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KYOBO 교보문고

금/토/일 주말특가
책 다시 숲
교보문고 북튜버 : 마법상점
청소년브랜드페스티벌
  • 교보아트스페이스
  • 제5회 교보손글쓰기대회 수상작 전시
인간이란 무엇인가
* 중고장터 판매상품은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우측의 제품상태와 하단의 상품상세를 꼭 확인하신 후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 | 136*207*23mm
ISBN-10 : 8957336125
ISBN-13 : 9788957336120
인간이란 무엇인가 중고
저자 백종현 | 출판사 아카넷
정가
13,800원 신간
판매가
12,420원 [10%↓, 1,380원 할인]
배송비
2,500원 (판매자 직접배송)
50,000원 이상 결제 시 무료배송
지금 주문하시면 4일 이내 출고 가능합니다.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2018년 11월 20일 출간
제품상태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이 상품 최저가
11,040원 다른가격더보기
새 상품
12,420원 [10%↓, 1,380원 할인] 새상품 바로가기
수량추가 수량빼기
안내 :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 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시, 교보문고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판매자 상품 소개

※ 해당 상품은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안내하는 상품으로제품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신 후 구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판매자 배송 정책

  •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더보기

구매후기 목록
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731 잘받았서요 생각 보다 책이 상태가 괜찮네요 ㅎㅎ 5점 만점에 5점 wjdwo3*** 2019.12.04
730 배송에 시간이 걸린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younga3*** 2019.12.01
729 빠른 배송에 매우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mulga*** 2019.11.29
728 배송 잘 받았습니다. 책 상태 좋네요. 5점 만점에 5점 hyh*** 2019.11.23
727 택배 배송업체를 바꿔보시는게 어떻까요? 비오는 날에 박스를 밖에다가 던져놨더군요. 책 상태는 다행히 아주 깔끔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hea*** 2019.11.15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상품구성 목록

칸트의 3대 비판서로 불리는 순수이성비판(1781), 실천이성비판(1788), 판단력비판(1790)은 각각 진선미(眞善美)의 영역을 논하는 철학의 고전이자 지식인의 필독서로 알려져 있지만 제대로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는 칸트의 삶과 칸트 시대의 사회상을 비롯해 칸트 철학은 어떻게 철학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한국어로 칸트를 읽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여 근대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3비판서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백종현 교수의 이번 책은 아카넷출판사의 한국어 칸트전집 발간 15주년 및 칸트 3대 비판서와 ‘인간학’을 담은 ‘특별판 한국어 칸트선집’(전4권) 발간을 기념하여 2017년 9월 3회에 걸쳐 진행한 특강 내용을 정리하고 보완한 것이다. 각 강의 말미에는 실제 강의에서 청중들과 주고받은 질의응답의 내용을 삽입했다.

저자소개

저자 : 백종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포스트휴먼학회 회장.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 ? 석사 과정 후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하대 ? 서울대 철학과 교수,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소장,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원장, 한국칸트학회 회장, 한국철학회『철학』편집인 , 철학용어정비위원장 , 회장 겸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주요 논문으로는 “Universality and Relativity of Culture”(Humanitas Asiatica, 1, Seoul, 2000), “Kant's Theory of Transcendental Truth as Ontology”(Kant-Studien, 96, Berlin & New York, 2005), “Reality and Knowledge”(Philosophy and Culture, 3, Seoul 2008)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Ph?nomenologische Untersuchung zum Gegenstandsbegriff in Kants “Kritik der reinen Vernunft”(Frankfurt/M. & New York, 1985),「독일철학과 20세기 한국의 철학」(1998/증보판2000),「존재와 진리―칸트 <순수이성비판>의 근본 문제」(2000/2003/전정판2008),「서양근대철학」(2001/증보판2003),「현대한국사회의 철학적 문제: 윤리 개념의 형성」(2003),「현대한국사회의 철학적 문제: 사회 운영 원리」(2004),「철학의 개념과 주요 문제」(2007),「시대와의 대화: 칸트와 헤겔의 철학」(2010),「칸트 이성철학 9서5제」(2012),「동아시아의 칸트철학」(편저, 2014),「한국 칸트철학 소사전」(2015),「포스트휴먼 시대의 휴먼」(공저, 2016),「이성의 역사」(2017),『제4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사회 윤리』(공저, 2017),『인공지능과 새로운 규범』(공저, 2018) 등이 있고, 역서로는「칸트 비판철학의 형성과정과 체계」(F. 카울바하, 1992),「실천이성비판」(칸트, 2002/개정판 2009),「윤리형이상학 정초」(칸트, 2005/개정판 2014),「순수이성비판 1 ? 2」(칸트, 2006),「판단력비판」(칸트, 2009),「이성의 한계 안에서의 종교」(칸트, 2011),「윤리형이상학」(칸트, 2012), 『형이상학 서설』(칸트, 2012),「영원한 평화」(칸트, 2013),「실용적 관점에서의 인간학」(칸트, 2014),「교육학」(칸트, 2018) 등이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칸트철학’으로 들어가기

칸트는 누구인가
한국어로 칸트 읽기
모든 철학은 칸트로, 그리고 칸트로부터

1강 『순수이성비판』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계몽, 스스로 생각하기
칸트 ‘초월철학’의 요점
2강 『실천이성비판』
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

선이란 무엇인가?
칸트철학의 정수(精髓), 『실천이성비판』

3강 『판단력비판』
나는 무엇에서 흡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가?
또는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판단력비판』서론
칸트의 ‘미학’
칸트의 이상주의

[종합토론] 칸트 3비판서의 세계

화제 1. 칸트철학은 왜 자유의 철학인가?
화제 2. 칸트철학은 주관주의 철학인가?
화제 3. 칸트에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의 의미는?

책 속으로

* 이성주의적 계몽주의, 곧 합리주의의 정점에 칸트철학이 있다면, 칸트적 합리주의와 낭만주의가 합류하는 지점에서 헤겔로 대표되는 독일 이상주의 철학이 형성되었다. 칸트를 ‘모던’에 위치시키면, 헤겔에서는-놀랍게도-이미 ‘포스트모던’의 징후를 읽을 수 ...

[책 속으로 더 보기]

* 이성주의적 계몽주의, 곧 합리주의의 정점에 칸트철학이 있다면, 칸트적 합리주의와 낭만주의가 합류하는 지점에서 헤겔로 대표되는 독일 이상주의 철학이 형성되었다. 칸트를 ‘모던’에 위치시키면, 헤겔에서는-놀랍게도-이미 ‘포스트모던’의 징후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낙관주의든 염세주의든 합리주의를 이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22쪽

* 많이 배우되 스스로 물어 분별하여, 배운 것에 얽매이면 안 된다. 그것이 비판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비판에 부치자고 한다. 칸트의 유명한 말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철학함’을 배우는 것이지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76쪽

* 칸트의 비판철학의 탐구는 모두 그 진ㆍ선ㆍ미라는 가치의 원천, 이러한 가치의 가능 원리에 관한 것이다. 비판이란 이들 가치가 생겨난 원천과 그 원천이 뻗어나갈 수 있는 범위를 결정하는, 즉 한계를 규정하는 작업이다. 이 점에서는 3비판서가 다 똑같다. 제3비판서는 미의 본질이 아니라 미의 원천을 추궁하고, 제1비판서는 지식의 본질이 아니라 지식의 원천을 추적하며, 제2비판서는 덕행의 본질이 아니라 덕행의 원천을 해명하는 과제를 수행한다. -216쪽

* 이렇게 해서 칸트는 이성 비판을 통해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철학적으로 답한다. 요컨대, 인간은 세계 인식에서 존재자의 존재를 규정하는 초월적 주관이자, 행위에서 선의 이념을 현실화해야 하는 도덕적 주체이고, 세계의 전체적인 합리성과 합목적성을 요청하고 희망하고 믿는 반성적 존재자이다. -238쪽

[책 속으로 더 보기 닫기]

출판사 서평

칸트철학에 쉽게 접근하는 길을 안내하고 3대 비판서의 핵심을 짚는, 백종현 교수의 칸트 3대 비판서 특강을 책으로 만난다. 한국의 대표적인 칸트 번역자 백종현 서울대 명예교수의 ‘칸트 3대 비판서 특강’이 책으로 나왔다. 현대 철학의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칸트철학에 쉽게 접근하는 길을 안내하고 3대 비판서의 핵심을 짚는,
백종현 교수의 칸트 3대 비판서 특강을 책으로 만난다.

한국의 대표적인 칸트 번역자 백종현 서울대 명예교수의 ‘칸트 3대 비판서 특강’이 책으로 나왔다. 현대 철학의 논의 중에서 칸트를 거치지 않은 것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닌 칸트 철학의 핵심과 맥락을 강의 형식에 담아 쉽고 명료하게 전달한다.
칸트의 3대 비판서로 불리는 순수이성비판(1781), 실천이성비판(1788), 판단력비판(1790)은 각각 진선미(眞善美)의 영역을 논하는 철학의 고전이자 지식인의 필독서로 알려져 있지만 제대로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는 칸트의 삶과 칸트 시대의 사회상을 비롯해 칸트 철학은 어떻게 철학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한국어로 칸트를 읽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여 근대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3비판서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백종현 교수의 이번 책은 아카넷출판사의 한국어 칸트전집 발간 15주년 및 칸트 3대 비판서와 ‘인간학’을 담은 ‘특별판 한국어 칸트선집’(전4권) 발간을 기념하여 2017년 9월 3회에 걸쳐 진행한 특강 내용을 정리하고 보완한 것이다. 각 강의 말미에는 실제 강의에서 청중들과 주고받은 질의응답의 내용을 삽입했다.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
-칸트적 이성의 모든 관심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

저자에 따르면 통상 인간은 ‘이성적 동물’로 정의된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고찰에서는 인간의 ‘이성성’과 함께 인간의 ‘동물성’ 그리고 이 두 특성 간의 충돌이 문제가 되므로 칸트의 철학도 이를 주제로 삼고 있다. 그래서 칸트적 이성의 모든 관심은 다음의 세 물음을 향해 있다.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인간 이성의 모든 관심사를 수렴하여 일단 이렇게 세 물음으로 정리한 칸트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덧붙이고, 앞의 세 물음에 대한 답을 통해 이 마지막 물음의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1강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제1강에서 다루는 첫째 물음은 ‘순전히 사변적’인, 곧 ‘진리’에 대한 것으로, 이 물음에 대한 탐구가 『순수이성비판』으로 결실을 맺어, 인간의 참다운 대상 인식(자연과학적 지식)의 가능 원리인 인간의 선험적 의식의 초월성을 밝혀내기에 이르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1강에서는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의 의의와 이 사고 변혁의 결실인 칸트의 초월철학의 세계를 안내하며 강의 말미의 <질의응답>을 통해 칸트철학의 중심 용어인 ‘트란첸덴탈(transzendental)’을 왜 ‘초월적’으로 번역해서 사용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철학 용어를 사용하고 이해하는 데서 중요한 것은 그 용어의 맥락을 아는 일이다. ‘트란첸덴탈(transzendental)’이 칸트 인식론과 형이상학의 중심 용어이기는 하지만, 칸트가 지어낸 말도 아니고 칸트 혼자서 사용하는 말도 아니다. 칸트의 이 용어 사용의 연유는, 그가 당대의 독일 프로테스탄트 스콜라 철학자들과의 사상적 대결 중에 스콜라의 옛 ‘초월철학’을 전복시킬 새로운 ‘초월철학’을 내놓은 데에 있고, 칸트 이후에도 다수의 사상가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 그들 간의 ‘초월적’에 관한 의미 다툼이 그들 각각의 사상의 고유성을 드러냄과 함께 그들 사상의 상호 관련성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비록 서로 다른 의미로 용어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하나의 독일어 낱말 ‘트란첸덴탈(transzendental)’을 하나의 한국어 낱말 ‘초월적’으로 옮기는 것이 합당하다. 이렇게 해야만 이 말로 지칭되는 사상들의 상호 연관성과 역사적 맥락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124-125쪽)


2강 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

제2강의 물음은 ‘순전히 실천적’인, 곧 그 자체로 ‘선’한 것에 대한 물음으로, 3비판서 중 『실천이성비판』은 이 물음에 대한 탐구의 결과를 담고 있다. 그것은 곧 인간이 존엄한 근거인 인간 실천이성의 자율성을 천착한 것이다. 2강에서는 『순수이성비판』과 별도로 『실천이성비판』이 출간된 배경을 비롯해 정언명령으로서의 도덕법칙의 의의와 그에 근거한 인간의 존엄성의 문제를 주로 설명한다. 강의 말미의 <질의응답>에서는 ‘도덕(Moral)’과 ‘윤리(Sitten)’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컨대 도덕의 문제는, 첫째로 선이라고 하는 것이 어디서 유래하느냐, 누가 ‘선’이라고 일컫는 것이, 과연 선이며, 무슨 뜻에서 선이냐 하는 것이다. 이 선의 원천 문제가 그 선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능력의 문제로 다시금 연결된다. 그런데 선을 실천할 인간의 능력을 자유라고 하므로, 도덕 문제의 중심에는 자유 개념이 들어선다. - 그 근본 물음의 차이로 말미암아 『순수이성비판』과 『실천이성비판』이 나뉘게 된 것이다.”(142쪽)

3강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3강은 “무릇 내가 행해야 할 것을 행한다면, 나는 그때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를 묻는다. 이 “물음은 실천적이면서 동시에 이론적”이다. 그것은 실현될 수 있는 최고선을 겨냥한 것으로서, ‘최고선’은 실천적인 것 및 도덕법칙과 관계되면서도 이 세계 즉 자연 안에서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사물들의 이론적 인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물음은 결국은 “종교”의 문제로 귀결된다. 인간의 희망은 최고선의 실현인데 그것은 결국 신의 도움으로만 달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은 제3비판서인 『판단력비판』의 후반부에서 읽을 수 있다.

“『판단력비판』에 등장한 판단력, 곧 반성적 판단력이 앞서의 두 비판서에서의 주제인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의 연결자라고들 말한다. … 『판단력비판』은 칸트가 66세 때인 1790년에 나왔다. 한국의 교수라면 정년퇴직할 나이다. 나이도 그렇고, 시대의 사조도 바뀌고 『판단력비판』과 함께 사실 칸트의 시대는 갔다. 그때에 이미 독일 이상주의, 독일 관념론의 파도가 독일 문화계에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오히려 칸트가 새로운 사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후에 독일 이상주의자들은 칸트의 3비판서 중 『판단력비판』에 가장 큰 호감을 보였다. 왜냐하면 『판단력비판』은 더 이상 칸트의 엄밀한 이성주의의 표상이 아니라, 낭만주의적 색채를 농후하게 지니고 있어서 공감이 많이 갔던 때문이다. 바꿔 말해 『실천이성비판』까지의 칸트를 고전주의자라 한다면, 『판단력비판』의 칸트는 낭만주의의 일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칸트는 고전주의의 절정이다. 음악계로 보면 베토벤과 같다고 할 수 있다. (231-232쪽)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이웃집 칸트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이 책은 철학자, 그중에서도 ...

     

    이웃집 칸트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이 책은 철학자, 그중에서도 많이 들어보았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칸트’라는 철학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집필한 책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의 책이라 읽기 전 나에겐 섣불리 도전하기 두려운 책이었다. 게다가 ‘칸트’ 라는 이름 자체에서 나오는 위엄에서 철알못(a.k.a 철학을 알지 못하는 혹은 알고 싶지 않은 사람들)으로서 부담감과 거부감을 느꼈다. 하지만 읽는 동안 친절한 저자의 말을 통해 가볍게 철학의 세계로 빠질 수 있어서 칸트가 한결 가까운 이웃집 아저씨, 이웃집 칸트로 느껴졌다.

     

     

    이 책의 시작은 칸트라는 철학자는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 배경지식에 대해 먼저 다루고 있다. 칸트는 강단철학자라고 한다. 말 그대로 대학교 강단에 서서 철학하는 사람으로, 식자가 쓰는 말을 개발하다보니 점점 알아들을 수없는 말, 어려운 말을 쓰기 시작했다. 아마 나같은 사람들이 흔히 철학은 이해하지 못할 말이라는 편견을 갖게 하는데 한 몫을 한 셈이다. 칸트 철학, 칸트 문장 자체가 난해한 것이기에 이전에 읽었을 때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게 내가 부족한 탓이 아니라 어렵게 쓴 칸트 탓을 할 수 있어서 마음의 위안이 되기도 하였다. 게다가 역자 역시 역자 탓이 아니라 칸트 탓을 하는 것으로 보아 이것은 확실하게 칸트 탓이다. 칸트라는 사람의 삶을 먼저 배경지식으로 쌓으니 칸트라는 사람이 더 가까이 느껴지고 그럼 그의 생각은 무엇일까 궁금해지고 어서 다음 장을 펼치고 싶어졌다.

     

     

    칸트의 철학은 집필한 책에 따라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순수이성비판’으로 나타낸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둘째, ‘실천이성비판’으로 보여준 ‘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

    셋째, ‘판단력비판’으로 정리한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먼저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에서는 지식, 질료 등의 어려운 단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앎의 대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문서는 지식이라면 내 생각은 감각질료이고 한글 프로그램은 인식주관의 형식이다.

    (중략)

    인식주관의 형식의 두 가지는 감성의 직관형식인 공간·시간과

    지성의 사고 형식인 범주로 나눌 수 있다.

    -본문 page 92

    인간으로서 나는 순수한 지성개념으로 통일할 수 있는 것,

    곧 공간 시간상에서 직관한 것만을 인식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인간에게 가능한 앎의 대상은 자연세계 뿐이다.

    자연세계는 인식한 대상들의 총체를 말한다.

    -본문 page 112

     

     

    필자는 쉬운 말로 앎에 대상과 형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흄의 이론에서 발전하여 변하는 것 중에 불변하는 것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칸트가 말하는 앎의 대상은 오직 자연세계로, 직관할 수 있는 것만을 말한다. 인간관계로 때때로 고민할 때가 있는데 칸트의 이러한 조언은 ‘내가 누군가를 알고 있다는 것, 나 자신을 알고 있다는 것’과 같은 생각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게 해준다. 오로지 감각에 의해 주어진 것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실천이성비판’으로 보여준 ‘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 에서는 인간이 당위성을 가지고 행해야 하는 도덕에 대해 나타내고 있다.

     

    도덕은 강제이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다.

    (중략)

    자기가 세웠으니까 자기규칙에 의해서 자기가 강제를 당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도덕은 자기강제인 것이다. 인간이 자기강제가 도덕이다.

    -본문 page 168

     

     

    도덕의 힘은 이성이고, 이성은 자율성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내가 행해야 하는 도덕은 결국 자율적으로 행하게 되는 자기 강제적 도덕이 되는 셈이다. 인간은 행해야 하는 것은 선한 것으로 도덕이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은 모두 선한다고 본다. 나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본성은 선하고 따라서 도덕을 행해야 한다고 한다. 전에는 인간의 본성은 악이라고 보았는데 이러한 점에서는 어느정도 납득이 갔다.

     

     

    셋째, ‘판단력비판’으로 정리한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에서는 판단력과 최고선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합목적성이란 어떤 사물을 볼 때

    그 사물은 어떤 목적을 위해 있다고 내가 생각하는 성격이다.

    (중략)

    그리고 칸트는 이런 의미의 합목적성을

    반성적 판단력의 선험적 원리라고 생각한다.

    -본문 page 208

     

     

    이성은 애초부터 두 가지로 분리 될 수 없는 통일의 원리이다. 처음에는 나누어서 개별적으로 정리하였으나 하나의 원리로 연결시켜야 했다. 칸트는 분리해 놓은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을 잇는 것이 판단력이라고 보았다. 합목적성에 기반한 판단력을 통해 칸트는 자연법칙과 자유법칙이 통합된 세계를 최고선의 세계로 나아가길 소망하였다.

     

    이 책을 통해 ‘칸트’라는 사람에 대해 친근하게 다가가고 나아가 그가 집필한 세 가지 책으로 대변되는 3가지 생각에 대해 알아 볼 수 있었다. 아직까지 철알못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칸트 철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 더불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한 존재로서 칸트의 시선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태어나 한번쯤은 나라는 존재를 철학적으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 인간이란 무엇인가? | gu**07 | 2019.02.0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서평을 쓰려 하니 막막했다. 우선 나에게 이 책의 내용은 개괄적이지만 쉽지 않았다. 낯선 용어들이 꽤 있었고, 저자가 바라보는...

    서평을 쓰려 하니 막막했다. 우선 나에게 이 책의 내용은 개괄적이지만 쉽지 않았다. 낯선 용어들이 꽤 있었고, 저자가 바라보는 칸트(주로 칸트의 생각이 매력적임을 밝히려는 내용)와 칸트가 말한 내용을 구분하기도 그리 쉽지 않았다. 책을 몇 번 되풀이하여 읽어봤지만, 쉽게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꽤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칸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칸트가 3 비판서에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한 주장을 선택해 칸트가 펼친 논의, 논증을 따져나가는 방식으로 글을 써나가기도 애매할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칸트의 논의를 보다 분명하게 알기 위해서는, 저자(백종현 선생님)가 말한 대로 3 비판서를 꼼꼼이 읽어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나에게 '3 비판서로 나갈 계기'를 충분히 제공해주었다.


    나는 철학을 전공하지만, 학부 때 칸트 수업을 듣지 못했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칸트에 대한 앎도, 주로 윤리학 교과서와 '칸티안'이라고 불리는 영미철학자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은 것이다. 내 방에 백종현 선생님의 3 비판서 번역본이 있지만, 그것을 보며 칸트 철학을 이해하려 해봐도 잘 이해가 되질 않았다. 언젠간 한번 칸트를 제대로 공부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이 칸트 저작을 많이 번역하신 백종현 선생님(이하 '저자'라 하겠다.)이 내신 3 비판서 특강이라,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읽게 되었다. 


    칸트에 대해 뭔가 말하려면 칸트에 대해 우선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저자는 너무 정확히 알 경우 그 사람의 아류가 되고 말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고, 물론 이런 경우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우선 칸트를 제대로 알고 나야 칸트의 생각에 대한 내 생각도 개진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저자가 '번역'과 '칸트 저작을 읽는 방법'에 대해 말한 내용을 보면, 저자 역시 칸트에 대한 정확한 앎을 누구보다도 중시하는 것 같다. 칸트가 유명한 철학자인 만큼 칸트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회자되지만, 그 중에는 칸트에 대한 잘못된 통념도 많을 수 있다. 분명히 알수록 보다 명확한 포인트를 가지고 내 생각을 펼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우선 칸트를 제대로 이해하자는 차원에서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개념을 중심으로, 나의 의문점, 비판점을 가급적 분명히 적시하는 방향으로 글을 써보겠다. 내가 아직 3 비판서를 읽지 않았기 때문에 나의 의문 제기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책을 읽었을 때 내가 갖게 된 의문점을 명확히 해두는 것은, 내가 3 비판서를 읽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통각(統覺)에 대한 의문이다. 통각은 의식의 통일 작용으로, '내가 무엇인가를 의식한다.'를 의식 내용으로 갖는, '자기의식'이다. 이를 '메타 의식'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자기 의식을 말해야 하는 이유는, 통각을 도입해야만 '하나의 사물'이란 개념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즉 통각이 있어야 다양한 감각자료들이 통일되어 하나의 사물을 이룰 수 있다. 칸트는 이를 '철자화 과정'으로 표현하는데, 이같은 철자화 과정은 우리가 현상들을 경험으로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여기서 나의 의문은, <내가 처음에 무엇인가를 의식한 결과가 감각 자료일 수 있냐>는 것이다. 그리고 '철자화' 모델이 전제하는 것은, 통각이 다양한 감각 자료들을 특정한 방식으로 '종합'해 하나의 상을 만들어준다는 것인데, 어찌됐든 통각이 가능하려면, 처음에(이때 '처음'은 시간적으로 앞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의식한 결과들을 대상으로 다시 한번 의식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처음 의식된 것은 감각 자료여야 한다. 그런데 감각 자료는 내가 무엇을 '의식한 이후에야' 성립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무엇보다 <왜 하필 이렇게 종합하는가?>에 답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말했듯 '감각 자료들을 야기하는 것'을 생각해 봄 직하다.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의식함' 자체는, 감각 자료들을 특정한 방식으로 묶이게 하는 '계기'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애초에 감각 자료들이 왜 특정한 방식으로 묶이게 되는지를 설명해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즉 의식함 자체는 '내가 의식해봤더니 이렇게 종합되더라!'는 말을 하게 해줄 순 있지만, 왜 그렇게 종합되는지는 보여줄 수 없다. 이는 책에서도 문제로 지적되는데, 나는 이때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문제는 '의식함이라는 신비로운 매커니즘에 대한 문제이고, 는 설명이 짊어져야할 부담은 아니다.


    둘째,『실천이성비판』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저자는 '당위'의 근원을 탐색하는데, 내가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저자는 당위가 존재, 사실, 자연법칙에서 나올 수 없다고 하면서도, <당위가 존재에서 도출될 수 없다.>는 측면만을 주로 부각한다. 이는 <내가 수많은 사람이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했는데, 그들이 공통적으로 A라는 행동을 했다. 이 점이 A가 도덕적으로 옳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를 의미한다. 그런데 현대 윤리학의 '자연주의'에선 이러한 의미에서 <당위가 존재에서 도출될 수 있다.>를 주장하진 않는 것 같고, 모든 자연주의자들이 윤리의 세계는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자연주의는 도덕의 토대와 관련된 주장이니, 도덕의 토대에 대해 특정 입장을 취한다고 해서, 윤리의 세계를 무의미하다고 말하게 되는 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맹자의 측은지심 등 사단(四端)을 자연주의 이론으로 분류하며, 이를 도덕은 인간의 이성에서 나온다는 칸트의 입장과 대비시킨다. 그러나 맹자의 사단은 <당위가 존재에서 도출됨>을 보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 상황에서 가지게 된 사단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행동할 테니,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를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특정 상황에서 사단을 가질 것이고, 그것이 도덕의 기초가 될 수 있다.>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단 중에는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마음인 시비지심(是非之心)도 있는데, 시비지심을 감정보다는 이성의 측면에서 조망하려는 학자들도 있다. 물론 더 따져봐야겠지만, 이런 측면을 부각하면, 오히려 맹자와 칸트 사이에 서로 통하는 면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정언명법'에 관한 내용을 위시한, 『실천이성비판』을 소개하는 2강 후반부에선, 저자가 칸트의 아이디어가 그럴 듯함, 매력적임을 보이려는 것인지, 아니면 칸트가 실제로 저자의 설명과 같이 생각했다는 것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나는 우선 '칸트가 한 생각, 말'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표지가 없는 부분은 아마 저자가 칸트의 아이디어가 매력적이라는 점을 밝히고자 한 부분일 것이라고 보며 읽었다. '정언명법' 챕터에서 저자는 <최종적인 결과는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공리주의를 비판하는데, 이는 약간 무리한 비판 같다. 문제는, <행위의 도덕성을 어떻게 보다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는가?>이지, <행위의 도덕성을 어떤 기준 하에서 판단할 때 보다 쉽게 판단할 수 있나?>가 아니다. 그리고 '거짓말'의 경우에도, 물론 논의의 여지는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칸트 주장을 읽을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칸티안 철학자인 크리스틴 코스가드의 『목적의 왕국』에 있는「거짓말을 할 권리」라는 글을 보면, 나를 속이려 하는 자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보편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 소개된다. 나는 과연 어떤 견해가 칸트 생각에 부합하는지 판단할 순 없다. 그럴 만큼 칸트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백종현 선생님은 <결과를 보고는 어떤 행위도 판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 칸트의 생각이라고 하시는데, 칸트가 <행위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했다면, 추후에『실천이성비판』을 보며 그러한 맥락을 좀 더 살피고 싶다. 


    마지막으로 상상력과 지성이 합치할 때 생기는 '미적 쾌감'에서의 미(美)는 자유미이다. 자유미는 부수미와 달리, 대상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개념 없이도 독자적으로 존립하는 미이다. 여기서 의문은, <대상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개념 없이도 존립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냐는 점이다. 저자는 미를 개념적인 것이 아니라, 그냥 아름다움 자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내가 감각하는 현상을 명명하거나 규정하지 않아야 느낄 수 있는 것이 자유미인가? 그리고 자유미만 경우에 따라 지성의 법칙에 부합할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부수미도 지성의 법칙에 부합할 순 있는데, 단지 이때 동반되는 미적 쾌감이 없을 뿐인가? 그리고 상상력의 기능은 감각적 소여를 형상화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는 감각 자료들을 종합해 하나의 사물을 이루도록 하는 통각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 


    이 책을 읽어가면서 많은 질문이 떠올랐다. 읽으면서 가급적 나의 질문을 명확하게 하려 했으나, 잘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백종현 선생님이 내린 큰 결론 - 칸트는 3 비판서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나름대로 답했다.-에는 충분히 동의할 수 있지만, 3 비판서 각각을 소개하는 부분, 그 중에서도 특히『판단력비판』관련 부분은 나에게 어려웠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방식은, 이 책을 읽었을 때 내가 하게 된 반응을 가급적 명료하게 해서, 직접 3 비판서를 제대로 읽게 될 때 이를 참조 사항으로 삼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와 같이 서평을 작성했다. 덧붙여,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칸트가 만만한 철학자가 아님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 철학을 공부했던 사람들에게 칸트는 숙제와도 같은 존재다. 나는 학부전공으로 철학을 공부했지만 칸트와의 인연이 영 깊지 않아...

    철학을 공부했던 사람들에게 칸트는 숙제와도 같은 존재다. 나는 학부전공으로 철학을 공부했지만 칸트와의 인연이 영 깊지 않아 윤리학 시간에 읽은 “윤리형이상학 정초(Groundwork for the Metaphysics of Morals)” 이후에는 칸트 저서의 발췌문을 몇 단락, 페이지 단위로 읽은 것이 전부이다. 나는 이 사실이 늘 부끄럽게 여겨져서 시간이 날 때면 종종 고등학생 시절 사두었던 순수이성비판을 펼치는데, 이내 몇 단락을 넘기지 못하고 덮어버리기 일수였다. “여름방학이 되면 늘 하이데거 서적을 펼치지만 두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설거지를 시작한다”던 분석철학 교수님의 우스갯소리가 내게는 칸트의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다. 칸트의 저작은 내게 그만큼 무겁고 밀도 있으며, 매우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철학을 공부했던 친구들이나 교수님들이 종종 철학 입문서나 소개서를 비판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나는 이런 책들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편이다. 특히 칸트, 헤겔, 하이데거 등과 같이 비전공자가 읽기에 매우 어려운 저서를 번역서나 원서로 읽게 되면 금새 풀이 죽고 호기심이 사그라지기 때문이다. 백종현 선생님께서 쓰신 ‘인간이란 무엇인가’는 그런 점에서 칸트 철학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입문서 혹은 소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다. 오랜 시간 밀린 숙제와 같던 칸트에 대한 내 갈증을 충분히 해소해준 백종현 선생님의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독자 여러분께도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칸트 들어가기

    철학자의 사생활을 소개하는 책은 친절하다. 철학의 질문은 사실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 밀도 있는 문장과 어려운 논리 구조로 독자들을 쉽게 지치게 하곤 한다. 그래서 내가 처음 철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프랑스 저자 프레데릭 파제스가 쓴 “유쾌한 철학자들”이 도움이 많이 되었는데,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사랑 이야기, 알베르 카뮈의 축구선수 시절, 키에르케고르와 레기네 올센의 파혼 등 어려운 철학자들의 매우 인간적인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그들의 무거운 저서가 한층 가볍게 느껴지곤 했다. 백종현 선생님께서 들어가기 파트에 소개한 칸트의 인생 이야기 역시 칸트 3대 비판서 해독에 앞서 독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풀어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칸트가 살았던 지역, 시간, 전후의 철학 역사뿐만 아니라 당시 국내의 사정까지, 시간과 공간의 공백이 메워지고 나니 칸트의 사상 이해가 훨씬 수월했다. 특히 내가 특별히 관심 있는 번역의 어려움과 유의점 역시 충분히 풀어 설명해 3대 비판서 입문에 좋은 출발점이 되었다.


    칸트의 3대 비판서

    ‘이성’이 뭐지? ‘비판’은 뭘까? 칸트의 저서를 처음 펼치는 독자라면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칸트가 말하고자 하는 이성이란 무엇일까? 칸트는 이성이 미워서 비판하는 것일까? 책의 대부분이 할애된 칸트 3대비판서에 대한 독해는 칸트가 말하고자 하는 철학적 물음들을 각 비판서 개별로 설명함과 동시에 칸트 철학의 중심 질문을 함께 묶어 전달한다. 칸트는 3대 비판서를 통해 철학의 가장 중요한 질문 세 가지, 즉 ‘인식론’과 ‘도덕론’,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철학자들의 관심이 여기에서 출발하였고, 또 여기로 모여들었다. 특히 3대 비판서의 방대함과 난해함으로 서로 연결지어 해석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쉽지만, 간결하고 명료한 단어로 각 비판서가 어떤 질문으로 시작하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3대비판서를 관통하는 칸트의 철학적 물음은 어떤 것인지 쉽게 풀어내어 한층 이해하기 수월하게 하였다.

    칸트가 설명하는 ‘순수이성’이란 순전히 자력으로 법칙을 수립하는 원리의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해 신이 세계의 질서를 결정하는 기존의 중세 기독교 중심 철학에서 벗어나 인간이 스스로 ‘이성’에 기초해 지각ς인식하고 앎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입법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는 계몽주의의 핵심 이론으로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옮겨오는” 과정을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확립했다고 할 수 있다. 칸트는 인간 이성의 가장 완전한 상태, 즉 ‘순수’ 이성을 ‘비판’함으로써 순수이성의 자기한계를 규정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통해 순수이성의 유효한 한계범위를 확립해 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명확히 규정하고자 하였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 혹은 ‘아는 것’에 대한 비판은 그 테두리를 구체화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우리가 해야 하는 것’으로 옮겨갈 수 있다.

    실천이성비판에서 칸트는 ‘윤리’에 대해 말하고자 하였다.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우리가 한계 짓고 정의 내린 ‘순수이성’을 기반으로 ‘인간은 무엇을 행해야 하나,’ 즉 실천의 당위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자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된다. 우리가 행해야 할 일은 ‘선’이며 배척해야 할 행위는 ‘악’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선’과 ‘악’은 어떻게 규명할 것인가? 칸트는 실천이성비판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생각을 제시한다. 칸트는 인간의 감각주의 물질문명을 비판하며 경험세계를 초월한 ‘선’에 대한 질문과 함께 경험과 사실에 근거한 자연세계의 윤리를 넘어 이상과 이념에 기초한 ‘형이상학’적 윤리의 이론을 펼친다. 다시 말해, 선을 인간본성에 기초해 설명한 ‘자연주의’ 이론과 ‘신’의 존재를 기초로 설명하는 ‘초자연주의’ 이론을 넘어 인간 이성의 선한 마음, 즉 ‘선의지’를 토대로 확립한 ‘이성주의’ 도덕론이 칸트 ‘실천이성비판’의 핵심이다.

    칸트는 ‘내가 아는 것’과 ‘내가 행해야 하는 것을 ‘순수이성비판’과 ‘실천이성비판’을 통해 질문하고 확립하였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무엇인가? 바로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다시 말해 내 삶의 방향, 내가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한 설명을 칸트는 ‘판단력비판’에서 저술하고 있다. 여기서 칸트가 말하는 판단력이란 ‘반성적 판단력 비판’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의미하는 실행을 위해 결정하는 힘을 뜻한다. ‘판단력이 선험적 원리를 갖는가?’와 ‘판단력이 쾌ς불쾌의 감정, 곧 취미의 선험적 규칙을 세우는가’ 두 가지 질문을 축으로 앞의 두 비판서와 같이 우리 판단력의 한계를 파악하고 확립된 개념에서 출발해 우리가 감정적으로 기쁨을 느끼고 희망해도 좋은 것들에 대한 탐구를 펼친다. 칸트의 미학적 연구 역시 엿볼 수 있는 ‘판단력비판’은 칸트의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


    짧은 서평이 방대한 칸트의 저서를 압축해 소개하는 책을 다 담기란 어렵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는 이제 막 걸음마가 익숙해진 아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첫 뜀걸음을 내딛는 아버지와 같은 느낌이다. 칸트라는 길고 힘든 마라톤을 시작하는 독자에게, 종래에는 결국 혼자 뛰게 되겠지만, 그 처음을 함께 나누는 좋은 파트너의 역할을 한다. 물론 이 책은 칸트의 저작을 읽기 전 뿐만 아니라 읽으면서, 혹은 읽은 후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큰 울림을 주는 이유는,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독립적 사유에의 의지를 당부하기 때문이다. ‘칸트를 읽되, 칸트 밖의 사유를 하라’는 내용은 칸트 연구자로써 쉽게 말하기 힘든 내용일 수 있다. 특히 내게 울림이 컸던 문장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칸트를 너무 정확히 알 필요까지는 없다는 말이다. 적당히 알면 된다. 왜냐하면 칸트를 너무 정확히 알다 보면 자기 생각이 사라져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히 알아야 건너짚고 사이사이를 메꾸면서 자기 생각을 하게 된다.” (p.41)
  •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항상 나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다. ...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항상 나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다. 누구나 매일이 다른 삶을 산다. 어떤 날은 나에게 큰 변화를 주고, 또 어떤 날은 어제와 꼭 같은 생활을 하는 것 같은 한편 머릿속은 전혀 다른 생각들로 가득 차있기도 하다. 가장 피곤한 날은 지금의 나로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들이 거대한 벽처럼 나를 가로막고 있을 때다. 그때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나누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가려내려고 애를 쓰곤 했다.
     흥미로운 점은, 백종현 교수의 칸트 3대 비판서 특강인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칸트 역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칸트는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고찰을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그리고 『판단력비판』에 담았다. 그의 일련의 작업들은 신이나 자연이 아닌 ‘인간’을 중심으로 하여 단계적으로 진행되었고, 개별적인 인간이 자유를 가진 주체로서 어떤 삶을 선택하고 행동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궁극적인 질문으로 향한다.
     인간은 자신이 감각적으로 경험한 것만을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이론이성이 다룰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연과학적 사실들이다. 따라서 우리가 감각할 수 없는 신과 같은 존재는 지식, 곧 학문적으로 논의될 수 없다. 하지만 신은 ‘인간은 도덕적 행위를 해야 한다’는 당위에 의해 요청되는 존재이다. 이는 인간의 실천이성이 지니는 자율성에 의해 가능한 것으로, 자연세계 안에서 신의 존재유무는 중요치 않고, 인간이 신의 절대적 명령을 요청함으로써 도덕적 행위를 의무화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칸트는 분리된 자연세계와 윤리세계를 통합할 수 있는 열쇠로 상상력과 지성이 합치된 ‘판단력’을 든다. 자연세계가 윤리세계의 ‘최고선’을 추구할 수 있으려면, 자연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이상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최고의 도덕적 상태를 희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론이성과 실천이성, 그리고 둘의 간극을 메우는 판단력의 관계는 정반합(正反合)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칸트가 그의 저서들에서 설명하는 진€선€미는 위에서 서술한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것이며 각각이 시대를 뛰어넘어 현대 사회에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다. 이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서 백종현 교수가 한국 사회와 동양의 철학을 칸트의 철학과 결부시켜 설명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칸트가 살았던 곳의 문화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의 문화와 다른 것이지만, 한국의 방식으로 칸트를 받아들였을 때 다른 각도에서 우리 사회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원칙대로 행동하는 것과 정(情)에 이끌려 행동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칸트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한국인의 정서에는 생소한 것처럼 말이다.
     나는 이러한 과정이 나에게도 물론 적용될 수 있다고 보았다. 아직 나는 칸트가 직접 쓴 한 마디 한 마디를 책으로 마주하지는 않았지만,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그가 평생에 걸쳐 고민했던 바가 무엇이었는지 전체적인 얼개를 알고 있다. 그것만으로 나에게 다가온 큰 깨달음은, 내가 늘 지녀왔던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칸트가 진€선€미라는 가치가 어떻게 가능하며, 이 가치들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어떻게~이 가능한가?”라는 물음으로 밝혔던 것처럼, 나 역시 지금의 내가 고민하고 있는 가치의 원천과 내 능력의 한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나는 지금의 내가 지니고 있는 나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앞으로 내가 평생의 업으로 삼을 일이 무엇인지, 그 가운데서 내가 추구할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한다. 이 고민들은 단계적이면서도, 변증법적이다. 현실적인 나의 능력과 한계를 직면하면서도, 그 한계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해서 더 나은 내일의 모습을 희망하며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두 행위를 번갈아 반복하면서도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희망적인 미래를 상상하면서도 현실의 나를 냉정히 인식할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네가 너 자신의 인격에서나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에서 인간(성)을 항상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고, 결코 한낱 수단으로 대하지 않도록, 그렇게 행위하라.”(GMS, B66이하=IV429)

     책에 수록된 문장들 가운데, 인간을 목적으로 대하는 칸트의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나는 훗날 내가 어떤 일을 하든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존중하기를 원한다. 현대사회의 많은 이들이 인권 침해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다. 칸트가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고 한 말인지는 알 수 없으나, 현대사회야말로 인간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므로 인간이 항상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하고자 하는 일, 그 안에서 내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가치가 향하는 궁극적인 종착지는 결국 인간으로서 가장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 최고선인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평소에는 읽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칸트 비판서들의 맥락을 알아갈 수 있었고, 무엇보다 칸트의 철학을 나의 삶에 적용하며 체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이러한 칸트의 『판단력 비판』은 논리적으로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하지만, 정반합(正反合)의 관점에서 본다면 칸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저작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 생각의 옳고 그름을 차치하고, 칸트의 철학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것은 나에게 큰 철학적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 서평 :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나는 사회과학을 공부하면서 사회사상의 철학적 기초에 대해...


    서평 :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나는 사회과학을 공부하면서 사회사상의 철학적 기초에 대해 배우고, 서양철학사의 흐름 정도를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는 초보 철학자다. 그래서 칸트를 대표하는 3대 비판서를 읽어보지 못한 채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먼저 접하게 되었다. 누가 나에게 왜 이 책을 읽고 있냐고 물으면 ‘이번 면접도 떨어져서 마음이 공허해서 읽는다.’고 했다. 철학이 중세에서 근대로 나아가듯이, 지난해에는 운수가 좋지 않았다며 사주와 신에게 기대었다면 올해에는 나 스스로를 파고듦으로써 인간에 기대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어수룩하게 알고 있는 철학 지식에, 어수룩한 동기로 이 책을 접했다가 내가 이제까지 알고 있던 철학 지식이 빙산의 일각(일각이라 표현하기에도 애매하고 눈송이 하나쯤 될 것 같다.)이라는 것을 깨닫고, 칸트 비판서를 실제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몸이 달았다.

    이 책은 칸트의 역저가 아니다. 칸트 연구에 50년 넘게 이바지하였고, 칸트 3대 비판서를 15년간 번역, 출간해 오신 백종현 교수님의 주제별 특강 요약본이다. 그래서 칸트의 성장 배경과 시대상에 대해 풍부한 부연 설명이 제공되어 칸트의 비판철학에 대한 선지식을 가지고 접하는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유용하게 읽힐 수 있다. 읽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개념에 대한 입문서가 되어줄 수 있다. 즉 배우는 데 시간이 걸리고 논쟁 참여로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어려운 개념과 주장에 대한 소개로 읽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의 용기로, 나는 칸트 입문서로서 이 책을 마주하였다. 오히려 나는 이 책을 통해서야, 칸트의 사상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어려운 큰 숨을 들이켜고 이제는 순수이성비판의 서문을 제대로 펼쳐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칸트철학을 번역하는 과정에 있어서 백종현 교수님의 진정성 있는 고민이 곳곳에 묻어나 있다. 시대에 따른 용어의 정의 변천사라던가, 칸트가 B 판을 고쳐 썼을 때 번역서에서 칸트가 진심으로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일본과 중국을 경유해서 한국으로 온 언어 이야기 등. 그렇지만 물 건너온 서양철학의 도입으로 학술교류의 장이 열릴 수 있었고, 이처럼 외국어와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남의 것을 내 것으로 체화시켜나가는 노력이 중요하고 바람직한 이유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칸트 3대 비판서의 통일된 철학적 과제는 인간이 진정으로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해 그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원천을 추궁하고 해명하는 데 있다. 그래서 인간 능력 안에 자발성, 자율성, 자기 자율성이 있다는 것을 밝히며 ‘인간’을 탐구한다. 각 비판서에서 제1강 『순수이성비판』은 ‘진리’에 대한 질문을(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제2강 『실천이성비판』에서는 ‘선’에 대한 질문을(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 마지막으로 제3강 『판단력 비판』에서는 ‘최고선’에 대한 질문(나는 무엇에서 흡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지 또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지?)을 통해 궁극적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라

    제1강에서는 계몽주의의 정상에 있는 순수이성의 한계를, 지식과 앎에 대한 이야기를 초월 철학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칸트는 형식과 질료로 구성된 경험적(자연과학적) 인식만이 지식이며, 탐구 대상은 특정 시·공간의 지평 위에 존재한다는 특징을 가지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그 시공간의 디테일에서도 뉴턴의 절대개념과 차이를 보이는데, 칸트에서의 공간과 시간은 인식 주관인 주관적 표상으로서 인간 의식에 달려있는 ‘현상’개념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인식주관이 초월 작용을 통해 인식된 사물들이 자연세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아 사고의 변혁, 즉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너의 의지와 준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 법칙 수립의 원리로서 타당할 수 있도록, 그렇게 행위 하라.

    제2강에서는 인간 실천이성의 도덕법칙, 윤리 형이상학에 대해 설명한다. 도덕은 인간 이성의 자율적 힘에 의해서 발원된다. 윤리도덕의 명령형 명제와 이론적 기술의 차이를 통해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나의 자유 추구가 다른 개인이나 계층의 자유 추구와 충돌치 않게 공존하는 범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함을 설명한다. 최고선은 나의 덕행에 부합하는 행복을 누리는 것이며, 이루기 위한 조건에는 영혼의 불사성과 신의 현존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순수이성비판에서 이미 부인하였던 영혼과 신의 실체에 대한 조력을 필요로 하는 한계를 지니게 된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제3강에서는 덕행에 알맞은 행복이 함께하는 세상을 위해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의 사이에 판단력이라는 다리를 놓는다. 반성적 판단력의 선험적 원리는 합목적성에 있으며, 이때의 합목적성 개념은 세계를 판정하는 주관 자신을 규제하는 원리이므로 이를 판단력의 자기 자율이라 일컫는다. 또한 쾌·불쾌의 감정, 취미(미적인 것을 판정하는 능력) 판단에도 보편성이 있으며 이는 선험적 원리에 의해 확보되는 것으로 본다. 아름다움에 대한 감정은 자연의 형식적 합목적성이, 자연의 체계성에 대한 감정은 실재적 합목적성이 그 근저에 있으며 전자는 미감적 판단력에, 후자는 목적론적 판단력에 의한 것이다. 미적 판단은 상상력과 지성의 합치를 통해 나타나며, 이에 흡족함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칸트는 최고선의 이념에 의거하여 지상에 세워진 천국, 합목적적인 세계를 꿈꾼다.




    백종현 교수님은, 최종적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철학적 대답을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정리해주었다.

    “요컨대, 인간은 세계 인식에서 존재자의 존재를 규정하는 초월적 주관이자, 행위에서 선의 이념을 현실화해야 하는 도덕적 주체이고, 세계의 전체적인 합리성과 합목적성을 요청하고 희망하고 믿는 반성적 존재 자이다. ”

    p.238

    이 책을 계기로 나 스스로를 칸트식으로 돌아보았다. 칸트는 모든 문제에서 자신의 이성을 공명하게 사용하는 자유가 필요하며, 이 자유가 한낱 말에 그치지 않으려면 부단한 실행 연습, 훈련이 따라야 한다고 하고 있다. 나는 실제로 나 자신의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 많이 배우고 스스로 물어 분별하고, 비판하는 것. 나라는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 고찰하는 데 있어서 나 스스로에게 비판을 담은 성찰의 시간이 필요함을 느꼈다. 또한 나쁨을 행하는 것과 실천하지 않음은 의지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취직에 실패하며 고배를 마시는 이 암울한 현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실천에 좀 더 힘을 기울여야겠다. 내 안에는 해야 하니까 할 수 있는 자유의 힘이 있다. 이 자유의 힘을 이용하여 내 값어치를 높이려는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완성시키기 위한 즉, 나 스스로의 존엄성을 키우는 공부를 하자고 다짐케 했다. 마지막으로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고 다독하며, 성실함으로 무장해야겠다. 그래서 훗날에는 대작이 아니더라도 세상사에 대한 남다른 통찰과 인간의 존엄성을 고양할 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연구들을 통해 미래의 후손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는 재미있는 사실들이 많다. 우선, 이 책은 시공간을 마구 건너뜀으로써 당대 서양과 한국의 시대상과 지성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칸트가 학문적으로 활동하던 시기가 조선의 정조 임금이 통치하던 시대이며(1776~1800), 한국에서는 연암 박지원, 한 세대 다음에는 다산 정약용과 같은 학자가 활동하던 시기라고 한다. 백성들을 위한 책이라고 알려져 있던 ‘목민심서’가 백성을 가축에 비유하는 전근대적 용어를 사용하였다는 사실에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또한 뼈대 있는 한국식 보은의 윤리가 학연, 지연, 혈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알 수 있다. 철학의 역사와 칼의 역사는 그 길이가 같음을 상상해 본 적이 있나? 서양철학사와 한국사의 통합적이고 통찰적인 지식이 없다면 이런 연결고리를 우리는 전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유명한 음악가 펠릭스 멘델스존-바르톨디는 왜 기독교식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그의 할아버지가 독일의 소크라테스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철학자였다는 사실은 새롭고 놀랍다. 이러한 사실들을 통해 사건은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글과 언어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느꼈다. 이 책에서는 칸트 철학의 번역본을 읽는 것은 우리의 것으로 체화하여 읽는 것으로 본다. 즉 내가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 문화를 경험하며, 독일어로 칸트의 글을 읽는 것과, 한국에서 따뜻한 온돌방 위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칸트 철학을 읽는 것은 그 의미와 맥락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언어 안에는 그 사회와 시대, 관습, 문화를 포함하고 있으며, 언어 간 전환이라는 상호 소통은 양 국의 언어의 상호 발전과 지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인격’과 ‘솔직함’, 혹은 ‘만족’과 ‘흡족’ 간 어휘 차이에서처럼 단어 하나하나를 취하여 글 쓰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며 단어 하나의 의미를 제대로 곱씹으며 써야겠다는 성찰도 있었다. 그래서 이 서평에도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못난 단어들이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듯 파고드는 재미가 있었고, 그 소회를 이렇게 만족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들

이 책이 속한 분야 베스트

교환/반품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환/반품안내
반품/교환방법

[판매자 페이지>취소/반품관리>반품요청] 접수
또는 [1:1상담>반품/교환/환불], 고객센터 (1544-1900)

※ 중고도서의 경우 재고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교환이 불가할 수 있으며, 해당 상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으며 교환/반품 접수 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사전 협의를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7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중고도서의 경우 판매자와 사전의 협의하여주신 후 교환/반품 접수가 가능합니다.

반품/교환비용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이므로 단순 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는 판매정가의 20%를 적용

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우주책방
판매등급
특급셀러
판매자구분
사업자
구매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평균 출고일 안내
3일 이내
품절 통보율 안내
25%

바로가기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