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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ISAKA KOTARO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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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쪽 | B6
ISBN-10 : 8901114666
ISBN-13 : 9788901114668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ISAKA KOTARO COLLECTION) 중고
저자 이사카 고타로 | 역자 양윤옥 |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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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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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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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만의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어! <사신 치바>, <골든 슬럼버>의 작가 이사카 코타로가 선보이는 성장소설『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 나만의 플레이를 펼치는 고독한 사람들을 위한 성장 이야기로, 천재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당황과 경외를 그리고 있다. 만년 꼴찌 야구팀 '센다이 킹스'의 골수팬인 부모는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왕이 원하고 왕을 원한다'는 뜻의 오쿠라고 짓는다. 이름처럼 야구의 왕으로 성장하는 오쿠. 하지만 아버지가 모종의 살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사람들의 눈엣가시였던 오쿠는 점차 세상에서 고립되기 시작한다. 오쿠는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도 신인왕이 되지 못하고, 언론에서는 그에 관한 선정적인 보도만 일삼는데….

저자소개

저자 : 이사카 고타로
저자 이사카 고타로는 대중문학과 순수문학의 경계에서 예술과 엔터테인먼트를 모두 수렴하는 소설가. 나오키상 후보에 다섯 번이나 이름을 올리고 《골든 슬럼버》로 제5회 일본서점대상을 수상하는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얻고 있다. 《골든 슬럼버》를 비롯한 여덟 작품이 영화화됐고 《마왕》을 비롯한 다섯 작품이 만화로 재탄생했다. 1971년 일본 치바 현에서 태어나 도호쿠 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 1996년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에서 《악당들이 눈에 스며들다》가 가작으로 뽑혔으며, 2000년 《오듀본의 기도》로 제5회 신쵸 미스터리클럽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등단했다. 2003년 《집오리와 야생오리의 코인로커》로 제25회 요시카와 에이지문학 신인상을, 2004년 《사신 치바》에 수록된 단편 <사신의 정도>로 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모던 타임스》, 《피쉬 스토리》,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 《종말의 바보》, 《중력 삐에로》 등이 있다. 퍼즐식 구성과 치밀한 복선, 그리고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현재 센다이 시에 거주하면서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역자 : 양윤옥
역자 양윤옥은 일본 문학 전문번역가. 히라노 게이치의 《일식》 번역으로, 일본 고단샤가 제정한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17년째 일본 문학을 번역하고 있으며 80작품 이상을 국내에 소개했다. 대표작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히가시노 게이고의 《붉은 손가락》,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릴리 프랭키의 《도쿄 타워》,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 등이 있다.

목차

0_왕의 탄생
세 살_왕이 원하고 왕을 원한다
열 살_오쿠의 시합
열두 살_표정이 없다
열세 살_고립의 시작
열네 살_다음 타석은 오쿠다
열다섯 살_고교시절의 마지막 타석
열일곱 살_살인범의 아들
열여덟 살_입단 테스트
스물한 살_집중견제
스물두 살_홈런으로 나를 구해보시지
스물세 살_아름다운 예고홈런
0_다들 기다리고 있다

책 속으로

세 살_왕이 원하고 왕을 원한다 “왕이 원하고, 왕을 원한다. 와, 엄청나게 좋다.” 너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뛸 듯이 기뻐하며 더 이상의 고민할 것도 없이 그 이름으로 결정했다. -34쪽 열일곱 살_살인범의 아들 “저기 봐, 저 애가 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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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_왕이 원하고 왕을 원한다
“왕이 원하고, 왕을 원한다. 와, 엄청나게 좋다.”
너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뛸 듯이 기뻐하며 더 이상의 고민할 것도 없이 그 이름으로 결정했다.
-34쪽

열일곱 살_살인범의 아들
“저기 봐, 저 애가 중학생을 죽인 사람의 아들이야. 아니, 그보다 저 애도 사람을 죽였대. 사고로 처리하긴 했지만.”
너의 아버지가 경찰에 출두한 것이 벌써 1년 전 일인데도 아직껏 뒤에서 손가락질을 받는다. 당시 ‘살인범의 아들은 슈퍼 고교 야구 소년’이라고 주간지며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떠들어댔다. 네가 사는 아파트 주위를 에워싸고 온갖 진위를 알 수 없는 증언을 흘려보냈다.
-170쪽

스물한 살_집중견제
“역시 왕따를 당하는 건가?” 쓰다 데쓰지는 분개했다. 그러고는 “아이, 됐다, 됐어”라고 스스로를 이해시키려는 듯이 말했다. “괜찮아. 오쿠는 신인왕 같은 게 아니라 진짜 왕이니까.”
-222쪽

다들 기다리고 있다
센다이 구장에서는 투수가 던진 외곽 낮은 쪽의 예리한 속구를 야마다 오쿠가 아마추어의 타격에서도 보기 힘든, 그의 인생에서 단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는, 완전히 균형이 무너져버린 엉망진창의 타격 자세로 방금 홈런을 쳐냈다.
- 2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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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내 인생에 대타는 있을 수 없어” 《사신 치바》,《골든 슬럼버》의 이사카 코타로가 고독한 이들에게 바치는 성장소설 나오키상 후보에 다섯 번이나 이름을 올리고 2008년 일본서점대상 1위를 차지한 이사카 코타로. 대중문학과 순수문학을 넘나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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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대타는 있을 수 없어”
《사신 치바》,《골든 슬럼버》의 이사카 코타로가
고독한 이들에게 바치는 성장소설

나오키상 후보에 다섯 번이나 이름을 올리고 2008년 일본서점대상 1위를 차지한 이사카 코타로. 대중문학과 순수문학을 넘나들며 명실상부한 일본 대표 작가로 떠오른 그는 “다른 사람이 먼저 이런 소설을 써버리면 분할 것 같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는 이처럼 아무도 읽어본 적 없는 새로운 전기 소설이면서, 전작들이 가지는 장점들은 그대로 살렸다. 상상력 넘치는 소재와 흡입력 강한 스토리, 그리고 애정이 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는 ‘이사카 코타로 월드’의 정수를 구현한다.

이사카 코타로가 내세우는 주인공은 어린 시절부터 야구에 관해선 모든 이들을 압도하는 야마다 오쿠. 쳤다하면 홈런이지만 홈런을 치고도 기뻐하는 기색이라고는 없다. 역시 세상은 천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 법일까. 소설은 천재를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의 당황과 경외를 환상적으로 그린다. 라이벌 선수가 “왜 나하고 같은 세대에 너 같은 놈이 있는 거냐고. 우주로 돌아가. 아니면 마계로 돌아가란 말이야”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모든 이들의 집중견제 속에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 나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닥친다면 당신은 어떻게 견디겠는가. “스스로에게 끝없이 말합니다. 나는 나만의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고.”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는 대타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바치는, 성장의 이야기다.

신인왕이나 홈런왕이 아닌, 진짜 왕의 이야기

수년째 꼴찌 경쟁만 하고 있는 야구팀 ‘센다이 킹스’. 이런 팀에도 골수팬들이 있다. 어느 날 우렁차게 우는 아이가 태어난다. 부모는 이름에 왕(王)이라는 한자를 쓰는 게 너무 당연하다며, 아이의 이름을 오쿠(王求)라고 짓는다. ‘왕이 원하고 왕을 원한다’는 뜻. 여기서 ‘왕’은 만년 꼴찌 ‘센다이 킹스’의 ‘왕’이다.
받는 선물은 야구용품뿐이고, 저녁마다 야구중계를 보며 선수들을 흉내내는 오쿠. 그는 이름처럼 왕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모종의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살인범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안 그래도 사람들의 눈엣가시였던 그는 점차 세상에서 고립 당하기 시작한다.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도 ‘신인왕’이 되지 못하고, 언론에서는 그에 관한 선정적인 보도만 일삼을 뿐 오쿠의 신인왕 탈락은 기사로 다루지도 않는다. 할 일 없어진 왕 꼴이 되어버린 오쿠는 어느 순간부터 손가락을 하늘로 향해 홈런을 예고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홈런이 시작되는데.

인생과 야구의 공통점, 9회말이 되어도 아직 알 수 없어!

야구에서 투수는 홀로 공을 던지고 타자 역시 스스로 그 공을 쳐내야 한다. 함께 곁에 있는 동료 선수들도, 관람을 하는 관중들도 있지만 투수가 던지고 타자가 쳐내는 순간 다른 모든 이들은 구경꾼일 뿐이다. 야구는 9회가 끝날 때까지 그 과정을 반복한다.
우리 인생 역시 이와 비슷하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결국 인생은 자기 자신이 살아가는 것. 이사카 코타로는 야구를 통해 이런 모습을 우화적으로 그려낸다.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는 야구와 인생의 공통점을 극적으로 뽑아내 인간의 고독한 삶을 표현한다. 오구의 23년 야구 인생은 온갖 장애물들로 가득하다. 타석에 서면 상대는 고의사구나 몸에 맞는 공만 던지고, 새로운 기록을 달성할 순간이면 자기 팀 감독마저 번트를 지시한다. 오쿠는 그 어떤 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타석에 들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할 뿐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묵묵히 살아내는 많은 사람들처럼. 물론 그 끝은 아무도 모른다.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작가의 대담한 실험

일본서점대상을 비롯한 각종 문학상 수상은 물론, 작품 상당수를 영화나 만화 등 다른 장르로 재탄생시킨 이사카 코타로가 처음으로 소설 연재에 도전했다.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는 문학 월간지〈혼토모〉에 연재되며 독자들의 큰 호평을 받은 작품. 작가는 월간지 연재라는 매체적 특징을 이용해 매회 소설의 시점을 바꾸는 등 문학적 실험에 도전했고, 그 결과 독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즐거움을 안겼다.
이번 작품에서 이사카 코타로가 주인공의 ‘고독’을 위해 선택한 장치는 ‘2인칭 화법’이다. 소설의 화자는 각 장마다 바뀌지만 주인공 야마다 오쿠는 계속해서 ‘너’로 불리며 철저한 2인칭으로서만 존재한다. 화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장도 있지만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장도 있다. 이러한 실험적 구성이 상식을 넘어선 천재 야구 선수를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의 당황과 경외를 극적으로 전달해준다. 이런 작가의 대담한 실험은 일본 소설가 가쿠타 미츠요가 말했듯이 비극이지만 읽는 동안 가슴이 두근거리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스포츠의 상쾌함도, 천재라 불리는 자의 고독한 싸움도, 이 소설에는 묘사되어 있지 않다. 스포츠 소설도 아니며 야구 소설도 아니다. 여기에 묘사된 것은 천재의 기적이 아니라 천재가 만들어내는 뒤틀림이다. 그래서 사실은 비극인데도 읽는 동안 장난 아니게 두근거린다.
- 소설가 가쿠타 미츠요 (《공중 정원》저자)

모든 것을 주류와 비주류로 나누는 이 사회에 대한 우화다. 의사소통이 단절된 곳의 황폐함이 바로 우리 사회의 비극이다. 이사카 코타로는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그것을 묘사해냈다.
- 저널리스트 사사키 도시나오(《전자책의 충격》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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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신옥남 님 2011.02.07

    왕은 똑바로 뻗은 길이 아니라 구불구불한 진창길을 그것도 마차가 아니라 구두도 벗어 던진 맨발로 나아가야 합니다.

회원리뷰

  • 천재는 환영받지 못한다 | su**ell | 2015.04.15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어제도 야구중계가 있었다.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이 도래한 것이다. 나야 뭐 야구에 목을 매는 사람도 아니고, 내 돈을 내고 ...

    어제도 야구중계가 있었다.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이 도래한 것이다. 나야 뭐 야구에 목을 매는 사람도 아니고, 내 돈을 내고 야구장을 찾는 사람도 못 되지만 프로야구의 개막은 겨우내 우울했던 기분을 일거에 날려버리는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다. 야구에 그닥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알 수 없는 웃음이 번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야구가 국민 전체의 분위기를 바꾼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계절이 바뀐 탓으로 돌리기에도 뭔가 미심쩍은 구석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유년시절의 나는 야구에 대한 규칙도 모른 채 동네 아이들 틈에 끼여 이따금 야구를 하곤 했었다. 변변한 배트도 없고, 글러브도 없었지만 아이들은 신문지로 접은 글러브와 적당한 크기의 나무 몽둥이만 들고도 하루 온종일 야구를 했었다. 땅거미가 지고 '아무개야, 저녁 먹어라' 소리가 온 동네에 메아리칠 때까지. 야구공 대신 사용하던 털 뽑힌 테니스공을 들고 온갖 기묘한 자세로 공을 던지는가 하면 공터를 벗어난 테니스공을 찾아 한참을 헤매곤 했었다. 고교야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시절, 청룡기,봉황기, 황금사자기 등 지역과 모교의 명예를 걸고 참가했던 고등부 야구선수들의 꿈과 열정은 프로야구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는 내용상으로는 박민규가 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떠올리게 했고, 서술 방식에 있어서는 천명관의 <고래>를 생각나게 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야마다 오쿠(王求)'의 부모인 야마다 료와 야마다 기리코는 만년 꼴찌팀인 '센다이 킹스'의 열혈팬이다. 오쿠가 태어나던 날 '센다이 킹스'와 '도쿄 자이언츠'의 경기가 있었다. 그 경기에서 '센다이 킹스'의 감독 '나구모 신페이타'는 파울볼을 피하려다 머리를 다쳐 사망한다. 그 바람에 오쿠의 부모님은 '도쿄 자이언츠'팀을 극도로 싫어하게 된다.

     

    "산부인과 침대에 누워 모유를 실컷 먹고 잠이 든 너를 바라보며 어머니의 머릿속에 반짝 생각이 떠올랐다. "이 아이는 장차 센다이 킹스에서 활약하는 사내가 될 텐데 왕(王)이라는 한자를 쓰지 않는 건 이상해." 왕이라는 한자를 쓰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왕이라는 한자를 쓰는 게 어떠냐는 것도 아니고, 왕이라는 한자를 쓰지 않는 건 섭리에 맞지 않는다는 말투였다. 너의 아버지도 즉시 찬성했다. "그렇지! 장차 센다이 킹스에서 원하게 될 존재니까, 왕을 원한다는 뜻으로 '오쿠(王求)'는 어떨까?" 라고 제안했다." (p. 34)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오쿠의 실력은 일취월장한다. 초등학교 시절 프로야구 투수의 전력투구를 받아쳐 홈런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방과 후 야구 연습장에서의 배팅 연습에서는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중학교에 입학한 후 불량한 선배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집에 돌아갔던 어느 날 오쿠의 아버지는 아들 몰래 선배 한 명을 살해한다. 오쿠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후 아버지는 살인죄로 구속되고 비난을 견디지 못한 오쿠는 다니던 학교를 그만둔다.

     

    학교를 자퇴하고 혼자 연습을 계속하던 오쿠는 센다이 킹스 입단 테스트에 참가한다. 프로구단의 선수가 된 오쿠는 투수들의 집중견제 속에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 나갈 수밖에 없다. 오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도 '신인왕'에 오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살인범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는 그를 괴롭힌다. 그리고 야구 천재에 대한 시기와 질투는 결국...

     

    "그리고 그 말은 너의 부모가 심취했던 선수,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다시 한번 이름으로 말하자면, 나구모 신페이타가 현역 시절에 남긴 대사와도 겹친다. 잡지 <월간 야구팀>에 실렸던, 정말로 코딱지만 한 인터뷰 기사에 나온 말이다. "주위에서 '너희 팀은 너무 약하다, 최저다' 욕을 하면요, 필사적으로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요. 플레이를 하는 건 나니까 나는 나의 플레이를, 나의 야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요. 내 인생에 대타는 있을 수 없으니까요." (p.167)

     

    작가는 마치 야마다 오쿠의 전기문을 쓰는 것처럼 중간중간에 천연덕스럽게 등장하곤 한다. '그 시점에서 야마다 오쿠의 야구 인생이 겨우 2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다.'(p.242)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말이다. 천명관의 소설 <고래>에서도 작가 천명관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치 신파극의 변사처럼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던지는 족족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가 어디 있겠는가마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위해 오쿠와 같은 천재의 출현을 간절히 바랄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은 천재는 노력하는 둔재들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단지 걸림돌로 작용할 뿐 그 누구에게도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작가는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 | si**neil | 2011.09.0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라는 제목을 보고 코맥 매카시의 <노인을 위한 ...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라는 제목을 보고 코맥 매카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떠올랐다.
      구조를 보면 패러디가 거의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내용이 제목과 좀 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번역하는 과정에서 제목을 의역한 것이었다.
      원제는 <어떤 왕>이라고 한다.
      글 내용과는 딱이지만 문제는 이 제목으로 책을 냈으면 처음에 독자의 흥미가 팍팍팍팍 줄었을 거 같다는 거?;;
     
      한 마디 정리 : 만년 꼴찌팀인 센다이 킹스의 팬인 부부에게서, 센다이 킹스의 감독이 사망한 날 태어난 야마다 오쿠의 일대기.
      독특하게도 2인칭을 사용했다.
      누군지 모를 화자가 연신 오쿠를 '너'라고 지칭하고 있다. 게다가 시제는 현재형. 덕분에 이 글이 과거의 일인지, 현재의 일인지, 아니면 미래의 예언인지도 헛갈린다. 게다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드>에 나오는 세 마녀의 모습이 작품 곳곳에 나오면서, 이 글은 묘하게 운명론적인 냄새를 풍긴다.
     
      천재, 하면 보통 빛나는 영광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글은 어째 <맥베드>같은 어두침침한 느낌이다. 야구천재인 오쿠는(타율이 무려 9가 넘는다) 어렸을 적부터 그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사서 경멸당하거나, 사람들의 경외를 사서 숭배당한다. 읽다보면 야마다 오쿠는 없고 야구천재만 있는 느낌이다. 부모조차도 오쿠=야구 라고 생각한다. 오쿠의 인생은 야구로 점철되어 있을 뿐인 것 같다. 보고 있자면 씁쓸해지고, 저게 인생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시종일관 무미건조해 보이는 오쿠의 모습 때문에 더 그랬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오쿠의 삶이 야구 뿐이고 진짜 무미건조한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왜냐면 이 글은 2인칭이니까.
      세세한 부분을 생각하면 오쿠는 친구도 있었고(구단시험을 보게 이름을 빌려준 그 친구), 애인도 있었고, 여러가지가 있었다. 이 책이 야구를 하는 오쿠만 보여준 것이 아닐까.
      그러면 보이는 것만큼 오쿠는 무미건조하지도 않고, 고독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운명론적인 색채를 쭉 빼고 보면, 사실 오쿠는 굉장한 재능을 가지고 열심히 야구를 하는 건실한 야구소년이었을지도 모른다.
     
      오쿠가 왕인 이유는 타율이 9인 야구천재기 때문이 아니라, 꿋꿋이 야구라는 자기 길을 갔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버지가 살인자가 되었을 때, 고등학교를 자퇴했을 때, 시합에 나갈 수 없고 구단에 들어갈 수 없었을 때도 오쿠는 야구를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쿠를 미워하거나 오쿠를 경외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오롯이 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가는 길이 어떤 영역이든 왕으로 보일 것 같다. 자기를 지키고 자신의 길을 지키면 왕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을 본 것 같다.
     
     
    2011. 5. 6.
  • 그래도 아버지가 그랬어요. 프로는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해준대요. 너희 부모님은 프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거야. 오쿠 ...
    그래도 아버지가 그랬어요. 프로는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해준대요.
    너희 부모님은 프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거야.
    오쿠 소년은 제 귀를 의심했다. '또?'라고 생각했다. 요즘 이런 일이 몇 번이나 있었다.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마음속의 가지가 뚝 부러지는 듯한 감각이 드는 것이다. 눈앞이 한순간 컴컴해진다. 머릿속의 알전구가 꺼졌다 켜진다.
    왜 그러니?
    요즘에... 오쿠 소년은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문다. 그런 감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간밤에 꾼 꿈 얘기를 했다. 자신은 어딘가 낯선 나라에서 거인의 몸을 타고 악당들과 싸운다. 어떻게 된 것인지 거인의 배에는 사람이 들어가는 공간이 있고, 그곳에 자신이 서서 나무배트를 휘두르면 그 동작에 맞춰 거인도 무기를 휘두른다. 거인을 타고 계속 싸움을 펼친다. 그 꿈에는 반드시 부모가 등장한다. 아버지일 때도 있고 어머니일 때도 있지만, 아무튼 갑작스럽게 나타난 부모는 이상한 기계를 쓰라고 건네준다. 자명종 시계를 분해한 듯한 자그마한 기계인데 "이걸 쓰면 더 강해져"라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오쿠 소년은 그 기계가 전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잡동사니라는 것을 왠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말을 부모에게 할 수는 없다. 만족감이 가득한 부모의 표정에 기가 눌려 작은 소리로 겨우 고맙다고 말할 뿐이다.
    그래서 돌아가는 길에 그 기계를 바다나 강에 내던지니? 꿈 이야기를 들은 관리인 아저씨가 딱하다는 듯이 말했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오쿠 소년은 되물었다.
    건담 얘기야, 그거.
    아저씨가 대답하지만 오쿠 소년은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83-84쪽
     
     
     
     
     
     
    오랜만에 읽은 이사카 코타로의 장편 소설.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
    극성맞은 부모와 묵묵한 아들에 관한 이야기.
    오쿠의 엄마 아빠는 센다이 킹스라는 지역 야구팀의 광팬이다. 말 그대로 광팬.
    그들은 아들 오쿠가 커서 센다이 킹스의 '왕'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왕이라 부를 만한 선수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오쿠에게 온 노력을 쏟는다. 오쿠를 무사히 왕으로 키워내기 위해서라면 뭐든 마다하지 않는다. 
    그들의 극성맞은 사랑은 결국 살인에까지 손을 뻗치게 된다.
    아들을 위해 했던 그 일은 오쿠에게 뗄 수 없는 꼬리표가 되어 돌아왔다.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어린 오쿠는 그 때문에 여기저기서 괴롭힘을 당한다. 고개를 제대로 들고 다닐 수도 없다.
    그런데 그보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오쿠가 야구의 천재라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천재가 아니라 너무너무너무 뛰어난 천재. 
    초등학생 때 이미 프로선수의 공을 홈런으로 받아쳤을 정도니 말 다했다. 이건 뭐 쳤다하면 홈런이다.
    그의 실력은 뛰어나다. 그런데 그게 너무 뛰어나서 문제가 된다.
    감탄이나 박수를 받을 수준을 넘어선다. 사람들은 오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른다.
    살인자의 아들이란 꼬리표와 함께 날개를 펴지 못한 그의 천재성은 읽는 이를 마구 안타깝게 만든다.
    하지만 무던한 성격의 오쿠는 그저 묵묵히 야구를 할 뿐이다. 매일 몸을 단련하고 배트를 휘두른다.
    하지만 세상이 그를 가만히 놔둘 리 없다.
    오쿠의 실력에 질투를, 그의 존재에 불만을 품은 감독은 코치를 시켜 오쿠를 칼로 찌르게 한다.
    역전을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마지막 중요한 순간, 타석에 나서려는 오쿠를 말이다.
    날카로운 칼이 되어 중요한 순간에 배에 박힌 오쿠의 지난 시간.
    도대체 그 시작은 무엇일까. 왜 왕이 되었어야 할 오쿠는 칼을 맞고 배트를 잡아야 했을까.
    오쿠는 홈런을 칠 수 있을까?
     
     
     
    이리 저리 통통 튀는 이야기들에 킥킥거렸던,
    이제까지 내가 읽었던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들과는 많이 달랐다.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가 소설을 내내 감싸고 돌았다.
    하지만 책을 덮고 싶은 느낌의 우울함은 아니고 흐음, 하면서도 다음이 궁금한.
     
    왕은 분명히 아니었다. 그럼 오쿠는 무엇이 된 걸까.
    소설 맨 첫부분에 쓰여진 맥베스의 한구절이 새삼스레 다가온다.
    오쿠의 체념과 묵묵함이 떠올라서 이어진다.
    왕을 바라는 것은 쓸데없는 것일까. 애초에 잘못된 짓이었을까.
    아니 왕이란 뭘 말하는 건데?
     
    꺼져라 꺼져라 짧은 촛불이여!
    인생이란 그저 걸어가는 그림자에 불과할뿐.
    불쌍한 배우가 무대 위에서
    자신의 시간을 뽐내기도 하고 초조해 하기도 하다가
    그것이 지나면 결국 아무 소리도 남지 않을 뿐.
    백치가 이야기 하는, 소리와 분노만 가득한,
    아무 의미도 없는, 그런 이야기.
    <맥베스> 5막 5장,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 소설은 총 13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중 몇 개는 독특한 투로 쓰여져 있다.
    소설 속에서 퀴리부인의 전기가 언급된 것으로 추측을 해서 '전기'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쿠를 '너'라고 지칭하며 그의 행적을 쓰는데 오쿠의 생각은 물론, 오쿠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친 사실, 그 순간 다른 어딘가에서 벌어졌던 일 등에 대해서까지 쓴다. 오쿠의 전기문? 같은 느낌. 하지만 보통의 전기문에서 느껴지는 주인공에 대한 존경이나 감탄의 감정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있었던 사실을 무심히 기록했을 뿐이다. 그 때문인지 뭔가 씁쓸하고 메마른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 메마른 말투, 오쿠의 체념적이고 묵묵한 성격 그리고 맥베스. 작가님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마지막 페이지는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너는 진통을 일으킨다. 이제 곧 바깥 세상이다.
    센다이 구장에서는 투수가 던진 외곽 낮은 쪽의 예리한 속구를 야마다 오쿠가 아마추어의 타격에서도 보기 힘든, 그의 인생에서 단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는, 완전히 균형이 무너져버린 엉망진창의 타격 자세로 방금 홈런을 쳐냈다.
    그 타구는 센터로, 아니 거의 똑바로 위쪽을 노린 듯한 각도로 솟구쳐서, 그 속도를 떨어뜨리는 일 없이, 오히려 점점 더 빨라지는 것처럼, 힘차게 쭉쭉 뻗어 올라갔다. 밤의 깊이를 가늠해보려는 듯이, 어디까지 상승하면 하늘에 닿을 수 있는지 알아보려는 듯이, 마치 세계의 관용을 확인하려는 듯이 날았다.
    그래서다. 그 홈런이 비구름 가득한 밤하늘은 물론이고 온갖 다양한 불안을 한 방에 날려버렸기 때문에, 네가 나오게 될 이곳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바람으로 가득 차 있다. 물론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네 차례다. 다들 기다리고 있다. 너는 어서 빨리 나와주기만 하면 된다.  290쪽
     
     
     
     
     
     
    야구에 대해서는 털끝만치도 모르는 지라,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야구 경기 장면을 묘사한 것은 특히!
    (영화 글러브를 봤을 때의 느낌이 또다시 새록새록;;)
    고의사구라든가. 이런 것은 소설을 읽다가 검색을 해서 알았다.
    야구에 관한 책을 읽어봐야겠어.
  • あるキング | mi**gy | 2011.05.2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패하는 것이 아니라 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것이다.'   '야마다 군은 프로야...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패하는 것이 아니라 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것이다.'
     
    '야마다 군은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거예요?'
    '해바라기 씨앗에게 해바라기가 될 거냐고 물어보니?'
    '무슨 말이에요?'
    '해바리가가 되지. 당연히.'
     
     
    한국에는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 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왔는데
    현실과 환상이 절묘하게 섞여서 야마다 오쿠 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진행한다.
    오쿠는 '왕이 원하고, 왕을 원한다' 라는 뜻을 가진 이름으로 태어날때 이미
    운명이 정해져 있는 어떻게 보면 정말 비현실 적인 인물이다.
    이야기는 역시 이사카 고타로다 라는 생각이 절절하게 들도록 짜임세 있는
    구성이나 건조한듯 따뜻한 시선으로 가득하다.
    특유의 냉정함을 잃지 않는 인물의 태도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 지는
    기분까지 든다. 책 소개에는 성장드라마라고 설명 되어 있던데... 나는 글쎄...
    확실히 성장이긴 한데 삐딱한 인물이 성공한다기 보단
    왕을 운명으로 타고 난 인물이 진정한 왕이 된다고 해야 하나... 완성형 인간한테
    인간미를 심어줬다고 해야 하나....
     
    내게는 여운이 길게 남는 이야기가 될 거 같다.
     
    책 디자인은 속표지가 참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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