창조야말로 일본을 주목하게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문화를 바깥에서 관찰하는 자는 부득이하게 왜곡된 지식을 얻을 수밖에 없고,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멀리서 볼 수밖에 없고 세부는 지각할 수 없는 불충분성 덕분에 오히려 전체를 아우를 수 있으며 여러 다양한 문화 속에서 견지되고 있는 불변성에 민감할 수 있다고, 레비-스트로스는 인류학자의 작업이 가진 매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통해 가까우면서 멀고, 멀면서 가까운 동서양의 보편적 문명에 관한 레비-스트로스의 사상을 가장 쉽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인류학의 매력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어떤 시대가 가장 나으며 진실되었다고 생각하느냐는 대담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한다. “인간이 창조의 주인이며 영주라고 확신할 수 없는 시대. 인간이 존중해야 하는 것은 다른 생물체임을 아는 시대. 동시에 우리가 이런 창조물의 수혜자라는 것도 알고 있는 시대. 다양한 시대, 진실은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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