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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지배와 그 양식들
358쪽 | B6
ISBN-10 : 8988336860
ISBN-13 : 9788988336861
성적 지배와 그 양식들 중고
저자 이종영 | 출판사 새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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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5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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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여성에 대해 행사하는 성적 지배에 대해 고찰한 책. 저자는 이 책에서 "왜 남자는 여자를 지배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출발하여, 성적 지배의 여러 현상형태들을 기술하기보다는 성적 지배를 설명하면서 성적 지배를 생산하는 숨겨진 메커니즘을 그 일반성과 역사적 특수성 속에서 동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저자소개

목차

1장. 성적지배의 일반적 구조 ...11
2장. 가부장제의 발생 ...61
3장. 사랑에 맞서는 남성공동체 ...109
4장. 여성의 주체성을 거부하는 남성공동체 ...157
5장. 이행의 문제 ...225

부록
성적 차이에 대한 데리다의 편집증 ...273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성적 지배와 그 양식들: 정체성에서 감수성으로』는 이종영 박사가 의욕적으로 기획하여 새물결 출판사에서 간행하고 있는 이행총서의 두번째 책이다. 이행총서는 “쓰여지지 않기를 계속해온 것들에 대해 새롭게 쓰기”를 목표로, ‘지배와 해방’이란 중요한 그러...

[출판사서평 더 보기]

『성적 지배와 그 양식들: 정체성에서 감수성으로』는 이종영 박사가 의욕적으로 기획하여 새물결 출판사에서 간행하고 있는 이행총서의 두번째 책이다. 이행총서는 “쓰여지지 않기를 계속해온 것들에 대해 새롭게 쓰기”를 목표로, ‘지배와 해방’이란 중요한 그러나 한동안 잊혀진, 문제에 깊이 천착하고자 한다.

이는 실재에 대하여, 진리에 대하여 결단코 눈감으려 하는 ‘무지에의 열정’과의 이론적인 투쟁으로, 인식대상의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면모를 포착하고자 하는 일련의 ‘과학적인’ 작업들이다.

이 연구들은 베버류의, 현상에 대한 유형론적 접근을 거부하며, 스피노자 헤겔 맑스의 인식전통을 따라 실재의 자연법칙적 필연성을 탐구한다. 이행총서는 또한 이제까지 지배와 해방에 대한 지배적 담론이었던 맑스의 이론이 충분히 과학적이지도 혁명적이지도 않다는 문제의식 아래, 그보다 더욱 근본적이고 혁명적이며 과학적인 이론을 산출하고자 한다.

이 총서를 기획하는 이종영 박사는 파리 8대학에서 『맑스와 알튀세르의 유기적 전체의 개념에 대한 비판과 재구성』이란 논문으로 정치사회학?정치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4년 이래 『지배양식과 주체형식』, 『생산양식과 존재양식』, 『주체성의 이행』, 『지배와 그 양식들』 등 일련의 이론적 작업들을 매년 출간하여 스피노자?맑스 인식전통의 명증한 사유를 선보임으로써, 요컨대 알튀세르를 통해 친숙해진 프랑스식 과학적 사유를 온전한 형태로 전개함으로써 주목을 받아왔다.

또한 알튀세르의 『맑스를 위하여』를 번역했고, 새물결에서 출간예정인 라캉의 『에크리』를 번역하고 있을 만큼 라캉의 정신분석학에도 정통하다. 그가 쓴 이행총서 첫째권 『지배와 그 양식들』과 둘째권 『성적 지배와 그 양식들』에서 다루고 있는 ‘지배’ 현상의 내적 구조가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경유함으로써 더욱 정교하게 드러났음은 물론이다.

이종영 박사가 원용하고 있는 라캉은, 그의 말마따나 헤겔과 사르트르를 경유한 라캉이다(예컨대 욕망은 자기의식으로 설명되며 그 의식은 지향성을 갖는다). 그의 ‘지배’ 연구는 이러한 라캉을 따라 지배의 심리적 기초(지배자는 왜 결단코 지배를 하고자 하는가? 피지배자는 왜 그렇게 지배를 피하고자 하는가? 등)를 밝힌 다음, 그것의 일반적 구조를 규명하고 그것의 역사성을 확인하는 얼개로 되어 있다.

지난번에 나온 『지배와 그 양식들』이 ‘일반적인’ 지배 현상과 그 역사성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에 나온 『성적 지배와 그 양식들: 정체성에서 감수성으로』는 그 지배의 다소 특화된 영역인 ‘성적 지배’와 그 역사성에 관한 것이다. 그런 만큼 이 두 저작은 연결성을 갖고 있고 단순히 ‘일반에서 특수로’의 인식의 심화인 듯 보이지만, 저자 자신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단절적 경험’이 존재한다.

요컨대 전작인 『지배와 그 양식들』과는 달리 이번에 나온 『성적 지배와 그 양식들』에서는 그 자신이 남성인―성적 지배자인―까닭에 “줄곧 무의식의 완강한 저항에 맞서 투쟁해야 했다”고 한다(저자는 이러한 자기투쟁을 많은 남성들과 공유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은 결국, 여성에 관한 책이 아니라 (성적 지배자로서의) 남성에 관한 책이며, 다시 말해 남성에 의해 행해지는 성적 지배의 동기와 메커니즘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표이다.

‘남성은 왜 여성을 지배하는가?’가 이 책의 출발점을 이루는 질문이다. 성적 지배는 남녀간의 물리적 힘의 차이에 따른 자연스런 질서가 아니라, 역사적 사회조직에 따라 결정되어왔으며, 따라서 성적 지배의 양식은 역사적으로 변화해왔다는 것이 지은이의 일관된 생각이다.

지은이는 인간과 인척관계에 있는 ‘보노보’란 영장류의 조직을 통해(여기서는 암컷간의 연대를 통해 남성에 대한 여성의 지배가 이루어진다. 암컷의 물리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다른 비서구 부족사회의 예를 통해 이 주장을 설득력있게 논증한다.

따라서 사회조직의 수준에서, 전적으로 ‘인간’적인 차원에서 ‘이행’의 문제를 사고해보겠다는 것이 그의 목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적 지배의 구조를 명징하게 규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성적 지배의 역사적 양식들과 궁극적으로는 그 ‘철폐’까지도 사고해볼 수 있다.

성적 지배의 구조에 있어, 지배의 욕망은 일반적이라 해도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는 ‘사랑’이란 동물적 힘, 가족과 같은 친밀성의 공간의 문제가 개입한다. 따라서 성적 지배의 일반적 구조는 지배의 욕망, 사랑의 역사적 형식, 친밀성의 공간의 존재형태라는 세 가지 항(項)들의 접합으로 이루어진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와, 그 둘간의 사랑, 가족이란 친밀성의 공간이 접합된 것이 바로 부르주아적 성적 지배이다. (1장)

남성에 의한 여성 지배가 관철되었던 친족공동체 사회에서는 남녀간의 사랑이 결혼에 있어 필수적이지 않았으며, 가족은 결코 친밀성의 공간이 아니었다. 남성들은 남성공동체 내부에서 위안을 찾았으며, 여성이란 친족간 남성공동체들의 관계에서 하나의 교환수단, 즉 재화에 다름아니었다.

가부장제는 이처럼 재화로서의 여자들을 관리하기 위한 남성결사(남성공동체)에 의해 탄생하였다. 사회적 수준에서의 친족공동체에서의 가부장들의 연합적 지배와 가족적 수준에서의 가부장의 지배가 하나의 구조로 접합된 남성지배가 바로 가부장제이다. (2장)
국가 형성 이후의 가부장제에서는 친족공동체의 영향력이 축소된 뒤 가장의 영향력이 증대되며, 가족이 법적 주체로 들어서게 된다.

이러한 가부장제에서는 가부장의 책임하에 자식들을 적절하게 가부장적 사회질서와 가족질서에 부합하게 결혼시키기 위해 여성은 가족 내에 유폐된다. 이러한 체제에서는 ‘사랑’이야말로 위험한 요소이다. 이는 적절히 조율된 가부장의 결혼계획을 방해하고 따라서 가부장적 사회질서를 교란한다.

여성의 모든 신체 부위(얼굴과 팔다리 그리고 온몸, 심지어 발걸음소리까지)는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간주되므로 철저히 감추어야 하며, 여성은 집밖으로의 외출마저 엄격히 제약된다. 이러한 가부장제가 대부분의 사회에서 수천년간 이어져왔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3장)

지은이의 주장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성적 지배의 주체가 남성 개인이 아니라 집합적 수준의 남성공동체, 그 결사체라는 점이다. 수많은 남성적 저작들 속에서 정절은 여성 최고의 덕목으로 강조되며 그것을 잃었을 때는 죽음마저 강요된다. 혁명적 열정으로 넘쳐났던 초기 사회주의 사회들에서도 여성해방의 실험을 좌절시킨 것도 남성공동체의 저항, 그들의 무의식적 반동이었다.

“특히 여성해방을 관념적으로 주장하던 남성들은 여성해방이 성적 해방으로 구체화할 때 전율한다.” 선한 남성이든 악한 남성이든, 자신의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남성들은 그야말로 끈질기게 저항한다. (4장)

따라서 성적 지배로부터의 이행은 남성의 무의식의 차원에까지 파고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남성 무의식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것이 가능하기나 할 법한가?

지은이는 남성의 정체성을 문제삼는다. 자아상으로서의 정체성은 무의식의 깊은 심층에 자리잡고서 우리의 존재 자체를 규정하는 것으로, 그 자아상의 요소들은 긍정하는 반면, 그밖의 것은 부정?배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적 정체성을 갖고 있는 한 남성 개인은 기껏해야 ‘여성에게 잘해주는 착한 남성’일 수 있을 따름이다. 그렇다면 남성들로 하여금 자신의 무의식적 정체성을 파괴하고 전향하도록 하는 힘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기나긴 경로의 사유를 통해 지은이가 도달한 것은 ‘감수성’이다. 감수성이란 자기 위선을 거부하는 것, 타자의 고통을 향해 자신을 열고 그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타자에 대한,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낳게 된다.

“감수성은 일반화된 인식에 이르고자 열망한다.”(261쪽) 여성들의 투쟁을 위한 남성들의 전향은 인간적 동물성으로부터 인간적 주체성으로의 이행을 구성한다. (5장)

성적 지배라는 문제를 전향적인 남성의 입장에서 그리고 튼실한 이론적 토대를 가진 이행이란 문제의식 아래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크나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더욱이 정합적인 개념들과 이론적 문장들로 표현되어 있지만 그 논리는 간명하여 따라잡기 좋으며, 무엇보다 풍부한 예증과 만개한 사유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보기 드문 미덕을 갖춘 책이라 하겠다. 헤겔에 대한 데리다의 오독을 지적한 부록의 글도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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