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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사라지는 세상
232쪽 | | 146*216*17mm
ISBN-10 : 8934995734
ISBN-13 : 9788934995739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 중고
저자 조영태,장대익,장구,서은국,허지원,송길영, 주경철 | 출판사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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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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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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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현상에 대처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기 위한
대한민국 지성계 최초 융합 프로젝트!

인간 본성에서 사회 시스템의 변화까지
7개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저출산 미로의 탈출구 합계출산율 0.98. 현재 가장 뜨거운 사회적 이슈인 저출산 현상을 주제로 대한민국 학계가 머리를 맞댔다. 인구학자 조영태 서울대 교수, 진화학자 장대익 서울대 교수, 동물학자 장구 서울대 교수, 행복심리학자 서은국 연세대 교수, 임상심리학자 허지원 중앙대 교수,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역사학자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가 의기투합해 국가의 출산보건 정책 프레임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성에서 사회 시스템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조망한다. 저출산과 인구 변화, 청년 세대,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기 위한 학계와 사회의 소통 프로젝트

저자소개

저자 : 조영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대학교에서 사회학으로 석사를, 인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인구학을 공부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한국인구학회, 한국보건사회학회, 아시아인구학회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연구년 기간 동안 베트남 정부에 인구 정책 전문가로 초청되어 1년간 베트남 인구 정책 방향 설정을 도왔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주요 국가들의 인구 변동 특성을 통해 미래사회 및 시장변화를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인구정책연구센터의 센터장으로서 기초 및 광역 지방정부가 인구 현안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정책을 만들고 있다. 저서로 《정해진 미래》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가 있으며, 《정해진 미래》로 2017년 정진기언론문화상 대상을 수상했다.

저자 : 장대익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고, 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생물철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행동생태연구실에서 인간 본성을 화두로 하는 ‘인간 팀’을 이끌었고, 영국 런던정경대학교에서 생물철학과 진화심리학을 공부했다. 일본 교토대학 영장류 연구소에서는 침팬지의 인지와 행동을 연구했고, 미국 터프츠 대학 인지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소장과 한국인지과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진화 이론뿐만 아니라 기술의 진화심리와 사회성의 진화에 대해 연구해왔다. 저서로 《다윈의 식탁》 《다윈의 서재》 《다윈의 정원》 《울트라 소셜》 등이 있다. 제11회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했다.

저자 : 장구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험관 송아지 연구를 통해 생명 탄생의 신비로움에 흥미를 느껴 동물의 생식세포를 연구하면서 〈네이처Natute〉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te Communications〉 등의 학술지에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15년 대한수의학회 젊은 과학자상, 2016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바이오노트 올해의 논문상을 수상했다. 또한 15년간 동물의 임신과 출산 진료를 해오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관악구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이 함께하는 인문학 강의를 포함한 다수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반려견 보호자를 위한 《우리 멍이가 임신했어요》가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동물의 생식세포를 활용해 질병에 대한 기초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으며 더불어 진료도 꾸준히 하고 있다.

저자 : 서은국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졸업 후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어버너 섐페인Urbana-Champaign 캠퍼스)에서 행복 분야 권위자인 에드 디너Ed Diener 교수의 지도를 받아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어바인Irvine 캠퍼스)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고, 4년 뒤 이 대학에서 종신 교수직을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인용되는 행복심리학자 중 한 명으로, 발표한 논문들은 OECD 행복 측정 보고서에 참고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세계 100인의 행복 학자’에 선정되어 《세상의 모든 행복World Book of Happiness》에 기고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저서 《행복의 기원》과 강연을 통해 행복이 삶의 목적이 아닌 ‘도구’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 : 허지원
고려대학교에서 임상 및 상담심리 석사 학위를, 서울대학교에서 뇌인지과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신병리, 심리평가 및 심리치료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임상 장면에서 적용하는 임상심리학자로, 중앙대학교 심리학과의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6년 대한뇌기능매핑학회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했고, 세계 최초로 조현형 성격장애군의 뇌보상회로의 이상성을 규명하며 심리학자로서뿐 아니라 뇌과학자로서도 활발히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뇌과학기술원천개발사업 중 감성지능 및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맡아 진행 중이다. 현재 한국임상심리학회 특임이사, 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홍보이사, 한국인지과학회 총무이사, 대한뇌기능매핑학회 대의원 및 학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가 있다.

목차

시작하며
시선 1. 장대익_저출산, 정책의 실패인가 진화의 결과인가
시선 2. 장구_동물의 세계에도 저출산 현상이 있다
시선 3. 서은국_출산으로 건너가는 파란 신호등, 행복
시선 4. 허지원_좌절에 대처하는 방법: 비출산의 심리학적 기제와 기능
시선 5. 송길영_소셜 빅데이터에서 찾은 삶의 다른 방식, 엄마처럼 안 살아
시선 6. 주경철_인간도 멸종위기종? 다른 시대 다른 사회 비교 연구
시선 7. 조영태_맬서스의 인구 조절 메커니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다시 시작하며: 좌담_새로운 질서가 온다

책 속으로

사실 사회구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출산율이 매년 올라야 자연스럽습니다.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윤택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들이 출산을 단념하고 있는 진짜 이유를, 기존의 질서에 반하는 진짜 이유를 파악해야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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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회구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출산율이 매년 올라야 자연스럽습니다.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윤택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들이 출산을 단념하고 있는 진짜 이유를, 기존의 질서에 반하는 진짜 이유를 파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논의는 지금까지 저출산 논의에서 거론된 적이 없던 내용이지요. 주로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던 출산이라는 행위를 좀 더 다양하고 근본적인 시각에서 검토해야 저출산 현상에 대한 유효하고 적절한 해법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런 취지에서 어찌 보면 저출산 현상과는 직접적으로 상관없어 보이는 학자들이 모여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사태를 조망하고 새로운 해석을 시도해 책으로 묶어보았습니다.
_시작하며, 6~7쪽

인구 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섣부른 출산은 비효율적 의사결정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환경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자손이 번영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런 환경에서는 출산을 미루고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즉, 출산 대신 자신의 성장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하는 전략이지요.
_1. 저출산, 정책의 실패인가 진화의 결과인가, 19~20쪽

성조숙증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를 한 번쯤 접하셨을 텐데요. 지속적이고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대사성 변화(비만)가 중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과도한 탄수화물에 노출된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불임이나 난임으로 고통받을 확률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사회문화적, 경제적 요인에 가려져 있는 생물학적 요인이 저출산의 주요한 원인으로 대두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작은 실천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_2. 동물의 세계에도 저출산 현상이 있다, 42쪽

신혼부부가 책을 200권 읽은 뒤 아이를 낳을지 말지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현재와 미래의 상황에 대한 보다 크고 근본적인 진단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울 만한 시간과 장소에서 살고 있다는 확신을 높이는 단서가 필요한데, 여기서 도움이 되는 것이 감정입니다. 지금 행복하다는 것은 즐거운 일들이 비교적 많다는 뜻이고, 이런 즐거움이 빈번하다는 것은 현재 자신의 삶에 큰 문제나 위협이 없다는 뜻입니다. 즉, 아이를 인생에 착륙시킬 활주로가 확보되었다는 뜻이지요.
_3. 출산으로 건너가는 파란 신호등, 행복, 69~70쪽

정말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직 집을 마련하지 못해서’ ‘아직 내 인생도 잘 살지 못해서’ ‘아직 부모로서 소양을 덜 갖췄기 때문에’와 같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며 출산 결심을 지연하거나 비출산을 결정합니다. (…) 아이가 깊은 수준의 자기 통찰을 할 수 있으며 회복탄력성과 유연성을 갖춘 꽤 괜찮은 성인으로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의 불완전함은 아이에게 좋은 시험대를 제공해줄 것입니다. 즉 좋은 주 양육자는 ‘그럭저럭 괜찮은 엄마’면 됩니다.
_4. 좌절에 대처하는 방법: 비출산의 심리학적 기제와 기능, 106~107쪽

아이를 낳을 것인가의 선택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에 집합적인 숫자와 통계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각자가 아이를 키울 때 느끼는 무게를 줄여주어야 합니다. 이 시대의 엄마들은 예전의 엄마와 같이 자신을 지우고 ‘누구누구의 엄마’라는 이름만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재정적 지원만이 아닙니다. 나중에 아이를 낳고 키운 뒤 자신이 돌아갈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보육 수당과 같은 비용 보전만 언급한다면, 엄마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_5. 소셜 빅데이터에서 찾은 삶의 다른 방식, 엄마처럼 안 살아, 137~138쪽

코아비타시옹 Cohabitation 혹은 콩퀴비나주 Concubinage라고 하는 방식은 결혼과 비혼/미혼의 중간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신청서 등 프랑스의 공문서에는 결혼 상태를 묻는 난에 ‘기혼’ ‘미혼’ ‘이혼’ 외에 ‘동거’가 추가되어 있어요. 이때 ‘동거’는 함께 사는 정도를 넘어선, 말하자면 절반 정도는 결혼한 상태를 이릅니다. 관청에서 동거 증명서도 발급받고, 예컨대 노동 계약 혹은 복지 수급 등에서도 별도의 법적 상태로 보장받습니다. (…) 요즘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상태가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 사람과 평생 함께 살아가는 큰 결정을 내리는 것은 피하되 감성적으로, 성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함께 지내는 거지요.
_6. 인간도 멸종위기종? 다른 시대 다른 사회 비교 연구, 164쪽

한국에서는 낮아진 출산율을 두고 청년들을 탓하는 정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저출산 정책의 목표가 출산율을 다시 올리는 쪽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미 청년들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진화를 되돌리려는 노력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생물학적으로 진화된 형질은 자연 환경이 바뀌어야 다시 바뀌게 됩니다. 그럼 사회적으로 진화된 형질은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요? 사회 환경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 사회의 제도와 규범을 점검해보세요. 청년들은 이미 바뀌었는데 아직까지 기성세대 중심의 제도와 규범으로 사회 질서를 유지하려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죠.
_7. 맬서스의 인구 조절 메커니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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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합계출산율 ‘1’이 무너진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7개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저출산 미로의 탈출구 2018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98로 내려앉았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했지만 ‘인구 쇼크’ ‘인구 절벽’ 상황을 ...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합계출산율 ‘1’이 무너진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7개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저출산 미로의 탈출구

2018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98로 내려앉았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했지만 ‘인구 쇼크’ ‘인구 절벽’ 상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청년 세대는 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가. 저출산 현상은 세대 간 갈등을 넘어 사회적 위기론으로 우리의 미래를 흔들고 있다. 위기론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시도가 있었던가? 국가의 출산보건 정책 프레임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성에서 사회 시스템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조망하는 학계 최초의 저출산 대처 융합 프로젝트. 인구학자, 진화학자, 동물학자, 행복심리학자, 임상심리학자, 빅데이터 전문가, 역사학자가 알려주는 저출산 미로의 7개 탈출구.

생물학적 관점에서 본 저출산의 원인과 배경
저출산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인가?

1. 진화학자의 시선 | 장대익
모든 생명체의 진화적 목표는 생존과 재생산(번식)이다. 그중 어느 쪽에 에너지를 더 많이 쓸 것인가는 개체가 환경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달려 있다. 주변 환경이 실제로 경쟁적이거나 그렇다고 지각하는 경우, 우리는 번식을 늦추고 아이를 적게 갖으려 한다. 그런 환경에서는 자손의 번영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주지하듯이 한국 사회는 경쟁적이다. 따라서 저출산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해 적응하는 인간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다. 즉, 진화의 결과인 것이다. 그간의 저출산 대책은 이처럼 출산에 대한 근본적인 분석 없이 청년들의 복지 확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에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 경쟁에 대한 심리적 밀도를 줄여야 출산율이 반등할 수 있다.

2. 동물학자의 시선 | 장구
인간의 경우 주로 사회문화적이거나 경제적인 문제로 저출산 현상이 나타나지만, 동물의 범주에서 저출산은 주로 생물학적인 문제로 인해 나타난다. 서식지가 파괴되거나 성별로 격리해 사육하면 자연스러운 번식이 가로막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환경호르몬에 의한 생식기관의 이상으로 불임이 될 수 있다. 인간 사회에서도 유사한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공론화되지 않았지만, 지속적이고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대사성 변화(비만)는 난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 없다. 지금은 사회문화적, 경제적 요인에 가려져 있는 생물학적인 요인이 저출산의 주요한 원인으로 대두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대비해야 한다.

강력한 본성인 출산 행위를 북돋우거나 억누르는
우리 마음의 작동 원리

3. 행복심리학자의 시선 | 서은국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다른 동물과 달리 자연적 운명을 거슬러 저출산 현상을 낳은 인간이지만, 행동 판단의 근거는 합리적 이성이 아니라 비합리적 감정이다. 긴 진화의 여정에서 정확하지만 느린 이성보다 디테일은 부족하지만 신속한 감정이 자연 상태에서 생존을 위한 행동 판단에 더 유리했기 때문이다. 불안과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목전의 사안에 주목하도록 만드는 반면, 행복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생을 설계하게 한다. 행복해야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을 확률이 높아진다. 행복한 사회는 다양한 삶을 인정하는 열린 태도에서 시작할 것이다.

4. 임상심리학자의 시선 | 허지원
자잘한 좌절의 경험이 축적되면 오히려 역경을 감내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생긴다. 그러나 지금 청년들은 그러한 경험이 박탈당해왔고, ‘N포세대’ 같은 말이 방증하듯 이전에 비해 스트레스는 한층 거대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소진된 채 우울, 감정표현불능증, 무쾌감증, 불안정 애착 등 부정적 심리에 빠져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낯설고 새로운 과제를 수행할 감정적 에너지가 축소된 상태다. 부모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그럭저럭 좋은 부모’를 목표로 해 마음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 비혼/비출산의 심리학적 기제의 경우, 혈연으로 연결되지 않은 느슨한 형태의 가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출산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들의 심리적 경제적 안정을 위한 제도라는 점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낮아진 출산율은 청년 탓이 아니다
문제는 기성의 제도와 규범

5. 빅데이터 전문가의 시선 | 송길영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 또한 변화하고 있다. 더불어 성 평등 의식이 고양되면서 가정 내 남성과 여성의 위상에 변화가 생겼고, 1인 가구가 크게 늘어났다. 더 이상 기존의 ‘정상가족’을 강요할 수 없는 사회적 흐름이 생성되었다.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결혼/출산에 대한 부정적 키워드 1위가 ‘독박육아’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국가나 사회의 규범을 그대로 따르기에는 이미 생애주기별 삶의 전형이 더 이상 공고하지 않다. 이제 집단이 개인으로 분화된 사회가 된 것이다. 출산은 엄밀히 따져 개인의 문제다. 집합적인 숫자와 통계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각자가 아이를 키울 때 느끼는 무게를 줄여주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6. 역사학자의 시선 | 주경철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다. 다만, 산아제한에서 출산장려로 정부 정책 방향이 바뀌기까지 30여 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그 속도가 빠른 것이 우리나라의 특징이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사례처럼 사회 안전망이 붕괴되어 나타난 병리적인 현상으로서 인구 감소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찍이 인구 감소 현상에 적응한 프랑스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는 결혼과 비혼/미혼의 중간 상태인 ‘동거(코아비타시옹)’를 제도적으로 인정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받아들인 바 있다. 새로운 제도와 관습, 도덕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유연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7. 인구학자의 시선 | 조영태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은 사회구조적인 논의로 치우쳐 있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 동안 130조 원의 예산을 들여 보육 환경이나 일자리, 주거 문제를 개선하려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저출산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출산 자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출산 과정을 분석한 맬서스의 인구론과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분석한 다윈의 진화론을 접목하면, 생물학?심리학?인구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 출산의 근본 원리에 접근할 수 있다. 경쟁적 환경에서 느껴지는 물리적 밀도와 그로 인한 심리적 밀도에 따라 인구 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밀도를 낮추려는 정책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저출산은 문제와 원인이 아닌 현실이자 결과
미래는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저출산 현상은 우리 사회에 던져진 위기 신호임에 틀림없다. 아이가 사라지는 인구 구조로는 공동체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출산은 누군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직면한 현실이며, 사회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고 저자들은 힘주어 말한다. 지금까지의 대책은 저출산을 특정 연령대만의 문제이자, 미래의 파국을 가져올 원인으로 국한했기에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다양한 관점에서 출산 행위 자체를 이해한다면, 구조 개선의 길만이 유효한 해법임을 알 수 있다. 아이를 낳지 않는 개인을 탓할 것이 아니라 변화한 사회구조와 삶의 양식에 맞춰 제도와 규범을 수정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성세대가 공연한 위기론에서 벗어나 구조 개선의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 기존 시스템을 고정해놓고 출산을 안 해서 문제라고 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구 변화의 ‘새로운 질서’가 시작되고 있다. 기존 의식과 제도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출산율은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저자들은 경고한다. 인구가 많을 때를 가정해 만든 현재의 제도와 정책을 수정해야 아이가 돌아오는 세상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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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 / 조영태 외 6인 / 김영사>   &...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 / 조영태 외 6인 / 김영사>

     

        

     

    책.jpg

     

        

     

     

    1983년 출산율 2.06을 기점으로 2018년에는 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졌다. 출산율 0.98명, 청년 세대는 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가?

     

    출산율이 감소한다는 것은 단순히 국가의 인구수가 줄어든다는 것을 넘어 사회 전체가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자식을 낳아 세대를 이어가는 안정적인 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청년들을 결혼과 출산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걸까.

     

     

     

    청년 세대의 결혼 혹은 미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내가 나의 미래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서 고민 중인 것은 아니고, 나에게 결혼에 대한 의견을 묻는 어른들을 요새 부쩍 자주 마주쳐서! 자의 반 타의 반, 결혼이나 비혼에 따른 삶을 그려보게 되는 것 같다.

     

    저번 달에 2주 동안 택시를 5번인가 탔는데, 무려 택시기사 5명 중 3명에게서 대뜸 ‘이제 결혼 생각도 슬슬 해야죠?’라는 질문을 들었다. 아직 20대 중반밖에 되지 않았고, 결혼은 현재 우선순위에 없다고 하니 ‘요즘 젊은 것들은~’으로 시작하는 장황한 꼰대식 훈계를 늘어놓는 택시기사도 있었다. 「이러려고 택시 탔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물론 모두가 그런 훈계를 한 것은 아니고, 요즘 젊은 세대들이 겪어야 하는 사회는 예전보다 훨씬 힘든 사회 같다며 나름대로 이해를 해보려는 분도 만났다. 그래도 20대 중반밖에 되지 않은 나는 이런 질문이 익숙하지도 않을뿐더러 전혀 반갑지 않다. 그것이 훈계든 위로든 간에 말이다. 청년 세대의 저출산의 원인을 청년 ‘개인’에게서만 찾으면 어떡하라는 말인가.

     

    저출산 문제를 청년의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일부 윗세대 어른들을 보면서, 출산율 감소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를 아는 것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른 책이 바로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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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은 각 분야의 전문가 7인-조영태, 장대익, 장구, 서은국, 허지원, 송길영, 주경철-이 저출산 시대를 바라보는 7가지 새로운 시선을 엮은 책이다. 인구학, 진화학, 동물학, 행복심리학, 임상심리학, 빅데이터, 역사학의 관점별로 어째서 저출산 시대가 도래했는지, 그 해결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풀어내었다. 그중 진화학과 빅데이터 부분을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

     

     

        

     

    진화학 / 장대익

    ‘저출산, 정책의 실패인가 진화의 결과인가’

     

     

    ‘물질적이고 시간적인 자원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각 단계에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며, 주어진 환경에 맞춰 어떠한 배분 전략을 취하는지에 따라 효율성에 차이가 생깁니다. (중략) 경쟁이 치열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이른 나이에 출산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출산을 미루고 자신의 성장에 자원을 투자해 본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더 놓은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저출산은 병리적인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적응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20’

        

     

    진화학의 관점에서 저출산은 치열한 경쟁에 대해 인간 심리의 반응체계가 작동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제한된 자원을 두고 이루어지는 경쟁이 심해질 경우 우리는 번식을 늦추고, 아이를 적게 낳고, 짝짓기보다는 양육에 투자해 경쟁력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출산 해결 정책에 정부가 매년 10조 이상의 예산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왜 여전히 치열할까? 즉, 저출산 정책은 왜 실패하고 있는가?

     

    저자 황대익은 ‘경쟁에 대한 지각을 줄여주는 데 예산을 사용했는가?’에 대해 자문할 필요가 있다고 서술한다. 복지비는 투입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비슷한 목표를 두고 더 경쟁하도록 만들었기에 경쟁 지각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청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에 대한 지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빅데이터 / 송길영

    ‘소셜 빅데이터에서 찾은 삶의 다른 방식, 엄마처럼 안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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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박육아가 부정적 함의를 갖는 이유는 명료합니다. 부부가 함께 낳은 아이는 함께 키우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1980년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들은 미래에 대한 모호한 약속보다 현재의 삶에 대한 권리를 주장합니다. 내 삶의 중요함을 인식한 이들은 독박육아라는 짐을 지기보다는 결혼 자체에 관심을 줄이는 편을 택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셜 빅데이터상 결혼이라는 언급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실제 결혼 행위도 줄기 시작합니다. p.128-129’

     

    ’지금껏 우리 사회는 은연중 고정관념처럼 이상적인 가족상을 제시했습니다. 공익광고 속 행복한 가정에서는 언제나 부모가 성이 다른 복수의 아이들과 함께 노을 지는 공원을 손잡고 뛰었습니다. 엄마도 아빠도 형제도 모두 있어야 ‘정상적인’ 가정이라는 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킵니다. 정상가족 프레임의 그늘은 이 기준에 모자라는 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비정상’으로 전락한다는 것입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가족집단을 ‘결손가정’이라는 배려 없고 옳지 않은 표현으로 폄훼하는 사회에 속한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가정을 일구려는 시도조차 어려워합니다. 차별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잠재적 두려움은 위험 사회와 이혼 증가 추세인 사회변화에서 더욱 증폭됩니다. p.131’

     

    ‘지금 사람들은 이제 예전 엄마들처럼 살고 싶지 않습니다. 구글의 검색창에 “엄마처럼”을 써넣으면 연관어가 “안 살아”와 “살기 싫다”가 뜹니다. (중략) 그들은 바뀐 세상에 적응하며 그들이 보기에 현명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p.138’

        

     

    독박육아를 거부하고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곧 가정 안에서 아내나 엄마로 살아가는 것보다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육아의 무게가 점점 버겁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회는 ‘지원금’이라는 일시적인 수단만이 아니라, 육아에 따라오는 사회적 부담, 이를테면 육아휴직을 적극 지원하여, 아이를 키운 뒤 돌아갈 자리를 마련하는 것 등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미래 계획에 대한 고민이 많은 한 청년으로서, 그리고 2019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우리 사회가 어떤 문제로 인해 저출산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고른 책인데, 생각보다 더 유익했던 책이다. 대한민국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내가 잘 알지 못했던 분야의 전문 지식, 그리고 저출산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들의 관점이 쉽게 서술되어 있어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 이제 슬슬 압박감이 들어오기...

    이제 슬슬 압박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2년 정도는 웃으면서 넘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년 후엔 과연 내가 어떻게 넘길지 모르겠다. 바로 가족행사가 있을 때 친인척들이 압박해오는 '결혼'이야기이다. 27살에서 28살이 되었을 때 가장 다른 점은 이제 어른들이 나를 보면 남자친구는 있니? 결혼은 언제 할 거니?라는 질문을 너무 자연스럽게 하시는 점이다.

    비혼주의는 아니지만 아직 언제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결혼에 대하여 구체적인 상상을 해봤어야 언제, 어떤 사람과,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텐데 그런 상상을 해볼 겨를이 없었다. 어른이 된 나의 삶은 20대 초반을 신나게 즐기다가 졸업 준비로 피폐해지고, 졸업 이후 바로 취직을 해서 새벽 3시까지 야근을 하는 디자인 회사를 거쳐 이제 겨우 저녁의 삶을 즐겨볼까 싶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이조차도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 반, 왕복 세 시간이 걸리는 곳이라 하루의 대부분이 {출근하는 시간-회사-퇴근하는 시간-녹초가 되어 뻗음}으로 마무리된다. 이런 생활 속에서 결혼과 출산이라는 단어는 아직 나에게 멀기만 하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아직 먼 이야기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내가 알고 있는 친구 중 결혼을 한 친구는 딱 두 명인데, 한 커플은 둘 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공무원 커플이고, 한 커플은 남편이 직업군인이라 나라에서 집을 지원해주었다.

    이 책은 인구학, 진화학, 동물학, 행복 심리학, 임상심리학, 빅데이터, 역사학 총 7개 분야의 전문가가 각자 전문분야의 관점으로 저출산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했던 건 마땅히 결혼해야 할 때인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청년들이 비혼주의, 비출산주의라고 말하는 것을 놀기 좋아하는 애들의 철없음으로 바라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청년들의 스트레스와 감정적 밀도를 이해해주고 있다. 그래서 저출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오히려 책에서 위로를 받았다.

    얼마 전 졸업했던 대학교에 갈 일이 있었다. 경기도에 있는 학교지만 학교 주변에 논밭이 펼쳐진 풍경이 있어서 시골에 온 느낌이었다. 버스를 타고 학교 주변을 달리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이곳에서 생활하려면 한 달에 생활비가 얼마나 들까? 시골에서 욕심 없이 살면 지금보다는 편안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곳에서 아이를 키운다면 괜찮지 않을까? '

    별생각 없이 떠오른 생각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수도권의 밀도에 꽤 지쳐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그래도 내 스트레스를 조절하기 위해 운동도 하고,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장소도 있고, 해소법도 가지고 있으며 소소한 것에 행복감을 자주 느끼는 타입이라 책에서 말하는 긍정 정서 경험은 많이 하고 있는 편이지만 이것이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로 이어지진 않는다. 왜냐하면 결혼에 대하여는 너무 많은 사회의 틀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꽤 20대 초반부터 결혼식을 작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공주님 드레스를 입을 필요도 없고 나에게 잘 어울리는 단아한 원피스 정도를 입고, 하객들에게 맛있는 식사 한 끼 대접할 수 있는 장소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스냅 촬영 정도는 하고 싶지만 스튜디오 촬영을 꼭 해야 할지 의문이 있었고, 신혼집도 가능하다면 원룸 두개로 해서 각자 옆집에 살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지금 생각하니 이건 조금 극단적이었던 상상이었다.) 남편은 나랑 이야기가 잘 통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상상했다.

    하지만 몇몇 결혼식에 가서 하객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은 조건이 주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걸 알게 되었다. 남편의 학력, 회사, 가족의 재력, 신혼집의 위치, 신혼집의 형태, 결혼식장의 크기, 손님의 수, 예단, 예물, 혼수 등... 뭐 이렇게 타인의 결혼생활에 관심이 많은 걸까? 신경 끄고 흘려들으면 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나도 저 입방아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결혼이라는 건 정말 어려운 것이구나 답답해졌다.

    이렇게 험난한 과정을 거쳐서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가 생긴다는 것은 다시 큰 관문을 거치는 과정이다. 교육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어머니들의 고민을 많이 접하는 편인데, 이런 고민을 보면 볼수록 나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이 책에서는 좋은 부모는 이래야 한다 당위적 신념이 너무 높은데 이를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한다. 그럭저럭 좋은 엄마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다는 책의 내용이 이해되었지만, 나는 그래도 준비돼야 할 것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되기 전, 엄마에게는 중심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훈육, 교육관이 없으면 갈대처럼 흔들리기 좋은 것이 아이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무서운 게 옆집 엄마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엄마의 옆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오고 가는데 이 정보는 다 맞지도, 다 틀리지도 않는다. 이 정보를 우리 가정과 아이에게 맞는 방향으로 걸러서 듣고 행하는 중심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는 함께 대화를 나눌 남편의 역할도 필요하다. 그리고 내가 아이를 키울 때 즈음이면 아이가 걸어가야 할 길이 획일화되어 있지 않고, 지금보다 조금 더 다양한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열려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 좋은 대학에 가고, 대기업에 가야만 성공한 삶이라고 보는 시선이 조금만 줄어든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위해 노력할 수 있게 부모가 마음 편하게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되면서도 한편 고민된 부분이었다. 좋은 직장이 지방에도 있다면, 나는 과연 내려가서 살 수 있을까? 서울만큼 좋은 직장이 있다면 주변에 인프라도 당연히 서울만큼 금세 좋아지겠지만 그 지방의 문화가 바뀌는 것은 쉽지 않을 텐데(그 지역의 입장으로 보면 바뀌어야 할 것도 아니고)...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어디선가 실험을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성공사례가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 저출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청년들의 삶을 우리보다 선배인 기성세대가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책이었다. 이런 고민들이 모이면 새로운 시대의 바람이 불지 않을까?

    그냥 좀 내버려 두면 알아서 지구의 자생능력에 맞춰서 세계적 추세가 바뀌지 않을까?

  •   ...

      <o:p></o:p>

    합계출산율 0.98이라는 시대에 대한민국은 어떤 길을 가야 할까. 정부는 2006년부터 출산율 증진 정책 비용으로 150조원이나 쏟아부었지만 수치는 계속 하락세다. 이대로면 50년 뒤 생산연령인구는 현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아이보다 노인이 많아지는 시대에 대한민국은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저출산을 원인이 아닌 결과로 생각할 때 문제의 시발점을 찾아낼 수 있다. 이 책은 사회, 역사, 과학, 심리 등 다양한 분야의 시각으로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o:p></o:p>

    과학 분야의 접근은 신박했다. 장대익 교수의 글은 지식인 마을에서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기에 이 책에서의 만남이 더욱더 반가웠다.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저출산 현상은 진화의 산물이라고 한다. 진화란 흔히 일직선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변화에 더 가깝다. 대한민국의 경쟁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생존을 택하고 재생산(출산)을 포기했다고 한다. 자연 상황에서도 환경이 자손을 낳기 힘들 때 개체는 생존에 치중한다. 후에 환경이 완화된 뒤 아이를 낳는 게 더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현 대한민국의 상황은 너무 경쟁적이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지만 취업 문은 더 좁아지고 심지어 4차산업혁명 때문에 일자리도 줄어든다. 매일 비관적인 뉴스를 듣다 보면 당연히 세상이 더 안 좋아질 거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팩트풀니스에서 말한 대로 세상을 더 비관적으로 보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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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 현상을 마냥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기존의 가족 구성이랑 달라진 것이기에 현상에 맞춰 제도와 국가의 역할을 새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은 혼외출산에 대해 엄격한 사회다. 많이들 생각하는 정상적인 가족의 프레임은 아버지 어머니가 있는 형태기 때문이다. 프랑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국보다 출산율 감소 현상이 일찍 일어난 프랑스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고치기 시작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결혼 상태를 묻는 난에 미혼, 기혼, 이혼 외에 동거를 넣게 되었다. 법률적으로 동거가 보장되게 되면 좀 더 안정적인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출산율 감소 현상은 원인이 아닌 결과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를 먼저 짚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한다.

      <o:p></o:p>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을 읽으면서 대변동에서 이야기한 인구감소 해결책이 연상되는 점이 있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에 출산율을 증진하려는 정책 외에도 이민을 장려하는 게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일본 역시 최근 인구감소 현상을 줄이기 위해 이민 카드를 조심히 꺼내고 있다(미래 인재를 가려 받는다는 한계가 있어 아쉬운 대목이다) 대한민국도 언제까지 단일민족 프레임으로 살 순 없다. 베네딕트 앤더슨이 쓴 상상된 공동체란 책에 의하면 민족은 확실히 구분 지어진 개념이 아니라 상상된 합의체에 불과하다고 한다. 실제로 인종 간의 유전자 차이는 0.1%보다 낮다. 팩트풀니스에 언급된 내용에 따르면 나라의 경제 수준에 따라 문화 규범도 바뀐다고 한다. 인구 감소 해결책을 출산율 증진에만 초점을 맞춰놓으면 전망은 더 암울할 수도 있는 일이다.

      <o:p></o:p>

    대한민국의 인구감소 현상은 일본보다 심각하다고 한다. 쉽게 볼 일이 아니기에 모두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의 관점은 통섭이란 말과 어울린다.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면서 펼쳐놓는 시각차가 새로운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이 펼쳐놓은 생각의 식당에 한번 들어가 보자. 코스요리처럼 나오는 지식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미슐랭 3스타에 온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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