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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돼가? 무엇이든
256쪽 | | 130*195*18mm
ISBN-10 : 8950976323
ISBN-13 : 9788950976323
잘돼가? 무엇이든 중고
저자 이경미 | 출판사 아르테(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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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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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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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함께한 지난 15년 동안의 자신에게, 처음 시작할 때의 그 마음으로 되묻는 안부!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와 독창적인 상상력, 뛰어난 연출력은 물론이거니와 장르의 전형성을 탈피한 디테일하고 탄탄한 시나리오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영화감독 이경미의 첫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장편영화 데뷔작 《미쓰 홍당무》, 제36회 영평상 감독상, 제17회 부산 영평상 대상, 2016년 올해의 여성 영화인 각본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던 《비밀은 없다》를 통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저자가 자신의 영화와 닮은꼴인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일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모두 3부로 이루어진 이 책에는 저자가 그간 발표해온 칼럼뿐만 아니라 꼼꼼하게 기록한 일기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가족, 영화, 사랑 등 저자의 일부가 되는 이야기는 물론,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과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고찰, 주변의 상황과 사회적 현상 앞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저자의 외면과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이경미
저자 이경미
영화감독 겸 각본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으로 만든 단편 영화 <잘돼가? 무엇이든>이 2004년 미장센 단편 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영화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을 맡은 [미쓰 홍당무]로 장편 영화 데뷔, 그해의 신인 감독상을 휩쓸었다.

8년 만의 공백을 깨고 미스터리 스릴러 [비밀은 없다]를 선보였으며, 이 작품으로 제36회 영화평론가상 감독상, 2016 올해의 여성 영화인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

독보적인 여성캐릭터와 독창적인 상상력, 장르의 전형성을 탈피한 디테일하고 탄탄한 시나리오로 마니아층을 지니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_ 실연당하는 게 끔찍할까 시나리오 쓰는 게 더 끔찍할까
눈물병|늙는다는 것|길티 플레저|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잖아요, 아저씨|사고의 전환|잠|행복이 가득한 집|내 귓가에 노랫소리|버펄로 이론|불타는 싫은 마음|내가 여자라서|내가 여자라서 그런가 분노

2부_ 내가 나를 가지고 나를 웃겨서 내가 위로받은
잘돼가? 무엇이든|미쓰 홍당무|비밀은 없다|임부 형사 ‘마지’|어느 여름의 시작
|궁극의 휴머니즘|장보기와 시나리오|올해의 결심|감독님 때문에|가로 프레임|아랫집|진퇴유곡

3부_ 어쨌든, 가고 있다
아빠 1|아빠 2|아빠와의 대화 1|이런 나|엄마 1|엄마 2|엄마 3|인사가 뭐라고|사랑하는 아빠|아프니까 엄마 생각|엄마 문자|반신욕|가족|결혼1|결혼2|필수와의 대화1|필수와의 대화2|태도의 발견|문화 차이|결혼 준비|결혼식을 마치고|새 집

책 속으로

나는 우울증이 무섭다. 나의 모든 문제는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하긴 하지만 이 병은 진짜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때로는 이해받기도 어려워 혼자 늪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그냥 그렇게 존재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런 걸 왜 이렇게 잘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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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울증이 무섭다. 나의 모든 문제는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하긴 하지만 이 병은 진짜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때로는 이해받기도 어려워 혼자 늪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그냥 그렇게 존재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런 걸 왜 이렇게 잘 아는 거지, 진짜 무섭게. (「내 귓가의 노랫소리」, p. 58)

문득 작년 연말의 기억이 떠올랐다. 조촐한 송년회 자리에서 A가 질문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게 뭐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의 답은 기억이 안 나는데 A의 답이 번개처럼 스쳤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건 ‘죄책감’이에요.” 전날 밤, 마르고 새까매진 얼굴로 오랜만에 나타난 A의 얼굴을 다시 떠올린다. 음, 정말 맨 뒤에서 달리는 버펄로가 좋은 걸까? 나빠도 좋은 사람이 매사 가슴속에 품고 있을 고맙고 미안한 마음의 무게를 생각해본다. 그래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그냥 그가 안고 있는 그의 무게를 즐겁게 함께할 존재가 꼭 나타났으면 좋겠다. 맨 뒤에서 달리는 버펄로니까 더더욱 같이 맨 뒤에서 달리는 버펄로를 만나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지적인 행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한다는 것’, 그것을 A도, B도, 나도 누렸으면 좋겠다. 전체를 구한다는 의미만으로도 정말 신경질이 나 죽겠는데. (「잘돼가? 무엇이든」, pp. 70~71)

‘갈대밭을 베며 걸어가는 팔자’라고 아저씨가 그랬다. 나는 진짜 열 받았다. 인생에 큰 굴곡은 없었지만 늘 미래가 안 보이니까 답이 없고 무서웠다. 대학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 남들 보기엔 안정적인 세팅인데 나는 미래가 안 보였다. 회사 그만두고 다시 학교 들어가니 이젠 남들 보기에도 불안정한 세팅에 미래는 계속 안 보였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열심히 답을 적고 있는데 나만 빈 시험지를 붙잡고 시간은 계속 흐르는 시험장에 앉은 기분이었다.

영화감독 입봉도 했고 8년 만에 두 번째 영화도 만들고, “잘돼가? 무엇이든” 하고 누가 질문한다면 나는 갈대 무성한 망망무제한 벌판에서 낫을 들고 서서 외치겠다.
“어떻게 이렇게 평.생.을 살아요, 아저씨이??!” (「잘돼가? 무엇이든」, pp. 100~102)

남몰래 짝사랑하던 유부남이 젊은 여자랑 바람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쓴 이야기가 〈미쓰 홍당무〉다. 혼자 좋아해도 어떻게 해보겠다는 마음은 차마 품지 못했는데 나도 아는 여자랑 그 남자가 어떻게 됐다고 하니 그럼 나는 어떡하지,속상한 마음으로 내가 나를 가지고, 나를 웃겨서, 내가 위로받은 영화가 〈미쓰 홍당무〉다.

사랑을 잃고 직업을 얻은 셈이니, 천만다행이다. (「미쓰 홍당무」, p. 103)

‘감독 입봉 준비’는 정말 어려운 터널이다. 실패를 해야 그만둘 명분이 있는데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패배감을 가질 일이 다반사라서, 어디서부터가 실패인지도 본인이 정해야 한다.

어렵게 입봉하면 직업란에 ‘영화감독’이라고 쓸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변함없는 생활고에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선배 영화감독의 부고를 접할 때마다 심장이 떨렸다. 불행한 자살만은 아니길 바랐다.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더 이상 만들 수 없어서 죽음을 선택하는 일만은 아니기를. 8년 만에 두 번째 영화를 만들었다. 늘 긴장하고 있다. 내가 좇고 있는 목표가 나를 불행하게 만들면 빨리 그만두겠다, 수시로 다짐한다. (「임부 경찰 ‘마지’」, p. 117)

쓰레기를 쓰겠어!
라고 결심하니 써지긴 써진다.
매일 다짐해야겠다.
쓰레기를 쓰겠어! (「2010. 07. 29.」, p. 141)

필수는 쓰레기통을 부엌 싱크대에서 닦는다.
자기네 가족은 원래 그런다고 한다.
나는 쓰레기통을 욕실에서 닦는다.
요리하는 자리에서 쓰레기통을 닦다니 말도 안 된다.
필수는 얼굴을 닦는 자리에서 쓰레기통을 닦다니 토 나온다고 한다.
어렵네. (「필수와의 대화 2」, p.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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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미래에 대한 작은 기대도, 설레는 희망 한 조각도 없이 그저 살아야 되니까 살던 그 시절의 나에게” 인생이란 결코 아름답게 굴러가지 않지만…… 원래, 그런 거 아닌가요?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 두 편의 장편영화를 통해 독보...

[출판사서평 더 보기]

“미래에 대한 작은 기대도, 설레는 희망 한 조각도 없이
그저 살아야 되니까 살던 그 시절의 나에게”

인생이란 결코 아름답게 굴러가지 않지만……
원래, 그런 거 아닌가요?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 두 편의 장편영화를 통해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와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평단과 관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영화감독 이경미, 그의 첫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2008년, [미쓰 홍당무]로 장편영화에 데뷔한 후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하고, 8년 만에 [비밀은 없다]로 제36회 영평상 감독상, 제17회 부산 영평상 대상, 2016년 올해의 여성 영화인 각본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던 이경미 감독은 뛰어난 연출력은 물론이거니와 장르의 전형성을 탈피한 디테일하고 탄탄한 시나리오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러한 영화들을 그려내온 그가 과연 자신의 일상은 어떻게 연출하고 있을지, 남다른 시나리오를 쓰는 그의 글은 또 어떤 독특한 느낌을 자아낼지, 그의 첫 에세이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이제, 독자들의 기대에 값하는 그만의 내밀한 이야기를 『잘돼가? 무엇이든』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잘돼가? 무엇이든’이라는 제목은 이경미 감독이 200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작품으로 만든 단편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아낸 이 영화로 이경미 감독은 2004년 미장센 단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으며,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찬욱 감독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미래에 대한 작은 기대도, 설레는 희망 한 조각도 없이 그저 살아야 되니까 살던 그 시절의” 자신에게 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만든 이 영화의 제목이 첫 책의 제목으로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은, 영화와 함께한 지난 15년 동안의 자신에게, 처음 시작할 때의 그 마음으로 되묻는 안부가 아닐까. 삶은 여전히 힘들고 그리 아름답지도 않지만 그래도 농담 같은 그 시간의 기록이 우리를 웃게 하고, 그 웃음의 힘으로 또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꽤 괜찮은 것 아니냐고 말이다. 자신의 영화와 닮은꼴인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이경미 감독의 일상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영화보다 더 흡인력 있게 독자들을 끌어당길 것이다.

“나는 염치 불고하고 조금 행복한 편이다”
불같이 화내고 큰 소리로 웃고 나면 함께 행복해지는 소소한 일상들

인생 참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이 사실을 농담으로 넘기지 못하면 숨 막혀 죽을 것 같아서 혼자 끼적였던 지난 15년의 부끄러운 기록들을 모았다. 이제 나의 철없고 부실한 농담들이 계획대로 가지지 않는 삶에 지친 누군가에게 작은 웃음이 되면 참 좋겠다.
그럼, 덕분에 나도 정성 들여 크게 웃고 다음 인생으로 넘어가보겠다.
_ 프롤로그 「이건 그냥 하는 농담이지만」에서

총 3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가족’과 ‘영화’ ‘사랑’ 등 이경미 감독의 일부가 되는 이야기는 물론이고,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과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고찰, 주변의 상황과 사회적 현상 앞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등 이경미 감독의 외면과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는 그간 발표해온 칼럼뿐만 아니라 이경미 감독이 꼼꼼하게 기록한 일기도 함께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굳이 칼럼의 발표 순서나 일기의 날짜순으로 배열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각 글이 가진 의미가 그 기록이 쓰였던 그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사건 자체는 지난 일일지라도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반응과 생각들은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지금의 독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제36회 영평상의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이경미 감독은 “[비밀은 없다]에서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여성은 끝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울지 않는 강한 여성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영화를 촬영할 당시 그는 딱 한 번 울었다고 이 책에서 밝힌다. 이렇듯 영화감독이라는 일견 특별해 보이는 직업을 가졌지만, 이경미라는 사람의 일상은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의 험담을 하고 다니는 사람 앞에서 그러지 말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혼자 오해하기도 하고, 술 마신 후 실수하고……. 어쩌면 스스로 가장 싫어할 수도 있고, 또 때로는 아주 우울하게 하는 상황들이 글에 녹아 있지만, 글에 비친 그 모습들은 공감을 넘어서 언제나 웃음을 일으키고, 사랑스럽게 보이기까지 한다. 이것이 바로 이경미 감독이 가진 힘이 아닐까. 특별할 것 없는 자신의 모습을 영화 속 캐릭터들 속에 담아 많은 관객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킨 그가 아니었던가.

내가 못나서 폐를 끼쳤을 직장 동료들에게 뒤늦게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잘돼가? 무엇이든]의 ‘희진 씨’를 만들었고, 짝사랑에 실패한 나에게 ‘제발 너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마!’라고 다짐하며 [미쓰 홍당무]의 ‘양미숙’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처럼 이기적인 사람에게도 모성애가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비밀은 없다]의 ‘연홍’을 만들었다. (「임부 경찰 ‘마지’」, p. 115)

물론 그는 자신이 만든 영화 속 인물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는다.

‘내가 그렇게 아주 별로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나를 설득하고 싶었는데, 들인 정성에 비해 성과는 그닥 좋지 않아서 지금도 저 인물들은 영화 속 비호감 캐릭터 리스트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임부 경찰 ‘마지’」, p. 116)

그가 끼적인 지난 15년의 기록을 좇으며 함께 화내고 크게 웃다 보면 우리는 어느 페이지에선가 지금, 혹은 지나온 자신의 모습을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때 ‘잘돼가? 무엇이든’ 하며, 이경미 감독이 건네는 농담 같은 안부가 들려올 것이다. 여기에 어울리는 대답은 2003년에도 2010년에도 그가 적었던 일기처럼 “어쨌든, 아주 조금씩 가고 있다”가 아닐까. 이 대답을 되뇌어보면 어느새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처럼 조금은 행복해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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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잘돼가?무엇이든 | bo**h27 | 2019.07.1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영화나 책에 대한 편식이 심한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책의 제목 때문이었다. 제목이 입에 착 붙지 않았지만, ‘무엇이든지...

    영화나 책에 대한 편식이 심한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책의 제목 때문이었다. 제목이 입에 착 붙지 않았지만, ‘무엇이든지 잘돼가?’라고 나에게 묻는 것만 같았다. 최근 무엇 하나 잘 풀리지 않았던 나는 이 책으로 위로받고자 했고 나와 비슷한 삶의 무게를 지고 사는 사람들에게 잘 안 돼? 그래도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잘돼가? 무엇이든은 영화감독 겸 각본가인 이경미의 첫 에세이다. 영화감독이 된 이후 15년간의 기록을 모아 엮은 것으로 일기 형식의 단편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제목은 저자 이경미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졸업 작품으로 만든 단편 영화 <잘돼가? 무엇이든>에서 가져왔다.

    책을 살펴보면 총 254페이지로 두껍지 않아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파트별로 짤막하게 에피소드가 나누어져 있어 출퇴근 시간이나 쉬는 시간 등 짬을 내는 시간에 틈틈이 읽을 수 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1실연당하는 게 끔찍할까, 시나리오 쓰는 게 더 끔찍할까?’, ‘2나를 가지고, 나를 웃겨서, 내가 위로받은’, ‘3어쨌든, 가고 있다로 총 3부에 걸쳐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이경미는 영화감독으로서, 여성으로서, 아내로서, 자식으로서 솔직하게 글을 써 내려갔다. 백인 공포증, 실연의 슬픔, 길티 플레저(죄책감을 느끼거나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에게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것), 건강염려증, 시나리오, 결혼 등과 같은 개인의 사생활을 솔직하고 대담하게 표현했다. 읽는 내내 흥미로운 점도 많았고 공감하며 읽은 내용들도 많았다. 특히 건강염려증과 결혼과 같은 주제는 매우 현실적이어서 20~30대 여성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다.

    마냥 에피소드들이 짧고 쉽게 읽히는데 내용도 그저 가볍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한 사람의 솔직한 인생을 포괄적으로 담았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독자층이 읽어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 본다.

    이 책을 읽고 공감과 위로에서 끝내는 것이 아닌 저자와 같이 끊임없이 생각하고 괴로워하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주었다. 어릴 때부터 방향성을 잡지 못해도 괜찮다. 앞으로 어떤 방향을 갈지 다만, 남들이 한다고 해서 같은 길을 걸을 필요는 없다. 이 책을 통해 위로를 받고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할 때 나만의 길을 정해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솔직하게 노출시켜 타인에게 자극이 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 ϻ

    이 책은 다른 이웃님의 서평을 통해 몇 번이나 접했었다. 에세이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대체로 평이 좋은 편이었지만 끌리지는 않았다. 전에는 에세이는 아무 생각 없이 읽기가 좋아서 부러 찾아읽었다면, 지금은 부러 찾아보지 않는 장르이기 때문에. 속사포로 출간되는 에세이들만 보더라도 나는 어쩐지 조금 질리는 기분이 들기도 하니까.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구경하다가 이 책을 손에 든 나를 보았다. 4월에는 시험이 있다는 이유로 책을 멀리했었고 활자들에 질려서 (아, 요즘 질린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 책을 읽다가 말아버리는 때가 너무 많아서 다른 분들이 즐겁게 읽었다던 이 책을 나도 모르게 집었나 보다.




    이 두껍지 않은 책에는, 사랑, 엄마, 아빠, 영화가 가장 큰 주제인 것 같다.


    책을 보면서 웃는다는 것을 이해를 못 하는 편이다. 심지어 티비나 영화를 보면서도 잘 웃지 않는다. 아예 웃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웃으라고 만든 부분에서도 잘 웃지를 못한다. 웃음보다 울음에 좀 더 관대한 것 같다. 어쨌든 나는 책을 읽으며 피식피식 웃는 사람은 아니어서 책을 읽으며 박장대소했다는 것에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딱 한 번 웃었던 게 있다.


    "너는 언니가 돼가지고 왜 이렇게 철이 없니?"

    '내가 철이 없다고? 와, 진짜 내가 얼마나 똥을 잘 참는데!'

    누구를 위해 하는 훈련인지 모를 똥 참기 훈련에 돌입했다.

    똥을 참는 횟수를 세고, 결국 그녀는 변비에 시달린다.


    풋.



    그리고 신기했던 부분.

    이걸 문화 차이(?)라고 해야 하나?


    필수는 쓰레기통을 부엌 싱크대에서 닦는다.

    자기네 가족은 원래 그런다고 한다.


    나는 쓰레기통을 욕실에서 닦는다.

    요리하는 자리에서 쓰레기통을 닦다니 말도 안 된다.


    필수는 얼굴을 닦는 자리에서 쓰레기통을 닦다니 토 나온다고 한다.


    어렵네.



    먹는 걸 닦는 곳에서 쓰레기통을 비우는 게 나한텐 더(...)




    책에 대한 소감은, 잘 다듬어진 일기장을 엿본 느낌이었다. 특히 아빠에 대한 부분.

    아빠한테 나를 증명하는 일은 세상에 나를 증명하는 일보다 늘 어려웠다.

    아빠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구나. 그리고 지금도 그렇겠구나. 그래서 그토록 아웅다웅하는 거겠구나. 싶다.

    어쩌면 그녀는 이미 인정을 받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덧. 사랑은 서로의 생명력을 주고받는 일이라는데, 나는 얼마만큼의 생명력을 주고받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ϻ

     

  •   영화 "미스홍당무"."비밀은없다"를 만든 이경미 감독님의 유쾌한 에세이책이다.   배우나 다른 영...

     

    영화 "미스홍당무"."비밀은없다"를 만든 이경미 감독님의

    유쾌한 에세이책이다.

     

    배우나 다른 영화감독들이 웃긴 감독이라고는 하던데..

    방구석 1열에 나왔는데 그 이미지는 지적인 느낌이였는데

     

    책을 읽어보니 많이 아주 많이 유쾌하고 소탈한 사람인듯 하다.

     

    거창하지 않고 그저 나에게도,누구에게든 일어날 법한 사소한 이야기들이

    공감이 되면서 또한 그걸로 위로를 받는다.

     

    무언가에 실패했어도 세상은 그대로인 듯 나도 그대로 인듯

    잃었다고 해서 내가 없어진건 아니잖아요

    다시 채우면 그만인 것을

     

    뭘 그리 슬퍼해,

    다 부질없다 ㅋㅋ

     

    행복이 뭐 별거냐

    어쨌든 우린 조금씩 가고 있다.

     

     

     

    #

    그동안 살면서 깨달은 점 하나는,선의와 도덕성이 아무리 충분해도 나와 같은 입장이 아닌 사람에게

    온전한 동의와 공감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살아온 배경이 제각각인 우리.그러나 인생은 덧없이 짧고,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고,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갈지 않는 시대에 어떻게든 살아남겠다고 아등바등 버티기는 다 마찬가지다.

     

    그러니 이해 못 해주는 상대만을 탁할 것이 아니라 상대가 살아온 사회와 이 사회를 만든 역사를 탓해야하나,

    싶다가도 그것 또한 인간이 빚어낸 것인데 그렇다면 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기 시작하면,

    나도 인간인데 이거 도무지 어디에다가 화를 내야 할지 견적이 나오지 않아 무력감을 가질 때도 있었다.

     

     

  • 멋진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 솔직함이 없다면 자기 자랑만 남게 되겠지만 이 책은 진솔한 느낌이라 읽는 내내 참 편안했다.&n...
    멋진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 솔직함이 없다면 자기 자랑만 남게 되겠지만 이 책은 진솔한 느낌이라 읽는 내내 참 편안했다.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알게 되는 재미가 있는데, 내가 전혀 알 길이 없는 영화나 감독님의 이야기라 신선함도 있었다. 글이 너무 재미나다. 내용도 그랬지만 표현이 그랬다. 이래서 글 쓰는 분들의 글은 다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것 같은 비슷한 상황이나 생각등을 마주할 때면 나만 이런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위로도 받는다. 책을 읽고 나니 접혀진 마음 한구석이 펴져있었다. 참 기쁜 책이다.
  • 잘돼가? 무엇이든 | he**u79 | 2018.08.1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영화를 볼 때 감독이...

    영화를 볼 때 감독이 누구인지 잘 모른다.

    그래서 이경미 감독도 [잘돼가? 무엇이든]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20180812 (2).JPG

    제목에서 던져진 질문이 마음에 들었고,

    예쁘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다.


    [잘돼가? 무엇이든]


    20180819 (12).JPG


    혹시나 해서 예쁜 주황색 커버를 벗겨봤다.

    그랬더니 숨은그림찾기 처럼

    요가 동작을 하고 있는 귀여운 일러스트가 숨어 있었다.


    20180818 (8).JPG

    [잘돼가? 무엇이든]은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감독의 첫 번째 에세이다.


    다른 건 몰라도 [미쓰 홍당무]라는 영화에

    나왔던 매력적인 캐릭터 공효진이 떠오 른걸 보면

    기억에 남았던 영화였던 것 같다.


    20180819 (4).JPG

    이경미 작가의 15년간의 기록들로 채워진 

    이 책을 읽다 보면

    맞아, 그랬었지.

    나도 그랬는데...등의 

    여러 공감되는 마음들이 많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20대의 어느 시절의 기억으로

    시간 여행을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20180818 (2).JPG

    어느 모 프로그램에서 

    우리의 뇌는 평상시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거부 반응이 있다고!!

    그런데 그 일을 규칙적으로 매일 하게 되면

    뇌에서 그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생각들이 그때부터 나오기 시작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작심 3일로 끝날지라도

    지금 나에게 필요한 활동이다!!


    20180819 (11).JPG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 하지 않는 행동들을 해보기도 하고,

    싫어하는 일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결국은 잠시만의 행동으로 그치긴 했지만,

    그런 시도만으로도 지금은 만족한다.


    계속했다면 정말 달라졌겠지?


    20180819 (22).JPG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느리다.

    그래서 더욱더 나를 믿어야 했다.

    하지만 수시로 밀려오는 슬럼프와 수많은 생각은

    항상 내 발목을 잡았다.


    그럴 때일수록 나는 나를 믿어야 했고


    느리지만 아주 조금씩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내 마음을 읽고 있는듯 했다.


    20180819 (20).JPG


    이상하게 읽으면서 마음이 편했던 이유는

    아마도 그녀의 삶과 우리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누구나 힘들고

    누구나 자신만의 상황을 이겨내야 하고

    누구나 그렇듯 오늘 하루를 살아내야 한다.


    그럼에도 그 속에 새롭게 발견되는 즐거움이 있기에

    오늘도 힘낼 수 있고, 견뎌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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