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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책들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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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0쪽 | A5
ISBN-10 : 8956371601
ISBN-13 : 9788956371603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 [양장] 중고
저자 데이비드 덴비 | 역자 김번 | 출판사 씨앗을뿌리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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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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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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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책들과의 만남』. 컬럼비아 대학에서 학부생들에게 교양필수 과목인 <현대문명>과 <인문학과 문학> 강좌를 1년 동안 청강한 데이비드 덴비. 그가 고전 작품들이 현대사회를 되비쳐 보는 거울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새삼 실감한다. 이 책은 그 1년 동안 데이비드 덴비가 겪은 놀랍고도 풍요로운 지적 모험의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양장본]

저자소개

미국 영화 평론가이자 저술가. 「뉴욕 매거진」을 거쳐 현재는 「뉴요커」 주요 필자이다. 미디어산업 현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중견 평론가인 그는 인터넷과 TV를 비롯해 우리 시대를 휩쓸고 있는 각종 미디어의 범람이 우리의 의식과 정체성을 불안하게 흔들고 있다고 파악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현대문화의 정신적 기반인 고전작품들에 주목한 그는, 컬럼비아대학 학부생들을 위한 교양필수 과목인 「현대문명」과 「인문학과 문학」 강좌를 1년 동안 청강했다. 열아홉 살 새내기들과 같이 수업을 들으며, 중년의 데이비드 덴비는 새삼 고전작품들이 현대사회를 되비쳐보는 거울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실감한다.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은 그 1년 동안 데이비드 덴비가 겪은 놀랍고도 풍요로운 지적 모험의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목차

1학기
감사의 말 / 머리말 / 역자 서문 / 독서목록
1장 호메로스Ⅰ
2장 사포
* 막간1
3장 플라톤Ⅰ
4장 호메로스Ⅱ
* 막간2
5장 플라톤Ⅱ
6장 소포클레스
7장 아리스토텔레스
* 막간3
8장 아이스퀼로스와 에우리피데스
* 막간4
9장 베르길리우스
10장 구약성서
11장 신약성서
12장 성 아우구스티누스
13장 마키아벨리
* 막간5
14장 홉스와 로크
15장 시험
* 겨울 방학

2학기
16장 단테
17장 보카치오
18장 흄과 칸트
* 막간6
19장 몽테뉴
20장 루소
21장 셰익스피어
22장 헤겔
23장 오스틴
24장 마르크스와 밀
25장 니체
* 막간7
26장 보봐르
27장 콘래드
28장 울프
맺는 말 / 이전의 독서목록 / 색인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가속화된 정보 흐름과 효율성이 우리의 삶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인문학적 가치가 과연 도움이 되는가? 개인주의적 가치와 배금주의가 지배적인 지금의 상황에서 진정한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이상이 과연 가능한가? 인터넷과 영상...

[출판사서평 더 보기]

가속화된 정보 흐름과 효율성이 우리의 삶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인문학적 가치가 과연 도움이 되는가? 개인주의적 가치와 배금주의가 지배적인 지금의 상황에서
진정한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이상이 과연 가능한가? 인터넷과 영상 미디어에 의해 온갖 정보가 일상화된 지금 과연 ‘시대에 뒤진 고전 읽기’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한 개인의 직접적인 해결 찾기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미국 주요 대학에서는 왜 고전 읽기 강좌를 교양필수로 채택하고 있을까
이른바 ‘위대한 책들’은 서양문명의 정수가 담겨 있는 고전작품들을 일컫는 말이다. 2, 30년대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처음으로 학자와 교육자들이 모여 정리한 이 도서목록은, 어떻게 하면 협소한 전공분야를 넘어서 폭넓은 시각과 사고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학생들을 이끌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만들어졌다. 이후 이 목록은 미국 각 대학교의 정규과목에 채택되어, 시대 변화를 반영하며 계속 수정되어 왔다.

고전은 인류의 정신적 성장과 모색, 방황의 기록이 담겨 있는 공동 자산이다. 현재를 만드는 것은 과거다. 그래서 과거에 창작된 고전을 읽는 것은 지금 우리 시대와 그 속에 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된다.

평론가 데이비드 덴비는 각종 미디어의 발전과 정보의 홍수로 위태로운 현 시대 속에서 자신의 삶이 고갈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모교인 컬럼비아대학교를 찾아가 고전작품들을 읽는 교양강좌를 청강한다. 고전목록에 수록된 텍스트들을 읽으면서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불화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 결과물이 바로 이 책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이다. 중견 저술가의 깊고 원숙한 감각으로, 고전들을 차근차근 이야기하면서 메말라가는 세태와 디지털 시대의 혼란에 대한 우려를 따뜻한 시각으로 풀어놓는다. 저자 스스로도 밝혔듯이 청강생으로 지낸 1년은 그에게 새로운 힘과 깨달음, 의욕을 불어넣은 기간이었다. 그 기쁨이 페이지 곳곳에 배어 있다.

그가 고전작품을 말하는 방식은 상당히 독특하다. 셰익스피어 편을 보면 『리어 왕』을 말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린다. 다른 사람들을 휘어잡는 강렬한 성격의 사업가였던 어머니, 하지만 나이가 들고 사회적 영향력을 잃어가면서 자식들의 사랑을 집착에 가까울 만큼 요구한다. 리어 왕의 비극도 그런 식으로 시작되지 않았던가? 당시 어머니의 지나친 요구에 야속해했던 덴비는 지금 『리어 왕』을 읽으면서 그 기억을 새삼 되돌아본다. 문학작품 속의 주인공은 독자에게는 어디까지나 제3자이다. 그래서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이 사람 저 사람의 입장을 살필 수 있게 된다. 마치 작품 속의 인물을 대하듯 어머니와 자신과의 관계를 살피고 나서부터 덴비는 어떤 회한을 느낀다. 전에는 알지 못했던 어머니의 아픔을 느꼈던 것이다.

이렇게 덴비의 목소리를 통해 고전작품의 문제의식은 지금 현재 우리의 삶과 밀착된 것으로 되돌아온다. 고전작품 속에 나오는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봄으로써, 또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테일러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른 자아를 입어봄으로써” 좁은 시야를 벗어나 자아를 형성하고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다른 작가들을 다루는 부분에서도 지금 현재 우리를 되비추는 작업은 계속된다.

예컨대, 호메로스의 『일리어드』 편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는 전쟁터의 참혹한 살육 현장을 필요 이상 꼼꼼하고도 끔찍하게 묘사하는 야만성과, 여성을 물건처럼 다루며 자존심과 명예만을 앞세우는 뻔뻔스러운 그리스인의 모습에 경악하지만 곧 그것이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시각차라는 것을 이해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윤리는 우리 시대에 속한 것일 뿐, 그리스는 전혀 다른 윤리체계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고대인들이 우리의 행동과 생각을 본다면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현대 윤리가 구체적으로 상대화된다. 거리를 두고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고전의 힘이란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사유하게 하는 것이 인문학의 힘이다. 데이비드 덴비는 그 사실을 두툼한 책 전체에 걸쳐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인문학은 책 속에 놓여 있는 죽은 글자들의 집합이 아니라 지금 현재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근본 동력이다.


미국 명문대의 생생한 강의현장!
이 책에 나오는 「인문학」과 「현대문명」 강좌는 수많은 지성과 리더를 길러낸 명문대인 미국의 컬럼비아대학교 핵심강좌이다. 한 학기에 두 개씩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교양강좌로 인류 지성사의 큰 흐름을 이끌어온 고전작품들을 읽는다.

읽어야 할 고전의 목록이 많다고 해서 교수가 일방적으로 설명하거나 대략 훑어보고 지나가지 않는다. 먼저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말하게 한 뒤, 이것을 교수가 적절히 끌어주고 방향을 제시하면서 보다 성숙한 시각을 스스로 발견하게끔 돕는다. 그리고 활발한 토론과 논쟁으로 자기 생각을 단단히 여물게 하고, 논리적 사고와 폭넓은 시야를 갖추게 된다. 그 과정이 이 책 속에 현장 중계하듯 생생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학기 초에는 머뭇거리던 학생들이 중반 이후에는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고 조리 있게 의견을 말하는 모습을 보면 제대로 된 교육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고전작품들을 통해 현대문명의 근본을 이루는 정신적 바탕을 1년 동안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훈련한 학생들은 이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세계를 보는 눈에 기준과 깊이를 갖게 된다. 다양한 생각과 토론이 치열하게 오고가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한 명의 지성인, 한 명의 리더로 다시 태어나는 강의실 현장을 독자들도 같이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체험해볼 수 있다. 교육 현장의 모습이 어떠해야 할지 모범적인 한 예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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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문학과 인문학 강의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과연 현실에서도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한 작가의 작품에 대해 열띤 토론...
     문학과 인문학 강의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과연 현실에서도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한 작가의 작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을까. 인문학의 힘이 필요한 시대라고 외치는 요즘, 나의 궁금증을 풀어줄만한 책을 만났다. 하지만 고전에 익숙치도 않거니와 취미 활동으로도 토론회 한 번 참여하지 못한 내게는 도무지 어려운 책일 수 밖에. 이미 출판되었던 적이 있는 이 책이 다시 재출판된 것으로 봐도 이 시대에 정말 인문학이 절실한게 아닌가 싶다. 두께에서도 전해지듯 침대에서 읽다 졸다 한 책이다.
     
     저자인 데이비든 덴비는 48세 영화평론가이면 저널리스트이다. 그런 그가 30년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컬럼비아 대학의 문학과 인문학 강의의 청강생으로 수강한다. 중년의 나이에 젊은 학생들 틈에서 다시 강의를 듣게 된 이유는 홍수처럼 쏟아져나오는 미디어의 영향으로 인해 자신의 아이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미디어의 부정적인 면을 주체적인 사고 없이 받아들임에 놀랍고, 또한 권태로운 자신에게서도 갈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책은 1년 동안 컬럼비아 대학의 「현대문명」과 「인문학」의 강의 내용을 기록해 놓은 것이다. 제목처럼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이 시작된 것. 그러나 제목으로만 겨우 알고 있는 호머,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시작으로 몽테, 니체, 이건 고전이 아니라 거의 철학 책과 다름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행스럽게도 난해한 내용 중에도 강의의 생생함이 전해진 점은 흥미로웠다. 그러나 정리되지 않은 느낌도 있었다. 

     문학은 어떤 이상화된 궤적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사이며, 각 세대의 문학자들은 판단에 새로운 가치를 끌어들여 예전에 무시되었던 작가들을 “발견해” 왔다. p 717   

     인문학이 담고 있는 것은 인류의 탄생를 시작으로 온 인류의 역사라고 해야 할까. 위대한 책이라는 것은  단순한 고전 읽기가 아닌 고전의 배경을 통해 그 시대를 상상해보고 나아가 현재 우리의 삶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하나의 텍스트를 대상으로 교수는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학생들의 토론을 이끌어가는 사회자였다.  처음 강의를 시작할 무렵에 분명한 의견을 내세우지 못하던 학생들이 학기가 끝나갈수록 책을  첨예하게 대립되 구도로 토론을 벌이는 것이 바로 인문학의 힘인가 생각되었다.
     
     책과의 만남에 있어서도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 저자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가 학생 때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많은 신화를 이제 기억할 수 있다는 것, 편견을 갖고 있었던 보봐르나 울프의 작품을 재해석할 수 있다는 것은 비단 작가의 경우뿐이 아닐 것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좋은 느낌이 배가 되는 책들도 있고 다시 읽었을 때 발견하지 못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게 된다는 것을 알지만 실천하기는 너무 힘들다. 

    이 책에 수록된 책들이 아니더라도 위대한 책들이라 불리는 책들은 많다. 그 책을 통해 우리가 발견해야 할 것은 그러한 책들이 우리의 영혼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지위와 경제적인 측면 모두 이미 안정된 삶을 살고 있던 저자의  새로운 시도는 나를 포함하여 지금의 모습에 안주하려는 많은 이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문학과 인문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적 독서자에게는 어려운 점이 다분하다.  
     
     매번 책을 소재로한 책을 읽으면 읽고 싶은 책들의 목록이 늘어나지만 이번에는 엄두를 낼 책이 없다. 너무도 큰 산과 같은 존재인 고전을 넘을 날이 내게도 오기는 올까. 산꼭대기를 바라보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야 할 가능할까.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고 한 번쯤 읽어본 고전을 시작으로 여전하게 난해한 이 책이 시작점이 되어 꼭 마침표를 찍을 수 있기를.  

     

  •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교양 필수 강좌 - 호머, 플라톤, 성서, 마키아벨리, 셰익스피어, 헤겔, 울프에 이르기까...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교양 필수 강좌 - 호머, 플라톤, 성서, 마키아벨리, 셰익스피어, 헤겔, 울프에 이르기까지 불멸의 고전과 함께 춤추라는 메시지를 담은 책을 말 그대로 기대반, 설레임 반에 뒤섞여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을 시작하였다.

    1001년 가을 컬럼비아 대학에 입학한 지 30년 만에 학교로 돌아와 열 여덟살 짜리들과 함께 강의를 듣고 그들과 똑같은 책들을 읽는 저자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예전의 그 책들, 예전의 그 강좌들이 변함없이 1961년 컬럼비아 대학 신입생으로 순진하게 멋모르고 처음 수강했던 핵심 교육과정의 두 필수 강좌들이었다.

    세월이 흘러 나중에는 이 강좌들이 한편으로는 사악한 압제로 비난받고, 다른 한편으로는 서양의 보루로 칭송받게 되리라고는 그 시기의 그 누구도 상상치 못햇고 예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책속에 이런 글줄이 있다.

     

    우리가 어른이 되어 피하고자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시험 보는 것이다.

    우리는 일단 스물다섯만 넘기면 자신의 약점과 무지는 감추고 강점으로 끌고 나가는 법을 배운다. 본디 모든 어른은 교활한 반칙장이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무엇은 챙겨야 하고 무엇은 떼쳐버려야 할지를, 언제 쉬고 언제 전력을 다해야 할지를 깨친다. (444p)

     

    책속의 글줄을 읽는 순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의 정답을 콕 찍어내지 못했던 것을 발견이라도 한듯이 한동한 그 글줄을 여러번이나 되뇌어 읽었다.

    그 도리를 깨우치지 못해서가 아니라면 아마도 그것을 감추고 싶은 마음이였을까?

    아이들에게 없는 순수함이 어른이 되면 곧바로 그렇게 영리한? 교활한?  오로지 나를 중심으로 모든것이 이롭게 돌아가겠끔 세상을 지배하려 드는것일까? 여러가지 복잡한 글줄이 한데 얽혀 내 머리속까지 복잡하게 만들었다.

     

    책속에서 이런 질문을 얻었다. <이책을 서양의 정전에서 제외되기를 바란다. 문제는 이런 비인간화를 가리는 소설, 인류의 일부를 비인격화하는 소설을 위대한 작품으로 부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즐겨 읽는 소설분류는 다분히 다양하다.

    읽는것만으로도 온 몸에 전율을 가한듯이 찡한 감정을 느끼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게 만드는 로맨틱한 사랑이야기를 주제로 한 소설들과 살인사건을 추리해나가는 정탐이나 탐정소설, 기타 등등 해서... 그런 소설들을 여러분이라면 양서라고 지적하고 양서목록에 넣겠습니까? 라고 내가 되려 질문을 하고 싶다.

     

    불쾌한 논문이나 책 하나로 서양 문명이 끝장나는 것이 아니며 자유주의 휴머니스트라면 자신과 상치되는 관점들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하고 심지어는 밀이 설파하듯 귀를 기울여야 마땅하다.  다른 많은 정치화된 비평가들을 포함하여 내놓은 것은 단지 이런 저런 작품에 대한 다른 해석이 아니라 문학 자체의 도덕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에 해당한다.

    물론 문학이 원기 왕성한 건강을 누리고 있다면 그런 읽기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수 도 있을것이고, 예술작품에 겨누어지는 분노도 한때의 학문적 유행이나 학술회의장에서 이목을 끌려는 그러한 발언쯤으로 치부할 수 있을것이다.

    더구나 문학이 사이버페이스속으로 사라지거나 닥치는 대로 삼키는 대중 문화에 의해 속절없이 주변으로 밀려날지도 모르는 시대에 대학은 문학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고 책속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좋든 싫든 문학의 미래는 교수들에게 달려있다, 한데도 근자에 일부 좌파 학자들은 과거에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들을 복원하는데 열중하느라고 과거에 들렸던 목소리마저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요즈음 대중문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에게마저 사이버스페이스가 미치는 영향은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심각하게 분석하고 따져본다.

    이전에는 공부하려고 책을 뒤적이면서 열심히 읽고 외우고 했다면 요즈음 공부하는 방식마저 순조롭게 검색하고 찾아내는것으로써 그 방법마저 달라져가고 있다.

    하물며 대중문학에 가해지는 험난한 영향을 도서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세히 알아볼 수가 있었으며 인간의 기본 욕구 가운데서 식욕, 성욕 다음으로 독서욕이라고  사람들이 독서를 하는데 그 독서욕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라도 자연스럽고 우리 삶의 중심으로 되돌아가 즐거움과  독서의 향수를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것만이 진정한 양서의 근본이 아닌가 하는 답을 찾을 수 있었다. 


  • 사실 이 책의 제목부터가 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위대한 책’이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그 속내가 궁금했다. 또한 ‘미...

    사실 이 책의 제목부터가 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위대한 책’이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그 속내가 궁금했다. 또한 ‘미국 명문대 교양필수 강좌’라는 부제도 거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과연 미국 명문대 교양필수 강좌에서 말하는 위대한 책들이라 함은 어떤 책일지 궁금은 하면서도 그 기준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기에 더욱 궁금해지는 그런 조금은 비뚤어진 호기심으로 이 두꺼운 책을 몇 주간에 걸쳐 읽었다.


    우선 이 책에 대해서 설명해 보자면 조금은 독특한 책이다. 이 책은 콜롬비아 대학을 졸업한 지 30년 만에 저자가 다시 그 대학교의 교양필수 강좌인 ‘인문학’과 ‘현대문명’을 수강하면서 보낸 1년의 대학생활에 관한 이야기이다. 굳이 책의 성격을 규명하자면 특정한 - 제목의 ‘위대한 책들’이자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 책들에 대한 한 수강생의 지극히 개인적인 독서노트라고나 할까. 그렇다. 이 책은 데이비드 덴비라는 사람의 사적인 독서노트이자 강의노트이며 대학 1년 동안의 일기장과 같은 책이다.


    저자는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을 가진 중년의 남자로 그 나이 때의 남자들이 빠지기 쉬운 자신의 직업 혹은 삶에 대한 회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다시 책을 읽기 시작-진지한 책읽기-했다고 한다. 그는 말한다. ‘진지한 읽기야말로 미디어의 삶에 흠뻑 빠진 나를 구하고 다시 날을 세우는 길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p.24)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읽고 있는지 혹은 읽지 않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서 콜롬비아대학교의 교양필수 강좌를 수강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행동력과 추진력은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이 책은 저자가 세운 몇 가지 기본 원칙에 의해 쓰여 졌다. 첫째는 모든 것을 읽고 정리를 하되 전정으로 자신을 사로잡은 책에 대해서만 쓴다. 둘째는 자신의 반응과 강의실에서 다룬 바에 의거하며 2차 자료는 거론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을 쓰면서 비평의 전문성을 피한다. 즉 그는 전문적인 학문으로써 이론중심의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자신이나 독자의 즐거움을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얘기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책을 다 읽고 나서 저자의 이 책에 대한 기본원칙과 비교해 보았을 때 자신을 사로잡은 책에 대해서만 썼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 각 책에 대한 솔직한 - 기존의 의례적인 반응과는 다른 - 느낌을 말하고 있으며 호불호가 비교적 분명하게 나타난다. 또한 개인의 경험을 비교적 많이 포함시키고 있고 강의실에서 만난 다른 학생들이나 교수들에 대한 나름의 평가도 하고 있다. 문제는 비평의 전문성을 피하고자 했다는 부분인데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원칙은 100% 잘 지켜지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이 책은 사실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내가 이 책에 수록된 고전들을 읽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자의 사적인 경험이나 생각을 서술하는 방식이 소위 말해서 배운 사람 티를 낸다는 것이다. 영화평론가로써의 직업은 물론이고 대학을 졸업한 후 30년 동안 보고 듣고 깨달은 것들이 비교적 확고하게 글에 들어난다고나 할까. 글의 내용 자체는 자유롭지만 글쓰는 방식은 엘리트적인 습성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위대한 책들 즉 고전들은 미국의 명문대학교 학생들에게 뿐만 아니라 여기 한국에 사는 나도 한 번씩은 들어본 책들이다. 각 장은 책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위대한 책들을 쓴 저자가 기준이 되어 쓰여 졌다. 호머를 시작으로 하여 그리스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은 물론 셰익스피어와 같은 전문 작가 등 다양한 사람들의 책이 언급되고 있다. 특이했던 점은 구약성서와 신약성서가 언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성서를 고전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 내게 이 목록은 조금 의아하기도 했지만 기독교 나라인 미국의 명문대에서는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을 움직인 것은 저자 개인에 대한 독서 경험에 대한 글보다는 이런 강좌를 이끌어가는 몇몇 교수의 수업방식이나 교육가치관이었다. 테일러 교수의 ‘다루기 힘든’ 텍스트를 - 여기에 수록된 고전들을 포함 - 어떻게든 학생들이 다룰 수 있도록 - 한낱 의견의 차원을 넘어서 - 하려는 의도를 가진 ‘두 겹으로 생각하라’는 모토의 교수법은 물론 스테판슨 교수는 학생들이 하나의 주장을 세우고 그것을 고수하는 방법을 가르치려고 했다. 또한 샤피로 교수의 학생들로 하여금 의견들을 말해보게 하고는 그 의견들을 도로 그들에게 되돌려 생각해보는 교수법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틀에 박힌 교수법이 아니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신만의 견해를 갖고 그것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콜롬비아대학교 교수들의 인상적인 교수법은 나의 학창시절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저 일방적으로 교수들의 강의를 듣고만 있었던 나의 학생시절이 생각나면서 내가 대학교 시절에 배웠던 것은 한낱 종이 속의 지식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법이 아니라.


    이 책의 내용 중 특이한 점은 미디어로 밥을 먹고 사는 - 영화평론가도 결국은 영화라는 미디어가 있어야 하는 직업이므로 - 저자가 미디어에 대해 비교적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TV나 만화책, 게임과 영화에 노출되어 있던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미디어의 부정적인 면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던 사람들이 고전을 읽었을 때 과연 얼마만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리하여 더욱 독서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일 년에 걸친 고전 읽기를 통해서 얻은 자신만의 고전 옹호론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고전은 특별히 힘차고, 즐길 만하고, 여전히 형식적으로 대단한 관심에 값하며, 현재의 우리 모습에 중심적이며, 인간됨과 시민됨의 의미에 대해 가장 벅찬 물음들을 제기한다.’ 이러한 고전 옹호론을 갖게 된 것은 저자의 열린 독서 자세 때문일 것이다. 편협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고전 자체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또한 자신의 삶에 비추어보려는 독서 자세. 한 번 도전해 볼만한 독서방법이 아닌가 싶다.


    전체적으로 글이 어려워 같은 부분을 읽고 다시 읽기를 몇 번을 되풀이 하면서 짜증이 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전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해가는 저자의 열정적인 독서 태도를 보면서 반성하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책의 제목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긴 했지만 분명 이 책을 통해서 배운 점도 있다. 사실 요즘 나의 독서 방법에 회의를 갖던 참인데 저자의 독서방법을 참고삼아 나의 독서법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나만의 독서법을 찾아 볼 생각이다.

  •  책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읽는 시기가 있었다. 어릴때는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래서 많은 책을 접하지 못했다. 지...

     책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읽는 시기가 있었다. 어릴때는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래서 많은 책을 접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후회하는 일 중 하나지만 그때는 책읽기의 즐거움을 못 느꼈다. 철이 들고 나서야 '타의'가 아닌 '자의'적으로 책을 들기 시작했고 책을 많이 읽어도 어디에 기록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책을 읽고 나서 기록을 하고, 서평을 쓴 것이 불과 1년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하나씩 접할 수록 목마름을 더해 나갔다. 그 목마름은 다름아닌 오래전에 쓰여진 책, 고전이다. 작년에 책을 하나둘씩 읽음으로서 올해는 고전을 많이 읽고 싶었다. 오래전에 누군가에 쓰여져 내려왔지만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창조 해 내는 원형의 모든 것. 갈증이 더해갈때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을 만났다.

     

     "1991년 가을, 나는 컬럼비아대학에 입학한 지 30년 만에 학교로 돌아가, 열여덟 살 짜리들과 함께 강의를 듣고 그들과 똑같은 책들을 읽었다"로 시작되는 이 책은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덴비가 컬럼비아 대학에 들어가 강의를 청강하면서 책을 읽고 토론하고 논쟁하고, 또 그의 생각을 담은 어마어마한 글 모음집이다. 학기의 수업을 나누어 그동안 이름만 접했던 호머, 플라톤, 소포클레스, 아리토텔레스, 아리스퀼로스와 에우리피테스, 버질, 구약성서, 신약성서, 어거스틴, 마키아벨리, 홉스와 로크, 단테, 보카치오, 흄과 칸트, 몽테뉴, 루소, 세익스피어, 헤겔, 제인오스틴, 막스와 밀, 니체, 보봐르, 콘래드, 울프까지 어마어마하다.

     

    미국문학 수업을 들으면서 접해본 몇몇의 작가와 내가 읽은 고전들을 제외한 짧은 책 읽기는 데이비드 덴비가 청강한 수업 내용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목차를 보자마자 욕심이 났기에 불끈 손을 쥐며 탐독하고 또 읽어보리라 읊조렸지만 역시, 역부족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뼈저리게 느껴진다. 나의 짧은 독서력과 독서편력까지. 아, 고전의 이야기는 너무 멀고도 먼 산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없었다. 책의 두께감이 나를 눌렀다. 말하건데 관심있는 호머의 이야기와 세익스피어, 제인오스틴만 조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이 책에 언급한 책과 철학자들, 작가들에 대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이 책을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물론 고전에 관한 책 내용 뿐만 아니라 저자의 생각이나 청강했던 수업 분위기라던가,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고전을 접할땐 쉬이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때가 있다. 고전하며 읽기도 하고, 흥미롭게 읽기도 하지만 정작 글자 하나하나를 씹고, 또 씹으며 음미할 수 있는 것. 고전과 나 사이에서 투과되는 과정 속에서 나오는 깨달음은 오롯히 독자의 몫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아직도 나의 고전 읽기는 계속 되고 있다. 고전 뿐만 아니라 어떤 책이더라도 편견을 갖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책을 읽고 또 하나의 깨달음과 생각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면 책 읽는 즐거움을 더 할 것이다. 진정으로 이 책을 반의 반도 이해하지 못한 독자의 무지함에 속이 상하지만 어려운 책을 만나 의지를 불태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의의를 두려고 한다. 덴비가 읽었던 독서 목록을 꼼꼼하게 적어 놓고 그 책을 다 섭렵한 후에 다시 이 책을 도전해야겠다.

  • 인생은 짧고 읽어야 할 책은 많다. 무엇을 읽을 것인가? 아니, 그전에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 하는...
    인생은 짧고 읽어야 할 책은 많다. 무엇을 읽을 것인가? 아니, 그전에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가져본다.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은 읽어야 할 책이 있다고 말한다. ’고전 때문에 고전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은 다른 말로 바로 [고전과의 만남]이다. 근대와 현대를 지나, ’급변’이라는 말조차도 무색한 세상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우리는 매일 적응하기도 급급한데, 매일 신간과 함께 쏟아져나오는 낯선 이론을 섭렵하기도 어려운데, 고전 읽기는 여전히 유효한가, 유효하다면 어째서 그러한가를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아마도, 찬반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에 내가 속한 조직에서 정규교육과정을 신설하는데,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기획회의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런데 회의 과정에서 기본 방침에 의견차가 생겨 자연스럽게 두 그룹으로 나눠지면서 논쟁이 붙었다. 한쪽 그룹은 이론과 기초가 되는 학습에 주안점을 두어 철학과 고전어 등과 같은 수업을 개설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반대편 그룹은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실용적인 수업을 더 많이 개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었다. 나는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을 읽으며, 이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은 듯 하다.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의 저자 데이비드 덴비는 영화 평론가이자 저술가로 활동하다가 왜 마흔여덟의 나이에 다시 고전읽기 수업을 청강하게 되었는지 책의 머리말에서 아주 길게 설명한다. 그중에서 나의 뒤통수를 한대 후려치는 듯한 그의 고백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미디어가 정보를 주었지만 1990년대의 정보란 덧없고 불안정한 것이 되어버렸다. 정보란 것은 일단 어디든 쓰이게 되면 금방 분해되어, 그 조각들 일부는 가치가 커지지만 나머지는 쓰레기통 속으로 버려진다. 그 누구의 정보도 안성맞춤일 수가 없는데, 그것이야말로 지금 미국인들이 불안과 안달로 반쯤 미쳐버린 듯 보이는 많은 이유 중 하나이다. (...) 금세기 말에, 아니 나아가 이번 천년의 말에 이르러 미디어가 문학의 영역을 통째로 점령하고 문학을 밀어내려 하는 상황에서, 내 역겨움에는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들, 즉 향수, 회한, 분노, 심지어 절망이 뒤섞여 있었다." 정보를 얻는 것과 정신적 기반의 토대를 다지는 일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물을 낳는 두뇌 활동인 것이다.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은 컬럼비아 대학 학부생들을 위해 개설된 교양필수과목인 <현대문명>과 <인문학과 문학>을 청강한 저자의 강의노트 같은 기록이다. 나에게 신선했던 충격은, 목차에 위대한 책의 제목들이 선별되어 기록되어 있을 것이라는 나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재밌게도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를 제외한 나머지 목차는 모두 위대한 책을 저술한 인물의 이름이다. 위대한 책 한 권을 지정하지 않고, 위대한 책을 저술한 인물의 대표작을 읽으며 해석하고 토론하는 방식이다. 그들의 접근과 수업방식이 신선하다.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사람을 지정하여 그의 대표작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에 감탄했다. 그것이 바로 그 한 권의 책을 더욱 바르게 이해하고, 해석의 실마리를 찾아내며, 사고의 중심을 추적해갈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접근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전은 단순히 한 작품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쓴 사람과 그의 사상(이론)과 ’함께’ 읽는 것이다.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은 집필 방식에서 두 가지 큰 특징을 갖는다. 첫째는, 고전을 읽으면서 저자 자신의 두뇌 속에 일어나는 모든 사고의 과정을 그대로 옮겨놓듯 솔직하게 적어놓았다는 것이다. 고전을 읽고 있는 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두 번째는, 컬럼비아 대학의 강의 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생생한 현장감이다. 그들의 수업 중, 유독 나의 흥미를 끈 것은 ’구약성서’와 ’신약성서’ 수업 시간이었다. 일단 그 두 권의 책(!)을 모두 정독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이성을 초월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성서를 고전으로 분류했다는 것이 특이했고, 그것을 읽고 어떤 토론이 벌어질 것인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가끔 토론하는 모임에 참여하면, 자신의 문제를 객관화시키지 못하고 또 핵심적인 질문에서 빗나간 주제로 토론이 ’수다’의 수준에 머무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또한 어떤 책이든지 읽은 것을 정보로 처리해버리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다고 자랑하는데, 그의 인격과 삶에 그런 ’티’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읽은 것을 입(정보)으로밖에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독서 그 자체가 사고의 힘을 길러주고, 인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좌절한다.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은 깊은 있는 책읽기와 함께 그것이 사고와 삶 속으로 스며드는 맛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도서목록을 보면, 그중에서 몇 권을 읽었는가를 세어보는 버릇을 가지고 있는 나는 [고전]도 그렇게 읽었다. 고전 목록을 하나씩 지워가며, 오로지 목록에 오른 책들을 다 읽는 것이 목표였다. 그때를 추억해보면, [좁은 문], [죄와 벌], [인간의 굴레] 등을 읽으면서 왜 이 책들을 훌륭하다고 하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까지 나는 누가 고전을 얼마나 읽었는지 물어보면, 그것을 비밀로 했다. 내 사고의 힘과 인격의 깊이에서 티가 나지 않는 것이 민망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읽어봤다"고 말하는 것을 목표로 읽었던 고전을 다시 읽어야겠다. 이제야 제대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생긴다.

    글이 길어졌다. 방대한 분량을 읽는 동안 생각이 많아서였다고 변명하며,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이 더할 수 없이 즐거웠음을 고백하며 글을 맺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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